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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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시윤을 20년 동안 사랑했던 민설아는 결국 소원대로 송시윤과 결혼하게 되었다. 행복할 줄만 알았던 그와의 결혼 생활은 지옥이었다. 송시윤은 그녀가 알고 있던 것처럼 좋은 사람이 아니었고 그녀의 집안을 망하게 했을 뿐 아니라 그녀까지 망쳐버렸다. 절망을 느끼고 있던 순간, 그날 밤 그녀와 함께 함정으로 빠진 남자가 차에서 내려 다가왔다. “나랑 결혼해. 네 복수 내가 대신해줄 테니까.” 결혼하고 나서야 민설아는 알게 되었다. 자신이 시집간 남자가 엄청난 집안의 아들이라는 것과 자신이 감히 건드릴 수 없는 사람임을. “대, 대표님, 제가 잘못했어요. 우리 이혼해요...” 그녀의 말에 남자는 그녀의 허리를 꽉 끌어당기며 위험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한테 이혼은 없어. 사별만 있지. 해보고 싶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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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민설아 씨, 남편이 지금 어떤 여자와 제란호텔 2588호에 있습니다.]민설아는 숨죽인 채 엘리베이터가 올라가기만을 기다렸다.뮌리로 한 달 동안 출장 갔다가 돌아오자마자 알 수 없는 문자를 받게 되었다.처음에 그녀는 누군가의 장난인 줄 알고 그냥 무시해버렸다. 하지만 그녀가 비행기에서 내려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남편은 전화를 받지 않았고 남편의 핸드폰 위치도 제란호텔로 떴다.그녀는 그제야 당황하기 시작했다.제란호텔 2588호 앞까지 도착한 민설아는 수상한 점을 발견했다. 문이 반쯤 열려있던 것이다.문고리에 손을 올리자 누군가 안에서 문을 확 열어버렸다. 중심을 잃은 그녀는 비틀대며 어두컴컴한 방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고 겨우 중심을 잡았던 때 뜨겁게 달아오른 몸이 그녀를 문으로 밀어붙였다.“자기야?”민설아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하지만 상대는 대답하지 않았다. 어둠 속에서 정확하게 그녀의 입술을 찾은 뒤 거칠게 키스했다.반쯤 열린 문과 들어오자마자 이어지는 키스...민설아는 아마도 송시윤과 오랫동안 떨어져서 지내 이 모든 것이 송시윤이 그녀를 기쁘게 하려고 준비한 이벤트라고 생각했다.그렇게 생각한 민설아는 어느새 경계심도 풀게 되었고 남자의 목에 팔도 두르며 받아들였다.민설아가 다시 눈을 뜨게 되었을 때 바깥은 환한 대낮이었다. 이불 밖으로 나온 팔에는 지난밤의 흔적이 가득했고 온몸이 부서질 듯 아팠지만, 기분 만큼은 아주 좋았다.그도 그럴 것이 송시윤과 결혼한 지 1년이 넘었지만 바쁜 일정 탓에 그녀와 송시윤은 아직 첫날밤을 보내지 못했다.드디어 어젯밤, 두 사람은 첫날밤을 가지게 된 것이다.“자기야...”민설아는 몸을 돌려 송시윤에게 어젯밤 깜짝 놀랐다고 말할 생각이었으나 옆자리는 텅 비어있었다. 남아 있는 온기도 없는 것을 보아 방을 나간 지 꽤 오래된 듯했다.침대 머리맡엔 목걸이가 있었다. 그것은 트윙클의 제품 ‘완벽한 연인' 시리즈의 한정판이었다.그녀는 선물 남기고 간 송시윤이 센스 있다고 생각했다.민설아는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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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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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 Su Kim
옆집소설이네요 이름만 다르고
2025-01-02 14:17:37
0
40 챕터
제1화
