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아악! 너... 지금 날 때린 거야?!”따귀의 충격에 잠깐 멍하니 서 있던 강희연이 바로 길길이 날뛰었다.“네가 뭔데 날 때려! 네가 뭔데! 내가 너 죽여버릴 거야! 갈기갈기 찢어버릴 거라고!”놀란 건 강희연뿐만이 아니었다.가족들도 초대받은 하객들도 눈이 휘둥그레졌다.강희연은 오늘의 주인공인 강준상 회장이 가장 아끼는 손녀, 그런 그녀의 뺨을 때렸다는 건 강준상에게 도전장을 내민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관우 씨, 가만히 있지 말고 좀 와봐! 저 자식이 날 때렸잖아. 내 코... 얼마 전에 바로 한 건데. 어떻게 할 거야!”여자친구의 불호령에 역시 멍하니 앉아있던 오관우가 부리나케 달려와 강희연을 뒤로 숨겼다.“야, 너 뭐야? 미쳤어? 감히 내 여자한테 손을 대? 너 내가 누군지 몰라? 내 말 한 마디면 너 당장 죽여버릴 수도 있어. 당장 사과해. 안 그럼 너희 세 식구한테 죽음보다 더한 고통이 뭔지 보여줄 테니까.”하지만 곱게 자란 부잣집 도련님의 협박 따위가 한지훈에게 통할 리가 없었다.가차없이 킥을 날려 오관우를 털썩 주저앉게 만든 한지훈이 그를 내려다보며 또박또박 말했다.“그래, 이래야 눈높이가 맞지.”“허!”“세상에,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사람들이 술렁대고 강우연 역시 단단히 충격을 받았는지 손으로 입을 막은 채 멍하니 자리에 서있을 뿐이었다.오히려 어린 딸 한고운이 아빠를 향해 외쳤다.“아빠 멋있어!”“그런 말 하는 거 아니야.”겨우 정신을 차린 강우연이 아이의 입을 막고는 한지훈의 팔을 잡아끌었다.“지훈 씨, 이게 지금 무슨 짓이에요?”그리곤 부랴부랴 강희연, 오관우 두 사람에게 달려갔다.“죄, 죄송합니다... 저 사람이 너무 화가 나서... 일부러 그런 건 아닐 거예요. 제가 대신 사과드릴 테니까 제발 용서해 주세요. 치료비든 뭐든 보상해 드릴게요.”“보상? 뭘 어떻게 보상할 건데?”어느새 일어선 오관우가 정장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어냈다.“좀 더 널브러져 있지 그래? 어차피 한 방이면 또 나가떨어
한지훈의 승낙에 사람들의 반응은...“허.”“말도 안 되는 소리!”비웃음뿐이었다.“지금 웬만한 기업들은 다들 그것만 노리고 있는데 자기가 아직도 한정그룹 도련님인 줄 아나봐?”강준상의 태도 역시 사람들과 별 다르지 않았다.“지난 5년 동안 뭘 하면서 지냈는지는 모르겠지만 운영하는 기업은커녕 인맥 하나 없는 네가 무슨 수로? S시의 웬만한 기업들은 전부 금조그룹의 남긴 프로젝트를 노리고 있을 텐데? 그래, 네가 그렇게 자신만만하다면 5일 안에 해내. 그럼 우연이뿐만 아니라 너도 내 손주사위로 인정해 줄 테니까.”만약 한지훈이 실패한다면 강우연이라는 오점을 영원히 지울 수 있을 테고 만약 성공하여 금조그룹 프로젝트만 따낸다면 강운그룹의 주가 역시 치솟을 것이다. 이건 강운그룹이 한 단계 더 상승하여 재계 50위권 기업에 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 가슴속에 능구렁이 100마리는 넘게 키우고 있는 강준상이 이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 게다가 한지훈을 사위로 받아들인다면 5년 전 그 치욕을 두 사람이 첫 눈에 서로에게 반했다쯤으로 무마할 수 있을 테니 어느 쪽이나 그에게 나쁠 것이 없었다.‘뭐 그래도 지까짓 게 무슨 수로 5일 안에 해내겠어...’하지만 한지훈의 대답은 그의 상상을 초월했다.“5일이나 필요없습니다. 