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저는 따로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볼게요.”안도균은 몇 마디 인사를 나눈 후 자리를 뜨려 했다.그는 신의를 보려고 일부러 찾아왔는데 돌팔이를 만나니 더 머무를 필요가 없었다.“삼촌, 진우 씨 충고대로 요 며칠 되도록 강능에 남아있으세요. 의외의 사고라도 나면 어떡해요.”조선미가 좋은 뜻으로 말했다.“선미야, 내 일은 걱정할 필요 없다. 너 자신이나 잘 신경 써.”안도균은 문득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너랑 선우희재 씨의 약혼이 코앞인데 그 선우 집안의 도련님 성격으로 네가 딴 남자랑 가까이 있는 걸 싫어할 거야.”조선미는 미간이 살짝 구겨졌다.‘듣기 싫은 말만 콕 집어서 하네.’“삼촌, 단지 약혼일 뿐 결혼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기껏해야 파혼하면 그만이에요.”조선미가 아무렇지 않은 듯 대답했다.“파혼? 상대는 선우 일가야. 너 파혼하면 뒷감당은 할 수 있겠어?”안도균이 살짝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뒷감당할 게 뭐가 있어요? 그 집에서 날 잡아먹기라도 할까 봐요?”조선미가 담담하게 되물었다.“선우 일가에서 너한테는 당연히 어쩌지 않겠지. 다만 네 옆에 있는 이 사람은 과연 내버려 둘까? 너도 선우 일가의 수단을 잘 알 거야. 네가 유진우 씨와 더 가깝게 지낼수록 진우 씨는 위험해져.”안도균이 유진우를 흘겨보며 비꼬듯이 말했다.“칫! 선우희재가 감히 함부로 할까요!”조선미는 싸늘한 말투로 쏘아붙였다.“난 그저 미리 일깨워 줄 뿐이야. 어떻게 할지는 너한테 달렸어.”안도균은 더 말하지 않고 가볍게 웃으며 자리를 떠났다.“선미야, 도균의 말이 맞아. 너랑 선우 일가의 일은 미리 결단내는 게 좋아.”조 어르신이 그녀를 타일렀다.“할아버지, 내가 알아서 할게요.”조선미는 머리를 끄덕였다.그녀는 어릴 때 선우희재와 혼약을 정했지만 단 한 번도 그를 좋아한 적이 없다.좋아하지도 않는데 어찌 결혼할 수 있겠는가?게다가 협력을 위한 결혼은 더 질색이었다!“아가씨, 강천호 씨가 뵙자고 하십니다.”이때 경호원 한 명이 노크
방 선생은 유진우를 힐긋 보더니 두 제자를 데리고 문밖을 나섰다.“진우 씨도 나가 있어요.”조선미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유진우에게 말했다.유진우는 알겠다며 곧바로 자리를 떴다.양쪽 모두 호흡이 척척 맞았다. 어쩌면 다들 제 속셈을 차리고 있을지도 모른다.“어이, 그쪽이 바로 조선미 씨의 경호원이야? 뭐 별 거 없네!”두 쌍둥이가 유진우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마치 자신들의 사냥감을 훑어보는 듯한 눈빛이었다.“그래? 두고 봐, 곧 알게 될 거야.”유진우는 더 말하지 않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정윤아, 세연아, 너희 둘 따라가서 기회 봐가며 저 녀석 처리해버려.”방 선생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는 유진우와 같은 어린 녀석은 굳이 그가 직접 나설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두 제자가 가뿐히 해결할 수 있을 거로 여겼다.“알겠습니다!”정윤과 세연이 씩 웃으며 조용히 유진우를 따라갔다.유진우는 아래층으로 내려가 한가롭게 산책하다가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갔다.회사가 금방 설립되어 지하주차장을 아직 정식으로 오픈하지 않았다. 주차장 안이 텅 비어 있어 고요한 정적만 흘렀다.“자식! 장소 한번 잘 잡네. 본인 무덤을 파는 거야 뭐야?!”