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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8화 우리 남편이야

이에 심강열이 피식 웃었다.

“하, 너, 그리고 이미 취한 하늘 씨 말고 다른 사람 누가 더 있는데? 이게 파티야? 은정 씨는? 강희 씨는?”

그 자리에 따라가지 못한 게 끝내 마음에 걸렸던 심강열은 일부러 친구들을 불러내 한유라와 우연을 가장한 만남을 가질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런 모습으로 놀고 있을 줄이야.

자유분방한 여자인 줄은 진작 알고 있었지만 결혼까지 했으니 나름 자중할 줄 알았는데 이런 광경이 펼쳐지니 앞으로 한유라를 감당할 수 있을까 진심으로 걱정되기 시작했다.

한편 한유라는 침을 꿀꺽 삼켰다.

“은정이랑 강희는 급하게 볼일이 생겨서 먼저 갔어.”

솔직한 대답이었지만 심강열은 여전히 의심스러운 눈빛이었다.

“하필 두 사람 다 볼일이 생겼다고? 그래서? 이 남자들은 심심해서 부른 거야?”

심강열이 매섭게 몰아붙이자 한유라는 마치 잘못을 저지른 어린애처럼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주위의 남자들도 귀가 달리고 눈이 달렸으니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오늘 그들은 한유라를 위해 모인 이들이라 그녀가 나가라고 하기 전까진 이 무거운 분위기를 그대로 감당하는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할일도 없겠다. 남자들은 심강열의 얼굴을 힐끗 힐끗 훔쳐보았다.

귀공자 같은 외모에 쫙 뻗은 몸매, 그리고 뼛속깊이 새겨진 고급스러운 분위기.

옷차림부터 표정까지 그들과는 근본이 다른 남자라고 말해 주고 있었다.

이때, 화장실을 갔었던 남자가 다시 돌아오고, 아직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는 그가 입을 열었다.

“어, 누나 취했어? 내가 방 잡아놨는데 거기서 잠깐 쉬다 갈래?”

그의 말에 한유라의 얼굴은 사색이 되어버렸다.

“아, 아니야. 괜찮아...”

‘제발 분위기 파악 좀 하라고...’

한유라가 이를 악물었지만 남자는 질문을 이어갔다.

“이 남자는 누구야? 처음 보는 얼굴인데. 신입인가?”

하지만 심강열의 잔뜩 굳은 얼굴을 마주한 순간 남자는 저도 모르게 한발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아... 혹시 누나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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