하루면 충분합니다.”“지금 그 프로젝트를 손에 쥐고 있는 누구인지 알긴 해? 너 같은 건 평생 말도 못 붙일 분이셔!”강희연이 팅팅 부은 얼굴로 코웃음을 쳤다.“할아버지, 지훈 씨 S시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어요. 아는 사람 한 명 없는데 무슨 수로...”강우연이 애원을 해봤지만 강준상의 태도는 단호했다.“억지로 강요한 적 없어. 사내라면 자기가 하겠다고 한 일은 무조건 해내야지. 이 험한 세상에서 정말 너희 모녀를 지켜낼 수 있는지 검증하는 테스트 정도라고 생각해라.”강우연의 다급함을 눈치챈 한지훈이 그녀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할 수 있어. 그러니까 나 믿어.”“하지만...”“몸 깨나 쓰는 거 보니까 어디 조직
“우연이 대신 제가 드리는 선물입니다.”선물을 보낸이로 온갖 그룹 회장 이름이 언급되던 그때, 한지훈이 입을 열었다.“네가?”잠깐 흠칫하던 강준상이 바로 호통을 쳤다.“거짓말도 정도껏 쳐야지. 너희 가문이 몰락했다는 건 이 세상 사람들 다 아는 사실이야. 네가 무슨 수로 이걸 구해?”“하, 프로젝트도 따내겠다 그러더니 이제 저 선물도 자기가 보낸 거라고 그러네? 이건 뭐... 리플리 증후군인가?”“강우연 쟤도 참 불쌍해. 어쩌다 저런 남자랑 얽혀서는...”사람들의 비아냥거림이 비수처럼 강우연의 가슴이 꽂히고 결국 그녀는 다시 한지훈의 손목을 잡았다.“제발... 제발 그만 좀 해요.”한지훈이야말로 제발 자기를 믿어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자리가 자리인만큼 일단 한 발 물러서기로 한다.한고운을 번쩍 안아든 한지훈이 말했다.“내일 저택으로 계약서가 도착할 겁니다. 약속... 꼭 지키십시오, 회장님.”말을 마친 한지훈은 강우연의 손을 잡고 파티홀을 벗어났다.물론 사람들은 그의 말 따위에 신경도 쓰지 않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보물상자를 구경하느라 여념이 없었지만 말이다.집으로 돌아가는 길, 강우연은 결국 또 눈물을 터트리고 말았다.“미안해요. 나 때문에 지훈 씨까지...”“미안하다는 말 하지 말라니까. 저 사람들이 나한테 뭐라고 하든 난 전혀 신경 안 써. 그리고 너,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다시 집으로 돌아가게 해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그런데... 금조그룹 프로젝트라니... 누구한테 이걸 부탁해야 하는지 감도 안 잡히는 걸요...”한지훈의 위로에도 강우연의 얼굴에는 수심으로 가득했다.“걱정하지 마. 다 잘될 거니까. S시 친구들한테 부탁하려고.”“정말... 가능할까요?”너무나 자신감 넘치는 그 모습에 강우연의 눈동자에 조금의 희망이 스쳤다.“그럼.”하지만 잠시 후, 뭔가 떠올린 듯한 강유리가 커다래진 눈으로 물었다.“설마... 금조그룹... 지훈 씨 때문에 파산한 거예요?”사실 한지훈을 다시 만난 뒤로 강우연은
“네 보스, 무슨 다른 분부라도 있으십니까?”한민학이 다급히 물었다.지금까지 그는 속으로 전전긍긍하고 있었던 것이다!한지훈의 기세는 매우 강했고, 비록 앉아 있어도 한민학은 자신이 그에게 견줄 수 없다는 걸 느꼈다.“김 씨 가문이 남긴 협력 프로젝트를 골라내서 강우연에게 넘겨. 기억해, 강우연에게만 넘겨야 돼, 다른 사람은 절대 안 돼!”한지훈이 차갑게 말했다.“네……알겠습니다.”한민학은 황급히 대답했고, 비록 마음속에는 의문이 있었지만 추궁할 수 없었다.“다른 볼일 없으면 먼저 가 봐.”