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씨 그룹 대표이사 사무실.서주안은 황급히 들어왔다. “회장님, 남준에게 일이 생겼습니다!”업무 중이었던 도중기가 그 얘기를 듣자, 안색이 굳어져 물었다. “남준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건가?”서주안은 바로 패드를 꺼내어 S시의 뉴스 채널을 틀었다. “남준이 죽었습니다!”“……”뉴스를 본 도중기는 바들바들 떨며, 두려움에 얼굴빛은 어두워졌다.남준은, 그가 천신만고 끝에 찾은 사대천급 병왕 실력을 소지한 고수이다!최근 몇 년 동안, 그는 남준을 자기 옆에 두고, 비즈니스상 존재하는 문제를 암암리 해결하게 했다!하지만, 지금 남준은 죽었다!도중기는 일시적으로 이를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어떻게 된 일이냐? 그는 사대천급 병왕 실력을 소지한 고수야! 누가 그를 살해할 수 있단 말이냐?”서주안은 긴장된 얼굴을 한 채 얘기했다. “회장님, 혹시 한지훈이 아닐까요?”이 얘기를 들은 도중기는 잠시 생각하더니 머리를 저으면서 얘기했다. “그럴 리가! 절대 그럴 수 없어! 남준을 죽일 수 있는 사람은, 최소한 군왕 급의 실력을 갖춘 사람이어야 해! 군왕 급! H시에도 그런 실력은 갖춘 자는 몇 명 없어! 하물며 고작 S시에, 강씨 가문 데릴사위인 한지훈이, 5년 전에 이미 멸망한 한씨 가문의 상갓집 개 따위가 군왕 급의 실력이 있다고?”“그건……” 서주안은 침묵을 지켰다.군왕 급의 실력을 소지한 자는, 모든 재벌가에서 열광하는 그런 존재이다!심지어, 무수한 재벌가에서 돈이며, 여자며 가져다 바칠 정도로 데려오고 싶어 하는 존재이다!군왕 급의 고수는 일반인이 상상도 할 수 없는 그런 존재이기 때문이다.도중기가 전에 용경에 비즈니스 문제로 출장을 간 적이 있다. 그때 식사자리에서, 그는 친히 용경 대기업과 명문가에서 군왕 급 실력을 갖춘 자를 열광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이런 사람은 더없이 소중하고 적기 때문이다.20억 원의 경호 비용은 기본이었다.“찾아! 남준의 진정한 사인을 당장 찾아 내! 그리고, 최근에 한
달려오던 깡패는 발에 차여 멀리 날아가 옆에 있던 쓰레기통에 부딪혀 쓰레기 더미에 넘어졌다. 그는 갈비뼈가 몇 개 부러졌고, 다시는 일어 날 수가 없었다!이 상황을 지켜보던 두목을 포함한 나머지 깡패 네 명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눈에 쌍불을 켜고 소리쳤다. “젠장! 감히 반격해? 때려!”삽시간에 네 깡패는 함께 한지훈을 향해 달려갔다!하지만!펑 펑 펑!5초도 채 되지 않은 사이에, 네 명은 뿔뿔이 날아가 땅에 쓰러졌다. 그들은 끊임없이 신음했다.한지훈은 다가가 땅에 쓰러져 있는 두목의 무릎을 발로 밟고 물었다. “기회는 단 한 번뿐이야, 얘기해. 배후가 누구야?”그 두목은 코가 시퍼렇게 부어올랐고, 이빨은 모두 깨졌다. 그는 여전히 큰소리쳤다. “지금 누구를 겁주는 거야? 나를 건드리기만 해 봐. 내 형님은 결코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하지만!그 찰나, 한지훈이 발에 힘을 주자,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삽시간에 울려 퍼졌다.장을 보던 어르신과 아주머니들은 모두 뿔뿔이 흩어져 멀리 숨었다.그 두목은 비명을 질렀다. 얼굴이 퍼레서 한지훈이 자기 무릎을 부셔 피투성이가 된 것을 보고만 있었다. “너……너 가만 안 둬! 형님은 절대로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그 두목은 소리쳤다.한지훈은 오싹하게 얘기했다. “넌 네 그 남은 한쪽 다리와, 두 팔이 어떻게 될 거 같아?”말이 끝나자, 두목은 공포 가득한 얼굴을 한 채 두려움에 벌벌 떨었다.눈앞에 있는 이 남자, 너무 무서웠다!분명 평범해 보이는 이 남자는, 손을 쓰니 이렇게 폭력적이고 강인했다.“얘기할게요, 얘기할게요. 목숨만 살려주세요……” 두목은 너무 두려웠다. 그는 울면서 얘기했다. “두용 형님께서 보내셨습니다. 한 사람을 손 좀 봐주라고, 다리 한쪽을 부러뜨리라고……”“두용 형님?”한지훈은 눈썹을 찌푸렸다.이 사람과 원한을 맺은 적은 없었다.두목은 한지훈이 두용 형님을 아는 눈치인 것을 보고 바로 말을 이었다. “우리 두용 형님은 S시 사람 아닙니다. 그는 해녕성 사람
