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0232화

작가: 마태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그의 명예와 오만함은 그에게 세상을 깔아볼 만한 자신감을 주었다.

그리고 지금, 천씨 가문이 밖에 내놓은 사생아인 천도준을 마주한 그는… 두려웠다!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이 다 계략이고 자신마저도 계략에 넣어버리는, 스스로를 해치는 것에 주저함이 없는 사람은 대체 얼마나 무서울까?

천태성은 자신은 절대로 천도준 같은 짓은 저지르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저 사생아는 미치광이가 따로 없었다!

털썩하는 소리와 함께 천태성은 바닥에 주저앉았다. 천도준의 비아냥이 귓가에 맴돌았다.

그 순간, 그의 자신감이 흔들렸다.

이어지는 것은 물밀듯이 밀려오는 강렬한 치욕감이었다.

천씨 가문의 정예가 무려 사생아에게 지다니?

빌어먹을!

저 빌어먹을 사생아 새끼!

“아! 죽여버릴 거야!”

천태성은 별안간 눈시울을 붉히더니 살기등등하게 천도준을 향해 달려들었다.

“게임은 끝났어.”

천도준은 눈썹을 들썩이며 존을 쳐다봤다.

“죽여요!”

퍽!

앞으로 다가온 존은 주먹을 들어 그대로 천태성을 날려버렸다.

바닥에 떨어진 천태성은 가슴팍을 들썩이다 ‘푸흡’하고 피를 왈칵 토해냈다. 정신이 극한으로 몰렸다.

“나와 싸우고 싶다면 언제든지 함께해주지. 하지만 내가 지키려는 사람들을 해치려 든다면 널 가지고 놀 방법은 아주 많아!”

울프의 부축을 받은 천도준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처음부터 끝까지 고통의 기색은 조금도 없었고 창백한 얼굴에는 천태성을 향한 짙은 비아냥만 가득했다.

말을 마친 그는 존과 울프를 데리고 별장을 나섰다.

밖은 여전히 폭우가 쏟아지고 번개가 내려쳤다.

롤스로이스와 BMW는 비의 장막 속에서 빠르게 천문동 별장단지를 떠났다.

롤스로이스 안.

천도준은 온몸이 비에 젖었지만 오른손은 여전히 칼에 맞은 부위를 꾹 누르고 있었다. 셔츠는 이미 반쯤 붉게 물들어 있었지만 방금 별장을 나오며 빗물에 조금 씻겨나갔다.

하지만 피가 계속 흘러나오자 이내 다시 눈이 시리게 붉어졌다.

“도련님, 조금만 버티세요. 곧 병원 도착해요.”

존이 다급한 얼굴로 말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이긴 놈이 왕이다   제0233화

    천도준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이수용은 이미 병원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천도준의 상처를 보자 이수용마저도 동공이 수축하며 경악으로 가득 찼다.쓸데없는 안부 없이 창백한 얼굴의 천도준은 곧바로 응급실로 들어갔다.퍽!이수용은 존의 가슴팍에 주먹을 꽂으며 버럭 화를 냈다.“못난 자식! 도련님을 지켜보라고 했더니, 어떻게 지킨 거야?”침음만 낸 존은 고개를 숙인 채 침묵했다.“어르신….”울프가 막 입을 열려고 했다.짝!이수용은 그대로 울프의 뺨을 날렸다.그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가득했다.“네가 끼어들 자린 없어!”울프의 표정이 굳더니 이내 고개를 숙인 채 침묵했다.“어르신, 도련님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 건 저와 울프의 불찰입니다.”존이 평온하게 입을 열었다.똑같이 어르신을 따르지만 이수용의 신분은 그를 훨씬 뛰어넘었다. 그는 어르신의 진정한 심복이었다.게다가 늘 태연한 태도를 유지하는 이수용이 이렇게 버럭 화를 낸다는 건 정말로 분노가 극에 달했다는 뜻이었다!게다가, 천도준도 확실히 부상을 입긴 했다.추종자로서 가끔은 사실관계에 상관없이 추종하는 사람이 다친다면 추종자가 잘못을 하지 않아도 잘못이었다!한참 후.분노에 차 있던 이수용은 그제야 크게 한숨을 내쉬며 평온하게 입을 열었다.“말해 봐, 어떻게 된 건지.”존은 담담한 말투로 별장 안에서 발생한 일들을 전부 사실대로 말했다.이수용의 표정이 점점 변하더니 들으면 들을수록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아무리 그라고 해도 천도준이 이런 복수 수단을 선택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자신의 손해를 감수하며 적을 함정에 빠트리다니!이건 스스로에게 얼마나 독해야 이런 계략을 펼칠 수 있는 걸까?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이건 확실히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후….”이수용의 얼굴에 놀라움이 드러나더니 끝내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동안, 도련님 정말 고생이 많으셨군.”만약 어렸을 때부터 겪어 온 경험이 없었다면 천도준이 이 나이에 자신에게 이렇게 독하게 굴 줄은 이수용

