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의 눈동자가 번쩍였고, 혼란스러운 듯 한숨을 쉬며 거실에서 나와 문밖에 서서 별이 빛나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지훈아, 넌 이 세상에 용이 있다고 믿느냐?""네?! 용이요…?"한지훈은 그의 말에 충격을 받은 듯 동공이 확장되었다.이 세상에 용이 있다고…?이 말의 의미는 매우 무거웠고, 일반적이지 않았다! 용이라는 생물은 너무 신비롭지 않은가. 현대 과학은 용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으며, 항간에 소문이 무성하고 많은 사람들이 용을 보았다고는 하지만, 결국은 다 흐지부지됐다. 어쨌든 용이라는 생물은 너무 신비롭고 환상적이며, 일단 용이 존재한다는 것이 증명되면 현재의 많은 규칙과 인식을 뒤집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한용의 이 말은 한지훈에게 다른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할아버지, 세상에 정말 용이 있는 겁니까?"한지훈이 긴장한 말투로 묻자, 한용은 시선을 돌려 한지훈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그의 짧은 대답에 한지훈의 가슴이 요동쳤다! 그는 할아버지가 자신을 가지고 농담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다양한 전쟁을 경험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 본 한지훈은 일찍이 이 세계가 보통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세계가 아니라고 믿었다. 역외 전장만으로도 많은 법칙과 준칙을 깨트리기에 충분했다! 한지훈은 심호흡을 한 후 진지한 눈으로 한용을 바라보며 심장을 어루만지며 물었다. "할아버지, 이게 정말… 용의 심장인 겁니까?""그래, 그건 용의 심장이다."한용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자, 한지훈은 숨을 들이마시며 엄숙한 표정으로 자신의 심장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아직도 강한 힘이 깃들어 있는 듯 붉은빛이 희미하게 반짝이고 있었다…하지만 그 힘은 한지훈이 장악할 수 없었다. "할아버지, 저는 모든 것을 알고 싶습니다."한지훈이 진지하게 말하자, 한용은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대답했다."좋다, 할아버지가 다 알려주마."곧이어, 한용은 걸음을 옮기며 끝없는 밤하늘 위에 빛나는 별들을 바라보며 말을 꺼냈다. "용이라
한용은 고개를 끄덕였다. "적용, 살해와 치료를 대표하지.""흑용은 전쟁, 백용은 생과 사, 금용은 진법, 은용은 병사를 대표하고.""이들이 바로 다섯 마리의 고대 용이다."한용은 동공이 흔들리며 말했고, 한지훈이 그의 말을 듣자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다섯 마리의 용, 용족이라고?’"그럼 이 다섯 마리의 용은 어떻게 된 거죠?"한지훈이 묻자, 한용은 고개를 저었다. "오랜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 네 몸에 있는 적용의 심장도 한왕이 우연히 얻은 거고 말이야. 나머지 4개의 용심은 현재 전 세계에 흩어져 있고, 다른 강자와 세력에 의해 획득되었거나 아직 발견되지 않았어.""소문에 의하면, 다섯 개의 용심을 얻은 자만이 용족으로 가는 문을 찾아 수만 년 동안 이어져 온 용족의 비밀을 풀 수 있다고 하지. 심지어 불멸의 영약과 제계를 능가하는 최고의 비법까지 얻을 수 있다고 해!!!""당시 황제도 불로장생을 위해 용족으로 통하는 문을 찾았다고도 하지."한용의 말에 한지훈은 온몸이 떨렸다. ‘불멸의 묘약? 황제? 그리고 제계를 뛰어넘는 비법이라고?! 제계라니, 제계가 무엇이지?’한지훈은 황급히 한용에게 물었다. "할아버지, 제계가 무엇입니까?"한용은 한지훈을 한 번 쳐다보더니, 웃으며 대답했다. "비록 할아버지는 지금 천신계이지만, 인간 세상의 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하지만 천신계 위에는 매우 강력한 세 개의 경지가 더 있단다! 그 경지가 바로, 소문으로만 듣던 최고의 경지이지!""그것이 무슨 경지이죠?"한지훈이 물었다. "천신계 위에는, 인왕계가 있다! 현존하는 기록에 따르면, 고대에 인왕계에 도달한 현인은 28명에 불과했어. 인왕계 위에는 인황계가 있고 말이지! 고대에는 단 아홉 명이 경지에 도달했고 말이야. 그리고 마지막 사람은 만인의 입에 오르내리던 더없이 포악한 주왕이었어. 하지만, 실제 역사가 어떠했는지는 아무도 몰라.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그가 인간 세상의 마지막 황제였다는 거지!""그리고 인황계 위에는 가
