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배서준은 제대로 생각해 보지도 않고 다짜고짜 약속을 한 것이다.배서준은 말문이 막혀 겸연쩍게 웃고는, 이 비서가 가져온 따뜻한 차를 마시기만 했다.이건은 배서준이 연장자라는 점을 고려해 대답을 재촉하진 않았다.배서준은 이건이 자신을 놓아줄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이건은 제대로 된 대답을 들을 때까지 기다릴 기세를 보이고 있었다.배서준은 결국 한숨을 내쉬었다.‘요즘 애들은 왜 하나같이 고집이 이렇게 센 거야?’배서준은 결국 찻잔을 내려놓고 입을 열었다.“내가 해명을 돕겠다고 약속을 하긴 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가 당사자로서 직접 나서는 건 더 안 좋은 방법인 것 같아서 그래. 게다가 윤 대표의 능력으로는 쉽게 배후에서 일을 벌인 사람을 찾아낼 수 있었을 텐데, 왜 더 쉬운 방법을 쓰지 않고 나 같은 늙은이더러 나서라는 거야? 이번에 내가 나서고 난 후, 또다시 이런 일이 생긴다면 또 나를 부를 생각인 거야?”배서준은 이건을 설득하기 위해, 대답을 하는 것보단 질문을 던지기만 했다.배서준은 입을 삐죽거리며 말을 이어갔다.“나 같은 늙은이는 언제 죽을 지도 모르는데,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내가 나설 수는 없잖아. 안 그래?”배서준은 자신의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모두 이건에게 털어놓았다.그 말을 들은 이건은 머리가 아프기만 했다.“저도 당연히 도와주고 싶죠.”“도와줄 생각이 있다면, 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보고만 있는 거야? 사랑하는 아내에게 이렇게 큰일이 일어났는데 얼른 도와주지 않고 뭐 하는 거야?”배서준의 믿을 수 없다는 눈빛은 마치 바보를 보는 것 같았다. 이건은 입꼬리를 오므리더니 말했다.“이진은 제 도움이 필요 없거든요.”이건이 진짜 관여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진의 능력으로는 배후의 사람을 조사해 낼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이진은 배후의 사람을 폭로하지 않고 배서준을 불렀으니, 이건도 무슨 원인인지 알 수 없었다.유일하게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이진은 배서준이 이곳에 남아 있기를
마지막 연주는 관중들의 시각과 청각을 모두 깊이 사로잡았다.많은 사람들은 피아노 연주에 빠진 채, 인터넷을 떠들썩거렸던 여론들을 모두 잊어버리고 말았다.연주회가 끝난 뒤, 이진은 채 못 했던 말들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그리고 유언비어를 퍼뜨린 사람이 멈추지 않는다면, 자신도 법률을 통해 자신의 권익을 보호하고, 상대방과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그러자 총명한 네티즌들은 뭔가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렸다.이진의 말은 마치 누가 유언비어를 터뜨린 것인지 알고 있는 것만 같았다.팬들은 이진이 최근 겪은 억울함과 모욕들을 떠올리며 분노하기 시작했다.그리고 모두 이진이 알고 있는 사실들을 대중에게 공개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AMC 그룹, 대표 사무실.“대표님.”만만은 한 뭉치의 서류를 이진의 책상 위에 올려놓고, 고개를 들어 이진을 보며 가볍게 입을 열었다.“네티즌들이 모두 유언비어를 퍼뜨린 사람의 정보를 공개해 달라고 말하고 있어요. 