  • 이긴 놈이 왕이다   제0234화

    ”저희가 떠나자마자 천태성은 곧바로 개인 헬기를 타고 가문으로 돌아갔어요.”존이 설명했다.“어르신께서는 천태성이 먼저 고자질을 해 도련님이 가규를 범했다는 죄를 확정 지을까 봐 곧바로 가문으로 돌아가셨어요.”천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그것 역시 예상했던 일이었다.천태성이 먼저 집으로 돌아갓던 건 먼저 기회를 선점해 자신의 죄를 확정 지으려는 것이었다.이미 빠져나갈 구멍을 이 정도까지 만들어 놨는데 이수용이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그건 이수용이 아니었다.그는 힘겹게 고개를 돌려 바깥의 야경을 쳐다봤다.천도준이 중얼거렸다.“지금쯤이면 결론이 나지 않았을까요?”존은 고개를 저었다.“어르신께 연락을 드리려고 했지만 휴대폰이 계속 꺼져있는 상태에요.”“그래요.”천도준은 짧게 대답한 뒤 더 말을 하지 않았다.지난번에도 이수용은 천씨 가문으로 돌아간 뒤 연락이 끊겼으니 이번에 돌아간 뒤 연락이 끊긴 것도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천장을 바라보며 천도준은 남몰래 시간을 계산했다.어머니는 아직도 이율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자신이 다쳤다는 것을 어머니에게 알리지 않기 위해 응급처치하러 보내진 병원은 다른 병원이었다.부상에서 회복할 날짜를 계산해 보니 대충 어머니가 퇴원하기 전이 될 것 같았다. 그때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어머니의 앞에 나타난다면 이 일을 순조롭게 묻어둘 수 있었다.지금 천도준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다음 달 초에 동시에 예약 판매가 되는 매물 3개에 관한 일이었다.천태성이 이번에 돌아간다면 천씨 가문을 완전히 휘저을 게 분명하니 그는 이 일로 다음 달 초의 예약 판매가 영향을 받을까 봐 걱정이었다.지금은 그저 조용히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 얼굴 한 번 본적 없는 아버지가 천씨 가문에서 오늘의 일을 조용히 묻어둘 수 있는지를 봐야 했다.다른 것에 대해 천도준은 딱히 생각하지 않았다.천태성이 어머니를 입원하게 만들었으니 아들로서 이 복수는 반드시 해야 했다. 되돌릴 여지를 남겨둔 것만으로도 이미 최선을 다한 것이었다.소위

  • 이긴 놈이 왕이다   제0235화

    담배 연기에 사레가 들려 연신 기침을 하는 존과 울프를 보자 천도준은 웃음을 터트렸다.2천억만으로 이렇게 놀라게 하다니. 하지만 그에게 있어서는 이 2천억 뒤에 드러난 사실보다 중요하지는 않았다.이번에… 하늘이 그의 편에 있다는 뜻이었다!그가 한 노력을 아버지와 이수용이 헛되게 만들지 않았다는 뜻이었다.이제 다른 것들은 딱히 걱정이 되지 않았다.자신이 아직 이 판에 서 있는 한, 판에서 제외되지 않는 한 그는 계속해서 대결을 이어갈 자격이 있었다.늘어지게 기지개를 켠 천도준이 웃으며 말했다.“울프, 가서 아침 사와. 조금 배가 고프네.”“네, 천도준 씨.”울프가 나가자 존도 그제야 조금 진정이 돼 한시름을 놓았다는 듯 웃었다.“도련님, 이번에 칼빵 맞은 게 헛되지는 않았네요. 회장님과 어르신께서 성공하셨군요.”“그래요, 그래도 아직 귀찮은 일들이 남아있어요.”천도준은 코를 문지르며 그윽한 눈빛으로 말했다.“이번 일은 이렇게 손쉽게 묻히진 않을 거에요. 천태성도 얌전히 화를 삭힐 성격도 아니고요.”고개를 끄덕인 존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휴대폰을 꺼낸 그는 다시 한번 이수용에게 전화를 걸었다.스피커폰 버튼을 눌렀지만 여전히 전원이 꺼져있다는 안내 음성만 들렸다.“조급해 말아요. 정말로 무슨 일이 있다면 어르신께서는 분명 곧바로 연락할 거예요.”천도준이 위로하며 말했다.그 뒤로 며칠간 천도준은 병원에서 쉬고 있었다.옆에는 울프만이 남아 그를 간호하고 있었고 존은 이율 병원으로 가 이난희의 옆에서 그를 대신해 둘러대 줘야 했다.이난희는 부상을 입고 입원을 했는데 만약 천도준마저 부상으로 입원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이난희의 몸에는 부담만 더 해졌다.정태 건설에 관해서는 천도준은 원격으로 마영석에게 지시를 내려 그가 대신 움직이게 했다.그도 그럴 것이 그는 준용 건설의 절대적인 지분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비록 이수용이 주준용을 몰아세우며 얻어 내 획득경로가 불순하다고 해도 주준용은 감히 이 일에서 반기를 들지 못했다.그런 시

