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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5화

남궁은설이 자신을 비웃었다.

“친구로 생각했다고요? 그런데 왜 사촌 오빠를 해치고 날 납치한 건데요? 왜 그런 짓을 한 거냐고요!”

“그건...”

유진우는 순간 말문이 막혀버렸다. 사람을 때린 걸 방금 두 번이나 설명했지만 남궁은설은 믿지 않았다. 어쩌면 상대는 유진우를 이미 죄인이라고 단정 지었을지도 모른다.

지금 유진우가 뭐라 설명하고 결백을 주장하든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의심의 씨앗을 품기 시작하면 믿음은 완전히 사라지게 되니까. 이 점은 예전부터 진작 깨달았었다.

“왜 아무 말이 없어요? 이젠 더는 발뺌해봤자 아무 소용 없을 것 같아요? 우리 아빠 말씀이 옳았네요. 예전에 나한테 보였던 호의 전부 가짜라는 거. 다른 목적이 있어서 일부러 잘해준 거 맞네요. 난 진우 오빠가 아주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어요. 다른 사람과 달리 욕심도 없고 허영심도 없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인제 보니까 내가 정말 사람 잘못 봤네요, 그것도 아주 많이. 진우 오빠도 나한테 일부러 접근했던 그런 사람들이랑 다를 바 없어요. 위장에 능하고 남을 잘 속이잖아요. 그동안 날 속여서 재미있었어요? 진실도 모르고 하마터면 가족들이랑 등을 돌릴 뻔하니까 재밌었냐고요! 정말 실망이에요!”

마지막 한마디는 거의 포효하다시피 소리를 질렀다. 남궁은설의 두 눈에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진심으로 대하면 상대의 진심을 얻을 줄 알았다. 그런데 결국 돌아온 건 기만이었다. 남궁은설은 자신이 대체 뭘 잘못했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었다.

남궁은설의 말에 유진우는 잠깐 놀라는가 싶더니 이내 고개를 저으면서 가볍게 웃었다. 그녀가 이미 선택했다는 걸 알아버렸다.

가족들과 친구들 앞에서 남궁은설은 결국 가족을 택했다. 크게 비난할 것도 없기에 딱히 화도 나지 않았다.

“은설 씨, 실망하게 해서 미안해요.”

유진우는 설명도 하지 않았고 결백도 주장하지 않았다. 단지 눈빛이 점점 서늘해졌다.

“사실 은설 씨 말이 맞아요. 난 욕심도 많고 허영심도 많은 평범한 남자예요. 하지만 은설 씨를 속인 적은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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