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부와 함께 유명한 건 무당도 있지만, 그들의 방향은 달랐다. 무당은 무술이 뛰어난데 그중에서도 태극권과 태극검이 가장 유명하다. 장 도사님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단지 잔돈을 벌어, 먹고 사는 데 쓰는 것뿐입니다." 차를 한 모금 마시고 장 도사님이 말했다. "이제, 남 거사의 상황을 저에게 말씀해 주세요." "네." 남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남지훈 단전의 기가 이상했다. 이현수에서 소연, 정보성에 이르기까지 기본호흡법을 연습하여도 소용없었다. 남지훈만이 기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게다가 속도도 엄청 빨랐다. 이 일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으면 남지훈도 안심하지 못했다. 남지훈은 생동하게 기본호흡법의 내력에서부터 구결까지 자세하게 이야기했다. 그러나 장 도사님은 들으면 들을수록 미간을 더욱 깊게 찌푸렸다. 남지훈이 말을 마치자, 장 도사님이 말했다. "이건 확실히 아주 기본적인 호흡법입니다. 저희 천사부에도 관련 서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뭔가요? " 남지훈은 황급히 물었다. 장 도사님이 말했다. "하지만 남 거사 님이 말씀하신 기본호흡법은 천사부 것과 거의 비슷하나 사소한 부분에서는 여전히 차이가 있습니다!" "감히 제가 말하자면, 남 거사 님이 연습한 기본호흡법은 무명 기법에 가깝습니다. 즉 체계적으로 논증을 거치지 출처도 찾을 수 없는 법문을 ‘무명 기법’이라고 부릅니다." "물론, 저희 도가의 기본호흡법은 사실 다 비슷합니다." 남지훈은 장 도사님의 말을 듣고 의문이 들었다. 천사부조차도 타당한 말을 찾을 수 없단 말인가? 장 도사님은 이어서 말했다. "제 후배는 남 거사 님은 기가 충실하다고 했습니다. 마치 몇십 년 동안 앉아서 도를 닦은 사람처럼. 잘 생각해 보세요. 단전의 기는 정말 기본호흡법을 연습한 후에야 생긴 것입니까?" 남지훈은 거의 생각하지도 않은 채 머리를 끄덕였다."기본호흡법을 연습한 후에 생긴 것이 맞습니다." "아마도 1년 전쯤, 그때는 제가 무술을 접하기도 전에 친
"선배님."다른 장 도사님이 왔다.그는 바로 J 도시로 가서 소한용 송유리에게 결혼 날짜를 계산해 준 도사님인데 이름은 장천성이다.장천성이 말했다."왜 장경 건물을 남 거사에게 개방했습니까? 안에는 우리 천사부의 각 세대 도사의 필기와 필기 노트가 있고, 또 우리 도가의 무상 진경도 있습니다…."장 도사님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후배님, 우리는 모두 깨달음 사이에 도사의 자리로 올랐는데, 남 거사도 쉽지 않은 사람입니다. 남 거사가 배운 호흡법은 엄청 신기합니다. 들숨과 날숨 사이에 음양의 대로가 숨어 있습니다.""처음 보았을 때는 그냥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생각해 보니 특이한 점이 있었습니다.""저는 내력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남 거사에게 장경 건물에 가서 직접 시도해 보게 할 뿐입니다. 그 호흡법은 남 거사의 기초인 데도 대범하게 저에게 보여 주었는데, 저희 천사부의 장경 건물을 왜 남 거사에게 개방할 수 없겠습니까?""우리 천사부는 개방되어 있고, 도가 성지가 그렇게 많은데, 남 거사가 직접 우리 천사부에 오는 것도 일종의 인연이라는 것을 후배는 기억해야 합니다."이어서 장 도사님은 남지훈이 쓴 기본호흡법을 꺼냈다."후배님, 이것을 장경 건물에 넣어 입문 호흡법으로 합시다. 앞으로 어떤 제자가 깨달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장 도사님이 보기에 남지훈은 마치 깨달음을 얻은 것 같았다.도가의 도사와 같이, 하루아침에 깨달아도 무상의 법을 얻을 수 있다.겉보기에는 다르지만 본질적으로는 서로 통한다.호흡법이 남지훈에게 유용한 이상, 앞으로의 천사부에는 제2의 남지훈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다.장 도사님은 차라리 인연을 맺을지언정 악을 사귀지 않는다.누가 남지훈이 천사부의 인연이 아니라고 했던가?장경 건물. 남지훈은 호흡법 방면의 장경들을 골라 보았다. 전체 장경 건물의 이, 삼 층에는 전부 책들이 진열되어 있는데, 남지훈도 전부 다 볼 수는 없었고, 일부만 골라서 봐야 했다. 남지훈은 한눈에 열 줄을 읽
