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훈이 웃으며 말했다.“아주 잘했어.”칭찬을 받은 강우연의 입가에 미소가 진해졌다.그녀는 간단히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은 뒤에 한지훈에게 말했다.“여보, 오늘 비즈니스 파티가 있는데 꼭 참석해야 할 것 같아요. 나랑 같이 가요.”“그래? 그렇게 중요한 파티야?”“네. 우리가 강중에 온지 얼마 안 됐잖아요. 이번 기회에 인맥을 넓혀두면 좋을 것 같아요.”강우연은 어느새 검은 드레스로 갈아입고 연한 화장을 한 뒤에 다이아몬드 귀걸이를 귀에 착용했다.한지훈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아내를 바라보았다.운동을 시작한 뒤로 그녀는 분위기마저 확 달라져 있었다.머리를 틀어올려 매끄러운 목선과 등라인을 강조하고 한 손에 잡힐 것 같은 매끈한 허리는 남자의 욕구를 자극했다.한지훈은 다가가서 아름다운 그녀를 품에 안고 입을 맞추며 말했다.“당신 오늘 너무 예쁜걸?”강우연은 새침하게 그를 흘겨보고는 등을 떠밀었다.“장난치지 말고 어서 옷이나 갈아입어요.”한지훈은 아쉬운 표정으로 의상실로 가서 정장을 갈아입었다.준비가 끝난 뒤, 강우연은 한지훈의 팔짱을 끼고 별장을 나와 밴에 올라탔다.그들을 태운 차는 강중의 로얄 패밀리 호텔 앞에서 멈추었다.오늘 파티에 입장할 자격을 가진 사람들은 유명 기업가와 실력을 인정 받은 엘리트들이었다. 강우연은 한지훈과 함께 홀에 입장한 후에 구석진 곳을 찾아 자리에 앉았다.강우연의 외모가 너무 튀어서인지 적지 않은 젊은 청년들과 기업가들이 다가와서 먼저 그녀에게 인사를 건넸다.그리고 잠시 후, 홀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입구를 향해 달려갔다.“여보, 우리도 가보죠.”강우연이 말했다.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녀와 함께 입구 쪽으로 향했다.잠시 후, 호화 외제차가 앞에서 멈추더니 준수한 외모의 젊은 남자가 차에서 내렸다. 그의 뒤로는 험악한 인상의 경호원들이 따르고 있었다.오늘의 주최자 강중 이강 그룹의 왕 회장은 다급히 달려가서 아부 섞인 웃음을 지으며 남자에게 인사를 건넸다.“소종주님, 드디어 오
강우연 주변에 서 있던 사람들은 긴장한 얼굴로 양옆으로 길을 비켰다.아무도 감히 나서서 간섭하지 못했다.그도 그럴 것이 상대는 청문종 소종주였다.강중에서는 1, 2위를 다투는 문파였다.게다가 의약 종문이기도 했다.중문 내에는 수많은 제약 회사들이 군침을 흘릴만한 처방과 신기한 약재들을 보유하고 있었다.수많은 제약 회사가 청운종에 러브콜을 보냈지만 그들은 속세의 제약 기업들을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시중에 유통되는 치료약들 일부분은 청운종에서 자체로 제작한 것들이었다.청운종 휘하에도 적지 않은 제약 회사들을 운영하고 있었기에 다른 회사와 거래할 이유가 없었다.그룹 단위의 대형 기업이면 몰라도 일반 기업들을 그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그리고 이 강중에는 청운종이 인정할만한 제약 회사가 존재하지 않았다.그래서 유은우가 건방지고 사고를 많이 쳐도 그와 척을 지지 않으려면 떠받들 수밖에 없었다.용국의 무종은 속세의 원칙과 규정을 준수한다는 규정이 있었지만 대부분 무종 문파의 사람들은 일반인들을 무시하고 권력을 휘두르기 좋아했다.용국의 근간이 무력이기 때문이었다.그리하여 무종 문파는 용국 경내에서 두려움의 대상이었다.천자각의 용 선생 역시 용국 최대 무종인 무신종 출신이니 더욱 그랬다.용국의 2대 국왕은 무신종의 소종주 출신이었다.그리하여 무신종은 용국에서 천자각과 동일시되는 무한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무신종이 정부의 운명을 좌우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유은우 신변의 두 경호원은 서늘한 살기를 뿜으며 강우연에게로 성큼성큼 다가갔다.