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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작가: 강로이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3-08-15 18:00:00
고요했다.

숨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고요했다.

한복을 입은 노인이 유진우의 앞에서 무릎을 꿇을 때 모든 사람들이 놀라서 입을 벌렸다.

안병서가 고개를 숙이게끔 하는 노인이 유진우의 앞에서 무릎을 꿇다니!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게다가 하인이 주인을 만난 상황이라니.

이게 진짜 무슨 상황인가.

“어...”

양의성은 믿을 수 없어 입만 딱 벌렸다.

유진우가 그저 무술 실력만 좋은 줄 알았는데 이토록 강한 뒷배가 있었다니.

안병서의 지위는 매우 높았다.

하지만 한복을 입은 노인 앞에서는 고개를 숙이고 무릎을 꿇기도 했다.

그러니 한복을 입은 노인은 지위가 더 높을 것이었다.

그런 인물이 유진우 앞에서 꿇다니!

누군가가 뒤통수를 세게 친 느낌이었다.

평소에 아무 것도 아니던 유진우가 이런 뒷배를 가지고 있다니.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이때의 조천룡은 이미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였다.

노인이 유진우 앞에서 무릎을 꿇은 그 순간부터 그의 정신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유일한 희망마저 부서지는 기분이었다.

희망 대신 절망과 공포가 자리 잡았다.

구세주인 줄 알았던 사람이 유진우의 아래 사람이라니?

젠장! 보통 괴물을 건드린 게 아니었다.

양의성과 조천룡과는 다르게 조웅은 이미 죽을 각오를 마친 상태였다.

유진우의 신분을 안 그 순간부터 그는 자기가 죽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만약 반항한다면 죽는 것은 그뿐이 아니라 그의 전체 가족일 것이었다.

“도련님, 10년만입니다... 소인, 드디어 도련님을 찾았습니다!”

용복 어르신은 바닥에 꿇은 채 눈물을 흘렸다. 전혀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유진우는 미동 없이 차가운 표정으로 얘기했다.

“꺼져!”

두 글자를 내뱉은 유진우는 용복 어르신을 무시하고 그대로 조천룡 앞에 걸어갔다.

그는 살기로 가득한 상태였다.

“죽, 죽이지마... 제발 죽이지마... 날 살려준다면 뭐든지 다 할게!”

