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을 들은 소은호는 그제야 비서의 말뜻을 알아차렸다. 어차피 심강열의 아내인 한유라도 거기 있었다.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외투를 챙겼다.“그거 괜찮네. 따로 전할 필요는 없어. 내가 가면서 연락할게.”비서는 고개를 끄덕였다.“참, 박수혁 측에서 서류를 보내면 가장 먼저 나한테 보내줘.”“네.”비서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대표님이 갑자기 생각을 바꾸신 걸까?’한편, 소은정의 집.집에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고기 냄새가 안에서 풍겼다.안으로 들어서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새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며 신나게 떠들고 있었다.소지혁은 시큰둥한 얼굴로 자신의 레고 장난감을 만지고 있었다.소은호의 소리를 들은 소지혁은 그제야 장난감을 내려놓고 그에게 달려와서 손을 뻗었다.“아빠….”소은호는 아들을 너무 곱게 키우고 싶지는 않지만 대놓고 면박을 줄 수는 없어서 아이를 품에 안고 볼에 입을 맞추었다.“우리 씩씩이 재밌게 잘 놀았어?”소지혁은 자신의 애칭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가장 좋아하는 아빠가 불러주는 애칭이라 불만을 표시하지는 않았다.아이는 생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손가락으로 새봄이를 가리켰다.“동생… 집으로 데려가요.”그는 새봄이를 무척 마음에 들어했다.소은호가 웃으며 말했다.“그건 안 돼. 고모가 허락하지 않을 거거든.”한시연이 웃으며 다가오더니 말했다.“바로 그거야. 아들 만나면 자주 웃어줘. 안 그러면 애가 아빠를 너무 어려워해.”평소에도 한시연은 소은호가 표정이 너무 딱딱하다며 지적했었다.심강열이 주방에서 나오며 소은호에게 고개 인사를 했다.“대표님….”소은호도 아이를 내려놓고 서재를 가리키며 말했다.“서재로 가서 얘기하는 게 낫지 않아?”심강열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 사이에 긴히 할 말이 있어 보였기에 한시연도 그들을 만류하지는 않았다.그녀는 달려가서 새봄이를 품에 안고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새봄이 이따 밥 먹을 건데 뭐 먹고 싶어?”“밥….”한편 서재.
말을 마친 그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멀리서 차량 한 대가 다가오고 있었다. 고깃집 차량이었다.소은호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쪽을 바라보다가 차에서 젊은 알바생이 내리는 것을 보고 웃으며 다가갔다.“소은정 씨가 주문한 연탄입니다.”소은호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알바생이 친근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저희가 집까지 옮겨 드릴까요?”소은호는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괜찮아요. 여기 놓고 가요. 그런데 둘만 왔어요?”알바생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소은정 씨가 우리 가게 VIP 손님이잖아요. 매니저님이 특별히 저희한테 빨리 가져가라고 부탁하셨거든요. 여기 오는데 15분도 안 걸렸어요.”소은호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가게에서 빌라까지 마침 15분 거리였다.그렇다는 건 가게에서 주문을 받을 때 누군가가 이미 알았다는 얘기였다.그는 굳은 목소리로 고개를 끄덕였다.“고마워요. 수고했어요.”알바생은 웃으며 가게로 돌아갔다.소은호는 잠시 고민하다가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정 국장님, 급하게 말씀 드릴 게 있는데요…..”소은호가 통화를 마쳤을 때는 이미 10분이 넘은 시각이었다.그 사이 그는 사람을 시켜 박스를 처리했다.그리고 소은정의 성화에 못 이겨 연탄 박스를 들고 위층으로 올라갔다.거실에서는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만연하고 있었다.전동하는 소매를 걷어 올리고 사람들 틈에서 바쁘게 돌아치고 있었다.한유라는 여전히 심강열과 입씨름을 벌이고 있었다. 비록 둘이 떨어져 지낸지 시간이 꽤 지났지만 한유라는 그쪽의 일을 제치고 이쪽으로 돌아올 생각은 없어 보였다.김하늘과 성강희는 애들과 게임을 하고 있었다.한시연과 소은정은 식자재를 씻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모든 게 이렇듯 완벽하고 아름다웠다.소은호는 긴 한숨을 내쉬며 답답한 가슴을 달랬다.그러고는 아무일 없었다는 표정으로 다가갔다. 전동하가 다가와서 그가 들고 있는 박스를 건네받으며 말했다.“고생 많으셨어요. 제가 가려고 했는데 은정 씨가 형님을 이미 보냈다고 해서요.”전동하