한지훈이 차가운 얼굴로 다가오는 것을 본 범고길은 놀란 나머지 차 문과 창문을 모두 잠그고,차 안에서 소리쳤다. “ 너……너 오지 마! 더 이상 가까이 오면 경찰에 신고할 거야!”하지만!한지훈은 주먹으로 차 창문을 부수고, 그리고 범고길의 목덜미를 잡고 그를 창문으로 끌어내어 땅바닥에 뿌리쳤다.범고길은 너무 당황스러웠고, 한지훈의 그 괴물 같은 모습을 보고, 놀라서 온 힘을 다해 일어서서 도망가려 했다!하지만!한지훈은 그의 등을 발로 찼고, 범고길은 4,5미터 밖으로 날아가 쓰러지고 말았다. 얼굴이 바닥에 먼저 닿으면서 미끄러져 갔다.순간!범고길은 땅에 쓰러진 채 얼굴을 붙잡고 비명 질렀다. “아아, 아파, 너무 아파, 내 얼굴, 내 코, 내 이빨……. 한지훈, 너 미쳤어? 내가 너를 건드렸어?”범고길은 땅에 앉았다. 얼굴은 이미 피로 흠뻑 젖어 있었고, 이빨도 세, 네 개 부서졌다. 온통 피범벅이었다.이 장면을 목격한 시민들도 몹시 당황스러워했다.한지훈은 바로 범고길 앞에 와서 차갑게 물었다, “네가 사람을 시켰어?”범고길은 얼굴이 너무 아팠다. 만지고 싶었지만, 아파서 만질 수가 없었다. 그는 화를 내며 말했다. “젠장! 무슨 얘기하는 거야. 알아듣게 얘기해! 난 단지 여기를 지나갈 뿐이었는데, 네가 와서 내 차를 망가뜨리고, 나를 이렇게 때리기까지 하고, 한지훈, 경고하지! 이 일, 그냥 넘어가지 않을거야! 지금 당장 친리연에게 전화할 거야!”범고길은 전화를 꺼내 신속하게 친리연에게 전화 걸었다. 그는 전화에서 울면서 얘기했다. “리연, 빨리 남환로에 있는 채소시장으로 와줘. 나 한지훈에게 맞았어! 이 자식 미쳤어! 따라오면서 나를 때려! 그 강우연 그리고 그녀의 부모님까지 모두 모시고 와. 이 자식 너무 건방져!”친리연은 그때 마침 S시 쇼핑센터에서 몇 명 재벌가 친구들과 쇼핑 중이었다. 이때 범고길의 전화를 받았고, 그녀는 과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크게 소리쳤다. “뭐? 한지훈이 때렸다고? 잠시만 기다려요. 지금 당장
“리연아, 나 좀 봐봐…한지훈이 나를 이 모양으로 만들었어!흐으~”범고길은 친리연이 온 걸 보고 어린아이처럼 달려가서 서러움을 호소하였다. 친리연은 범고길의 얼굴에 생긴 상처를 보고 화가 잔뜩 나서 한지훈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한지훈, 니가 뭔데 내 남친한테 손을 대? 이것 봐, 어떻게 사람을 이 모양으로 만들수 있어? 오늘 정당한 이유를 대지 못하면 어디도 못 갈 줄 알아!” 친리연은 범고길을 엄청 좋아하고 반대로 범고길은 여자들의 마음을 녹이는 고수이기도 하다. 한지훈은 이마살을 찌푸리고 막돼먹은 친리연을 보면서 입을 열려고 했는데 강우연이 때마침 급하게 다가왔다. 눈앞의 광경을 본 강우연도 깜짝 놀라면서 먼저 친리연과 범고길한테 사과의 말을 했다. “죄송해요! 너무 죄송해요! 먼저 병원으로 모셔가는 건 어때요? “친리연은 대뜸 강우연에게 뺨을 날리면서 : “넌 무슨 낯짝으로 말해?”라고 큰 소리로 부르짖었다. 이 뺨은 너무도 갑작스레 날려와서 한지훈도 차마 반응하지 못했다. 한지훈의 몸에서는 분노가 치솟았고 눈에서는 살의가 넘쳐났으며 그는 한걸음 다가서며 차가운 목소리로 “죽고 싶냐?”라고 말했다. 강우연은 얼른 한지훈을 제지하였는데 얼굴에 난 시뻘건 손자국에는 심지어 손톱으로부터 긁힌 핏자국이 어렴풋이 보이기도 했다. 강우연은 한지훈을 향하여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 “제발 일 더 크게 만들지 말아요. 제가 해결할게요!”라고 말했다. 그리고나서 얼굴의 따가운 아픔과 서러움을 참고 허리를 굽신거리며 사과하였다. “정말 죄송합니다. 의료비는 저희가 배상해 드리겠습니다.”“흥”하고 친리연은 콧방귀를 뀌면서 강우연의 얼굴을 가리키며 “네가 주는 의료비는 어느 코에 발라? 우리 고길은 수억대 연봉이야! 네가 주는 그 코딱지만 한 의료비는 아무짝에도 못써! 오늘 이 일을 끝장보려면 네 남편이 무릎 꿇고 사과해야 할 거야!”라고 말했다. “맞아! 반드시 무릎 꿇고 나한테 정중하게 사과해야 해!”라고 하면서 범고길도 따라서 소리쳤다.