  • 이긴 놈이 왕이다   제0236화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죠?”전화 너머의 천태성은 여전히 오만했다. 이내 그는 명령하듯 말했다.“오늘 밤에 천씨 가문의 전용기가 당신네 지역에 내릴 테니까 제대로 접대해요.”“네, 네. 꼭, 진심을 다해 모시겠습니다.”주건희는 그렇게 대답하며 다시 물었다.“감히 여쭙건대, 천씨 가문의 어느 분이시죠?”“'감히'라는 걸 알면서 뭐 하러 묻죠?”천태성의 차가운 말투에는 짙은 불만이 담겨 있었다.“기억해요, 개면 개다운 각오가 있어야죠. 개는 주인에게 질문을 하지 않습니다!”달칵!통화가 종료됐다.주건희는 얼굴이 달아오르며 정신이 멍해졌다.금테 안경 아래의 두 눈에는 분노가 들끓었다.순식간에 두 눈의 분노가 사그라들더니 입가에 미소를 드러내며 휴대폰을 내려놓았다.그는 자조적으로 웃으며 중얼거렸다.“그래, 이미 개가 됐는데.”그날 밤.교외 공항은 조용하지 않았다.대합실 안은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고 이따금씩 공항 직원들의 방송 안내 소리가 울려 퍼졌다.활주로에도 쉴 새 없이 비행기가 내리고 떴다.교통량이 엄청난 공항은 야밤이 되어도 여전히 그만의 활력을 펼쳐 보이고 있었다.하지만 오직 한 활주로만이 기이할 정도로 텅 비어 있었다.주변의 길에서 아무리 많은 비행기가 뜨고 져도 그 길만큼은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다.마치 교외 공항의 이종 같았다.저 멀리, 불빛이 엄습했다.검은색의 롤스로이스 팬텀이 선두에서 달리고 있었다.팬텀 뒤에는 9대의 검은색 벤츠 GLS500이 따라오고 있었다.질서정연한 그 광경은 엄청난 기세를 보이고 있었다.만약 대낮에, 탑승객들이 발견한다면 분명 한차례 탄성을 자아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정오에 가까운 야밤이라 이 광경은 마치 은밀한 야행같이 비밀스러웠다.롤스로이스는 활주로 옆에 멈췄고 이내 문이 열리더니 주건희가 내렸다.조금은 시린 밤바람에 그는 무의식적으로 옷을 여몄다.“어르신, 날이 깊었습니다. 겉옷을 걸치시지요.”한 노인이 따라서 차에서 내리며 들고 있던 코트를 주건희의 어깨에 걸쳤다

  • 이긴 놈이 왕이다   제0237화

    밤하늘 위.전투기의 엔진 소리가 귀를 울렸다.거칠게 부는 바람이 보이지 않는 손처럼 그들을 내리눌렀다.전투를 위해 사용되어야 할 무기가 지금은 호위나 하는 존재로 전락했다.그 광경은 장관이 따로 없었다.주건희라고 해도 그 광경에 도무지 진정을 할 수가 없었다.그리고 대합실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그 장관에 이목이 쏠렸다.온 대합실에 소란이 일었다.모든 사람들이 넋을 놓고 말았다.쿠르르릉….전투기의 커다란 엔진 소리와 함께 전용기는 천천히 활주로에 착륙하며 활주를 시작했다.전용기가 완전히 멈추자, 밤하늘에서 열 대의 전투기가 일제히 커다란 폭음을 냈다.우레가 터지는 것 같이 엄청난 기세였다.이내, 열 대의 전투기는 동시에 공중에서 포물선을 그리며 방향을 돌리고 회항하여 밤의 장막 너머로 사라졌다.전후 시간은 아주 짧았지만, 고작 1초라도 사람들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남기기엔 충분했다.“어르신… 대합실 쪽에 호사가가 꽤 있는 듯합니다.”집사가 조용히 말했다.정신을 차린 주건희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천씨 가문의 진정한 용이 강림하는 데다 전투기 열 대가 호위를 해주었는데 보잘것없는 것들 때문에 좋은 일을 망쳐서야 되겠어?”말을 마친 그는 사람들을 이끌고 서둘러 전용기로 향했다.점차 주건희의 눈빛이 가라앉으며 생각이 빨라지기 시작했다.전용기에 다가갈수록 얼굴은 점점 더 붉어졌고 심장박동도 점점 더 빨라졌다. 마치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전투 무리를 호위로 사용하다니, 전용기 안의 존재가 어떤 지위를 가지고 있는지 충분히 증명이 됐다.천씨 가문에 대한 그의 이해에 따르면 당당하게 이런 진용으로 나타날 수 있는 사람은 천씨 가문에서도 딱 두 명뿐이었다!한 명은 천씨 가문 가주, 다른 한 명은 천씨 가문 노부인이었다!상대가 누구든 간에 주건희에게 있어서는 저 멀리 구름 위의 진정한 용이었다.그리고 버러지에 불과한 그가 여기서 진정한 용의 등장을 접대할 수 있다는 건 더없는 영광이었다!이 지역의 재계 호걸로서 온

  • 이긴 놈이 왕이다   제0238화

    그가 여태껏 천도준과 천태성 사이를 오갔던 것도 다 기회를 얻고 위로 올라가기 위해서가 아니던가?그리고 이제 천씨 가문 노부인의 마음속에 조금이라도 인상을 남길 수 있다면 그의 미래에 도무지 상상할 수 없을 조력을 얻을 수 있었다.재계를 종횡무진하고 단호하게 결단을 내리는 주건희는 우유부단한 사람이 아니었다그 말은 노부인에게 자신과 천태성은 친분이 있으며 자신이 이 지역에서 지내고 있는 힘이면 노부인의 수발을 들 자격이 있다는 것을 설명했다.“태성이?”아니나 다를까, 천태성이라는 이름을 듣자, 천 씨 노부인의 안색이 많이 풀어졌다. 더는 아까 같은 냉담한 기색이 아니라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천씨 가문에서 천 씨 노부인의 지위는 남달랐다. 비록 가주는 아니었지만 가주도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했다.그리고 젊은 세대 중에 천태성은 드물게 노부인의 환심을 사는 사람 중 하나였다.눈치가 빠르고 분위기 파악을 잘하는 주건희는 노부인의 안색을 보자 몹시 기뻐했다.하지만 그가 입을 열기 전에 노부인은 다시 손을 저었다.“되었다. 기왕 태성의 지인이라 하니 더는 따지지 않으마. 하지만 애야, 네 힘은 보잘것없으니 네 사람들을 데리고 그만 가보거라.”쿵!기쁨에 차 있던 주건희는 벼락이라도 맞은 듯, 저 높은 구름 위에서 추락하는 듯한 좌절감이 느껴졌다.만약 다른 사람이 주건희에게 이런 식으로 말했다면 주건희는 당연히 코웃음을 쳤을 것이다.이 지역에서 주건희의 힘은 정말로 하늘도 가릴 수 있었다!하지만 그 말을 한 건 천씨 가문 노부인이었다!주건희는 자신의 주제를 잘 알고 있었다. 천씨 가문 노부인의 눈에 그는 어쩌면 한 마리의 개미로 칠 수 있었지만 그가 소위 힘이라고 생각했던 건 정말로 천씨 가문 노부인의 눈에 들지 않았다.그 말에 그는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도무지 반박할 수가 없었다.바로 그때.저 멀리서 자동차 엔진음이 들려오더니 눈 부신 빛이 엄습했다.찰나, 모두의 이목이 집중됐다.주건희는 눈을 가늘게 뜨며 눈 부신