한지훈이 담담히 말하자, 한민학은 망설이다 말을 꺼냈다.“보스, 부탁이 있습니다. 3일 후 S시에서 부하들이 개최한 유명 인사들의 교류회가 있을 예정입니다. 목적은 김 씨 가문의 프로젝트를 받은 가문과 기업을 축하하기 위한 것이죠. 여기 특별 초청장이 몇 장 있는데 부하들이 보스와 부인을 모시고 싶어 합니다.”“일단 놔둬, 시간이 되면 갈 테니까.”한지훈이 힐끗 보더니 대답했다.“예!”한민학은 그에게 인사를 한 뒤 낭월 산장을 떠났다.낭월 산장을 벗어나서야 한민학은 긴장이 완전히 풀려 버렸고, 그의 등은 땀으로 젖어 있었다.……한편, 강 씨 가문의 별원 안.강희연은 화가 잔뜩 난 채로 적지 않은 물건을 부수며 강문복에게 말했다.“아빠! 정말 우리가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하고 당하고만 있어야 해? 강우연이 강 씨 가문으로 돌아오기라도 한다면 나한테는 기회조차 없을 거라고!”하지만 강문복은 덤덤하게 차를 한 모금 들이켜고는 웃으며 대꾸했다.“희연아, 그만. 이미 사람을 시켜서 조사를 했는데 한지훈은 그저 귀향한 군인일 뿐 아무런 세력이 없다. 한 씨 가문은 이미 5년 전에 망했어, 한지훈 그 집을 잃은 개가 뭘 할 수 있겠니? 김 씨 가문이 남긴 프로젝트를 그 사람은 절대로 받을 수 없다!”“정말이야?”그의 말을 들은 강희연은 차가운 미소를 띠며 말했다.“흥! 그럴 줄 알았어, 강우연 그 천한 계집애는 평생 강 씨 가문에 돌아올 생각도 하
말을 마친 서경희는 거실에서 쉴 새 없이 왔다 갔다 하는 강학주에게 소리쳤다.“그만! 너무 정신없잖아! 이것 좀 보라고, 이게 당신 딸이 데려온 그 집을 잃은 개가 한 짓이야! 이 일을 우리에게 설명해 주지 않는다면 절대 용서는 없을 줄 알라고!”밖에서 서경희는 강학주의 체면은 세워주었지만, 집에만 오면 그는 공처가가 된다.“여보, 우연이는 이미 강 씨 가문에서 쫓겨났어. 그런데 나보고 어떡하라고?”강학주가 두 손을 펴 보이며 어쩔 도리가 없다는 듯 말했다.“당신도 봤다시피 한지훈은 그저 막돼먹은 놈일 뿐이야!”“하하, 속으로는 아직도 그 계집애를 걱정하고 있는지 누가 알아! 내가 단단히 알려주는데, 강우연은 절대 강 씨 가문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어! 이 집에서 걔 자리는 없다고! 그리고 내일 한민학을 보러 가는 일은 어떻게 준비되고 있어? 잘 아는 친구가 있다면서? 우리 신이가 갈 수 있기는 한 거야?”서경희가 물었다.“잘 안될 것 같아, 한민학을 아무나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우리 강 씨 집안의 지위로는 희박하지, 아버지도 우리 집을 신경 쓰지 않으시는데 내 친구들로는 한민학 군단장을 만날 기회는 없을 것 같네.”강학주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뭐라고? 당신 정말 도움 되는 거라고는 하나도 없네, 한지훈보다도 더 무능하기 짝이 없어! 내가 무슨 생각으로 당신한테 시집을 왔는지! 이번 일도 안 되면 우리 신이는 어떡하라고? 어르신은 지금 온통 강미연 그 게집애 밖에 눈에 안 들어오고 우리 신이는 안중에도 없어! 나중에 어르신이 돌아가시면 우리 집은 강문복에게 쫓겨나게 될 거야!”서경희가 강학주의 코를 가리키며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욕을 해댔고, 강학주는 어찌할 도리가 없어 가만히 서서 그녀의 구박을 받아냈다.“……다시 방법을 생각해 보지.”이튿날 아침, 한지훈네.“우연아, 내가 옛날 친구들과 연락이 닿아서 오늘 한민학 군단장님을 만나서 프로젝트에 대한 얘기를 할 수 있게 됐어.”한지훈이 말했다.”“네? 한……한