[민설아 씨, 남편이 지금 어떤 여자와 제란호텔 2588호에 있습니다.]민설아는 숨죽인 채 엘리베이터가 올라가기만을 기다렸다.뮌리로 한 달 동안 출장 갔다가 돌아오자마자 알 수 없는 문자를 받게 되었다.처음에 그녀는 누군가의 장난인 줄 알고 그냥 무시해버렸다. 하지만 그녀가 비행기에서 내려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남편은 전화를 받지 않았고 남편의 핸드폰 위치도 제란호텔로 떴다.그녀는 그제야 당황하기 시작했다.제란호텔 2588호 앞까지 도착한 민설아는 수상한 점을 발견했다. 문이 반쯤 열려있던 것이다.문고리에 손을 올리자 누군가 안에서 문을 확 열어버렸다. 중심을 잃은 그녀는 비틀대며 어두컴컴한 방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고 겨우 중심을 잡았던 때 뜨겁게 달아오른 몸이 그녀를 문으로 밀어붙였다.“자기야?”민설아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하지만 상대는 대답하지 않았다. 어둠 속에서 정확하게 그녀의 입술을 찾은 뒤 거칠게 키스했다.반쯤 열린 문과 들어오자마자 이어지는 키스...민설아는 아마도 송시윤과 오랫동안 떨어져서 지내 이 모든 것이 송시윤이 그녀를 기쁘게 하려고 준비한 이벤트라고 생각했다.그렇게 생각한 민설아는 어느새 경계심도 풀게 되었고 남자의 목에 팔도 두르며 받아들였다.민설아가 다시 눈을 뜨게 되었을 때 바깥은 환한 대낮이었다. 이불 밖으로 나온 팔에는 지난밤의 흔적이 가득했고 온몸이 부서질 듯 아팠지만, 기분 만큼은 아주 좋았다.그도 그럴 것이 송시윤과 결혼한 지 1년이 넘었지만 바쁜 일정 탓에 그녀와 송시윤은 아직 첫날밤을 보내지 못했다.드디어 어젯밤, 두 사람은 첫날밤을 가지게 된 것이다.“자기야...”민설아는 몸을 돌려 송시윤에게 어젯밤 깜짝 놀랐다고 말할 생각이었으나 옆자리는 텅 비어있었다. 남아 있는 온기도 없는 것을 보아 방을 나간 지 꽤 오래된 듯했다.침대 머리맡엔 목걸이가 있었다. 그것은 트윙클의 제품 ‘완벽한 연인' 시리즈의 한정판이었다.그녀는 선물 남기고 간 송시윤이 센스 있다고 생각했다.민설아는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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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민설아는 그제야 어렴풋이 떠올랐다. 어젯밤 침대로 끌려왔을 때 그녀는 아주 긴장한 상태였다. 그때 남자가 그녀의 귓가에 대고 나직하게 말했다.“힘 풀어.”‘그래, 송시윤의 목소리는 그것보다 더 시크해. 그 남자랑 완전히 다르다고!'“어, 어떻게...”민설아는 널브러진 사진을 보았다. 번쩍번쩍 눈 아프게 터지고 있는 플래시보다 그녀의 안색이 더 창백했다.그렇다면 그녀와 밤을 보낸 남자는 대체 누구일까?“민설아 씨, 송시윤 씨와는 소꿉친구였다고 들었는데, 왜 배신을 한 겁니까?”“새롭고 자극적인 것이 필요했던 겁니까?”기자들은 민설아의 상태가 어떤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특종을 잡기 위해서라면 그들은 취조하는 것처럼 민설아를 압박하면서 질문을 던졌고 멋대로 그녀의 사진을 찍었다.“나가세요! 전부 나가시라고요!”멘탈이 무너진 민설아는 팔을 휘저으며 기자들을 내쫓으려고 했다.그러나 그들은 나가지 않았다.심지어 어떤 기자가 물었다.“민설아 씨, 몸에 키스 마크가 많은데, 전부 그 남자가 남긴 것입니까? 얼마나 오래 한 겁니까?”민설아는 필터링도 거치지 않고 질문하는 기자에 더는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지르더니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다.호텔의 도로변에는 검은색 마이바흐가 정차되어 있었다.뒷좌석 창문이 스르륵 내려가더니 남자의 차가운 얼굴이 반쯤 드러났다. 남자는 호텔을 보았다. 기자들 무리와 함께 나오는 송시윤을 발견한 남자는 이내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시윤 오빠... 살살해줘...”어젯밤 다정하게 부르던 그 이름이 그의 귓가에 여전히 맴돌고 있었다. 그는 손끝을 만졌다. 그 위에는 여전히 여자의 뜨거운 온기가 남아 있는 듯했다.송시윤은 민씨 가문에서 들인 양자였고 신정 그룹의 대표이기도 했다.한참 후 차 안에 남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송시윤에 대해 알아봐.”“네, 알겠습니다.”