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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2화

작가: 영준
손 어르신이 피식 웃었다.

“전설이 존재하냐고요? 무학에서는 종사 정도면 이미 최강자라고 할 수 있죠. 지난 수십 년 동안 단 한 번도 전설적인 강자를 본 적이 없어요. 심지어 권의를 터득한 강자도 몇 명 못 봤어요. 그들은 전부 자취를 감췄거나 아니면 전설 이상의 또 다른 무학의 경지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 경지를 찾아 떠났을지도 모릅니다.”

그는 남지훈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이내 말을 돌렸다.

“도련님, 절대로 인간의 욕심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돈 버는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사람 마음이란 게 2천만 원을 벌면 또 2천만 원을 벌고 싶고 2억 원을 벌면 또 20억 원을 벌고 싶어지죠. 이렇게 인간의 마음은 끝없는 욕심으로 인간의 본능을 자극하기도 한답니다. 딱 지금 도련님처럼 종사 위에 전설이 있다는 말을 들으니까 막 전설이 되고 싶고 그러하잖습니까?”

남지훈은 무심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저도 그런 경지에 오르면 과연 어떤 전투력이 분출될지 정말 궁금해요.”

손 어르신이 손을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전설에 오를 정도면 그때는 감히 무학이라 부를 수 없어요. 그건 무학의 범위를 넘어선 도! 우리는 흔히들 무학의 도 무도라고도 부르죠!”

도라는 도자 하나만 나와도 손 어르신의 눈빛은 정열로 이글거렸다.

이것 또한 그가 추구하는 목표이기도 했지만, 자신의 미천한 능력으로는 이 목표를 결코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무도라…”

또 하나의 신조어였다.

손 어르신은 확실히 남지훈보다 무학에 대해 아는 게 훨씬 많았다.

비록 남지훈의 무학이 이미 상당히 뛰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손 어르신이 볼 때 현재의 남지훈은 그저 백치미에 불과했다.

손 어르신이 입을 열었다.

