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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장

작가: 레몬맛 고양이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2-06-30 12:30:37
#온연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프냐니, 어떤 방면으로요?”

그는 잠시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잠깐의 정적이 흐른 뒤, 온연이 부드러운 어조로 말 했다.

“교통사고 났던 건 다 나았어요. 수술도 성공적으로 끝났고, 안 아픈지 오래됐어요. 강연연은 친구들 이랑 술 마시고 있다는 걸 보니, 교통사고로 별로 다치지는 않았나 봐요?”

목정침은 더 이상 말을 아꼈고, 대화도 그대로 끝이 났다. 이내 곧 온연이 잠에 들었다. 그는 그녀의 이불을 곧 덮어준 후 에야 눈을 감았다.

이튿날 아침, 목정침은 무언가에 밟히는 느낌에 눈을 떴다. 분명 무거운 무언가가 자신을 밟아오는 것이 느껴졌고, 눈을 떠보니 탕위엔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희고 동그란 물체가 자신의 신체 위에서 마구 움직여 댔다.

그는 숨조차 크게 쉬지 못한 채, 온연의 이불 속으로 손만 집어넣어 그녀를 깨워 이 덩어리를 처리하려 하였다. 그는 동작 역시 커서는 안 될 것이라 생각하였고, 힘을 다 뺀 채 몇 번 만지작거렸으나 온연이 깨어날 리가 만무하였다.

그의 손이 점점 위로 이동하였다. 온연의 얼굴을 건들일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몸을 스치면서 무언가 부드러운 감촉이 그의 손바닥을 타고 전달되었고, 동작이 굳어지며 호흡마저 정체되었다.

온연은 탕위엔의 울음소리에 눈을 떴고, 탕위엔이 목정침의 몸을 밟고 서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잠시 머릿속이 꼬였으나, 이내 급히 반응을 보였다. 급히 탕위엔을 안아들고는 밖으로 나섰다.

목정침은 이불 속에서 손을 빼내었고, 방금 전 촉감은 그에게 여운을 남긴 듯하였다.

탕위엔이 실내에 들어설 수 없었기에, 온연은 뒷마당의 벤치에 앉아 햇빛을 쬐며 탕위엔을 끌어안고는 책을 읽고 있었다. 평온한 여가 시간이라고 볼 수 있었다. 오늘은 바람이 좀 있어 햇빛이 있었어도 쌀쌀하였다. 온연은 담요까지 걸친 상태였으나 여전히 찬 바람에 몸이 추웠다. 안으로 들어가고 싶었지만, 외톨이가 될 탕위엔이 안쓰러웠다.

만약 목정침이 외출하였다면 탕위엔을 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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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정침이 알아들은 건지 어쩐 건지 곧 입을 열었다.“이따가 일이 있어서 나가 볼 거예요. 점심에는 못 오고… 오후 4시쯤 넘어서 돌아올 거예요.”유씨 아주머니는 급히 그가 입을 옷을 준비해준 뒤, 뒷마당으로 곧장 향하였다.“연아, 도련님 곧 나가실 거래. 오후 4시에야 돌아오신다고 하셨어. 안으로 들어가자. 아직 다 낫지도 않았는데 감기라도 들면 어떡해.”온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럼 저 먼저 들어가 볼게요, 이따가 목정침이 나가면 탕위엔 데리고 들어와주세요.”유씨 아주머니는 고개를 끄덕였고, 마음속으로는 기쁨을 금치 못하였다. 온연을 신경 쓰는 목정침의 마음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는 이전에 외출을 하면 하인들에게 말도 하지 않았으며, 더군다나 돌아올 시간 역시 말해주지 않았었다. 집에 돌아올지, 돌아와 저녁을 먹을지 모두 그때그때 집에 전화를 걸어 알려줄 뿐이었었다. 오늘 이런 행동은 온연과 탕위엔을 위해 자리를 비워주는 것임이 분명하였다.목정침이 옷을 갈아입고 방을 나서려는데, 문득 온연이 그를 등진 채 먹던 약이 떠올랐다. 임신했을 당시 임신 증상을 위병이라 여겼는데, 그녀의 거짓말을 그는 결국 들추어내지 못하였다. 애초에 그녀에게 건넸던 약을 그녀가 먹지 않은 것은, 뱃속의 아이를 위한 행동이었을 것이다. 이는 온연이 결코 아이를 개의치 않은 게 아님을 뜻했다.그가 정신없이 그녀의 약 서랍을 열어젖혔다. 서랍 안에는 작은 약 병이 두개가 있었다. 그 중 하나는 텅 비어 있었고, 남은 하나는 꽉 찬 상태였다. 모두 엽산이였다. 지금으로서는 쓸모가 없었다. 누군가 위층으로 올라오는 소리에 급히 서랍을 닫고 문을 나서 계단으로 향하였다.그와 맞은편 계단을 오르는 온연과 마주하자, 그의 발걸음이 느려졌다. 그의 움직임을 눈치 챈 온연도 발걸음을 늦추며,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그의 말을 기다린다는 듯 그를 쳐다보았다.“고양이… 집 안에 들이지 마.”그가 입을 열었다.“어……”온연은 그가 무슨 말을 할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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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68장