불과 한 시간도 되지 않아 ‘민씨 가문의 딸, 남편 몰래 외간 남자와 밀회 즐겨...', ‘민설아 대놓고 바람' 등의 키워드가 실시간 인기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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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송시윤은 민설아를 끌고 가정 법원 안으로 들어가 대기 의자에 억지로 앉혔다. 그의 입에서는 찬 바람이 쌩쌩 부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이혼해!”“싫어!”민설아는 이혼이라는 두 단어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얼른 송시윤의 팔을 잡고 애원했다.“자기야, 나 이혼하기 싫어. 제발... 우린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랐잖아. 내가 오빠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오빠도 알잖아. 그리고 나한테는 오빠뿐이란 말이야.”“난 다른 남자랑 몸 섞은 더러운 여자는 싫어.”민설아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몸에 힘이 빠진 그녀는 의자에 주르륵 앉고 말았다. 송시윤의 소매를 잡던 손에도 힘이 풀려 툭 떨어졌다.‘내가... 더럽다고?'이때 긴 웨이브 머리에 성숙한 분위기를 풍기는 여자가 가정 법원 안으로 다급하게 들어왔다.“대표님, 부탁하신 서류 가져 왔습니다.”여자를 보자 민설아는 다시 희망을 품으며 말했다.“유진아, 제발 나 대신 시윤 오빠 좀 설득해줘. 난 시윤 오빠랑 이혼하고 싶지 않아. 예전에도 내가 시윤 오빠랑 싸우면 네가 나서서 도와줬잖아. 응?”윤유진은 송시윤과 같은 대학교를 나왔기에 세 사람은 아주 친하게 지냈다.매번 그녀가 송시윤과 다투게 되면 윤유진이 나서서 송시윤을 설득해 주었고 송시윤은 빠르게 달려와 그녀를 달래주었다. 그녀는 이번에도 그렇게 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하지만 그녀의 말을 들은 윤유진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설아야, 우리가 비록 친하다고 하지만 네가 어제 호텔에서... 어쨌든 이번은 네가 잘못한 거잖아. 나도 도와줄 수가 없어.”두 사람이 대화하고 있던 때 송시윤은 이미 윤유진이 가져온 서류에 사인하고 있었다.“사인해.”민설아는 그 서류를 힐끗 보았다. 머릿속에 결혼 전의 기억들이 떠올랐다. 송시윤은 그녀를 위해 계약서를 쓴 적 있었다. 만약 그가 바람을 피우면 아무것도 가지지 않고 깔끔하게 몸만 챙기고 나갈 것이라고.“싫어, 안 해!”민설아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자기야, 하라는 거 뭐든 다 할 테니까 제발 이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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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할머니!”놀란 민설아는 바로 의사를 불러왔다.의사는 김영선을 바로 응급수술실로 데리고 들어갔다. 불안해진 민설아는 눈물이 흘러나왔고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기를 반복하며 진정하지 못했다.이대로 할머니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그녀는 자신을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았다.수술실로 들어갔던 할머니가 다시 나왔다. 얼굴엔 산소호흡기를 달고 있었다.의사가 민설아에게 상황을 말해주었다.“환자분의 상태가 많이 안정되었습니다. 하지만 꾸준한 약물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지금 환자분이 쓰고 있는 약은 최고급 약이라 수량도 한정되어 있습니다. 약값을 내셔야지 저희가 그 약을 투여해 드릴 수 있습니다.”“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김영선의 상태가 안정되자 민설아는 그제야 마음이 놓여 원무과로 가서 병원비를 내려고 했다.