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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5화 자신을 위해서

그들에겐 돈도 있고 사랑도 있었다. 아무것도 모자란 게 없었다. 하지만 그 무엇도 낭비한 적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고마워요, 주무세요 아빠.”

소찬식이 고개를 끄덕였다. 소은정은 그를 부축했다. 전에 수술을 받은 후로 몸상태가 예전 같지 않아 걸을 때도 지팡이가 필요했다. 그녀는 자기 자신을 자책했다. 혼자 슬픔에 잠겨 주위 사람들에게 소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은 너무도 빨리 나이 드셨고 기억 속의 그 영원히 거대할 것 같은 뒷모습도 이젠 볼 수 없었다. 순간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녀는 더 강해져야 했다. 한 남자만을 위해서 살아서는 안 됐다. 전동하가 죽었건 살았건 자신의 인생을 멋지게 살아나가야 했다. 방으로 모시려는데 소찬식이 잠시 멈칫하더니 말했다.

“너 들어가는 거 보고 나도 들어 갈게. 요즘 밤마다 무슨 소리가 들려서 잠이 잘 안 온다며. 난 조금 있다가 잘게. 누가 밖에서 돌아다니는 건 아닌지 확인도 좀 하고.”

소은정은 울컥해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아빠를 끌어안으며 더는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아빠, 죄송해요...”

수없이 많이 자신을 포기하고 싶었다. 그리고 새봄이에게 여러 번 구원을 받았었다. 하지만 아빠가 자신을 구원해 줬다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분명 이 세상에서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건 아빠일 텐데 말이다. 소은정이 고통스러워할 때 소찬식은 같은 고통을 느꼈다. 하지만 전동하 때문에 힘들어서 소은정은 다른 누구도 신경 쓰지 못했다. 그때 소찬식의 마음은 이루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속상했을 것이다. 주변 사람들의 기대와 사랑을 어째서 하나도 보지 못했을까? 소찬식은 가슴 아파하며 딸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울지 마, 넌 내 소중한 딸이잖아. 엄마랑 약속했어. 널 꼭 잘 지켜주기로. 네가 힘들어할 때마다 너네 엄마한테 미안해. 엄마가 옆에 있었더라면 너랑 얘기도 많이 하고 위로도 잘해줬을 텐데. 아빠는 어떻게 말을 꺼냈으면 좋을지 모르겠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그 고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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