이 말을 들은 한지훈은 숨이 거칠어질 수밖에 없었다. ‘할아버지는 도대체 얼마나 강하신 걸까?! 인왕계의 두 강자와 마주하면서도 그들을 물러나게 할 수 있다니!’ "언제 적 일인 거죠?"한지훈이 물었다. "북양 전쟁 때의 일이다. 할아버지가 널 구하러 갔던 날 말이야. 만약 내 추측이 맞았다면, 그 두 명의 강자는 한왕의 손에 있는 적용용심을 노리고 갔던 걸 거다."이 말을 들은 한지훈은 침묵했다.적용용심을 위해서라고? 그렇다면 자신은 이미 그들의 눈 밖에 났다는 것이 아닌가?한지훈의 얼굴에 드리워진 어두운 구름을 본 한용은 미소를 지으며 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지훈아, 할아버지가 있으니 안심하거라. 너에게 함부로 손을 쓸 사람은 없을 거다. 이 세계에는 법칙이 존재한다. 천신계의 강자는 이미 세상일에 간섭하는 일이 적어졌고, 인왕계의 강자는 말할 것도 없지. 그들이 만약 손을 쓴다면 산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질 거다. 따라서 그들은 일반적으로 거의 움직이지 않아. 그러니 적용용심이 네 몸에 있다는 걸 알아도 그들은 거리낌 없이 널 어찌할 수는 없을 거야."이 말을 들은 한지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가슴을 어루만졌다. 순간 한지훈은 고개를 들어 한용을 바라보며 흥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할아버지, 그렇다면 할아버지는 도대체 어느 경지에 계신 거죠? 천신계는 도대체 어떤 경지인 겁니까?"한용은 웃으며 한지훈을 바라보고는 뒷짐을 진 채 대답했다. "할아버지는 현재 사성 천급 천신에 불과하다."말을 마친 한용은 한지훈의 눈앞에서 사라지며 별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사성 천급 천신에 불과하다는 한용의 말이 오랫동안 한지훈의 귓가에 맴돌았다! ‘이럴 수가! 할아버지가 사성 천급 천신이라니…’너무나도 두려운 경지가 아닌가?! 천왕경이 이미 종점이라고 생각했고, 사성 천급 천왕이 이미 정점에 있는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천왕계 위에 천신계가 있었다니!게다가 한용은 천신계의 정상에 있었다…한지훈은 숨을 깊이 들이마셨고, 자신이 이성
그러던 중, 갑자기 낯선 번호가 걸려 왔다.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매혹적인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지훈, 나 아직 기억해?"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리고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추미연?""보아하니, 날 아직 기억하고 있네."휴대폰 너머로 추미연은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무슨 일이지?" 한지훈이 차갑게 물었다."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너랑 얘기를 나누고 싶어서."추미연이 말했다. "우리 둘 사이에 별로 나눌 얘기는 없을 것 같은데?"한지훈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래? 강우연 씨와 관련된 거라고 해도?"휴대폰 너머로 추미연이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렸다. "주소.""역시 당신같이 명쾌한 게 좋아. 케빈 호텔, 888번 스위트룸."한지훈은 전화를 끊은 뒤 심호흡을 했다.‘추미연, 도대체 뭐 하자는 거지?!’…30분 후.케빈 호텔 꼭대기 층에 있는 888호실 문 앞에 서 있던 한지훈은 턱을 괴고 한참 동안 생각에 잠겨 있다가 고민 끝에 초인종을 눌렀다.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한지훈은 항상 자신이 이런 짓을 할 때마다 바람을 피우는 것 같았다. 초인종을 몇 번 눌렀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문고리를 당겨보았는데 뜻밖에도 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 그는 양쪽에 있는 통로를 보더니 재빨리 몸을 피했고, 들어가자마자 코피를 흘릴 만한 광경을 마주했다! 추미연은 이미 샤워를 마친 뒤 젖은 머리카락을 뒤로 풀어 젖히며 몸에는 아주 짧은 흰색 목욕 타월을 두르고 있었다!목욕 타월은 가슴에 감겨 있지만 매듭만 지어져 있을 뿐이었다. 그녀의 아름다운 몸매는 모든 남자를 홀릴 수 있을 정도였고, 하얗고 긴 두 다리를 드러낸 채 슬리퍼도 신지 않고 맨발로 카펫을 밟고 있었다. 한지훈이 보기에도 이는 의심할 여지 없이 남자를 유혹할 수 있는 가장 매혹적인 복장이었다! 한지훈은 도무지 상상할 수 없었다.‘설마 지금 몸에 목욕 타월 하나만 두르고 있는 거야? 미인계를 사용하려고?’평범한 남자
