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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4화 보상

2억, 누군가에겐 평생 만져보지 못할 돈이지만 재벌가 사람들에겐 쇼핑 한 번 정도에 쉽게 쓸 수 있는 돈이다.

지켜주겠다고 할 때는 언제고 껌값이나 다름없는 돈 몇 푼 쥐어주고 쫓겨나는 신세가 기막혔지만 이 돈이라도 챙기는 게 이득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입술을 깨문 채 한참을 망설이던 그녀가 빼앗 듯 수표를 낚아채고 돌아섰다.

윤시라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쯤 다시 휴대폰을 든 집사가 천한강에게 전화를 걸었다.

“돈 받고 떠나셨습니다.”

집사의 말에 흠칫하던 천한강의 얼굴에 실망감이 피어오른다.

솔직히 남아서 어떻게든 혼자 살아보겠다고 했다면 몰래 도와줬을 것이다.

결국 눈앞의 돈을 선택했구나... 그래. 이것도 그 아이 팔자라면 팔자겠지.

“그래. 정말 떠난 게 맞는지 지켜봐.”

“네.”

어젯밤 천한강 역시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동이 틀 때까지 고민한 끝에 그가 내린 결정이 바로 이것이었다.

다른 가족과 평생 일궈온 사업을 지키기 위해 포기할 건 포기하고 내칠 건 내치자.

말 그래도 두 번 자식을 버리게 된 것 같아 죄책감이 밀려왔지만 윤시라가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이 워낙 실망스럽기도 했고 잠깐의 죄책감보다는 가지고 있는 걸 잃게 될 거란 두려움이 더 컸으니까.

생각외로 부모 자식간의 정이라는 것도 시간을 들여 키워가야 하는 것이다. 생각보다 죄책감의 무게는 가벼웠고 어느새 그 자리에 남은 건 실망감뿐이었다.

그래. 지금까지 시라가 없어도 잘 살아왔잖아. 이 나이에 자식 때문에 골치 아프고 싶지 않아. 이게 최선이야...

한편, SC그룹.

한유라의 전화를 받은 소은정이 고개를 갸웃했다.

“너 일 안 하니? 요즘 아줌마 회사로 출근 안 하시나 봐?”

그녀가 알고 있는 한유라의 어머니라면 출근 시간에 친구와 전화로 수다나 떨고 있는 걸 보면 분명 된통 혼내실 게 분명했으니까.

소은정의 말에 푸흡 웃음을 터트린 한유라가 말을 이어갔다.

“빅뉴스 알려주려고 전화한 건데 이럴래? 아저씨가 결국 윤시라 그 여자를 내쳤대. 오늘 바로 해외로 출국했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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