차라리 사실대로 공개하면 안 될까요?”만만의 생각은 네티즌들과 마찬가지로, 배후의 사람이 공개되어 엄중한 징벌을 받기를 바랐다.‘대표님께서 지금까지 겪었던 억울한 일들을 이대로 넘어갈 수는 없잖아.’만만은 이진이 배후의 사람을 밝히지 않는 것이,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았다.‘혹시 대표님이 걱정하시는 일이라도 있는 건가?’이진은 눈썹을 찡긋거리더니 뭔가 생각이 난듯한 표정을 지었다.“그럴 필요 없어.”이진은 자신을 악의적으로 헐뜯는 사람이, 얼마 지나지 않아 자기가 판 무덤에 묻힐 것이라고 믿었다.그러기에 이진이 굳이 이 일에 신경 쓸 필요는 없었다.이진은 더 이상 이 이야기를 언급하고 싶지 않아, 눈동자를 굴리더니 말했다.“됐어, 이 일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넌 돌아가서 하던 일이나 해.”이진이 이렇게 말한 이상, 만만은 고분고분 사무실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이때 다급한 전화벨 소리가 연이어 울렸다.연주회가 정식으로 시작되기 전까지, 간담이 서늘했던 투자자는 예상했던 것과 달리 엄청난
이영은 새빨개진 눈으로 손톱을 세게 누르며 스크린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그 모습은 마치 스크린에 구멍을 뚫으려는 것 같았다.이때 이영이 이진에 대한 증오는 극에 달했다.하필 이영이 다른 짓을 벌이기도 전에, 누군가가 먼저 이영을 찾았다. 핸드폰에 끊임없이 걸려오는 전화를 본 이영은, 당황한 마음에 얼른 전화를 끊으려고 했지만 실수로 수신 버튼을 누르고 말았다.“드디어 전화를 받으시네!”남자가 욕설을 퍼붓는 목소리가 순식간에 전화 너머 울려 퍼졌다.“네가 끝까지 전화를 받지 않는다면, 집에 전화를 걸려고 했거든.”집에 전화를 건다면 이기태도 이 일을 알게 될 것이다.이영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는 말했다.“안 돼! 집에 전화를 거는 건 절대 안 돼!”“그건 당신이 하는 거에 달렸지, 안 그래?”남자는 비꼬는 듯한 말투로 말을 이어갔다.“이영 씨, 지금 상황은 당신이 애초에 말했던 것과 너무 다르잖아. 분명 당신이 보낸 뉴스를 올리면 분명 큰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잖아. 지금 당신이 준 가짜 뉴스 때문에, 우리가 업계에서 쫓겨나기 생긴 건 알아?” 이영 혼자 만의 힘으로는, 며칠 만에 이진을 이 지경까지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며칠 전의 여론이 갈수록 커지게 된 것은, 모두 이영이 몰래 놈들과 손을 잡은 것이다.이영이 준 재료가 꽤나 믿음직해 보였고, 이영의 신분 때문에 그들도 별로 의심하진 않았다.‘결국 이영 그년한테 속았을 줄이야!’남자는 그동안 일어난 일들을 떠올리더니, 당장이라도 이영을 목 졸라 죽이고 싶었다.그러나 이영의 신분을 생각하며 겨우 이성을 잡고는 말했다.“이영 씨, 이 일의 책임은 당연히 당신이 져야겠지?”“뭘 원하는데?”이영은 남자의 협박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60억! 이것보다 적어서는 안 돼!”남자는 이영의 약점을 알고 있기에, 이영이 거절하기 전에 느릿느릿 말을 이어갔다.“이영 씨, 하루 내에 돈을 보내지 않는다면, 당신이 벌인 짓들을 모두 인터넷에 까발릴 거야. 그때가 되면 이씨
