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은정은 파일을 열어보았다. 전동하의 이름이 한편에 쓰여있었다. 익숙한 필체였다. 그는 이러한 방식으로 다시 그녀의 앞에 나타났다. 소은정은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필을 들고 머뭇거렸다. 윤이한이 말했다. “사모님, 서명을 하셔야 전대표님의 모든 걸 연임하실 수 있습니다. 저도 수속을 밟기 편하고요. 그리고 대표님께서 새봄아가씨와 마이크를 위해서 기금을 준비해 두셨는데 마이크 쪽은 성인이 돼야 수령하실 수 있고 새봄아가씨는 아무 때나 수령 가능하십니다. 국외의 사업들은 관리인의 서명이 필요한데 사모님께서 서명을 안 하시면 다 방치해 둘 수밖에 없어요...” 윤이한 쪽도 상황이 매우 난처했다. 장례식을 하지 않은 건 전동하의 죽음을 인정하기 싫어서였다. 그들은 전동하가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기를 바랐다. 소은정이 침묵하고 있으니 윤이한도 간섭할 명분이 없었다. 하지만 이익과 관련된 부분들은 꼭 정확히 계산해야 했다. 모두 대표님이 사모님에게 남기고 간 것들이기 때문이었다. 소은정은 몇 초 망설이더니 결국 자신의 이름을 적어 넣었다. “비서님, 혹시 제가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이미 진행하고 있는 사업들은 예정대로 진행해 주시고요 필요 없는 사업들은 굳이 이어 나가지 않는 게 좋겠어요.” 윤이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시름 놓은 듯한 표정이었다. 전동하의 사업은 국내는 물론 국외에까지 퍼져 있어 생각보다 더욱 범위가 크고 복잡했다. 관리를 진행하는 핵심 인물이 없다면 밑에서 어떤 수작을 부릴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는 5년도 안 돼서 망하는 길로 갈 것이다. 하지만 소은정은 달랐다. 사업이라곤 해본 적도 없는 부잣집 사모님들과는 다른 사람이다. 소은정은 프로페셔널한 관리인이었고 그녀의 능력은 의심할 여지도 없이 훌륭했다. 그들은 몇 년 지나지 않아 실업하는 길로 나아가고 싶지 않았다. “네, 빠른 시일 내로 처리하겠습니다. 전대표님 명의하의 재산에 대해서도 최대한 빨리 처리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소은정이
소은해는 지금 소은호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사람은 소찬식밖에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무슨 일이 있으나 소찬식을 설득해야만 했다. 소찬식은 자신에게 딱 달라 붙어있는 소은해는 어이없는 눈길로 쳐다봤다. 한시연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 뒤로 집사님과 소은정까지 웃음 지었다. 소은호는 장난기가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빠, 셋째는 30년이 되도록 버릇이 고쳐지지 않네요.” “하늘이 거둬줬으니 망정이지 장가도 못 갈 뻔했어.” 소은해는 가짜 울음이라도 터뜨릴 생각이었다. 근데 그때 소은정이 다행히도 소은해를 놓아줬다. “됐어요, 사고나 안치면 다행이지. 셋째 오빠가 절 보호하겠어요?” 모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분위기는 또다시 편안해졌고 그저 소은해만이 원망스러운 눈길로 소은정을 바라볼 뿐이었다. 변명하고 싶었으나 혹여나 그들의 꾐에 넘어가기라도 할 가봐 소은해는 말을 아꼈다. 그때 소은호가 말했다. “그럼 연준 씨랑 갔다 와. 윤이한 씨도 같이 가면 더 좋고. 내가 알기로는 전동하 쪽이… 그쪽에서 많은 사업을 확장했다고 들었어. 혹시 인맥을 동원해야 할 일이 생길수도 있잖아.” 그는 소은정 앞에서 전동하 얘기를 꺼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모두 침묵을 지키며 소은정을 바라봤다. 소은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한씨랑 연락해 볼게요.” 모두들 소은정의 표정에 이상이 없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한숨 돌렸다. 소은호는 동생 얼굴을 자세히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사실 소은정을 보낸 데에는 다른 이유도 있었다. 그는 소은정이 바빠서 다른 곳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으면 했고 또 숨 돌릴 시간도 있었으면 했다. 그래서 이 기회를 소은정에게 넘긴 것이었다. 과거는 잊고 미래만을 바라보며 살았으면 했다. 앞으로 출국까지는 보름가량 남아있었다. 소은정은 그동안 자신이 관리하고 있는 일들을 책임자에게 인수인계하고 국외 연구항목과 관련된 자료들을 준비해야 했다. 소은호는 주동적으로 소은