조천룡은 놀란 나머지 소변을 지린 상태로 머리를 조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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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분 후.승합차 한 대가 평청만리 술집 입구에 도착했다.유진우와 이청성은 차례로 차에서 내렸고 둘 다 역용술을 거쳤기 때문에 신분이 탄로 날 염려가 없었다.평청만리 술집은 규모가 크고 밖에 줄도 서 있었다.다행히 두 사람은 밀정이 있어 술집에 순리롭게 들어갈 수 있었다.술집 안은 시끄러운 소리와 눈부신 조명으로 가득 찼다.한 무리의 남녀가 음악에 맞추어 미친 듯이 춤을 추며 자신의 열정을 마음껏 발산하고 있었다.유진우는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고 이런 시끄러운 환경이 정말 마음에 들지 않다.“왜요? 술집에 잘 안 오시죠?”이청성은 옆모습을 보며 웃었다.“여긴 저랑 안 맞는 곳이라 말할 수밖에 없네요.”유진우는 답했다.그는 차라리 집에서 책을 볼지언정 이런 곳에 와서 고생하고 싶지 않았다.“기회가 되면 시도해 볼 수 있잖아요. 그들을 보세요. 재밌게 춤을 추고 있잖아요.”이청성이 웃었다.“이런 삶은 결국 구름과 연기일 뿐이고, 모든 사람이 그런 식이라면 이 나라는 강해질 수 없습니다.”유진우는 담담하게 답했다.“당신은 정말 재미없네요. 지금 서경 백성들이 편안히 살면서 즐겁게 일하는 것이 좋은 일이 아닙니까?”이청성이 물었다.“즐겁게 생활을 느끼는 것도 좋지만,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서경이 오늘의 영광을 누리게 된 것은 모두 선대 열사들의 피와 맞바꾼 것입니다. 유성 같은 공신들까지 괴롭힘을 당하고 억울함을 풀 길이 없다면 근본부터 문제를 찾아야 합니다. 번화 후에 생겨난 해충이 너무 많습니다!”유진우의 표정은 진지했다.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곁에 있던 밀정이 갑자기 손가락을 뻗어 2층 모처를 향해 소리쳤다.“이봐, 소현무다!”유진우는 소리를 따라가 2층 좌석에 앉아 사람을 보았다.올백 머리에 피어싱한 화려한 차림의 젊은 남자가 여우 같은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있었다.그리고 매 사람 옆에는 몸매가 괜찮은 두 명의 미녀가 앉아 있다.마음껏 마시고, 만지고, 뽀뽀하고,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듯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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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정말 고마워요.”유성은 자신의 부러진 다리를 쳐다보고는 따라가도 도움이 되기는커녕 짐만 될 것 같아서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유성 씨, 혹시 여동생 사진 있어요? 얼굴이라도 알고 찾는 것이 빠를 것 같아서요.”“네, 여기 있어요.”유성은 바로 휴대전화를 꺼내 동생이랑 찍은 사진을 보여줬다.유진우는 사진을 한번 훑어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유성의 여동생은 하얀 피부에 아름다운 미모를 가지고 있었으며 사진 속에서 밝은 미소를 띄고 있는 것을 보니 성격도 매우 활발하고 밝아 보였다.어쩌면 이렇게 완벽한 여성이라 소현무 같은 악당들이 눈여겨보았을지도 모른다.“진우 씨, 소현무의 부하들도 엄청 강해요. 당신들도 조심해야 해요.”유성은 엄숙하게 당부하였다.장군의 아들인 유성은 어려서부터 무술을 배워왔고 그 실력은 혼자 백 명도 거뜬히 상대할 정도로 뛰여났지만, 소현무의 부하들을 상대하기엔 실력이 아주 부족했었다.“걱정하지 말아요. 제가 알아서 할 테니 여기서 소식 기다리고 있어요.”유진우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이청성과 함께 재빨리 움직여 차에 탔다.차 안에서 이청성은 갑자기 유진우를 보고 말했다.“사실 이 일을 진우 씨 아버지께 알려 처리하면 빠를 것 같아요.”“아니요, 이 일은 당분간 아버지께 알리면 안 돼요. 아버지가 이 일에 개입하면 경솔하게 행동할 수 있어요. 소씨 가문은 부유한 집안으로 각 방면의 권력을 가지고 있고 심지어 왕부 내부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그들과 한통속이에요. 만약 이 일을 아버지께 알려 해결해달라고 하면 아마 아버지가 출발 하기도 전에 소현무 일행들은 소식을 듣고 줄행랑을 쳤을지도 몰라요. 그렇게 되면 일은 처리하기가 더 번거로워질 것이니 우리가 직접 나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유진우의 말을 듣더니 이청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맞는 말인 거 같아요. 그들이 다 한통속이면 소현무를 잡는 것이 오히려 쉽지 않겠네요. 일단 소현무부터 잡아 피나무 껍질 벗기듯 하나하나 파헤쳐 연관된 악당들을 전부 끌어내는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754화