백윤정은 총명하고 야망이 있는 여자다.이기태에게 시집온 그녀는 겉으로는 온화하고 가족을 돌보는 좋은 부인이다.그러나 사실은 이기태의 부인이라는 신분을 이용하여 몰래 자신의 욕심을 채웠다.짧디짧은 몇 년 사이에 백윤정은 남편 몰래 여러 개의 회사를 설립하였고, 하나 또 하나의 프로젝트에 투자하였다.이번에 이영을 돕기 위해 사용한 것은, 바로 백윤정이 따로 숨겨둔 개인 자산이다.만약 이영을 상대하는 것뿐이라면, 이진은 이 일에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지만, 이기태가 이 일을 알게 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지 꽤나 궁금했다.그들 가족이 여러 차례 이진을 불쾌하게 만들었기에, 이진은 모처럼 복수할 만한 기회를 제대로 이용하려고 했다.이진은 컴퓨터를 끄고 핸드폰을 꺼냈다.“이진?”이기태는 이 시간에 회사에 있었는데, 마침 물건을 정리하고 떠나려던 참에 이진이 전화를 걸어온 것이다.이기태는 지난번의 프로젝트에 관한 일이라고 생각하고는, 득의양양해하며 입을 열었다.“드디어 생각이 바뀌었나 봐? 아빠가 처음부터 말했듯이 우린 한 가족이니.”“이건 씨도 없는데 굳이 연기를 하실 필요는 없지 않나요?”이진은 마치 이기태를 비꼬듯이 말했다.전화 너머의 이기태는 이진의 말을 듣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이때 이진은 화제를 돌리고는 느릿느릿 말을 꺼냈다.“사실 이기태 씨에게 알려줄 일이 있거든요. 제가 방금 이영의 은행 계좌에 갑자기 60억이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송금한 사람은 당신의 부인인 백윤정 씨 더라고요.”이진은 말을 마치고 나서 전화를 끊고, 은행 송금 계산서를 이기태에게 보냈다.곧이어 이기태가 아무리 전화를 걸어오든, 이진은 모두 무시하였다.“이 썩을 년!”이기태는 가슴이 심하게 아파, 실수로 핸드폰을 떨어뜨릴 뻔했다.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이진이 말한 60억이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내는 것이다.이진이 보낸 은행 송금 계산서가 가짜 같아 보이진 않았기 때문이다.이기태는 자신의 계좌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이진에게 골탕을 먹일 수만 있다면, 이영은 뭐든지 하려고 했다.이영은 빠르게 생각해 보더니, 대담한 방법을 생각해 냈다.‘차라리 이진 그년이 다시는 알짱거리지 못하게 죽여버리는 게 낫겠어!’이영은 이를 악물고는 보안이 소홀해진 틈을 타, 감시 카메라를 피해 AMC 그룹의 지하 주차장으로 소리 없이 침입했다.그리고 이진의 차를 찾아내고는 이진의 차에 몰래 수작을 부렸다.이영은 회사 내부의 감시 카메라를 피했기에, 정말 이진에게 사고가 난다 하더라도 자신에게 책임이 생기진 않을 것이라고 착각했다.이진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모두 이진 스스로에게 달렸다.이영은 입술을 오므리더니 음산한 미소를 지었다.‘이번엔 반드시 죽을 거야! 네가 죽어야만 이건 오빠를 포함한 네 모든 것들이 내 것이 될 거야.’한편 이영의 야심찬 계획에 대해 모르고 있었던 이진은, 여전히 회의에 전념하고 있었다.회의가 끝나자 마침 퇴근 시간이 되어, 이진은 백미러에 비친 익숙한 그림자를 발견하지 못했다.이진은 운전을 하며 블루투스 이어폰을 끼고 루트에게 전화를 걸었다.이때 갑자기 차가 심하게 흔들렸는데, 이진은 단번에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했다.‘누군가가 내 차에 손을 댔나 보네.’이진의 목소리가 잠깐 끊겨버리자, 루트도 함께 긴장하기 시작했다.“대표님, 왜 그러세요?”“괜찮아.” 이진은 붉은 입술을 오므리고 더 이상 말하지 않고는, 이어폰을 빼고 브레이크를 밟았다.‘역시 브레이크에도 문제가 생겼네.’이진은 차갑게 웃더니 짧디짧은 몇 초 사이에 여러 개의 방법을 생각해 냈다.어떤 방법을 써도 다치는 것을 피면하진 못하겠지만, 적어도 이대로 죽진 않을 것이다.‘내가 죽는 건 꿈도 꾸지 마!’이진은 일찍이 정희와 함께 레이싱의 여왕이라고 불렸기에, 차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었다.이진은 시종 침착함을 유지하며 차를 넓은 교외로 몰고는, 가장 안전한 방향을 선택하여 차를 들이박았다.“쾅” 하는 격렬한 소리와 함께, 이진은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안전한 자세를