현재로서는 그저 의무감의 표현일 뿐이었다.그는 유이수가 이미 자기 여자라도 된 줄 알았다.남지훈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그럴 리가? 네 새 언니와 나도 지금까지 뜨겁게 사랑하고 있잖아.”유이수가 눈을 희번덕거리며 남지훈을 노려보았다.이 세상에 아직 진실된 사랑이라는 게 존재하고 사촌 오빠와 사촌 올케 부부야말로 진실된 사랑이 아니었을까, 그녀는 혼자 생각했다.용성, 조씨 가문 별장.몇 개월의 시간이 흐른 후 이곳은 황량하게 그지없게 변했다.낙엽이 여기저기 마구 휘날리고 조경 식물은 제 모습을 잃은 지 꽤 오래됐다.이곳은 오랫동안 방치해둔 채 아무도 청소하는 사람도 없었다.얼마 전, 이곳은 경매에 부쳐졌고 이후 미스터리한 사람에게 매입되었다.별장 입구에 어떤 형체의 사람이 우두커니 서서 그 황폐해진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그 뒤에는 덩치가 크고 건장한 남자 여럿이 줄지어 있었다.조상우, 그가 용성으로 돌아왔다.그가 두 주먹을 불끈 움켜쥐며 물었다.“J 도시 쪽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죠?”말이 떨어지자마자 한 남자가 한 걸음 앞으로 다가와 말했다.“네, 도련님!”이 말을 뱉어내는 순간, 남자는 조상우에게 따가운 눈초리를 받았다.그 남자는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선생님, 현재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흰 이미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고 이번 작전은 분명 대성공을 거둘 겁니다.”이 용성 무리가 이곳에 온 이유는 바로 조상우 때문이었다.L 가문은 조상우가 그들의 말을 순순히 따르도록 하기 위해 조상우를 도와 용성의 강 어르신의 기존 조직 무리를 소탕하는 데 일조했다.그뿐만 아니라 그들은 심지어 J 도시까지 노리고 있었다.두 어르신 같은 거물을 용병으로 고용하는 데 드는 비용은 만만치 않지만, L 가문이라면 그런 대가를 감당할 여력이 충분했다.이 말을 들은 조상우가 눈을 흘기며 말했다.“자, 그럼, 이제 J 도시로 가볼까?”조상우는 자기가 가짜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남지훈과 똑같다고 생각했다.뒤에
조상우는 남지훈을 대체하고 진짜처럼 속이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반면 L 가문은 항상 그를 비장의 카드로 이용했다.이 비장의 카드를 잘 활용했을 시 뜻밖의 효과를 톡톡히 볼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었다.남지훈과 소연은 이 짝퉁 남지훈이 J 도시까지 왔다는 사실을 몰랐다.둘은 이미 일상으로 돌아가 평온한 삶을 즐기고 있었다.대승 그룹의 제품 라인 영역이 점점 더 넓혀져 갈 때쯤 소연은 그제야 S 그룹을 들여다보기로 했다.조상윤에 의해 얼굴에 상처를 입은 이후 지금까지 S 그룹에 가본 적이 없었다.고위 간부부터 직원들은 소한진이 그룹 대표직에 올랐다는 사실만 알고 있었을 뿐, 그 냉철한 회장의 행방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소연의 권위는 여전히 건재했다.회사 건물로 들어서자마자 직원들이 서로 앞다투어 인사하기 바빴다.“대표님!”소연의 전 비서가 소연을 보자마자 반가움에 눈물을 흘리기 일보 직전이었다.“드디어 돌아오셨군요.”소연이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그냥 한 번 들린 거예요. 회사는 이제 오빠한테 넘겼어요. 나중에 다른 회사로 옮기면 그쪽으로 데려갈게요.”자기가 전에 데리고 있던 비서면 더욱 활용적으로 쓰이겠지만, 처음부터 다시 교육받아야 했다.아직 익숙하지 않은 업무가 많아서 그녀가 능숙하게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이현수는 지금까지 비서가 없었고 대부분의 일은 자기가 직접 처리했다. 하지만 이젠 도저히 혼자 감당할 힘이 없었다.“대표님, 어떤 회사로 가세요?”비서가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S 그룹이 바로 본인 회사인데 자기 회사에 남지 않고 왜 다른 회사로 가려는 거지? 설마 다른 회사가 S 그룹보다 조건이 더 좋나? 아니면 대표님이 가족에게 밀려난 걸까?’“당분간은 비밀이에요.”소연이가 말했다.그녀는 대승 그룹에 들어가기까지 아직 시간이 좀 남았기 때문에 지금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비서와 이야기를 마친 후 소연과 남지훈은 소한진의 사무실에 들렀다.“둘이 여긴 웬일이야?”