“도련님은 그래도 아직 젊으셔서 무도를 연마할 시간이 많잖아요. 전설급은 도련님이나 저에게도 그리고 요즘 무예를 수련하는 사람들에게도 차원이 다른 경지입니다. 어쩌면 도련님이야말로 제가 본 사람 중에 제일 가능성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외부에서는 남지훈에 대한 평가가 매우 높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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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 어르신이 남지훈의 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저는 제 권법으로 도련님을 막을 수 있었지만 소위 말하는 권의… 저는 아직 완전히 이해하기는 힘드네요.”그의 말마따나 스스로 깨달으면 깨달았고 깨닫지 못하면 영원히 깨닫지 못하는 법이었다.남지훈의 주먹은 이미 그만의 스타일이 있었지만 그는 여전히 태극권을 구사하고 있었다.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듯이 남지훈은 이미 이 분야에서는 손 어르신보다 한 수 위였다.남지훈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어르신님은 아직 연세가 많으신 것도 아니고 앞으로 기회는 얼마든지 있을 겁니다.”손 어르신은 남지훈이 자신을 위로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머쓱하게 웃었다.“저는 이 나이에 큰 욕심도 없어요. 오히려 도련님이야말로 앞날이 창창하십니다. 그래도 그 지하 클럽 사람들을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이 가면이 잠시나마 도련님을 숨길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알겠습니다.”남지훈은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지하 클럽의 능력으로 봤을 때 그들이 진짜로 그를 찾고 있었다면 진작에 이미 그를 찾고도 남았을 것이다.하지만 그를 찾아온 이가 없었으니 아마도 그의 정체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다.복싱 경기는 한 번으로 충분했다.단 한 번의 복싱 경기로 귀면에 대한 전설이 서울 지하 클럽에 길이길이 남게 되었다.다음 날 남지훈과 소연 그리고 전 어르신은 서울을 떠났다.그들의 목적이 이미 달성된 셈이었다.애초에 이선호를 저지하고 흑호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이 그들의 목적이었다.사실 이선호쪽이라면 남지훈은 아직 시간적 여유가 많았다.또한 지금 이선호를 찾아가서 결판을 내는 것은 거의 현실적으로는 어렵다는 것을 그도 알고 있었다.비행기에 오른 뒤 전 어르신이 먼저 말을 꺼냈다.“아참, 어젯밤에 누가 찾아와서 자네를 이적시킬 의향이 없느냐고 물었어.”그는 어처구니가 없었다.남지훈은 그의 휘하 복서가 아닐뿐더러 단지 그의 이름을 달고 서울에서 불법 경기를 한 번 치렀을 뿐이었다.그런데 이적 얘기가 어떻게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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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상우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이선호에게 마치 일종의 깨달음을 주는 것 같았다.그의 눈동자에서 빛이 번쩍였다.“그래 맞아, 바로 그거야! 그놈이 확실치 않더라도 우리에겐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어. 지하 클럽 주인도 그놈을 찾고 싶어 하잖아? 그럼, 그게 바로 남지훈이야! 그렇게 되면 적어도… 그놈에게 골탕 먹일 수는 있겠지!”이선호의 계획은 꽤 그럴싸했다.하지만 막상 실행에 옮기려니 지하 클럽 배후에 있는 사람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막막했다.그 사람은 둘째 치고 호 어르신 같은 그런 큰 조직의 보스도 그들은 찾아내지 못했다.하지만 이선호에게는 언제나 그렇듯 자기 나름의 방법이 있었다.J 도시.소연은 대승 그룹의 임원들을 소집하여 한창 회의를 열고 있었다.소연은 방금 최신 시장 보고서를 받고 나서 회사에 새로운 전략을 세우고 있었다.그녀는 보고서를 꼼꼼히 훑어본 후 그룹사 임원들을 향해 말했다.“여러분,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대승 그룹의 국내 장비 점유율이 현재 3%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도 계속 상승 추세 중에 있습니다!”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박수갈채가 쏟아졌다.물론 3%라는 수치는 시장에선 아주 작은 점유율이었다. 이런 점유율은 장비 전문 기업에는 거의 무시될 수 있는 수준이었다.하지만 대승 그룹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신생 기업이었다.겉보기에 아주 작아 보이는 시장 점유율이 대승 그룹에는 큰 성공이었다.이 3%의 점유율은 곧 대승 그룹에 대한 시장의 인지도이기도 했다.동일한 장비를 기준으로 봤을 때 대승 그룹의 가격이 글로벌 3사보다 10%정도 더 높다는 것, 이것이 바로 시장의 인지도였다.글로벌 3사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이 일을 해왔고 대승 그룹은 또 얼마나 되었는지 조금만 계산해봐도 이 3%의 점유율로 3대 글로벌 대기업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소연은 현재 3대 글로벌 대기업에서 이미 대승 그룹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 건 아닌지 계산하고 있었다.소연은 반드시 한발 앞서야 했다.박수 소리가 끝나고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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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연도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돈을 저축한다고 생각했다.