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는 몸값이 무려 수천억에 달하는 부자 중의 부자이다.놀라워하는 사람 사이에 정리환도 순간 멈칫거리며 이마에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그는 앉아 있는 오관우를 곁눈질로 보다가 입을 열었다.“당연히 알지! 그…… 카이, 나랑 오래된 친구야. 사이가 아주 돈독하고 웨딩드레스 디자인에 관해 자주 모여서 이야기도 나누고 그래. 골프도 자주 치고 아무튼 엄청 친해.”정리환의 말을 듣고 사람들은 부러워하는 시선을 보내는 동시에 그를 더더욱 숭배하기 시작했다.“와! 역시 박 대사님이십니다!”“일생에 한 번도 만나기 어려운 부자와 함께 골프도 치신다니!”“대박! 너무 대단하십니다!”부러워하는 사람들의 소리를 들으며 정리환은 금세 득의양양한 모습을 보였다.박영성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카이 회장님께 전화 한 번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이곳에 계신 분들도 카이 회장님과 통화를 하게 된다면 무척이나 기뻐하며 열정적으로 환호해 줄 것 같습니다.”그러자 정리환의 얼굴은 보기 흉할 정도로 일그러졌다.이마의 땀은 폭포처럼 끊임없이 흘러내렸다.“그……”정리환은 당황하기 그지없었다.그는 카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다.정리환은 오관우에게 구조의 눈빛을 보냈다.오관우도 순간 당황하여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막 입을 열어 정리환을 도와주고 싶었지만, 강씨 가문 사람들이 떠들어 대기 시작했다.“그래요! 박 대사님, 전화 한 번만 해주세요.”“맞아요. 카이 회장님과 통화한 것만으로도 저희 강씨 가문은 체면이 설 겁니다.”“어서 전화 걸어봐요.”흥분하며 떠들어 대는 사람들의 모습에 정리환의 눈동자는 갈 길을 잃은 채 점점 사색이 되어버렸다.그는 멋쩍게 웃으며 완곡하게 거절하려고 했다.“그…… 여러분, 여러분, 제가 지금 국내에 있어 카이회장님께 전화한다는 건 좀 힘들 것 같습니다. 다음에 꼭 해드릴게요.”“뭐가 힘들다는 겁니까? 지금 국내는 저녁이고 워싱콘은 지금 낮입니다. 마침 출근 시간이지 않습니까?”박영성은 두 손을 등 뒤에 짊어지고 여
정말로 전화가 통한 걸까?룸 안은 숨소리가 들릴 정도로 고요해졌다.모든 이들은 아연실색한 얼굴로 박영성을 바라보며 믿어지지 않아 연신 들숨을 내쉬었다.한편, 박영성은 카이와 몇 마디 주고받고 전화를 끊었다.그리고 고개를 들고 바라보니 두 눈이 휘둥그레진 강씨 가문 사람들이 시선으로 들어왔다.“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정말로 카이와 전화를 한 거야?”“그럼, 저 사람이 진짜라는 말이야?”정리환은 당황하기 그지없었고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그는 제대로 당황했다.카이에게 정말로 전화를 걸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그럼, 저 사람이 진짜 박 대사?이때 오관우는 차갑게 콧방귀를 끼며 말했다.“아주 디테일하게 준비했네? 전화 받은 카이도 가짜지? 카이를 직접 본 사람이 없으니, 아무 사람한테 전화 걸어서 연기한 거 맞지?”오관우의 말에 사람들은 문득 깨달은 듯했다.정리환은 금세 흥분하며 덧붙였다.“맞아! 카이도 가짜야! 참, 너희들 뻔뻔하다! 나로 사칭하는 것도 모자라서 이렇게까지 하고 싶어? 난 이미 너한테 기회를 줬어. 근데, 네가 이렇게 나오는 걸 보면 난 더 이상 자비를 베풀 필요가 없을 것 같아.”박영성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참, 인간의 탈을 쓰고 이렇게 뻔뻔하게 나오면, 저야말로 더 이상 자비를 베풀지 않겠습니다.”말을 마치고 박영성은 또다시 전화를 걸고 손을 등에 지었다.이러한 광경을 보고 오관우와 정리환은 눈을 마주쳤다.“누구한테 전화하는 거야?”정리환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그러자 박영성은 덤덤하게 답했다.“한민학 군단장.”쿵!그의 답에 다들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한민학 군단장?지금 한민학 군당장에게 전화하고 있다는 말인가?그럼, 가짜 박 대사가 아니라는 말인가?정리환은 이 말을 듣자, 처음에는 당황했으나 곧바로 크게 웃으며 말했다.“그래! 자수할 줄도 알고 주제 파악은 아주 잘하는 친구네.”그러자 박영성은 덤덤하게 웃으며 답했다.“제가 자수한다고 언제 그랬