이들은 오후 내내 얘기를 나누다 퇴근하고 함께 소씨 가문으로 돌아갔다.가는 길에 남지훈은 간간이 백미러를 들여다보면서 이따금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왜 그래?”소연이가 물었다.남지훈이 고개를 살짝 흔들며 말했다.“눈이 좀 침침해져서 그런가? 자꾸 뒤에서 누가 따라오는 거 같지?”소연은 백미러를 슬쩍 보았지만 차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그녀는 왠지 모르게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에게는 이 장면은 마치 데자뷰 같은 느낌이었다.조상윤이 그녀를 해치려고 했을 때 사람을 시켜 그녀와 남지훈을 미행한 적이 있었다.‘혹시 이번에도 똑같은 수법을 쓰는 건 아니겠지?’소연의 근심걱정을 아는 듯 남지훈이 얼른 말했다.“우리 서로 꼭 붙어있기만 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그 당시 조상윤이 애당초 소연을 노리고 남지훈을 다른 데로 따돌렸다는 사실을 두 사람은 죽었다 깨나도 모를 것이다.그리고 지금은 스토커가 남지훈을 노리고 있었다.“흠…”소연은 애써 고개를 끄덕였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이 어수선해졌다.두 사람은 소씨 가문에서 저녁을 먹은 후 스카이 팰리스로 돌아왔다.남지훈은 백미러를 통해 뒤에서 또 누군가가 따라오는 것을 느꼈다.상대방은 분명 그들의 동선을 주시하는 것 같았다.집으로 돌아와서 남지훈은 불을 켜지 않고 발코니로 나가 슬며시 스카이 팰리스의 입구를 내려다보았다.그곳에는 검은색 세단이 한 대가 주차되어 있었고 잠시 후 누군가가 차 쪽으로 부랴부랴 뛰어가더니 차에 몸을 싣고 홀연히 사라졌다.“저 차야?”소연이가 물었다.남지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맞아, 저 차가 확실해. 아까 빌라에서부터 우리를 여기까지 따라왔어.”그는 미간을 깊게 찌푸렸다.만약 그를 노리고 온 것이라면 그나마 괜찮다고 생각했다.싸움이라면 보통의 건장한 남자 십여 명도 그를 가까이하기 힘들었다.하지만 상대방이 자기가 아닌 소연을 상대로 습격할까 봐 내심 걱정했다.“혹시…”소연은 사라진 검은색 세단을 바라보면서 물었다.“용성
한편.두 어르신은 얼굴에 흉측한 흉터가 있어서 두 어르신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그 흉터는 검객이 그의 얼굴에 남긴 거라고 하는데, 그는 그 흉터를 자랑으로 여기며 끊임없이 자신을 격려하며 단련했다고 한다.그의 옆에는 상처투성이인 얼굴을 한 조상우가 앉아 있었다.두 어르신마저도 조상우는 자기 얼굴을 망가뜨릴 수 있는 냉혹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또한 그는 사람을 그렇게 만들 수 있는 L 가문의 막강한 재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과연 돈 앞에선 장사 없네!’“두 어르신, 도련님.”한 사람이 거실로 들어와 자초지종을 설명했다.“말씀하신 그 사람의 행적을 찾아냈습니다. 현재 스카이 팰리스에 살고 있고 L 가문에서 저녁을 먹고 집으로 막 돌아갔습니다. 현재까지 이 정도만 확인이 됐습니다.”그들은 조상우의 지시로 남지훈을 미행하고 있었다.두 어르신이 탁자를 탁 두드리며 조상우를 흘깃 쳐다보았다.”누구부터 처리하고 싶나?”“지금 당장은 죽일 수 없습니다. 그 자식이 죽으면 L 가문 수장님의 계획이 틀어질 수도 있습니다.”조상우가 담담하게 말했다.하지만 그 말에는 조상우가 밝히지 않은 또 다른 뜻이 내포되어 있었다.남지훈이 죽으면 조상우는 존재할 의미가 없어진다는 것이었다.“그렇다면 우선 전 어르신부터 처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그러자 두 어르신이 말했다.“내가 듣기로는 자네 원수인 그 사람이 지하 클럽 챔피언 출신이라던데, 전 어르신을 먼저 처리하게 되면 그 사람도 반드시 나설 텐데, 그냥 내 부하들을 그렇게 당하게 놔두라고?”그 말에 조상우는 미간을 깊게 찌푸렸다.그는 미처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이 일은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문득 깨달았다.남지훈은 J 도시 조직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었기 때문에 전 어르신에게 맞서는 것은 그리 바람직한 행동은 아니었다.두 어르신 역시 수많은 부하를 거느리고 있고 조직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자기 부하들이 남지훈한테 당하는 걸 두 손 놓고 지켜볼 수만은 없는 상황