    #온연은 다시금 끙 하는 신음 소리를 내었다.“길고양이를 데려온 거야. 목정침은 못 기르게 하는데, 내가 한사코 기르겠다고 했거든. 몇 번씩이나 화를 냈어, 그래서 결국 정원에서 기르는 중인데, 지금은 목정침이 없어서 안으로 데려온 거야.”진몽요가 그런 온연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워 보였다.“죽여주네, 너 감히 목정침이랑 맞붙을 줄도 아는 거야? 어린 양인줄로만 알았는데, 늑대 같은 면도 있었네?”온연은 더 이상 목정침에 대해 이야기 하고싶지 않아서, 곧 화제를 돌려버렸다.“너 방금 괴로울 지경이라는 게 무슨 말이야? 왜 어머니 얘기만 하면 화가 나?”진몽요가 지긋하다는 듯한 표정을 보이며 대답했다. “나 이젠 정말 지겨워 죽겠어. 엄마랑 같이 사는 게 너무 힘들어…… 난 지금 경소경네 회사에 출근하고, 밤에는 아르바이트까지 하고 있는데 두 군데 수당으로도 엄마 부양에는 어림도 없어. 우리 엄마는 아직도 사치품을 좋아하시고, 헤프게 돈 쓰는 버릇도 못 고치셨어. 게다가 마작까지 치시는데 판도 아주 커. 입만 열면 싸우니, 더 이상 말하기도 지겨워.”이 일에 대해서는 온연도 조금은 알고 있었다. 그저 위로 해주는 수밖에 없었다,“아직 일반인의 생활에 익숙하지 않으셔서 그럴 거야,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이전과 같지 않다는 걸 확실히 알려드려. 집안에 금전이 넉넉치 않으니… 돈을 물쓰듯 쓸 수는 없다고. 네가 얼마나 힘든 지 알려드려야만 해, 아무래도 자신의 딸인데, 마음 아파하실 거야.”진몽요는 강령이 자신 때문에 마음 아파할 것이라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됐어, 정말 나 때문에 마음 아파한다면, 폐인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나한테 하루 세끼를 시종 들게 하고, 모든 집안 일을 나에게 시키지는 않을 거야. 우리 아빠가 아직 살아 계시다면 저런 모습은 절대 용납되지 않았을 걸. 전지가 너를 통해서 나한테 전해달라고 한 그 카드에 돈이 조금 남아있는 걸 엄마한테 들킬까 봐 제일 두려워. 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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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얼굴에서 불쾌함을 느낀 온연은 속상해졌다. 그러나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녀가 좋아한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좋아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 탕위엔을 곁에 두라고 압박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그녀가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목정침은 밤에 나갈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이전에는 집에 오지 않아도 된다면 절대 돌아오지 않던 그가 어째서 갑자기 매일같이 집에 얌전히 있게 된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그가 집에 있으면 온연은 오히려 불편하였고, 탕위엔과 함께 있을 시간마저 줄어들게 되었다.잠에 들기 위해 침대에 누운 온연은 문득 낮에 진몽요가 했던 말이 떠올라 얼굴이 화끈거려 왔다.목정침은 그녀의 바로 옆에 누워 그녀를 등지고 누운 채 핸드폰을 들여보고 있었다. 그의 화면에는 글자들이 빽빽이 들어 차 있었고, 잠깐 본 것 임에도 머리가 아파 와 오래 쳐다볼 수가 없었다.그 때, 갑자기 휴대폰의 벨소리가 울렸다. 목정침의 휴대폰이었고, 화면 속 발신자는 강연연이였다. 그는 일어선 뒤 한쪽에 서 전화를 받았다. 방해받아 짜증난 듯한 목소리였다.“여보세요.”곧 강연연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정침 오빠, 우리 집 도와줘서 너무 고마워. 오빠 아니었으면 우리집은 망했을 거야. 너무 좋다니까~ 우리 엄마 아빠가 식사 대접하겠다는데, 오빠 밖에서 응대하는 건 질렸을 테니까 우리집으로 올래? 내가 직접 요리해 줄게!”목정침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은 채, 온연은 몸을 뒤척이며 그에게서 등을 돌리고는 귀까지 막아버렸다. 한밤중에 잠조차 평온하게 잘 수 없다니, 정말 끔찍했다.온연은 그가 자신을 미워하기 위해 강연연을 감쌌을 뿐 아니라, 강연연이 제안한 조건들을 쉽게 들어줄 것이라 생각도 못하였다. 비록 강가네를 도와주자는 것도 자신이 제안한 것이었지만, 지금 목정침의 행동은 분명 온연과 관계가 없었다.목정침은 제 몸 뒤의 인기척을 느끼고는 곧 입꼬리가 말려 올라갔다.“그래, 내일 오전에 가지.”전화가 곧 끊겼고, 온연의 속이 막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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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연은 전화를 끊지도 못한 채 급히 옷을 갈아입기 시작하였다.“어디든 먼저 가서 있어! 나 금방 나가!”평소를 엉망으로 지내다 보니, 마침내 좋은 소식이 찾아왔다. 기약도 없이 아득한 줄로만 알았는데, 이렇게나 빨리 편지가 올 줄 몰랐다.온연은 지금 단 한가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빨리 그 일을 정확히 알아내고, 그녀의 아버지가 무고한 사람이라면 정정당당히 목가를, 목정침을 떠날 것이다. 더 이상 비참하게 살기 싫었다. 아이까지 죽은 후로 저항할 힘조차 없어졌다.약속 한 카페에 도착하였고, 진몽요는 곧장 편지를 가방에서 꺼내 들었고, 온연은 급히 편지를 뜯어보았으나 내용은 실망스러웠다.날 찾을 필요 없어. 나를 찾을 수도 없을 거고. 난 더 이상 단서를 줄 수 없어. 네 아버지가 무죄라는 것 밖에는 해줄 말이 없다. 나는 그 비밀에 이미 너무 오랜 시간 시달렸어. 말을 하지 않고는, 차마 눈을 감을 수 없을 것 같았어.편지를 다 읽은 후, 온연의 두 손이 벌벌 떨려왔다. 이 ‘서씨’라는 사람은 왜 희망을 주고서, 또 다시 절망을 준 것일까? 그녀가 아버지의 무죄를 알았고, 믿는다고 해서 달라질 것이 있는가?목정침은 믿지 않을 것이고, 그 누구도 믿지 않을 것 이였다. 편지 몇 줄로는 전혀 설득력이 없었다. 온연이 바란 것은 이런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모든 것을 뒤집고, 아버지의 억울함을 씻어내 드리고 싶었다.그녀의 안색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진몽요가 물어왔다.“왜 그래, 연아? 뭐라고 써 있는데?”온연은 물어 뜯을 듯 입술을 깨물어왔다.“아무 쓸모도 없어…… ‘서씨’는 우리가 찾을 필요도 없고, 찾지도 못할 거래. 나한테 도움될 단서는 제공해 줄 수 없는데, 자기가 알던 이 많은 내용을 나한테 떠넘겼어. 너무 오래 이 사건에 시달렸다고, 말하지 않으면 눈을 감을 수도 없었을 거래. 이제 와서 입 밖에 내면 눈이 편히 감기나? 그럼 나는? 겨우 불붙은 희망이 다 깨져버렸는데, 난 어떡하라고?!”진몽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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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연은 그의 말을 듣지도 않고 말을 이어 나갔다. “왜 그래요? 밖에서 뒹굴거리면서 놀 돈은 있고, 아내 벌어 먹여 살릴 돈은 없는거에요?”   목정침은 눈가에 의미심장한 웃음기를 띄며 “알겠어.”라고 대답했다.  전화를 끊은 그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로 바로 온연에게 돈을 보내 주었다.   강연연은 그가 통화만으로 기분이 좋아진 것에 살짝 마음이 씁쓸해진 체로 그에게 "정침 오빠, 누구랑 통화한 거야? 통화하고 나서 기분 좋아 보이네?”라고 물어보았다.  목정침은 얼굴에 남아있는 웃음기를 빼며 “아무도 아닌데”라고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진함은 "연연아, 너 말이 너무 많은 거 아니니? 밥 먹을 때는 밥만 먹어,그만 말하고."  강연연은 말을 멈췄다.여자의 직감은 항상 정확하기 때문에 아까 그러나 목정침에게 전화를 건 사람이 보통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 마음에 걸렸다.그가 자신에게 송금한 금액을 보던 온연은 감정이 복잡해졌다. 그녀는 이렇게 쉽게 목정침에게서 돈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다, 게다가 적지 않은 돈 이였으니 말이다….  진몽요는 가까이 가서 쳐다보더니 혀를 쯧쯧 차며 말을 했다.“역시 돈 많은 남편이 좋긴 좋네, 전화 한 통에 이렇게 큰 돈을 보내주고 말이야, 그래서 우리 오늘 도대체 쇼핑 가는 거야? 아니면 사람 찾아서 서씨 조사하는 거야?” 온연은 정신을 차리고 진몽요의 말에 대답했다.  "당연히 사람 찾아서 서씨를 조사하는게 먼저야, 너 이쪽에서는 꽤 능통하잖아.나 도와 줄 사람 좀 찾아줘, 돈은 내가 줄 테니까.”  저녁 시간이 되어서야 온연은 목가네로 돌아왔고, 목정침의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일부러 백화점에 가서 물건을 몇 개 사 가지고 돌아왔다. 옷이 거의 전부였고, 돈은 얼마 쓰지 않았다.  목정침은 그녀가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들어왔다. 그녀는 그가 오늘 밤 돌아오지 않거나 아니면 아주 늦게 돌아올 줄 알았다.......애인이랑 같이 있는 시간도 아까운데, 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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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군작은 갑자기 흥미가 떨어져 일어나 옷깃을 정리한 뒤, 바로 클럽에서 나왔다.  온 몸에 술냄새를 풍기며 예가네 저택으로 돌아온 뒤, 저택은 너무 불안할 정도로 조용했다. 그는 취했고, 술기운이 너무 올라와서 비틀거리며 위층으로 올라가며 국청곡의 이름을 불렀다.  국청곡은 자고 있다가 놀라서 깼고, 아이가 혹시라도 시끄러워서 깰까 봐 잠옷 원피스를 입고 일어나서 나와봤다. 그가 계단 입구에 앉아 인사불성이 된 걸 보고 그녀는 마음속 분노가 삭으라 들었다. “왜 이렇게 많이 마셨어요? 저녁에 그렇게 시끄럽게 하면 아이가 깰까 봐 걱정도 안돼요? 가요, 방에 가서 쉬게 내가 부축 해줄게요. 술 많이 마셨는데 속은 괜찮아요?”  그녀가 팔을 뻗어 그의 팔을 잡았을 때, 그는 갑자기 일어나서 그녀를 품에 안았고, 예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힘으로 안았다. 그녀는 살짝 발꿈치를 들었고, 그를 밀어내야 할지 계속 안고 있어야 할지 몰랐다. 그가 분명 사람을 착각한 게 아닐까? 아니면 어떻게 이렇게 평소와 다를 수 있지?  그녀가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가 갑자기 중얼거렸다. “당신은 나중에 다른 사람을 사랑해서 갑작스럽게 나를 떠날 거예요?”  그녀는 살짝 힘으로 그를 밀어냈다. “아니요. 당신 취했어요, 그만해요. 너무 늦었어요.”  그는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그녀의 턱을 잡은 뒤 강제로 그를 보게 만들었다. “지금 나한테 왜 이렇게 성의가 없어요? 내가 당신이 싫어하는 일을 많이 했었잖아요, 그럼 날 떠날 생각 해본 적 있어요?”  그녀는 술 취한 남자를 상대하기 피곤해서 솔직하게 답했다. “있어요, 됐죠? 난 당신이 완전 체념할 때까지 기다리다가 아이를 데리고 당신을 떠날 거예요.”  그는 침묵했다. 갑작스러운 고요함은 사람을 두렵게 만들었다.  그의 차가운 눈빛을 보고 국청곡은 단호하게 대답한 걸 후회했다. “당신 술 먹고 주정부리면 나 계속 무시할 거예요.”  그는 무섭게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  그는 강제로 그녀를 안아서 안방으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9장