이 말을 들은 정도현은 불현듯 긴장하더니 바로 “넵, 나으리! 꼭 나으리의 말씀을 전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답하였다. 답변을 듣자마자 한지훈은 전화를 끊었다. 정도현은 이마의 식은 땀을 닦으면서 (나리님과의 전화 통화도 장난 아니게 긴장되네.)라고 생각했다. “나리, 무슨 일이라도 생겼습니까?” 라고 옆에 있는 부하가 걱정스레 물었다. 정도현은 그에게 한번 눈길을 주더니 “로우야, 너 혹시 하두용이라고 기억나?”라고 물었다. 로우라는 덩치있는 부하는 기억을 더듬더니 : “하두용이라고요? 조금 인상은 있는데… 혹시 전에 그 손버릇이 안 좋아 쫓겨난 놈 아닌가요?”정도현은 머리를 끄덕이면서 “맞아, 바로 그 녀석이야! 지지리 복도 없다고 이 녀석이 글쎄 나리님을 건드린 것 같아.”로우는 듣자마자 갑자기 온몸이 오싹해졌다. 하두용이라는 이 놈은 이젠 끝장났네..개발구의 장우영이라는 녀석도 살아있는 예가 아닌가?그렇게 골때리는 골칫덩이도 나리님께서 순식간에 해치우지 않았던가?이 하두용이라는 놈은 그냥 작은 시종에 그칠 뿐이다. 정두현은 짧은 시간안에 하두용의 연락처를 알아냈고 통화를 시도하였다. 전화반대편에는 하두용이 몇몇 부하를 거느리고 비즈니스 파트너와 함께 나이트클럽에서 불같은 밤을 보내는 중이었다. 알몸에 가까운 각양각색 패션차림의 도우미들을 양쪽에 끼고 놀고 있었다. “가즈아!! 원샷!” 하두용은 잔을 기울고 웃으면서 소리쳤다. 바로 이때 그의 휴대폰이 울렸고 옆의 부하 한 명이 급히 휴대폰을 가져와서 “두용형님, 전화가 왔습니다!”라고 전했다.하두용은 휴대폰 화면을 힐끔 쳐다봤다. 모르는 번호였다. 그는 고민하다가 결국은 통화버튼을 누르고 : “누구냐?” 하고 도도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나야.” 하고 정도현은 냉정하게 두 글자로 답하였다. 정도현의 목소리를 들은 하두용은 자기 귀에 문제가 생긴 줄 알았다가 갑자기 술이 확 깨지더니 바로 엄숙하고 정중하게 몸을 세우고 “나리?”하고 답하였다. “허허, 괜찮네! 하두용
하두용은 코웃음을 치면서 “허허, 정도현이 제아무리 강하다 해도 해녕성까지는 손을 못뻗을걸. 해녕성에 있는 나를 호구로 보는 거야?”해녕성 녕나리야 말로 해녕성 지하 세계의 통이야!이 사람은 극히 드물게 얼굴을 보이지만 세력은 대단히 방대하고 관계망은 또한 엄청나게 깊고 넓거든. 누구나 할 것 없이 녕나리야말로 해녕성의 오야봉이지!이분만 계신다면 해녕성의 지하세력은 그 누구도 건드릴 수 없어!“그럼, 두용형님, 정도현은 도대체 뭘 원하는 겁니까?” 라고 한 부하가 물었다. 하두용은 이마살을 찌푸리며 “글쎄, 정도현 말로는 내가 영원히 건드리지 말아야 하는 사람을 건드렸다고 나더러 오군에 가서 사죄하라고 하더구만.”“미쳤군! 우리 두용형님은 이미 오군을 떠났는데 그 개뿔 같은 나리가 무슨 자격으로 우리 두용형님을 오라 가라 합니까?”“그러게 말입니다, 두용형님, 형님은 우리 해녕성 사람으로서 정나리가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이래라 저러래할수는 없죠!”“우리 두용형님이 건드린 사람이 부지기수인데 정나리가 뭐라고 나서는 거야?” 몇몇은 제각기 한마디씩 궁시렁댔다.하두용은 갑자기 양주 한 컵을 원샷하더니 빈잔을 바닥에 힘껏 던져 부셔버리고 큰 소리로: “그래 정도현이 뭔데? 예전에는 내 보스여서 어쩔 수 없었지만 이젠 내 보스가 아니잖아! 나 하두용도 이제 형제들과 세력이 있으니 왜 그 사람한테 쫄아야돼?” 라고 말하면서 짤렸던 두 손가락의 위치를 만지면서 “이 두 손가락을 언젠가는 다시 받아올 거야!”라고 다짐했다. 한편, 정도현은 한지훈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리님, 이 하두용이라는 놈이 제 말을 안듣네요.” 라고 공손하게 전달하였다. “알았어.”하고 대답한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나서 한지훈은 용일한테 전화를 했다. “해녕성에 한 소대 보내서 하두용을 잡아와!”“넵 알겠습니다. 총사령관님!” 라고 용일은 힘차게 대답하고 곧바로 차로 이동하여 오군주군본부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순식간에 20명의 특전사를 선발하여 해녕성으로 향하도록
용일은 차가운 눈길로 하두용을 보더니 발차기를 날렸다. “팡”이 발차기에 하두용은 3,4미터밖으로 뒤에 있는 소파에 무겁게 날아 떨어졌고 그 힘에 의해 소파까지 넘어뜨려졌다. 하두용은 신음소리와 함께 복부를 만졌는데 갈비뼈가 몇 대 부러진 것 같았다. 하지만 하두용은 용일 일행에 대하여 찍소리 한번 못했다. 이 사람들은 전신무장한 특전사들이잖아.하두용이 아무리 용기가 넘쳐도 이들 앞에서는 꼼짝달싹 못 한다. “군인어르신, 제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나요?” 하두영은 아픔을 참으면서 바닥에 꿇어앉아 떨리는 목소리로 물어보았다. 용일은 차가운 눈길로 그를 내려보면서 “범고길이라고 알지?”범고길?하두영은 곧바로 멍해졌다. 