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GN 그룹에서 이 돈을 감당하지 못하더라도 이진의 배후에는 AMC가 버팀목으로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들은 모두 빈틈을 파고들 생각을 하며 이진이 더 이상 가치가 없다고 생각되었을 때 포기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런데 그들이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그들은 결국 아무것도 갖지 못했다…….지금 그녀는 GN 그룹의 대표로 나선 것이 아니었기에 자금이 보장되진 않았다. 이진은 이 모든 것들을 분명히 알고 있었지만 계속 가격을 높였다. 누가 봐도 그녀는 오직 이기태를 무난하게 만들기 위해 가격을 부르는 것이었다.이기태는 이를 악물고 있었는데 그의 마음은 이미 난장판이 되어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아빠, 괜찮겠어? 정 안 되면 그만해, 혹시라도…….”이영은 상황을 지켜보더니 손바닥엔 땀이 가득했고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그녀는 이기태가 환청 프로젝트를 인수하려는 가격이 얼마인지 알고 있었는데 이미 예상한 금액을 너무 많이 넘어서 다 못해 예상했던 금액의 두 배 남짓했다.만약 정말 GN 그룹을 떠나 이 프로젝트를 쟁탈하려 한다면 분명 모든 것을 잃게 될 거다. 이영이 어쩌다가 정신을 차려 말리기 시작했는데 애석하게도 그의 아버지는 이미 눈이 돌아갔다. 그는 이영의 말을 전혀 듣지 못했는데, 만약 들었다고 해도 지금 상황에 도리어 그녀를 혼냈을 거다.지금 이기태는 이진의 뒷모습만 봐도 치가 떨렸다. 심지어 이기태는 남의 시선을 신경 쓸 겨를조차 없었다.“이 불효한 X, 감히 친아버지를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다니!”그녀를 욕하는 목소리는 낮았고 온통 심한 말들만 가득한 데다가 이기태의 이마에는 핏줄이 돌출되여 매우 험상궂었다.10여 라운드가 지나자 가격을 부르는 사람은 이진과 이기태 둘뿐이었다.모든 사람들은 재밌는 연극이라도 보는 듯했다.부녀 지간에 한 프로젝트를 가지고 쟁탈하는 것을 보는 건 흔한 일이 아니었다.“이기태 씨께서 또 천만 원을 추가하셨습니다. 이진 아가씨 께서도 더 추가하실 건가요?”윤이건은 다리를 꼰 채 계속 이진의 옆모습
경매장에 있던 많은 사람들은 이진이 경매 도중에 떠나는 것을 알아차렸다.일부 사람들은 그녀의 행동에 의혹스러워했지만 이해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오늘 경매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프로젝트를 손에 넣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무료로 받기까지 했으니 더 이상 경매장에서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을 거다.자리에 앉아 있던 윤이건은 이진이 떠나는 것을 보더니 그녀를 따라 경매장을 나섰다.만약 이진이 이번 경매에 참가하지 않았다면 윤이건도 참가하지 않았을 거다. 그가 오늘 온 것은 이진이 모진호 프로젝트를 얻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였다. 이게 바로 그가 방금 경매에 참여한 이유다. 한 걸음 물러서서 말하자면, 그가 모진호 프로젝트를 손에 넣었다고 해도 나중에 방법을 써서 이진에게 넘길 것이다.다들 윤이건과 이진의 사이가 좋지 않은 걸로 알고 있었기에 지금 그들의 모습에 다소 의아했다.“윤 대표님께선 이진 씨를 싫어하신다고 하지 않았어? 왜 따라가 신 건지…….”말소리가 끊이지 않았는데 주인공들은 이미 경매장을 떠났다.