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렇게 미쳐 날뛰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대낮에 홀로 선우 가문에 쳐들어와서 선우장훈의 목을 조인다는 건 그야말로 달걀로 바위 치기였고 죽음을 자초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인마, 봤어? 주변에 전부 우리 병사들이야. 뭐로 나랑 싸울 건데?”선우장훈이 흉악스럽게 웃었다.“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날 풀어주고 스스로 경맥을 자른 다음 바닥에 무릎 꿇고 빌어. 그럼 목숨을 살려줄지도 몰라.”“죽고 싶어?”유진우는 한 손으로 선우장훈의 목을 잡고 천천히 들어 올렸다. 눈빛이 서늘하기 그지없었다.“왜? 내가 못할 것 같아?”선우장훈은 전혀 겁먹은 기색이라곤 없이 건방을 떨었다.“그럼 날 건드려봐. 날 건드리면 너뿐만이 아니라 네 가족과 친구들 모두 죽는 수가 있어. 아, 그리고 네 여자 지금 지하실에 갇혀있어. 내 털끝 하나라도 건드렸다간 내 부하들이 차례로 달려들어 죽지 못해 사는 게 어떤 기분인지 제대로 보여줄 거야. 하하... 자, 건드려봐! 그 결과를 감당할 수 있겠어?”선우장훈은 마치 상대를 잡아먹기라도 하듯 박장대소했다.싸움을 잘해봤자 무슨 소용인가?실력이 강해봤자 무슨 소용인가?절대적인 권력 앞에 개인의 용기는 아무런 가치도 없었다.선우 가문에는 고수가 수두룩했고 군대까지 소유하고 있었다. 유진우의 실력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큰 풍파를 일으키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내가 정말 널 죽이지 못할 것 같아? 아니면 날 함부로 쥐고 흔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유진우가 냉랭하게 물었다.“허허... 그럴 배짱이 있어? 두 눈 똑바로 뜨고 봐봐. 넌 지금 독 안에 든 쥐야. 지금 할 수 있는 거라곤 무릎 꿇고 항복하는 것뿐이라고.”선우장훈의 기세는 여전히 꺾이지 않았다.“유진우, 당장 도련님을 풀어주고 보물 지도를 내놔. 안 그러면 조선미네 가족 싹 다 죽여버릴 거야.”조윤지가 큰소리로 협박했다.“너희들만 인질이 있는 게 아니라 나도 있어. 목숨 하나씩 바꾸자.”유진우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으려 애를 썼다. 조선미의
푹!날카로운 단도가 등을 찌르고 가슴을 관통했다.가슴을 뚫고 나온 칼끝이 시뻘겋게 물들었다.“윽...”조군수는 몸을 움찔했다. 이내 그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숙여 심장을 뚫고 나온 칼끝을 바라보았다. 피가 칼끝을 타고 천천히 흘러내리고 있었다.“뭐?”갑작스런 상황에 사람들은 전부 어리둥절했다.아무도 선우장훈이 갑자기 손을 쓸 거라고 예상하지 못 했다. 그것도 이런 치명타라니. ‘아까 이미 협상이 끝나지 않았나?’‘이 자식, 너무한 거 아니야?’“조 씨 아저씨?”유진우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얼떨떨했다.방금까지만 해도 그의 관심은 모두 선우희재와 조윤지에게 쏠려 있었다. 인질로 잡혀있는 선우장훈이 이런 일을 저지를 줄은 상상도 못했다.“자, 자네... 내 딸... 앞으로도 잘 부탁하네...”조군수는 말 한마디를 힘겹게 내뱉고는 천천히 고개를 떨구고 숨을 거두었다.“죽는 것도 일종의 해방이죠.”이 모습을 본 조윤지는 냉담한 표정을 지으며 아무런 흔들림이 없어 보였다.“셋째...”사람들 속에서 조군해는 비통한 표정을 지었다.