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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0225화

작가: 마태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어머니에게 사고가 생겼을 때, 천도준은 회사에서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수용의 전화를 받았을 때 천도준은 탁하고 테이블을 내려쳤다.

테이블 위의 찻잔도 그 동작에 깨졌다. 유리 조각은 천도준의 손바닥을 찌르며 피가 줄줄 흘렀다.

갑작스러운 광경에 자리에 있던 모두가 놀라 얼어붙었다.

회의실은 섬뜩할 정도로 고요했다.

지금 이 순간의 천도준은 마치 폭주하는 사자 같았고 두 눈시울마저 벌게졌다,

“마영석, 오늘 회의는 네가 진행해. 난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보지.”

천도준은 곧바로 등을 돌려 떠났다.

마영석은 깜짝 놀랐다.

“형님, 이건 예약 판매랑 연관되어 있는 거잖아요. 월초에 매물 3개를 동시에 예약 판매를 진행하는 건데 저, 제대로 못 할까 봐 걱정이에요!”

“제대로 못 한 대도 해!”

들끓는 분노를 담은 천도준의 목소리가 회의실 밖의 복도에서 들려왔다.

돈이 없으면 다시 벌면 그만이었지만 어머니에게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

이율 병원.

차에서 내린 천도준은 황급히 병원으로 달려갔다.

주변 사람들은 깜짝 놀라 서둘러 옆으로 피했다.

“장 박사님, 저, 저 사람 너무 무서워요. 소란 피우러 온 건 아니겠죠?”

한 간호사가 잔뜩 긴장했다. 최근 몇 년간 의료진 폭행 사건이 적지 않았던 탓에 의료진들은 잔뜩 겁을 먹었다.

장민호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이난희의 주치의였다.

“허튼 소리하지 마, 저분은 천도준 씨야.”

장민호는 진지한 얼굴로 그렇게 말한 뒤 빠르게 질주하는 천도준을 붙잡았다.

“천도준 씨, 어머님께서는 이미 무사하십니다.”

“장 박사님, 저희 어머니 어디 계세요?”

장민호의 손을 잡은 천도준은 순간 한시름을 놓은 듯 숨을 내쉬었다.

“아까 응급실에서 나온 뒤에 일반 병실로 안내했어요.”

말을 하던 장민호는 이내 미간을 찌푸렸다.

“이번에는 대체 무슨 일인 겁니까? 어머님께선 몸 상태가 나아지고 계셨던 터라 엄청난 분노의 자극을 받지 않는 한 오늘 같은 상황이 벌어질 리가 없습니다.”

“우선 엄마부터 보고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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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말들을 했습니까?”천도준이 두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한기에 이수용과 존도 뭔가 온도가 확 내려가는 것 같았다.“천태성이, 사모님이 천한 목숨이라 사생아를 낳았다고 했습니다.”이수용이 말했다.“하!”천도준은 입꼬리를 올렸다. 하늘 끝까지 치솟은 분노는 더는 누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정신은 그렇게 웃는 순간 기이하게도 평온해졌다.그 광경에 이수용과 존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내, 천도준이 한 마디를 뱉었다.“존, 따라 와.”쿵!이수용과 존은 벼락이라도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도련님, 절대로 충동적으로 굴어서는 안 돼요. 천태성은 지금 일부러 도련님께서 가규를 범하도록 자극하는 거예요!”이수용은 황급히 천도준을 붙잡았다. 하지만 천도준은 거칠게 이수용의 손을 뿌리쳤다.“그 자식 때문에 엄마가 병원에 누우워있는데 충도적으로 굴지 말라고요? 그 말 하나도 재미없어요!”“그깟 가규 따위, 그깟 후계자 따위, 엄마의 발끝에도 못 미쳐요!”“날 노리고 왔다면 참을 수 있겠지만 엄마를 건드린다면 옥황상제가 찾아와도 내 앞에 무릎을 꿇어야 할 거예요!”그 말에는 짙은 살기와 분노가 서려 있었다.용의 역린은 건들면 죽는 법이었다!엄마는 그의 전부였다!만약 엄마가 모욕을 당했는데 아들로서 나서지 않는다면 그런 불효자가 어딨겠는가?“존!”천도준은 성큼성큼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존이 황급하게 따라붙었다.“존, 도련님을 잘 지켜보거라.”이수용이 황급히 귀띔했다. 두 사람이 복도 끝으로 완전히 사라지자 그제야 한숨을 내쉬었다.“도련님…. 부디 어르신의 심혈을 한순간에 망치지 않길 바라요.”그는 천도준과 이난희 모자의 감정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어머니가 모욕을 당했으니 누구라도 참을 수 없었을 것이다.게다가 저 두 모자는 둘이 이십몇 년을 서로 의지하며 살아온 감정이 있었다.그러한 관계 속에서는 아무리 이성적인 사람이라도 경계하던 모든 것을 무시하기 마련이었다.그리하여 그는 강제로 말리지 않았