    목정침은 여유롭게 그를 보았다. “어디서 날 봤는데? 목가네는 절대 아닐 테고. 네 당시 그 신분으로는 목가네에 들어올 자격이 없었잖아.”  예군작은 그가 총구를 겨누는 것 같은 그의 말을 신경 쓰지 않고, 여자들을 다 쫒아 낸 뒤 두 사람만 남았을 때 말했다. “맞아, 목가네는 아니야. 우리 엄마랑 내가 살던 아파트 밑이였지.”  아파트 밑?  목정침은 자세히 회상을 했다. 전에 한번 그가 아버지를 따라서 회사에서 회의를 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아파트에 들른 적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에게 오랜 친구를 금방 만나고 올 테니 차에서 기다리라고 했었다.  그는 의구심을 갖지 않고 다른 쪽으로 생각하지 않았었다. 대충 10 여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은데 아마 그때였던 거 같다. 생각해보니 웃겼다. 아버지는 애인을 만나러 가는 거였는데,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밑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만약 그가 미리 알았더라면 어쩌면 그 후에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이런 일들 때문에, 그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왜 그가 그런 일을 알게 만든 걸까? 왜 그가 그런 곳에 가게 한 걸까? 아버지는 그를 완전히 바보취급 했었다…  그의 반응을 보며 예군작이 이어서 말했다. “아마 생각났겠지. 그때 나도 밑에서 놀고 있었어. 아버지가 위로 올라가는 걸 보면서, 나도 예전처럼 신나게 따라올라 가려다가 형을 봤어. 그 순간 내 두 다리는 굳어버리고 말았지. 형한테 호기심도 생기고 질투도 나면서, 처음으로 내가 사생아라는 걸 확실히 알게 됐어. 형은 외제차 안에 타고 있고, 제일 좋은 대우를 받고 있었지만, 나는 엄마랑 빛도 안 들어오는 곳에 살면서, 당당하게 아빠랑 나가 보지도 못 했어. 단 한 번도… 나랑 우리 엄마가 아파도, 아버지는 사람을 보내셔서 우리를 병원에 보내주셨지.  난 언제부터 아빠를 싫어했을까…? 거의 기억도 안 나. 근데 갑자기 싫어한 게 된 건 아니고,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감정이 쌓였어. 난 우리 엄마도 싫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8장