이는 범고길하고 무슨 연관이지? 설마 그 자식이 내가 2천만원을 받고 일 처리를 해주지 않아서 나를 팔았나?“네, 알고 있습니다만…”하두용은 아무것도 감출 생각 없이 머리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범고길이 너더러 사람들을 불러 한지훈이라는 분을 건드리라고 했지?다리 하나를 망가뜨리라고?”하고 용일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차갑고 무서운 기세가 뿜기면서 끝없이 확장하고 분출하고 있지 않는가?하두영은 떨리는 몸을 추스리며 머리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그놈이 확실히 저더러 그렇게 하라고 했습니다만 군인어르신, 혹시 한지훈은…”“흐, 너 따위가 어찌 그분의 신분을 알려고 해?”용일은 화내면서 소리치고 또 한 번 발차기를 날렸다. 이번에는 하두용의 어깨모서리를 찼는데 하두용은 바닥에 뒹굴며 넘어졌다. “한 놈도 빠짐없이 전부 데려가!”하고 용일은 지시하였다. 순간이지만 특전사들은 하두용 등 모든 인원들을 제압하여 데리고 출발하였다. 가는 길에 하두용은 후회하기 그지없었다. 그는 이제야 정두현이 자기한테 전화해서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을 건드렸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를 알게 되었던 것이다. 죽일 놈의 범고길…너 이 썩을 놈 때문에 내가 뒤지게 생겼다!내가 이번 고비를 넘기게 되면 너를 가만히 두나 보자!하두용은 마음
한지훈은 두 팔로 가슴을 감싸고 태연하게 “걱정하지 마, 누군가는 잘못을 빌게 될거야!”라고 말했다. 강우연은 이를 듣고 눈살을 찌푸리며 머리를 흔들더니 “그만둬요, 대신 아무 말도 하지 마요. 제가 말하는 거 듣기만 해요.” 라고 말했다. “음!” 하고 한지훈은 강우연의 조급함과 걱정어린 모습을 보며 머리를 끄덕이며 답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둘은 거실로 걸어 들어갔는데 거실내의 싸늘하고 압박감이 넘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친리연과 범고길은 강우연과 한지훈이 들어오는 순간 바로 분노의 표정으로 바뀌었다. 친리연은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손을 휘두르며 강우연의 뺨을 때리려고 했다. 이 행동은 엄청 당돌하였다. 강우연은 미처 반응하지 못하고 맞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한지훈은 인상을 찌푸리더니 손을 들어 친리연의 약한 팔을 힘껏 잡았으며 차가운 목소리로 “저번에는 가만두었더니 또 덤비냐?”라고 말했다. “훙~” 갑자기 그의 몸에서는 뼈를 스며드는 냉기가 폭발하기 시작하였다. 이 차가운 기운은 친리연으로 하여금 온몸이 오싹해지게 만들었고 뒤로 몇발자국 후퇴하게 하였다. “한지훈, 너 이놈아! 여기까지 와서 이러기야? 아빠, 이 자식 좀 봐요!”친하람은 이 상황을 목격하고 노발대발하며 “버릇없는 놈! 한지훈! 너 뭐 하는 놈이야? 오늘 우리가 너한테 따지러 왔어! 너 지금 이 태도는 도대체 뭐 하려고 하는 거니?”라고 말했다. 범고길은 앞장서서 한지훈을 밀치며 친리연을 자기 뒤로 숨기게 하고 건방진 눈길로 쳐다보면서 “한지훈, 너 날뛰지 마! 오늘 내가 너에게 본때를 보여줄 테니!”라고 말했다. 한지훈은 입가를 찌푸리더니 덤덤하게 “그래? 그래 어디 한번 보여줘!”라고 말했다. “너 이 자식!” 하고 범고길은 할말을 잊었고 그냥 눈을 뚱그렇게 뜨고 바라만 보았다. 한편, 강문복도 화가 나서 의자 등받이를 힘껏 내리치고 한지훈을 가리키며 말했다: “버릇없이 굴지 마! 지금 이 시간까지 잘못을 빌지 않고 뭐해? 무릎 꿇어!”“맞아,
그의 말이 떨어지자, 주위에서는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드디어 용국이 멸망하게 됐네! 하하하.”소창지개는 하늘을 높이 우러러보며 크게 웃어댔다. 그에 반면, 허천은 멍하니 서천술을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그동안 존경해 오던 사람이 이런 사람이었어?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용국의 안위는 전혀 돌보지 않고, 수억 명의 생사는 내다 버리는 사람일 줄이야. 자기 가족만 안전하길 바랄 줄이야. 허천뿐만 아니라 모든 무종 사람들은 멍해졌다. 이게 바로 그들이 항상 자랑스럽게 바라보던 용국의 전설일 줄이야. 정말 파렴치하기 그지없었다. “하하, 진작에 이랬으면 굳이 한 사람이 목숨을 잃지 않았어도 됐잖아? 아이고, 하늘 높은 줄 모르다니, 정말 무지하네!”소창지개는 손으로 서천술의 얼굴을 건방지게 툭툭 두드리고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직도 설욕하고 싶어? 이젠 네 아들을 생각하고, 아내를 생각하고, 네 후손들만 생각해!”