다음날, 소은정마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했다. 고위급 간부들과 식사를 하는데 조용히 이 일이 사실인지에 대해 묻는 사람이 있었다. 소은정은 인터넷에 퍼져있는 기사를 보면서 가슴이 답답해났다. 소은해의 평소 성격이라면 당장 나서서 해결해야 될텐데 해명하지 않은 걸 보면 뭔가 신경 써야 할 다른 요소가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사진에 찍혀 있는 여자는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꽁꽁 가리긴 했지만 누가 봐도 김하늘인 걸 알아볼 수 있었다.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 결국 전화를 걸었다. 하늘이 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를 받았다. “은정이?” “하늘아, 촬영 중이야?” “나 촬영팀이랑 같이 있어.” “혹시 언터넷에 퍼져있는 기사 봤어?” “알아. 걱정 마, 나도 다 생각해 둔 게 있으니까.” “그래, 오빠가 아무런 대응이 없더라고. 그냥 침묵으로 일관할 건가 봐. 혹시 너도 불편한 일 생기면 이쪽으로 와서 잠시 숨어있어.” “괜찮아, 촬영도 막바지 단계야. 지금 자리를 떠나지 못해요. 이 일이 끝나면 다시 얘기할게.” “그래, 조심하고.” 김하늘의 목소리에 별 이상이 없는 걸 듣자 소은정은 마음이 놓였다. 친구로서 하늘에게 소은해를 위해 당장 나서서 해명해 달라고 요구할 순 없었다. 그리고 가족으로서 하늘도 챙겨야 했으니 지금으로선 소은해가 조금 억울할 수 있지만 그냥 두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인터넷 기사를 볼 때마다 화가 났다. “돈만 많으면 단가? 이런 사람들은 죽여버려야 돼.” “소은해는 돈이 그렇게 많다 해도 언제 한번 기부하는 꼴을 못 봤어. 다른 아이돌들은 몇억씩 기부하는데. 돈을 다 여자 꼬시는데 썼나?” “듣기로는 촬영팀들도 이제 익숙할 정도래. 어떻게 저런 짓을 할 수가 있지?” “정말 실망이다. 빨리 해명해.” “사실 확인도 안 됐는데 다들 너무 단정 짓는 거 아님?” “전에 무슨 스태프랑 잘되고 있다 하지 않았어? 근데 이제 그 기사 찾을 수도 없네.” ... 소은정이 댓글을 읽고 있는데 우연
언론은 잠시나마 잠잠해졌다. 하지만 소은해와 함께 있던 두 여성에 관한 소문은 아직도 돌아다녔다. 하지만 금세 새로운 소식이 전해졌다. 누군가가 촬영팀의 촬영시간과 지점 그리고 호텔위치까지 알아보고 당시 현장에 있던 배우들에게 묻기까지 했다. 놀랍게도 헛소문을 퍼뜨리며 소은해와 확실히 썸을 타고 있었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있었다. 한순간에 SC그룹의 해명 또한 잊히고 분위기가 다시 소란스러워졌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소은해의 sns계정에 오랜만에 게시물이 업로드 됐는데 그가 직접 올린 것이 아니라 김하늘이 그의 계정을 사용해서 업로드한 것이었다.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과 당시 촬영팀의 사원증 사진이었다. 김하늘은 스태프 입장이었기에 잠깐 나갔다 들어올 때조차 사원증이 필요했다. 서로 다 아는 사이였지만 보안유지가 필요한 곳이니 사원증이 필수였다. 기사 사진에서 보였던 옷차림을 하고 있는 김하늘 사진이 보였다. 모두 소은해가 찍어준 사진이었다. 이 사진들이 업로드 되자 소은해의 명성을 이용해 유명세를 타려 하던 두 여성의 속셈도 드러났다. 김하늘의 이런 행동을 소은해는 아직 모르고 있었다. 자신의 누명이 벗겨진 줄도 모르고 소은해는 아직도 기자들에게 화가 나 호텔에 누워 잠을 청하고 있었다. 호텔밖으로 한걸음도 나설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때 전화 벨소리가 울리고 소은해는 짜증을 내며 전화를 받았다. “얘기해...” 상대방이 몇 초간 가만히 있다가 얘기했다. “짐 정리하고 나와. 밑에서 기다릴게.” 소은해가 깜짝 놀라 눈을 비볐다. “하늘아, 촬영 중인 거 아니었어? 잠시만, 기사를 본 거야? 일단 모습 드러내지 말고 좀 잠잠해지면 다시 보자.” “헛소리하지 말고 내려와. 기다리고 있으니까.” 김하늘이 재촉했다. 소은해는 바로 창문 쪽으로 뛰어가 내려다봤다. 아직도 기자들이 즐비했다. 만약 김하늘이 나타난다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몰랐다. “하늘아...” 소은해가 망설였다. “나 3분 뒤면 호텔 도착해. 시간