이때 이진은 이미 경매장 바깥으로 나와 지하 주차장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다.아마도 본능 때문인지 그동안의 경험 때문인지 그녀는 온몸에 닭살이 돋기 시작했는데 마치 뒤에서 누군가 그녀를 따라오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하지만 옆에서 그녀를 따르던 임만만은 아무런 눈치도 채지 못한 채 무언가를 말하고 싶어 안달이었다.“대표님…….”임만만은 말을 하더니 이진의 손을 덥석 잡았다.이진은 그제야 임만만이 경매장에서 자신에게 했던 말이 생각났다.“참, 방금 경매장에서 뭐 말하려고 하지 않았어?”이 말을 듣자 임만만은 눈을 가늘게 뜨며 싱글벙글 웃기 시작했다.“네, 대표님께선 그 신비한 경매인이 누군지 궁금하진 않으세요?”임만만의 갑작스러운 말에 이진의 방금 불안했던 마음은 온 데 간 데 사라지고 말았다.이진은 눈을 크게 뜨더니 엄숙한 표정으로 임만만한테 진지하게 물었다.“그 사람이 누군지 아는 거야?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사실
한편 윤이건은 이진이 떠난 방향을 따라 경매장을 나섰다. 그러나 연회장에 도착했을 때 유연서가 갑자기 나타나 그의 앞길을 막았다.방금 유연서는 신경이 온통 유호신에게 집중되어 너무 긴장되고 떨렸다. 그녀가 잠깐 딴 생각을 하고 있었을 때 윤이건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유연서는 너무 놀라 그를 따라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자세가 삐뚤어 하마터면 의자에서 넘어질 뻔했다. 그녀는 전혀 망설이지 않은 채 바삐 그를 쫓아갔다.만약 윤이건이 나가던 길에 이진이 납치되는 것을 보게 된다면, 혹은 이진을 구하기라도 한다면 계획이 모두 틀어질 것이다. 이런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그녀는 빠른 속도로 윤이건을 따라갔는데 너무 빨리 걷다 보니 하마터면 멈춰 서지 못할 뻔했다.유연서는 가능한 한 몸을 안정시켰지만 손을 통제하지 못해 그대로 윤이건의 등을 밀었다.갑자기 뒤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밀자 윤이건은 화가 났다.아마 보통 사람들이라면 크게 신경 쓰지 않았을 일이지만 그들 같은 대표들 사이에서 이런 행동을 벌인 건 큰 잘못이 분명하다.윤이건이 가볍게 눈살을 찌푸리며 돌아서자 유연서는 매우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그녀일 줄은 몰랐던 윤이건은 눈살을 더 찌푸리더니 짜증 섞인 표정으로 물었다.“왜? 뭔 일 있어?”“별건 아니고, 오늘 YS 그룹이 경매에서 아무 소득도 없어 오빠가 속상해할까 봐…….”유연서는 그저 윤이건을 이곳에서 나가지 못하게 막기 위해 말을 건넨 것이다. 다만 딱히 할 이야기가 없었기에 그녀는 아무 말이나 꺼내고 말았다.그녀의 말을 듣자 윤이건이 찡그리던 미간은 풀어지기는커녕 더 세게 찡그려졌다.“넌 내가 오늘 경매하러 온 건 줄 알아?”그가 말을 하자 유연서는 입꼬리를 오므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전에 회사 회의에서 분명 YS 그룹은 어떤 투자도 하지 않을 거라고 말했었잖아.”윤이건은 또박또박 말을 했는데 눈빛은 매우 진지했다.“연서야, 넌 YS 그룹 대표의 비서로서 이것도 기억 못 하는 거야?”그의 갑작스러운 질