“에이, 사실 용인들은 모두 너 같은 겁쟁이들뿐이야. 그러니까 지난 백 년간 너희들은 항상 업신여김을 당했지. 그러나 앞으로는... 용국에 더 이상 살아남을 사람이 있을까? 하하하!”소창지개는 비웃음을 금치 못했다. “모두 용국이 전 세계의 으뜸이라고 하긴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용국은 더 이상 그렇게 불릴 자격이 없어. 대전이 끝나게 되면 용국은 철저히 지워질 거야!”“자, 여러분. 그럼 이젠 저희의 계획대로 용국을 피로 씻어내는 겁니다. 노약자나 부녀자를 막론하고 모두 죽여도 좋습니다!”소창지개의 눈빛에서는 두 줄기의 차가운 빛이 터져 나왔고, 하늘을 찌를 듯한 살기 가득한 고성으로 외쳤다. “서천술! 너… 기어코 우리 용국 백성들이 죽는 걸 가만히 보고만 있겠다는 거야? 넌 더 이상 우리 무종의 선배가 될 자격이 없어! 넌...”결국 무종 대장로들까지 화가 나 치를 떨며 말했다. “흥! 백성들? 그들이 뭐가 대단하다고 감히 내 목숨과 비교할 수 있겠어. 어찌 나의 서 씨 가문 목숨과 비교할 수 있겠냐고!”
영륜 강자의 기운이 폭발함과 동시에, 기타 세력의 강자들도 거의 동시에 서천술의 몸을 봉인시켰다. 심지어 미육의 몇몇 고수들은 잇달아 사악한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십여 갈래의 공포의 기운이 한 곳으로 압박을 가하기 시작하자, 하늘은 먹구름에 의해 완전히 가려져버렸다. 지금 이 순간, 서천술에게는 더 이상 생기가 보이지 않았다.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의 협동 공격을 마주한 상황에, 서천술은 몸이 열 개라도 당해 내기 어려웠다. 누구나 알다시피, 각 세력들은 용국 역외 세력에 대해 모두 꺼리는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그렇기에 감히 누구도 용국 역외 세력을 죽음으로까지 몰아넣으려 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반대로, 세속은 어떻게든 파괴하려 했다. 그들은 결코 자신들이 창조한 거짓된 문명이, 대중에게 공개되게 놔둘 수는 없었다. 더군다나 그들의 종족 우월감을 밑바닥까지 추락시킬 수는 없었다. 그리하여 세속을 통제하여, 역외에서 끝없는 자원을 얻어내고 더 큰 이익을 얻어내려는 것이었다. 링 아래에서 지켜보던 용인들은 모두 깊은 절망에 빠졌다. 지금의 상황으로는 매우 불리했다. 모든 대 세력이 용국을 겨냥하고 있었다. 게다가 그들은 용국을 멸살하려는 작정까지 하고 있다. 십여 명의 역외 강자들을 상대로 용국이 어떻게 버틸 수가 있겠는가? 또 뭘 가지고 버틸 수 있겠는가? 용국 무종에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많긴 하지만, 필경 천신계 강자와 비교했을 때, 천왕계 강자들은 아무것도 아니었기에 그 누구도 그들을 구해낼 수 없었다. “너희... 너희들 정말 파렴치하구나!”더 이상 가만히 지켜볼 수 없었던 종묘 장로들은 마침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축대 위 사람들을 쳐다보며 노발대발했다. “하하하! 우리가 파렴치하다고? 우린 그저 우리의 문명을 보호하려는 거야. 그리고 우린 국제 질서를 보호하고 있기도 해. 그러니 설령 용국 백성들이 전부 죽는다 하더라도 우리한테는 아무런 손실도 없어!”“도리여 너희 용국의 땅은, 우리 백성들에게 있어
서천술은 어느새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유럽 강자를 바라보았다. “르네상스!”그 순간, 유럽 강자는 담담하게 몇 글자를 내뱉었다. “르네상스? 그럼 대체 왜 우리 용국을 겨냥한...”서천술은 유럽 강자의 말 뜻을 이해할 수 없었다. 링 아래에서 지켜보고 있던 허천은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바라보고는 물었다. “한 선생님, 저게 무슨 말이죠?”“자고로 피라미드가 없으면 르네상스도 없는 법이야! 서양에서 전해져 온 르네상스는 바로 용국 수천 년 동안의 문화유산을 표절한 것에 불과하니까!”“네가 직접 대조해 보면 알 수도 있겠지만, 소위 톨러 왕조는 말세 왕조까지 줄곧 우리 용국의 왕조와 동일한 편 연도를 사용하고 있었어!”“그리고 성모상 역시, 당인이 그린 선녀 송자도와 완전히 똑같아! 단지 머리에 십자가 하나가 더 생겼을 뿐이지! 이게 바로 숨겨진 가장 큰 비밀이야!”한지훈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 말을 들은 허천은 저도 모르게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멍하니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이 일에 대해 한지훈의 발언권은 가장 컸다. 왜냐하면 그는 일찍이 아서왕과 알렉산더와 크게 맞붙은 전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유럽 역사상 두 사람의 나이는 적어도 수천 세가 되었지만, 그들의 실력은 도리여 그 연륜에 맞지 않았다. 