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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6화 폴댄스

당장 솔로가수로 데뷔해도 될 것 같은 뛰어난 노래 실력에 한유라는 마치 자기 소속 가수를 지켜보는 사장처럼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이에 질세라 다른 남자도 손을 번쩍 들었다.

“한 대표님, 전 폴댄스 보여드리겠습니다!”

“폴댄스?”

한유라의 눈이 동그래졌다.

남자가 폴댄스라... 한유라가 과거 회상에 빠졌다.

남자가 폴댄스를 추는 건 결코 흔한 광경은 아니었지만 한유라는 이번에 처음 보는 게 아니었다. 그녀에게 신대륙을 보여주었던 장소는 바로 김현숙과 함께 나갔던 접대장소였다.

반반하게 생긴 남자들이 몸매가 전부 망가진 부잣집 사모님들의 눈에 어떻게든 들기 위해 있는 장기, 없는 장기 다 보여주던 그날의 모습이 여전히 눈앞에 선했다.

그리고 그런 남자들을 사냥감 바라보 듯 탐욕스레 바라보는 사모님의 눈빛까지...

그런 광경에 한유라가 눈살을 찌푸리자 김현숙은 사업하다 보면 이보다 훨씬 더 못 볼 꼴도 보게 될 테니 익숙해져야 한다고 말할 뿐이었다.

그래, 받아들이자.

이렇게 생각하니 경멸이 자연스레 걷히고 그 자리에 묘한 쾌감이 자리잡았다.

‘그래, 남자만 여자 끼고 놀라는 법 있어?’

그때부터였을까? 한유라는 클럽에 갈 때마다 자연스레 낯선 남자들과 어울리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지금. 현실로 돌아온 한유라가 너무나 단정한 인상의 남자를 다시 훑어보았다.

‘저 얼굴로 폴댄스라...’

“그래요. 보여주세요.”

남자가 무대쪽으로 걸어가고 다른 직원들은 눈치껏 한유라, 김하늘 옆에 앉아 술을 따르고 과일을 건네는 등 수발을 시작했다.

룸 밖에서 울리는 터질 듯한 음악소리와 비교되는 청아한 노래가 흘러나오고 두 남자는 노래와 폴댄스를 시작했다.

전혀 추잡하게 느껴지지 않고 정말 아트 그 자체인 몸놀림은 순식간에 클럽을 현대 무용 공연장으로 만들었다.

‘사장님이 신경 많이 써주셨네...’

하지만 다음 순간, 한유라는 자연스레 김하늘의 눈치를 살폈고 역시 고개를 돌린 김하늘과 바로 시선이 마주쳤다.

아무리 아무렇지 않은 척해도 마음속에서 피어오르는 죄책감에 도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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