  • 이긴 놈이 왕이다   제0227화

    분명 오후 세 시였지만 하늘은 어둡기 그지없었다.어두컴컴한 먹구름이 도시 상공을 뒤덮고 있었다.가장 아름다운 낮 풍경을 볼 수 있는 천문동은 이러한 날씨속에 더욱더 어두워 보였다.비바림이 곧 불어닥칠 것 같았다.끼익!검은색 롤스로이스가 천문동 별장 단지 앞에 멈춰 섰다.검은 장막 아래에서 롤스로이스는 몸을 숙인 맹수처럼 별장 지역의 대문을 노리고 있었다.대문에 서 있던 경비가 미간을 찌푸렸다.하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경비로서, 그들은 아우디 A4를 모는 오남준을 무시할 수는 있었지만 롤스로이스를 함부로 대할 엄두는 없었다.누가 봐도 저 정도 가격대의 좌석에 앉을 수 있는 사람은 신분이 귀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조금의 실수라도 했다간 천문동 별장 단지야 무사할 수 있겠지만 경비원인 그들은 천재를 맞게 될 게 분명했다.차 안, 천도준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더니 냉소를 흘렸다.“먹구름이 끼고 비바람이 곧 불어닥칠 것 같은 게, 나름 어울리는 날씨군.”존이 엄숙한 얼굴로 천문동 별장의 대문을 시시각각 주시하고 있었다. 그 날카로운 눈빛은 마치 사람을 잡아먹을 것 같은 맹수 같았다.용병왕으로서 전장을 누비며 그는 이미 살기를 실제처럼 갈고 닦았다.아예 하지 말든가, 한다면 전력을 다했다!“도련님, 정말로 죽일 생각이라면 나타나실 필요 없습니다. 제가 직접 하겠습니다.’갑자기 존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렇게 한다면 어르신의 보호 하에 도련님은 이 일에서 완전히 빠져나갈 수 있을 겁니다. 정 안되면 존이 이 비천한 목숨을 내걸겠습니다.”“무슨 바보 같은 말을 하는 거예요?”천도준이 눈썹을 들썩였다.“제 이 목숨은 당시에 어르신께서 혈혈단신으로 형장에서 구해내신 겁니다. 전 어르신만 따르지 진씨 가문을 따르지 않습니다.’존의 목소리는 낮고 단호했다. 마치 이미 결심을 내린 듯했다.“도련님은 어르신의 아들이자 앞으로는 천씨 가문의 후계자일 테니 전 기꺼이 이 목숨을 바치겠습니다.”퍽!천도준이 손을 들어 존의

  • 이긴 놈이 왕이다   제0228화

    ”천태서으 나와!”천도준이 분노에 찬 고함을 질렀다.온 별장은 죽은 듯 조용햇다.몇 초 뒤, 평온한 목소리가 거실에서 들려왔다.“무슨 일이지?”타닥!불이 켜지며 거실이 환해졌다.소파에 늘어지게 앉아있던 천태성은 창밖의 폭우를 보더니 짜증스레 고개를 저었다.“이런 날씨, 정말 짜증 나!”“짜증이 나는 건 너겠지!”천도준은 순식간에 눈시울을 붉히며 발광하는 맹수처럼 천태성에게 달려들었다.“도련님!”“천도준 씨!”존과 울프는 동시에 안색이 돌변했다.존은 심장이 다 벌렁거렸다.망할!도련님 왜 갑자기 움직이신 거지?이러면 대놓고 가규를 어기겠다는 거잖아?하지만 천도준이 천태성과 일대일로 붙는다면 천도준은 전혀 상대가 되지 못했다!눈 깜짝할 사이에 존은 이수용의 당부를 까맣게 잊었다.“울프, 같이 덤벼요!”거의 동시에 존과 울프는 천태성을 향해 달려들었다.“하하, 3대 1이라니, 왜 이렇게 비겁해?”달려드는 천도준과 울프, 존 세 사람을 보면서도 천태성은 담담하게 콧등의 안경을 추켜세웠다. 이내 입꼬리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웅!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가까이로 다가온 천도준이 곧바로 천태성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확하고 몸을 세운 천태성은 위로 뛰어올랐지만 그 주먹을 막지는 않았다.퍽!그대로 주먹에 맞은 천태성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이내 부어오르며 목구멍이 일렁거렸다.피할 수 있지만 피하지 않았고 심지어는 막지도 않았다.그 괴이한 광경은 보통 사람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하지만 그 광경을 보고 있던 존은 분노가 치밀며 머릿속이 윙 울렸다. 망햇다!“하하… 선빵은 네가 날린 거야. 가규를 어기게 된 거지.”천태성은 피를 토하고 싶은 기분을 참으며 음산하게 웃었다.그의 속내는 절대로 동생인 천태성 같이다짜고짜 사람을 죽일 정도로 수준 낮지 않았다.설령 동생이 천태영이 이 도시에 왔던 건 가규를 범해 천도준을 죽여 형인 자신을 도와주려는 마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에게 있어 동생의 행동 방식은 여