이진은 이기태에게 경고를 주기 위해 일부러 미끼를 던진 것이다.얼마 지나지 않아, 비서는 AMC그룹이 GN그룹을 압박한 탓에, GN그룹의 주식이 폭락하였다는 것을 알아낼 수 있었다.이기태는 이 소식을 듣고 하마터면 쓰러질 뻔했다.이기태는 바로 핸드폰을 꺼내 이진에게 전화를 걸고는,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네가 드디어 미쳤나 봐! 지금 GN그룹에 뭔 짓을 한 거야? 당장 그만두지 못해?”“이기태 씨, 절 훈계하시는 것보다, 차라리 당신 딸이 저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한번 알아보시죠.”이진은 차가운 표정을 지으며 냉정한 어조로 말했다.‘이영이랑 관련이 있다고?’이기태는 마음이 순식간에 내려앉았다.“그게 무슨 말이야?”이영은 항상 도를 지나친 행동을 벌여왔다. ‘설마 이영이가 이진에 대한 유언비어들을 터뜨린 것도 모자라, 설마 더 심한 일을 벌인 거야?’하지만 이진은 이기태에게 제대로 말해줄 생각이 없었다.이진은 더 이상 그들이 이런 짓을 벌이는 것을 눈 감아 주지 않기로 했다.‘만약 이기태가 이영을 지지해 주지 않았다면, 이영도 분명 내 차에 손을 댈만한 배짱이 없었을 거야.’이진은 벽에 걸린 벽시계를 힐끗 쳐다보고는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이기태 씨, 제가 한 시간을 드릴 테니, 한 시간 내에 제가 만족할 만한 답장을 주지 않으신다면, AMC는 계속해서 GN그룹의 주식에 손을 댈 것입니다.”이진은 이렇게 말을 내던지고는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눈을 감고는 잠시 정신을 가다듬었다.전화 너머의 이기태의 머릿속에는 온통 이진의 마지막 말이 맴돌았다.이기태는 이진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에, 감히 이진의 말에 반박할 수 없었다.결국 이기태는 회사를 떠나 차를 몰고 가장 빠른 속도로 집으로 달려갔다.그리고 한편으론 비서더러 이영이 또 몰래 무슨 짓을 벌인 것인지 알아보라고 했다.이영의 행방은 아주 찾기 쉬웠다.AMC그룹의 주차장에서 행적을 드러내진 않았지만, 부근의 몇 개 거리에서는 모두 이영의 모습을 찾을
짧디짧은 몇 시간 내에 GN그룹의 주식이 엄청나게 폭락하자, 많은 사람들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로 인해, 언론들은 모두 GN그룹의 주식에 관심을 돌리게 되었고, 구경꾼들은 심지어 GN그룹이 언제 파산할 것인가를 예측하는 투표를 진행하기도 했다.뉴스를 본 이건은 왠지 이 일이 이진과 관련되었을 수도 있다고 느꼈다.이진이 아직 별장에 돌아오지 않은 데다가, 이 뉴스를 보자 이건은 머리가 복잡했다.이건은 차가운 얼굴로 핸드폰을 거두고는 바로 AMC그룹으로 달려갔다.이진의 이마에 난 상처는 그다지 심각한 편은 아니었지만, 이를 발견한 만만이 이진의 거절에도 불구하고 강제로 상처를 간단히 처리해 주었다.만만은 이진이 회사로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혹여나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긴 것일까 봐 급히 회사로 돌아온 것이다.