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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4화 나와 선을 긋다

엄마는 내게 전화를 건네주었고 나는 받자마자 다급하게 물었다.

“아주머니, 인호 씨 지금 어때요? 어느 병원에 있어요?”

김미애는 울먹이며 말했다.

“지영아, 먼저 몸조리부터 해. 인호는... 우리가 돌보면 되니까. 아마 외국 나가서 치료해야 할 수도 있어.”

외국 병원까지 가야 되는 거면 엄마가 말한 것보다 상황이 심각하다는 거다. 나는 마음이 조여왔다.

“지금 어디에요? 아직 깨어나기 전인가요?”

내가 긴장한 말투로 물었다.

“지영아, 걱정하지 마. 일단 상처부터 잘 치료해. 우리 몫까지 로아와 승현이 잘 챙기고.”

김미애는 이렇게 말하더니 전화를 끊었다.

나는 화들짝 놀라며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더는 받지 않았다.

엄마는 내가 계속 배인호 쪽에 연락하려 하자 핸드폰을 뺏어가며 마음 아프다는 듯 나를 쳐다봤다.

“지영아, 일단 급해하지 말고 인호 상황 좀 기다려보자, 응?”

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왠지 모르게 내 마음은 바늘로 콕콕 찌르는 것처럼 아파왔다.

하지만 내겐 아무런 방법이 없었다. 직감이 자꾸만 내게 배인호가 이번엔 큰일났다고 말해주고 있었다.

나는 마음이 자꾸만 복잡해져서 자리에서 일어나 가려고 했다. 등에서 난 상처가 너무 아팠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았다. 내 반응에 엄마, 아빠는 너무 놀라 의사와 간호사를 불러왔다.

진정제를 한방 놓아서야 나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꿈을 꿨다. 장례식을 참가하러 갔다. 주변 사람들의 착장은 온통 까만색이었다. 얼굴을 확인하고 싶었지만 이상하게 흐릿한 게 누군지 알 수 없었다. 조급해지려는데 눈앞의 광경이 휙 변하더니 나는 묘지에 서 있었다. 앞에 세워진 묘비에 사진 한 장이 박혀 있었는데 놀랍게도 사진 속의 사람은 나였다.

나는 너무 놀라서 뒷걸음질 쳤다. 두 걸음 정도 물러서자 묘비에 박혀있던 사진이 나에서 배인호로 변했다.

“아!”

나는 그 무서운 악몽에 놀라 잠에서 깼다.

진정제의 약 효과가 이미 지난 듯했다. 엄마, 아빠는 어디로 갔는지 병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나는 천정을 올려다보다가 피곤한 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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