어쨌거나 두 사람은 친형제로서 함께 자라고 함께 집안을 이끌어왔다.조군수의 죽음에 그는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감히 분노를 표하지도 못했다. 지금 살인마의 미움을 살 필요는 없다.“늙은 것! 죽어버려!”선우장훈은 흉악하게 웃으며 피범벅이 된 칼을 뽑더니 갑자기 조군수의 등을 걷어찼다.쿵!조군수의 시체는 높이 던져져 수 미터 밖에 있는 유진우의 발치로 떨어졌다.“조...조 씨 아저씨?”몸을 웅크리고 조군수의 맥을 짚어보던 유진우의 손끝이 떨렸다.방법이 없다.원래도 치명상을 입어 생명이 곧 소진될 터인데 또다시 치명타를 입었으니 이제는 영락없이 죽을 운명이다.“이 자식아! 상상도 못 했지? 주제도 모르고 나한테 덤비면 이 꼴 나는 거야!”사람을 죽인 후 선우장훈은 득의양양했다. “내가 너에게 또 한 가지 잔혹한 사실을 말해주자면 나는 네 주위 사람들을 다 죽
선우장훈은 깜짝 놀라 연거푸 뒤로 물러섰다.펑펑펑! 총소리가 연달아 울렸다. 하지만 모두 유진우를 스쳐 지나가서 그는 조금도 다치지 않았다.“저자를 막아라! 어서!”선우장훈은 안색이 변하더니 도망치려고 했다.‘젠장. 이 미치광이는 총도 무섭지 않나?’“뭘 멍하니 보고만 있어. 어서 도와주지 않고!”조윤지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군사들을 지휘하였다.“당장 돌아와!”유진우는 빛의 속도로 선우장훈을 따라잡고는 그의 머리를 움켜쥐고 뒤로 확 잡아당겨 그대로 바닥에 눌렀다.마치 죽은 물고기를 잡는 것 같았다.실수로 자기편을 쏠까 봐 총소리가 뚝 그쳤다.실력이 출중한 군사들도 즉시 행동을 멈추고 경거망동하지 못했다.“유진우! 경고하는데 함부로 굴지 마. 만약 그를 해친다면 너희도 무사하지는 못할거야!”조윤지가 소리 높여 외쳤다.“당장 멈추지 못할까!”선우 가문의 친족들이 분통을 터뜨렸다.이 순간 모두가 유진우의 공포스러운 살기를 느꼈다. 그러나 그들은 경솔하게 행동할 수도 없었다.“이 자식이! 너 신중하는게 좋을 거야. 만약 나를 다치게 한다면 네 온 가족이 봉변을 당할테니까!”선우장훈이 큰소리로 협박했다.비록 유진우에게 잡혔지만 주변이 모두 선우 가문 사람들이라 전혀 두렵지 않았다.그는 유진우가 가족의 죽음을 무릅쓰고 그에게 손을 쓸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너 정말 빌어먹을!”유진우의 두 눈은 거의 불을 뿜었고 손가락은 천천히 힘을 주었다.손끝의 괴력으로 인해 유진우의 손가락이 선우장훈의 살갗을 뚫고 두개골 속으로 파고들었다.피가 금세 선우장훈의 얼굴을 타고 흘렀다.“으악!”선우장훈은 비명을 질렀다. 죽음의 공포가 삽시에 그를 뒤덮었다.“잠깐! 멈춰!”순간, 선우장훈은 당황하여 굴복하기 시작했다. “이 봐! 진정해! 나를 죽이면 수많은 사람이 죽을 거야! 네 여자와 가족들을 생각해. 그들은 모두 너와 함께 땅에 묻힐 거라고!”“틀렸어. 묻혀야 할 사람은 너희 선우 가문의 사람들이야!”유진우는 손가락에 계속해서
“죽... 죽었다고?”조윤지는 멍해져서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유진우가 정말로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사람을 죽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게다가 선우희재의 친동생을 죽이다니! ‘이 자식! 네가 정말 죽을 죄를 짓는구나!’‘아뿔싸! 이제는 선미까지 봉변을 당하겠구나!’조군해는 속으로 욕을 하고는 한숨을 내쉬었다.셋째 동생의 죽음은 그에게 적지 않은 타격을 주었다.이제 두 조카까지 살아남지 못한다면 설상가상인 셈이다.그는 권세를 갈망하지만 가족의 생명을 해칠 만큼 원하지는 않는다.