  • 이긴 놈이 왕이다   제0239화

    이른 아침의 첫 햇살이 바닥을 비출 때, 눈을 뜬 천도준은 병실에 사람이 한 명 는 것을 발견했다.이수용은 피곤함에 전 얼굴로 병실 소파에 기댄 채 손을 베개 삼아 눈을 감고 쉬고 있었다.천도준은 순간 크게 기뻐했다.다급하게 이미 잠에서 깬 울프를 향해 어떻게 된 건지 묻는 눈빛을 보냈다.“어르신, 천도준 씨께서 깨셨습니다.”하지만 울프는 아예 그를 깨웠다.천도준은 미간을 찌푸렸다. 울프를 쳐다봤던 건 이수용의 휴식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이수용이 이렇게 일찍 병실에 왔다는 건 분명 어젯밤에 밤새 달려왔다는 뜻이었다.두 눈을 뜨고 천도준을 본 이수용은 피곤함에 마른 세수를 하다 웃으며 말했다.“도련님, 제가 울프에게 깨시면 바로 절 깨워달라고 했습니다.”고개를 끄덕인 천도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천씨 가문은 어떻게 됐어요?”가규의 일은 분명 잘 처리됐을 것이다.하지만 그 뒤의 문제도 적지 않을 게 분명했다.그도 그럴 것이 천태성은 천씨 가문 후계자 중 한 명이었고 그는 그저 천씨 가문 사람들 눈에는 밖에 버려진 ‘사생아’였다.만약 아버지와 이수용의 물흐리기 작전만으로 모든 게 해결이 됏다면 천태성의 후계자 신분은 너무 무의미했다.그 말에 이수용은 씁쓸하게 웃었다.“제가 어젯밤에 쉬지 않고 달려온 이유가 바로 그것 때문입니다. 어젯밤 노부인께서 이곳에 도착하셨습니다.”천씨 가문 노부인이?천도준의 표정이 순간 굳더니 동공이 수축했다.놀라움이 가시자 그는 무력한 웃음을 지었다.“그 큰 인물까지 불러내게 되다니, 천씨 가문에서 천태성의 지위는 정말 남다른 모양이군요.”이수용도 무기력하고 더없이 실망한 얼굴을 했다.천씨 가문에서 노부인의 지위는 몹시 특별했다. 지난 세대를 겪고 유일하게 남아있는 사람으로서 황태후가 수렴청정하는 듯한 아우라를 풍겼다.그녀는 비록 천씨 가문을 장관하고 있지는 않지만 가주라고 해도 그녀에게 경의를 표해야 했다.그렇지 않으면 효도라는 단어 하나로도 가주를 무너트릴 수 있었다.크게

  • 이긴 놈이 왕이다   제0240화

    이수용은 눈꺼풀이 거세게 뛰었다. 천도준의 이 말은 천씨 가문 노부인에게 맞서는 게 분명했다.소위 ‘소견’이라는 건 노부인이 자신의 신분과 지위를 드러내기 위한 수단이었다. 천씨 가문에 있으면 가주도 소견을 받기도 했다!“하! 죽지 않았으면 가야 합니다.”정장 차림의 남자는 코웃음을 쳤다.“죽었어도 노부인께서 만나고자 하시면 관짝을 들고서라도 가야 하지요.”천도준은 두 눈을 가늘게 떴다. 속에서 분노가 치밀었다.막 입을 여려는데 이수용이 먼저 공수하며 웃었다.“저녁 8시, 제가 반드시 도련님을 데리고 노부인을 찾아뵙겠습니다.’“교외의 사인 회관이요.”정장 차림의 남자는 그 장소만 덜렁 남겨둔 뒤 사람들을 이끌고 떠났다.처음부터 끝까지 쓸데없는 말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고고하고 오만하고 냉담한 태도였다.이수용을 마주하고도 조금도 풀어진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어르신, 노예 노릇도 잘못했나 본데요. 젊은것들 셋이 좋게 말하는 법이 없네요.”천도준이 그를 놀리며 말했다.그는 딱히 만남을 피하고 싶지 않았다. 노부인이 이미 여기까지 온 마당에 도망은 불가능했다.방금 전의 반응은 그 세 정장차림의 남자의 말투나태도가 기분이 나빴기 때문이었다.이수용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턱을 어루만졌다.“저 사람들은 노부인의 측근들입니다. 천씨 가문에서 노부인의 시중만 따로 드는 자들이죠. 저는 회장님의 측근이니 당연히 저에게 좋은 태도를 보일 리가 없습니다. 천씨 가문 내부는 아주 복잡하거든요.”그때, 옆에 있던 울프의 두 눈에 빛이 번뜩였다.“천도준 씨, 이 사인회관….”눈썹을 까딱한 천도준은 의아한 얼굴로 울프를 쳐다봤다.“이 사인 회관은 이 지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사람이 연 개인 회관이라는 말이 하고 싶은 것이냐?”이수용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는 회장님이 도련님을 보필하라고 보낸 사람이라 이 지역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모든 세력과 현지 상황에 대해 명명백백히 조사를 했었다.천씨 가문의 정보망으로 이런 것들을 알아내기란 식