    유진우가 자신 있게 말하자 유성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다.“정말 저희 동생을 구해내고 어머니의 원수를 갚아 주신다면 나중에 그 은혜는 꼭 갚을게요.”유성이 무릎을 꿇으며 감사의 표식을 전하려 했지만, 유진우는 황급히 일으켜 세우며 정중하게 말했다.“유성 씨, 이러실 필요 없어요. 지나가던 사람도 힘든 일에 처하면 도와줄 수 있는 세상인데 필경 서경 사람이라면 더욱 그냥 지나칠 수 없어요.”“유 선생, 여기서 이러실 게 아니라 묘원 밖에 나가면 찻집이 있어요. 우리 그 곳에 가서 다시 대책을 논의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둘의 대화를 듣던 이청성이 말했다.“그렇게 합시다.”유성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지팡이를 짚고 두 사람과 함께 묘원 밖의 향명각이라는 찻집으로 향했다.찻집은 2층으로 되어 있고 1층은 차를 마시며 연극을 보고 노래를 듣는 곳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어 시끌벅적했고 2층은 방이라 차를 마시며 연극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적인 비밀도 나눌 수 있을 만큼 조용한 공간으로 되어 있었다.유진우 세 사람은 방으로 예약하고 차 한 주전자와 간단한 디저트 몇 접시를 주문하고 2층으로 올라갔다.“유성 씨, 이젠 제가 이 일에 대해 구체적인 상황을 좀 알아야겠어요.”유진우는 따뜻한 차 한 잔을 건네며 물었다.유성은 목이 말랐던지라 찻잔을 들고 단숨에 비우고는 말했다.“어떤 물음이든 전부 사실대로 말씀드릴게요.”“혹시 그 소현무라는 사람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아세요?”“그의 행방은 정해져 있지 않아요. 보통 나이트클럽이나 술집, 노래방 같은 유흥업소들을 잘 찾아다니는 것 같았어요.”유성은 갑자기 뭐라도 생각이 난 듯 말했다.“아! 기억났어요. 소현무가 자주 드나드는 평청왕리라는 술집이 있는데 평소에 별일 없으면 그 악당무리들을 데리고 그 집에서 술을 마시면서 거래하곤 했어요.”“평청완리요?”유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어서 물었다.“동생분의 현재 상황은 어떤지요. 혹시 무슨 단서라도 있나요?”동생의 말이 나오자, 유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753화

    “제가 이길 수 없어도 서경에는 왕이 계시잖아요. 그들의 세력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왕보다 더 강할까요?”“이보게 친구,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한 일들이 아니에요. 그 악당들의 아버지들은 전부 지위가 높은 사람들로 유명하며 대부분 서경 황족과 친분이 두텁고 개인적인 금융거래도 엉켜있어 아무도 그들을 건드릴 수 없어요.”유성은 울먹이면서 말했다.“이런 벌레 같은 놈들을 설마 어르신도 상관하지 않는다고요?”유진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어르신 인품으로 보면 일이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절대 가만히 있었을 수 없었을 것이다.“어르신께서 처리해야 될 일이 그렇게나 많은데 어찌 이런 작은 일까지 일일이 신경 써주시겠어요. 게다가 그 나쁜 관리자 놈들이 이런 추악한 일들이 생겨도 말이 전달되지 못하도록 입막음했으니, 어르신께서는 절대 알 리도 없고 우리를 위해 정의를 밝혀줄 기회도 없었어요.”유성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전 서경이 이 정도로 난잡해졌을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어요.”유진우는 서경에서 손가락에 꼽힐 수 있는 집안의 세자로서 시민들이 이런 압박을 받고 있으면서도 하소연할 길이 없다는 것에 대해 마음속으로 분노가 차올라 낯색이 어두워졌다.게다가 장군의 아들인 유성마저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일반 시민들은 또 어떤 압박을 받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지금의 서경은 겉보기엔 번화한 것 같지만, 인성은 예전 같지가 않아요. 어르신도 이젠 연세가 많으셔서 몸이 예전보다 못해지다 보니 많은 일들을 직접 처리할 수 없기에 관리자들에게 기회를 주어 처리하게 하는데 그들 또한 이런 추악한 일들은 어르신께 보고 없이 내부에서 숨기고 있어서 우리한텐 이런 불공평한 일들은 자주 볼 수 있는 일들이에요.”유성은 실망이 가득 찬 표정으로 말했다.“이런 일들은 금시초문이에요. 이젠 제가 알았으니 절대 이대로 내버려둘 수는 없어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상세하게 저한테 말만 해주시면 제가 반드시 되돌려 놓을 거예요.”유진우는 엄숙한 태도로 말했다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752화