추미연은 몸을 떨었고, 한지훈의 차가운 시선을 보자 갑자기 자신이 너무 도를 넘은 짓을 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게다가 이 방에는 그녀 혼자뿐이었기에, 그를 도발하면 도망칠 구석이 없었다. "그냥 궁금해서, 당신 같은 남자가 왜 강우연 옆에 있는지 말이야."추미연은 침착한 척하며 가슴을 곧게 폈다.한지훈의 눈은 계속 추미연의 눈을 바라보며 그녀의 눈에서 무언가를 읽고 싶었다."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야."한지훈이 싸늘하게 말했다."진지하게 말해보자, 넌 사업가 같지도 않은데 강우연에게 호의를 베푸는 목적이 뭐지?""물론 강중 의약 시장 때문이지."추미연의 얼굴에 떠오르던 미소가 점차 사라졌다. "추씨 가문의 해외 의약 시장으로는 부족한 건가? 왜 굳이 강중으로 온 거지?"한지훈이 날카로운 눈초리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사실 나도 지루하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할아버지가 한 번 와서 보라고 해서 온 거야."추미연이 무심하게 말했다."할아버지?"한지훈은 이전에 강우연이 말한 것을 떠올리며 중얼거렸고, 추씨 가문은 약왕파와 연관이 있는 듯했다. "그래, 넌 어찌 됐든 북양왕이니까 우리 할아버지가 가능한 한 너에게 잘 보이라고 했어… 네 도움만 얻을 수 있다면 추씨 가문은 전국적으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으니 말이야."추미연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고, 그녀는 손을 뻗어 한지훈의 목을 감쌌다. 추미연이 남자에게 이런 행동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한지훈은 그녀의 몸이 약간 떨리는 것을 분명히 느꼈다. "왜, 내가 지금 이렇게 입었는데도 뭘 더 하고 싶지 않은 거야?"추미연은 살짝 미소를 지었고, 그 미소에는 놀리는 듯한 느낌이 가득했다."이건 그냥 불장난일 뿐이지."한지훈이 차가운 눈으로 말했다."네가 불이라면, 날 좀 태워줘."추미연은 약간 앞으로 몸을 기울였고, 그녀의 행동은 의심할 여지 없이 남성에게 가장 치명적이었다! 한지훈의 눈썹이 찌푸려지더니, 그녀를 밀어내며 말했다. "그만해! 추미연, 내가 경고
그는 오는 사람은 마다하지 않고 소녀들과 친해졌다. 어린 소녀들은 그와의 관계를 더 깊게 하고 싶었으나 그에게 정중하게 거절당했다. 그의 옆에는 검은색 타이츠를 입은 여자가 요가볼을 이용해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다. 그 여자는 어깨까지 오는 짧은 머리에, 살짝 패인 볼과 정교한 눈썹을 가진 매우 세련된 얼굴의 소유자였다. 하지만, 이상한 점은 그녀가 허리춤에 단검을 차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자 옆에는 검은 조끼를 입은 남자가 폭발적인 근육을 뽐내며 팔짱을 끼고 서 있었다. 그의 눈빛은 매우 차가웠고, 온몸에서 싸늘한 기운을 내뿜었다. 그의 얼굴에는 ‘낯선 사람 접근 금지’라는 말이 쓰여 있는 듯했다! "서현, 어르신이 미연이를 강중으로 보냈다고?"칼 같은 눈을 가진 남자는 턱걸이를 마치고 뛰어내려 수건을 집어 들고 손을 닦으며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네, 둘째 도련님."근육질 사내가 말만 해도 땅이 흔들리는 듯했으며 콧소리도 매우 심했다. "그래, 내 여동생이 해외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 돼서 국내 일을 잘 몰라. 어렸을 때부터 나랑 잘 지낸 동생이 강중에서 괴롭힘이라도 당할까 무섭네."남자는 바로 용경 추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이자, 추미연의 친오빠인 추여복이었다! "셋째 아가씨께서는 강중에서 매우 안전하게 보내고 계십니다. 만약 둘째 도련님께서 걱정되신다면 여희를 보내셔도 됩니다."서현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래."추여복은 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며 물었다. "약왕파의 셋째 소종주가 강중에서 호되게 당하고 왔다던데.""맞습니다. 최근 강중에 굉장한 인물이 나타나 황학용과 오씨 어르신을 모두 다치게 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믿을 만한 정보에 따르면 두 검종의 종사 강자를 죽였다고 합니다."서현의 눈이 차가움으로 번쩍였고, 추여복은 저도 모르게 웃으며 말했다. "평소에 그렇게 날뛰던 황학용이 이번에 교훈을 좀 얻었겠네. 이치대로라면 황학용이 이대로 가만히 있지는 않을 건데, 약왕파에서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어?"그러자
한편, 강중에 있는 한지훈은 추미연의 호텔에서 떠난 뒤 우연 그룹으로 향했다. 강우연의 사무실에 들어서자, 그녀가 난처한 표정으로 전화를 받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여보, 무슨 일이야?"한지훈이 묻자 강우연은 전화기를 내려놓고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여보, 방금 엄마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둘째 삼촌이 사업에 문제가 생겨서 도와달라고 하시네요.""당신 둘째 삼촌? 서강안 말이야?"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렸다.