한동안 그는 자신의 선택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선우 가문과 관계를 맺은 것이 정말 옳은 선택이였는가?“건방진 것이!”“너 이 자식!”“망할 놈이! 해도 해도 너무하는구나!”잠시 멍해있던 선우 가문의 친족들이 노발대발하며 분분히 꾸짖었다.서울에서 자리를 잡은 이후로 선우 가문의 권위에 감히 도전하는 사람이 없었다. 하물며 그들 앞에서 선우 가문의 도련님을 잔인하게 죽이다니.이건 정말 간이 배 밖으로 나온 행동이다! “유진우. 당신은 오늘 선우 가문의 권위를 건드린 거야. 이제는 누구도 당신을 구할 수 없어.”선우희재가 싸늘하게 말했다.남동생의 죽음은 그에게 큰 동요를 일으키지 않았다.하지만 살인자 유진우가 공개적으로 선우 가문의 권위에 도발한 것은 반드시 죽음으로 그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조선미를 풀어줘. 그렇지 않으면 너희들은 모두 죽을 것이야!”유진우는 말하며 선우장훈의 시체를 발로 걷어찼다.쿵!선우장훈의 시체가 축구공처럼 튀어 올라 인육탄처럼 빠른 속도로 선우희재에게 부딪혔다.“흥!”선우희재는 코웃음을 치더니 선우장훈의 가슴을 세게 내리쳤다.펑!굉음과 함께 선우장훈의 시체가 순식간에 폭발하여 사방으로 튀어 올랐다.주위에 있던 선우 가문의 친족들은 눈앞이 피안개로 뒤덮였다.그들은 하나같이 아연실색하며 연신 뒷걸음질 쳤다.유진우도 이미 충분히 독한데 선우희재는 더 독하다. 친동생의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란 말인가?’하룻강아지 유진우가 보란 듯이 선우 가문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웬 건달들이 나타나서 위세를 떨치고나 있으니. 그야말로 무법천지다."선우 가문의 사람들은 잘 들어라. 즉시 조 아가씨를 풀어주어라.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오늘 목숨을 걸고 싸울 것이다!”장 영감은 강린파 제자들을 데리고 기세등등하게 앞으로 나아가 선우 가문의 군사들과 서로 대치하기 시작했다.‘우리랑 맞서겠다고? 당신들 주제에?’선우희재는 경멸하는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강린파는 무슨. 그의 마음속에서 그들은 그저 오합지졸에 불과하다.대군이 도착하기만 하면 그들은 손쉽게 학살당할 것이다.“유진우! 너무 순진한 거 아니야? 이런 깡패들로 선우 가문과 맞설 수 있을 것 같아? 헛된 꿈 꾸지마!”조윤지는 냉소를 지었다.강린파는 비록 세력이 작지는 않지만 선우 가문 앞에서는 건드리기만 해도 무너질 실력이다.“강린파가 만만하면 우리 약신궁은 어떠냐?”그때, 우렁찬 목소리가 갑자기 대문 쪽에서 울렸다.곧이어 선풍도골의 한 노인이 기개가 비상한 사람들을 데리고 한가롭게 걸어 들어왔다.그 사람들은 모두 나이가 오십은 넘어 보였고 긴 외투를 걸치고 있었다. 그들은 사람을 압도하는 기백은 없었지만 산처럼 두껍고 물처럼 깊은 내운을 뿜어냈다.아무도 쉽게 그들을 얕보지 못했다.이 자들은 바로 약신궁의 수장인 조안태와 장로 집사들이다.“이상한 일이군. 약신궁 사람들이 왜 왔지?”“약신궁은 세속의 일을 묻지 않고 분쟁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오늘은 어찌 된 일이지? 장로들이 총출동 했을뿐더러 줄곧 모습을 감추고 있던 약신왕까지 모습을 드러내다니.”“왠지 큰일이 일어날 것 같은 나쁜 예감이 들어요!”“...”약신궁 사람들이 나타나자 장내가 술렁였다.약신궁은 강남 전역에서도 세속을 초월한 존재다.언뜻 권세가 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인맥이 매우 넓고 모든 세력과 밀접하게 왕래를 하고 있다.사람은 누구나 아플 때가 있다. 그리고 병