  • 이긴 놈이 왕이다   제0229화

    사나운 냉소와 무심한 말투.그에 천태성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눈꺼풀이 미친 듯이 뛰었다.깊은 그의 속내로도 천도준이 왜 이런 이상한 행동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이해가 되지 않을수록 심장이 빠르게 뛰며 경계심이 일었다.그리고 존과 울프도 의아한 눈으로 천도준을 쳐다봤다.이상했다!이상함 외에 두 사람은 어떤 단어로 천도준을 표현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가규를 위반하게 된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여전히 선방을 날리고, 일부러 다치고 뒤로 물러서더니 이제는 천태성을 에워싸고 공격하라고 무심하게 지시하며 냉소를 짓기까지 했다.이러는… 목적이 뭘까?“시작해요!”천도준의 목소리가 낮아졌다.쿵!별장 밖에서 번개가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존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울프, 가죠!”그렇게 말하며 태산 같은 압박감을 가진 철옹성 같은 몸이 그대로 천태성을 압박했다.천태성은 안색이 돌변했다. 감히 존과 싸울 엄두가 나지 않아 곧바로 줄행랑을 쳤다.천씨 가문에서 존은 비록 가문의 노예였지만 엘리트들의 격투 싸움을 가르치기도 해 엄밀히 말하면 모든 엘리트들의 총 교관이었다!그는 전혀 존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눈 깜짝할 사이.울프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천태성의 등 뒤에 나타났다.그러더니 아무런 기술도 없이 그대로 천태성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하! 쓰레기!”천태성은 별거 아니라는 듯 웃으며 별안간 등을 돌렸다. 뼈밖에 없는 하얀 팔뚝은 그대로 울프의 팔을 타고 올라가 울프의 목덜미를 노렸다.퍽!둔탁한 소리와 함께 울프는 다른 한 손으로 천태성의 손을 잡았다.그와 동시에, 울프는 피비린내 나는 괴이한 미소를 드러냈다.마치, 초원 위의 늑대왕이 곧 죽을 사냥감을 노려보고 있는 듯했다.대경싨색한 천태성은 심장이 순간 철렁했다.그가 몸을 빼내기도 전에 옆에서 강한 기압이 불어왔다.퍽!존의 주먹은 천태성의 허리를 가격했다. 무시무시한 힘에 천태성은 그대로 날아가 버렸다.일격에 성공했지만, 존과과 울프는 멈추지

  • 이긴 놈이 왕이다   제0230화

    존가 울프는 계속해서 주먹세례를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 시선을 마주하다 동시에 천도준을 쳐다봤다.두 사람의 경험상, 이대로 계속 이어간다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었다!“계속!”코를 문지르며 말하는 천도준의 평온한 목소리에는 끝없는 냉기가 서려 있었다.마치 저 깊은 어둠 속에서 불어오는 시린 바람 같았다.존과 울프는 동시에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 천도준의 뜻은 이미 명확했다.두 사람이 움직이기도 전에 바닥에 있던 천태성이 갑자기 찢어질 듯 고함을 질렀다.“난, 난 천씨 가문의 후계자야. 개 주제에 감, 감히 날 죽이려 들어?”“감히 날 죽였다간 온 가족이 나랑 함께 죽을 각오해야 할 거야!”“저 사생아 새끼가 너희들을 보호해 줄 거라 생각하지 마, 저 새끼도 나랑 같이 죽어야 할 거야!”그렇게 말하며 천태성은 버둥대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그는 두려움과 불안에 흔들리는 눈빛으로 소파에 있는 처도준을 쳐다봤다.그는 정말로 당황했다.상황이 이렇게 자신에게 완전히 불리한 쪽으로 진행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천도준을 도발해 가규를 어기게 만들려는 건 확실히 그의 목적이었다.하지만 이렇게 했던 건 천도준이 후계자 신분을 잃게 하려는 것이었지 자신의 목숨을 잃기 위해서가 아니었다.천도준의 이상함이든 존과 울프의 잔인하고 단호한 공격이든 그는 더 이상 평정심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아무리 깊은 속내라도 죽음 앞에서는 전부 소용이 없었다.심지어 그는 체면과 자존심은 아랑곳도 하지 않은 채 천씨 가문의 위세를 꺼내며 살길을 도모했다.“하!”천도준은 코웃음을 쳤다.“계속해요!”쿵!천태성은 벼락이라도 맞은 듯 심장이 벌렁거렸다.그와 동시에 존이 한 손으로 울프를 누르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난 가족이 없으니까, 제가 하죠.”울프는 잔혹한 냉소를 드러내며 웃었다.“무슨 난 가족이 있는 것처럼 말하네. 진짜로 죽는 게 무서웠으면 평생 그 어둠의 땅에 있었지 천도준 씨를 따라 이 빛으로 나오지 않았을 겁니다.”넋이 나간 천