    국청곡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가 언제부터 자신이 같이 자주길 원했었나? 예전에는 그녀가 방에서 자는 않는 것은 물론, 집에서 자지 않더라도 그는 절대로 묻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일부러 그를 피하고 있었다. 그녀는 요즘 자꾸 그가 이상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았는데, 그녀는 출산을 하고 상처부위가 아직 회복이 되지 않은 것 같아 마음에 걸렸다. 그는 절대 남은 이해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회사로 가는 길, 예군작의 얼굴은 매우 어두웠지만, 아택의 얼굴엔 봄바람이 부는 것처럼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  예군작은 아택이 꼴보기 싫었다. “연애라도 시작했어? 아침부터 왜 그렇게 기분이 좋아.”  아택은 정직하게 말했다. “아니요, 그냥 단순히 기분이 좋아서요. 도련님은 왜 아침부터 화가 나셨어요?”  예군작은 국청곡을 떠올리자 화가 났다. “물어보지 마, 말하기 싫어. 오늘은 일찍 퇴근하고 클럽 가서 스트레스 좀 풀자.”  아택은 황급히 말했다. “저는 못 갈 것 같습니다, 도련님 혼자 다녀오세요. 안야씨가 저녁은 집에 와서 먹으라고 해서요.”  예군작은 그의 말에서 눈치를 챘다. “오, 그렇게까지 마음을 쓰는 거야? 이제 놀러도 안 가게? 남자가 그렇게 성실해서 어따 쓰게?”  아택은 사실대로 말했다. “단지 노는 게 지겨워서지, 다른 뜻은 없습니다. 그런 곳에서는 자기자신을 잃기 마련이니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예군작은 아택을 강요하지 않았고 한 사람이 떠올랐다. 그 사람은 목정침이었다. 목정침과 그런 곳에 가면 재밌지 않을까?  ......  저녁. 목정침은 접대가 있다고 말한 뒤 집에 돌아와서 밥을 먹지 않았다. 온연도 그를 매우 믿었기에 더 묻지 않았다. 만약 그가 예군작에게 끌려가서 논 걸 알게 되면 화가 나서 미쳐 버릴 테다.  목정침은 장소에 도착한 후에서야 예군작이 음란하게 놀려는 걸 알았다. 룸 안에는 야릇한 조명이 켜져 있었고, 여자들은 다리를 훤히 내놓고 여러가지 자세를 취하고 있었으며, 예군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7장