이때 줄곧 뒤따라오던 정윤과 세연이 드디어 앞으로 나왔다.주위에 아무도 없어 손 쓰기 딱 좋았다.“너희들 눈앞의 이익만 탐하고 뒤에 닥칠 위험은 보이지 않지?”유진우가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는 마치 이 상황을 진작 예상한 듯싶었다.“누가 할 소리! 뒤에 닥칠 위험은 너나 신경 써야지!”두 사람은 험상궂은 얼굴로 미소를 날렸다.다만 그들이 미처 움직이기도 전에 주차장 입구에서 갑자기 떠들썩한 발소리가 들려왔고 이어서 손에 칼과 쇠파이프를 든 파이터들이 기세등등하게 뛰어왔다.“고작 이게 다야? 우리 두 형제 입가심하기도 부족한데!”정윤과 세연은 씩 웃을 뿐 자신들에게 몰려오는 파이터들을 전혀 안중에 두지 않았다.“뭐야?”유진우도 의아한 듯 눈썹을 치켜세웠다.이들 두 사람을 상대하는 데 유진우도 굳이 도움이
“미리 말하는데 먼저 손대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안 그러면 후회해도 늦어.”유진우는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담담하게 말했다.양의성은 그에게 보잘것없는 피에로일 뿐이니까.“칫! 네가 주먹 좀 쓰는 거 알아. 하지만 홀로 이 많은 사람을 상대할 수 있겠어? 내가 모셔온 분들은 전부 이 바닥 엘리트이고 무기도 쥐고 있어 네가 아무리 날렵해도 사지가 부러질 게 뻔해!”양의성이 쓴웃음을 지었다.맨주먹으로 싸우는 것과 손에 무기를 쥐고 싸우는 건 엄연히 다른 의미였다.양의성은 유진우가 절대 무기의 공격을 당해낼 수 없다고 여겼다!“이봐요!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원한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녀석은 오늘 우리의 사냥감이에요. 그러니까 옆으로 빠져 있어요!”이때 정윤과 세연이 입을 열었다.애초에 그들은 양의성이 유진우의 구세주인 줄 알았는데 한참 듣고 보니 둘은 서로 원수지간이었다.“이건 또 어디서 굴러온 바보들이야? 썩 꺼져. 안 그러면 너희들도 전부 토막 내버릴 테니까!”양의성이 두 눈을 부릅뜨고 외쳤다.“우리도 함께 토막 낸다고?”정윤과 세연이 서로 마주 보더니 동시에 웃음을 터트렸다.“하하...이렇게 미쳐 날뛰는 사람은 또 오랜만이네. 자, 이리 와봐. 네 부하들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한번 볼게!”말을 마친 후 상대를 도발하듯 손가락을 꿈틀거렸다.“X발! 죽고 싶어 환장했어? 전부 다 잘라버려!”양의성은 더는 말을 섞고 싶지 않아 바로 명령을 내렸다!곧이어 쇠파이프와 칼을 든 건장한 사내들이 와르르 몰려들었다.“일단 몸부터 풀자.”정윤과 세연이 입꼬리를 씩 올리고는 앞으로 뛰쳐 갔다.이어서 양의성이 식겁할 상황이 벌어졌다.맨손으로 주먹을 휘두르는 두 쌍둥이는 마치 용맹한 호랑이가 양 무리를 공격하듯 미친 듯이 살육을 펼쳤다.둘은 몸놀림도 빠르고 주먹의 힘도 어마어마했다.그들의 주먹에 맞은 사람들은 전부 바닥에 툭 쓰러졌다.운이 따라주지 않는 일부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숨지고 말았다!가장 섬뜩한 것은 두 사람의 주먹질
“너... 너 대체 정체가 뭐야?!”정윤이 몸을 벌벌 떨며 바닥에서 기어올랐다.그의 얼굴엔 더는 경멸의 뜻을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공포와 충격으로 뒤바뀐 듯싶었다.필력으로 날린 주먹 한 방이 상대에게 전혀 먹히지 않을뿐더러 도리어 본인이 중상을 입을 줄이야, 정윤은 꿈에도 예상치 못했다.‘젠장, 이건 사람이 아니야!’사부님은 그들에게 상대가 보통 무사라고 했는데 대체 왜? 왜 이토록 강하단 말인가?!“형, 얼른 뛰어... 당장 도망가!”순간 벽에 꽂혀있던 세연이 목이 터질 듯 고함을 질렀다.유진우와 맞서 싸운 순간, 그는 이미 상대의 실력이 본인들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는 걸 알아챘다.