”어르신님!”김명덕은 전 어르신이 가리키는 의자에 기대어 앉으며 소리쳤다.그는 뭔가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어쨌거나 전 어르신은 수년간 J 도시 조직을 이끌어 온 J 도시 조직계의 우두머리였다.이런 똘마니 따위는 전 어르신 앞에서는 여전히 겁먹은 생쥐와도 같았다.전 어르신의 범상치 않은 기운은 그런 똘마니가 소화하기엔 너무 버거웠기 때문이었다.전 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리 내린 커피를 김명덕 앞에 놓았다.그는 아래 부하들에게 항상 조금 더 친절한 편이었다.“이제 말해봐. 무슨 일이야?”전 어르신이 담담하게 물었다.김명덕은 커피를 홀짝홀짝 입가심하며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 애썼다.“어르신님, 말씀하신 무리의 행적을 찾았습니다.”이 말을 들은 전 어르신이 이마를 깊게 찡그리며 외쳤다.“요점만 말해! 지금은 어디에 있지?”“그들은…”김명덕이 침을 한 번 꼴깍 삼키고 말했다.“그… 그들은… 지금 별장 바깥에 있습니다.”‘쾅!’찰나의 순간, 마치 무언가가 펑 하고 터지는 것 같았다.전 어르신이 분노하며 탁자를 툭 내리쳤다.“김명덕!”말을 마치기도 전에 밖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려왔다.온몸에 시퍼렇게 멍들고 퉁퉁 부어오른 한 남자가 부리나케 뛰어 들어왔다.“어르신님! 놈들이 쳐들어왔어요!”“연장 챙겨라!”전 어르신이 외쳤다.그러자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서둘러 2층으로 향했다.김명덕은 전 어르신의 부하들이 연장을 챙기려 들자 약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전 어르신은 김명덕을 깡그리 외면한 채 휴대폰을 꺼내 소한용에게 전화를 걸었다.“한용 씨, 드디어 그놈들이 왔어! 지금 우리 집 바로 앞에서 싸우고 있다고! 어서 빨리 와!”소한용과의 통화가 끝난 후 전 어르신은 다시 강 어르신에게 전화를 걸었다.그가 포위된 것도 사실이고, 특히 밖에는 수많은 무리가 포진해 있었다.두 차례의 통화가 끝나고 2층으로 올라갔던 십여 명의 부하도 줄줄이 내려왔다.그들의 손에 든 연장을 보고 김명덕의 얼굴이 단번에 사색이 되었다.“어르신님
전 어르신 별장.총소리와 함께 전투는 멈췄다.두 어르신 부하 다수가 피 웅덩이 속에 쓰러지면서 땅이 온통 핏빛으로 물들었다.전 어르신 역시 적지 않은 인원을 잃었다. 상대가 하도 강력했기 때문에 가장 먼저 희생된 것은 문을 지키는 그 몇 명이었다.총을 들고 있던 전 어르신이 집 밖으로 어슬렁어슬렁 나오며 외쳤다.“다들 그만두지 못해?”‘슉슉슉!’군중은 양옆으로 비켜섰고 피범벅이 된 두 어르신의 부하들까지 모두 급급히 줄행랑을 치기가 바빴다.두 어르신은 전 어르신을 매서운 눈빛으로 노려보다가 급기야 전 어르신의 어깨에 걸려있는 소총에 시선을 고정했다.오늘 밤, 그는 엄청나게 많은 부하를 데려왔다.그들 대부분은 하나같이 기술을 조금씩은 다룰 줄 알았다. 심지어 몇몇은 특급 전투원이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중 한 명이 땅바닥에 쓰러진 채로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두 어르신의 표정이 매우 심상치 않았다.전 어르신이 몸에 지닌 그 물건은 현재 서울에서도 함부로 숨겨서는 안 되는 물건이었다.‘총소리만 퍼지면 곧 끝장이야! 경찰들이 네 놈을 체포하러 오지 않으면 조직에서도 죽이려고 갖은 방법을 찾겠지. 그 물건 하나로 균형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두 어르신조차 놀라게 했던 건 J 도시 조직에 아직도 소총을 소지한 사람이 많다는 것이었다. 부하들에게 십여 자루의 총구를 맞대고 앞으로 돌진하라는 건 자살행위나 다름없었다.이런 물건은 한 방이면 어떤 종류의 무예든 바로 쓰러트리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엄청난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서울 두 어르신?”전 어르신은 어깨에서 소총을 꺼내 시커멓게 그을린 총구를 두 어르신을 향해 겨누었다.두 어르신의 머리칼이 금방이라도 곤두설 것 같았다.손가락이 살짝 빗나가도 자칫 잘못하면 골로 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그는 한 사람을 끌고와 자기 앞에 막아 세웠는데 그 사람은 아마 속으로 백만 번은 ‘젠장’을 외쳤을 것이다.동시에 두 어르신은 전 어르신이 자기를 알고 있는 것에 흠칫 놀랐다.그는
임성수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 듯했다.남지훈과 백지의 탈출은 호랑이를 산으로 풀어준 것과 같았다.전천행의 지도 아래 남지훈은 반드시 이 문제를 철저하게 조사할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생각에 잠겨 있을 때쯤, 흑포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부사령관님은 역시 저를 실망시키지 않으셨군요, 이제는 임 장군님이라고 불러야겠네요.”“흑포! 어딜 도망가려고? 너도 도망치지 못해!”그렇게 말한 후 그는 곧장 흑포를 향해 공격했다.그는 전부 장군 자리에 앉고 싶었을 뿐만 아니라 흑포를 무너뜨려 큰 공을 세워 만 천하에 자기 업적을 널리 알리고 싶었다.그때가 되면 전부 장군으로서의 그의 입지는 산처럼 굳건해질 것이다.쾅!흑포는 이미 전천행에 의해 이미 중상을 입은 상태였고 임성수도 전설급이니, 흑포는 단 한 방을 맞고 바로 뒷걸음질 쳤다.“어떻게 감히….”흑포가 얼굴을 찌푸린 채 연신 피를 토해냈다.