그렇다면 단 하나의 가능성만이 존재했다. 그것은 바로, 어쩌면 그들의 실제 나이는 2, 300세에 불과할 뿐이라는 것. 전에 한지훈은 무도 학원의 도서관에서, 유럽의 한 천문학자가 용국 사천에서 벼슬을 맡고 있는 유럽 학자에게 보낸 서신을 발견하였다. 그 안의 내용은 뜻밖이었다. 유럽인들은 7년이 지날 때마다 왜 북극성들은 다시 순위를 매겨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듯했다. 이는 그들이 천문학적 상식이 전혀 없다는 것을 설명하였다. 천문학적 상식도 없는 민족이, 어떻게 올바른 역법이 있을 수 있겠는가? 게다가 역법은 새로운 하나의 문명이 흥성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이기도 하다. 그 말은 즉, 유럽의 모든 것은 용국에서 기원되었다는 것이
서천술은 자신의 삼성 지급 천신계 실력으로, 소창지개를 충분히 깔아뭉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만큼 그의 주먹에는 비할 데 없이 심오한 진법이 있었고, 얼마든지 소창지개의 자기장에서 벗어나 그를 제압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뜻밖에도 소창지개는 반격을 가했을 뿐만 아니라, 게다가 그의 칼날은 직접 주먹을 관통해 버렸다. 그 말은 즉, 서천술 주위의 자기장이 오히려 소창지개에 의해 관통됐다는 것을 의미하였다. 그제야 그는, 방금 장세풍과 조승이 왜 그렇게 비참하게 패하게 됐는지 마침내 알게 되었다. 그야말로 단순히 실력의 차이였다. 이런 막강한 고수를 상대로, 두 사람은 전혀 상대할 실력이 되지 않았다. 게다가 전투력이 가장 높은 서천술도 반격할 힘이 전혀 없었다. 쾅! 이내 굉음과 함께 서천술은 기괴한 칼빛에 맞게 되어, 아랫배에서는 순식간에 검붉은 선혈이 뚝뚝 떨어졌다. 반면 소창지개는 조금도 다치지 않고 무사히 제자리에 선 채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서천술을 바라보았다. “역시 용국은 다 너 같은 멍청한 놈들만 있구나! 하하.”소창지개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크게 웃기 시작했다. “너... 너...”지금 이 순간, 서천술은 자신의 심정을 어떻게 형용해야 할지 몰라 했다. “흥! 왜? 설마 아직도 모르겠어? 우리 실력의 차이는 엄청나다고!”소창지개는 차갑게 말했다. 서천술은 겨우 고개를 들어 소창지개를 바라보았고, 순간 눈빛이 흐리멍덩해지더니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알고 보니, 그들은 이미 두 번째 레벨에까지 다다르게 됐다. 다시 말하여, 그들이 소환하는 자기장은 전혀 같은 수평선에 있지 않았고 상대는 완전히 차원을 낮추어 타격하고 있던 것이었다. “너희들... 천도맹약의 앞잡이였어!”서천술은 이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오직 천도맹약만이 부상의 고수를 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소환한 자기장을 두 번째 레벨로까지 끌어올리게 할 수 있었다. 즉 자신의 자기장으로 우주의 자기장을 움직이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서천술이 아
100년 국운이 걸린 대사였기에, 용국은 섣불리 대응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용국 국왕이 아무리 역외에 대해 아는 정보가 없다 하더라도, 역외에 있는 용국의 종문에 대해 모를 리는 없었다. 이미 용국에는 두 명의 고수가 모두 소창지개 한 사람의 손에 패배하게 됐고, 게다가 단 한 수 만에 패했다. 이는 제삼자들이 보기에는 흥미진진한 일이었다. “내 손에 죽고 싶은 사람, 또 있어?” 소창지개는 용국 축대 위에 올라가 거만한 표정을 지었다. 이제 용국에는 서천술 한 사람만 남게 되었고, 소창지개는 남은 서천술에게 도전장을 내민 것이었다. 2 성 천신계가 3 성 천신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는 경지를 뛰어넘는 도발로서, 전 세계가 보는 앞에서 역전극을 보여줄 거라는 그의 포부였다. 지금 이 순간 서천술은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만약 부상인조차 이기지 못한 다면, 그는 과연 무슨 체면을 갖고 무종 후배들의 얼굴을 마주할 수 있겠는가? “한 선생님, 서 선배가 나서면 그의 삼성 천신계 실력으로는 얼마든지 소창을 이길 수 있겠죠?”허천은 걱정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어떤 용인도 더 이상 패배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싶지 않았다. 특히 주최 측 중 하나인 허 씨 가문은 더욱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저었다. “이길 승산은 1도 없어.” 