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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9화 바보

말을 마친 문상아는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돈했다.

“일정대로면 오늘 다섯 시에 촬영이 끝나죠? 다른 연예인들 실수하는 건 모르겠고 어쨌든 저는 제 분량만 촬영하고 나갈 거예요. 감독님한테 잘 얘기해 줘요.”

문상아는 기분이 좋을 때 다른 연예인들이 NG를 내고 반복해서 촬영해도 기다려 주었다.

하지만 기분이 안 좋을 때는 자신의 분량만 촬영하고 바로 자리를 떴다.

그리고 오늘 그녀는 기분이 상당히 안 좋았다.

소은정과 함께 밖으로 나온 김하늘의 표정도 좋지 않았다.

“문설아 이 바보,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어!”

소은정은 그녀를 힐끗 보고는 말했다.

“달래주러 가야 하나?”

김하늘이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뻘쭘해하지 않을까? 이럴 때는 다들 혼자 있고 싶어하지 않나?”

“전화 한번 해볼까?”

소은정은 핸드폰을 꺼내 문설아의 번호로 전화를 걸며 말했다.

“그냥 끊어버리면 가지 말자.”

그런데 신호가 가고 얼마되지 않아 문설아가 전화를 받더니 다짜고짜 울며 말했다.

“이쪽으로 오려고? 나 집에 있어! 바로 오면 돼!”

말을 마친 문설아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김하늘이 미간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얘도 정상은 아니야.”

소은정도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동하 씨한테 부탁해서 좋은 투자항목을 소개해 줄 걸 그랬어. 지금쯤 돈이라도 많이 벌면 덜 속상해하지 않았을까 싶네!”

대화를 마친 두 사람은 곧장 차로 갔다.

소은정은 가는 길에 대략적인 상황을 전동하에게 문자로 보내고 데리러 올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전동하에게서는 바로 답장이 왔다. 도착하면 주소를 보내라는 얘기였다.

날은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두 사람이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해는 이미 저물어 있었다.

하늘에 먹구름이 낀 것으로 보아 비가 내릴 징조였다.

집 안으로 들어가자 유리컵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문설아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다 아빠, 엄마 때문이야! 왜 굳이 나를 그런 사람에게 시집보낸 거야? 두 사람 사이를 전부터 알고 있었다면서? 그럼 나는 뭐야?”

문 앞까지 도착한 소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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