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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화 질투심과 소유욕

배인호의 위치는 이우범과 나란히 즉 바로 내 옆 맞은편 자리였기에, 나는 그의 무미건조한 표정을 바로 볼 수 있었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머리를 숙인 채 핸드폰만 하고 있었고, 그 늘씬한 손가락으로 핸드폰 화면만 분주하게 두드렸다. 또한, 메뉴선택에 대해서도 별다른 의견이 없어 보였다.

“아무거나. 네가 먹고 싶은 거로 해.”

“그래요!”

서란은 배인호의 그런 냉담한 모습에 전혀 개의치 않고, 배인호가 좋아하는 음식을 능숙하게 주문했다. 그런 서란의 모습에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배인호에 대해 잘 알고 있네? 나는 이 세상에서 배인호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나뿐인 줄 알았다. 어쨌든 10년이란 시간 동안, 해마다 내 머릿속에는 그 사람만 둘러싸고 있었으니 말이다.

“왜 그래요? 입맛에 안 맞아요?”

내가 별로 먹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이우범이 부드럽게 물었다.

“제가 피망을 별로 안 좋아해서요.”

나는 접시에 담긴 수제 먹물 파스타를 가리키며 아무렇지 않게 답했다.

이우범은 나를 한번 쳐다보더니 곧 고개를 숙이고는 자신이 아직 손도 대지 않은 먹물 파스타에서 꼼꼼히 피망을 골라냈다.

평소의 그는 수술도 참여하기에 그 손은 항상 섬세하고 깨끗했으며, 나이프와 포크를 잡는 자세도 매우 우아하고 안정적이었다.

그는 피망을 다 고르고 난 뒤, 자신의 그 먹물 파스타를 나한테 건넸고 내가 먹다 남은 파스타를 가져갔다.

“어, 그거 내가 먹던 건데!”

나는 재빨리 그를 말렸다.

“괜찮아요.”

이우범은 아무렇지 않게 내가 먹다 남은 파스타를 가져가서 먹었다.

그 모습에 나는 오히려 당황스러웠다. 사실 나는 피망을 싫어해서가 아니라, 단지 아무 핑계나 찾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는 내가 먹던 거도 전혀 개의치 않아 하는데, 내가 어떻게 그의 온화함과 섬세함을 거부할 수 있겠는가?

한창 먹물 파스타를 집중해서 먹고 있을 때쯤, 갑자기 옆에서 서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일 한 지 얼마 안 돼서 새우가 먹고 싶어도 깔 수가 없네.”

이어서 몇 초 늦게 배인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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