최신 챕터

  • 이긴 놈이 왕이다   제262화

    이은화는 분노했다. “그럼 우리 청하가 중간에 껴서 난처해하는 모습을 눈 뜨고 보고만 있겠단 말이에요? 아빠라는 사람이, 어떻게 이 중요한 순간에 딸을 전혀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어요?”“알았어.”고덕화는 한숨을 푹 쉬었다. 어쨌든 동의한 셈이다. “그저 여기에서 며칠 더 묵었을 뿐이야. 천씨 가문쪽과의 협의를 또 지체해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 돼.”고덕화는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천씨 가문의 여세를 몰아 당신이 한 단계 더 높은 성과를 올리려고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저도 그 생각에 동의하고요. 게다가 당신을 응원해요.”이은화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여보, 우리에겐 자식이라고는 청하 한 사람 밖에 없어요. 당신이 이미 이룬 성공은 다른 사람들이 간절히 원하고, 또 원하는 것이예요. 돈은 필요한 만큼만 있으면 돼요. 청하의 행복이야말로 지금 우리의 가장 큰 목표예요.”“하지만…”고덕화는 여전히 변명하고 싶었다.“저는 저희의 잘못된 생각으로 청하가 좋은 인연을 놓치지는 걸 원하지 않아요. 천씨 가문을 떠나서, 천도준은 이미 훌륭한 성과를 거두었다고요. 만약 청하가 우리 때문에 헤어지면 아버지라는 사람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겠어요?”이은화의 목소리가 점점 더 높아졌다.“당신 설마 우리 청하가 석유 재벌이나 실리콘 밸리의 거물들의 자식들을 마음에 들어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고덕화는 잠시 멈칫하다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더니 바로 명쾌하게 말했다.“그럼 이렇게 하지. 모레 여전히 이곳에서 파티를 열어 천도준에게 사과를 하는 거야. 진정한 의미에서의 상견례를 갖는 거지.”“좋아요. 이래야 좋은 아버지죠.”이은화는 부드럽게 웃었다. ……고덕화와 정강수가 회관 주차장으로 달려갔을 때, 천도준은 이미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그저 멀리에서 롤스로이스 한 대가 회관 밖으로 나가는 것이 보였다. 고덕화는 미간을 찌푸렸다. 정강수가 다급히 경호원에게 물어보니, 경호원은 천도준이 착잡한 표정으로 차량에 올라탔

  • 이긴 놈이 왕이다   제261화

    그 말에 정강수는 몸을 움찔거렸다. 그의 표정은 어딘가 복잡해보였다.정강수는 국화의 대가였다. 그는 도도하고 자신의 존엄을 중요시 여기는 사람이었다. 게다가 외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사람이었다. 때문에 그에게서 사과라는 단어를 좀처럼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하물며 자신보다 나이가 한참 어린 사람한테 사과하라니?그저 멍하니 서 있는 정강수를 보고, 유 원장은 화가 났다.“너, 나랑 박씨 어르신을 믿어, 못 믿어?”박씨 어르신도 한숨을 쉬었다.“가, 어서 사과 해. 체면이 깎이는 것도 아닌데 뭐.”천씨 가문 가주의 친아들, 그것도 천씨 가문 가주가 아들을 위해 이미연에게 협박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런 천도준이 정강수의 사과를 받지 못해서야 되겠는가? 순간, 정강수의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졌다.유 원장이 혼자 이러는 거면 무시해도 되겠지만, 박씨 어르신까지 이러니 그들의 말을 듣지 않을 수가 없었다.그가 아무리 어리석다고 해도 일이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금세 알아차릴 수 있었다.정강수는 한숨을 쉰 후, 천천히 밖으로 걸어갔다.“엄마, 아빠. 제가 도준이를 잡으러 갈게요.”고청하는 감격에 겨워 밖으로 뛰쳐나갔다.오해가 풀렸다. 이건 그녀에게 있어서 정말 다행이 아닐 수 없었다.여자로서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 부모님의 마음에 드는 것을 싫어할 사람이 어디있겠는가?정강수의 발걸음도 덩달아 빨라졌다.안채 안은 여전히 조용했다. 고덕화와 이은화는 아직도 무슨 상황인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오늘 밤, 모든 일이 너무 순식간에 지나갔다.기쁨에서 분노로, 다시 공포로 변했다. 두 사람은 그저 오랜 친구들을 불러 딸이 사랑하는 남자가 믿을만한 남자인지 보려고 했는데, 이렇게 큰 오해가 생길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조금 전 천도준에게 했던 말과 행동을 생각하면, 두 사람은 얼굴이 뜨거워졌다.고덕화는 박씨 어르신과 유 원장을 흘겨보았다.“오래 알고 지낸 친구인데, 어떻게 두 사람은 아직도 나를 속일 수가 있지