    아택은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다. 예전에 예가네에서 어르신 밑에서 목숨을 받쳐 일하느라 너무 힘들어서 연애를 할 시간도 없었다. 나중엔 예군작 밑에서 일을 하면서, 클럽도 다니고 여자를 만나봤지만, 진짜 연애를 하려니 그는 하지 못 했다. 그는 꼭 찌질한 사내자식처럼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가 대꾸를 안 하자 안야는 살짝 실망했다. “대체 이유가 뭐예요? 난 진짜 모르겠어서 그래요, 우리 정상적인 부부처럼 살기로 한 거 아니었어요? 근데… 우리가 지금 부부처럼 살고 있는 게 맞아요?”  아택은 그녀와 처음 자게 되었을 때가 떠올랐고, 그때는 예군작 때문에 임무를 완성해야 한다는 느낌으로 했었다.  그의 목젖이 살짝 움직였다. “가면 되잖아요…”  안야는 그가 매우 원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고, 꼭 그녀가 강요하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수치스러워서 입술을 깨물었다. “당신이 싫으면 나도 강요하지 않아요. 어차피 당신도 예군작 같은 사람 밑에서 일하니까 밖에서 많이 해봤을 거 아니에요. 원래 돈 많은 남자들은 다 그렇잖아요, 나 이해해요.”  아택은 머리가 아파왔다. “아니에요, 정말 아니에요. 도련님은 다리를 그렇게 오랫동안 다치셨는데 밖에 나가서 놀 시간이 어딨었겠어요? 이미 성실해지신지 오래 되셨고, 나도 매일 그 분만 따라다니니 혼자서는 더욱 그럴 일이 없어요. 나도… 싫은 거 아니에요. 그냥 시간 좀 필요해서 그래요.”  그가 젓가락을 내려놓자 안야는 빠르게 주방을 정리했다. “당신한데 준비할 시간을 주면 언제까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잖아요. 일단 들어와요.” 그녀는 말을 끝내고 먼저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택은 어쩔 수 없이 따라 들어갔다.  안야는 갑자기 그를 안았고, 먼저 그에게 키스를 했다.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이 느껴지자, 아택은 숨이 멎었지만 이내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쌌다. ……  예군작은 하루종일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왔고, 국청곡이 안방이 아닌 아이방에서 자고 있는 걸 발견했다. 아이 방은 잠겨 있어서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6장