서강안은 한지훈이 이전에 오군에 있었을 때 강우연에게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그는 영락없는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소인배였다. "맞아요. 엄마 말로는 둘째 삼촌의 회사가 백성호에서 문제가 생겨서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하시네요. 왜냐하면 우리 둘째 삼촌도 제약 사업을 하고 계시거든요."강우연은 망설이는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말했다. 그녀는 돕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었고, 그저 예전에 서강안이 그녀의 가족에게 어떻게 대했는지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강안의 가족은 당시 강우연의 가족을 얕잡아 보았고, 심지어 강우연이 한고운과 단둘이 살았던 시기에도 여러 번 그녀를 모욕했었다. "도와줄 거야?"한지훈이 묻자, 그녀는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여보, 번거롭겠지만 나 대신 좀 도와줘요. 어쨌든 내 둘째 삼촌이고, 지금은 우리 회사가 이렇게 커졌으니 내가 도와주지 않으면 말이 나올 것 같아서요. 게다가 우리 엄마도 방금 전화로 엄청 울면서 말을 하셨거든요…"그러자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래, 알겠어.""고마워요, 여보."강우연이 싱긋 웃어 보였고, 말을 끝낸 뒤 한지훈은 회사를 떠나 서강안과 통화를 했다. 한편, 서경희의 집에 있던 서강안은 한지훈의 전화를 받고 매우 흥분하며 말했다."조카사위? 잘 지냈어?""말씀하세요, 무슨 문제죠?"한지훈이 미적지근하게 물었다. "전화로 말하기엔 길어서, 자네가 있는 곳으로 가지."서강안이 말했다. …카페 안. "난 네가 도와주지 않을 줄 알았는데,
"경쟁이 있는 곳에는 갈등이 있는 법이죠, 그것은 정상입니다." 한지훈이 말했다."나는 당연히 정상적인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그 짐승 같은 자식들에게는 정상적인 경쟁이라는 개념이 없네. 3개월 전 그들이 협상하러 날 찾아왔고, 그들의 비즈니스팀에 합류하라는 제안을 했지."서강안이 말했다. "거절을 하셨군요."한지훈이 추측하며 말했다. "그래, 당연히 거절했지. 바보라도 그들이 내 명성에 의존해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려 한다는 걸 알 수 있을 테니 말이야. 어쩌면 내 회사를 삼키려 했을지도 모르지."서강안은 이를 악물었고, 얼굴은 붉어졌다."그런데 내가 그 자식들은 날 괴롭혔고, 보호비를 청구하거나 구매자인 척 가장해 우리 회사에서 판매하는 제품이 좋지 않다고 말하고, 건달들을 고용해서 우리 회사에 와서 소란을 피워댔지.""난 이 모든 걸 참아왔어. 어쨌든 인내를 하는 것도 필요하니 말이야. 하지만 불과 한 달 전에, 그 자식들은 내가 타협하지 않자 내 딸을 건드리기 시작했어. 사람들을 고용해 내 딸을 괴롭히고, 심지어는 미행까지 했네."서강안은 화가 나서 탁자를 내리치며 말했다. "경찰에는 신고하지 않은 겁니까?"한지훈은 이런 명백한 협박은 반드시 잡혀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신고를 했지. 하지만 한 무리가 잡히면 또 다른 무리를 고용하니 끝이 없어. 딸이 아직 그 대학에 다녀. 그렇지 않으면 난 진작에 회사를 옮겼어."서강안은 긴 한숨을 내쉬었고, 그들에게 시달리고 있는 것은 분명했다. "알겠습니다. 상황을 잘 이해했으니 제가 가서 이 일을 해결해 드리죠."한지훈이 말했다."정말인가?!"서강안은 갑자기 흥분했지만 이내 감정을 억눌렀다. 그는 서경희를 통해서 조카사위가 유명한 북양왕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가시죠."한지훈은 커피를 다 마신 뒤 말했다. 그는 일을 할 때에는 매우 단호했고, 곧장 서강안에게 그를 회사에 데려가 달라고 청했다. 그들은 곧 차를 몰고 강중을 떠났다. 정오가 넘어서 그들은 서강안의 회사
한지훈의 말에, 유장군은 한껏 미간을 찌푸렸다. 방금까지만 해도 한지훈에 대한 인상이 그런대로 괜찮았었는데, 한지훈이 뜻밖의 말을 꺼내자 유장군은 그를 달리 보게 되었다. 필칸트는 4성 천급 천왕계인데, 너 같은 사령관 강자가 찾아가서 괜히 남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죽음을 자초하는 꼴이 될 텐데? 일단 충돌이 발생하게 되면, 마영리를 되찾을 생각은 영원히 기대하지도 마! 그러나 한지훈은 필경 흑병대 사람이기에 유장군은 불만을 품고 있어도 겉으로 표현할 수는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용국에서의 흑병대 권력은 매우 놀라울 정도로 컸으니까. 만일 잘못 보였다가 한지훈이 용국으로 돌아가서 자신을 고발하기라도 한다면, 그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기왕 네가 기어코 죽으려고 그 길을 떠나려 한다면, 네가 과연 어떻게 결말을 맞이하게 될지 똑똑히 지켜볼게! 이내 진개국은 천천히 차를 길가에 세우고는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한 선생님, 신중히 생각하셔야 합니다. 