  • 이긴 놈이 왕이다   제0231화

    쾅!번개 빛에 거실이 밝혀졌다.천도준은 드물게 일그러진 얼굴을 했고 이내 분노하며 비수를 든 채 천태성을 향해 달려들었다.강렬한 살기에 존과 울프의 안색마저도 변했다.존은 아예 크게 ‘도련님’이라고 부르며 말리려고 햇지만 이미 늦었다.그 순간, 시간마저 느릿하게 흐르는 듯했다.천태성의 얼굴은 하얗게 질리고 심장이 쿵쾅댔고 동공은 극한까지 커졌다.지금의 그는 이전에 담담하고 여유로운 모습은 온데간데없었고 오직 죽음을 향한 강한 두려움만이 존재했다.그는 천도준이 정말로 비수로 자신을 찌를 거라고 굳게 믿었다.생사는 찰나의 순간에 달려 있었다!“아!”천태성이 별안간 고함을 질렀다.두려움 때문인 건지, 아니면 죽기 직전의 반사적인 고함인 건지 알 수가 없었다.퍽!천도준과 천태성의 몸이 부딪혔다.푹푹!비수가 살을 파고드는 소리가 거실에 울려 퍼졌다.이내 두 사람은 그대로 굳어버린 듯했다.뚝… 뚝….방울 방울의 피가 두 사람 사이에서 흘러 바닥으로 떨어지더니 이내 바닥을 물들였다.존과 울프는 그만 넋이 나가고 말았다.코를 찌르는 피비린내에 두 사람은 점차 정신을 차렸다.존이 크게 한숨을 쉬었다.“망했다…>”말이 끝나자마자.“아!”비명이 들려왔다.존과 울프는 동시에 깜짝 놀랐다.그 목소리는 천태성의 것이었다.이내, 두 사람은 천태성의 얼굴이 공포에서 의아함, 분노로 바뀌는 것을 발견했다.짧은 순간내에 각종 감정들이 천태성의 하얗게 질린 얼굴에 들어찼다.끝내 하얗게 질린 얼굴로 들끓는 분노가 드러났다.심지어 천태성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어댔다.“이, 이 개새끼….”“하!”천도준은 냉소를 흘리며 분노에 찬 천태성의 말을 잘랐다.이내, 왼손을 든 그는 놀라움과 분노에 찬 천태성을 확 밀치고 휘청이며 뒤로 물러섰다.털썩하는 소리와 함께 천도준은 바닥에 주저앉았다. 얼굴은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지만 입꼬리에는 뼈가 다 시려오는 음산한 미소를 지으며 날카롭게 눈을 빛냈다.그리고 오른손은 복부를 꾹 누르고 있었다.손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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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화는 분노했다. “그럼 우리 청하가 중간에 껴서 난처해하는 모습을 눈 뜨고 보고만 있겠단 말이에요? 아빠라는 사람이, 어떻게 이 중요한 순간에 딸을 전혀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어요?”“알았어.”고덕화는 한숨을 푹 쉬었다. 어쨌든 동의한 셈이다. “그저 여기에서 며칠 더 묵었을 뿐이야. 천씨 가문쪽과의 협의를 또 지체해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 돼.”고덕화는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천씨 가문의 여세를 몰아 당신이 한 단계 더 높은 성과를 올리려고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저도 그 생각에 동의하고요. 게다가 당신을 응원해요.”이은화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여보, 우리에겐 자식이라고는 청하 한 사람 밖에 없어요. 당신이 이미 이룬 성공은 다른 사람들이 간절히 원하고, 또 원하는 것이예요. 돈은 필요한 만큼만 있으면 돼요. 청하의 행복이야말로 지금 우리의 가장 큰 목표예요.”“하지만…”고덕화는 여전히 변명하고 싶었다.“저는 저희의 잘못된 생각으로 청하가 좋은 인연을 놓치지는 걸 원하지 않아요. 천씨 가문을 떠나서, 천도준은 이미 훌륭한 성과를 거두었다고요. 만약 청하가 우리 때문에 헤어지면 아버지라는 사람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겠어요?”이은화의 목소리가 점점 더 높아졌다.“당신 설마 우리 청하가 석유 재벌이나 실리콘 밸리의 거물들의 자식들을 마음에 들어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고덕화는 잠시 멈칫하다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더니 바로 명쾌하게 말했다.“그럼 이렇게 하지. 모레 여전히 이곳에서 파티를 열어 천도준에게 사과를 하는 거야. 진정한 의미에서의 상견례를 갖는 거지.”“좋아요. 이래야 좋은 아버지죠.”이은화는 부드럽게 웃었다. ……고덕화와 정강수가 회관 주차장으로 달려갔을 때, 천도준은 이미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그저 멀리에서 롤스로이스 한 대가 회관 밖으로 나가는 것이 보였다. 고덕화는 미간을 찌푸렸다. 정강수가 다급히 경호원에게 물어보니, 경호원은 천도준이 착잡한 표정으로 차량에 올라탔

