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에게 사고가 생겼을 때, 천도준은 회사에서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이수용의 전화를 받았을 때 천도준은 탁하고 테이블을 내려쳤다.테이블 위의 찻잔도 그 동작에 깨졌다. 유리 조각은 천도준의 손바닥을 찌르며 피가 줄줄 흘렀다.갑작스러운 광경에 자리에 있던 모두가 놀라 얼어붙었다.회의실은 섬뜩할 정도로 고요했다.지금 이 순간의 천도준은 마치 폭주하는 사자 같았고 두 눈시울마저 벌게졌다,“마영석, 오늘 회의는 네가 진행해. 난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보지.”천도준은 곧바로 등을 돌려 떠났다.마영석은 깜짝 놀랐다.“형님, 이건 예약 판매랑 연관되어 있는 거잖아요. 월초에 매물 3개를 동시에 예약 판매를 진행하는 건데 저, 제대로 못 할까 봐 걱정이에요!”“제대로 못 한 대도 해!”들끓는 분노를 담은 천도준의 목소리가 회의실 밖의 복도에서 들려왔다.돈이 없으면 다시 벌면 그만이었지만 어머니에게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이율 병원.차에서 내린 천도준은 황급히 병원으로 달려갔다.주변 사람들은 깜짝 놀라 서둘러 옆으로 피했다.“장 박사님, 저, 저 사람 너무 무서워요. 소란 피우러 온 건 아니겠죠?”한 간호사가 잔뜩 긴장했다. 최근 몇 년간 의료진 폭행 사건이 적지 않았던 탓에 의료진들은 잔뜩 겁을 먹었다.장민호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이난희의 주치의였다.“허튼 소리하지 마, 저분은 천도준 씨야.”장민호는 진지한 얼굴로 그렇게 말한 뒤 빠르게 질주하는 천도준을 붙잡았다.“천도준 씨, 어머님께서는 이미 무사하십니다.”“장 박사님, 저희 어머니 어디 계세요?”장민호의 손을 잡은 천도준은 순간 한시름을 놓은 듯 숨을 내쉬었다.“아까 응급실에서 나온 뒤에 일반 병실로 안내했어요.”말을 하던 장민호는 이내 미간을 찌푸렸다.“이번에는 대체 무슨 일인 겁니까? 어머님께선 몸 상태가 나아지고 계셨던 터라 엄청난 분노의 자극을 받지 않는 한 오늘 같은 상황이 벌어질 리가 없습니다.”“우선 엄마부터 보고 올게요.
”무슨 말들을 했습니까?”천도준이 두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한기에 이수용과 존도 뭔가 온도가 확 내려가는 것 같았다.“천태성이, 사모님이 천한 목숨이라 사생아를 낳았다고 했습니다.”이수용이 말했다.“하!”천도준은 입꼬리를 올렸다. 하늘 끝까지 치솟은 분노는 더는 누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정신은 그렇게 웃는 순간 기이하게도 평온해졌다.그 광경에 이수용과 존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내, 천도준이 한 마디를 뱉었다.“존, 따라 와.”쿵!이수용과 존은 벼락이라도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도련님, 절대로 충동적으로 굴어서는 안 돼요. 천태성은 지금 일부러 도련님께서 가규를 범하도록 자극하는 거예요!”이수용은 황급히 천도준을 붙잡았다. 하지만 천도준은 거칠게 이수용의 손을 뿌리쳤다.“그 자식 때문에 엄마가 병원에 누우워있는데 충도적으로 굴지 말라고요? 그 말 하나도 재미없어요!”“그깟 가규 따위, 그깟 후계자 따위, 엄마의 발끝에도 못 미쳐요!”“날 노리고 왔다면 참을 수 있겠지만 엄마를 건드린다면 옥황상제가 찾아와도 내 앞에 무릎을 꿇어야 할 거예요!”그 말에는 짙은 살기와 분노가 서려 있었다.