그는 자기 모든 계획이 뜻밖에도 임성수를 위해 성사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전천행이 전부 사람들의 통제를 받는 가운데 이 현장에서 가장 상태가 좋은 사람은 놀랍게도 임성수였다.“닥쳐!”임성수가 소리 지르면서 흑포를 향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흑포는 이 모든 계획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흑포를 죽이면 그 증거도 자연스럽게 없어지게 될 것이다.전천행이 흑포에게 중상을 입히면서 그에게도 기회가 주어졌다.흑포가 화를 버럭버럭 내며 욕설을 퍼부었다.“젠장, 심만우! 얼른 와서 나를 도와줘, 지금 죽이지 않으면 우리 둘 다 죽어!”심만우는 중상을 입은 몸을 이끌고 전투에 가담했다.그는 이미 임성수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 뒤에는 전부 사람들까지 버티고 서 있었다.그런데도 심만우는 임성수를 향해 일격을 가했다.그러나 뜻밖에도 그의 등 뒤에서 흑포의 비웃는 소리가 들렸다.“임성수! 아무 때든 내가 너를 죽이는 날이 올 것이다!”그 말만 내뱉고 흑포도 서둘러 도망쳤다.같이 죽이자고 할 때는 언제고, 그는 놀랍게도
그중 한 명은 적국의 총사령관이었고, 나머지 사람은 놀랍게도 전천행이었고, 그리고 그 옆에는 남지훈이 서 있었다.화면의 음성이 매우 낮았지만 그래도 선명하게 들렸다.“그때 가서 국경 수비대가 100리 정도 퇴각할 때 당신들이 기회를 잡고 밀고 나가 기정사실로 하면 그 땅은 당신들 땅이 될 것입니다!”적군의 총사령관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장군님, 부사령관님, 두 분, 정말 감사합니다, 두 분의 은혜를 꼭 잊지 않겠습니다! 여러분의 몫은 제가 한 푼도 빠짐없이 넉넉하게 챙겨드리겠습니다!”이러한 장면을 보고 이러한 말까지 들으니 전부 요원들은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그들 사이에서 벌써 작은 속삭임이 들려오기 시작했다.“이 사람들…. 정말 적과 내통해서 나라를 팔아먹은 거야?”이 말은 마치 메마른 풀밭에 불씨를 붙인 것처럼 삽시간에 활활 타올랐다.임성수가 의기양양해서 외쳤다.“이들을 잡아라! 그리고 백지, 백 부사령관도 잡아라! 백지는 전천행의 수제자로 이 작전의 총책임을 맡고 있다, 절대 용서해서는 안 된다!”그의 말에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어찌 됐든 전천행은 전부의 장군이었고, 제거해야 할 다른 두 사람 모두 전부의 부사령관이었다.전부 요원들도 모두 정의로운 사람들로 아무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그럼에도 눈에 띄는 누군가가 나서서 전천행과 남지훈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고 외쳤다.“장군님, 부사령관님, 움직이지 마세요, 비록 우리는 당신들이 결백하다고 믿지만, 증거가 이렇게 확실하니….”이내 다시 돌아서서 전부 요원들을 바라보며 외쳤다.“형제들, 얼른 장군님과 남 부사령관님, 백 부사령관님을 전부로 모셔라!”저벅저벅 저벅!마침내 전부 요원들이 한 걸음 내디뎠다.이런 장면은 남지훈도 당황스러워서 문득 전천행을 바라보았는데, 전천행 역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이때, 전천행이 입을 열었다.그는 아무 소리를 내지 않았지만, 남지훈은 전천행의 입을 통해 알아차렸다.전천행은 임성수의 계획을 알아차리고 그에게 백지를 데리고 먼저
“전설?”심만우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크게 외쳤는데 그를 상대할 수 있는 건 역시 전설뿐이었다.그리고 임성수가 나서지 않는다는 것은 곧 전부에는 전설급이 세 명이라는 사실을 의미했다.“흑포님!”심만우가 전천행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흑포를 향해 외쳤다.“큰일 났습니다!”흑포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전천행의 무술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고 심지어 흑포보다 한 수 위였다.이 사람이 바로 전부의 최고 장군, 전천행이었다.아무리 상대가 레드 조직의 이인자와 맞붙어도 그는 이길 확률이 훨씬 더 높았다.쾅!강력한 펀치와 함께 흑포는 전천행에 의해 뒤로 물러났다.남지훈 또한 심만우와 서로 주먹을 주고받았다.이 전투가 끝난 후에야 심만우는 남지훈이 얼마나 강력한 솜씨인지 깨달았다.그는 남지훈의 주먹 한 방에 그대로 뒷걸음질을 쳤고 가슴에서 피 한 방울이라도 터져 나오지 않도록 꾹꾹 참고 있었다.“너…. 넌 또 뭔데?”그의 안색이 급격히 변했다.단 한 번의 펀치만으로 그는 남지훈의 강력함을 느끼고 본인이 남지훈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남지훈이 심만우를 빤히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저요? 전부 부사령관, 남지훈입니다!”뭐라고!순간, 흑포도 흠칫 놀라 시선을 돌렸다.