  • 이긴 놈이 왕이다   제260화

    정강수는 눈을 부릅뜨고 분노했다.그들은 모두 오래된 절친한 친구고, 각자 분야에서 뛰어난 전문가들이어서 만약 진짜로 싸운다면 누구 하나 쉽게 양보하지 않을 것이다.유 원장은 얼굴을 붉히며 욕설을 퍼부었다.“넌 정말 양심도 없는 놈이야. 내가 너랑 싸우는 것을 두려워할 것 같아? 너한테 맞으면 난 내가 직접 치료하면 되는데, 넌 누가 치료해 줄 수 있을 것 같아? 난 절대 치료 못 시켜줘.”“너……”정강수는 얼굴을 붉혔다. 고덕화는 아직도 무슨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해했다.같은 편들끼리 왜 갑자기 싸움을 벌이는 거지? 그때, 박씨 어르신이 한 발짝 앞으로 나와 유 원장과 똑같이 어이가 없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정강수를 바라보았다.“강수야. 이번 일은 네가 경솔했어. 유 원장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았어.”“너 까지 왜……”정강수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하지만 이내 뭔가를 깨달은 것 같았다.세 사람 중, 박씨 어르신이 제일 진중하고 침착한 편이었다. 아니었으면 높은 지위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두 사람 대체 왜 그래? 무슨 일이야?”고덕화가 다급히 물었다.이은화와 고덕화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박씨 어르신과 유 원장을 번갈아 쳐다보았다.유 원장은 성격이 급한 나머지 발을 동동 구르며 를 가리키며 정강수에게 소리를 질렀다.“다시 한번 저 그림을 자세히 봐봐. 그래도 천도준이 선물한 그림이 가짜라고 한다면 오늘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그 말에 정강수는 마치 날벼락을 맞은 듯 정신이 멍해졌다.박씨 어르신과 유 원장은 천도준을 대신해 억울함을 호소했다.‘내가 진짜 잘 못 본 걸까?’정강수는 다시 를 들고 신중하게 테이블 위에 펼쳐놓았다. 그러더니 주머니에서 돋보기를 꺼내 자세히 살펴보았다.아까와 비교하면, 정강수는 확실히 침착했다. 안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어찌나 조용한지 바늘이 떨어지는 소리조차 들릴 것 같았다. 고덕화 일행은 막막했다. 하지만 박씨 어르신과 유 원장은 부끄럽기도 하고, 어딘

  • 이긴 놈이 왕이다   제259화

    그의 한 마디에 방은 순식간에 시간이 멈춘 듯 조용해졌다. 박씨 어르신과 유 원장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어느새 두 사람의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하지만 정강수는 오히려 거만한 표정으로 천도준을 아니꼽게 바라보고 있었다.순간, 고청하는 눈앞이 컴컴해지는 것 같았다. 그녀의 갸냘픈 몸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떨려왔다.부모님은 불같이 화를 낸다. 처음 부모님을 소개시켜드리는 자리는 이렇게 완전히 망해버렸다.그럼 앞으로 두 사람의 사이는 어떻게 되는 걸까?고청하는 힘겹게 천천히 입을 열었다.“도준아……”그녀가 막 말을 내뱉은 순간, 천도준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미소는 봄바람처럼 따뜻했다.당백호의 는 이수용이 그에게 준 것이다. 그는 이수용이 고작 그림 한 점으로 수작을 부렸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박씨 어르신에게 주는 선물이라 해도 절대 가짜일 리가 없었다.그의 기분을 상하게 한 건 바로 정강수의 독단적인 태도였다. 그는 그림을 단 한 번만 보고 가짜라고 판단했다. 그건 아무리 전문가여도 너무 독단적이었다.그의 이런 독단적인 행동 때문에 기쁨과 환희가 차 넘쳐야 할 자리는 순식간에 발칵 뒤집히고 말았다.고청하의 목소리를 듣고, 천도준은 웃으며 말했다.“청하야, 난 괜찮아. 난 이만 나가볼게.”이미 상황이 이렇게 되어버렸으니 그가 계속 여기에 있는다면 고청하만 중간에서 곤란해질 뿐이었다.고청하는 그가 가장 힘들었을 시기에 그의 곁으로 돌아왔다. 그는 어렵게 얻은 이 진실된 감정을 각별히 소중하게 여겼다.하지만 지금, 난처해하는 고청하를 보고 있자니 천도준은 마음이 아파왔다.말을 마친 천도준은 얼굴에 미소를 띄고 사람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도준아……”고청하는 그를 잡으려고 했다.하지만 고덕화가 그녀를 붙잡았다.“청하야. 아직도 모르겠어?”“아빠…… 아빠는 제가 무엇을 이해하기를 바라세요?”고청하는 눈물을 흘리며 입술을 꽉 깨물었다.“청하야, 천도준은 이 도시에서 젊은 인재라고