“세상에! 하 총독? 저자가 왜 왔지?”“총독님의 기세를 보니 약혼식에 참석하러 온 것 같지는 않네요.”“쓸데없는 소리! 누가 약혼식에 저렇게 많은 군사를 데리고 옵니까? 소란을 피우러 온 것이 분명합니다!”“...”하용만의 등장에 현장은 순식간에 발칵 뒤집혔다.선우 가문의 친족들도 모두 굳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눈앞의 이분은 한 성의 총독이며 전체 남성의 군사 대권을 장악하고 있는 인물이다!종일품인 관리님이시다!진정한 지방 수석 장관 말이다!이런 큰 인물 앞에서는 아무리 위풍당당한 장군인 선우희재라 할지라도 기가 눌리기 마련이다.“육 형제, 어디 다친데는 없으시죠?”입장 후 하용만은 먼저 유진우의 안부를 물었다.“저는 괜찮습니다.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총독님.”유진우는 예의 바르게 고개를 끄덕였다.“괜찮으면 됐습니다.”하용만은 웃으며 시선을 선우희재에게로 돌렸다. 그리고 이내 안색이 다시 냉랭해졌다. “선우희재, 당신은 관위가 대단하군요. 자신이 3품 장군이라는 것을 믿고 각종 위세를 부리고 아무도 당신을 제압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요?”이 말은 사람들 앞에서 가차 없이 선우희재의 체면을 구겼다.“총독님, 오해입니다. 유진우가 찾아와 소란을 피운 것이고 저희는 그저 정당방위를 했을 뿐입니다.”상황이 심상치 않아지자 조윤지는 급히 변명을 늘어놓았다.“맞습니다. 유진우가 먼저 법도를 어기고 공개적으로 저희 가문 사람을 죽였습니다. 저희는 반드시 정의를 되찾을 것입니다!”선우 가문의 친족들이 맞장구를 쳤다.“전부 닥치지 못할까!”하용만은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내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른다고 생각하지 마시오. 당신들은 조선미를 납치한 것도 모자라 조군수까지 살해하고 온갖 악행을 저질렀소. 그야말로 하늘이 노할 악행이지!”이 말이 나오자 선우 가문의 친족들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그들이 먼저 일을 벌인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하 총독님, 저는 당신과 아무런 원한이 없습니다. 헌데 당신은 왜 매번 저와
노인은 위엄 가득한 얼굴로 위풍당당 걸어 들어왔다. 그의 몸에는 살기가 감돌고 있어 보기만 해도 으쓸해났다.“남궁을용 장군님이시다! 노장군님이 오셨어!”“세상에! 오늘 대체 무슨 일이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시던 노장군님까지 나타나다니!”“아뿔싸! 선우 가문에 큰 이변이 생기겠구나!”남궁을용이 나타난 순간 현장은 다시 술렁였다.하용만의 출현은 이미 충분히 놀라웠다. 하지만 남궁을용마저 소문을 듣고 찾아온 것은 정말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한때 호국대장군이었던 남궁을용은 세운 공이 어찌나 높은지 아무도 그를 능가할 수가 없다.그는 평생을 전쟁터에서 보냈고 거둔 제자가 만천하에 깔렸다.권세든 인맥이든 영향력이든 강남 전역에서 그를 능가할 사람이 없다.남성의 총독인 하용만도 그의 앞에서는 고개를 숙여야 한다.“내가 오늘 자네의 체면을 세워주러 왔네. 누가 감히 건방지게 구나 지켜보겠어.”남궁을용은 군말 없이 유진우의 곁에 서서 입장을 밝혔다.이 행동은 다시 한번 많은 사람들을 떠들썩하게 했다.“뭐? 노장군님이 저 자식 때문에 오셨다고? 그럴 리가!”