더구나 칩의 기술 수준은 프로세서만큼 높지 않았다.소연의 설명을 들으니, 임원들도 대충 짐작이 갔다.대승 그룹은 자체 칩을 제조하고 싶었던 것이었다.다만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였다.왜냐하면 대승 그룹은 이 분야에 관련 특허 기술이 없었다.그룹사는 칩 기술에 대한 이해가 매우 깊었고 칩 내부 구조, 원리 등에 대한 지식이 매우 풍부했다.다만 대승 그룹이 자체적으로 칩을 개발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어야 했다.지금의 대승 그룹 자금으로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소연이가 군중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그래서 말인데요, 저는 국내에 있는 칩 회사를 찾았습니다. 제 계획은 양측이 서로 긴밀한 협력을 하자 이 말입니다. 이미 상대방과 연락을 취한 상태이고 상대방도 같은 의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회의를 연 목적도 우리 그룹의 다음 전략을 여러분에게 알리기 위해서입니다.”임원들은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만약 3대 글로벌 대기업이 정말로 대승 그룹의 목을 옥죄고 싶었다면 그것은 단지 그들이 원하느냐 원하지 않느냐의 문제일 뿐이었다.대승 그룹이 더 커지고 강해졌을 때 그 3대 글로벌 기업이 뜬금없이 또 이런 수법을 쓴다면 그것이야말로 대승 그룹에 진정한 치명타가 될 것이다.소연도 당연히 예상했던 일이었다.그때가 되면 대승 그룹을 기다리는 것은 바로 기업 인수였다.글로벌 3사가 직접 나서지 않더라도 다른 에이전트를 찾아서 인수할 가능성이 컸다.그래야만 경쟁사를 완전히 쓸어버릴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소연은 이런 얄팍한 상술에 대해 매우 빠삭했다. 만약 현재 대승 그룹의 대표가 여전히 이현수라면 아마 이 점을 고려하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설사 생각했다 하더라도 선뜻 나서기에는 너무 많은 것들이 얽혀 있기 때문에 과감하게 결단을 내리지 못할 수도 있었다.이현수가 말했다.“소 대표님의 건의에 저도 동의합니다. 대승 그룹의 안정적인 미래를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단계입니다. 만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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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화를 끊자 소연이가 스리슬쩍 다가왔다.그녀는 남지훈의 안색이 별로 좋지 않은 것을 보고 물었다.“무슨 일이야?”남지훈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L 가문이 또 말썽을 일으키고 있어. 나한테 불똥을 튀게 해서 지하 클럽 배후에 있는 사람이 나를 찾아오게 하려고 하나 봐!”“이런 망할 놈!”소연은 욕설을 냅다 퍼부었다.그녀가 말을 이어갔다.“이선호는 재벌 가문의 수장이라는 사람이 평소엔 잠잠하다가 허구한 날 왜 너만 잡지 못해 안달이 나있어? 그건 그렇고 귀면이 너라는 걸 또 어떻게 알았대?”남지훈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아마 모를 가능성이 커. 링 위에서 우리가 싸웠을 때 흑호는 내가 누군지도 전혀 모르는 눈치였고 내 움직임을 정확히 파악하지도 못했거든. 이선호가 일부러 정보를 흘린 거야. 지하 클럽 배후에 있는 사람을 이용해 나를 곤경에 빠뜨리게 하려고.”소연이가 버럭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그럼 그 사람도 정말 구제불능이야! 지하 클럽 사람들이 찾는 건 권의를 깨달은 복서니까 그들이 만약 찾아오게 되면 절대 권의를 보여주지 마!”이선호의 꼼수를 매우 쉽게 해결할 수 있었는데 남지훈이 권의를 보여주지 않는 한 지하 클럽 배후에 있는 사람도 그에게 그 어떤 해코지도 할 수 없을 게 뻔했다.하지만 이런 점도 이선호가 매우 역겹게 느껴졌다.소연이가 말을 이어갔다.“괜찮아, 어차피 우리도 당분간 J 도시에 있지 않을 거잖아, 그냥 내버려둬.”말은 그렇다고 쳐도 남지훈은 여전히 조금 불안했다.지하 클럽 배후에 있는 사람이 남지훈을 찾지 못하더라도 아마 전 어르신을 찾아갈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었다.남지훈은 전 어르신에게 전화를 걸어서 전후상황을 설명한 후 반드시 조심하라고 신신당부했다.상대방이 만약 남지훈을 찾지 못한다면 전 어르신을 빌미로 삼을 수도 있었다.그나마 전 어르신 집에는 총기가 있어서 다행이었다.제아무리 대단한 사람이라도 탄알 한 방이면 끝날 일이었다.이에 남지훈은 전 어르신의 안전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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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두 방면 모두 현재의 대승 그룹으로서는 할 수 없는 일이었다.대승 그룹은 설립 당시부터 인재 양성과 비축에 나섰지만, 시간이 너무 촉박했고 인재 양성 주기가 너무 길었다.그중에서도 특수 산업 분야의 인재 양성이 특히나 어려웠다.비행기에서 내린 후 아직 시간이 이른 것을 확인하고 소연은 먼저 프런티어 테크의 대표 고웅진과 약속을 잡을 계획이었다.이미 그 전에 소연과 고웅진은 미리 연락을 주고받은 상태였다.전화가 연결되자 소연이가 입을 열었다.“고 대표님이세요? 저는 대승 그룹 소연입니다. 혹시 오늘 오후에 시간이 되십니까?”하지만 소연의 예상과 달리 전화를 받은 사람은 한 젊은 남자였다.“대표님, 정말 죄송한 말씀이지만 저희 아버지께서는 이제 회사에서 손을 떼시기로 하셨습니다. 아버지가 전에 대승 그룹과 어떤 약속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현재 당사는 대승 그룹과 거래할 계획이 전혀 없습니다.”소연이가 뭔가를 말하려는 순간 상대방은 이미 전화를 뚝 끊어버렸다.소연은 순간 멈칫했다.“무슨 일이야?”남지훈이 물었다.