용의 역린은 건들면 죽는 법이었다!엄마는 그의 전부였다!만약 엄마가 모욕을 당했는데 아들로서 나서지 않는다면 그런 불효자가 어딨겠는가?“존!”천도준은 성큼성큼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존이 황급하게 따라붙었다.“존, 도련님을 잘 지켜보거라.”이수용이 황급히 귀띔했다. 두 사람이 복도 끝으로 완전히 사라지자 그제야 한숨을 내쉬었다.“도련님…. 부디 어르신의 심혈을 한순간에 망치지 않길 바라요.”그는 천도준과 이난희 모자의 감정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어머니가 모욕을 당했으니 누구라도 참을 수 없었을 것이다.게다가 저 두 모자는 둘이 이십몇 년을 서로 의지하며 살아온 감정이 있었다.그러한 관계 속에서는 아무리 이성적인 사람이라도 경계하던 모든 것을 무시하기 마련이었다.그리하여 그는 강제로 말리지 않았
분명 오후 세 시였지만 하늘은 어둡기 그지없었다.어두컴컴한 먹구름이 도시 상공을 뒤덮고 있었다.가장 아름다운 낮 풍경을 볼 수 있는 천문동은 이러한 날씨속에 더욱더 어두워 보였다.비바림이 곧 불어닥칠 것 같았다.끼익!검은색 롤스로이스가 천문동 별장 단지 앞에 멈춰 섰다.검은 장막 아래에서 롤스로이스는 몸을 숙인 맹수처럼 별장 지역의 대문을 노리고 있었다.대문에 서 있던 경비가 미간을 찌푸렸다.하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경비로서, 그들은 아우디 A4를 모는 오남준을 무시할 수는 있었지만 롤스로이스를 함부로 대할 엄두는 없었다.누가 봐도 저 정도 가격대의 좌석에 앉을 수 있는 사람은 신분이 귀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조금의 실수라도 했다간 천문동 별장 단지야 무사할 수 있겠지만 경비원인 그들은 천재를 맞게 될 게 분명했다.차 안, 천도준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더니 냉소를 흘렸다.“먹구름이 끼고 비바람이 곧 불어닥칠 것 같은 게, 나름 어울리는 날씨군.”존이 엄숙한 얼굴로 천문동 별장의 대문을 시시각각 주시하고 있었다. 그 날카로운 눈빛은 마치 사람을 잡아먹을 것 같은 맹수 같았다.용병왕으로서 전장을 누비며 그는 이미 살기를 실제처럼 갈고 닦았다.아예 하지 말든가, 한다면 전력을 다했다!“도련님, 정말로 죽일 생각이라면 나타나실 필요 없습니다. 제가 직접 하겠습니다.’갑자기 존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렇게 한다면 어르신의 보호 하에 도련님은 이 일에서 완전히 빠져나갈 수 있을 겁니다. 정 안되면 존이 이 비천한 목숨을 내걸겠습니다.”“무슨 바보 같은 말을 하는 거예요?”천도준이 눈썹을 들썩였다.“제 이 목숨은 당시에 어르신께서 혈혈단신으로 형장에서 구해내신 겁니다. 전 어르신만 따르지 진씨 가문을 따르지 않습니다.’존의 목소리는 낮고 단호했다. 마치 이미 결심을 내린 듯했다.“도련님은 어르신의 아들이자 앞으로는 천씨 가문의 후계자일 테니 전 기꺼이 이 목숨을 바치겠습니다.”퍽!천도준이 손을 들어 존의