한 쌍의 차가운 눈동자가 온 실내를 휩쓸었다!한민학 군단장!정말 한민학 군단장이란 말인가!!!세상에!강씨 가문의 사람들은 멍해 있었다!그리고 그 시각 강 어르신과 강문복 등 사람들도 신속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공손하게 인사를 하며 “한 군단장님, 어떻게 여기까지 오셨습니까?”라고 말했다.그 뒤를 이어 강씨 가문의 수많은 사람들도 함께 일어나 공손하게 인사를 하였다.한민학은 차갑게 강태준과 강민학, 오관우 등 사람들을 노려보며 “들은데 의하면 어떤 사람이 박대사 행세를 하고 다닌다고 해지?”라고 말했다.모든 사람들의 의아한 눈 속에서 한민학은 박영성과 눈을 마주쳤고 한민학은 공손하게 “박대사님, 죄송합니다, 그대의 전화를 받고 급하게 달려오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남은 일은 제가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박영성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이 광경은 강씨 가문의 사람들로 하여금 놀라게 했다!“어머! 저분이 바로 진짜 박대사야?!”“도대체 무슨 일이 발생한 거야? 오 도련님이 모시고 온 박대사는 가짜란 말이야?!”“끝났어! 한민학 군단장이 직접 나섰다는 건 우리 강씨 가문이 끝났단 소리가 아니야?!”많은 사람들의 걱정과 의론 속에 한민학은 차가운 눈빛으로 도망가려는 정리환을 보며 “저 사람을 잡아라!”라고 소리를 쳤다.순간 경비원 한 명은 도명 가려는 정리환을 한방에 발로 차서 날려 보냈고 그는 바닥에 넘어졌다. 그리고 총구를 정리환의 머리에 갖다 댔고 정리환은 놀라서 무릎을 꿇으며 끊임없이 울부짖으며 "아, 나 죽이지 마, 나 죽이지 마.... 나도 그저 밥벌이를 하려고..... 인정합니다. 저는 박대사가 아닙니다. 저는 가짜입니다...... 한민학 군단장님 그리고 박대사님, 저를 놓아주세요. 저도 집에 아이들과 노인들 때문에 그저 살기 위해서....”정리환이 용서를 빌자 룸 안의 강씨 가족들은 모두 놀랐다!더할 나위 없이 놀랐다!이 사람이 정말 가짜야!어떻게 이럴 수 있지?강준상의 표정은 썩어있었고 강문복은 놀라서 얼
이 말을 듣고 강씨 집안의 사람들은 모두 멍해졌고 서로 얼굴만 쳐다볼 뿐 어쩔 바를 몰라했다.강준상은 부끄러운 표정으로 “박대사 당신....”하지만!강준상이 설명하기도 전에 박영성은 몸을 돌려 한지훈과 강우연한테 다가가며 “한선생, 일을 마무리했으니 그만 갈까요?”라고 말했다.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럽시다!”라고 말했다.말을 마치고 그는 일찌감치 놀란 강우연의 손을 잡고 룸을 벗어났다.한지훈이 떠나자 룸 안의 모든 강씨 가문들은 그제야 반응했고 서로 의론하기 시작했다!“세상에! 도대체 무슨 일이 발생한 거야?”“한지훈 그 상가견이 진짜 박대사를 모셔 온 거야?”“끝났어! 설마 우리가 박대사한테 미움을 산건 아니겠지? 어떡해?”강준상과 강문복 등 사람들은 얼굴에 근심과 걱정이 가득했다.“강학주, 우연이는 당신 딸이고 지훈이는 당신 사위이니 오늘 저녁에 있은 일은 당신이 나서는 게 맞겠어요. 우리를 대신해 특히 박대사한테 잘 말해서 우리 강씨 가문을 용서해 달라고 하세요.”강준상은 열심히 강학주를 보며 말했다.강문복도 “맞아요! 이 일은 당신한테 맡길게요! 이번 일은 우리 강씨 가문의 미래 발전도 달린 문제인데 무조건 잘 처리해야 해요.”라고 말했다.강학주는 어리둥절했고 멍해있었지만 할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도전해 볼게요.”라고 말했다.그리고 한지훈은 룸에서 나와서부터 황홀한 기색을 하고 있는 강우연을 바라보고 있었다.그녀는 발걸음을 멈추고 진지하게 한지훈을 바라보며 “당신... 정말 박대사를 알아요?”라고 물었다.한지훈은 웃으며 “당연하지. 전에 당신하고 말했잖아.”라고 말했다.강우연은 눈시울이 붉어지고 눈물이 글썽해서 한지훈을 보고 자책하며 “당신을 오해해서 미안해요... 당신을 믿었어야 했는데.”라고 말했다.한지훈은 웃으며 부드럽게 그녀의 눈가의 눈물을 닦아 주며, "괜찮아, 됐어, 됐어, 우리 돌아가자.”라고 말했다.......다음날 강우연은 평소와 다름없이 회사에 출근했고 한지훈 역시 한고운을 학교에 보내고
“도 사장님, 큰일 났어요. 어떤 사람이 회사에 와서 소란을 피웁니다!”비서는 부랴부랴 사장실 문을 밀며 들어왔다."소란?"도설현은 눈썹을 찌푸리며 하이힐을 신고 검은색 짧은 스커트를 입고 재빨리 엘리베이터를 타고 일층으로 갔다.지금 회사 일층은 이미 아수라장이 되었고 7,8명의 난동을 부리고 온 사람들은 경호원들과 대치하고 있었다!도설현은 인츰 어두운 얼굴색을 하고 현장에 도착했고 먼저 부상을 당한 경호원을 보내고 그녀의 뒤에는 다른 경호원들이 서 있었다.“당신이 바로 도설현이야?”그 건장한 남자는 맞은켠에 서 있는 사람이 미인인 것을 보고 탐욕스러운 눈빛을 보였지만 인츰 감추었다.“제가 바로 S시 도씨 그룹의 사장 도설현이에요.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저한테 하세요!”도설현은 차가운 표정을 지었고 어투에는 오만함이 가득했다.“허허.”그 건강한 남자는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부하들로부터 약 한 봉지를 받아 땅에 버리며 “우리 보스가 당신 회사에서 생산한 약을 먹고 병이 낫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지금 병원에서 의식을 잃은 채 깨어나지 못하고 있어! 만약 오늘 해명하지 않는다면 사람을 데리고 와서 너희 회사를 부숴버릴 거야!”라고 노호했다.1미터 80센티미터가 넘는 건장한 남자는 도설현을 가리키며 마치 그녀를 잡아먹을 듯한 기세를 보였다.도씨 그룹은 부동산 개발뿐만 아니라 제약 산업도 하고 있었다.또한 도씨 그룹이 최근 도입한 프로젝트이기도 하다.도설현은 바닥에 던져진 약을 보고 차갑게 “여기는 도씨 그룹이지 병원이 아닙니다! 당신 보스의 상황은 여기서 소란을 피울 게 아니라 병원에 가서 물어봐야죠! 경호원, 당장 이 사람을 내보내라!”라고 말했다.“너 죽고 싶어! 분명히 당신 회사에서 개발한 약을 먹고 우리 보스가 의식을 잃고 깨어나지 못하고 있어! 만약 우리 보스한테 무슨 일이 발생하면 너희들을 가만히 놔두지 않을 거야!”건장한 남자는 도설현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도설현은 화가 났고 얼굴이 하얘져서 말했다."우리 회사는 약만