    아택은 침을 삼켰다. “아… 그냥 궁금해서 여쭤봤습니다.”  예군작은 일어나서 시계를 보고 외투를 챙겼다. “나 혼자 운전해서 퇴근할게, 너도 들어가.”  예군작은 대답을 한 뒤, 그를 위해 사무실 문을 열어주었고, 두 사람은 회사 문 앞까지 걸어간 뒤 각자의 길을 갔다.  예군작 밑에서 이렇게 오래 일을 하면서, 아택은 여전히 그의 심리를 알 수 없었다. 그는 어르신보다 더 파악하기 힘들었고, 사람의 마음은 깊기 때문에 한 사람을 파악하지 못 한다는 건 절대적으로 두려운 일이었다.  아택이 집에 돌아왔을 때 안야는 아직 자고 있지 않았고, 그들 대신해서 신발장에서 슬리퍼를 꺼낸 뒤, 또 능숙하게 주방에 들어가 그에게 줄 요리를 했다.  그녀가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아택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 아무리 집에 늦게 들어가도 누군가 불을 켜 놓고, 누군가 그를 기다리고, 따뜻한 밥이 준비되어 있는 건 인생에서 가장 편안함을 주는 일이었다.  그는 평소처럼 바로 샤워를 하지 않고, 소매를 걷어 올린 뒤 주방에 들어가 그녀가 요리하는 걸 도왔다. “오늘은 애기가 말 잘 들었어요?”  안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 잘 들었어요, 사실 나 혼자서도 잘 챙길 수 있는데, 아주머니는 안 써도 되지 않을까요? 그러면 매달 소비를 좀 아낄 수 있잖아요. 당신 돈 버는 것도 힘든데, 우리끼리 아껴서 살면 좋잖아요. 당신은 움직이지 말고 좀 쉬어요, 하루종일 일하느라 피곤했을 텐데 이런 건 내가 하면 돼요.”  아택은 그녀에 의해 강제로 옆으로 쫓겨나서 완전히 끼어들 수 없었다. “그런 돈은 아낄 필요없어요. 집안 일도 하고 애도 보는데 당신도 힘들겠죠. 내 일은 엄청 힘든 편은 아니에요. 평소에 대부분은 거의 한가해서요.”  안야는 고개를 돌려 그를 향해 웃었다. “안 힘들면 다행이에요. 사실 내가 봤을 때 예군작씨도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적어도 당신한테는 잘해주니까요.”  아택은 평소에 뒤에서 예군작의 얘기를 하진 않지만, 이 점은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5장

