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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8화 친자가 아니다

“아빠.”

배인호를 본 빈이가 이렇게 불렀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그 목소리에서 두려움이 조금 느껴졌다. 배인호를 보는 빈이의 눈빛이 평소와 조금 달랐다.

배인호는 그제야 안으로 들어왔다. 표정은 이미 정상이었다.

“아까 무슨 말 하고 있었어?”

배인호가 침대맡에 앉으며 빈이의 손을 잡았다. 하지만 눈은 나를 보며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빈이도 무서운가 봐요. 엄마 보고 싶다고 그러더라고요.”

내가 대답했다.

내 말에 빈이도 입을 열어 배인호에게 빌었다.

“아빠, 엄마 한번 만나게 해주면 안 돼요? 며칠이나 못 봤어요. 어디 갔는지 알아요? 설마 나 버린 거 아니죠?”

빈이는 이렇게 말하며 묵묵히 눈물을 흘렸다. 병에 걸린 다음부터 일고여덟 살 된 아이가 갑자기 성숙해진 것 같았고 전처럼 짓궂고 활발하지 않았다. 많은 시간 침대에서 자지 않으면 멍을 때리곤 했다.

배인호는 빈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수술 끝나면 엄마 만날 수 있어.”

“근데 나는 지금 보고 싶어요.”

빈이가 다급하게 말했다.

“빈이 착하지. 곧 만나게 될 거야.”

배인호는 빈이 말을 들어주지 않고 그저 가볍게 대꾸했다.

평소와 똑같이 부드러운 목소리였지만 나는 조금 다른 느낌을 받았다. 빈이도 이걸 느낀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더는 떼를 부리지 않고 입을 다문채 그냥 조용하게 잠을 청했다.

빈이는 곧 잠이 들었다. 빈이는 지금 힘이 별로 없었다. 자지 않으면 치료를 받고 있었다.

의사가 했던 말이 떠올라 배인호에게 물었다.

“결과 나왔어요?”

빈이의 친부인 배인호는 매칭 성공할 확률이 조금은 있을 것이다. 그러면 빈이에게 기증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내 두 아이도 마지막 남은 위험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배인호가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며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이상했다. 성공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이런 눈빛은 아닐 텐데 말이다.

“나가서 얘기하자.”

분명 빈이는 잠들었지만 그래도 배인호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자고 했다. 빈이가 잠결에 어렴풋이 들을까 봐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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