그러나 카드를 긁은 순간 모든 카드가 정지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민설아는 바로 윤유진에게 연락해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유진아, 시윤 오빠한테 왜 내 카드가 정지되었는지 물어봐 줄 수 있어? 나 지금 할머니 병원비를 내야 하는데...”“설아야, 잊었어?”윤유진은 말을 잘랐다. 그녀의 입에서는 다소 차가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넌 몸만 챙겨 나가는 거잖아.”민설아가 대꾸하기도 전에 윤유진은 전화를 끊어버렸다.민설아는 말문이 막혔다. 하지만 김영선의 치료가 우선적이었던지라 망설임도 없이 택시를 타고 신정 그룹으로 갔다.그녀는 송시윤을 찾아가 똑바로 물어볼 생각이었다. 대체 왜 신정 그룹을 빼앗아갔는지 말이다.왜 그렇게 그녀에게 모질게 구는지도 알 수 없었다. 고작 그녀가 하룻밤의 실수를 저질렀다고 이혼하고 재산을 한 푼도 주지 않았다.택시가 신정 그룹 앞에 도착하자 바깥에선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민설아는 비를 맞으며 신정 그룹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러나 문 앞을 지키던 보안 요원들이 그녀를 확 밀쳐버렸다.“제발, 제발 들어가게 해줘요. 난 송시윤을 만나야 한다고요...”민설아는 그런 보안 요원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 빗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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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민설아 씨, 할머니 병원비는 저희 대표님이 이미 결제하셨습니다.”기사는 영수증을 민설아에게 건넸다.민설아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영수증을 받았다. 그 위에는 수량이 한정된 약의 이름도 있었다. 그녀는 그제야 마음이 놓여 기대하는 얼굴로 물었다.“혹시 시윤 오빠가 저 데려다주라고 보낸 거예요?”그녀는 신정 그룹 건물 문 앞에도 CCTV가 설치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송시윤이 보고 있으리라 생각했다.기사는 고개를 저었다.“송시윤 씨는 민설아 씨의 모든 걸 빼앗아갔습니다. 심지어 민설아 씨를 애완동물과 같은 취급을 하는데 대체 뭘 기대하고 있는 겁니까?”그는 뒷좌석의 문을 열었다.“타시죠, 민설아 씨.”민설아는 고개를 들었다. 뒷좌석에는 남자가 앉아 있었다. 그는 다리를 꼬고 앉아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그저 앉아만 있을 뿐인데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전 그쪽 대표님을 몰라요...”“분명 궁금한 것이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걸 저희 대표님께서 알려드릴 겁니다.”기사는 말을 보탰다.“아, 한 마디 충고하자면, 저희 대표님께선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을 질색하십니다.”민설아는 남자가 한 말의 의미를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차 안에 있는 남자가 누군지 몰랐다. 진상을 알고 싶었기에 결국 이를 악물며 바닥에서 일어났다. 그녀가 움직이자 아직 아물지 못한 상처가 더 벌어지며 피가 흘러나왔다.기사는 바로 민설아의 다리를 지혈해 주면서 커다란 타월을 꺼내 그녀에게 덮어준 뒤, 차에 태웠다. 그녀는 그렇게 남자의 옆자리에 앉게 되었다.차는 빠르게 시동을 걸었다.민설아는 차 안의 불빛에 의지해 남자의 흠 잡을 데가 없는 옆태를 보았다. 긴 손가락 사이에 끼어 있는 담배와 남자의 옆모습... 어딘가 익숙한 기분이 들었다.그녀는 아랫입술을 짓이겼다.“뭘 알려주신다는 거죠?”남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돌려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훑어보더니 그녀의 목에서 시선이 멈추었다.“그 목걸이 돌려줘.”