    진몽요는 억울해했다. “그러게 누가 나한테 장난치래요? 나도 순간 머리가 안 돌아가서 그런 거잖아요. 그래서 손부터 나간 거고요… 내가 잘못했어요. 나도 민망했어요, 당신 부모님이 다 봤잖아요. 지금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거 같고, 진짜 창피한 건 나라고요! 어머님 아버님이 봤을 때 내가 엄청 예의 없는 아이로 보였을 거 아니에요! 근데 내가 방금 식당 입구 봤었는데, 우리 몇 명 밖에 없었어요~”  경소경도 진짜로 화가 난 게 아니었다. 그는 그녀의 생각이 단순한 걸 알았기에, 생각이 짧은 건 정상이었다. “알겠어요, 그만 해명해요. 해명하는 건 감추려는 거고, 감추려는 건 사실이라는 거잖아요. 내가 나이를 이렇게 먹고도 참… 됐어요, 어차피 당신이 맨날 집에서 안 그러는 것도 아니니까요. 우리 엄마 아빠는 당신이 이런 사람인 거 이미 알고 있으시고, 이미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을 거예요. 이번 생에 그 인식은 달라지지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진몽요는 호기심에 물었다. “부모님 눈에는 내가 어떤 사람인데요?”  경소경은 입꼬리를 올린 뒤 못된 웃음을 지었다. “생각이 간단하고 사지가 발달된 사람이요.”  이 간단한 한 마디는 당연히 매를 벌었다.  백수완 별장으로 돌아온 후, 진몽요는 시간이 어느정도 됐으니 강령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물었다. “엄마, 집에 들어갔어요? 어떻게 됐어요? 말 좀 해줘봐요.”  전화 너머 강령은 너무 웃어서 주름이 졌다. “난 괜찮은 거 같아. 그 분이 나한테 선물도 준비해 주셨더라고, 근데 사람이 많아서 민망해서 바로 못 주셨데, 그래서 차에서 주셨어. 그 분이 그리신 그림이었어, 그럴듯하게 도장도 찍혀 있더라고. 그 분은 짝을 찾아서 안정적으로 삶을 살고 싶다고 하시는데, 다들 알다시피 그분은 불만이 없고, 내가 마음에 든다길래, 내 의견을 물어봐서 나도 괜찮다고 했지. 그 분 얼굴이 너무 빨개지셔서 어둠속에서도 빨개지신 게 보이더라. 난 그저 그 분이랑 공통된 관심사가 없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4장

    강령은 얼굴이 빨개졌다. “네, 좋네요… 제 딸도 샤브샤브를 좋아해서요, 나중에 같이 갈게요.”  진몽요는 이 좋은 소식을 듣고, 이런 자리만 아니었다면 이미 신나게 웃었을 테다. 허영준이 샤브샤브 가게를 갖고 있는 줄은 몰랐고, 이 가게는 정말 그녀의 입맛을 저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건 그녀가 앞으로 샤브샤브를 배 터질 때까지 먹을 수 있다는 뜻인가?  허영준은 경성욱처럼 말이 많지 않아서, 식탁에서는 거의 대화가 없었다. 밥을 다 먹고 식당에서 나온 뒤, 허영준은 강령을 보며 물었다. “혼자 사시죠?”  이 말은 첫 맞선 자리에서 묻기엔 조금 이상했고, 마치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못 하는 목적이 있는 것 같았다. 진몽요는 허영준의 바른 모습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지 않아 강령을 대신해서 대답했다. “엄마는 지금 혼자 살고 계세요. 그래서 제가 자주 보러가요, 어차피 멀지도 않으니까요.”  허영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다들 가는 방향이 다르시니, 제가 가는 길이 같아서 데려다 드리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면 다들 왔다 갔다 하실 필요 없잖아요.”  그랬다. 허영준은 그저 말이 별로 없었지만 마음씨는 세심해서 이미 가는 길이 같은지 아닌지도 생각하고 있었기에 진몽요는 웃었다. “네, 그럼 부탁드릴게요, 아저씨.”  강령과 허영준이 차를 타고 멀어지자 하람은 진몽요에게 물었다. “네가 봤을 땐 어떤 거 같아?”  진몽요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경소경이 끼어들었다. “이게 이 사람 맞선도 아닌데, 이 질문을 왜 이 사람한테 하세요? 이 사람 생각은 중요하지 않죠, 어머님 마음에 드셔야 하는 거잖아요.”  하람은 그를 노려봤다. “그럼 네가 봤을 땐 어떤 것 같은데? 너희 생각도 중요하지, 아니면 왜 다같이 밥을 먹었겠어? 그럴거면 그냥 두 사람 따로 만나서 얘기 나누게 했지…”  경소경은 생각을 하다가 말했다. “사람은 괜찮은 거 같아요, 성실하고, 근데 말은 잘 못 하시네요.”  진몽요는 경소경의 피드백이 너무 일반적이라고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3장