그는 내심 잘 알고 있었다. 이 경기는 경계 차이가 아니라 깨달음의 차이라는 것을. 사실 그가 좌우하고 있는 것은 인왕계 강자의 전력이 아니라, 이 우주와 이 천지에 대한 깨달음이었다. 당시 한지훈이 원을 깨달았을 때에도, 그가 지정 건곤을 해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바로 가장 정확한 증명이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깨닫기 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반쪽 천지를 좌우할 수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상상치도 못했다. 일단 천신계에 다다르면 깨달음은 경계보다도 더 중요했다. 이전에 한지훈이 정혈단을 빌리지도 않고 화산 11 로와 싸울 수 있었던 것처럼. 게다가 그중 8명을 참살하고 3명에게
이 순간, 모든 용인들의 시선은 조승에게로 쏠려있었다. 천산의 낙장생과 고천덕마저 긴장한 표정으로 TV를 주시하고 있었다. “조 선배님, 절대 안 돼요! 만약 그렇게 굴복한다면 저희 무종은 체면을 잃을 테고, 더 이상 국왕의 대위를 차지할 수도 없게 돼요!”낙장생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그는 용국 역외 강자들이 하나같이 이렇게 약할리는 없다고 생각했다. “흥! 돌아오기 전까지만 해도 얼마나 위풍당당했는데! 이놈들이 이렇게까지 자신의 목숨을 아끼고 죽음을 두려워하게 되는 지경에까지 이를 줄은 몰랐네! 나 고천덕은 분골쇄신해서라도 결코 이 부상인들한테 무릎을 꿇지는 않을 거야!”고천덕은 화가 난 나머지 이빨을 아득바득 갈았다. 한편 무신종에서는, 무적천 역시 차가운 표정으로 TV를 보고 있었고, 마찬가지로 분이 난 그는 손에 든 찻잔을 깨버릴 듯한 기세로 꽈악 쥐었다. “종주님, 화를 많이 내시면...”“팍!”옆에 있던 집사는 말을 마치기도 전에, 무적천으로부터 따귀 한 대 맞고 쓰러졌다. “흥! 대체 이게 뭐야! 개돼지만도 못한 놈들!”이내 무적천은 손을 뿌리치고는 직접 TV까지 산산조각내고 자리를 떠났다. 그 시각 약왕파에서는, 황 약사는 긴 한숨을 내쉬고는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장로들을 향해 말했다. “강자들이 돌아왔다고? 하하. 정말 우습네!”“우리 용국 수천 년 역사 이래, 한 번도 이렇게 자신의 목숨을 아끼고 죽음을 두려워한 강자들은 없었어!”“이제와 보니 무종이 용국의 권력을 빼앗으려는 건 더 이상 실현할 수 없는 꿈이 됐네!”“여봐라, 서천술에게 보내준 모든 선물들을 전부 회수하고, 서천술 혼외 자식은 서자풍에게 넘겨준 단약도 전부 돌려받아내!”그 말을 들은 대장로는 급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곡주님, 이렇게까지 하는 건 좀 무리이지 않을까요? 서천술은 필경 역외 강자인 데다가 역외에서도 꽤 명망이 높습니다!”그의 말 뜻은, 서천술은 비록 패했지만 그의 세력과 영향력은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
차가운 빛은 순식간에 수막을 뚫었고, 조승의 얼굴에는 믿을 수 없다는 듯한 기색이 드러났다. “푸!”이내 푸하는 소리와 함께 조승의 왼쪽 어깨에서는 핏발이 솟구쳤고, 핏물은 그의 팔을 따라 끊임없이 흘렀다. 자신의 진법이 소창지개에 의해 이렇게 쉽게 깨질 줄은 몰랐다. 그의 진법은 비록 화산 공간 진법만큼 심오하지는 않지만, 웬만한 공격은 전부 차단할 수 있고 결코 쉽게 뚫리지도 않는 것이었다. 그러나 뜻밖에도 그는 단칼에 어깨가 베이게 됐다. 만약 소창지개가 사정을 봐주지도 않았다면 그의 팔은 진작에 없어졌을 것이다. “하하!”그 모습에 소창지개는 조승을 가리키며 크게 웃어댔다. “기분이 어때? 방금 저놈은 날 위해 신발을 핥아줬는데 넌 뭘 하면 좋을까? 너도 살고 싶긴 하지?”이 순간, 소창지개만이 비웃는 것이 아니라 링 위 다른 고수들도 비웃음을 참지 못했다. 설욕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있던 용국이 맞이한 결과는 참담했다. 게다가 대결을 이어가면 갈수록 더욱 처참한 패배를 맞이했다. 자고로 역외 무예 규칙에 따라, 만약 소창지개가 조승을 놔주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나서서 도와서는 안 된다. 그랬다가는 규칙을 어기는 격이 된다. 그러나 소창지개로부터 살길을 받으려면, 그는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했다. “왜, 멀쩡히 살고 싶지 않아?”여전히 가만히 서 있으면서 무릎 꿇고 용서 빌 의사가 없어 보이는 조승의 모습에, 소창지개는 한 손으로 칼자루를 들고는 차갑게 물었다. 한편 조승의 이마에서는 식은땀을 뻘뻘 흘렀다. 그는 자신이 굴복하지 않으면 반드시 죽게 될 거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소창지개가 칼을 뽑아 들기 직전, 조승은 망설임 없이 무릎을 꿇었다. “털썩!”조승은 링 위에 무릎을 꿇고는, 두말없이 소창지개를 향해 열 번 절을 했다. 그 모습에 다른 열국 역외 강자들은 한바탕 폭소를 터뜨렸다. 밑에서 구경하던 구경꾼들까지 덩달아 웃기 시작했다. 그 시각 멀리 천자각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국왕은 저도 모