“언니……”강우연은 살짝 겁이 났는지 재빨리 한지훈의 손을 뿌리쳤다.강희연은 서늘한 얼굴로 강우연과 한지훈을 바라보며 다가왔다.“너희는 여기가 어딘지 알기나 해? 빨리 꺼져, 우리 강 씨 가문에 먹칠하지 말고! 만약 나랑 민학 그룹의 협력에 방해라도 되면 너희가 그 책임을 질 수라도 있겠어?!”강희연의 기세에 강우연은 기가 눌려 당황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지훈 씨, 우리 그냥 가는 거 어때요?”하지만 한지훈은 물러서지 않았다.“이미 왔으니 다시 돌아가는 건 도리가 아니지. 만약 민학 그룹이 널 선택하면?”이 말을 들은 강우연은 넋을 잃었다, 그녀는 원래 아무런 희망도 품고 있지 않았는데…현장에 이렇게 많은 S시의 명문가와 대기업 회사가 있는데, 아무것도 없는 초라한 자신을 민학 그룹이 무슨 근거로 자신을 뽑겠는가?“뭐라고?”강희연이 콧방귀를 뀌며 눈썹을 치켜세우고는 말했다.“한지훈, 꿈도 꾸지 마. 민학 그룹이 너희 같은 쓰레기와 협력을 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하하, 웃기지도 않는군!”오관우도 그들을 비웃으며 자신의 회색 양복을 정돈하곤 말했다.“제대로 된 선물 하나 가져오지도 않은 것들이 이곳에 발 디딜 생각을 해?”그가 이 말을 하자 강희연은 그제야 한지훈과 강우연이 빈손으로 온 것을 알아챘다.순간 강희연은 비꼬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꺼내기도 하찮다는 듯 고개를 내저었다.주변에 있던 세가와 기업의 대표들도 자연스럽게 방금 말다툼을 한 그들에게로 시선이 향하며 빈정대기 시작했다.“저기 강 씨 가문의 강우연과 한지훈 아니야? 저들이 정말 여길 오다니, 철면피가 따로 없군.”“게다가 빈손으로 온 것 좀 봐, 무슨 염치로 온 거지?”“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억 대의 선물을 들고 왔는데 말이야. 이 세계에서는 좋은 선물을 한 사람이 협력도 순조롭다는 걸 모르나 보군.”어젯밤 강 씨 가문의 생신잔치 일은 이미 S 시에 널리 퍼져 있었다.한지훈이 돌아온 뒤 강우연을 데리고 강준상의 생신잔치에서 일을 벌
“됐다! 말하지 말거라, 난 널 모른다!”강학주는 매우 차갑게 말을 끊었고, 뒤도 안 돌아보고 그녀 앞을 지나갔다.그러자 강우연은 작은 목소리로 흐느꼈다.자신의 아버지가 자신을 아는 체하기도 싫다는 것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이때, 민학 그룹 빌딩의 정문이 열리며 검은색 양복을 입고 안경을 쓴 중년 남성이 걸어 나왔고, 군복을 입고 총을 든 병사 네 명이 그의 뒤를 따랐다.순간, 정문 주변이 매우 조용해졌고, 중년 남성이 우렁찬 목소리로 말했다.“저는 이번 민학 그룹이 받은 김 씨 가문의 협력 프로젝트 대표인 손의강입니다. 모두들 잘 들어주십시오, 선물을 들고 온 분들은 민학 그룹과 협력을 할 수 없습니다! 선물을 들고 오지 않은 분들만 앞으로 와주십시오!”순간, 선물을 가지고 온 세가와 기업의 대표들은 모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들은 정문도 들어가지 못한 채 협력을 거절당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뭐라고? 어떻게 이럴 수 있지? 그럼 괜히 온 게 아닌가……”“손 매니저님, 이건 안 되죠! 저희는 군단장님을 뵈어야 합니다, 저흰 소양 그룹에서 왔다고요! 전에 이미 인사를 나눈 적도 있습니다!”