그 건장한 남자의 노호 소리에 뒤에 있던 몇 명의 깡패들은 모두 쇠몽둥이를 휘두르며 돌진해 왔다!옆에서 구경하던 여직원 몇 명은 그대로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한지훈은 온몸에서 한기가 느껴졌고 눈에서 살을 에는 듯한 살의가 나왔다!퍽!성호의 말이 끝나자마자 한 줄기 우렁찬 따귀 소리가 회사 1층 로비에 울려 퍼졌다!한지훈은 직접 손을 들어 성호의 뺨을 세게 후려쳤고 그 소리는 아주 기세가 넘쳤다!성호는 마침 일어서려 했는데 그의 뺨을 맞고 비틀거렸고 핏빛의 다섯 손가락 손바닥 자국이 그의 얼굴에 바로 찍혔다!순간 로비는 조용해졌다!모두 냉기를 몇 모금 들이마셨다!성호 같은 사람과 맞서 싸우는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이 손놀림은 굉장히 놀라웠다.하지만 그 한대의 뺨은 그로 하여금 머리가 윙윙거리게 하였다!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어리둥절해졌다!몇 명의 경호원은 매우 감격했고 도 사장 곁에 항상 붙어 다니는 경호원이 나타난 것을 보고 그들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고 눈물을 글썽였다!이분이 바로 사장님 곁에 딱 붙어 다니는 경호원이란 말인가?진짜 대단해!그야말로 영웅이다!구경하던 직원들도 잠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지훈의 행동은 정말로 생각 밖이었다!한다면 진짜 하는구나!맞은켠에 있는 사람들은 7,8명의 문신을 한 사나이들이고 보아하니 작정하고 소란을 피우려고 온 모양이었다!“너무 남자다웠다!”여직원 몇 명은 반짝이는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남자답다고 생각했다!현장에 있는 다른 남자 동료들은 하나같이 쫄아서 뒤로 물러서 있었지만 오직 한지훈만 나섰다!도설현은 한지훈의 품에서 벗어나 미간을 찌푸리며 응석받이로 그를 노려보며 너무 자기 멋 대라고 생각했다!만약 일이 커지면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성호는 그제야 반응했고 분노로 가득했고 눈동자에는 핏발이 가득했다!누가 감히 그를 걷어차고 뺨을 때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이게 알려지면 어떻게 S시에서 지내겠는가?그는 화가 나서 호랑이 같은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 "이
“기 기 기....”성호는 전기 충격봉에 맞아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눈을 뒤집으며 마지막으로 “기” 를 계속 반복했다.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성호가 눈을 뒤집으며 폭발 머리가 돼서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았다.헉!모두들 눈앞의 장면에 놀랐다!그들은 상황이 이렇게 빨리 바뀔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그리고 한지훈은 전기 충격봉을 들고 나머지 깡패들을 차례로 공격했다!누구도 그를 막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행동이 너무 빨랐기 때문이다!바닥에 누워 있는 여덟 명의 불량배들이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는 것을 지켜보던 한지훈은 담담하게 전기 충격봉을 버리고 손뼉을 치며 싫은 표정을 지었다."이렇게 약한데 조폭 흉내를 내다니?”한지훈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하지만 주위 사람들은 모두 멍한 표정으로 불가사의한 모습으로 앞에 서 있는 한지훈을 바라보았다.이거 너무 센 거 아니야!순식간에 격살하다니!이 녀석은 어떻게 된 거야?혼자서 이 사람들을 넘어뜨렸어!심지어 단 전기 충격기만 가지고 넘어뜨렸어.한지훈은 수많은 시선이 자신에게 쏠리는 것을 느꼈고 고개를 돌려 경호원을 바라보며 “뭐 하고 있어, 빨리 신고해.”라고 말했다.“당신..... 당신이 말썽을 피웠으니 송 도련님이 당신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성호는 바닥에 누워 몸을 떨며 목을 젖히고 한마디를 내뱉었다."나는 누군가가 나를 협박하는 것을 싫어해.”한지훈은 아주 명쾌하게 전기 충격봉을 다시 잡고 사람을 앞에서 다시 한번 그를 향해 공격했다!이 남자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구나! 대단해!결국 이 해프닝은 도설현의 처리로 끝났다.사무실로 돌아가 한지훈은 많은 사람들의 박수와 칭찬을 받았다.“한지훈, 저와 함께 사무실에 갑시다.”결국 한지훈이 앉기도 전에 도설현은 차갑게 말했다.한지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눈빛과 의론 속에서 따라 나갔다.사장님 사무실에서는 화로 가득 찬 목소리라 온 청사에 울려 퍼졌다."당신이 한지훈이야?! 누가 너에게 회사 내