군왕급 실력의 강자였기에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그들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그들은 강 건너 불 구경하듯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청문종에서 문지기를 하는 사람이라도 속세로 나오면 기업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존재였다.두 경호원은 싸늘한 시선으로 강우연을 바라보며 그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강우연은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섰다.그와 동시에 우드득 하고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왔다.강우연의
한지훈이 누구인가?그는 용국의 북양왕이었다.우드득!사람들의 경악한 시선 속에 한지훈은 담담히 손을 뻗어 상대의 주먹을 잡았다. 그리고 놀란 상대의 얼굴을 뒤로하고 손목을 살짝 비틀었다.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아찔하게 들려왔다.“악! 내 손!”그 경호원은 처참한 비명을 질러댔고 주먹에서는 피가 철철 흐르고 있었다.“꺼져!”한지훈은 분노한 목소리로 욕설을 뱉으며 상대의 귀뺨을 날렸다. 그 경호원은 힘없이 밀려나가며 기둥에 머리를 찧었다.순식간에 기둥이 쩍하고 갈라졌다.천장의 샹들리에가 짤랑짤랑 소리를 내며 흔들렸다.모두가 경악한 눈으로 한지훈을 바라봤다.유은우의 경호원을 한방에 쓰러뜨리다니!대체 이 사람은 누굴까?누구기에 이렇게 겁 없이 행동하는 것일까?“저 인간 누구야? 대체 무슨 용기로 소종주의 사람에게 주먹질을 한 거야?”“큰일이야. 소종주 뒤끝 장난 아닌데. 자기 사람이 맞아서 자존심이 엄청 상했을 거야.”“청운종을 적으로 돌리다니….”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작은 소리로 수군거렸다.한편, 유은우는 양손을 바지 주머니에 찔러넣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바닥에 쓰러진 경호원과 한지훈을 번갈아보다가 말했다.“젠장! 지금 내 사람을 쳤어? 너 죽고 싶어? 너 내가 누군지 몰라?”한지훈은 강우연의 앞을 가로막고 서서 서늘한 눈으로 유은우를 바라보며 말했다.“네가 누군지는 관심 없고 내 마누라한테 무례하게 군 거 사과해!”그 말을 들은 유은우는 순간 당황했다가 배를 잡고 웃음을 터뜨렸다.“지금 뭐라고 했어? 나한테 네 마누라를 상대로 사과를 하라고?”유은우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한지훈을 손가락질하며 소리쳤다.“너 머리에 물 들어갔어? 모르면 옆에 있는 사람들한테 물어봐. 대체 누가 감히 나 유은우의 사과를 받을 수 있는지?”주변인들은 머리를 푹 숙이고 작은 소리로 한지훈에게 말했다.“젊은 친구, 당장 소종주께 사과해. 이러다가 자네 정말 죽을 수도 있어.”“강중에서 청운종은 건드리면 안 되는 거야.”“이러면 자
현장에는 무거운 정적이 감돌았다.사람들은 숨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했다.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지?청운종 소종주가 일반인에게 맞아서 코피가 터져?유은우에게 무릎킥을 날린 이 사내는 대체 누구지?청운종을 그냥 무시한다는 건가?청운종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몰라서 저러는 걸까?유은우는 코를 부여잡고 부들부들 떨며 뒤로 물러섰다. 걸죽한 피가 그의 손가락을 뻘겋게 물들였다.유은우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그는 왼손으로 태연한 얼굴을 하고 있는 한지훈을 손가락질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너… 감히 나 쳤어? 