소은정은 고기 냄새를 맡자 다시 식욕이 돋았다.그녀는 전동하의 기대에 찬 눈빛을 보고는 못 말린다는 듯이 말했다.“하나만 먹을게요. 너무 많이 먹으면 안 돼요.”전동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소은정은 고기 한점을 크게 베어 물었다. 신선한 육즙이 입안에 흘러들었다. 적당히 구워진 양갈비는 부드러우면서도 느끼하지 않고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그녀는 눈을 반짝이며 전동하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전동하는 그녀의 손이 닿는 곳에 접시를 내려놓으며 말했다.“하나만 더 먹어요. 어차피 하나 더 먹는다고 살이 찌는 건 아니잖아요. 느끼하면 이따가 오이 주스 마셔요.”소은정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한유라는 그들을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고개를 흔들었다.‘내가 아는 소은정 맞아?’전동하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바비큐장으로 합류했다.잠시 후, 심강열이 안으로 들어오며 물었다.“좀 먹으러 나오지 그래?”한유라는 분노를 억지로 참으며 냉랭하게 대꾸했다.“안 먹어. 다이어트 중이야.”심강열이 말했다.“당신 거 다 챙겨 뒀어. 밖에 있어. 배고프면 나와서 먹어.”말을 마친 그는 다시 베란다로 돌아갔다.소은정이 웃으며 말했다.“심 대표도 자상한 사람이야. 너랑 같이 먹고 싶어서 온 거잖아. 혼자서 얼마나 눈치 보이겠어.”그제야 한유라의 굳은 표정이 조금은 펴졌다.“저 인간이?”말은 그렇게 해도 입은 웃고 있었다.성강희는 얼마 지나지 않아 새봄이와 절친이 되었다.그가 리모컨을 터치하자 장난감 자동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새봄이는 환호를 지르며 생글생글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소지혁은 조용히 자신의 동생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저게 뭐가 좋다고 저런 반응이지?성강희가 레고 장난감에 다가가자 소지혁은 손을 내밀어 그를 제지하고는 정색해서 말했다.“저 혼자서 할 수 있어요.”그들은 오후내내 바비큐를 즐겼다.소지혁이 낮잠을 잘 시간이 되어 한시연은 돌아갈 채비를 했다.소은호는 할 말이 많았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김하늘은 어떻게든 화제를 전환하려고 애썼다.“신부 드레스는 골랐어?”“신혼 여행은 어디로 갈 거야?”“특별히 가지고 싶은 결혼 선물은? 말 안 하면 그냥 돈으로 준비한다?”드디어 한유라의 잔소리 채팅이 시야에서 사라졌다.소은정은 성강희에게 짧은 문자를 보냈다.소은정: “?”성강희: “응.”소은정: “OK.”조금 이상한 문자 내용이지만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알고 있었다.이미 확정 지은 일이고 장난이 아니라는 건 모두가 알았다.핸드폰을 내려놓은 소은정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선물 준비해야겠네요.”전동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소은정의 절친이니 당연히 선물도 귀한 거로 준비해야 한다.새봄이는 젖병을 안은 채로 전동하의 품에서 꼼지락거리다가 분유를 그의 옷에 쏟았다.전동하는 담담한 표정으로 아이의 어깨를 다독이며 말했다.“우리 새봄이 힘 좋네! 젖병 뚜껑도 딸 줄 알고!”새봄이는 아빠가 자신을 칭찬하는 줄 알고 생글생글 웃으며 그의 목에 입을 맞추었다.전동하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고래를 끄덕였다.소은정이 다가가서 아이를 품에 안으며 말했다.“빨리 옷이나 갈아입어요! 애 버릇만 나빠지겠어요.”전동하는 웃으며 다가가서 아내의 얼굴에 입을 맞춘 뒤, 부드럽게 말했다.“우리 딸이 똑똑한 건 사실이잖아요. 앞으로 생수 뚜껑도 딸 줄 몰라서 나쁜 남자들한테 이용만 당하면 어떡해요? 그러니 어릴 때부터 잘 가르쳐야죠!”소은정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남편을 바라보았다.그녀가 어린 딸이 사고 칠 나이가 되어간다는 것에 고민하고 있을 때, 전동하는 벌써 먼 미래를 내다보고 있었다.세상에!생각이 너무 비약적인 거 아닌가?전동하는 웃으며 옷방으로 들어갔다.소은정은 아이를 자동차에 내려놓고 거실에서 마음껏 뛰놀게 했다.새봄이는 울지도 않고 놀이에 푹 빠졌다.소은정은 못 말린다는 듯이 웃다가 세탁이 끝난 세탁물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냈다.그녀는 세탁실에서 옷을 챙긴 뒤, 옷방을 노크하고 들어갔다.“당신 옷들….”상의를
