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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2화

오재원은 새벽에 체포되어 기소되었다.

오재원의 부모님은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강남까지 달려왔다. 모든 일을 전해 들은 오재원의 부모는 자신들의 아들이 임연지에게 철저히 이용당했음을 알게 됐다.

임가희조차 술집 여자라며 무시해왔던 그들이니 임연지는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런 임연지에게 홀려도 제대로 홀린 아들은 부모가 어떻게 설득하든 절대 임연지를 배신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온하랑에게 복수하고 싶어 혼자 저지른 짓이라고만 잡아뗐다.

오씨 일가 역시 경주에서 알아주는 명문 세가로서 무슨 일이 벌어지든 여론을 잠재우고 일을 덮는 것쯤은 식은 쭉 먹기였다.

하지만 이번 일은 달랐다. 오재원이 저지른 짓은 생각보다 심각한 사안이었다.

첫째, 이 일은 경주가 아닌 강남에서 일어났다. 아무리 명문가라고 해도 경주 가문의 세력이 강남까지 뻗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둘째, 위에서 내려온 정부 감사 때문에 강남 시 경찰들도 최선을 다하는 와중에 부승민도 절대 양보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지금이야 어떻게든 이 일이 밖으로 새어나가는 것을 막고 있지만 언론에 알려지는 순간, 어떠한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모르는 일이었다. 여론이 돌아선다면 오재원에게도 좋을 건 없었다.

오재원의 부모는 철없는 아들 때문에 심장을 졸이고 있었다.

부승민은 이튿날이 되어서야 이 일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온하랑의 집으로 향했다. 그 시각, 온하랑은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약효가 돌기 시작하니 온하랑은 낯빛이 창백해지기 시작하더니 온몸이 지쳐 몸에 힘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육체적으로 무기력해지니 그 어떤 일에도 무감각하게 반응하게 되었다.

이게 부작용이라는 것을 온하랑 역시 알고 있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다.

부승민은 마음 아프다는 눈빛으로 온하랑을 바라보며 큰 손으로 그녀의 손을 꽉 잡았다.

온하랑은 뜨거운 햇볕 아래 시들어버린 꽃과도 같아 보였다. 뜨거운 햇볕에 바짝 말라버려 그 어떠한 향기도, 생기도 뿜어내지 않는 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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