    진몽요는 이런 일을 참고 있을 수 없어서, 경가네 공관에서 나오자마자 강령에서 살짝 얘기를 흘렸다. 강령의 태도는 사람을 본 다음에 다시 얘기해보자는 느낌이었고, 이미 한번의 실패를 통해서 조금 더 현명해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제대로 상대를 봐야 했다.  순식간에 주말이 다가왔고, 진몽요는 원래 온연이랑 놀러 나가기로 했던 약속을 취소했다. 온연은 진몽요가 엄마에게 맞선을 주선하려는 걸 알고 의아해하지 않았다. 사람은 늘 그런 것 같았다. 나이가 젊든 많든, 다들 짝이 있어야 했다. 사람은 원래부터 무리지어 사는 동물이니 그 누구도 혼자 외롭게 살고싶어 하지 않았다.  백수완 레스토랑에 예약한 룸에 경소경은 요리를 배치한 뒤, 모든 게 준비가 다 되어 있었고, 이제 봄바람만 불어오면 됐다. 그 ‘봄바람’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강령은 잘 관리한 얼굴에 홍조를 띄웠다. “사돈, 그 분 만나 뵌 적 있으시죠? 좀 웃기실 것 같지만, 저 조금 긴장되네요. 이런 일까지 다들 출동해주시니 조금 죄송해서요.”  하람은 웃었다. “만난 적 있어요, 저희 집 사람보다 더 바르게 생겼으니 걱정 마세요. 마음이나 겉모습이나 다 이 사람보다 나으니까요.”  경성욱은 옆에서 감히 반박하진 못 했다. 그의 동문이 어디가 더 낫단 말인가? 그가 그렇게 후졌나?  사람들이 거의 30분정도 기다린 뒤, ‘봄바람’이 도착했다. 얼굴엔 비록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었지만, 여전히 젊었을 때의 풍채가 보였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듯이, 경성욱의 동문은 여러 방면에서 못난 게 없었다. 젊은 사람을 사이에 있어도 경소경처럼 인기가 많았고, 이 나이를 먹었어도 여전히 잘생긴 아저씨였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나올 때 근처에서 차가 막혀서, 마음은 급했는데 방법이 없었어서요. 제가 사죄의 의미로 이번 식사 대접하겠습니다.”  경성욱이 말수가 적은 걸 알고 분위기를 살리는 일은 다 하람이 했다. “괜찮아요 허씨, 저희가 남도 아닌데요 뭘.” 말을 하면서 그녀는 강령의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2장

    경소경은 경성욱이 아이를 안고 싶어하는 걸 알고 바로 아이를 건네주었다. “한번 보세요.”  경성욱은 기쁘게 아이를 받은 한번 살펴보았다. 사실 기저귀는 갈은지 얼마 안돼서 깨끗했다.  경소경이 한가한 걸 보자 진몽요는 그를 째려봤고 경소경은 눈물없이 울고 있었다. 그는 아이를 안기 싫은 게 아니라 기회가 없었던 거였다.  식사 시간. 아이는 유모차 안에서 분유를 먹고 있었고, 유모차는 하람 옆에 있어서 하람은 밥을 먹으면서도 아이를 놀아주었다.  진몽요는 하람은 완전 존경했다. 처음에 그녀는 하람이 아이에 대한 열정이 한 순간일 줄 알았고, 시간이 지나면 아이를 귀찮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녀의 모습은 여전했고, 늘 손에서 놓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니 하람에게 아이를 맡겨서 그녀도 안심이 되었다.  갑자기, 하람은 그녀를 보며 물었다. “요즘 내가 애 보느라 사돈이랑 쇼핑할 시간도 없었고, 연락할 새도 없었는데, 넌 사돈이 혼자 계시는데 걱정 안되니?”  진몽요는 걱정이 없는 편이라,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어서 대답했다. “걱정할 게 뭐 있어요? 집에 대문 보안도 최고로 설치해 두었으니 괜찮아요. 제가 엄마 집에 가기도 해요, 시간만 있으면 가거든요.”  하람은 헛기침을 두 번 했다. “그… 사돈한테 새 짝 찾아드릴 생각은 없어? 너도 이제 시집왔고, 사돈도 계속 혼자 계시면 심심하시잖아, 나중에 나이 들었을 때 짝이 있으면 좋잖아. 지금은 비록 젊으셔서 마음대로 노실 수 있어도 혼자면 있으면 외롭기 마련이니까…”  중매하는 일은 하람도 처음이라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몰랐고, 진몽요가 신경쓸까 봐 더 걱정했다.  진몽요는 그제서야 하람의 뜻을 이해하고 문득 깨달아서 말했다. “아아아… 그 일은 저도 생각 했었어요. 엄마도 예전에 스스로 노력해보셨는데, 적절한 사람을 못 찾았어요, 다 이상하고 못 미더운 사람들이었거든요. 저도 지금은 거기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어서, 제가 생각을 많이 못 해드린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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