“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저 녀석이 뭐라고 노장군님까지 출동한 거야?”“지금 상황을 보면 저 사람 무슨 대단한 배경이라도 있는 거 아니야?”많은 사람들이 속삭였다. 그들이 유진우를 바라보는 눈빛도 달라졌다.제일 처음에 그들은 유진우가 찾아와 소란을 피우는 것은 제 발로 죽음을 자초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알고 보니 상대방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온 것이다.어쩐지 선우 가문에게 선전포고를 하더라니 이렇게 강한 뒷배가 두 분이나 있는데 누구라도 그렇게 자신이 넘쳤을 것이다. “이... 이럴 수가!”조윤지는 믿기지 않는 듯 놀란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줄곧 유진우를 권세가 없는 무사로만 생각했다.그래서 처음부터 그녀는 유진우를 무시하고 업신여겼다.하지만 이제야 그녀는 자신이 말도 안 되는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깨달았다.유진우는 싸움을 잘할 뿐만 아니라 위험에 처했을 때 한 성의
“노장군님, 선우 가문과 남궁 가문은 여태껏 갈등이 없었는데 오늘과 같이 소란을 피우시는 것은 너무하신 것 아닙니까?”선우희재가 인상을 썼다.그의 현재 세력으로는 확실히 두 거장과 상대할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물러설 이유도 없다.선우 가문은 탑쓰리의 우두머리로서 당연히 그에 마땅한 내공과 실력을 가지고 있다.정말로 얼굴을 붉힌다면 누가 밀릴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다.“너무하다고? 선우 가문에서 먼저 소란을 일으키지 않았더라면 내가 어찌 여기에 나타났겠소? 설마 당신네 가문이 불을 지피는 것만 되고 우리가 불을 끄는 것은 허락되지 않는 건가?”오늘은 유진우의 생일이라 그는 어른으로서 풍우 산장에 가서 체면을 세워주려고 했다.그런데 일이 생겼다는 말을 듣고 그는 즉시 사람을 데리고 이곳으로 달려왔다.“선우희재, 문제를 일으키기 싫으면 당장 조선미를 풀어주어라. 그렇지 않으면 당신이 감당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질 거야!”하용만이 차가운 목소리로 위협했다.“희재 씨, 우리... 그만할까요?”조윤지는 침을 삼키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은 우리가 약혼하는 날이니 일을 크게 만드는 것도 좋지 않잖아요. 먼저 조선미를 풀어주어 상황을 진정시키고 보물지도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어떨까요?”“닥쳐!”선우희재는 화가 치밀어 그녀의 뺨을 후려쳤다.엄청난 힘에 조윤지는 비틀거리다가 넘어질 뻔했다.예쁜 얼굴이 삽시간에 빨갛게 부어올랐다.“희재 씨?”조윤지는 이글거리는 얼굴을 부여잡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그녀는 자신이 도대체 어떤 말을 잘못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세상 물정을 아는 사람이 으뜸이라는데 이럴 때는 잠시 후퇴해야 하는 것 아닌가?’“쓸데없는 것. 내 체면은 네가 다 구기는구나!”선우희재의 얼굴에는 못마땅함이 가득했다.선우 가문은 강남에서 수년간 군림하면서 아무에게도 굴복한 적이 없다.고작 협박 몇 마디로 명령에 따르면 선우 가문의 체면은 앞으로 어디에 둘 수 있겠나?백 년간 유지한 가문의 위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