소연이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사고가 있었어. 방금 전화를 받은 사람이 고 대표님의 아들인데 고 대표님은 이미 회사 경영진에서 물러나셨다고 그러네. 그리고 지금 우리 대승 그룹과는 더 이상 거래할 의향도 없다네. 어제까지만 해도 고 대표님께 연락했을 때는 그분도 우리의 방문을 환영한다고 했었어.”남지훈이 눈살을 찌푸렸다.“일이란 언제나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 법이지!”사실 한 회사의 대표가 그렇게 쉽게 바뀌는 법은 없었다.게다가 프런티어 테크에서 담당자를 바꿀 계획이었다면 고 대표가 이미 어제 소연과 언질을 줬어야 했다.윤범이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면서 물었다.“이제 어떻게 하죠?”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난관에 부딪힌 것 같았다.이러다가 결국 아무 성과 없이 돌아가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앞섰다.가장 걱정스러웠던 것은 국내에는 아직 칩 제조업체가 손에 꼽을 정도로 많지 않다는 점이었다.프런티어 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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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런티어 테크 회사의 총책임자인 고웅진이 병에 걸렸고 마침 남지훈이 그 신통하다는 신의였다.윤범이가 알아낸 바로는 고웅진이 앓고 있는 병은 하나의 질병으로 보였다.그리고 이 방면에서 남지훈은 그 질환을 아주 능숙하게 잘 치료할 수 있었다.윤범이가 몇 숟가락을 먹고 나서 남지훈이 질문했다.“고 대표님은 집에 계셔, 아니면 병원에 계셔?”윤범이가 오물오물 씹으며 대답했다.“병원이요! 거기 상사의 말에 따르면 고 대표님은 현재 중환자실에 계신다고 합니다.”중환자실에 있다는 말을 듣자마자 남지훈은 분명 상태가 매우 심각하다고 느꼈다.“저녁 먹고 병원에 한 번 가보자!”중요한 일이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서둘러 식사를 마쳤다.병원.고씨 가문의 모든 가족이 이곳에 있었다.고씨 가문은 청해시에서 재력가로 여겨지지 않았고 고씨 가문이 소유한 프런티어 테크 회사도 청해시의 그룹사 중 순위가 높지 않았다.그저 변두리 정도의 지위였다고 할 수 있었다.남지훈과 그의 일행을 본 고씨 가문은 전혀 예상치 못한 눈치였다.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들은 소연을 확실히 알고 있었다.먼저 다가오는 젊은이는 다름 아닌 오전에 소연과 전화 통화를 했던 고진수, 현재 프런티어 테크에서 대표를 맡고 있는 인물이었다.그는 소연과 다른 일행들을 힐끗 흘겨보더니 무심하게 말했다.“소 대표님, 우리 프런티어 테크는 당신네 대승 그룹과 협력할 생각이 없다고 말씀 드렸잖습니까? 혹시 제가 한 말을 잊으신 건 아니겠죠?”고진수는 다소 언짢은 것 같았다.소연이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진수 씨, 오늘은 사업 얘기를 하러 온 게 아니고 단순히 아버님을 뵈러 온 겁니다.”‘아무리 그래도 병문안조차 못 한다는 게 말이 돼?’소연은 최소한 이러한 이유라면 고진수도 당연히 거절할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아니나 다를까 고진수가 단호하게 말했다.“아버지께서 지금 중환자실에 계셔서 아무도 면회를 못합니다. 병원 측에서도 아버지께서 언제 깨어나실지 장담할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이제 프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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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중 한 명은 적국의 총사령관이었고, 나머지 사람은 놀랍게도 전천행이었고, 그리고 그 옆에는 남지훈이 서 있었다.화면의 음성이 매우 낮았지만 그래도 선명하게 들렸다.“그때 가서 국경 수비대가 100리 정도 퇴각할 때 당신들이 기회를 잡고 밀고 나가 기정사실로 하면 그 땅은 당신들 땅이 될 것입니다!”적군의 총사령관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장군님, 부사령관님, 두 분, 정말 감사합니다, 두 분의 은혜를 꼭 잊지 않겠습니다! 여러분의 몫은 제가 한 푼도 빠짐없이 넉넉하게 챙겨드리겠습니다!”이러한 장면을 보고 이러한 말까지 들으니 전부 요원들은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그들 사이에서 벌써 작은 속삭임이 들려오기 시작했다.“이 사람들…. 정말 적과 내통해서 나라를 팔아먹은 거야?”이 말은 마치 메마른 풀밭에 불씨를 붙인 것처럼 삽시간에 활활 타올랐다.임성수가 의기양양해서 외쳤다.“이들을 잡아라! 그리고 백지, 백 부사령관도 잡아라! 백지는 전천행의 수제자로 이 작전의 총책임을 맡고 있다, 절대 용서해서는 안 된다!”그의 말에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어찌 됐든 전천행은 전부의 장군이었고, 제거해야 할 다른 두 사람 모두 전부의 부사령관이었다.전부 요원들도 모두 정의로운 사람들로 아무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그럼에도 눈에 띄는 누군가가 나서서 전천행과 남지훈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고 외쳤다.“장군님, 부사령관님, 움직이지 마세요, 비록 우리는 당신들이 결백하다고 믿지만, 증거가 이렇게 확실하니….”이내 다시 돌아서서 전부 요원들을 바라보며 외쳤다.“형제들, 얼른 장군님과 남 부사령관님, 백 부사령관님을 전부로 모셔라!”저벅저벅 저벅!마침내 전부 요원들이 한 걸음 내디뎠다.이런 장면은 남지훈도 당황스러워서 문득 전천행을 바라보았는데, 전천행 역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이때, 전천행이 입을 열었다.그는 아무 소리를 내지 않았지만, 남지훈은 전천행의 입을 통해 알아차렸다.전천행은 임성수의 계획을 알아차리고 그에게 백지를 데리고 먼저