”천태서으 나와!”천도준이 분노에 찬 고함을 질렀다.온 별장은 죽은 듯 조용햇다.몇 초 뒤, 평온한 목소리가 거실에서 들려왔다.“무슨 일이지?”타닥!불이 켜지며 거실이 환해졌다.소파에 늘어지게 앉아있던 천태성은 창밖의 폭우를 보더니 짜증스레 고개를 저었다.“이런 날씨, 정말 짜증 나!”“짜증이 나는 건 너겠지!”천도준은 순식간에 눈시울을 붉히며 발광하는 맹수처럼 천태성에게 달려들었다.“도련님!”“천도준 씨!”존과 울프는 동시에 안색이 돌변했다.존은 심장이 다 벌렁거렸다.망할!도련님 왜 갑자기 움직이신 거지?이러면 대놓고 가규를 어기겠다는 거잖아?하지만 천도준이 천태성과 일대일로 붙는다면 천도준은 전혀 상대가 되지 못했다!눈 깜짝할 사이에 존은 이수용의 당부를 까맣게 잊었다.“울프, 같이 덤벼요!”거의 동시에 존과 울프는 천태성을 향해 달려들었다.“하하, 3대 1이라니, 왜 이렇게 비겁해?”달려드는 천도준과 울프, 존 세 사람을 보면서도 천태성은 담담하게 콧등의 안경을 추켜세웠다. 이내 입꼬리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웅!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가까이로 다가온 천도준이 곧바로 천태성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확하고 몸을 세운 천태성은 위로 뛰어올랐지만 그 주먹을 막지는 않았다.퍽!그대로 주먹에 맞은 천태성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이내 부어오르며 목구멍이 일렁거렸다.피할 수 있지만 피하지 않았고 심지어는 막지도 않았다.그 괴이한 광경은 보통 사람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하지만 그 광경을 보고 있던 존은 분노가 치밀며 머릿속이 윙 울렸다. 망햇다!“하하… 선빵은 네가 날린 거야. 가규를 어기게 된 거지.”천태성은 피를 토하고 싶은 기분을 참으며 음산하게 웃었다.그의 속내는 절대로 동생인 천태성 같이다짜고짜 사람을 죽일 정도로 수준 낮지 않았다.설령 동생이 천태영이 이 도시에 왔던 건 가규를 범해 천도준을 죽여 형인 자신을 도와주려는 마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에게 있어 동생의 행동 방식은 여
사나운 냉소와 무심한 말투.그에 천태성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눈꺼풀이 미친 듯이 뛰었다.깊은 그의 속내로도 천도준이 왜 이런 이상한 행동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이해가 되지 않을수록 심장이 빠르게 뛰며 경계심이 일었다.그리고 존과 울프도 의아한 눈으로 천도준을 쳐다봤다.이상했다!이상함 외에 두 사람은 어떤 단어로 천도준을 표현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가규를 위반하게 된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여전히 선방을 날리고, 일부러 다치고 뒤로 물러서더니 이제는 천태성을 에워싸고 공격하라고 무심하게 지시하며 냉소를 짓기까지 했다.이러는… 목적이 뭘까?“시작해요!”천도준의 목소리가 낮아졌다.쿵!별장 밖에서 번개가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존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울프, 가죠!”그렇게 말하며 태산 같은 압박감을 가진 철옹성 같은 몸이 그대로 천태성을 압박했다.천태성은 안색이 돌변했다. 감히 존과 싸울 엄두가 나지 않아 곧바로 줄행랑을 쳤다.천씨 가문에서 존은 비록 가문의 노예였지만 엘리트들의 격투 싸움을 가르치기도 해 엄밀히 말하면 모든 엘리트들의 총 교관이었다!그는 전혀 존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눈 깜짝할 사이.울프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천태성의 등 뒤에 나타났다.그러더니 아무런 기술도 없이 그대로 천태성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하! 