소창지개는 어느새 용국 전체 상대로 도발하고 있었다. 게다가 장세풍이 패배했음에도 그는 마치 보따리를 차버리듯이 장세풍을 링 아래로 돌려보냈다. 한참이 지나서야 장세풍은 얼굴을 붉힌 채 일어나 축대로 돌아갔다. 방금 그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하는 장면은 이미 여러 매체에 의해 라이브로 중계되었다. 서천술은 그런 그를 흘깃 보고도 한동안은 아무 말도 않고, 체념한 듯 옆에 있는 조승을 향해 말했다. “조승, 다음 경기는 네가 하는 게 좋겠어!”조승은 고개를 살짝 끄덕인 뒤 겉옷을 벗고는 링으로 걸어갔다. “꼭 조심해. 소창지개 이 놈 만만치 않아!”서천술은 다급히 일깨워 주었다. 사실 단지 실력대로라면, 장세풍은 전혀 질 수 없고 심지어 한 방에 패할 가능성은 더더욱 없었다. 그러나 방금 그들이 목격한 장면은 매우 생생했다. 소창지개의 실력은 향상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전력이 어떻게 많이 차이가 날 수 있는 걸까? 조승은 고개를 돌려 서천술을 보고는 안심하라는 듯한 눈빛을 보냈고, 이내 몸을 훌쩍 날려 신선처럼 날아갔다. 그러나 허공에는 마치 보이지 않는 막이 하나 더 생긴 것 같았고, 조승이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잔잔한 물결이 일었다. 이는 매우 심오한 진법 중 하나로, 푸른 바다의 파도라도 불리기도 한다. 마치 잔잔한 물결처럼 보이지만 놀랄 만한 위압을 지니고 있었다. 소창은 전혀 개의치 않는 듯 고개를 젓고는, 이내 또 같은 수법인 수많은 그림자로 하늘을 가렸다. 방금 장세풍이 바로 이 수법에서 당한 것이었기에 조승은 방심할 수가 없었다. 이내 그가 급히 손을 흔들자 거대한 수막이 그와 소창지개 사이를 가로막았다! 이것은 공격과 방어를 일체화한 진법이었다. 만약 소창지개가 수막을 뚫고 조승을 공격하려면 반드시 수막에 내포된 힘을 감당해 내야 할 것이다. 이내 소창의 무수한 그림자가 그 수막을 통과하는 동시에, 한 줄기의 기운이 따라서 폭발하며 소창의 무수한 그림자들도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쾅!”소창지개의 단 한 방은, 바로 장세풍의 가슴으로 날려왔다. “열려라!” 그러자 장세풍은 급히 손바닥을 내밀며 방어에 나섰다. “쾅!”순간 은백색의 기운이 폭발하면서, 장세풍은 피를 토하고 저 멀리 날아가 버렸다. 그 순간, 링 아래의 모든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그중에서도 특히나 서천술은, 급히 저리에서 일어나 크게 놀란 표정을 보였다. “말도 안 돼. 장세풍의 천절진은 한 번도 빗겨나간 적이 없는데 어떻게 질 수가 있는 거지?”서천술은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으로 소창지개를 바라보았다. 순식간에 날아가게 된 장세풍조차도 막막한 표정이었다. 그는 방금 분명 온 저력을 다했는데 어떻게 소창의 한 방에 의해 날아갈 수 있게 된 건지? “하하하.”“정말 웃기네. 고작 이런 놈이 나한테 양보해 준답시고 용국을 위해 설욕하겠다고? 하하하.”소창지개는 얼굴을 쳐들고 크게 웃어댔고, 이미 중상을 입고 쓰러진 장세풍을 더 이상 신경 쓰지도 않았다. 얼굴을 붉히게 된 장세풍은 이를 악물고 일어나, 소창지개를 가리키며 노호하였다. “너... 너 나대지 마!”“흥! 넌 이미 진 거야. 방금 내가 너를 죽이려고 했다면 넌 지금 살아남을 수 없었어! 설욕? 흥, 제대로 설욕을 하려면 아직도 멀었네! 그러니 꺼져. 돌아가서 기초부터 잘 닦고 다시 찾아와. 그러면 아마 또 기회가 있을지도!”소창지개는 장세풍을 상대로 모욕적으로 말했다. 장세풍은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내고는 힘겹게 일어나 다시 손을 쓰려 하자, 소창지개는 칼자루를 휘두르며 말했다. “너 아직 단도류의 위력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장세풍, 내가 너한테 살아남을 기회를 줄게. 그러니 무릎 꿇어! 아니면 죽게 될 거야!”장세풍은 그제야 떠올랐다. 소창지개가 진정으로 잘하는 것이 바로 단도류였다. 그러나 여태 소창지개는 한 번도 칼을 꺼내지 않았다. 그 생각에 장세풍은 저도 모르게 간담이 서늘해졌다. “장세풍!”한편 서천술은 장세풍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설령 죽는다 하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