저음의 목소리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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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대체 왜?!'‘우리 부모님은 송시윤을 친아들처럼 여겼어. 신정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재산을 넘겨주었다고!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까지 잔인할 수가 있어!'송시윤은 윤유진의 턱을 잡아 올리더니 아주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이 대표가 왜 갑자기 방을 바꾼 거지? 그날 아침에 2588호에서 나간 남자는 또 누구야?”“아직 나도 누군지 몰라.”윤유진은 턱이 부서질 것 같았기에 얼른 애교를 부리며 그에게 뽀뽀했다.“그 남자가 누구든 상관없잖아. 어차피 이혼했고 민설아한테는 곧 죽을 할머니만 남아 있는걸. 아무것도 없을 뿐 아니라 몸도 더 이상 순결하지 않는데, 이걸로도 아직 부족한 거야?”송시윤은 비를 맞으며 처량하게 회사 건물 앞에 주저앉은 민설아가 떠올랐다. 이상하게도 짜증이 치밀었다.“아니, 만족해.”그는 차갑게 코웃음을 치며 윤유진의 허리에 손을 올리더니 침대로 눕혔다. 윤유진은 송시윤에게 깔리게 되었다.‘민씨 가문이 망하는 건 당연한 일이야. 애초에 난 내 것이었어야 할 것들을 돌려받은 거라고!'“시윤아, 천천히...”윤유진은 빠르게 남자의 셔츠 단추를 풀며 신음을 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방 안에는 뜨겁게 몰아쉬는 숨소리만 가득 울려 퍼졌다.민설아는 두 사람이 한 침대에 누워 있는 모습을 보며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덜덜 떨려오는 몸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알고 보니 이 모든 것은 송시윤과 윤유진이 꾸민 일이었다. 심문하듯 카메라를 들이밀던 기자들도 그들이 불러온 것이었고 그녀가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을 일부러 더 크게 키워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만든 것이다.그렇게 되면 그녀와의 이혼이 더 쉬워지고 그녀의 모든 것을 빼앗아갈 수 있었으니까.“왜...”민설아의 입에서는 처참하면서도 고통스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자신을 부축하고 있는 남자를 보았다.“왜 저한테 그랬을까요?”송시윤은 그녀의 가족이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그녀가 유일하게 기대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그런데 송시윤은 그런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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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마침 윤유진이 집 안에서 나왔다.“우리 아가, 아침부터 나와서 노는 거야? 아침밥은 안 먹을 거야?”“엄마!”아이는 흔들 목마에서 내려 그대로 윤유진의 품으로 쏙 들어갔다. 윤유진은 아이를 안아주었다.“아빠가 어젯밤에 동화책 읽어준다고 했으면서 저녁만 먹고 그냥 갔어요.”“그럼 엄마가 출근해서 아빠한테 영상 통화로 사과하라고 할까?”“네! 좋아요!”민설아는 굳어진 몸을 조금씩 움직이며 윤유진에게 다가갔다. 그녀의 안색은 너무도 창백했다.“이, 이게 지금...”아이가 말을 할 줄 아는 것을 보니 세 살은 되는 것 같았다.아이를 안고 있던 윤유진이 몸을 돌렸다. 민설아를 본 윤유진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설아야, 네, 네가 여긴 어쩐 일이야?”그러더니 얼른 아이를 안은 채 집 안으로 급하게 들어갔다.민설아는 바로 따라갔다. 윤유진의 머리채를 잡은 후 뺨을 갈궜다.“윤유진,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 네가 시골에서 왔다고 해서 네 학비도 전부 내가 내줬잖아. 신정 그룹에 입사할 수 있게 도와주고 집까지 사주었는데... 네가 어떻게 나한테...”