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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5화 자신을 내세우다

“이건 오빠, 아빠가 말해줬을 땐 안 믿었었는데 오빠가 정말 올 줄은 몰랐어.”

백정아는 수줍은 표정으로 윤이건을 보며 말했다.

백정아는 윤이건의 앞에서 마치 남자라곤 만나본 적 없는 처녀인 척 연기하고 있었다.

반면 윤이건은 예의를 지키기 위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백세진은 옆에 서서 백정아와 윤이건을 보더니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어색하게 손을 비비더니 빙그레 웃으며 입을 열었다.

“이건아, 우리 정아는 벌써 결혼할 나이가 됐는데 결혼 생각을 아예 안 하고 있어서 문제야. 얼마 전에 이건이 네가 이혼했다는 소식을 들었어.”

원래 무표정을 하고 있던 윤이건은 이 말을 듣자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

“우리가 이렇게 오랫동안 이웃으로 지내온 데다가 네 할머니와 정아 엄마도 아주 친한 사이니까…….”

“아빠도 참! 이런 얘기는 왜 꺼내는 거야.”

백세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백정아는 부끄러워하며 그의 말을 끊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부끄러워하는 것 같았지만 사실은 엄청 기뻐하고 있었다.

백정아는 뚫어져라 윤이건을 쳐다보며 말했다.

“아빠는 내가 빨리 시집갔으면 좋겠어? 그래도 오늘 아빠 생일인데…….”

두 사람은 마주 보더니 바로 서로의 뜻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다만 윤이건은 그들의 예상했던 것과 달리 그들의 가식적인 대화에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백씨 네 두 부녀가 맞장구를 치든 말든 그는 신경 쓰지도 않고 끼어들지도 않았다.

윤이건은 지나가던 웨이터에게서 샴페인 한 잔을 받고 혼자 마시기 시작했다.

‘차라리 집에서 이진이랑 함께 드라마를 봤으면 좋을 텐데. 아니면 이진을 데리고 이 파티에 왔으면 아무리 지루한 상황이라도 좋았을 거야.’

윤이건의 차가운 태도에 백세진과 백정아는 난감해 계속 말을 이어갈 수 없었다.

이때 연회장의 무대 불빛이 갑자기 밝아지더니 백정아가 무대 위로 걸어갔다.

윤이건의 곁을 지날 때 그녀는 무심한 척하며 윤이건의 어깨를 스치기도 했다.

백정아가 무대 위에 올라가자 연예인의 기질이 순식간에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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