핸드폰 너머 들려오는 소리에 윤이건은 전화를 끊어버렸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또 한 번 전화를 걸었는데 같은 알림을 듣고서야 핸드폰을 껐다.차가 아직 주차장에 있고 팔찌가 구석에 떨어져 있는 데다가 핸드폰이 갑자기 꺼진 상태다.이 모든 것들은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는 걸 알려주고 있기에 윤이건은 불안한 생각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지금 상황을 봐선 그녀한테 분명 사고가 났을 거야…….’이렇게 생각하자 윤이건은 가슴이 아팠는데 그가 나가려던 찰나 유연서가 그를 향해 달려왔다.유연서는 숨을 헐떡이며 윤이건의 앞으로 달려갔다. 그녀는 윤이건의 표정이 이상하다는 걸 단번에 눈치챌 수 있었다.“이건 오빠, 왜 그래…….”“방금 오면서 이진을 본 적 있어? 그녀가 갑자기 사라져 버렸어.”윤이건은 급한 마음에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아무나 붙잡고 묻고 싶었다. 한편 윤이건의 말을 듣자 유연서는 마음속으로 기쁜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유호신이 성공했나 보네…….’다만 그녀는 기쁜 마음을 숨긴 채 걱정스러운 표정을 보였다.그녀는 고개를 젓더니 윤이건의 눈을 보며 확신에 찬 눈빛으로 말했다.“이진 씨를 보진 못했어. 이 대낮에 설마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겠어?”유연서는 말을 하면서 능청스럽게 사방을 둘러보았다.“이건 오빠, 내가 함께 찾아볼 테니 너무 조급해 하진 마. 이진 씨는 분명 아무 일도 없으실 거야.”윤이건의 절박한 심정은 유연서의 말을 듣자 뜻밖에도 조금 위로되었다. 그가 갑자기 자신을 쳐다보자 유연서는 깜짝 놀랐다.“이건 오빠, 혹시 이진 씨는 사고 난 게 아니라 지난번 일을 오해하셔서 화 나신 게 아닐까…….”“오해?”윤이건은 급한 마음을 가라앉히고는 차분하게 물었는데 유연서가 하려는 말이 무엇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지난번에 사무실에서 오빠가 날 안고 있는 걸 이진 씨께서 보셨잖아. 그래서…….”유연서는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윤이건의 차가운 시선을 느껴 하던 말을 멈췄다.현재 윤이건은 이진이 반드시 사고 났
“윤 대표님, 이건 저희도 모르는…….”방금 전까지만 해도 당당했던 책임자는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말하는 목소리마저 떨렸다.“윤 대표님, 저희는 정말 모르는 일이에요.”그들은 모두 윤이건과 이진이 어떤 관계인지 알고 있었다. 모두 그들이 그저 계약 결혼한 사이인데다가 지금은 이혼한 상태인 것만 알고 있었다.이번 경매에서 이진한테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아무도 몰랐는데다가 윤이건이 이진의 일에 이렇게 신경을 쓸 줄은 더욱 몰랐었다.윤이건은 순식간에 어두워진 얼굴로 이를 악물며 말을 했다.“제대로 알아보세요.”보안실의 직원은 너무 놀라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키보드를 몇 번 만지작거렸지만 어디를 눌러야 할지 전혀 몰랐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책임자를 바라보았는데 당장 울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이, 이걸…….”“녹화 범위와 시간을 확대해 보세요.”책임자가 입을 열기도 전에 윤이건은 마치 명령을 내리듯이 말을 했다. 옆에 있던 책임자는 윤이건의 행동에 불만이 가득했으나 입을 열 용기조차 없어 그저 옆에서 어두운 표정으로 서있기만 했다.보안실의 직원은 얼른 그의 말을 따라 영상들을 빼냈다. 그래도 그들은 별 단서를 찾지 못했다.윤이건은 사나운 매와도 같은 눈빛으로 이를 악물며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러고는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경찰서에 전화를 걸었다.