  • 이긴 놈이 왕이다   제261화

    그 말에 정강수는 몸을 움찔거렸다. 그의 표정은 어딘가 복잡해보였다.정강수는 국화의 대가였다. 그는 도도하고 자신의 존엄을 중요시 여기는 사람이었다. 게다가 외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사람이었다. 때문에 그에게서 사과라는 단어를 좀처럼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하물며 자신보다 나이가 한참 어린 사람한테 사과하라니?그저 멍하니 서 있는 정강수를 보고, 유 원장은 화가 났다.“너, 나랑 박씨 어르신을 믿어, 못 믿어?”박씨 어르신도 한숨을 쉬었다.“가, 어서 사과 해. 체면이 깎이는 것도 아닌데 뭐.”천씨 가문 가주의 친아들, 그것도 천씨 가문 가주가 아들을 위해 이미연에게 협박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런 천도준이 정강수의 사과를 받지 못해서야 되겠는가? 순간, 정강수의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졌다.유 원장이 혼자 이러는 거면 무시해도 되겠지만, 박씨 어르신까지 이러니 그들의 말을 듣지 않을 수가 없었다.그가 아무리 어리석다고 해도 일이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금세 알아차릴 수 있었다.정강수는 한숨을 쉰 후, 천천히 밖으로 걸어갔다.“엄마, 아빠. 제가 도준이를 잡으러 갈게요.”고청하는 감격에 겨워 밖으로 뛰쳐나갔다.오해가 풀렸다. 이건 그녀에게 있어서 정말 다행이 아닐 수 없었다.여자로서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 부모님의 마음에 드는 것을 싫어할 사람이 어디있겠는가?정강수의 발걸음도 덩달아 빨라졌다.안채 안은 여전히 조용했다. 고덕화와 이은화는 아직도 무슨 상황인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오늘 밤, 모든 일이 너무 순식간에 지나갔다.기쁨에서 분노로, 다시 공포로 변했다. 두 사람은 그저 오랜 친구들을 불러 딸이 사랑하는 남자가 믿을만한 남자인지 보려고 했는데, 이렇게 큰 오해가 생길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조금 전 천도준에게 했던 말과 행동을 생각하면, 두 사람은 얼굴이 뜨거워졌다.고덕화는 박씨 어르신과 유 원장을 흘겨보았다.“오래 알고 지낸 친구인데, 어떻게 두 사람은 아직도 나를 속일 수가 있지

  • 이긴 놈이 왕이다   제260화

    정강수는 눈을 부릅뜨고 분노했다.그들은 모두 오래된 절친한 친구고, 각자 분야에서 뛰어난 전문가들이어서 만약 진짜로 싸운다면 누구 하나 쉽게 양보하지 않을 것이다.유 원장은 얼굴을 붉히며 욕설을 퍼부었다.“넌 정말 양심도 없는 놈이야. 내가 너랑 싸우는 것을 두려워할 것 같아? 너한테 맞으면 난 내가 직접 치료하면 되는데, 넌 누가 치료해 줄 수 있을 것 같아? 난 절대 치료 못 시켜줘.”“너……”정강수는 얼굴을 붉혔다. 고덕화는 아직도 무슨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해했다.같은 편들끼리 왜 갑자기 싸움을 벌이는 거지? 그때, 박씨 어르신이 한 발짝 앞으로 나와 유 원장과 똑같이 어이가 없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정강수를 바라보았다.“강수야. 이번 일은 네가 경솔했어. 유 원장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았어.”“너 까지 왜……”정강수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하지만 이내 뭔가를 깨달은 것 같았다.세 사람 중, 박씨 어르신이 제일 진중하고 침착한 편이었다. 아니었으면 높은 지위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두 사람 대체 왜 그래? 무슨 일이야?”고덕화가 다급히 물었다.이은화와 고덕화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박씨 어르신과 유 원장을 번갈아 쳐다보았다.유 원장은 성격이 급한 나머지 발을 동동 구르며 를 가리키며 정강수에게 소리를 질렀다.“다시 한번 저 그림을 자세히 봐봐. 그래도 천도준이 선물한 그림이 가짜라고 한다면 오늘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그 말에 정강수는 마치 날벼락을 맞은 듯 정신이 멍해졌다.박씨 어르신과 유 원장은 천도준을 대신해 억울함을 호소했다.‘내가 진짜 잘 못 본 걸까?’정강수는 다시 를 들고 신중하게 테이블 위에 펼쳐놓았다. 그러더니 주머니에서 돋보기를 꺼내 자세히 살펴보았다.아까와 비교하면, 정강수는 확실히 침착했다. 안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어찌나 조용한지 바늘이 떨어지는 소리조차 들릴 것 같았다. 고덕화 일행은 막막했다. 하지만 박씨 어르신과 유 원장은 부끄럽기도 하고, 어딘