  • 이별 후 난 미모의 여대표와 결혼했다   제774화

    “전설?”심만우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크게 외쳤는데 그를 상대할 수 있는 건 역시 전설뿐이었다.그리고 임성수가 나서지 않는다는 것은 곧 전부에는 전설급이 세 명이라는 사실을 의미했다.“흑포님!”심만우가 전천행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흑포를 향해 외쳤다.“큰일 났습니다!”흑포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전천행의 무술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고 심지어 흑포보다 한 수 위였다.이 사람이 바로 전부의 최고 장군, 전천행이었다.아무리 상대가 레드 조직의 이인자와 맞붙어도 그는 이길 확률이 훨씬 더 높았다.쾅!강력한 펀치와 함께 흑포는 전천행에 의해 뒤로 물러났다.남지훈 또한 심만우와 서로 주먹을 주고받았다.이 전투가 끝난 후에야 심만우는 남지훈이 얼마나 강력한 솜씨인지 깨달았다.그는 남지훈의 주먹 한 방에 그대로 뒷걸음질을 쳤고 가슴에서 피 한 방울이라도 터져 나오지 않도록 꾹꾹 참고 있었다.“너…. 넌 또 뭔데?”그의 안색이 급격히 변했다.단 한 번의 펀치만으로 그는 남지훈의 강력함을 느끼고 본인이 남지훈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남지훈이 심만우를 빤히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저요? 전부 부사령관, 남지훈입니다!”뭐라고!순간, 흑포도 흠칫 놀라 시선을 돌렸다.그는 그동안 남지훈을 그저 전부의 조력자 정도로만 생각했지, 남지훈이 전부 부사령관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흑포가 곧바로 임성수를 사납게 노려보았다.이 순간 임성수도 자신의 정체를 들킬까 봐 숨죽이고 있었다.“누가 도망친다, 모두 잡아라! 반항하는 자는 그 자리에서 즉시 사살하라!”이 외침에도 흑포는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전천행이 지금 그를 향해 돌진해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자신이 전천행과는 상대가 전혀 안 된다는 사실과 자신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또 다른 사람, 남지훈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흑포의 마음은 점점 더 초조해졌다.자칫 오늘 밤 심씨 가문에서 죽임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장군님, 전부에 스