    “어?”의외인 듯 미간을 찌푸리며 비석을 다시 똑똑히 쳐다본 유진우는 이 비석의 주인이 뜻밖에도 자신이랑 친분 있는 당시 흑용군의 선봉에 섰던 유림 부 장군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선봉군은 모두 신중하게 고른 실력 있는 사람들로 부 장군까지 될 수 있었다는 건 그 누구보다 더 우수했을 것이다.유진우의 기억 속에 부 장군 유림은 천성적으로 신력을 가진 사람으로 전쟁터에서 매우 사납고 흉악했으며 무수한 적을 죽여 일생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이었다.유림 장군은 또한 자신의 아버지 유만수를 위해 서경을 평정시키고 적들을 방어하는데 큰공을 세웠었고 희생된 후에도 관직이 바로 한 계급 올라 선봉군 주 장군으로 바뀌었다.그리하여 장례식도 매우 성대하게 치렀고 후손들은 덕분에 각종 우대를 받으며 생활했다.‘이대로라면 유림 장군의 후손들은 행복하게 살아야 하는데 왜 이렇게 처참해진 걸까?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걸까?’유진우는 혼자 생각하다 천천히 젊은 남자한테로 다가가 자초지종을 들어보려 했다.“누구냐!”젊은 남자는 인기척을 눈치챈 듯 살짝 경계하는 표정으로 몸을 돌렸다.“긴장하지 말아요. 우리도 당신처럼 가족한테 제사를 지내러 왔어요.”경계심이 가득한 남자를 본 유진우는 급하게 대답했다.“가족한테 제사 지내러 오셨다고요?”젊은 남자는 아래위로 훑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그의 눈빛을 보니 경계심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네, 저희도 방금 제사가 끝나고 돌아가려던 찰나 너무 슬피 우시길래 걱정되어 찾아왔어요.”“죄송해요. 방금 제가 감정이 조금 격했어요. 두 분이 널리 양해해 주시길 바라요.”유진우의 걱정 어린 말투에 젊은 남자는 그제야 사과의 말을 전했다.“괜찮아요. 저희도 다 이해해요.”유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모르고 있었다는 듯 눈앞의 비석을 쳐다보며 놀란 어조로 물었다.“어머! 여기는 위대한 유림 장군님의 묘지가 아니에요? 설마 귀하께서는 유 장군님의 후손이신가요?”“네, 제 이름은 유성이고 유림 장군은 바로 저희 아버지예요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751화

    유진우는 어머니의 비석 앞에서 무릎 꿇고 절을 올렸다.어머니를 살해한 주범 이원무는 살해되였고 호룡각도 무너졌으니 이젠 채원진과 사철수 일행만 남았다.이 사람들만 없애면 어머니의 피맺힌 원수는 완전히 갚을 수 있다.“어머니, 너무 보고 싶어요!”유진우는 눈앞의 비석을 바라보면서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유진우의 기억 속에 아버지는 일 년 내내 나랏일에만 힘쓰시며 집에 거의 들어오지 않으셨고 어머니 혼자 고생스럽게 자신을 키우셨다.어렸을 때 어머니가 너무 엄하게 다스린 탓에 반항심이 생겨 걸핏하면 엉덩이를 몇 대씩 더 맞곤 했지만 어른이 되어서야 어머니의 고된 마음을 이해 할수 있었다.유진우는 서경 세자로서 어려서부터 부유했고 만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었다.이런 환경에서 어머니가 잘 가르치지 않았다면 그는 남을 쉽게 깔보는 부잣집 도련님이 되었을 것이다.유진우의 오늘이 있게 된 것은 모두 어머니가 정성껏 길러주신 덕분이다.무술이든 군사든 의약이든 아니면 기이한 비술이든 모두 어머니의 교육을 벗어나지 못했다.어머니는 그에게 생명을 줬을 뿐만 아니라 장래의 모든 길을 열어 주셨다.“휴...”슬픔에 젖어 있는 유진우를 보며 이청성은 한숨을 내쉬며 눈치껏 자리를 피해주었다.그녀는 두 모자가 몇 년 동안 만나지 못했으니 해야 할 이야기들이 많을거로 생각했다.한 시간 뒤, 유진우는 하소연을 마치고 어머니의 비석 앞에서 정중하게 세 번 절을 한 후 일어섰다.날은 이미 어두워졌고 커다란 묘지에는 몇몇 사람들이 간혹 슬피 통곡하는 소리만 들릴 뿐 아무도 없었다.“미안해요, 많이 기다렸죠.”유진우는 마음을 추스르고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이청성 앞으로 다가가며 말했다.“괜찮아요. 전 진 왕비의 인품을 항상 매우 탄복하고 있어요. 이곳에서 그녀의 수상을 보게 된 것도 저의 영광이에요.”이청성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날도 이미 저물었으니 우리 일단 쉴 곳이라도 찾아봐요.”유진우는 어머니의 말이 나오면 더 슬퍼질까 봐 다시 말을 돌렸다.“제가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750화