멈칫하던 김하늘이 한숨을 내쉬었다.“내 과거가 알려지는 게 하나도 두렵지 않아. 난 잘못한 것도 없고 부끄러운 것도 없어. 물론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겠지만, 만약 이런 일이 한 번만 더 생기면 나도 그때는 참지 않을 거야. 우리 관계도 공식적으로 밝혀질 거니까! 앞으로 어디 나갈 땐 모자랑 마스크는 꼭 하고 다니자.”그들의 관계가 공식적으로 밝혀지는 순간부터 그들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 것이다.만약 둘 사이에 이상한 낌새가 조금이라도 보인다면 그들을 둘러싼 각종 불화설이 돌아다닐 것이다.소은호는 김하늘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나 때문에 너만 고생하겠다.”…..소은정은 비행기를 타기로 했다. 그녀의 곁에는 최성문, 윤이한, 우연준과 소은호가 있었다.소은호는 어쩔 수 없이 그녀와 함께했다.한창 즐겁게 둘만의 시간을 보내던 소은호에게 김하늘이 부탁했다.소은정을 따라가 그녀를 돌봐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하는 김하늘 때문에 소은호는 어쩔 수 없이 소은정과 동행을 하게 되었다.게다가 소찬식의 별장도 가까운 곳에 있었다. 바람도 쐴 겸 새봄이와 문준서까지 데리고 떠났다.별장에 도착하자마자 새봄이와 준서는 숨바꼭질을 다 같이 놀자고 졸랐지만 체력이 부족했던 그들은 아이들과 놀아줄 수 없었다.다행히 별장의 집사와 고용인들의 친절한 배려 탓에 간만에 제대로 된 휴식을 할 수 있었다.소은정은 서재에서 소은호와 이번 프라이빗 파티에 대해 상의하고 있었다.초대장은 받았지만 참석한 다른 VIP들의 신상정보는 비밀에 부쳐졌다.그녀는 며칠 안 남은 이번 모임을 위해 얼마나 많은 열정을 쏟아야 하는지 가늠할 수 없었다.그녀는 새봄이를 데리고 대학교를 찾아갔다.월반한 마이크가 다니고 있는 이 대학교는 역사가 유구한 명문대였다. 마이크가 관심 있어 하는 최고 학과가 있는 대학교이기도 했다.그녀의 연락을 받은 마이크는 급히 자전거를 타고 밖에 나왔다. 그녀를 보고 반가운 마음에 마이크는 자전거에서 뛰어내려 그녀를 와락 끌어안았다.“누나!”새봄이
마이크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다. 파란 눈동자에는 슬픔이 가득 차 있었다.“아빠는 어딨어요?”소은정은 북받치는 감정을 억누르려고 크게 심호흡한 뒤 애써 침착하게 말을 꺼냈다.“마이크, 얼마 전에 여기에서 지진이 났다는 소식은 들었지? 동하 씨랑 나도 마침 그 장소에 있었거든. 지진이 지나고 보니 동하 씨가 안 보였어.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어.”그의 얼굴은 순식간에 창백해졌고 망연자실한 얼굴로 멍하니 그 자리에서 얼어버렸다.소은정도 한숨을 내쉬었다.''마이크, 너한테 숨기고 싶지 않았어. 동하 씨랑 연락이 안 되면 너도 의심할 것 같아서 이렇게 직접 얘기하고 싶었어. 강한 아이니까 네가 어디서 뭘 하든 아빠는 널 응원할 거고 항상 건강하길 바랄 거야. 널 위한 꽃 길도 만들어 주셨고, 무엇보다 널 많이 사랑하셔. 우린 가족이잖아, 필요한 거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해. 그게 뭐든 내가 아빠처럼 최선을 다해 들어줄 거고 앞으로는 내가 널 아빠처럼 사랑할 거야.”마이크는 참담한 표정으로 멍하게 있었다. 믿기지 않았다.“그럴 리가 없어요. 장난치는 거죠?”마이크가 현실을 부정하는 모습을 본 그녀의 가슴도 미어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어른으로서 아이 앞에서 흔들릴 수 없었던 그녀는 입술을 꽉 깨물고 말을 이어갔다.“나도 거짓말이었으면 좋겠어!”하지만 무정하게도 이건 현실이었다.마이크는 자기 앞에 주어진 현실에 당황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마이크는 전동하가 혼자 키웠다. 비록 평소에 바쁜 업무로 인해 항상 마이크 곁에 있지 못했지만 벅차리만큼 가득한 사랑으로 키운 게 바로 전동하였고 전동하의 따듯한 보살핌 속에서 살아온 마이크였다. 때론 실수하는 마이크에게 엄한 훈육도 했지만 가득한 사랑도 줬다. 친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도 절대 마이크에게 소원하게 대한 적 없었고 마이크를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보살펴 줬다. 전동하는 재혼을 통해 낳은 친딸보다 마이크를 더 끔찍이 아꼈다. 마이크는 단 한 번도 가족에서 소원함이나 어색함을 느끼지 못했다.