  • 이긴 놈이 왕이다   제259화

    그의 한 마디에 방은 순식간에 시간이 멈춘 듯 조용해졌다. 박씨 어르신과 유 원장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어느새 두 사람의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하지만 정강수는 오히려 거만한 표정으로 천도준을 아니꼽게 바라보고 있었다.순간, 고청하는 눈앞이 컴컴해지는 것 같았다. 그녀의 갸냘픈 몸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떨려왔다.부모님은 불같이 화를 낸다. 처음 부모님을 소개시켜드리는 자리는 이렇게 완전히 망해버렸다.그럼 앞으로 두 사람의 사이는 어떻게 되는 걸까?고청하는 힘겹게 천천히 입을 열었다.“도준아……”그녀가 막 말을 내뱉은 순간, 천도준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미소는 봄바람처럼 따뜻했다.당백호의 는 이수용이 그에게 준 것이다. 그는 이수용이 고작 그림 한 점으로 수작을 부렸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박씨 어르신에게 주는 선물이라 해도 절대 가짜일 리가 없었다.그의 기분을 상하게 한 건 바로 정강수의 독단적인 태도였다. 그는 그림을 단 한 번만 보고 가짜라고 판단했다. 그건 아무리 전문가여도 너무 독단적이었다.그의 이런 독단적인 행동 때문에 기쁨과 환희가 차 넘쳐야 할 자리는 순식간에 발칵 뒤집히고 말았다.고청하의 목소리를 듣고, 천도준은 웃으며 말했다.“청하야, 난 괜찮아. 난 이만 나가볼게.”이미 상황이 이렇게 되어버렸으니 그가 계속 여기에 있는다면 고청하만 중간에서 곤란해질 뿐이었다.고청하는 그가 가장 힘들었을 시기에 그의 곁으로 돌아왔다. 그는 어렵게 얻은 이 진실된 감정을 각별히 소중하게 여겼다.하지만 지금, 난처해하는 고청하를 보고 있자니 천도준은 마음이 아파왔다.말을 마친 천도준은 얼굴에 미소를 띄고 사람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도준아……”고청하는 그를 잡으려고 했다.하지만 고덕화가 그녀를 붙잡았다.“청하야. 아직도 모르겠어?”“아빠…… 아빠는 제가 무엇을 이해하기를 바라세요?”고청하는 눈물을 흘리며 입술을 꽉 깨물었다.“청하야, 천도준은 이 도시에서 젊은 인재라고

  • 이긴 놈이 왕이다   제258화

    쿵.그의 한 마디에 방 안의 몇 몇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라 어리둥절해했다.모두가 돈이 부족하지는 않지만, 이런 소장품에 대해서는 모두 관심이 없었다. 때문에 서화 면에서는 정강수처럼 조예가 깊은 사람은 없었다.한 폭의 그림이 거의 50억에 달한다니…… 그게 사실이라면 이 선물은 아주 귀한 것이었다.그 말에 천도준도 깜짝 놀랐다. 이수용은 너무 손이 컸었다. 다른 사람에게 주는 선물로 50억을 쓰다니?잠시 후, 천도준은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아저씨, 저는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분들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50억 정도는 내놓을 수 있습니다.”“어린 나이에 말은 잘하네?”정강수는 미간을 찌푸렸다. 점잖은 그의 얼굴에 흉악한 분노가 일었다. 고청하는 눈을 반짝였다. 천도준의 몸값을 생각했을 때, 50억 정도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그녀가 막 뭐라고 해명하려고 할 때, 정강수는 갑자기 냉소를 지으며 천도준에게 말을 걸었다.“방금 잘 못 들었어? 내가 말한 건 3년 전 시가야.”“잘 들었습니다.”천도준은 평온하게 고개를 끄덕였다.“49억 2천 8백만원. 구체적인 가격을 어떻게 알았냐고?”정강수는 차가운 말투로 말을 이어갔다.“당시 이 그림이 경매에 팔렸을 때, 내가 그 경매 현장에 있었지. 이 그림은 당시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떤 한 신비로운 구매자 손에 들어갔어. 게다가 이 그림은 3년 전에 사간 이후로 한 번도 세간에 나타난 적이 없었지. 나이가 많이 어린 것 같은데, 설마 당신이 그때 그 그림을 산 사람이라고 하진 않겠지?”그 말에 고청하는 몸을 움찔했다. 그녀의 두 눈은 순식간에 휘둥그레졌다.3년 전이면 천도준과 오남미가 결혼하던 해다.그때의 천도준이 어떻게 50억 짜리 그림을 살 수 있었을까?‘설마…… 진짜 가짜란 말이야?’순간, 고청하의 눈앞은 순식간에 캄캄해졌다. 그녀의 마음은 순식간에 텅 빈 듯 공허해졌다.고덕화의 표정도 점점 굳어졌다.그는 정강수의 말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는 국화의 대가이고, 이 방면에