    유씨 가문 묘원, 일명 왕씨 가문 묘원은 약 800묘의 광활한 면적을 자랑한다. 묘원 내부는 경치가 아름답고 나무들이 우거져 있으며 널찍한 도로와 다양한 시설이 완벽히 갖춰져 있다. 묘원 곳곳에는 수많은 꽃과 나무들이 심어져 있어 사계절마다 색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봄에는 벚꽃이 만개하여 꽃바다가 펼쳐지고 여름에는 푸른 잔디가 깔려 시원한 느낌을 준다. 가을이 되면 단풍잎이 흩날리며 감탄을 자아내고 겨울에는 하얀 눈이 쌓여 은빛으로 뒤덮인다. 유씨 가문 묘원은 개방형으로 유씨 가문의 자손들뿐만 아니라 서경을 위해 공헌한 많은 장병들도 이곳에 안장되어 있다. 매년 추모 기간 때마다 묘원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어떤 사람들은 고인의 묘를 참배하러, 또 어떤 이들은 순국열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서경 사람들은 이 점을 특히 중요하게 여긴다. 그들은 현재 누리고 있는 평화롭고 행복한 삶이 모두 순국열사들이 목숨을 바쳐 쟁취한 결과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1시간 후, 유진우와 이청성은 차를 타고 유씨 가문 묘원의 정문에 도착했다. 신분 노출을 피하기 위해 두 사람은 간단히 변장을 했다. 이청성은 섬유 재질의 인조 얼굴 가면을 쓰고 평범한 얼굴로 변장했다. 이는 사전에 준비한 것이었다. 서경에 도착해 종일 망사 모자나 베일을 쓰고 다닐 수는 없었기에 오히려 주목을 끌지 않는 쪽을 택한 것이다. 그런데 이청성은 평범한 얼굴로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몸매와 기품은 여전히 돋보였다. 묘원 안을 걷는 동안 그녀를 힐끗거리는 남자들이 적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연지 랭킹 1위의 무게감이었다. 얼굴을 보지 않더라도 그녀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유진우는 기억을 더듬으며 묘원의 깊숙한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기억이 맞는다면 어머니의 묘는 묘원의 가장 끝자락에 자리 잡고 있었고 비교적 한적한 곳이었다. 약 10분 정도 걸었을 때, 유진우는 드디어 진왕비의 묘를 찾아냈다. 다른 묘소에 비해 진왕비의 묘는 훨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749화