그는 그동안 남지훈을 그저 전부의 조력자 정도로만 생각했지, 남지훈이 전부 부사령관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흑포가 곧바로 임성수를 사납게 노려보았다.이 순간 임성수도 자신의 정체를 들킬까 봐 숨죽이고 있었다.“누가 도망친다, 모두 잡아라! 반항하는 자는 그 자리에서 즉시 사살하라!”이 외침에도 흑포는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전천행이 지금 그를 향해 돌진해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자신이 전천행과는 상대가 전혀 안 된다는 사실과 자신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또 다른 사람, 남지훈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흑포의 마음은 점점 더 초조해졌다.자칫 오늘 밤 심씨 가문에서 죽임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장군님, 전부에 스
심지어 심씨 가문은 비밀리에 레드 조직의 국내 작전을 쭉 도와 왔었다.“흑포님!”심만우가 소리쳤다.“심씨 가문이 지금 위급한 상황인데 왜 아직도 안 나타나? 이러다 내가 전부의 포로가 되겠어!”그는 패닉에 빠졌다.게다가 전부까지 나선 마당에 그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흑포뿐이었다.“허허!”나지막한 목소리와 함께 흑포가 나타났다.그의 옆에는 몇몇 고수가 동행했지만 그들은 단지 무술 종사일 뿐 전설의 수준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흑포를 보자마자 전천행이 눈을 지끈 감았다.“레드 조직 이인자, 본명 만인적, 일명 흑포! 이제야 실물을 영접했군!”전천행이 흑포와 직접 대면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전천행 역시 흑포를 나름 인물이라고 인정했는데 전부에서의 철통 포위 속에서도 흑포가 심씨 가문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한 실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과찬입니다, 오히려 전부에 뛰어난 인재가 많아서 여기저기서 우리를 쫓아다니느라 정말 수고가 많네요. 하지만 그런 날은 오늘부로 이제 없을 겁니다.”그는 매우 자신만만했다.전부에는 남지훈이라는 용맹한 장수가 있었지만, 그에게도 비장의 카드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전천행의 이마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그는 흑포라는 상대를 매우 높이 샀다. 흑포가 전부 각 부대의 포위망을 뚫고 무사히 도망칠 수 있다는 것은 그도 결국 실력이 어느정도 있다는것을 증명하는 셈이었다.흑포가 이제 그런 날은 이미 지나갔다고 호언장담하는 것은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었다.하지만 흑포의 그런 근자감은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분명 자신이 남지훈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 그는 추측할 수 없었거니와 추측할 필요도 없었다.전천행이 씩 웃었다.“허세인가? 이 수법이 나한테는 통하지 않는 게 유감이군!”그러면서 고개를 돌려 백지를 바라보았다.“흑포는 나한테 맡기고 너는 심만우를 맡아, 성수 씨는 나머지 사람을 감시하고 누구든 도망치려 하면 즉시 사살하라!”임무를 배정한 후
심씨 가문.전천행의 예상대로 심씨 가문은 정말 텅텅 비어 있었다.무술 종사도 몇 명 남아 있지 않았다.30명 남짓한 무술 종사 중 30명을 잃은 것도 심씨 가문에는 큰 타격이었다.심만지가 흑포에게 속았다.작전이 시작되기 전, 흑포는 고작 두 일류 재벌 가문에 불과하다고 심씨 가문의 철권을 절대 막을 수 없다고 호언장담했다.심만지는 그제야 비로소 안심하고 부하들을 내보냈다.심씨 가문 무술 종사를 하나쯤을 잃는 것은 흑포에게는 아무런 타격이 없었다.전부 사람들이 쳐들어오는 것을 확인한 심만지의 안색은 끔찍하도록 어두워졌다.“전 장군님! 무슨 일로 우리 심씨 가문까지 찾아오셨어요? 곧바로 얼굴에 미소를 띠며 평정심을 되찾았다.“우리 심씨 가문은 항상 법을 준수해왔고 불법적인 일을 한 적이 없는데요. 우리 심씨 가문은 모두 선량한 시민이란 말입니다.”심만지가 전부 사람들 보자마자 그런 말을 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전천행은 주위를 쓱 훑어보고는 심씨 가문이 이미 텅 비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그러고는 태연자약하게 자리에 앉더니 말을 꺼냈다.“가주님, 남들에게 알려지기 싫으면 애초에 그런 일을 하지 말았어야죠. 심씨 가문이 어떤 사람인지 굳이 제가 말 안 해도 본인이 더 잘 알지 않나요?”심만지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그는 전부의 법 집행 방식에 대해서도 들은 적이 없었다.만약 전부에서 뭔가 파악하지 않았다면 전천행이 그 많은 전부 병력을 심씨 가문에 데려오지 않았을 것이다,전부 장군인 전천행이 왔고 두 부사령관인 백지와 임성수도 함께 동행했다.심만지는 이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일이 커졌음을 직감했다.‘젠장! 흑포가 분명 안전하다고 했는데 전부에서 어떻게 알고 온 거지?’심만지는 마음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하지만 이내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장군님, 잘못 아신 거 아니에요? 심씨 가문이 하는 일은 모두 합법적인 사업입니다.”“허! 가주님, 지금 저랑 장난하자는 겁니까? 심씨 가문이