  • 이별 후 난 미모의 여대표와 결혼했다   제773화

    심지어 심씨 가문은 비밀리에 레드 조직의 국내 작전을 쭉 도와 왔었다.“흑포님!”심만우가 소리쳤다.“심씨 가문이 지금 위급한 상황인데 왜 아직도 안 나타나? 이러다 내가 전부의 포로가 되겠어!”그는 패닉에 빠졌다.게다가 전부까지 나선 마당에 그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흑포뿐이었다.“허허!”나지막한 목소리와 함께 흑포가 나타났다.그의 옆에는 몇몇 고수가 동행했지만 그들은 단지 무술 종사일 뿐 전설의 수준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흑포를 보자마자 전천행이 눈을 지끈 감았다.“레드 조직 이인자, 본명 만인적, 일명 흑포! 이제야 실물을 영접했군!”전천행이 흑포와 직접 대면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전천행 역시 흑포를 나름 인물이라고 인정했는데 전부에서의 철통 포위 속에서도 흑포가 심씨 가문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한 실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과찬입니다, 오히려 전부에 뛰어난 인재가 많아서 여기저기서 우리를 쫓아다니느라 정말 수고가 많네요. 하지만 그런 날은 오늘부로 이제 없을 겁니다.”그는 매우 자신만만했다.전부에는 남지훈이라는 용맹한 장수가 있었지만, 그에게도 비장의 카드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전천행의 이마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그는 흑포라는 상대를 매우 높이 샀다. 흑포가 전부 각 부대의 포위망을 뚫고 무사히 도망칠 수 있다는 것은 그도 결국 실력이 어느정도 있다는것을 증명하는 셈이었다.흑포가 이제 그런 날은 이미 지나갔다고 호언장담하는 것은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었다.하지만 흑포의 그런 근자감은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분명 자신이 남지훈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 그는 추측할 수 없었거니와 추측할 필요도 없었다.전천행이 씩 웃었다.“허세인가? 이 수법이 나한테는 통하지 않는 게 유감이군!”그러면서 고개를 돌려 백지를 바라보았다.“흑포는 나한테 맡기고 너는 심만우를 맡아, 성수 씨는 나머지 사람을 감시하고 누구든 도망치려 하면 즉시 사살하라!”임무를 배정한 후

  • 이별 후 난 미모의 여대표와 결혼했다   제772화

    심씨 가문.전천행의 예상대로 심씨 가문은 정말 텅텅 비어 있었다.무술 종사도 몇 명 남아 있지 않았다.30명 남짓한 무술 종사 중 30명을 잃은 것도 심씨 가문에는 큰 타격이었다.심만지가 흑포에게 속았다.작전이 시작되기 전, 흑포는 고작 두 일류 재벌 가문에 불과하다고 심씨 가문의 철권을 절대 막을 수 없다고 호언장담했다.심만지는 그제야 비로소 안심하고 부하들을 내보냈다.심씨 가문 무술 종사를 하나쯤을 잃는 것은 흑포에게는 아무런 타격이 없었다.전부 사람들이 쳐들어오는 것을 확인한 심만지의 안색은 끔찍하도록 어두워졌다.“전 장군님! 무슨 일로 우리 심씨 가문까지 찾아오셨어요? 곧바로 얼굴에 미소를 띠며 평정심을 되찾았다.“우리 심씨 가문은 항상 법을 준수해왔고 불법적인 일을 한 적이 없는데요. 우리 심씨 가문은 모두 선량한 시민이란 말입니다.”심만지가 전부 사람들 보자마자 그런 말을 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전천행은 주위를 쓱 훑어보고는 심씨 가문이 이미 텅 비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그러고는 태연자약하게 자리에 앉더니 말을 꺼냈다.“가주님, 남들에게 알려지기 싫으면 애초에 그런 일을 하지 말았어야죠. 심씨 가문이 어떤 사람인지 굳이 제가 말 안 해도 본인이 더 잘 알지 않나요?”심만지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그는 전부의 법 집행 방식에 대해서도 들은 적이 없었다.만약 전부에서 뭔가 파악하지 않았다면 전천행이 그 많은 전부 병력을 심씨 가문에 데려오지 않았을 것이다,전부 장군인 전천행이 왔고 두 부사령관인 백지와 임성수도 함께 동행했다.심만지는 이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일이 커졌음을 직감했다.‘젠장! 흑포가 분명 안전하다고 했는데 전부에서 어떻게 알고 온 거지?’심만지는 마음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하지만 이내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장군님, 잘못 아신 거 아니에요? 심씨 가문이 하는 일은 모두 합법적인 사업입니다.”“허! 가주님, 지금 저랑 장난하자는 겁니까? 심씨 가문이