오늘 저녁, 정말 필칸트를 만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게다가 그 사람은 기본적으로 저희 용인을 적대시하고 있습니다. 저희한테 매우 불친절한 태도를 보이고요!”그러자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래요? 저희 용인들에게 매우 불친절하다고요? 그럼 더더욱 그 사람을 알아가고 싶네요! 마침 유럽의 어린 천재들이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는지 궁금했거든요!”그 말을 들은 유장군은, 한지훈에 대한 불만이 더욱 커져갔다. 그러나 그에 반면 진개국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흑병대 본부가 한지훈을 파견한 이상 그는 반드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을 거라 믿었다. 이내 잠시 생각에 잠긴 진개국은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 선생님, 그럼 저희는 한 선생님이 뜻대로 진행하겠습니다! 가능한 한 빨리 선물을 준비하고, 저희는 저녁에 칸트 가문의 생일 파티에 참가하는 겁니다!”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사실 선물은 필요 없을 것 같아요. 1원짜리 봉투 두 개만
그 말에 진개국은 난색한 표정을 띤 채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한 선생님, 전 사실 그렇게나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칸트 가문은 프랑스 북성에서도 손꼽히는 대가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뿐만 아니라 유럽 전 지역에서도 서열 6위를 차지하는 대가문입니다. 반면 저는 단지 소상인일 뿐이라 그만큼의 대가문을 만나는 건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저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방법을 생각해 볼게요!”이내 진개국은 한지훈과 유 장군을 자신의 차에 태웠다. 사실 칸트 가문은 용국이나 미륙에서는 유명하지 않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아주 유명하다. 칸트 가문은 프랑스 북성의 공작 가문으로서, 지위는 말할 것도 없고 근 십여 년 동안 가문에서는 수많은 인재를 배출하였다. 용국과 달리 프랑스는 전투력으로 귀족 간의 서열을 구분하고 있었다. 근 몇 년간 칸트 가문은 젊은 세대 강자만 해도 네 명의 천왕급 인물을 배양시켰다. 심지어 그중 한 명은 4성 천급 천왕의 실력까지 달성했다. 그는 유럽의 유일한 천신계 강자인 안드레, 그리고 수제자 오마르와 함께 유럽의 어린 천재들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차에 오른 후, 유장 군은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 선생님, 진 선생이 전혀 힘을 쓰려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그의 말대로 칸트 가문은 지금 그야말로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들은 감히 마영리를 받아들이지도 못했을 겁니다!”“그러니 한 선생께서는 부디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주세요. 저희가 반드시 방법을 생각해 내어 칸트 가문 사람들을 만나도록 자리를 마련해 볼 겁니다!”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는 이곳에 처음 온 것이니 남에게 강요하기도 불편했다. 이때 한창 운전하고 있던 진개국이 한마디 했다. “한 선생님, 만약 정 빠른 시일 내에 만나 뵙고 싶으시다면 저에게 좋은 방법이 하나 있긴 합니다!”그러자 한지훈은 고개를 들어 물었다. “네? 무슨 방법이죠. 말해보세요!”진개국은 허허 웃
제이슨으로부터 간단한 설명을 듣고 난 한지훈은 그제야 대략적인 감이 잡혔다. 뒤이어 이틀 동안 한지훈은 줄곧 가족들과 시간을 함께 했다. 필경 이번 유럽 방문기는, 과연 얼마나 시간이 걸려야 돌아올 수 있을지 몰랐기 때문이다.그렇기에 제이슨 또한 마찬가지로 이틀 동안 용국 특산물까지 가득 사들고는 집안 어른들의 비위를 맞추어주기도 했다. 사실 그의 미래는, 이 집안에서 미움을 받게 되냐 아니냐에 달려 있었다. 자신의 가치를 더욱 높이려면 대가를 따지지 않고 더욱더 위로 올라가 가문에서 자신의 지위를 높여야 했다. 그리고 이틀 후, 한지훈은 제이슨과 함께 유럽행 비행기에 올랐다. 유럽으로 향하는 중, 한지훈은 제이슨으로부터 이번에 유럽 무도 학원에 모집된 용국인 학생은 6명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 6명의 실력은 대부분 사령관 경지에 머물러 있었고, 유럽의 학생들과는 전혀 비교할 수 없었다. 그 사실에 한지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창밖을 응시하였다. “그 말은 즉, 용국에는 천왕계 실력의 수강생이 한 명도 없다는 거네!”