  • 이긴 놈이 왕이다   제257화

    그의 한 마디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고덕화의 표정도 순식간에 굳어졌다. 고청하 어머니의 표정도 오싹하기 그지 없었다.박씨 어르신과 유 원장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아저씨, 도준이는 가짜 그림을 선물할 사람이 아니에요.”고청하는 다급히 해명했다.이건 천도준이 그녀의 부모님을 처음 만나는 자리다. 그녀의 가세로 보아, 고청하의 부모님은 천도준이 준 선물의 가치를 절대 따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선물이 가짜라면 그건 의미가 달라진다.이건 가식적이고 무례한 일이 아닌가?“그래, 맞아. 한 번 더 자세히 봐. 함부로 말하지 말고.”유 원장도 고청하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그는 천도준의 진짜 정체를 알고 있었다. 천도준 같은 사람이 어떻게 가짜를 구입할 수 있단 말인가? 반드시 정강수가 잘못 본게 틀림없었다.“그래, 아까 그저 얼핏 봤잖아. 네가 잘못본 게 틀림없을 거야.”박씨 어르신이 말했다.“뭐?”정강수는 박씨 어르신을 노려보았다.그는 국화의 대가이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이다. 그의 그림 한 점은 수백억원에 달하는 가치가 있었다.그는 수십 년 동안 서화에 빠져있었고 직접 본 서화는 부지기수였다.당백호의 는 정강수가 한 눈에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아볼 수 있었다.“당신……”박씨 어르신은 무의식적으로 천도준을 힐끔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정강수를 향해 말했다. “이 당나귀 같은 놈아. 오늘은 청하가 남자친구를 데리고 인사를 하러 온 날인데 왜 그렇게 화를 내는 거야?”천씨 가문 가주의 친아들이 어떻게 가짜 그림을 선물할 수 있겠는가? 무슨 말도 안 되는 농담을…… 만약 이번 일로 천도준이 대노한다면 천씨 가문의 명령하나 만으로 정강수는 그동안의 명성을 전부 내려놓아야 할지도 모른다.“왜 나를 탓하는 거야?”정강수는 매섭게 쏘아붙였다.“난 저 녀석이 여자친구 부모님에게 선물로 가짜 그림을 주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 뿐이야. 보잘것 없는 선물이라도 정은 깊다는 말도 있는데 값비싼 선물을 주지 못해

  • 이긴 놈이 왕이다   제256화

    “걱정하지 마. 이따가 확실하게 단련시켜 줄 테니까.”박씨 어르신은 워낙 권위가 높은 사람인지라 인자하게 웃으며 말했다.옆에 있던 유 원장과 정강수도 고개를 끄덕였다.“걱정마시게나. 우린 오랜 벗이잖아. 우리를 초대했으니까 우리도 자네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걸세.”“도대체 어느 잘난 놈이 청하 마음을 사로잡은 건지 똑똑히 봐둬야겠어.”고덕화는 활짝 웃었다. 그러면서 함께 주먹을 맞잡았다.바로 그때, 고청하는 잔뜩 민망해하는 천도준의 팔짱을 끼고 안으로 들어왔다.천도준을 보자마자 박씨 어르신과 유 원장은 동시에 아연실색했다. 그들은 깜짝 놀라 순식간에 동공이 움츠러들었다. ‘저…… 저 사람이 고덕화의 예비 사위라고? 세상에.’박씨 어르신과 유 원장도 권세도 높고 지위도 높은 사람들이었지만, 천도준을 보자마자 그들의 마음속에서는 거센 파도가 일었다.이렇게 큰 인물을 감히 누가 누구를 테스트하고, 누가 누구를 단련시킨단 말인가?박씨 어르신은 천도준의 신분을 알고 있었다.이율 병원 원장인 유 원장은 천도준의 어머니가 그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때, 그는 천도준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지만 장 의사를 통해 천도준에 관한 일을 들은 적이 있었다.“저 사람이 바로 네가 말한, 우리더러 잘 테스트해봐라던 그 사람이야?”유 원장이 말했다.옆에 있던 박씨 어르신은 의아한 표정으로 유 원장을 쳐다보았다. 그는 유 원장이 천도준의 신분을 알고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깨달았다.사실, 천도준은 방에 들어온 후에도 여전히 어리둥절했다. 오늘 밤 고청하의 부모님을 만난 다는 사실도 미처 몰랐었는데 뜻밖에도 이렇게 많은 거물급 인물들이 함께 있을 줄이야.박씨 어르신뿐만 아니라 유 원장도 있었다.그의 어머니가 이율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어머니를 돌봐느라 병원에 자주 들르곤 했다. 그럴 때에 유 원장의 사진을 본 적이 있었다.오직 그 점잖은 얼굴을 한 사람과만 초면이었다. 하지만 그는 박씨 어르신, 유 원장과 함께 자리하고 있는 걸 보면 그 또한 만만한 인