  • 이긴 놈이 왕이다   제258화

    쿵.그의 한 마디에 방 안의 몇 몇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라 어리둥절해했다.모두가 돈이 부족하지는 않지만, 이런 소장품에 대해서는 모두 관심이 없었다. 때문에 서화 면에서는 정강수처럼 조예가 깊은 사람은 없었다.한 폭의 그림이 거의 50억에 달한다니…… 그게 사실이라면 이 선물은 아주 귀한 것이었다.그 말에 천도준도 깜짝 놀랐다. 이수용은 너무 손이 컸었다. 다른 사람에게 주는 선물로 50억을 쓰다니?잠시 후, 천도준은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아저씨, 저는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분들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50억 정도는 내놓을 수 있습니다.”“어린 나이에 말은 잘하네?”정강수는 미간을 찌푸렸다. 점잖은 그의 얼굴에 흉악한 분노가 일었다. 고청하는 눈을 반짝였다. 천도준의 몸값을 생각했을 때, 50억 정도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그녀가 막 뭐라고 해명하려고 할 때, 정강수는 갑자기 냉소를 지으며 천도준에게 말을 걸었다.“방금 잘 못 들었어? 내가 말한 건 3년 전 시가야.”“잘 들었습니다.”천도준은 평온하게 고개를 끄덕였다.“49억 2천 8백만원. 구체적인 가격을 어떻게 알았냐고?”정강수는 차가운 말투로 말을 이어갔다.“당시 이 그림이 경매에 팔렸을 때, 내가 그 경매 현장에 있었지. 이 그림은 당시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떤 한 신비로운 구매자 손에 들어갔어. 게다가 이 그림은 3년 전에 사간 이후로 한 번도 세간에 나타난 적이 없었지. 나이가 많이 어린 것 같은데, 설마 당신이 그때 그 그림을 산 사람이라고 하진 않겠지?”그 말에 고청하는 몸을 움찔했다. 그녀의 두 눈은 순식간에 휘둥그레졌다.3년 전이면 천도준과 오남미가 결혼하던 해다.그때의 천도준이 어떻게 50억 짜리 그림을 살 수 있었을까?‘설마…… 진짜 가짜란 말이야?’순간, 고청하의 눈앞은 순식간에 캄캄해졌다. 그녀의 마음은 순식간에 텅 빈 듯 공허해졌다.고덕화의 표정도 점점 굳어졌다.그는 정강수의 말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는 국화의 대가이고, 이 방면에

  • 이긴 놈이 왕이다   제257화

    그의 한 마디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고덕화의 표정도 순식간에 굳어졌다. 고청하 어머니의 표정도 오싹하기 그지 없었다.박씨 어르신과 유 원장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아저씨, 도준이는 가짜 그림을 선물할 사람이 아니에요.”고청하는 다급히 해명했다.이건 천도준이 그녀의 부모님을 처음 만나는 자리다. 그녀의 가세로 보아, 고청하의 부모님은 천도준이 준 선물의 가치를 절대 따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선물이 가짜라면 그건 의미가 달라진다.이건 가식적이고 무례한 일이 아닌가?“그래, 맞아. 한 번 더 자세히 봐. 함부로 말하지 말고.”유 원장도 고청하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그는 천도준의 진짜 정체를 알고 있었다. 천도준 같은 사람이 어떻게 가짜를 구입할 수 있단 말인가? 반드시 정강수가 잘못 본게 틀림없었다.“그래, 아까 그저 얼핏 봤잖아. 네가 잘못본 게 틀림없을 거야.”박씨 어르신이 말했다.“뭐?”정강수는 박씨 어르신을 노려보았다.그는 국화의 대가이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이다. 그의 그림 한 점은 수백억원에 달하는 가치가 있었다.그는 수십 년 동안 서화에 빠져있었고 직접 본 서화는 부지기수였다.당백호의 는 정강수가 한 눈에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아볼 수 있었다.“당신……”박씨 어르신은 무의식적으로 천도준을 힐끔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정강수를 향해 말했다. “이 당나귀 같은 놈아. 오늘은 청하가 남자친구를 데리고 인사를 하러 온 날인데 왜 그렇게 화를 내는 거야?”천씨 가문 가주의 친아들이 어떻게 가짜 그림을 선물할 수 있겠는가? 무슨 말도 안 되는 농담을…… 만약 이번 일로 천도준이 대노한다면 천씨 가문의 명령하나 만으로 정강수는 그동안의 명성을 전부 내려놓아야 할지도 모른다.“왜 나를 탓하는 거야?”정강수는 매섭게 쏘아붙였다.“난 저 녀석이 여자친구 부모님에게 선물로 가짜 그림을 주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 뿐이야. 보잘것 없는 선물이라도 정은 깊다는 말도 있는데 값비싼 선물을 주지 못해

  • 이긴 놈이 왕이다   제256화

    “걱정하지 마. 이따가 확실하게 단련시켜 줄 테니까.”박씨 어르신은 워낙 권위가 높은 사람인지라 인자하게 웃으며 말했다.옆에 있던 유 원장과 정강수도 고개를 끄덕였다.“걱정마시게나. 우린 오랜 벗이잖아. 우리를 초대했으니까 우리도 자네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걸세.”“도대체 어느 잘난 놈이 청하 마음을 사로잡은 건지 똑똑히 봐둬야겠어.”고덕화는 활짝 웃었다. 그러면서 함께 주먹을 맞잡았다.바로 그때, 고청하는 잔뜩 민망해하는 천도준의 팔짱을 끼고 안으로 들어왔다.천도준을 보자마자 박씨 어르신과 유 원장은 동시에 아연실색했다. 그들은 깜짝 놀라 순식간에 동공이 움츠러들었다. ‘저…… 저 사람이 고덕화의 예비 사위라고? 세상에.’박씨 어르신과 유 원장도 권세도 높고 지위도 높은 사람들이었지만, 천도준을 보자마자 그들의 마음속에서는 거센 파도가 일었다.이렇게 큰 인물을 감히 누가 누구를 테스트하고, 누가 누구를 단련시킨단 말인가?박씨 어르신은 천도준의 신분을 알고 있었다.이율 병원 원장인 유 원장은 천도준의 어머니가 그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때, 그는 천도준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지만 장 의사를 통해 천도준에 관한 일을 들은 적이 있었다.“저 사람이 바로 네가 말한, 우리더러 잘 테스트해봐라던 그 사람이야?”유 원장이 말했다.옆에 있던 박씨 어르신은 의아한 표정으로 유 원장을 쳐다보았다. 그는 유 원장이 천도준의 신분을 알고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깨달았다.사실, 천도준은 방에 들어온 후에도 여전히 어리둥절했다. 오늘 밤 고청하의 부모님을 만난 다는 사실도 미처 몰랐었는데 뜻밖에도 이렇게 많은 거물급 인물들이 함께 있을 줄이야.박씨 어르신뿐만 아니라 유 원장도 있었다.그의 어머니가 이율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어머니를 돌봐느라 병원에 자주 들르곤 했다. 그럴 때에 유 원장의 사진을 본 적이 있었다.오직 그 점잖은 얼굴을 한 사람과만 초면이었다. 하지만 그는 박씨 어르신, 유 원장과 함께 자리하고 있는 걸 보면 그 또한 만만한 인