“주인님, 비록 천왕계 수강생은 없긴 하지만 그래도 용국에서는 두 명의 교사를 파견하게 됐습니다. 게다가 이 두 사람은 삼성 천왕계의 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니 제 생각에는 영향이 그리 크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제이슨은 한지훈에게 설명했다. 사실 이러한 학생 모집은 바로, 무도 학원이 고의로 용국을 소외시켜 다른 수단을 통해 용국을 배척하려는 것이었다. 그들의 야비한 속셈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드러냈다.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비행기는 프랑스의 수도에 착륙하였고, 제이슨은 한지훈을 데리고 가장 먼저 무도 학원으로 향하여 등록하였다. 이내 한지훈을 도와 학원에 이틀간의 휴가를 내고는, 한지훈을 데리고 무도 학원에서 빠져나오고 나서야 제이슨은 비로소 식은땀을 닦아냈다. “주인님, 방금 엄청 위험했어요. 아까 그 교관이 바로 러셀로란 가문 사람이었어요!”“방금 주인님께서 계속 아래
한지훈은 반드시 아무도 그의 정체를 알아채지 못하도록 조심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 유럽 여행은 적지 않은 어려움을 맞이할 수도 있게 된다. “한 선생님, 사실... 그 출입국 기록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한 선생님께서는 진 선생님과 함께 출국하셨기에 그 사실만으로도 한 군림의 정체가 바로 한 선생님이라는 걸 설명하는 겁니다!”나계홍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 말을 들은 한지훈은 곧바로 진우에게 문자를 보내, 즉시 그와 자신의 출입국 기록을 소각하라고 했다. 이내 한지훈은 나계홍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잘했어!”그러자 나계홍은 만면에 웃음을 띠며 말했다. “한 선생님, 일단 제 차에 타십시오. 제가 선생님을 한 씨 공관까지 바래다 드리겠습니다!”한 씨 공관? 그 말에 한지훈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강중을 떠난 지 이제 겨우 며칠밖에 안 됐는데 벌써 또 한 씨 공관으로 돌아가야 한다니. 어두워진 한지훈의 표정에 나계홍은 급히 해명했다. “한 선생님, 사실 변한 건 크게 없습니다. 다만 인테리어를 조금 개선했을 뿐입니다. 이것 또한 도청 선배님의 뜻이라 전 단지 명령받은 대로 진행한 것뿐입니다.” “그리고 이 기회에 새로 이름까지 지었습니다. 필경 사모님도 이젠 국부인의 신분이 되셨으니 공관이라고 부르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나계홍의 얘기를 들은 한지훈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고는 차에 올라탔다. 그렇게 차는 한 씨 별장으로 향했다. 지금의 한 씨 별장은, 며칠 전 한지훈이 지냈을 때의 모습보다 훨씬 웅장했다. 담장만 해도 높이가 어마어마하게 올라가 있었고, 담장 정중앙에 있는 별장은 앞문과 뒷문으로 향하는 길에 모두 1리 정도 되는 광활한 땅을 두고 있었다. 이는 도청 전인이 강우연의 안전을 위해 내린 조치였다. 또한 주위에 안배한 천검종 제자 초소들 중, 가장 실력이 약한 초소라 하더라도 최소 4성 전신계 강자였다. 일반 무종이라면 감히 한 씨 공관에 한 발짝도 들어갈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게다가
한지훈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강중에 벌써 도착했다고?”“그렇습니다. 저는 가문을 대표해서 용국 무도 학원에 입학할 학생들을 선발하러 온 겁니다. 이틀 안에 오륙으로 돌아가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가문 사람들이 의심할 겁니다!”제이슨은 한지훈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시간이 이렇게 촉박하다고?”한지훈은 의아한 듯 물었다.“주인님, 사실상 무도생은 이미 내정되어 있고 저는 형식적으로 얼굴만 비추는 겁니다. 혹시 미리 정해둔 학생과 얼굴이 좀 다른지 정도만 확인하면 됩니다!”“다른 건 제가 나설 일도 아니고요. 하지만 제 권한으로 주인님은 실력 테스트를 면제해 드릴 수 있습니다!”제이슨이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좋아, 오늘 오후에 바로 강중으로 돌아가지.”한지훈은 짧게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고, 국왕은 한지훈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한지훈 사령관, 이번에 오륙에 가는 김에 용국을 위해 한 사람만 데려와 줄 수 있겠나? 그자는 광명존과 매우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하네.”“하지만 칸트라는 가문에 의해 숨겨져서 우리가 사람을 보내 몇 번이나 교섭을 시도했지만 전부 허탕만 쳤지!”