하지만 그 20명의 무술 종사는 이 말을 듣고 초조해졌다.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했다.전부에서 공격하기 전에 종종 그런 말을 했던 것 같았다.그들이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남지훈은 이미 적을 물리쳤다.쾅!주먹이 날아가자, 무술 종사 하나가 응수하며 날아가더니, 바닥에 떨어진 후 바로 전투력을 상실했다.유씨 가문 경호원들은 남지훈이 직접 손을 쓰는 것을 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이미 본 사람들도 단지 남지훈과 손 어르신이 스파링하는 모습을 본 것이 전부였다.그때 남지훈은 이미 손 어르신을 조금 앞지르고 있었고 지금은 더욱 강해져서 무술 종사도 그의 주먹을 막아낼 수 없었다.남지훈이 공격하는 동시에 유씨 가문의 경호원과 전부 요원도 함께 공격에 가세했다.윤호는 유씨 가문의 대문을 지키며 독 안에 든 쥐를 잡으려는 듯 아무도 도망치지 못하게 했다.남지훈은 속전속결로 끝내고 싶어서 거침없이 공격했고 그와 싸우던 무술 종사 중 그의 공격을 막아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전부 요원은 그보다 훨씬 더 전투적이었다.그들은 날카로운 나이프를 손에 숨기고 있었고 그들과 맞서 싸웠던 대부분의 사람은 큰 패배를 겪어야 했다.남지훈과 전부의 합류로 전투는 일방적인 전부의 승리로 전개되었다.무술 종사 20명은 놀랍게도 10분도 채 되지 않아 모두 바닥에 힘없이 쓰러져 통곡하고 있었다.“데려가라!”전부 팀장이 손짓하자 그가 데려온 부하들이 일제히 뛰쳐나와 개를 끌고 가듯 20명의 무술 종사를 유씨 가문 저택 대문 밖으로 끌어냈다.“부사령관님, 전 장군님과 백 부사령관님, 임 부사령관님도 이미 심씨 가문으로 갔으니 일단 우리는 이 사람들을 전부로 데려다 놓고 다시 심씨 가문으로 가서 지원하겠습니다!”“그래, 그렇게 해!”남지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심씨 가문 쪽을 바라보았다.유씨 가문과 L 가문은 아직 정보를 전달받지 않은 상태였고 아마 전천행 측에서도 아직 움직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다.전천행은 먼저 남지훈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움직여야
남지훈은 먼저 유승조, 유지아, 소연, 그리고 나머지 유씨 가문 일가와 도우미들을 배치했다.20명의 무술 종사는 그다지 강력하지 않았지만 모든 일에는 항상 만일을 대비해야 했다.준비를 마치자 유씨 가문 전체가 불이 모두 켜지면서 저택은 갑자기 환하게 밝아졌다.유씨 가문의 대문도 활짝 열렸다. 이곳으로 달려오고 있는 무술 종사들에게는 유씨 가문의 문이 아니라 지옥의 문이었다.오늘 밤하늘이 뿌옇고 구름이 낮게 깔린 걸로 보아 큰비가 쏟아질 것 같았다.윤호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하늘도 우리 편이군, 30분 안에 폭우가 쏟아질 것 같은데 그때 모든 흔적이 빗물에 다 씻겨 내려가겠다!”폭우가 쏟아지는 것은 도로에 보행자가 적다는 것을 의미했다.보행자가 적다는 것은 오늘 밤의 충돌 현장을 목격할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게다가 전부가 배후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까지 더해져 지구는 여전히 그대로 돌고 태양은 여전히 떠오르며 서울 역시 그대로일 것이다.오늘 밤 20명의 무술 종사가 유씨 가문에 묻힐 줄은 그 아무도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L 가문까지 합치면 오늘 밤에 총 30명의 무술 종사가 사라지게 되는데 그것 또한 더더욱 모를 것이다.지하 밀실 안에는 유승조 일행이 숨어 있었다.밖에는 두꺼운 방폭 문이 있었는데 안에서 자발적으로 열지 않으면 폭탄으로도 문을 열 수 없었다.일류 재벌가인 만큼 반드시 방어 수단을 갖추고 있었을 것이다.소연은 안절부절못했다.무예에 능하지만 이제 겨우 무술 종사의 문턱에 들어선 그녀는 무술 종사의 위력을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전설급이 아직 싸우는 것을 본 적이 없기에 전설이 과연 얼마나 많은 무술 종사와 싸울 수 있는지는 몰랐다.유지아가 소연의 손을 꼭 잡아주며 말했다.“너무 걱정하지 마! 지훈이와 유씨 가문 경호원, 전부 병력까지 합쳐서 우리도 쪽수는 20명 정도 되니까 분명 괜찮을 거야.”사실 그녀도 남지훈의 안위가 걱정되었다.하지만 남자라면 당연히 최전방에서 자기 여자와
