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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3화

온하랑은 입을 벌려 부승민이 건네준 오렌지를 받아먹었다.

그녀의 표정에는 방금 츄르를 받아먹은 송이처럼 애교 섞인 귀여움이 어려있었다. 당장이라도 끌어안고 마음껏 귀여워해주며 쓰다듬어주고 싶은 충동이 들게 만드는 모습이었다.

온하랑도 송이랑 다를 바가 없었다. 언제부터인지도 모르게 어느 순간, 부승민의 손길에 완전히 길들여져 버렸다.

금방 부승민과 이혼을 했던 때를 떠오리면 온하랑은 부승민을 피하기에 급급했지 이런 말랑한 표정으로 그를 마주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지금 둘의 관계는 딱 봐도 단순한 친구 사이를 넘어섰다. 그저 부승민에게 온하랑에게 다시 청혼 할 명분이 부족할 뿐이었다.

부승민의 입꼬리가 올라가더니 오렌지 한 조각을 더 뜯어 온하랑의 입가에 갖다주었다.

“오재원 부모가 널 찾아올 거야. 오재원을 용서해달라는 부탁을 하겠지. 처벌을 받게 되더라도 최대한 가벼운 판결이 나와야 할 테니까.”

마약까지 연루된 탓에 경찰 측에서 이 일을 형사사건으로 입건하는 바람에 사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사건이 되어버렸다. 그러니 오씨 일가에서는 어떻게든 오재원의 형량을 낮추기 위해 갖은 방법을 총동원 할 것이 뻔했다.

온하랑이 잠시 멈칫하더니 물었다.

“만약에 내가 합의 안 해준다 그러면, 나만 곤란해 지는 거 아니야?”

“그럴 거야. 하지만 괜찮아, 내가 있으니까.”

부승민의 말을 듣자 온하랑이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 도움은 필요 없어. 나한테도 다 생각이 있으니까.”

기꺼이 한 발짝 물러나주지, 뭐.

이미 떠나기로 마음 먹은 판에 온하랑은 부승민이 자신 때문에 나서길 바라지 않았다.

부승민의 감정을 얻을 생각도 없었고 부승민이 자신 때문에 오씨 일가와 척을 지는 것을 원하지도 않았다.

부승민의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온하랑을 바라보았다. 부승민은 말 없이 고개를 푹 숙였다.

온하랑이 점점 자신을 멀리 하며 도움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쯤은 부승민도 진작 알고 있었다.

그리고 부승민이 여태껏 도와줬던 것들도 온하랑은 아주 당연하게 그 도움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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