한지훈은 눈썹을 두어 번 꿈틀거리며,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오? 그자의 이름이 뭡니까?”“마영리! 한때 흑병대 소속이었으나, 어느 날 갑자기 자취를 감춰버렸지. 광명존의 입을 통해 알아낸 사실인데, 그자가 용국의 기밀 문서를 다수 가지고 있다고 하더군!”“다만 그 문서들은 용국 내에 있어서, 섣불리 용국으로 돌아오지는 못하고 있다고 하니……”국왕은 말을 하다 말고 진우에게 시선을 돌렸고, 진우는 재빨리 말을 받았다. “그 기밀 문서들이 바로 그자가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패인 셈입니다. 그자는 분명히 다른 사람에게 문서를 넘기려 하지는 않을 겁니다. 마영리만 잡아들여서 기밀 문서를 전부 없애 버리면, 모든 게 해결될 겁니다!”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좋습니다, 최선을 다해보죠.”진우는 명함 한 장을 한지훈에게 건네며
“오늘, 진왕검이 제자리를 찾았으니, 우리 용국의 국운은 창대하리라!”쏴아!진왕검의 칼날에서 섬광이 터져 나오며, 순식간에 대지를 환하게 비추었다!양옆으로 서 있었던 사졸들은 일제히 총을 높이 치켜들고, 국왕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수많은 백성 또한 일제히 무릎을 꿇고 큰 목소리로 환호했다. 백 발의 예포가 울려 퍼지는 웅장한 굉음이 멎은 후에야, 한지훈은 몸을 일으켜 국왕에게 말을 건넸다. “국왕 폐하, 백여 년 전 진왕검을 강탈해 갔던 카일 가문이 오늘 폐하께 머리 조아려 사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엎드려 있습니다!”말을 마친 한지훈은 몸을 살짝 옆으로 비켜서며 손짓으로 안드레 일행을 가리켰다.한지훈의 손끝이 향한 곳을 바라보니, 안드레와 카일 가문의 무리들이 고개를 푹 숙인 채 풀이 죽은 모습으로 앞으로 걸어 나오고 있었다.국왕은 부릅뜬 눈에서 날카로운 광채를 뿜어내며, 눈앞에 서 있는 수십 명의 무리를 매서운 눈빛으로 쏘아보았다!비록 그들이 백여 년 전 진왕검을 강탈했던 원흉들은 아니었지만, 나라의 원한과 가문의 깊은 슬픔은 뼈에 사무쳐 잊을 수 없었다!“무릎 꿇어라!”수천 명의 어림군이 일제히 우렁찬 함성을 내질렀다.“무릎 꿇어라!”수만 명의 백성들 또한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천신계 강자인 안드레조차 국왕과 어림군, 그리고 용국 백성들이 뿜어내는 거대한 위압감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그의 뒤에 서 있던 카일 가문 사람들은 한지훈의 명령이 떨어지기도 전에 이미 무릎을 꿇고 엎드려 있었다.“안드레, 무릎을 꿇어라! 그리고 나의 용국 국왕께, 열 번 머리를 조아려 사죄하라!”한지훈은 뒷짐을 진 얼음장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명령했다.털썩!안드레는 망설임 없이 무릎을 꿇었고, 고개를 쳐들고 국왕을 똑바로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저 안드레가 카일 가문을 대표하여, 용국의 국왕 폐하와 용국 만백성에게 사죄드립니다!”말을 마친 안드레는, 두 눈을 감고 오만했던 고개를 숙였다.쿵!무거운 굉음과 함께, 안드레의 이마가 땅에
용칠은 소매로 이미 굳어버린 눈가의 핏자국을 거칠게 훔쳐냈고, 두 손으로 정복자의 검을 높이 치켜들었다. 검자루를 움켜쥔 그의 손에 온 힘이 실리며 있는 힘껏 검을 휘둘렀다!오마르는 섬뜩한 냉기를 뿜어내는 정복자의 검날이 자신의 목을 향해 쏜살같이 날아오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며 절규에 가까운 비명을 내질렀다. “아악! 안 돼!”푸욱!묵직한 파열음과 함께, 오마르의 머리가 공중으로 높이 솟아올랐다. 잘려나간 머리가 뒹굴고, 몸통은 핏물을 왈칵 쏟아내며 갑판 위로 푹 쓰러졌다.오마르의 시체가 갑판에 쓰러지는 것을 본 안드레는 눈앞이 캄캄해졌고, 몸을 휘청이며 정신을 잃기 직전이었다.오마르는 그가 가장 아끼는 제자이자, 미래의 후계자였다!20년 안에 천신계에 발을 들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강자였거늘!그런 제자가, 하필이면 용국에서 온 저 정체불명의 젊은이를 잘못 건드린 탓에 목이 잘려 죽다니!“안드레, 네놈이 직접 카일 가문 사람들을 이끌고 용경으로 가서 국왕께 머리 조아려 사죄하도록 하라. 불만은 없겠지?!”한지훈의 싸늘한 목소리가 귓가에 박혔다.안드레는 두 눈을 질끈 감았고, 치욕감에 북받쳐 오르는 눈물을 억지로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불… 불만 없습니다!”한지훈은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용칠의 손에 들린 정복자의 검을 가리키며 다시 말했다. “이 검은 내 친구에게 선물로 주겠다. 괜찮겠나?”괜찮겠냐고?!안드레는 속으로 쓴웃음을 삼켰다. 감히 안 된다고 말할 수 있을 리가.그는 감히 그럴 수 없었다!안드레는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 “괜찮습니다!”한지훈은 뒷짐을 진 채 뱃머리로 걸어가 거친 바다를 바라보았다. 이때 유람선은 이미 방향을 틀어 용국을 향해 뱃머리를 돌린 후였고, 밤낮으로 꼬박 하루를 항해한 끝에 유람선은 용국의 북방 항구에 닿았다.이곳에서 용경까지는 불과 200리 떨어져 있었고, 세 시간도 채 되지 않아 한지훈 일행은 용경으로 돌아왔다.천자각.흑병대로부터 진왕검이 용국으로 돌아왔다는