민설아는 윤유진과 송시윤이 사귄 지 얼마 되지 않은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큰아이가 있을 줄은 몰랐다.그녀는 정말로 멍청했다.이미 오래전부터 가장 의지하고 사랑했던 두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준 상처는 그녀를 너덜너덜하게 만들었다.민설아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여전히 윤유진의 머리채를 잡은 손에 힘을 꽉 주며 연달아 뺨을 갈구었다. 도우미들이 나와 말려도 소용이 없었다.이때 누군가 끼어들어 그녀와 윤유진을 떼어놓았다. 엄청난 힘에 민설아는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게 되었고 고통에 순간 숨을 참게 되었다.민설아는 고개를 들었다. 눈앞에 있는 송시윤은 그녀를 아주 냉담하게 내려다보고 있었다.“민설아, 여기까지 찾아와서 난리를 피우는 거냐?”“왜?”그녀는 바닥을 짚으며 일어났다. 그리고 10년을 넘게 사랑했던 남자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네 부모님이 죽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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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차가 민설아를 치려던 순간 옆에서 누군가 나타나 그녀를 확 끌어당겼다.차는 아슬아슬하게 두 사람을 스쳐 지나간 후 빠르게 시야에서 사라졌다.“민설아 씨, 고작 그깟 남자 때문에 목숨까지 버리시려는 거예요?”그녀를 구해준 사람은 바로 홍현도의 운전기사 서민우였다.“그렇게 죽으면, 혼자 남은 할머니는 누가 보살펴 주나요?”망연자실했던 민설아는 그제야 조금 정신이 들었다.‘그래, 내가 죽으면 우리 할머니는 누가 챙겨줘?'서민우는 세워뒀던 차를 끌고 온 뒤 뒷문을 열어주었다.“저희 대표님께서 만나자고 하십니다. 민설아 씨가 원하는 걸 저희 대표님께서 전부 드릴 수 있습니다.”“제가 원하는 걸 전부 줄 수 있다고요. 그럼 전 뭘 줄 수 있죠?”민설아는 허탈하게 웃었다.그녀는 바보가 아니었다. 홍현도가 아무 이유 없이 자신을 도와줄 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지금의 그녀는 평판도 좋지 않았을 뿐 아니라 빈털터리였다.민설아는 팔을 감싸 안고 작게 말했다.“구해준 건 고마워요. 그쪽 대표님한테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하지만 전 제게 남은 마지막 자존심까지 버리고 싶지 않네요.”민설아의 모습에 서민우는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명함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민설아 씨, 이건 제 명함입니다. 혹시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해주세요.”“네.”민설아는 관심이 없는 얼굴로 명함을 받고는 몸을 돌려 갈 길을 갔다.서민우는 피치 팰리스로 돌아왔다. 홍현도를 발견하자마자 민설아가 했던 말을 그대로 전해주면서 말했다.“대표님, 그 차는 민설아 씨를 노린 것 같습니다.”홍현도의 눈빛이 어두워졌다.“가서 알아봐. 그리고 사람을 붙여. 몰래 안전한지만 지켜보고 있으면 돼.”그는 민설아의 자존심을 꺾어버릴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민설아는 병원으로 돌아왔다.지난번 갑작스럽게 심정지를 일으켰던 김영선은 며칠간 누워있었더니 산소호흡기를 뗄 수 있게 되었다.여전히 침대에서는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이긴 했으나 전보다 훨씬 더 기운을 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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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사람들은 건질만 한 물건을 전부 챙긴 뒤 떠나버렸다. 호화롭기만 했던 별장은 폐가가 아닐까 의심할 정도로 아수라장이 되었고 배나무로 만든 문짝도 떼어갔다.이때 나이 든 도우미가 캐리어를 끌고 절뚝이며 나왔다. 캐리어 안에는 옷가지와 비싼 액세서리가 가득했다.