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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7화 버티지 못하다

소은정은 파일을 열어보았다. 전동하의 이름이 한편에 쓰여있었다. 익숙한 필체였다. 그는 이러한 방식으로 다시 그녀의 앞에 나타났다. 소은정은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필을 들고 머뭇거렸다. 윤이한이 말했다.

“사모님, 서명을 하셔야 전대표님의 모든 걸 연임하실 수 있습니다. 저도 수속을 밟기 편하고요. 그리고 대표님께서 새봄아가씨와 마이크를 위해서 기금을 준비해 두셨는데 마이크 쪽은 성인이 돼야 수령하실 수 있고 새봄아가씨는 아무 때나 수령 가능하십니다. 국외의 사업들은 관리인의 서명이 필요한데 사모님께서 서명을 안 하시면 다 방치해 둘 수밖에 없어요...”

윤이한 쪽도 상황이 매우 난처했다. 장례식을 하지 않은 건 전동하의 죽음을 인정하기 싫어서였다. 그들은 전동하가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기를 바랐다. 소은정이 침묵하고 있으니 윤이한도 간섭할 명분이 없었다. 하지만 이익과 관련된 부분들은 꼭 정확히 계산해야 했다. 모두 대표님이 사모님에게 남기고 간 것들이기 때문이었다. 소은정은 몇 초 망설이더니 결국 자신의 이름을 적어 넣었다.

“비서님, 혹시 제가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이미 진행하고 있는 사업들은 예정대로 진행해 주시고요 필요 없는 사업들은 굳이 이어 나가지 않는 게 좋겠어요.”

윤이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시름 놓은 듯한 표정이었다. 전동하의 사업은 국내는 물론 국외에까지 퍼져 있어 생각보다 더욱 범위가 크고 복잡했다. 관리를 진행하는 핵심 인물이 없다면 밑에서 어떤 수작을 부릴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는 5년도 안 돼서 망하는 길로 갈 것이다. 하지만 소은정은 달랐다. 사업이라곤 해본 적도 없는 부잣집 사모님들과는 다른 사람이다. 소은정은 프로페셔널한 관리인이었고 그녀의 능력은 의심할 여지도 없이 훌륭했다. 그들은 몇 년 지나지 않아 실업하는 길로 나아가고 싶지 않았다.

“네, 빠른 시일 내로 처리하겠습니다. 전대표님 명의하의 재산에 대해서도 최대한 빨리 처리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소은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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