“너 지금 무슨 태도야!”이한명은 얼굴색이 어두워지더니 “보세요, 이게 바로 당신이 데리고 온 경호원이에요! 만약 직원 문제를 잘 처리하지 않는다면 당장 이사회 사람들한테 전화를 해서 그쪽에서 처리를 해라하겠어요.”말을 하면서 이한명은 핸드폰을 꺼내 들고 전화를 하려고 했다.하지만 순식간에 손에 들고 있던 휴대전화가 사라졌다. "유치하지도 않아요? 어른이나 돼 가지고 고자질이나 하고 너무 무능하네요?”한지훈은 이한명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장난치며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당신! 뭐라고요?!"이한명은 눈을 부릅떴고 누군가가 자신에게 대드는 것은 처음이어서 화가 났다. "도설현, 보세요! 이런 문제를 가진 직원을 어떻게 채용했어요?" “그만하세요!”도설현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한지훈을 차갑게 바라보고는 “한지훈은 제가 채용한 직원이고 제가 일을 안배했어요. 한지훈의 일은 제가 알아서 할 테니 이 부사장님께서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한지훈, 먼저 핸드폰을 내려놓고 잠시 나가 있어.”한지훈은 어깨를 펴고 휴대폰을 이한명한테 넘겨주고 두 손을 바지 호주머니에 넣고 건들건들거리며 사무실에서 나갔다.그가 나가자마자 사무실에서는 이한명의 분노 소리가 들려왔다.“무조건 해고해야 해!”한지훈은 입꼬리를 올리더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휴게실로 가서 잡지를 보고 있었다.한지훈이 업무는 원래 간단하다. 바로 도설현의 안전을 책임지는 것이다.일이 없을 때는 마음대로 돌아다녀도 된다.휴게실에서 한지훈은 마케팅 부서의 여자 동료 몇 명이 속삭이는 것을 들었다."회사에 부사장이 새로 왔는데 잘생겼어." “들은데 의하면 H 시에서 낙하산으로 왔다던데 심지어 회장 부인의 외숙부로 인척 관계를 타고 왔다고 한 것 같던데.”...... 한지훈은 몇 마디를 듣더니 옆에 있는 한 남자 동료에게 고개를 돌려 "그 부사장이 새로 왔어요?"라고 물었다."맞아요. 며칠 전에 낙하산으로 왔어요.”그 남자 동료는 주위를 둘러보고는 조심스럽게 대답을 했다
그러나 두펑의 얼굴은 순식간에 더욱 어두워졌다. 그러나 그가 화를 내기도 전에, 군자는 이미 누군가에게로 전화를 걸었다. “나 군자야. 10초 줄 테니까 당장 너희 이집트 원수한테 전화를 바꿔. 아니면 앞으로 3일 안에, 이집트를 아예 전복시켜 버릴 거니까!”군자의 무서운 경고에, 룸에 있는 많은 사람들은 모두 간담이 서늘해 났다. 그는 말 그대로 무려 한 나라의 원수에게 위협을 가하고 있었다. 그러나 신룡전의 비육 총책임자로서, 그는 충분히 이 정도 능력과 자격이 있었다. 그렇게 5초도 안 되어 수화기 너머로는 한 중년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군자님, 안녕하세요. 저 카스트로입니다! 저를 찾으셨다고요?”전체 통화 과정은 스피커폰으로 켜져 있었고, 방 안의 모든 사람들은 똑똑히 듣고 있었다. 짧은 한 마디 속에서도, 이집트 원수는 세 번이나 존칭을 썼다. “당신한테 단 5분의 시간만 줄게. 지금 당장 데클라 호텔 412호로 달려와. 1분이라도 늦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군자는 할 말을 마치고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순간 현장의 모든 사람들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한편 나국화는 후회막심하며 한지훈을 바라보고 있었다. 카로의 고위 관원이 충성하고 있는 이 사람이 뜻밖에도 한지훈의 수하였다니. 더 이상 한지훈과 얼굴을 맞댈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에 비하면 메이어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 와서 아무리 후회해도 소용이 없었다. 이내 2분도 안 되어 호텔 주위 전체는 수백 대의 헬리콥터로 포위되었다. 수백 대의 각종 전차는 모래 바람을 이끌며 데클라 호텔을 포위했다. 그중 001호라고 표시된 무장 헬리콥터 한 대는 빠른 속도로 호텔 꼭대기층에 착륙하였다. 곧이어 검은 옷의 경호원 몇 명이 흰색 양복을 입은 중년 남자를 철저히 보호하며 4층까지 쏜살같이 달려갔다. “원수님!”“미친... 대통령이잖아!”눈을 의심하게 되는 장면에 많은 이집트 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해났다. 하지만 놀라움은 그치지 않았다.