쓰레기!”천태성은 별거 아니라는 듯 웃으며 별안간 등을 돌렸다. 뼈밖에 없는 하얀 팔뚝은 그대로 울프의 팔을 타고 올라가 울프의 목덜미를 노렸다.퍽!둔탁한 소리와 함께 울프는 다른 한 손으로 천태성의 손을 잡았다.그와 동시에, 울프는 피비린내 나는 괴이한 미소를 드러냈다.마치, 초원 위의 늑대왕이 곧 죽을 사냥감을 노려보고 있는 듯했다.대경싨색한 천태성은 심장이 순간 철렁했다.그가 몸을 빼내기도 전에 옆에서 강한 기압이 불어왔다.퍽!존의 주먹은 천태성의 허리를 가격했다. 무시무시한 힘에 천태성은 그대로 날아가 버렸다.일격에 성공했지만, 존과과 울프는 멈추지
존가 울프는 계속해서 주먹세례를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 시선을 마주하다 동시에 천도준을 쳐다봤다.두 사람의 경험상, 이대로 계속 이어간다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었다!“계속!”코를 문지르며 말하는 천도준의 평온한 목소리에는 끝없는 냉기가 서려 있었다.마치 저 깊은 어둠 속에서 불어오는 시린 바람 같았다.존과 울프는 동시에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 천도준의 뜻은 이미 명확했다.두 사람이 움직이기도 전에 바닥에 있던 천태성이 갑자기 찢어질 듯 고함을 질렀다.“난, 난 천씨 가문의 후계자야. 개 주제에 감, 감히 날 죽이려 들어?”“감히 날 죽였다간 온 가족이 나랑 함께 죽을 각오해야 할 거야!”“저 사생아 새끼가 너희들을 보호해 줄 거라 생각하지 마, 저 새끼도 나랑 같이 죽어야 할 거야!”그렇게 말하며 천태성은 버둥대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그는 두려움과 불안에 흔들리는 눈빛으로 소파에 있는 처도준을 쳐다봤다.그는 정말로 당황했다.상황이 이렇게 자신에게 완전히 불리한 쪽으로 진행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천도준을 도발해 가규를 어기게 만들려는 건 확실히 그의 목적이었다.하지만 이렇게 했던 건 천도준이 후계자 신분을 잃게 하려는 것이었지 자신의 목숨을 잃기 위해서가 아니었다.천도준의 이상함이든 존과 울프의 잔인하고 단호한 공격이든 그는 더 이상 평정심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아무리 깊은 속내라도 죽음 앞에서는 전부 소용이 없었다.심지어 그는 체면과 자존심은 아랑곳도 하지 않은 채 천씨 가문의 위세를 꺼내며 살길을 도모했다.“하!”천도준은 코웃음을 쳤다.“계속해요!”쿵!천태성은 벼락이라도 맞은 듯 심장이 벌렁거렸다.그와 동시에 존이 한 손으로 울프를 누르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난 가족이 없으니까, 제가 하죠.”울프는 잔혹한 냉소를 드러내며 웃었다.“무슨 난 가족이 있는 것처럼 말하네. 진짜로 죽는 게 무서웠으면 평생 그 어둠의 땅에 있었지 천도준 씨를 따라 이 빛으로 나오지 않았을 겁니다.”넋이 나간 천
쾅!번개 빛에 거실이 밝혀졌다.천도준은 드물게 일그러진 얼굴을 했고 이내 분노하며 비수를 든 채 천태성을 향해 달려들었다.강렬한 살기에 존과 울프의 안색마저도 변했다.존은 아예 크게 ‘도련님’이라고 부르며 말리려고 햇지만 이미 늦었다.그 순간, 시간마저 느릿하게 흐르는 듯했다.천태성의 얼굴은 하얗게 질리고 심장이 쿵쾅댔고 동공은 극한까지 커졌다.지금의 그는 이전에 담담하고 여유로운 모습은 온데간데없었고 오직 죽음을 향한 강한 두려움만이 존재했다.그는 천도준이 정말로 비수로 자신을 찌를 거라고 굳게 믿었다.