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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6화

오후가 되어서야 부승민은 온하랑의 집에 도착했다.

온하랑은 오래 기다렸다는 듯 급히 마중을 나가 문을 열며 물었다.

“어떻게 됐어?”

부승민은 온하랑의 표정에 어딘가 모르게 웃음이 났다.

온하랑은 부승민을 이토록 환영해준 적은 처음이었다.

“타협하고 왔어.”

부승민이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

“어떻게 얘기했는데?”

온하랑은 부승민과 마주 보고 앉아 강의를 듣는 학생이라도 된 듯 귀를 쫑긋 세웠다.

“오형일이 나한테 사랑하는 자기 아들 좀 이해해달라고 하길래, 난 사랑하는 내 아내 좀 이해해달라고 맞받아쳤지.”

부승민이 입가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

온하랑도 입꼬리를 슬쩍 끌어올렸다.

“부승민, 너 진짜 생각보다 더 뻔뻔하다.”

“그걸 이제 알았어?”

“…”

온하랑이 대화 주제를 바꿨다.

“그리고? 단순히 그 말 한마디로 탄원서를 포기했을 리가 없잖아.”

“당연하지. 그래서 내가 방향을 좀 잡아줬어.”

“어떻게 했는데?”

“최씨 일가를 찾아가라고 알려줬어.”

부승민이 진지한 눈빛으로 온하랑을 바라보았다.

“너, 오재원이 경찰서에서 조사받을 때 뭐라고 진술했는지는 알아?”

온하랑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몰라.”

“오재원 진술로는 본인이 그런 짓을 저지른 이유가 최동철이 너한테 홀릴까 봐서래. 네가 최씨 가문의 며느리가 되는 게 싫어서.”

온하랑의 눈을 똑바로 마주 보는 부승민의 표정에는 어딘가 기분 나쁘다는 듯한 기색이 비쳤지만 목소리는 여전히 또렷했다.

온하랑이 무의식적으로 반응했다.

“미친 거 아니야? 내가 언제 최씨 가문 며느리로 들어간다고 했는데?”

부승민의 눈을 마주 보며 온하랑이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왜? 넌 오재원 말을 믿어?”

“당연히 안 믿지. 근데 오재원이 왜 이런 오해를 하는 걸까?”

“임연지 때문에.”

“맞아.”

부승민이 답했다.

“그러니까 최동철을 위해서든, 임연지를 위해서든 오재원이 저지른 짓은 최씨 일가와 무조건 관련이 있다는 거야. 그럼 오재원 부모는 최씨 일가부터 찾아가야지. 임연지 찾으러. 알겠어?”

온하랑이 잠시 고민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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