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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3화 자비를 베푸소서

깜짝 놀란 소은정이 움찔했지만 전동하의 목소리는 아닌 것 같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스위트룸.

전동하는 전기섭을 바닥에 제압한 채, 한손으로는 그의 멱살을 잡고 다른 한손으로는 그의 얼굴을 세게 내리쳤다.

몇 번의 강타가 이어지고 전기섭의 얼굴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피투성이로 되어 버렸다.

피가 코와 입으로 흘러내리고 전기섭은 살려달라는 애원도, 네까짓 게 감히 날 때리냐는 욕설도 내뱉지 못했다.

거침없이 내리치는 주먹에 전기섭이 거의 의식을 잃어갈 때쯤에야 전동하는 그의 멱살을 풀어주었다.

바로 전기섭의 옆에 쭈그리고 앉은 전동하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내 아들 어디에 숨겼어?”

지옥에서 도망친 듯한 악귀와도 같은 무시무시한 목소리였다.

죽은 듯 꼼짝도 하지 않던 전기섭이 기괴한 웃음소리를 내뱉었다. 비록 겨우 숨만 붙어있는 지경이었지만 인질이 있는 이상 승산은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미친 사람처럼 웃는 삼촌을 전기섭은 조용히 내려다 보았다.

잔뜩 부은 눈을 천천히 뜬 전기섭이 가소롭다는 듯 웃었다.

“누가 보면 그 자식이 정말 네 아들이라도 되는 줄 알겠어? 설령 그 아이가 전씨 성을 따른다 해도 너처럼 영원히 우리 가문의 일원으로 인정받지 못할 거야. 큭큭...”

껄껄 웃는 전기섭의 피 섞인 침이 그대로 흘러내렸다.

이때 확 다가선 전동하가 매서운 시선으로 다시 전기섭을 노려보았다.

“그깟 가문 돌아오라고 애원해도 안 돌아갈 거니까 걱정하지 마. 마이크를 데리고 집을 떠난 건 내 마지막 타협이었어. 다들 잘 살 수 있었잖아. 그런데 또 이렇게 약속을 어겨?”

전동하의 눈동자에 핏빛 살기가 서렸다.

“잘 살아?”

전동하가 코웃음을 쳤다.

“네가 운영하고 있는 ZH 투자의 규모가 우리 전인그룹을 넘어서고 있어. 다들 네가 떠난 게 아쉽다는 것처럼 말하더라? 내가 네 것이었던 자리를 빼앗은 것처럼? 너 따위가 감히...”

죽일 듯 전동하를 노려보는 전기섭의 눈에는 질투로 가득했다.

“마이크 그 잡종을 데리고 한국으로 와서 소은정에게 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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