  • 이별 후 난 미모의 여대표와 결혼했다   제771화

    하지만 그 20명의 무술 종사는 이 말을 듣고 초조해졌다.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했다.전부에서 공격하기 전에 종종 그런 말을 했던 것 같았다.그들이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남지훈은 이미 적을 물리쳤다.쾅!주먹이 날아가자, 무술 종사 하나가 응수하며 날아가더니, 바닥에 떨어진 후 바로 전투력을 상실했다.유씨 가문 경호원들은 남지훈이 직접 손을 쓰는 것을 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이미 본 사람들도 단지 남지훈과 손 어르신이 스파링하는 모습을 본 것이 전부였다.그때 남지훈은 이미 손 어르신을 조금 앞지르고 있었고 지금은 더욱 강해져서 무술 종사도 그의 주먹을 막아낼 수 없었다.남지훈이 공격하는 동시에 유씨 가문의 경호원과 전부 요원도 함께 공격에 가세했다.윤호는 유씨 가문의 대문을 지키며 독 안에 든 쥐를 잡으려는 듯 아무도 도망치지 못하게 했다.남지훈은 속전속결로 끝내고 싶어서 거침없이 공격했고 그와 싸우던 무술 종사 중 그의 공격을 막아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전부 요원은 그보다 훨씬 더 전투적이었다.그들은 날카로운 나이프를 손에 숨기고 있었고 그들과 맞서 싸웠던 대부분의 사람은 큰 패배를 겪어야 했다.남지훈과 전부의 합류로 전투는 일방적인 전부의 승리로 전개되었다.무술 종사 20명은 놀랍게도 10분도 채 되지 않아 모두 바닥에 힘없이 쓰러져 통곡하고 있었다.“데려가라!”전부 팀장이 손짓하자 그가 데려온 부하들이 일제히 뛰쳐나와 개를 끌고 가듯 20명의 무술 종사를 유씨 가문 저택 대문 밖으로 끌어냈다.“부사령관님, 전 장군님과 백 부사령관님, 임 부사령관님도 이미 심씨 가문으로 갔으니 일단 우리는 이 사람들을 전부로 데려다 놓고 다시 심씨 가문으로 가서 지원하겠습니다!”“그래, 그렇게 해!”남지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심씨 가문 쪽을 바라보았다.유씨 가문과 L 가문은 아직 정보를 전달받지 않은 상태였고 아마 전천행 측에서도 아직 움직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다.전천행은 먼저 남지훈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움직여야

  • 이별 후 난 미모의 여대표와 결혼했다   제770화

    남지훈은 먼저 유승조, 유지아, 소연, 그리고 나머지 유씨 가문 일가와 도우미들을 배치했다.20명의 무술 종사는 그다지 강력하지 않았지만 모든 일에는 항상 만일을 대비해야 했다.준비를 마치자 유씨 가문 전체가 불이 모두 켜지면서 저택은 갑자기 환하게 밝아졌다.유씨 가문의 대문도 활짝 열렸다. 이곳으로 달려오고 있는 무술 종사들에게는 유씨 가문의 문이 아니라 지옥의 문이었다.오늘 밤하늘이 뿌옇고 구름이 낮게 깔린 걸로 보아 큰비가 쏟아질 것 같았다.윤호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하늘도 우리 편이군, 30분 안에 폭우가 쏟아질 것 같은데 그때 모든 흔적이 빗물에 다 씻겨 내려가겠다!”폭우가 쏟아지는 것은 도로에 보행자가 적다는 것을 의미했다.보행자가 적다는 것은 오늘 밤의 충돌 현장을 목격할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게다가 전부가 배후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까지 더해져 지구는 여전히 그대로 돌고 태양은 여전히 떠오르며 서울 역시 그대로일 것이다.오늘 밤 20명의 무술 종사가 유씨 가문에 묻힐 줄은 그 아무도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L 가문까지 합치면 오늘 밤에 총 30명의 무술 종사가 사라지게 되는데 그것 또한 더더욱 모를 것이다.지하 밀실 안에는 유승조 일행이 숨어 있었다.밖에는 두꺼운 방폭 문이 있었는데 안에서 자발적으로 열지 않으면 폭탄으로도 문을 열 수 없었다.일류 재벌가인 만큼 반드시 방어 수단을 갖추고 있었을 것이다.소연은 안절부절못했다.무예에 능하지만 이제 겨우 무술 종사의 문턱에 들어선 그녀는 무술 종사의 위력을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전설급이 아직 싸우는 것을 본 적이 없기에 전설이 과연 얼마나 많은 무술 종사와 싸울 수 있는지는 몰랐다.유지아가 소연의 손을 꼭 잡아주며 말했다.“너무 걱정하지 마! 지훈이와 유씨 가문 경호원, 전부 병력까지 합쳐서 우리도 쪽수는 20명 정도 되니까 분명 괜찮을 거야.”사실 그녀도 남지훈의 안위가 걱정되었다.하지만 남자라면 당연히 최전방에서 자기 여자와