겁도 없이 도발을 하는 한지훈의 태도에, 다들 말문이 막혔다. “한지훈, 어디 감히 우리 이집트의 호국 장로님한테 무례하게 굴어! 죽고 싶어 환장한 거야!”메이어는 단단히 화가 났다. 한지훈이 두펑의 앞에서까지 이렇게나 건방지게 굴 줄은 몰랐다. 이내 두펑은 유유히 손을 흔들며 메이어더러 물러나라 하였고, 조용히 뒷짐을 진 채 한지훈을 쳐다보았다. “용국 북양 왕 그리고 오성 룡수... 하지만 오성 룡수가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이 세상이 얼마나 크고 무서운지 너한테 제대로 보여줄게!”곧이어 두펑의 시선이 식탁으로 향하자마자, 식칼 한 자루가 바로 날아올랐다. 식칼은 매우 빠른 속도로 옆에 있는 벽에 꽂혔는데, 3인치 남짓한 깊이로 들어갔다. 옆에서 이걸 지켜보던 한지훈은 저도 모르게 차가운 웃음을 터뜨렸다. 삼성 천왕계의 실력은, 그에게 있어서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 정도 힘이면 개미 한 마리도 못 죽일 것 같은데?”한지훈은 담담하게 말했다. “너!”다시 한번 조롱을 받게 된 두펑의 두 눈에는 노기가 가득했다. “여기서는 그 누구든지 너를 지켜줄 수가 없어!”곧이어 두펑은 직접 손바닥을 치켜들어 한지훈에게 손을 대려 했다. 그런데 바로 이때, 문 밖에서는 갑자기 큰 소리가 들려왔다. “그만해! 누구도 움직이지 마!”‘뭐야?’ 순간 두펑의 표정은 흐려졌다. 카로에서 감히 그더러 동작을 멈추라고 명령을 하는 사람이 있게 될 줄이야. 이내 두펑은 뒤돌아서서 뒤에 있는 한 젊은 남자를 바라보았다. 남자는 빼어난 몸매에 검은 정장을 걸치고는 강한 기세와 위엄을 뽐내고 있었다. 군자. 이것이 바로 그의 코드명이었다. 비육에서 그의 진짜 이름을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고, 단지 그의 코드명만 알고 있었다. 현재는 신룡전 비육 지역의 총책임자의 신분을 지닌 그는, 과거에는 4대 용존의 직속 부하였다. 게다가 비육 열국의 수뇌들은 모두 이 사람에게 충성을 다하고 있었다. “군자?”“군자!”메이어뿐만 아
한지훈은 정말 오래간만에 누군가에게 직접 전화를 걸게 되었다. 강중에 있는 강우연의 곁으로 돌아간 이후로, 그는 한 번도 누군가와 통화를 한 적이 없었다. 곧바로 신호가 연결되었고, 핸드폰 너머로는 낮고 공손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용왕님!”“나 지금 데클라 호텔에 있는데, 얼른 이곳으로 와!”말을 마친 한지훈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메이어와 장로들은 모두 하하 웃어대기 시작했다. 여긴 엄연히 이집트의 수도인 카로이고, 한지훈이 상대하고 있는 메이어는 이 도시를 이끌고 있는 고위 간부 중 한 명이다. 게다가 메이어의 신분은 간부에 그칠 뿐만 아니라, 그는 호국 장로의 먼 친척이기도 했다. 그만큼 메이어는 막강한 권력을 지니고 있었기에, 단 전화 한 통으로 수많은 군대를 불러들였고 또 호국 장로까지 직접 현장으로 소환시키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 상황에 한지훈이 전화해서 사람을 부르고 메이어랑 싸우려 한다고? 암만 봐도 이곳에서는 한지훈이 평정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이미 단단히 화가 난 나국화는 어느새 한지훈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오히려 메이어에게 다가갔다. “선생님, 저희는 저 사람이랑 아무런 관계도 없습니다. 