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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5화 오해와 진실

문설아는 멍하니 서서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소은정의 각도에서 보면 그녀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상준은 그녀가 반응이 없자 더 긴장한 표정으로 소은정과 김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두 분 자리 좀 비켜주시겠어요?”

소은정과 김하늘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문설아가 창백하게 질린 입술로 말했다.

“자리를 비켜줄 필요가 뭐가 있어요? 당신이 지어낸 거짓말과 내 친구들이 말한 게 다를까 봐 두렵나요?”

이상준은 당황한 표정으로 아내를 바라보았다.

오늘 문설아가 보인 반응은 그의 예상밖이었다.

과거에도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있다. 그는 만약에 사실이 들통나면 문설아가 미친듯이 울며 물건을 부수고 난리를 칠 줄 알았다.

그러면 자신은 용돈 몇 푼 쥐여주면 상황이 종료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가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달라서 순간 말문이 막혔다.

김하늘과 소은정은 옆방으로 건너갔다. 하지만 방음효과가 좋지 않아 두 사람의 대화가 똑똑히 들렸다.

“상아가 갓 데뷔했을 때 우리는 처음 만났어. 상아는 내가 키워준 거야. 그때 상아는 신분을 숨기고 연예계에서 활동했는데 띄워주는 소속사가 없어서 연예계 생활이 순탄치 않았어. 그때 당신과 나는 아직 모르는 사이였고 나도 그냥 논다는 생각으로 상아를 만났어.”

이상준은 축 가라앉은 목소리로 힘겹게 말을 했다.

그는 과거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

문설아가 웃으며 말했다.

“당신이 예전에 바람둥이였다는 소문은 들었어요. 나와 결혼하기 전에 연예인 스폰서를 했다는 사실도 알아요. 그런데 상대가 상아일 줄은 몰랐죠.”

연예인과 스폰서의 관계, 그리고 형부와 처제의 관계. 깊이 들여다보면 정말 들어주기 힘든 추잡한 관계가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막장이라고 해도 이게 사실이었다.

이상준의 표정도 좋지 않았다. 그는 인상을 쓰며 문설아를 바라보았지만 반박은 하지 않았다.

사실과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각자 필요에 따라 맺어진 관계였다.

문설아는 비꼬는 말투로 물었다.

“나중에는 어떻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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