이와 동시에 한 수산시장의 작은 창고 안은 습하고 짠 데다가 비린내가 가득했다. 창고의 중간에는 비교적 굵은 나무 기둥이 있었는데 이진은 땅바닥에 앉은 채 두 손이 묶여있었다.그 외에도 검은색 옷을 입을 남자들이 서 있거나 앉아있었는데 모두 험상궂은 얼굴들이었다.“어떻게 됐어? 유호신한테 해결했다고 말했어?”이때 소파 위에 앉은 남자가 나른하게 입을 열었는데 명령적인 말투였다.그는 분명히 그들의 보스일 것이다.“보스, 제가 이미 유호신한테 메시지를 보냈으니 걱정 마세요. 하지만…….”말을 하던 남자는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건넸는데 갑자기 고개를 돌리더니 이진을
“보스, 얼마를 달라고 할까요?”핸드폰을 들고 있던 놈은 흥분된 표정을 하고 있었는데 유호신의 모든 것들을 빼앗고 싶어 안달인 모양이었다.“너무 많이 달라고 하진 마. 우리 한 사람당 2000만 원이면 되. 너무 많이 달라고 했다가 시간을 끌기라도 한다면 우리한테 불리해질 거야.”그들 보스는 담배를 피우고 있었는데 조금도 긴장한 기색을 보이지 않은 채 앉아있기만 했다.그들은 이 말을 듣자 흥분되어 덩실덩실 춤을 추고는 새로운 조건을 유호신에게 적어 보냈는데 말투는 분명 협박이나 다름없었다. 유호신이 이 돈을 이체하지 않는다면 그들도 손을 쓰지 않을 거다.[가격은 이미 상의했었잖아? 이제 와서 가격을 올리는 게 어디 있어?]보스는 유호신이 보내온 답장을 보더니 직접 핸드폰을 빼앗고는 메시지를 보냈다.[우리한테 이 여자의 신분을 말해주지 않았잖아. 그리고 YS 그룹에서 간섭을 해오는 상황인데 1억이 그렇게 많진 않잖아?]그들이 이렇게 협박을 해오자 유호신은 화가 나서 미칠 것 같았다. 그러나 사방에서 들려오는 경찰차 소리에 그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들이 이번 일을 해결하지 않고 그를 고발하기라도 한다면 큰일인 데다가 1억은 그에게 있어서 많지도 적지도 않은 돈이다. 유씨 가문의 세력이 널리 분포되어 있긴 하지만 그는 첩의 아들이라 그가 쓸 수 있는 돈은 한계가 있다.하지만 현재 상황으로서는 그들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다.이때 유호신은 갑자기 유연서의 억울한 표정을 떠올렸는데 그는 더 이상 주저하지 않고는 1억을 그들에게 이체했다.[방금 이체했어. 그러니까 꾸물거리지 말고 얼른 해결해!]입금된 소식과 유호신이 보낸 메시지는 동시에 접수되었는데 그걸 보자 납치범들은 너무 기뻐 춤을 출 것 같았다.“유호신한테 정말 1억이 있을 줄이야.”“이렇게 쉽게 보낼 줄 알았다면 조금 더 많이 달라고 했을 텐데. 뭔가 손해 본 기분이야.”돈이 입금되자 그들은 약속대로 진행하려고 준비하기 시작했다.이진은 눈을 감고 있었지만 심장
보스는 시종 그녀들의 반응을 관찰하고 있었다.그들이 총을 꺼내자 임만만은 몸을 심하게 떨더니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들이 보기에 임만만은 배짱이 큰 편이였다.반면 이진은 총을 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진 않았다. 이진은 눈도 깜빡이지 않았는데, 마치 눈앞의 그들을 못 본척하는 것 같았다.그러자 보스는 그녀에게 관심이 생겨 그녀의 앞으로 다가가 쪼그려 앉았다. 두목은 이진의 얼굴을 훑어보더니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허허, 재밌는 아가씨네.”전에 유호신은 이진을 처리하라고만 했지 죽이라고 하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그녀의 몸을 망가뜨리는 게 죽이는 것보다 더 악렬한 짓일 거다.보스는 방금까지 그녀에게 관심이 없어 아무 놈한테나 양보하려고 했는데 지금 생각이 바뀌고 말았다.