소은정은 더 이상 말리지 않았다가는 정말 곤란해질 것 같았다.전동하가 멈칫하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왜요? 갑자기 보기 싫어졌어요?”소은정은 자신이 막무가내 왕이 된 느낌이 들었다.지금 내가 이 남자를 괴롭히고 있는 걸까?너무 어색하고 오글거렸다.그녀는 애써 담담하게 말했다.“아니요. 다 좋은데 밤에 벗어요.”전동하가 침묵했다.그는 담담한 표정으로 다시 단추를 잠그고는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알았어요.”어차피 그가 좋아하는 일이었다.그날 밤,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아줌마는 친근하게 새봄이에게 인사를 건넸다.소은정과 전동하는 평소처럼 소파에 앉아 영화를 보고 있었다.분위기가 아주 화기애애했다.새봄이가 졸음을 못 이기고 연신 하품을 해서야 전동하는 아줌마에게 아이를 넘겨주었다.그는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아내를 바라보았다. 마치 폭풍우를 일으킬 시기를 가늠하는 눈빛이었다.소은정은 갑자기 후회가 되었다.오늘 밤이 긴 밤이 될 거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전동하는 입술로 그녀의 목덜미를 지분거리면서도 화끈하게 움직이지 않고 소은정이 그의 옷을 벗길 때까지 기다렸다.그렇게 옷을 벗는데만 두 시간이 걸렸고 두 사람은 땀에 흠뻑 젖은 상태가 되었다.길고 격렬한 사랑이 끝난 후, 소은정은 손가락 까딱할 힘도 남아 있지 않았다.그녀는 다음 날 점심 때가 되어서야 눈을 떴다.조금 원기를 회복한 소은정은 오늘도 회사는 물 건너갔다고 생각했다.옆 자리는 이미 비어 있었다.줄곧 그랬지만 그는 체력 회복 속도가 굉장히 빠른 편이었다.일이 끝난 뒤에도 지친 소은정을 도와 청결과 뒤처리를 깔끔하게 해주었다.소은정은 간단하게 씻고 욕실에서 나왔다.식탁에는 음식이 준비되어 있었지만 아무도 없었다.그녀를 발견한 아줌마가 다가와서 인사했다.“깨셨어요? 전복죽 끓였는데 지금 가지고 올게요.”소은정은 부드럽게 웃으며 식탁에 마주 앉았다.“우리 남편이랑 새봄이는요?”그러자 가정부가 웃으며 대답했다.“대
소은정은 한껏 치장하고 외출하기로 했다.그녀는 최성문을 대동하고 전동하의 회사로 갔다.가는 길에 소찬식에게 전화를 걸어 저녁에 아이를 데리고 밥 먹으러 가겠다고 전했다.소찬식은 소식을 듣자마자 기뻐하면서도 겉으로는 투덜거렸다.“애 데려가지 말고 우리 집에 두고 가면 얼마나 좋아!”소은정은 바로 전동하의 회사로 향했다. 미리 연락하지 않았기에 전동하도 그녀의 방문을 모르고 있었다.비서는 그녀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당황했지만 목에 착용한 목걸이를 보고 무슨 영문인지 알아차렸다.“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사모님. 대표님은 지금 화상 회의 중이라 조금 걸릴 것 같습니다.”소은정은 부드럽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소파에 앉았다.비서가 커피를 내오자 그녀는 감사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탁자에 내려놓았다.“가서 일 봐요. 저는 신경 쓸 필요 없어요.”“네, 사모님.”전동하의 기업은 글로벌 기업이었기에 국내에서 실질적인 업무를 하고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회사 건물은 송화시 번화가의 가장 비싼 위치에 있었다.물론 그에게는 이런 건물을 매수할만한 능력이 충분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전동하의 화상 회의는 꽤 길게 진행되었다.잠시 후, 안에서 소리가 들리지 않자 소은정은 회의가 끝난 줄 알고 주변을 둘러보다가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갔다.전동하는 창가의 소파에 앉아 문을 등지고 노트북 화면을 보고 있었다.노트북에서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들은 대화에 너무 집중한 탓인지 소은정의 방문을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다.“대표님, 윤재수 쪽에서 다른 세력들을 집어삼키고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행보에 모두가 당황한 눈치예요. 대영그룹 석유 산업도 눈독을 들이고 있고 이상준 측은 얼마 버티지 못할 것 같아요. 박수혁 쪽은 윤재수와 관계가 돈독해서 그런지 태한그룹 쪽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어요. 하지만 요즘은 투자를 자제한다고 하더군요. 이상준이 도와달라고 몇 번이나 요청했는데도 요지부동이랍니다. 윤재수는 왜 갑자기 움직이기 시작했을까요? 윤재수 동생이랑 박수혁 대표도 무
