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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4화 멍청해서

미연은 감정에 겨워 눈물을 흘렸다.

많이 안쓰러운 모습이었다.

장민이 입을 열었다.

“형님, 미연이도 불쌍한 애잖아요. 얘도 우리처럼 힘들게 살았어요. 형님한테도 이렇게 충성을 맹세하는데 그냥 여기 남게 해요!”

곽현도 옆에서 동의를 표했다.

민하준은 잠시 고민하다가 시선을 거두었다.

“그럼 잠시만 여기 있어. 네 임무는 한유라를 돌보는 거야. 다른 건 아무것도 안 해도 돼. 이런 일이 또 생기면 널 다른 곳으로 보낼 거야.”

미연은 움찔하며 어깨를 떨었다.

민하준의 저택에서 쫓겨난 여자들은 업소를 가거나 누군가의 정부로 팔려가게 된다.

그녀는 그런 결과를 원치 않았다. 어떻게든 민하준 옆에서 살아남고 싶었다.

그녀는 정중한 표정으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한유라 씨 잘 감시할게요.”

곽현이 웃으며 말했다.

“그만하고 가서 쉬어. 우린 따로 이야기할 게 있어.”

미연은 눈물을 닦으며 위층으로 올라갔다.

장민은 안쓰러운 눈빛으로 그녀의 모습을 좇았다.

민하준도 그걸 눈치챘지만 속으로 코웃음 치면서도 뭐라고 하지는 않았다.

곽현은 헛기침을 하며 장민의 주의를 돌렸다.

“장민아, 오늘 병원에서 태한이나 SC쪽 사람들 봤어?”

장민은 그제야 굳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니. 형사들을 따돌린 뒤에 들어갔는데 태한그룹 사람은 못 봤어. SC쪽 사람도 없었고. 형님, 시간이 너무 짧았던 거 아닐까요?”

민하준은 눈을 가늘게 뜨며 심각하게 고민했다.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 나 소은정을 봤거든. 그 여자가 한유라를 봤으니 어떻게든 구하러 오려고 하겠지.”

“그런데 전동하도 능구렁이라서 이 일에 끼고 싶지 않아서 안 움직이는 게 아닐까요?”

곽현이 말했다.

민하준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아직 그 여자들을 몰라서 그래. 한유라와 소은정은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랐어. 한유라 저 눈치 없는 여자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 수 있었던 건 친구인 소은정이 옆에서 보호해 줬던 공이 커. 비난이나 악의적인 언론은 소은정이 다 막아줬으니까.”

민하준은 저도 모르게 과거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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