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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7화 늑대 소굴

소찬식이 보기에 전동하는 여느 사업가들처럼 조금 이기적이고 인간미가 없기는 해도 이건 그가 미국식 교육을 받은 탓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앞으로 잘 이끌어만 준다면 분명히 지금보다 더 배포가 큰 훌륭한 기업가가 될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

소은정은 낮은 웃음을 터뜨리며 남편의 옷깃을 잡아당겼다.

“당신도 그만해요. 아빠를 더 치켜세우다가 여기서 강연까지 할 기세라고요.”

소찬식은 딸을 노려보고는 현관 앞에 놓인 선물박스에 시선이 갔다.

그는 다급히 집사를 불렀다.

“저것들은 다 돌려보내. 받지 말아야 할 물건들이야.”

집사는 고개를 끄덕인 뒤 뒤돌아섰다.

소은정은 잠시 고민하다가 집사를 다시 잡았다.

“잠깐만요. 단서가 나오면 그때 돌려보내도 늦지 않아요. 지금 그냥 돌려보내면 그쪽에서 불안해할 거예요.”

소찬식도 동의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네가 말한대로 하자꾸나!”

한편 호텔.

소식을 들은 윤재수는 홧김에 물건들을 있는 대로 집어 던지고 있었다.

“실패했다는 게 웬말이야? 창고에 그렇게 많은 탄약이 있는데 다 가짜라는 거야? 작전 시작하기 전에 정확하게 위치 파악했다면서?”

그의 부하는 겁에 질려 숨소리도 제대로 내지 못했다.

“형님, 위치가 좀 잘못된 거 같아요. 창고에는 빈 박스밖에 없었대요. 그쪽에서 창고를 옮긴 것 같아요.”

윤재수는 들고 있던 리모컨을 바닥에 집어 던졌다.

“그럼 다시 위치 파악하고 폭발물 설치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전동하가 국내에 납품하는 걸 막아야 해!”

“네!”

윤재수의 얼굴은 분노로 흉측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그는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

“안진이 넌 언제 귀국할 거야? 네가 없으니 박수혁 저 자식이 내 말을 듣지를 않아! 전동하는 자기가 왕이라도 된 것처럼 활개치고 있어! 박수혁 저 자식도 우리 일을 진심으로 돕는 게 아닌 것 같아!”

상대는 뭐라고 짧게 대답한 뒤, 전화를 끊어 버렸다.

윤재수는 꺼진 핸드폰 화면을 힐끗 보다가 화를 못 참고 바닥에 던져 버렸다.

다음 날, SC그룹 본사.

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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