용국에서 버릇만 나쁘게 배워서 온 사람입니다!”나국화는 한지훈을 가리키고는 이를 갈며 말했다. 지금 이 순간, 오직 양령아만이 여전히 한지훈의 뒤를 지키고 서 있었다. 이내 한지훈은 고개를 돌려 양령아를 흘깃 보았다. “넌 왜 저기로 안 가?”그러자 양령아는 고개를 살짝 저으며 말했다. “한 선생님, 저는 선생님을 믿습니다!”그 말을 들은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양령아의 태도에 만족하였다. “그런데 선생님, 오늘은 일단 이만했으면 좋겠...”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한지훈은 손을 들어 그녀의 말을 끊었다. “인내심 갖고 기다리고만 있어!”한지훈은 담담하게 말했다. 바로 그때, 방문이 열리더니 또 한 명의 백발노인이 들어섰다. 흰 두루마기를 걸친 노인은, 모든 사람들을 깔보는
이 상황에 대원들이 나서게 된다면, 바로 이웃해 있는 호국 장로들이 절대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필경 그들이 지금 있는 곳은 용국이 아닌 다른 나라니까. 이때 선두를 지키고 있던 한 장교가 앞으로 나아가 권총을 뽑아 들고는 나국화를 가리키며 말했다. “너 누구야!”그러자 메이어가 그 장교를 향해 손을 흔들더니, 이내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쳐다보았다. “한 선생, 오늘 이 일에 대해서 난 설명을 좀 들어야겠는데? 내 머리에서 왜 피가 흐르고 있는 거지?”“한 선생, 오늘 일은 당신이 알아서 처리해. 이 지경까지 이른 이상, 놈들이 절대 쉽게 놓아주지 않을 거야!”어느새 나국화는 아예 한쪽켠으로 돌아 앉아 자기와는 상관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한지훈은 여전히 담담하게 메이어를 바라보았다. 바로 그때, 굉음과 함께 군용차 한 대가 들어왔고 심지어 무장 헬리콥터까지 출동하여 호텔 전체를 겹겹이 포위했다. 게다가 며칠 동안 멀리서 이곳의 동정을 정탐하고 있던 2성 천왕계의 강자들 또한, 언제든지 명령만 받으면 호텔로 돌진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뿐만 아니라 정원에서는 오성 룡수의 기운이 몇 줄기 나타나기 시작했다. 진퇴양난의 상황에 나국화는 전혀 당해낼 수 없을 거라 생각하고는 체념했다. 얼굴이 하얗게 질린 나국화의 모습에, 메이어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나 선생, 오늘 이 일은 엄연히 당신과는 무관하기에 안심해도 돼. 나는 결코 당신을 난처하게 하지는 않을 거야!”그 말을 듣고 나서야 나국화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메이어 선생님!”그때 검은 두루마기를 걸친 한 노인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얼핏 봐도 일성 준 천왕계의 기운으로 가득했던 노인의 모습에, 지켜보던 많은 사람들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 깜짝 놀란 나국화도 저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한지훈 이 사람 말이야, 태도가 아주 불친절하더라고. 다른 사람 집에서 어떻게 손님 행세를 해야 하는 건지 잘 좀 가르쳐줘!”메이어는 어두운 표정으로 그 노인을 바라보았다.