  • 이긴 놈이 왕이다   제255화

    죽림 정원.웃음 소리가 본연의 고즈넉함을 깨뜨렸다. 고청하는 의자에 앉아 자신의 아버지와 그의 몇 몇 오랜 벗이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안절부절못하며 지켜봤다.한 쪽의 대원들 외에, 국화의 대가, 의학의 권위자 등등이 한자리에 모여있었다. 이 사람들은 국내에서 명성이 자자할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위상이 높았다. 이 사람들은 모두 고청하 아버지의 절친한 친구들이었다. 이따가 천도준이 오면, 어떤 광경이 펼쳐질까? “자네, 오랫동안 보지 못했는데, 못 본 새에 이율 병원 원장으로 국제적으로 유명하더군.”중년 남자는 활짝 웃으며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 남자를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외국의 의학 잡지에 자네가 자주 등장하더군.”“하하하. 그만 칭찬하게나. 이게 다 검은 머리가 희도록 밤 새서 노력한 결과물이니……”유 원장이 웃으며 말했다.“국제적으로 명성이 높은 걸로 따지면 정강수가 제일 자격이 있지.”그 말에 점잖은 외모에 안경을 쓴 또 다른 중년 남자가 말을 이어갔다. “나는 아무 것도 아니야. 국제적으로 유명하다니? 정말 국제적으로 명성을 떨친 건 내가 아니라 고씨 지. 석유 재벌과 실리콘밸리의 가물들과 어울려 놀잖아.”“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내가 이번에 너희를 부른 건, 중요한 일이 있어서야.”“바로 사윗감을 테스트 하는 거지.”박씨 어르신이 진지하게 말했다.이 말에 유 원장과 정강수는 동시에 흥미를 느꼈다. 그들은 앞다투어 고덕화의 예비 사위가 누구인지 물었다.고덕화는 말없이 웃으며 나중에 소개하겠다고 말했다.“생각지도 못했어. 덕화가 이 도시에서 가문을 일으켰는데 사위도 이 도시에서 찾고, 어느 집 재주가 뛰어난 놈이 우리 조카딸을 그렇게 오매불망 기다리게 한 거야?”유 원장은 참지 못하고 한 마디했다.“기다려보면 알아.”고덕화는 살짝 웃었다. 그러면서 고청하에게로 시선을 옮겼다.“마침 사람들도 다 모였으니 이 녀석들이 나를 도와 그 녀석이 진짜 합격된 놈인지 아닌지 테스트할거야.”고청하는 두 손을 맞잡

  • 이긴 놈이 왕이다   제0254화

    세 개의 분양 아파트 실시간 데이터는 꾸준히 잘 유지되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일주일 정도면 이번에 나온 매물들을 다 팔 수 있을 것 같았다.이건 그에게 있어서 가장 좋은 결과였다.그는 큰 주목을 받지 않는 선에서 가장 빠른 이익화를 실현하려고 했다.오후 5시, 천도준은 마영석에게 오늘 밤 축하연을 마련하라고 했다.하지만 그의 테이블로 배달된 초대장 하나가 그의 계획을 완전히 허사로 만들었다.초대장에 적힌 글자를 보고, 천도준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그는 기뻐하면서 조금 놀란 것 같았다.초대장에는 사인회관이라는 장소가 적혀 있었다.사인회관의 초대장이다. 입문 자격을 갖췄다는 뜻이었다.“누가 보낸 거지?”그는 울프를 바라보았다.하지만 울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어떤 젊은 사람이야. 그저 초대장만 건네주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가버렸어.”천도준은 엉겁결에 웃음을 터뜨렸다.이 초대장은 진짜 초대장이 맞았다. 사인회관의 명성이 워낙 강하다보니 아무도 감히 이 초대장을 위조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초대장에는 주인의 이름이 빠져있었다.‘혹시 박씨 어르신인가?’천도준은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박씨 어르신의 신분으로 이 초대장을 보낸다면 자신의 이름을 빼먹지 않을 것이다.“축하연은 오늘 너희끼리 해야겠어. 나는 약속 장소로 가봐야 해.”그는 초대장을 흔들며 마영석에게 말을 걸었다.만약 정말 박씨 어르신이 보낸 초대장이라면 상대방의 체면을 구길 수 없었다.간단한 초대장 한 장이라고는 하지만, 주건희, 주준용같은 사람들에게는 아주 귀한 물건이었다.지금 상대방이 직접 그의 손에 가져다줬는데 그가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면 그건 멍청한 거나 다름이 없었다.깊은 어둠이 내려앉았다. 사인회관은 여전히 독특한 신비로움과 장엄함을 자랑했다.작은 뜰.환한 등불이 비추고, 즐거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초대장이 없으면 함부로 안으로 들어오지 못했다.진정한 사인회관의 단골손님만이, 전체 사인회관에서 이 대나무 숲의 작은 뜰에 출입할 수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