만만의 예상과는 달리, 문제가 생긴 사람은 이진이었다.뿐만 아니라 이진에게 손을 댄 사람은 이진의 가족이다.‘그 세 식구는 그러고도 사람이야? 만약 대표님의 운전 기술이 능숙하지 않으셨으면, 지금쯤 아마.’만만은 감히 더 생각하지 못하고는, 손에 든 거즈를 내려놓고 부드럽게 물었다.“대표님, 아직 한 시간도 안 됐는데 먼저 좀 쉬실래요? 제가 이곳을 지키고 있을 게요.”“그럴 필요 없어.”‘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 안심할 수 있어.’이진은 차갑게 웃으며 시간을 힐끗 보았는데, 거의 약속한 시간이 다 되었다.이진은 오히려 이기태가 어떤 대답을 줄 것인지 매우 궁금했다.그러나 이기태의 대답을 듣기 전에, 뜻밖의 사람이 이진의 사무실을 찾아왔다.사무실 문이 밖에서 열리더니, 밖에 서 있던 남자가 안으로 들어왔다.우월한 기럭지와 아름다운 이목구비를 뽐낸 남자는 바로 이건이었다.“이건 씨, 왜 갑자기 오신 거예요?”이진은 멍하니 있다가 문득 무언가 생각나 손으로 이마를 가렸지만, 이제 와서 상처를 가리기엔 이미 늦었다.“이마는 왜 그런 거야?”이건은 이진의 다친 이마를 보고는, 앞으로 나아가 이마를 가리려던 이진의 손을
만만은 예상하지 못한 반응에 어리둥절했다.‘내가 잘못한 건가?’“혹시 윤 대표님을 보낼 생각이 없으셨던 거예요?”만만은 그제야 상황을 알아차리고는, 코를 만지며 겸연쩍게 말했다.“윤 대표님께서 아직 멀리 가지 않으셨으니, 제가 당장 찾으러 갈게요.”‘이미 보낸 사람을 다시 불러올 수는 없지.’이진은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먼저 나가 봐.”한 시간이 지났지만, 이진은 여전히 이기태의 연락을 받지 못했다.이진은 잠시 생각을 거두고 행동을 개시하였다.이진은 더 이상 마음 약하게 먹지 않고, GN 그룹을 압박하는 강도를 높였다.이대로라면 얼마 지나지 않아 GN그룹이 파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GN그룹은 애초에 이기태가 이진의 어머니에게서 빼앗은 것이기에, 이진은 이대로 GN그룹을 없애 버리는 건 마음이 아팠다.‘이기태가 이영에 대한 사랑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컸나 봐.’ 분명 GN그룹으로 협박하였는데도, 이기태는 마음을 모질게 먹고 이영을 이곳으로 끌고 오지 않았다.‘부녀지간의 사이가 정말 좋은가 보네.’이렇게 된 이상, 이진은 이기태에게 GN그룹이 파산되는 것을 눈 뜨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을 선물해 주려고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20% 하락했던 GN그룹의 주식이 또 5% 폭락했다.GN그룹의 기술자들은 온갖 방법을 써보았는데도, 이진의 공격을 막아낼 수 없었다.결국 책임자는 울며 겨자 먹기로 이기태에게 전화를 걸었다.한편 이기태 쪽의 상황은 아직도 마무리되지 않았다.이기태가 아무리 꾸짖어도 이영은 시종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이기태는 이영의 고집에 화가 나다 못해 미쳐버릴 직전이다. 이때 책임자가 안 좋은 소식을 보고해오자, 이기태는 완전히 미쳐버리고 말았다.“쓸모없는 놈들, 월급은 제때에 받아 가면서 고작 이 정도 일도 처리 못해? 잘 들어,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주식이 폭락하는 건 막아야 돼.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면, 너희들 모두 해고야!”이기태는 마지막 한마디를 마치고는 핸드폰을 세게 집어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