생사는 찰나의 순간에 달려 있었다!“아!”천태성이 별안간 고함을 질렀다.두려움 때문인 건지, 아니면 죽기 직전의 반사적인 고함인 건지 알 수가 없었다.퍽!천도준과 천태성의 몸이 부딪혔다.푹푹!비수가 살을 파고드는 소리가 거실에 울려 퍼졌다.이내 두 사람은 그대로 굳어버린 듯했다.뚝… 뚝….방울 방울의 피가 두 사람 사이에서 흘러 바닥으로 떨어지더니 이내 바닥을 물들였다.존과 울프는 그만 넋이 나가고 말았다.코를 찌르는 피비린내에 두 사람은 점차 정신을 차렸다.존이 크게 한숨을 쉬었다.“망했다…>”말이 끝나자마자.“아!”비명이 들려왔다.존과 울프는 동시에 깜짝 놀랐다.그 목소리는 천태성의 것이었다.이내, 두 사람은 천태성의 얼굴이 공포에서 의아함, 분노로 바뀌는 것을 발견했다.짧은 순간내에 각종 감정들이 천태성의 하얗게 질린 얼굴에 들어찼다.끝내 하얗게 질린 얼굴로 들끓는 분노가 드러났다.심지어 천태성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어댔다.“이, 이 개새끼….”“하!”천도준은 냉소를 흘리며 분노에 찬 천태성의 말을 잘랐다.이내, 왼손을 든 그는 놀라움과 분노에 찬 천태성을 확 밀치고 휘청이며 뒤로 물러섰다.털썩하는 소리와 함께 천도준은 바닥에 주저앉았다. 얼굴은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지만 입꼬리에는 뼈가 다 시려오는 음산한 미소를 지으며 날카롭게 눈을 빛냈다.그리고 오른손은 복부를 꾹 누르고 있었다.손안에
그의 명예와 오만함은 그에게 세상을 깔아볼 만한 자신감을 주었다.그리고 지금, 천씨 가문이 밖에 내놓은 사생아인 천도준을 마주한 그는… 두려웠다!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이 다 계략이고 자신마저도 계략에 넣어버리는, 스스로를 해치는 것에 주저함이 없는 사람은 대체 얼마나 무서울까?천태성은 자신은 절대로 천도준 같은 짓은 저지르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저 사생아는 미치광이가 따로 없었다!털썩하는 소리와 함께 천태성은 바닥에 주저앉았다. 천도준의 비아냥이 귓가에 맴돌았다.그 순간, 그의 자신감이 흔들렸다.이어지는 것은 물밀듯이 밀려오는 강렬한 치욕감이었다.천씨 가문의 정예가 무려 사생아에게 지다니?빌어먹을!저 빌어먹을 사생아 새끼!“아! 죽여버릴 거야!”천태성은 별안간 눈시울을 붉히더니 살기등등하게 천도준을 향해 달려들었다.“게임은 끝났어.”천도준은 눈썹을 들썩이며 존을 쳐다봤다.“죽여요!”퍽!앞으로 다가온 존은 주먹을 들어 그대로 천태성을 날려버렸다.바닥에 떨어진 천태성은 가슴팍을 들썩이다 ‘푸흡’하고 피를 왈칵 토해냈다. 정신이 극한으로 몰렸다.“나와 싸우고 싶다면 언제든지 함께해주지. 하지만 내가 지키려는 사람들을 해치려 든다면 널 가지고 놀 방법은 아주 많아!”울프의 부축을 받은 천도준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처음부터 끝까지 고통의 기색은 조금도 없었고 창백한 얼굴에는 천태성을 향한 짙은 비아냥만 가득했다.말을 마친 그는 존과 울프를 데리고 별장을 나섰다.밖은 여전히 폭우가 쏟아지고 번개가 내려쳤다.롤스로이스와 BMW는 비의 장막 속에서 빠르게 천문동 별장단지를 떠났다.롤스로이스 안.천도준은 온몸이 비에 젖었지만 오른손은 여전히 칼에 맞은 부위를 꾹 누르고 있었다. 셔츠는 이미 반쯤 붉게 물들어 있었지만 방금 별장을 나오며 빗물에 조금 씻겨나갔다.하지만 피가 계속 흘러나오자 이내 다시 눈이 시리게 붉어졌다.“도련님, 조금만 버티세요. 곧 병원 도착해요.”존이 다급한 얼굴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