“아가씨, 사람들이 오기 전에 아가씨가 좋아했던 것들을 전부 이 안에 넣어두었어요.”절뚝이는 도우미의 다리를 본 민설아는 방금 나간 사람들이 도우미에게 손찌검했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녀의 눈시울이 붉어졌다.“아주머니...”김현숙은 민설아의 어머니가 직접 고용한 도우미 아주머니였고 그녀의 어린 시절도 지켜봐 온 사람이었다.행여나 방금 나갔던 사람들이 또다시 찾아올까 걱정되었던 김현숙은 민설아를 데리고 자신의 낡은 집으로 갔다. 방이 2개고 거실은 하나였다. 김현숙은 그중 가장 깨끗한 방을 민설아에게 안내해주었다.“이 집은 사모님 곁에서 일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사모님이 돈을 보태줘서 산 집이에요. 하지만 사모님은...”김현숙의 말을 들은 민설아는 처량한 미소를 지었다.도우미 아주머니마저 은혜를 갚으려고 했다. 그런데 윤유진은 그간 그녀가 그렇게나 잘해주어도 그녀를 배신하고 말았다.민설아는 부모님의 사진을 정리해서 잘 올려놓았다.보석함에는 액세서리가 꽤나 많았다. 그녀는 엄마가 사망하기 전 착용하던 몇 개만 챙기고 나머지를 전부 김현숙에게 주었다.“아주머니, 제 부모님 사진은 잠시만 여기 놓고 갈게요. 아직 제겐 할 일이 있어서요.”김현숙이 말했다.“어르신의 상태가 좋지 않다고 들었어요. 제가 병원으로 가서 보살펴드릴까요?”“아니에요. 할머니한테는 따로 간병인이 있어요. 아주머니는 다리가 불편하실 테니까 그냥 집에서 푹 쉬고 계세요.”김현숙과 작별인사를 한 뒤 민설아는 차를 타고 병원으로 돌아왔다.운전하고 있던 와중에 그녀는 잠시 딴생각을 하게 되었다.‘나한테 지금 남은 거라곤 하나도 없어. 대체 어떻게 복수하고 신정 그룹을 다시 빼앗아와야 하는 거지?'그 순간 그녀의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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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민설아가 깨어났을 때 머리와 목, 팔에 붕대가 둘둘 감겨 있었다. 몸을 조금만 움직여도 엄청난 고통이 느껴졌다.그녀는 구치소에 갇혀 있었다.이때 경찰이 그녀에게 밥을 가져다주며 말했다.“민설아 씨는 신정 그룹 대표 송시윤 씨를 살해하려고 시도했으니 거기서 꼼짝 말고 법원의 판결만 기다리고 있으세요!”그녀는 송시윤이 차를 바꿔탔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자신을 원망하고 있었다.민설아는 당연히 가만히 갇혀만 있을 수 없어 경찰을 불렀다.“전화 한 통만 하게 해주세요. 변호사를 불러올 거거든요.”그러자 경찰은 차갑게 픽 웃으며 무시해버렸다.어느덧 밤이 되었다. 줄곧 모습이 보이지 않던 경찰이 다시 다가왔다. 이번엔 두 여자를 끌고 왔다. 그러더니 그녀가 있던 방으로 밀어 넣고 수갑을 풀어버렸다.민설아는 두 여자를 그저 힐끗 보기만 했다. 두 여자의 사나운 시선에 그녀는 본능적으로 몸을 구석으로 더 웅크리며 경계했다.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민설아는 더는 버틸 수가 없었고 결국 잠들고 말았다.누군가 다친 팔을 꽉 누르는 것이 느껴진 그녀는 눈을 번쩍 떴다. 그러나 이미 막혀버린 입에 소리를 지르고 싶어도 지를 수 없었다.“저희를 원망하지 마세요. 저희도 돈을 받고 이 일을 하는 거거든요.”여자는 말하면서 그녀의 뺨을 갈구더니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그 사람이 그랬어요. 어떻게 해도 된다고. 그냥 목숨만 붙어있게 하라고 했거든요.”‘분명 송시윤이 날 죽이려는 거야!'민설아는 두 눈이 충혈될 정도로 안간힘을 쓰며 몸부림을 쳤다.다리를 들어 여자의 배를 있는 힘껏 걷어찼다. 그러자 여자는 허리를 굽히며 고통에 신음을 내고 있었다.민설아가 일어나기도 전에 누군가 뒤통수를 확 잡아당겼다. 지켜보고 있던 다른 여자가 그녀의 머리채를 잡은 것이다. 여자는 그녀의 뺨을 갈구더니 피가 흐르는 상처를 꽉 꼬집었다.“읍!”민설아는 엄청난 고통에 정신을 잃고 말았다.두 여자를 그녀가 있는 구치소에 가둔 후로 몇 시간 간격으로 순찰을 돌던 경찰도 오지 않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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