  • 이별 후 난 미모의 여대표와 결혼했다   제769화

    ”시작합시다!”그렇게 말하면서 흑포는 태블릿을 꺼내서 임성수에게 건넸다.“이것 좀 보세요. 이 정도면 충분히 쓰러뜨릴 수 있지 않을까요?”임성수의 얼굴이 상기되었다.한참을 바라보던 그의 얼굴에는 격동의 빛이 떠올랐다.“충분해! 충분하다마다!”흑포는 뿌듯한 표정을 드러내며 담담하게 말했다.“당신도 전설급이니까 뒤에 결전이 일어나면 당신이 남지훈이나 전천행을 막아줘야 해요. 안 그러면 그 전설급 두 명만으로 우리를 충분히 담그고 남을 수도 있어요.”그는 전천행보다는 남지훈을 걱정했다.오늘 밤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서울 전체가 흔들릴 것이 분명했다.그때 전부가 출동하면 남지훈도 필연적으로 이 작전에 휘말릴 수밖에 없었다.흑포의 계획은 매우 간단했다. 임성수를 통해 기습 공격을 감행하여 단숨에 전천행, 백지와 남지훈을 쓰러뜨리는 것이었다.이 세 사람을 무너 뜨린 후 그의 손에 든 약점으로 임성수를 자기 꼭두각시로, 레드 조직의 꼭두각시로 만들려고 했다.그때가 되면 전 세계가 레드 조직의 세상이 될 것이다.만약 이 계획이 성공한다면 그 결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임성수가 영상을 다 확인한 후 흑포는 태블릿을 도로 가져와 임성수의 놀란 시선 속에서 태블릿을 마구 망가뜨렸다.“뭐 하는 거야?”임성수는 급한 마음에 흑포를 때려죽이고 싶었다. 그 안에 들어있는 것은 임성수가 더 높은 지위에 올라갈 수 있는 중요한 것이 담겨있었다.“왜 그렇게 당황해요?”흑포가 싸늘하게 웃으며 태블릿을 각을 뜯고 내부의 하드 디스크를 꺼내 임성수에게 건넸다.“항상 조심하는 것이 좋아요. 전천행이 전부의 장군인 건 다 이유가 있어요. 전천행이 당신이 이미 배신을 때렸다는 걸 알게 되면 그때는 어떻게 그들을 놀라게 해요?”임성수는 흑포가 정말 신중하다고 생각하며 뜨거운 입김을 내뱉었다.‘내가 이래 봬도 전부 부사령관인데 전천행이 뭐 내 몸을 수색하기라도 하겠어?’흑포가 말을 이어갔다.“오늘 밤에 작전을 시작할 거예요. 심씨 가문 사람들이 이

  • 이별 후 난 미모의 여대표와 결혼했다   제768화

    유씨 가문에 살면서 소연은 불편한 점이 전혀 없었다.다만 조금 걱정스러운 듯했다.“지훈아, L 가문이 힘이 좀 달리는데 별일 없겠지?”몇 년 전만 해도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이 조금 우스꽝스럽게 생각했을 것이다.L 가문이 어떻게 세력이 약하다고 여겼지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는 실제로 그런 상황이었다.결국 재벌 가문이었고 과거 L 가문 역시 고수들이 많았다. 비록 탑급 가문인 하씨 가문, 백씨 가문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나름 자기방어 면에서는 상당히 충분했다.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이러한 방어 세력은 모두 이선호에 의해 거의 소모되었고 이미 세력이 약해졌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남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와 이선우는 겨우 몇 번 만난 사이였고 제대로 된 말도 몇 마디 나눈 적이 없었다.부자간이 함께 보낸 시간이 없는데 부자간의 정은 얼토당토않은 말이었다.남지훈은 이선우가 죽든 말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지금까지 이선우는 남지훈에게 걱정하는 말 한마디 한 적이 없었다.아무 감정이 없는 부자간의 정은 전부 공허한 말뿐이었다.남지훈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소연이가 말을 계속 이어갔다.“다른 뜻은 없어. 난 단지 네가 후회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야. 어쨌든 이선우가 네 생부라는 건 변함이 없어.”소연은 이렇게 사려 깊었다.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부자 사이에도 반드시 유대 관계가 있기 마련이다.만약 이선우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남지훈이 평생 후회할까 봐 걱정했다.남지훈은 여전히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소연은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면서 남지훈과 이선우 사이의 응어리가 영원히 풀리지 않을까 걱정했다.남지훈의 말에도 이선우에 대한 절대적인 반감이 드러나진 않았다.하지만 오늘날까지도 이선우는 먼저 남지훈과의 만남을 시도하지 않았다.이선우가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니 소연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남지훈은 이선우뿐만 아니라 L 가문도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전부에서 병력을 L 가문으로 보내 L 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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