  • 이긴 놈이 왕이다   제255화

    죽림 정원.웃음 소리가 본연의 고즈넉함을 깨뜨렸다. 고청하는 의자에 앉아 자신의 아버지와 그의 몇 몇 오랜 벗이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안절부절못하며 지켜봤다.한 쪽의 대원들 외에, 국화의 대가, 의학의 권위자 등등이 한자리에 모여있었다. 이 사람들은 국내에서 명성이 자자할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위상이 높았다. 이 사람들은 모두 고청하 아버지의 절친한 친구들이었다. 이따가 천도준이 오면, 어떤 광경이 펼쳐질까? “자네, 오랫동안 보지 못했는데, 못 본 새에 이율 병원 원장으로 국제적으로 유명하더군.”중년 남자는 활짝 웃으며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 남자를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외국의 의학 잡지에 자네가 자주 등장하더군.”“하하하. 그만 칭찬하게나. 이게 다 검은 머리가 희도록 밤 새서 노력한 결과물이니……”유 원장이 웃으며 말했다.“국제적으로 명성이 높은 걸로 따지면 정강수가 제일 자격이 있지.”그 말에 점잖은 외모에 안경을 쓴 또 다른 중년 남자가 말을 이어갔다. “나는 아무 것도 아니야. 국제적으로 유명하다니? 정말 국제적으로 명성을 떨친 건 내가 아니라 고씨 지. 석유 재벌과 실리콘밸리의 가물들과 어울려 놀잖아.”“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내가 이번에 너희를 부른 건, 중요한 일이 있어서야.”“바로 사윗감을 테스트 하는 거지.”박씨 어르신이 진지하게 말했다.이 말에 유 원장과 정강수는 동시에 흥미를 느꼈다. 그들은 앞다투어 고덕화의 예비 사위가 누구인지 물었다.고덕화는 말없이 웃으며 나중에 소개하겠다고 말했다.“생각지도 못했어. 덕화가 이 도시에서 가문을 일으켰는데 사위도 이 도시에서 찾고, 어느 집 재주가 뛰어난 놈이 우리 조카딸을 그렇게 오매불망 기다리게 한 거야?”유 원장은 참지 못하고 한 마디했다.“기다려보면 알아.”고덕화는 살짝 웃었다. 그러면서 고청하에게로 시선을 옮겼다.“마침 사람들도 다 모였으니 이 녀석들이 나를 도와 그 녀석이 진짜 합격된 놈인지 아닌지 테스트할거야.”고청하는 두 손을 맞잡

  • 이긴 놈이 왕이다   제0254화

    세 개의 분양 아파트 실시간 데이터는 꾸준히 잘 유지되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일주일 정도면 이번에 나온 매물들을 다 팔 수 있을 것 같았다.이건 그에게 있어서 가장 좋은 결과였다.그는 큰 주목을 받지 않는 선에서 가장 빠른 이익화를 실현하려고 했다.오후 5시, 천도준은 마영석에게 오늘 밤 축하연을 마련하라고 했다.하지만 그의 테이블로 배달된 초대장 하나가 그의 계획을 완전히 허사로 만들었다.초대장에 적힌 글자를 보고, 천도준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그는 기뻐하면서 조금 놀란 것 같았다.초대장에는 사인회관이라는 장소가 적혀 있었다.사인회관의 초대장이다. 입문 자격을 갖췄다는 뜻이었다.“누가 보낸 거지?”그는 울프를 바라보았다.하지만 울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어떤 젊은 사람이야. 그저 초대장만 건네주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가버렸어.”천도준은 엉겁결에 웃음을 터뜨렸다.이 초대장은 진짜 초대장이 맞았다. 사인회관의 명성이 워낙 강하다보니 아무도 감히 이 초대장을 위조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초대장에는 주인의 이름이 빠져있었다.‘혹시 박씨 어르신인가?’천도준은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박씨 어르신의 신분으로 이 초대장을 보낸다면 자신의 이름을 빼먹지 않을 것이다.“축하연은 오늘 너희끼리 해야겠어. 나는 약속 장소로 가봐야 해.”그는 초대장을 흔들며 마영석에게 말을 걸었다.만약 정말 박씨 어르신이 보낸 초대장이라면 상대방의 체면을 구길 수 없었다.간단한 초대장 한 장이라고는 하지만, 주건희, 주준용같은 사람들에게는 아주 귀한 물건이었다.지금 상대방이 직접 그의 손에 가져다줬는데 그가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면 그건 멍청한 거나 다름이 없었다.깊은 어둠이 내려앉았다. 사인회관은 여전히 독특한 신비로움과 장엄함을 자랑했다.작은 뜰.환한 등불이 비추고, 즐거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초대장이 없으면 함부로 안으로 들어오지 못했다.진정한 사인회관의 단골손님만이, 전체 사인회관에서 이 대나무 숲의 작은 뜰에 출입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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