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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0화 심야토론

‘하, 됐다.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심강열의 입가에 자조적인 미소가 실렸다.

한편, 한유라는 그 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은 채 심강열의 뒷모습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떡 벌어진 등판이, 든든한 뒷모습이 오늘만큼은 왠지 쓸슬하게 다가왔다.

‘내가 잘못한 거잖아. 왜 네가 사과를 해...’

한유라의 머릿속에 지난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났다.

반강제로 한 결혼이었지만 생각 외로 잘 맞는 사람이었다. 심지어 육체적인 관계에서조차 왜 이제야 만났을까 싶을 정도로, 정말 이 사람이 내 영혼의 반쪽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잘 맞았었다.

그렇게 조심스럽게 서로를 향해 다가가던 두 사람이었는데 오늘 그녀의 행동 때문에 다시 거리가 십만 리쯤은 다시 멀어진 기분이었다.

‘화났겠지? 당연하겠지. 세상 어느 남자가 자기 와이프가 그렇게 노는 모습을 보고 가만히 있겠어...’

하지만 화난 와중에도 넘어진 그녀를 잡아주고 세게 나간 말 한마디에 그녀가 상처받을까 바로 사과하는 심강열의 마음이 고맙고 미안했다.

‘이대로 보내면... 다신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거야.’

다시 마음을 다잡은 한유라가 다급하게 달려갔다.

금방이라도 떠나려는 심강열의 차를 붙잡을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한유라가 눈을 질끈 감고 그 앞을 막아섰다.

“끼익!”

귀청이 째질 듯한 브레이크 소리와 함께 심강열의 목소리가 늦은 밤거리에 울려퍼졌다.

“너 미쳤어?”

차에 뛰어든 그녀보다 더 두렵고 놀란 것 같은 표정이었다.

그 모습에 움찔하던 한유라가 또각또각 걸어가 자연스레 조수석에 탑승했다.

떠나려는 차 앞을 막아서더니 이게 다짜고짜 무슨 짓인가 싶어 심강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출발해. 집에 가야지.”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차분한 그녀의 목소리에 기가 차오른 심강열은 한참 입을 벙긋거리다 결국 차에 시동을 걸었다.

집으로 가는 내내, 흔한 음악 하나 틀지 않은 차안에서 그 누구도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잠시 후, 두 사람의 집 앞.

목적지에 도착했음에도 그 누구도 먼저 내리지 않았다.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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