“저는 왕 씨 가문의 아들입니다, 저희 아버지께서는 이미 왕 회장님과 연락을 했습니다! 저도 군단장님을 봬야겠습니다!”떠들썩해진 현장을 본 오관우도 당황하며 손에 든 선물을 들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그중 특히나 거세게 항의하는 몇 명은 네 명의 군복을 입은 병사들에 의해 제압당했다.“당신들 같은 사람들이 군단장님의 뵙겠다고 하다니! 군단장님께서 가장 싫어하시는 게 속임수를 쓰며 뇌물을 바치는 겁니다! 계속해서 소란을 피운다면 직접 내쫓겠습니다!”손의강이 살기가 배어 있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고, 마침내 떠들썩하던 현장이 조용해졌다.그들은 그제야 상대방이 S시의 작전 구역에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했고, 그들과 맞서는 것은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강희연의 안색이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했고, 오관우의 팔을 잡아당기며
하지만 한지훈의 격려에 강우연은 용기를 내 앞으로 나갔고, 얼굴에는 긴장이 역력했다.순식간에, 그녀는 모든 사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왜냐, 그녀의 손에는 선물이 없었기 때문이다!선물을 가지고 온 사람들도 앞전에 한지훈이 한 말을 떠올렸고, 속으로 한지훈과 강우연을 증오했다.“성함이 어떻게 되시죠?”손의강은 일찍이 한민학의 명령을 받았고, 멀리서 한지훈도 보았기에 나지막이 웃으며 물었다.“저……저는 강우연이라고 합니다.”강우연은 온몸을 떨고 있었고, 기어가는 듯한 목소리로 대답했다.“강우연? 어느 회사 소속이죠?”손의강이 되묻자, 강우연은 얼어붙었다.그녀는 아무런 회사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데!그녀는 고개를 돌려 한지훈에게 구원의 눈길을 보냈지만, 한지훈이 대답도 하기 전에 강신과 서경희가 손을 들어 웃는 얼굴로 달려들었다.서경희는 더욱 큰 소리로 말했다.“강 씨 그룹입니다, 우연이는 저희 강 씨 가문 사람이고 제 딸입니다!”“맞아요, 제 누나이기도 하죠. 저는 강신이라고 하고 여기 제 명함입니다.”강신은 아첨하는 웃음을 지으며 냉큼 품에서 명함을 꺼내 건넸다.파렴치한도 따로 없지, 서경희와 강신은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모습을 드러냈다.그 두 사람은 속으로 매우 흥분되어 죽을 지경이었다, 그 누가 한민학이 선물을 받지 않을 거라고 생각이라도 했겠는가! 심지어 선물을 받지 않을뿐더러 선물을 들고 온 사람들과의 협력을 곧장 거절하고, 오히려 유일하게 선물을 들고 오지 않은 강우연만이 선택을 받지 않았는가!이것은 기회이다, 강신의 기회! 그리고 강 씨 가문 차남 집안의 기회!이때 한지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콧방귀를 뀌었다.“우연이가 당신 딸이라고? 그리고 누나? 내가 기억하기로는 어제 당신들은 이렇게 말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한지훈, 네가 낄 자리가 아닌 것 같은데! 입 닥쳐!”서경희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곧장 욕설을 퍼부었다.“그래! 한지훈, 넌 아직 우리 강 씨 가문의 사위도 아니잖아, 이래라저래라 할 자격이 없단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