단 한 방으로도 그의 경맥을 산산조각내고 폐인으로 만들어버릴 정도였으니.“으악!”정윤은 내키지 않은 듯 포효했다.이어서 그는 제 동생을 버려두고 줄행랑을 쳤다.그는 아예 동생을 구할 수도 없고 죽을힘을 다해 맞서 싸울 자격조차 없다는 걸 너무 잘 알았다.만약 유진우가 큰 산이라면 그들은 산기슭의 두 마리 개미 새끼에 불과하다!좀전의 주먹 한 방으로 그는 아예 반항을 포기했다!“사부님께 반드시 알려야 해! 상대가 너무 막강해서 적으로 맞서 싸울 순 없어. 그건 죽음을 자초하는 거나 다름없다고!”정윤은 살고 싶어 발악하며 미친 듯이 주차장을 뛰쳐나갔다.그의 머릿속엔 단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사부님께 알리고 당장 강능에서 도망쳐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왜냐하면 유진우는 그들이 평생 건드리지 못할 섬뜩한 존재이니까!유진우는 허겁지겁 도망치는 정윤을 붙잡지 않았다.상대의 내장이 파열되어 죽음뿐이란 걸 잘 알기 때문이다.“당신, 정체가 뭐야? 왜 고작 이렇게 작은 강능에 머물러있어?”세연은 귀신이라도 본 듯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조선미의 옆에 이런 인물이 있었다는 걸 진작 알았다면 그들은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와도 절대 덤벼들지 않았을 것이다.“내가 누군지는 중요치 않아. 지금 바로 기회 줄게. 방 선생에 관련된 정보를 전부 말해
스카이 빌딩, 2층 휴게실.“진우 씨, 어디 다친 데 없죠?”유진우가 문을 열자마자 조선미가 재빨리 마중 나왔다.그녀의 아름다운 눈동자에 걱정이 살짝 끼쳤다.“나 괜찮아요.”유진우가 머리를 내저었다.“그 쌍둥이는 이미 다 해결했어요. 앞으로 어떻게 하실 계획이에요?”“그 두 명은 강천호 씨의 오른팔, 왼팔이에요. 둘 다 숨졌으니 강천호 씨도 이젠 경계심이 생길 거예요. 잠시 놔두죠. 괜히 궁지로 몰아갔다가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잖아요.”조선미가 대답했다.그녀는 아직 강천호와 끝장을 볼 생각은 없었다. 상대에게 교훈을 살짝 주어 알아서 물러나게 하는 게 가장 현명한 선택이었다.“그래요, 선미 씨가 알아서 해요.”유진우도 더 캐묻지 않았다.“아 참, 진우 씨, 요즘 최대한 피해 다니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방금 소식을 접했는데 조훈의 큰형 조웅이 돌아왔대요. 사방에 공개수배를 내려서 살인범을 수색하고 있나 봐요.”조선미가 살짝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서민은 관료와 다투지 않는다.조웅은 적어도 작전 구역의 부장이니 조선미라 해도 조금은 꺼려지게 된다.“말씀 고마워요. 내가 알아서 할게요.”유진우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부장 관직은 확실히 큰 권력을 지니고 있다.서민들에겐 권력으로 모든 걸 다스리는 신이나 다름없는 존재이다!다만 유진우는 그다지 두려울 게 없었다....그 시각, 조씨 가문 별장 안에서.조웅은 관 앞에 서서 두 눈을 지그시 감았다.거실 밖엔 조씨 일가의 멤버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고 있었다.모두가 머리를 푹 숙인 채 찍소리도 못했고 억압된 분위기가 소름 끼칠 따름이었다.조훈이 사망하고 배신자 조민은 감쪽같이 종적을 감췄으며 범인은 아직도 행방불명이었다.조씨 가문 전체가 이 일에 연루돼버렸다.“장군님! 찾았어요!”이때 부관 한 명이 재빨리 걸어왔다.“범인 누구야?”조웅이 살기등등한 눈빛으로 쏘아붙였다.“범인이 누군지는 아직 단정 지을 수 없지만 범인과 관련된 자를 이미 찾았어요.”부관이 대답했다.