    서경 왕성.유진우와 이청성은 비행기에서 내려 조용히 승합차에 올랐다. 그들은 매우 신중하게 행동했으며 아무의 주목도 받지 않았다. 이번 여행은 두 사람만이 함께 떠난 것으로 그들의 밀사와 근위병은 이미 전날 밤에 서경에 도착해 있었다. 이렇게 하니 더욱 은밀하고 안전했다. 차 안에서 이청성은 창문 너머로 번화한 거리를 바라보며 새로운 것들에 흥미를 느꼈다. 연경의 번잡함과 비교하면 서경은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지역 풍경이든, 문화든, 연경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고 평소 연경을 떠날 일이 거의 없었던 이청성에게는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서경이 이렇게 많이 변했을 줄은 몰랐어요. 어렸을 때 이곳에 왔을 땐 대부분 낮은 건물들뿐이었는데 십여 년 만에 연경 못지않게 번화해졌네요.” 이청성은 주위를 둘러보며 감탄했다. “그러게요. 서경이 정말 많이 변했어요. 이제는 저조차도 길을 제대로 알아볼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유진우는 복잡한 표정으로 말했다. 십 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그에게 모든 것이 이미 변해버린 모습이었다. 왕부에 돌아가도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를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 “당신 아버지는 정말 위대한 분이에요.” 이청성은 감동한 듯 말했다. “아바마마께 들었는데 20여 년 전 서경은 아직도 황폐하고 끊임없는 전쟁이 이어지는 곳이었다고 해요. 백성들은 고통 속에 살아갔고 정말 메마른 땅에 굶주린 시체가 들판을 덮은 그런 상태였죠.” 그런데 서경왕 유만수가 나타나면서 모든 게 바뀌었다. 유만수는 연경의 명문가 출신으로 어린 시절부터 놀라운 군사적 재능을 보였다. 군에 입대한 후에는 연전연승하며 많은 공을 세웠고 당시 그는 ‘세상에 비할 자 없는 명장’으로 불렸다. 어린 나이에 후작이 되고 장군의 자리에 올랐으니 정말 대단한 영광이었다. 모두가 유만수가 연경에 돌아가 발전하면 ‘천하의 권력을 쥔 이인자’가 될 것이라 여겼다. 그런데 모두를 충격에 빠뜨린 결정을 내렸다. 바로 서경에 정착해 국경을 지키겠다고 한 것이다.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748화

    “일리가 있네요.” 유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이번 경천 랭킹은 큰 변동이 있었어요. 이원무와 백준이 연이어 죽고 반유림은 행방불명이며 부규환은 한 칼에 쓰러졌죠. 작년 톱10 중 4명이 사라졌으니 정말 큰 손실이에요. 다행히 새로운 강자들이 등장해 공백을 메웠어요. 정말 ‘강산은 인재가 계속 이어지고 신세대가 구세대를 대체한다’는 말이 딱 들어맞네요.” 이청성은 감탄하며 말했다. “새로 순위에 오른 이들에 대해 아는 게 있나요?” 유진우는 갑자기 물었다. “5위, 채원진, 호룡각의 신임 각주죠. 이 사람은 아바마마께서도 전에 당신에게 언급하셨던 인물이에요. 송원호란 이름을 버리고 새로운 이름으로 활동 중이에요. 이원무가 죽으면서 드디어 빛을 발하게 된 거죠.” 이청성이 대답했다. “채원진이란 사람은 알고 있어요. 그런데 왜 예전에는 경천 랭킹에 없었는데 이원무가 죽자마자 순위에 올랐고 그것도 그렇게 높은 위치인가요?” 유진우는 약간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그게 말이죠. 채원진이라는 사람은 아주 깊이 숨어 있던 인물이에요. 이원무가 억누르고 있던 시절에는 채원진의 존재를 눈치챌 수 없었죠. 하지만 이원무가 죽고 나서 채원진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았고 엄청난 수단으로 호룡각 잔당들을 정리했어요. 그러면서 천기각이 그제야 그가 보통 인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거죠. 5위라는 평가는 보수적인 것이고 그의 실제 실력은 삼대파의 종주들과 견줄 만하다는 평이 많아요.” 이청성의 말투는 점점 진지해졌다.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군요?” 유진우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경천 랭킹의 강자는 순위마다 큰 격차가 있었다. 예전에 백준은 혼자서도 경천 랭킹 강자 3명과 싸워 완벽히 우위를 점했으니 말이다. 또한 자신이 부규환과 싸웠을 때 서로 막상막하였고 술법을 써야 겨우 승리했었다. 그렇다면 부규환보다 더 상위에 있는 채원진의 실력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와 맞닥뜨린다면 이길 수 있을지는커녕 목숨을 건지는 것조차 어려울 수도 있었다. “호룡각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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