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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1화 한유라, 어디 가?

병상에는 힘든 숨을 몰아쉬고 있는 남자가 보였다. 평소에 한 손으로 그녀를 들어올리던 남자가 몸에 큐브를 잔뜩 달고 누워 있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심강열의 손을 잡았다.

눈물이 흘렀다.

처음이었다.

이토록 가슴이 찢기는 느낌은.

소리도 나오지 않고 칼로 온몸을 도려내는 것 같은 그런 고통이었다.

예전에 겪었던 그 어떤 고통과도 비교할 수 없었다.

서럽고 힘든 마음이 한순간에 북받쳤다.

대신 아파해 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녀는 너무 생각없이 살았던 과거를 후회했다. 그녀의 그런 생활이 결국에는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다치게 했다.

심강열은 그녀보다 더 예쁘고 온순한 여자를 만나 자신의 사업을 넓혀가는 삶을 살 수도 있었다.

그녀를 만난 게 죄라면 죄였다.

한유라는 그 자리에 앉아서 한참을 울었다. 그러다가 그의 손가락이 움직이는 게 느껴졌다.

한유라는 다급히 눈물을 훔치며 그에게 말을 걸었다.

“여보, 깬 거야? 지금 의사 불러줄게.”

그녀가 문을 열고 나가려던 순간, 문밖의 사람을 본 한유라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민하준과 그의 부하들이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그들은 무슨 재미난 구경을 하는 것처럼 조롱 섞인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민하준은 서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더니 안으로 들어가서 살기를 내뿜었다.

“다 울었어? 다 울었으면 나랑 돌아가자.”

한유라는 가슴이 철렁했다.

눈물을 닦을 여유도 없이 쉴 새 없이 눈물이 흘렀다.

그녀는 어떻게든 참아보려고 했지만 참을 수 없었다.

민하준을 본 순간 침착함을 유지할 수 없었다.

그렇게 대치 중, 밖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경호원? 의사?

그녀는 순식간에 표정을 바꾸고 밖으로 뛰었다.

아무나 만나면 민하준의 손아귀를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순간 민하준이 고저 없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한유라, 여기 좀 봐.”

그녀의 몸이 순식간에 굳었다.

눈이 시뻘겋게 된 민하준이 심강열의 몸에 꽂인 튜브를 뽑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그의 부하들도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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