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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4화

표정 변화 하나 없던 오재원의 엄마인 오승은의 얼굴이 삽시에 붉어지더니 말했다.

“아가씨들, 저희는 우리 재원이를 구하고 싶었던 거지, 아가씨들의 친구를 다치게 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어요. 아가씨들도 아시잖아요, 세상 그 어떤 부모가 아들이 감옥에 가는 걸 그저 두고만 보겠어요? 이런 결정을 내린 것도 저희 딴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요. 서로 원수 져서 좋을 거 없잖아요. 생각 잘 해보셨으면 좋겠네요.”

“말은 청산유수시네요!”

김시연이 어이없다는 듯 눈알을 굴리며 말했다.

“솔직히 말씀하세요. 우리가 댁네 착해 빠진 그 아드님 용서해줘야 한다는 거잖아요.”

“김시연 씨, 욕하고 싶으시면 얼마든지 실컷 하세요.”

오승은이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게라도 김시연 씨 화가 어느 정도 풀린다면 실컷 하세요. 진정 좀 하고 잘 생각해보세요. 아가씨들의 자존심이 더 중요한지, 친구가 더 중요한지.”

오승은의 침착한 태도에 김시연도 힘이 빠져 바람 빠진 풍선처럼 축 늘어졌다.

김시연은 온하랑과 눈을 마주쳤다. 오재원 모의 말만 들으면 쉬운 일처럼 들렸지만 그녀들에게는 한 가지 선택지밖에 없었다.

온하랑이 비웃음을 터뜨렸다.

“이렇게까지 한다는 건, 이미 저희가 그쪽이랑 타협할 거라는 확신이 있는 거 아닌가요? 저희가 고민해야 할 게 뭐가 있는데요?”

오승은이 가볍게 웃으며 가방에서 종이와 펜을 꺼냈다.

“저희도 방법이 딱히 없어서 꺼내든 최후의 수단이에요. 아가씨들 의리 하나는 지키는 사람들이잖아요. 저도 마찬가지예요. 저도 여러분들과 좋은 친구로 남고 싶어요. 자, 여기 탄원서만 다 써주시면 아가씨들 친구는 바로 풀려날 겁니다.”

온하랑은 자신의 앞에 놓인 노트를 바라보더니 고개를 들고 물었다.

“그전에 내걸었던 조건들도 아직 유효한 거죠?”

어차피 이미 타협하기로 한 거, 뭐든 많이 얻는 편이 좋지 않을까. 뭐 하나라도 손해 보면 배 아파서 살아갈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오형일이 자조적인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당연히 유효하죠. 너무 걱정하지 마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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