비서가 디저트와 커피를 준비해서 안으로 가져왔다.전동하는 급한 일정만 처리하고 모든 스케줄을 오후로 미뤘다.“당신도 아까 들었겠지만 윤재수는 돈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는 인간이에요. 그러니 최근에는 경호원 없이 아무데나 돌아다니지 말아요.”소은정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목숨을 가지고 도박하고 싶지도 않았다.“알아요. 최근에는 성강희 결혼식 말고는 다른 일정도 없어요.”성강희의 결혼식은 무조건 참석해야 했다.전동하도 찬성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잠시 주저하던 그가 입을 열었다.“최근에 박수혁한테서는 연락이 왔었어요?”소은정은 솔직하게 고개를 흔들었다.“아니요. 그런데 오빠랑 만났을지는 잘 모르겠네요. 왜요?”전동하는 약간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박 대표의 가족들이 윤재수 손에 있잖아요. 갑자기 충동을 못 이기고 나쁜 마음을 품을까 봐 좀 걱정되네요.”소은정은 미간을 확 찌푸렸다.“지영준한테 잡혀 있었던 거 아닌가요?”전동하는 잠시 침묵하다가 대답했다.“확신할 수 없어요. 지영준 쪽에서도 그들을 찾고 있거든요.”소은정은 고민에 잠겼다.그렇게 위험한 곳에 이민혜와 박예리 둘이 어떤 위험에 부딪혔을지 상상도 가지 않았다.지금 할 수 있는 건 무사하기를 기도하는 일뿐이었다.그것 외에 해줄 수 있는 건 없었다.“윤재수는 정말 군수물자 사업 하나만 노리고 이 난리를 치는 걸까요?”소은정이 물었다.전동하는 무거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대답했다.“윤재수는 좀 이상한 인간이에요. 더러운 방식으로 돈을 벌면서 그 돈을 깨끗하게 세탁하고 싶어하죠. 동남아 도혁의 세력을 먹고도 만족을 몰랐어요. 그는 해외에 많은 비자금을 조성했어요. 하지만 돈세탁이 쉽지는 않으니 조금씩 세력을 넓히려는 거죠. 그래야 어떻게든 돈을 세탁할 기회를 엿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세력이 커지면 돈도 불어나고 세탁은 점점 힘들어지겠죠. 그래서 눈독 들인 게 군수물자 사업이에요. 시작에 불과하죠. 게다가 윤재수는 남아프리카에서도 꽤
소은정은 새봄이가 잠을 자느라 늦었다고 아버지에게 상황을 설명했다.그러고는 소찬식 앞에서 선물 받은 목걸이를 자랑했다.소찬식은 돋보기를 찾아서 끼고 목걸이를 자세히 살폈다.“이런 목걸이는 너한테도 많지 않아?”소은정이 말했다.“비슷한 색상은 있는데 디자인은 달라요.”소찬식은 액세서리에 대한 여자들의 집념을 이해할 수 없었다.그래도 예쁘다고 예의상 말해주고 전동하를 불렀다.“다음 주에 강희 결혼인데 둘이 같이 갈 거지?”전동하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준비하고 있었죠.”하지만 테러범들이 호시탐탐 그들을 노리고 있기에 방심할 수 없었다.소은정은 주방으로 가서 집사에게 인사를 건네고 간식을 챙겨 밖으로 나왔다.전동하는 그녀에게 티슈 한 장을 꺼내 건넸다.참 손발이 잘 맞는 한쌍이었다.세 사람은 같이 식사를 했다.소은정은 조용히 밥 먹는데 집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접시에 반찬이 가득 쌓였다.전동하는 그녀가 좋아하는 것들만 집어서 접시에 챙겨주었다.그 모습을 보던 소찬식마저 짜증이 치밀었다.그가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말했다.“편식하지 말고 골고루 먹어야지. 쟤 안 먹는 것들도 좀 챙겨줘. 너무 오냐오냐 감싸기만 해도 안 좋아.”전동하는 움찔하더니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소은정이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아빠, 저 매일 식단 관리한다고요. 가끔은 제가 먹고 싶은 것만 먹어도 괜찮잖아요!”소찬식이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사위가 딸을 애지중지하는 태도로 봐서 얌전하게 정해진 식단만 먹을 것 같지는 않았다.그는 이유 없이 짜증이 치밀었다.잠시 후, 소찬식은 수저를 내려놓았다.소은정과 전동하도 배가 어느 정도 불렀다.그런데 물을 마시려던 소은정이 뜨거운 물을 삼키다가 다시 왈칵 쏟아냈다.두 사람은 사색이 되어 그녀를 바라보았다.소찬식이 다급히 말했다.“왜 그래? 빨리 구급차 불러! 아니다! 차 대기시킬 테니까 바로 병원에 가자!”전동하도 당황한 얼굴로 다가가서 그녀를 안았다.소은정은 잠시 놀란 가슴을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