“헉?!”와르르 몰려든 무장병사들을 보자 모든 이가 충격에 휩싸였다.다들 어리둥절하여 서로를 마주 볼뿐이었다.“장, 장관님, 무슨 일이시죠?”장경화가 눈을 질끈 감고 먼저 질문을 건넸다.일개 서민인 그녀가 언제 이런 웅장한 장면을 보았겠는가?잘못한 것도 없는데 여전히 심장이 빨리 뛰었다.“다시 한번 묻는다. 누가 이청아야?!”위관이 더 굵은 목소리로 사납게 쏘아붙였다.“전데요...”이청아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담담한 척 되물었다.“장관님께서 무슨 일로 저를 찾아오셨죠?”“당신이 적을 내통하여 나라를 팔아먹고, 서방 세계에서 침입해 들어온 간첩이라는 유력한 정보를 입수했어! 지금 당장 우리와 함께 돌아가서 조사에 협력하도록 해!”위관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적을 내통하여 나라를 팔아먹어?! 간첩?!”모두가 어리둥절해졌다.‘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지?’이청아는 강능에서 나고 자란 영락없는 본 지방 사람인데, 그 어떤 불량 성분도 없는 아이인데, 심지어 조상 3대가 소박한 농민 출신인데 다짜고짜 간첩이라니?“장관님, 뭔가 오해가 있으신 모양인데 우리 딸은 이 사회의 엘리트이고 매년 바치는 세금만 해도 적잖은 액수예요. 게다가 자선활동도 자주 참가하는데 이런 애가 적과 내통하여 나라를 팔아먹다니요?”장경화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맞아요! 우리 누나는 결백해요. 다들 함부로 말하지 말아요.”이현도 식탁을 내리치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진위 여부는 우리와 함께 돌아가서 조사해보면 다 나와!”위관이 차갑게 쏘아붙였다.“뭘 더 조사해요? 우리가 다 입증할 수 있어요!”“그래요! 청아는 절대 간첩일 리가 없어요!”뭇사람들은 한마디씩 이어받으며 그녀를 옹호해주었다.이청아가 어떤 사람인지 누구보다 그들이 제일 잘 알았다.비즈니스 업계에서 작은 꼼수를 부렸다면 모를까 적과 내통하여 나라를 팔아먹었다는 건 아예 터무니없는 소리였다!“난 명령을 수행할 뿐이야. 감히 방해하는 자는 같은 죄명으로 처벌한다!”위관이 귀찮은
“네?!”조천룡의 지목을 당한 양의성은 그대로 넋이 나가버렸다.상대가 이렇게 나올 줄은 꿈에도 예상치 못했다.분명 아무것도 안 했는데 영문도 모른 채 휘말려버리다니.“야 이 자식아! 솔직하게 말해. 우리 아빠의 죽음이 너랑 연관 있지?!”조천룡이 두 눈을 부릅뜨고 쏘아붙였다.“아니요... 난 모르는 일이에요! 난 아무것도 모른다고요!”양의성은 놀라서 연신 고개를 내저으며 식은땀만 주르륵 흘렸다.“모르는 거야 일부러 안 말하려는 거야?”조천룡이 실눈을 뜨고 날카롭게 물었다.“천룡 도련님! 저 정말 몰라요! 전부 오해라고요!”양의성이 온몸을 벌벌 떨었다.상대가 개인적인 원한을 품고 이런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그는 결국 자신의 고충을 얘기할 수 없었다.“흥! 기어코 손을 대야 다 털어놓을래? 다들 이리 와서 이 녀석 짓밟아버려!”조천룡의 명령에 곧이어 두 명의 병사가 달려왔다.“잠깐!”이때 이현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당신들 이분이 누군지 알아? 