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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7화

온하랑은 부승민의 의견을 알아차리고 입술을 앙다문 채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됐어.”시작부터 온하랑은 그저 기부가 하고 싶었다. 다만 그 금액이 지나치게 컸던 탓에 재단을 설립할 수밖에 없었던 것일 뿐 재단으로 비리를 저지르고 싶지는 않았다.

부승민도 온하랑이 거절할 것이라는 걸 어느 정도는 예상했다. 온하랑은 여전히 무의식 속에서 본인을 평범한 서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 생기면 인맥이나 돈을 찾는 대신 경찰부터 찾는다.

그러니 부승민은 항상 온하랑을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토록 단순하고 쉬운 온하랑을 지켜주고 싶었다.

“그래, 싫으면 말아. 내가 다 보완해주고 지켜줄 테니까 빚진다는 생각 안 했으면 좋겠어. 그냥 날 떠나지만 말아줘.”

부승민이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온하랑을 바라보았다.

“설마 내가 허를 찌른 건가?”...

감동하려던 찰나였지만 마지막 한 마디 때문에 온하랑은 어이없다는 듯 눈동자를 굴렸다.

“아니, 네가 의심이 너무 많은 거야.”

온하랑은 마음속으로 조용히 고민했다. 아버지의 죽음에 부승민 한 번만 믿어주어도 되는 걸까? 꼭 떠나야만 할까?

“너 사기꾼이잖아. 경주에서 날 어떻게 속였는지 난 아직도 기억하는데”부승민이 모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온하랑은 뭔가가 떠오른 듯 부승민을 바라보며 화제를 돌렸다.

“맞다, 우리 집 열쇠가 너한테 왜 있어?”부승민이 잠시 멈칫하더니 호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온하랑이 곧바로 테이블 위에 올려진 열쇠를 들고 물었다.

“이거 내 열쇠 아냐?”

“응, 맞아.”

“언제 가져갔어?”

“오늘 아침에.”

“난 왜 몰랐지?”

“넌 그때 바나나 먹느라 바빴으니까.”

“...”

아침, 임연지는 오재원에 경찰에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가장 빠른 항공권을 예매해 다급히 경성으로 돌아갔다.

사태가 생각보다 심각한 것을 깨닫자 임연지는 어찌할 바를 몰라 안절부절못했다. 경주에 도착해 임가희를 보는 순간 임연지는 그녀의 품에 안겨 울음기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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