메이어는 더없이 건방진 태도를 보였다. 상대는 용국의 북양 왕이자, 무려 과거 5개 국까지 점령한 한지훈이었기에 절대 그를 가만히 놔둘 생각이 없었다. 만약 한지훈이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면, 그는 진작에 돈을 받고 통행증을 나국화에게 넘겨줬을 것이다. 메이어 성격 상, 굳이 평범한 사람을 상대로 겨냥할 생각은 없었다. 사실 그는 한지훈더러 술을 권하게 하려 했을 뿐만 아니라, 얼굴을 맞대고 사진까지 찍으려는 계획이었다. 인증 숏을 남기면 앞으로 평생 술자리에서 자랑 거리가 될 것 같았다. 미국 수뇌나 응국 수상, 지어는 용국의 국왕한테서도 술을 권해 받은 사람은 있겠지만 이 세상에 한지훈으로부터 술을 받은 사람은 없을 거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이내 한지훈이 술 병을 들고 자신의 앞으로 다가오기 시작하자, 격동하기 시작한 메이어는 담배를 든 손까지 떨기 시작했다. 쾅! 방심하고 있는 순간, 한지훈이 갑자기 술병을 들어 올려 직접 메이어의 머리를 찧었다. 술 병은 바로 산산조각 났고, 술은 핏물과 함께 섞여 주르륵 흘러내렸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메이어는 어안이 벙벙했다. ‘한지훈 이 놈, 나한테 술을 권하러 온 게 아니었어? 갑자기 술병은 왜 깨뜨린 거야?’ ‘이 새빨간 것들은 또 뭐지?’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나국화는 얼굴이 파랗게 질린 채 쏜살같이 달려들어 급히 한지훈 앞을 가로막았다. 나머지 대원들도 잇달아 급히 둘러서서 메이어를 지켜냈다. 그렇게 몇 분이 흐르고 나서야 메이어는 겨우 정신을 차렸고, 이내 휴지를 들고는 머리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닦아내며 평온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어 한지훈을 주시했다. 위험한 상황에서도, 메이어는 이상하리만큼 평온했고 소리치지도 않고 화조차 내지 않았다. 그러나 나국화와 대원들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자신들의 계획이 완전히 물거품으로 돌아가게 됐다고 확신했다. 그야말로 폭풍전야의 분위기였다. 이 술 병으로 인해 눈앞의 통행증이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그들은 살아남아서 이곳을 떠날 수 있게
이내 도련님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 경호원을 흘깃 보았다. “충성심 가득한 거 보소... 여봐라! 당장 술 열 상자 들고 와. 이 놈이 얼마까지 마실 수 있는지 한번 보자고!”“안됩니다! 도련님, 이 술은 제가 마시겠습니다!”뜻밖의 상황에 조급해난 진강은 급히 앞으로 나아가 그 술잔을 받았다. “팍!”바로 그때, 도련님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손을 들어 그 경호원의 얼굴을 내리쳤다. “네가 대체 뭔데 진강의 술을 대신 마시겠다고 하는 거야? 그럼 밥도 대신해서 먹지 그래?”곧이어 그 경호원의 멱살을 잡고는, 호주머니에서 권총을 꺼내 들어 그의 머리를 겨누었다. “도련님, 제발 노여움 푸세요! 제가 버릇없게 키운 탓입니다. 이 놈을 대신해서 제가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이내 진강은 코를 막고는, 바로 술을 원샷하였다. 거하게 한 잔 들이키지마자, 위에서는 화끈한 통증이 느껴졌다. 진강은 이를 악문 채 겨우 통증을 참으며 술잔을 내려놓았다. 바로 그 순간, 도련님이 든 총구는 바로 진강을 겨누었다. “경호원이 이렇게 철이 없는 놈이란 거, 너도 알고 있었어?”“도련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진강은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에게 있어, 한두 번 있었던 일은 아니었기에 딱히 긴장하지는 않았다. 다만 조용히 주먹을 꽉 쥐고는, 마음속으로 묵묵히 자신을 격려하였다. 한편 옆 룸에서는, 어느 정도 술을 걸친 나국화는 그제야 본론을 꺼냈다. “메이어 선생님, 그 특별 통행증 말입니다. 혹시...”“자고로 모든 일 처리는 원칙을 지켜야 하는 거야!”방금까지만 해도 흐뭇하게 웃고 있던 메이어는, 나국화가 또다시 통행증을 요구하자 순간 표정이 어두워나더니 손에 든 술잔을 바로 탁자 위로 내리쳤다. “그건 걱정 마세요. 원칙에 대해서는 저희도 다 알고 있습니다!”이내 나국화는 트렁크 하나를 꺼내 메이어에게 건네주었다. 그러나 메이어는 여전히 무덤덤한 표정을 보였다. “이건 원칙이 아니라 응당 거쳐야 될 절차야.
과거 팀원들과 함께 백전백승하여 열국을 휩쓸었던 그 강자. 진강은 매번 위기에 처하게 될 때마다, 정신적 지주인 그를 떠올렸다. 한편 옆 룸에서는, 나국화와 몇몇 대원들이 메이어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그에게서 통행증을 얻어내야 하고, 다른 한 편으로는 메이어가 직접 명령을 내려 군대를 보내 그들을 호송하게끔 해야 했다. 통행증을 가져도, 군대의 호위 없이는 온갖 갑질을 당할 수밖에 없게 된다. 청렴한 용국과는 정반대였던 이곳은, 낮은 계급의 공무원들도 사람을 죽일 듯이 괴롭히는 일들이 흔하게 발생했다. 그리하여 다들 번갈아 메이어에게 술을 권하고 있는 한편, 한지훈은 자신의 차례가 다가와도 그저 조용히 음식만을 먹으며, 머릿속으로는 어떻게 유회원을 용국으로 데려갈 것인가를 궁리하고 있었다. 사실 유회원을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곳에 있는 신룡전의 세력을 동원하면 곧바로 찾을 수가 있다. 다만 문제는 아시란치 가문, 그리고 용국을 노리는 작은 나라들이 반드시 그 과정에 그들을 가로막으려 할 것이다. 한지훈은 전혀 끄떡없었다. 도보를 한다 하더라도 보름 안이면 용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그저 평범한 일반인인 유회원을 데리고 수천 리의 사막을 건너가는 건 분명히 비현실적인 일이었다. 