양씨 의약의 양의성 도련님이라고! 심지어 안 회장과도 친분이 있는 사이야. 이분 털끝 하나 잘못 건드렸다가 안 회장이 당신들 가만두지 않을 거야!”“봐봐요! 큰아버지 이것 좀 들어봐요! 이 자식이 안병서와도 아는 사이래요. 범인 중 한 명일 게 분명해요!”조천룡은 무슨 꼬투리라도 잡은 듯 마구 흥분하기 시작했다.“그러니까 네가 안병서를 꼬드겨서 외부인들을 데리고 내 동생을 죽였단 말이야?”조웅이 퉁명스럽게 물었다.조훈이 죽기 전 혐의가 제일 큰 사람이 두 명 있었는데 한 명은 안병서, 다른 한 명은 이청아였다.눈앞의 이 녀석이 지금 그 둘과 다 연관이 있으니 절대 벗어날 리 없었다.“아니요... 나 아니에요!”양의성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미친 듯이 고개를 내저었다.“저는 안 회장을 몰라요! 아무것도 모른다고요! 이번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오해예요!”“의성 도련님! 왜 저들을 두려워해요? 안 회장이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는데 저들이 감히 도련님을 건드리겠어요?”이현이 당당하
설마... 유진우?!이청아는 문득 이 생각이 들었지만 곧바로 부정해버렸다.‘아니야! 말도 안 돼! 유진우는 이미 나랑 이혼해서 남남인데 왜 날 도와주겠어? 그리고, 설사 도와주려고 해도 걔가 그럴 능력이 돼?’“양의성 너 이 비겁하고 파렴치한 놈! 내가 눈이 멀었지, 어떻게 너 같은 놈을 믿을 수 있어!”“개자식! 너 같은 것도 매형이라고 봐주다니. 이거 완전 유진우 그 폐인보다도 못하잖아!”진실을 알게 된 후 장경화와 이현 모자는 더 사납게 욕설을 퍼부었다.전에는 누구보다 양의성을 굳게 믿었는데 상대가 파렴치한 사기꾼일 줄이야!“인간은 자고로 이기적인 법이야. 그러게 누가 바보같이 나한테 사기당하래?”양의성이 비난 조로 말했다.“다들 입 닥쳐! 귀 터지겠네 정말!”조천룡이 버럭 고함을 지르자 장내가 순간 조용해졌다.“천룡 도련님, 그러니까 저는 저 집안 사람들과 일말의 연관도 없어요. 안병서도 모르는 사람이고 조훈 어르신의 죽음은 이씨 집안 사람들이 벌인 짓이에요. 저랑 아무 상관 없다고요!”양의성이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고 싹싹 빌며 이씨 일가와 선을 그었다.“큰아버지, 이 녀석 어떻게 할까요?”조천룡이 고개 돌려 조웅에게 물었다.조웅은 아무 말 없이 앞으로 다가가 양의성 앞에 서더니 그를 내려다보며 말했다.“너랑 이씨 일가의 일은 내가 알 바 아니고, 범인이 누군지만 말해. 말하면 목숨은 살려줄게. 안 그러면 이씨 일가와 똑같이 처벌할 거야!”“말... 말할게요. 전부 다 말할게요!”양의성은 재빨리 머리를 굴리며 대답했다.“누구인지 알겠어요! 유진우 그 자식이 틀림없어요! 그 자식이 조훈 어르신을 해쳤어요!”“유진우? 많이 듣던 이름인데.”조천룡이 턱을 어루만지며 생각에 잠겼다.“도련님, 다 잊으셨어요? 애초에 그 자식이 도련님을 때렸잖아요!”양의성이 고자질을 해댔다.“그 녀석이었어!”조천룡은 불쑥 생각난 듯 험상궂은 얼굴로 말했다.“큰아버지, 유진우 그 녀석이 혐의가 제일 커요!”“그 사람 지금 어디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