”시작합시다!”그렇게 말하면서 흑포는 태블릿을 꺼내서 임성수에게 건넸다.“이것 좀 보세요. 이 정도면 충분히 쓰러뜨릴 수 있지 않을까요?”임성수의 얼굴이 상기되었다.한참을 바라보던 그의 얼굴에는 격동의 빛이 떠올랐다.“충분해! 충분하다마다!”흑포는 뿌듯한 표정을 드러내며 담담하게 말했다.“당신도 전설급이니까 뒤에 결전이 일어나면 당신이 남지훈이나 전천행을 막아줘야 해요. 안 그러면 그 전설급 두 명만으로 우리를 충분히 담그고 남을 수도 있어요.”그는 전천행보다는 남지훈을 걱정했다.오늘 밤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서울 전체가 흔들릴 것이 분명했다.그때 전부가 출동하면 남지훈도 필연적으로 이 작전에 휘말릴 수밖에 없었다.흑포의 계획은 매우 간단했다. 임성수를 통해 기습 공격을 감행하여 단숨에 전천행, 백지와 남지훈을 쓰러뜨리는 것이었다.이 세 사람을 무너 뜨린 후 그의 손에 든 약점으로 임성수를 자기 꼭두각시로, 레드 조직의 꼭두각시로 만들려고 했다.그때가 되면 전 세계가 레드 조직의 세상이 될 것이다.만약 이 계획이 성공한다면 그 결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임성수가 영상을 다 확인한 후 흑포는 태블릿을 도로 가져와 임성수의 놀란 시선 속에서 태블릿을 마구 망가뜨렸다.“뭐 하는 거야?”임성수는 급한 마음에 흑포를 때려죽이고 싶었다. 그 안에 들어있는 것은 임성수가 더 높은 지위에 올라갈 수 있는 중요한 것이 담겨있었다.“왜 그렇게 당황해요?”흑포가 싸늘하게 웃으며 태블릿을 각을 뜯고 내부의 하드 디스크를 꺼내 임성수에게 건넸다.“항상 조심하는 것이 좋아요. 전천행이 전부의 장군인 건 다 이유가 있어요. 전천행이 당신이 이미 배신을 때렸다는 걸 알게 되면 그때는 어떻게 그들을 놀라게 해요?”임성수는 흑포가 정말 신중하다고 생각하며 뜨거운 입김을 내뱉었다.‘내가 이래 봬도 전부 부사령관인데 전천행이 뭐 내 몸을 수색하기라도 하겠어?’흑포가 말을 이어갔다.“오늘 밤에 작전을 시작할 거예요. 심씨 가문 사람들이 이
유씨 가문에 살면서 소연은 불편한 점이 전혀 없었다.다만 조금 걱정스러운 듯했다.“지훈아, L 가문이 힘이 좀 달리는데 별일 없겠지?”몇 년 전만 해도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이 조금 우스꽝스럽게 생각했을 것이다.L 가문이 어떻게 세력이 약하다고 여겼지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는 실제로 그런 상황이었다.결국 재벌 가문이었고 과거 L 가문 역시 고수들이 많았다. 비록 탑급 가문인 하씨 가문, 백씨 가문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나름 자기방어 면에서는 상당히 충분했다.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이러한 방어 세력은 모두 이선호에 의해 거의 소모되었고 이미 세력이 약해졌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남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와 이선우는 겨우 몇 번 만난 사이였고 제대로 된 말도 몇 마디 나눈 적이 없었다.부자간이 함께 보낸 시간이 없는데 부자간의 정은 얼토당토않은 말이었다.남지훈은 이선우가 죽든 말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지금까지 이선우는 남지훈에게 걱정하는 말 한마디 한 적이 없었다.아무 감정이 없는 부자간의 정은 전부 공허한 말뿐이었다.남지훈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소연이가 말을 계속 이어갔다.“다른 뜻은 없어. 난 단지 네가 후회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야. 어쨌든 이선우가 네 생부라는 건 변함이 없어.”소연은 이렇게 사려 깊었다.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부자 사이에도 반드시 유대 관계가 있기 마련이다.만약 이선우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남지훈이 평생 후회할까 봐 걱정했다.남지훈은 여전히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소연은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면서 남지훈과 이선우 사이의 응어리가 영원히 풀리지 않을까 걱정했다.남지훈의 말에도 이선우에 대한 절대적인 반감이 드러나진 않았다.하지만 오늘날까지도 이선우는 먼저 남지훈과의 만남을 시도하지 않았다.이선우가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니 소연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남지훈은 이선우뿐만 아니라 L 가문도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전부에서 병력을 L 가문으로 보내 L 가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