저분은 틀림없이 한지훈 사령관님이시다! 한지훈의 모습을 또렷이 확인하는 순간, 용칠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주체할 수없이 쏟아져 내렸다!그는 이미 죽음을 각오하고 있었고, 국보인 진왕검을 되찾지 못하고 이 자리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이 한스러울 뿐이었다!애초에 이 배에 오를 때부터 용칠은 살아 돌아갈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상대가 아무리 모진 고문을 가해도, 그는 단 한 마디의 정보도 입 밖에 내지 않았다!한지훈은 성큼 걸음을 옮겨 용칠의 바로 앞에 섰고, 온통 피투성이인 용칠을 내려다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누가 그랬느냐!”한지훈의 질문에 오마르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버렸고, 그는 안드레를 향해 도움을 갈구하는 눈빛을 보냈다.“한지훈 선생님, 저희는 정복자의 검을 기꺼이 내놓겠습니다. 그리고 용국 국왕께 무릎 꿇고 사죄드릴 것을 맹세합니다! 부디......”안드레가 한 걸음 나서며 공손하게 말했다.그의 속내는 뻔했다. 사람이 죽은 것도 아니니, 이쯤에서 적당히 마무리 짓고 넘어가자는 것이었다.“내가 너에게 묻고 있다.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냐?”한지훈은 안드레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고개를 돌려 용칠에게 다시 물었다.용칠은 심호흡을 한 번 크게 내쉬고,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려 안드레 뒤에 서 있는 오마르를 가리켰다.“한지훈 선생님, 저는......”안드레가 다시 입을 열려는 순간.짝!한지훈의 손이 번개처럼 움직여 안드레의 뺨을 후려쳤고, 싸늘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네놈을 살려둔 것만으로도 이미 은혜가 하늘에 닿을 듯하거늘, 쓸데없는 소리를 한마디라도 더 지껄였다간, 그땐 죽음뿐이다!”안드레는 침을 꿀꺽 삼키고 입을 다물었고, 천천히 뒷걸음질 쳐 물러섰다.“저놈을 쳐 죽여라!”한지훈은 손가락으로 오마르를 가리키며 명령했다.“예!”용칠은 즉시 앞으로 튀어 나가 주먹을 휘둘러 오마르의 얼굴을 강타했다.퍽! 퍽! 퍽!연달아 세 방의 주먹이 꽂혔고, 오마르는 코와 입에서 피를 뿜어냈다. “네
너무 업신여긴다고?!한지훈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진왕검을 손에 쥔 채 안드레의 코앞까지 다가가 냉랭하게 쏘아붙였다. “업신여겨? 네놈은 아직 업신여기는 게 뭔지도 모르는 모양이군!”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섬광처럼 뻗어나간 발이 안드레의 뺨을 후려갈겼다!경쾌한 파열음과 함께, 안드레의 뺨에는 선명한 신발 자국이 새겨졌다.“감히 나의 용국 백성을 살해해? 천벌 받을 놈!”한지훈은 손을 휘둘러 다시 한번 안드레의 뺨을 강타했다. 하지만 그의 몸이 해수면에 닿기도 전에, 한지훈이 손을 뻗자 불가사의한 힘이 안드레를 끌어당겨 다시 한지훈의 눈앞으로 되돌려 놓았다.콰앙!한지훈의 묵직한 주먹이 안드레의 흉곽 정중앙을 꿰뚫었다.“커헉!”안드레는 입안 가득 피를 쏟아내며 곧장 바다 밑으로 가라앉기 시작했다.쏴아아!한지훈이 손을 들자, 심해에서 검은 소용돌이가 솟아올랐다. 소용돌이는 안드레의 몸을 휩쓸어 수면 위로 끌어올리더니, 순식간에 백 미터 상공으로 솟구쳐 올랐다!“묻겠다, 카일 가문을 용경에 끌고 와 무릎을 꿇고 사죄하라는 것에 이의가 있나?!”한지훈은 손을 뻗어 안드레의 멱살을 움켜쥐고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고, 안드레는 숨을 헐떡이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이의 없습니다!”숨조차 제대로 쉬기 힘든 상황에, 안드레의 얼굴은 불타는 듯 뜨거웠다.그가 누구인가?발 한 번 구르면 오륙 전체가 떨며 그 앞에 무릎 꿇게 만들 수 있는 안드레였다!그런 그가 지금, 굴욕을 삼키고 있었다.평소라면 일국의 국왕조차 함부로 알현할 수 없는 존재가 아니던가. 국왕이라 할지라도 그를 만나려면 삼고초려를 해야 했고, 막상 만난다 해도 깍듯하게 예를 갖춰야 했다.하지만 지금은?한지훈의 눈앞에서 그는 그저 굴욕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나의 용국 백성에게 사죄하라 명할 것이다. 불만 있나?!”한지훈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고, 진왕검은 섬뜩한 빛을 뿜어냈다!“없… 없습니다!”안드레는 이를 악물고 간신히 말을 내뱉었다.“무릎 꿇어라! 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