박수혁의 말에 그녀는 순간 숨이 멎는 것 같았다.그녀는 자기가 지금 어떤 동요나 감정도 느끼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어떤 감동이나 충격, 아쉬움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무 감정도 들지 않았다. 마치 낯선 사람과 마주하는 것 같았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박수혁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익숙한 얼굴이긴 했지만 그게 전부였다.그녀는 나긋한 목소리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수혁 씨, 내가 당신 호의를 알아차렸기 때문에 당신 간곡함을 거절한 거야. 내 말 이해했어?”박수혁의 눈빛이 매섭게 변했다.박수혁은 눈썹을 찡그리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왜지? 이미 떠났잖아. 당신이 마음속으로 내키지 않아 한다는 건 나도 이해해, 하지만 평생 이렇게 살 수 없잖아. 고통에서 도망치려면 우선 그 남자에 대한 감정에서부터 걸어 나와야 하잖아. 안 그래?”소은정은 그를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아니, 난 동하 씨를 평생 잊지 못할 거야. 난 단 한 번도 고통에서 도망치려 한 적 없어. 고통을 잠깐 중지시킨 거지, 망각한 건 아니야. 난 그를 사랑해, 그는 쉽게 잊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그리고 혹시나 그가 나중에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더라도 난 그의 옆에 있을 거야.”전동하는 그녀에게 말로 헤아릴 수 없는 사랑을 줬다. 그녀가 준 사랑의 10배는 더 되는 사랑으로 그녀의 사랑에 보답했다.순간마다 그녀를 향해 베푸는 전동하의 배려와 사랑은 그녀에게 덧없는 안정감을 선사했다. 이 세상 누구도 전동하 만큼 자기를 사랑해 줄 수 없다고 그녀는 확신했다.박수혁에게 받은 상처는 진작에 전동하의 사랑을 통해 완전히 아물었다. 넘치는 사랑을 주는 전동하 대신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심으로 가득 찬 박수혁과 그녀는 다시 만나고 싶지 않았다.전동하에 대한 애정이 어린 말과 그를 사랑한다는 그녀의 말에 박수혁의 얼굴이 점점 굳어졌다.짙게 깔린 눈빛에서 분노가 차올랐지만 박수혁은 자기 입술을 깨물며 분노를 억눌렀다.“당신도 예전에는 날 이렇게 사랑했던 건가?”3년이
소은정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알았어,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 얘기해."마이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서 다시 새봄이와 장난을 치면서 놀았다.소은정은 창밖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을 바라보면서 마음의 평화를 되찾았다.'동하 씨도 함께였으면 좋았을 텐데. 아직 살아있었다면 분명히 내 곁으로 돌아왔겠지?'소은정이 생각에 빠진 사이에 별장에 도착했다.이 별장은 고딕 양식의 건축물이었고 엔티크한 분위기가 마치 귀족들만 사는 마법의 성과 같았다.집사 한 분이 별장에서 살면서 꾸준히 집 관리를 하고 있기 때문인지 집이 매우 깨끗했다.새봄이는 마이크의 손을 잡고 안으로 들어갔고 집사는 그들을 맞이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새봄이가 돌아온 것을 본 문준서가 달려가서 새봄이를 안았다.문준서를 본 소은정은 잠시 멍때렸다."준서야, 엄마 아빠 만나러 집으로 돌아간 거 아니었어?"문준서는 억울한 표정을 짓고는 머리를 긁적이며 입을 삐죽 내밀었다.그 옆에서 우연준은 기침하며 설명하려고 다가왔다."제가 준서랑 같이 부모님을 뵈러 갔었는데, 얼굴만 잠깐 보고 밥도 안 먹이고 저보고 다시 데려가라고 하더라고요.”소은정은 안쓰러운 표정으로 문준서를 바라보았다.비록 문준서가 소은정의 집에서 살면서 내색은 안 해도 마음속으로는 집이 그리웠을 그 아이의 생각에 그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소은정은 다가와서 문준서의 머리를 만지며 웃으며 말했다."우리 준서, 먹을 복이 많네. 점심은 네가 좋아하는 치즈 랍스터를 해 줄게. 그리고 내일 다 같이 놀러 갈까?"새봄이도 해외여행은 처음이라서 맘껏 즐기고 집에 보낼 생각이었다.문준서의 눈에서 빛이 반짝반짝 빛나더니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우와 신난당, 저희는 놀이공원에 가서 퍼레이드 쇼를 보고 싶어요.""좋아, 그럼 네가 새봄이를 잘 지켜줘야 해. 알겠지?""네! 그럴게요. 저한테만 맡겨주세요!"문준서의 말솜씨는 주변 사람들을 아주 행복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한편, 새봄이는 오빠에 대한 동경으로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