그는 이런 일을 많이 해봤지만 총을 보고도 두려워하지 않는 여자는 처음이었다.게다가 이렇게 예쁜 여자도 처음이었다.그는 저도 모르게 침을 삼키고는 손을 내밀어 이진의 볼을 어루만졌다.바다 주변이라 그런지 이진의 체온은 다소 차가운 편이었다. 하지만 그가 즐기기엔 딱 좋은 온도였다.보스는 이진을 만지던 손을 멈추지 못한 채 목덜미와 턱까지 어루만졌다. 그의 눈빛은 단 1초도 그녀의 몸에서 떨어지지 않았다.한편 이진이 경매장 주차장에서 납치당한 소식이 온 데 간 데 퍼지고 말았다. 윤이건이 아무와도 말하지 않았지만 책임자 측은 그들이 책임을 지게 될까 봐 가능한 한 사람들을 동원했다.결국 경매장에 있던 모든 직원들이 이 일을 알게 되었다.순식간에 모든 직원들은 공포에 빠지고 말았는데 이 일이 자신과 연관되기라도 할까 봐 걱정된 거였다.결국 한시혁도 이 소식을 듣게 되었는데 그는 운전기사를 시켜 차를 돌려 경매장으로 되돌아갔다.경매장에서는 주차장의 CCTV만 확보할 수 있었는데 윤이건이 경찰 측과 연락한 덕분에 빠른 속도로 의심 가는 차량 한 대를 포착할 수 있었다. CCTV 속의 검은 SUV 차량을 보자 윤이건은 그들을 죽이고 싶은 심정이 들기 시작했다.“윤 대표님, 걱
“허허, 너무 급해하진 마. 내가 뭐 할지는 곧 알게 될 거야.”보스는 흉악한 미소를 지으며 상의를 벗었는데 이때 허리춤에 있던 총이 그대로 드러났다.모두가 주의하지 않는 틈을 타 이진은 몰래 미소를 지었다.‘다른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치더니 자기가 어떻게 죽을지는 모르나 봐.’보스가 이진의 옷을 벗기려던 찰나 갑자기 하체가 심하게 아프기 시작했다. 이진을 보자 그녀는 발로 보스를 걷어찬 후 그의 이그러진 이목구비를 보며 냉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뒤에 놓인 손을 풀어진 밧줄에서 빼냈다.사실 임만만이 그들과 다투고 있을 때 그녀는 이미 밧줄을 풀었는데 지금까지 기다렸던 이유는 그녀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조금의 실수도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다만, 이 정도로는 턱도 없이 모자랐다.이진은 여전히 바닥에 앉아 있었는데 보스는 돼지를 잡는 듯한 비명소리를 질렀다. 이진은 그의 모습이 웃기기도 하고 얄밉기도 했는데 그녀는 얼른 팔을 앞으로 내밀어 그의 허리춤에 있던 총을 빼냈다.이때 임만만은 창고의 다른 편에서 납치범의 몸 밑에 깔려있었다. 그 납치범이 손을 임만만의 셔츠에 넣으려는 찰나 보스의 비명소리가 들려와 그는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그놈이 고개를 돌려 상황을 파악하려던 찰나 이진이 그를 향해 총을 쏘았다. 그녀는 그의 머리나 심장을 향해 쏜 것이 아니라 허리를 쏘았다. 허리를 쏜다면 많은 출혈을 일으키지만 단기간에 목숨을 잃지는 않는다.“아!”원래 임만만은 죽고 싶은 심정으로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남자의 음흉한 웃음소리와 역겨운 비린내를 맡고 있던 찰나 총소리가 들려오자 그녀는 본능적으로 소리를 지르고는 눈을 떴다.하지만 눈앞의 장면에 임만만은 입을 크게 벌리고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그녀는 지금 총을 든 사람이 이진이고 쓰러진 사람이 납치범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이진은 임만만의 표정을 알아차리고는 그녀를 향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를 안심시키려고 했다.만약 애초에 그녀가 이 아이를 비서로 데려오지 않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