여전히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 있는 한지훈의 모습에, 나국화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분명 방금 자신이 경고를 한 것 같은데, 한지훈이 여전히 조각처럼 앉아서 꼼짝도 하지 않을 줄은 몰랐다. 이내 나국화는 어두운 표정으로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는, 양령아에게 눈짓을 했다. 바로 눈치챈 양령아는 다소 난처해하는 표정으로 한지훈에게 다가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한 선생님, 메이어 선생은 저희에게 있어서 아주 중요한 사람입니다. 나 팀장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한번쯤은 메이어 선생한테 술을 권해주는 건 어떨까요?”나국화는 마음속의 분노를 겨우 참아내고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 선생님, 이 분은 메이어
이내 나국화는 한지훈의 어깨를 두 번 두드리고는 다시 술잔을 들어 술을 권했다. 그의 목표를 확고했다. 순리롭게 피라미드에 들어가 유회원의 행방을 똑똑히 조사하려면 반드시 이 기회를 잡아 순순히 메이어에게 아부해야 했다. 그러나 한지훈은 여전히 담담한 표정으로 나국화를 쳐다볼 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메이어한테 아부하라고?’ 북양 왕이라는 신분에서 더 나아가 신룡전의 전주였던 한지훈은, 굳이 그한테 아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전화 한 통이면 도리여 메이어가 순순히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한편, 옆 룸에서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술잔을 들고 있었다. 그중 우두머리로 예상되는 한 젊은이는 미친 듯이 날뛰는 모습을 보이며, 어린 모델 몇 명을 옆에 껴안고 있기도 했다. 그러나 그 어린 모델들은 한눈에 봐도 이곳 비육의 현지인들은 아니었다. 하나같이 피부가 하얗고 훌륭한 미모에, 몸매까지 섹시한 게 딱 봐도 유럽 쪽의 유명한 모델들이었다. 그렇게 옷차림과 용모가 비슷한 7~8명 되는 어린 모델들은, 작디작은 한 룸에 비집고 있었다. 우두머리로 보이는 젊은 남자는, 한 손은 어린 모델의 어깨에 걸치고 다른 한 손에는 술잔을 든 채 거들떠보지도 않는 표정으로 그의 눈앞에 있는 한 용국 남자를 바라보았다. “진강! 어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당장 사실대로 말하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너 절대 이 문을 나설 수가 없어!”“도련님, 어제 일은 정말 저와는 무관합니다. 그리고 도련님, 제발 그 사람들을 건드리지는 말아 주세요. 그들은 저희가 함부로 건드릴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닙니다!”진강은 난처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과거 한지훈의 통신병이었던 진강은, 전투 과정에 부상을 입고는 이후 고향으로 돌아왔다. 한쪽 다리가 파편에 맞아 심하게 절뚝거렸던 그는, 제대 후 마땅한 일자리도 찾지 못했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로, 함께 귀화한 옛 전우 몇 명을 따라 비육으로 온 것이었다. 그러나 어디를
만약 평소의 나국화였다면, 그는 메이어와 같은 인물은 더욱 말할 것도 없고 그보다 몇 급이나 높은 관원이라도 전혀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필경 그의 신분은 특수 요원이자 암살조의 일원이기도 했기에, 그의 서열은 메이어보다도 훨씬 높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은 예외였다. 지금으로선 메이어가 소유하고 있는 특별 통행증이 반드시 필요했다. “메이어 씨, 여기 있는 분들 모두 제 친구들입니다!”이내 나국화는 메이어에게 일행들을 소개했다. 그 와중에, 메이어는 고개만 살짝 끄덕일 뿐 몸을 움직이지도 않았다. 반면 일행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메이어에게 인사를 했다. 하지만 한지훈은 줄곧 제자리에 앉아있었고, 심지어 엉덩이도 떼지 않았다. 꿈쩍도 않는 한지훈의 모습에 나국화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북양 왕으로 세상을 거느린 것도 한때였지, 이젠 실권도 없는 한지훈이 비육까지 와서 감히 이렇게나 건방지게 굴 줄은 몰랐다. 이미 비육에서 근 20년을 생활해 온 나국화는 수많은 고위층과의 만남을 가지면서 메이어와 동급인 사람들도 적지 않게 알고 지내고 있었다. 그런 메이어조차도 고위층 관원들한테 최대한 예의를 갖추는데, 한지훈이 대체 왜 허세를 부리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만약 한지훈이 이번 작전의 총사령관이라면 나국화도 뭐라 반박할 것이 없었다. 그러나 나국화는 단지 진우의 부탁대로, 한지훈을 작전에 투집시 킨 것뿐이었다. 다시 말해서, 나국화와 한지훈은 종속 관계가 아닌 대등한 관계였다. 그리하여 나국화는, 한지훈이 아무리 잘났다 해도 이곳에서만큼은 허세를 부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아무리 화가 나는 일이 있어도 참아야 하고, 때로는 사람이 굽힐 줄도 필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 그들의 최종 목적지인 피라미드를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통행증을 받을 수 있는지 없는지는 오로지 메이어의 말 한마디에 달려 있었다. 이 상황에 괜히 메이어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하나도 좋을 게 없었다. 필경 이곳은 비육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