내 코, 내 이빨… 죽여버릴 거야! 너희는 뭘 멍하니 서 있어? 당장 저놈을 죽여버려!”유은우의 고함과 함께 남은 두 명의 경호원이 순식간에 한지훈에게 달려들었다.하지만!쾅쾅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둘은 그대로 공중을 날아 화단에 추락했고 다시는 일어서지 못했다.유은우는 멍한 얼굴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그는 주변에 널브러진 자신의 경호원들과 자신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오는 한지훈을 번갈아보다가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않았다.“너, 오지 마!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경고하는데 나 청문종 소종주야! 청문종은 용국에서 랭킹 50위 안에 드는 문파라고! 강중에서는 1, 2위를 다투는 존재야. 우리 아버지는 무도의 대가라고! 나 건드리면 우리 아버지가 직접 너를 찾아갈 거야!”이 순간 자존심이 꺾인 유은우의 모습은 초라하고 추했다.한지훈은 그의 앞으로 다가가서 그를 내려다보며 싸늘하게 말했다.“그래? 네 아버지가 무도의 대가라고?”“맞아! 우리 아버지 엄청 강해! 전쟁부의 전신강자와 실력을 나란히 할 정도라고! 너 같은 일반인 하나 제거하는데는 1분도 안 걸릴 거야! 당장 나한테 사과하고 네 마누라를 우리 집으로 보내. 한달 놀다가 싫증나면 돌려보낼게. 그러지 않으면 내 전화 한 통에 너희 가족 목숨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유은우는 두려움을 감추려고 미친 사람처럼 고함을 질렀다.한지훈은 담담히 고개를 흔들고는 뒤에 있는
유은우는 한지훈의 말에 겁에 질려 이마에서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렸다.“너… 꿈 깨! 우리 청운종은 강중의 독자적인 의약 문파야. 너희 같은 버러지들에게 사과할 이유가 있어? 너 정말 죽고 싶구나?”유은우가 분노한 목소리로 고함을 질렀다.한지훈은 대수롭지 않게 어깨를 으쓱하고는 말했다.“꼭 끝장을 봐야겠다는 거지?”말을 마친 그는 다리를 뻗어 유은유의 한쪽 다리를 지그시 밟았다.순식간에 우드득 하는 소리와 함께 유은유의 왼쪽 다리가 골절되었다.유은우의 처참한 비명이 건물을 찢을 것처럼 울려퍼졌다.그는 그 자리에서 기절하고 말았다.한지훈은 싸늘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흔들고는 뒤돌아서 연회장을 나갔다.한지훈이 떠난 뒤, 입구에 모였던 기업인들은 그제야 쓰러진 유은우에게 달려갔다.“소종주, 괜찮으세요?”“소종주, 정신 좀 차려보세요….”“당장 구급차 불러! 멍하니 서서 다들 뭐 하는 거야!”10분 뒤, 유은우는 병원으로 실려가서 응급수술을 받았다.그리고 몇 시간 후, 의식을 회복한 유은우는 얼굴에 칭칭 감고 있는 붕대와 왼다리를 감싼 석고를 보고 분노의 고함을 질렀다.“내 다리! 내 다리!”한참 후, 병실 문이 열리고 뚱뚱한 체형에 음침하게 생긴 중년 사내가 안으로 들어왔다.그는 들어오자마자 유은우에게 굽신거리며 말했다.“소종주, 괜찮으세요? 저는 강중 익기 제약의 회장 방명학입니다. 여기 제 명함이고 침대머리에 놓아드렸습니다.”유은우는 인상을 잔뜩 찡그리고 방명학을 바라보며 물었다.“우리 아는 사이야?”방명학은 아부 섞인 미소를 지으며 유은우의 상처를 살피고는 말했다.“소종주 같은 분이 어찌 저를 기억하시겠습니까. 다만 우리가 죽여버리고 싶은 상대가 동일인물이라서요.”“그게 무슨 소리지?”유은우가 인상을 쓰며 물었다.“우연 제약이요. 강우연 남편이라는 인간이 소종주께 이런 무례를 범했는데 제가 어찌나 가슴이 아프던지! 대체 어떻게 그런 인간이 다 있대요? 어떻게 귀하신 분을 상대로 그런 야만적인 행동을 할 수
방명학은 이 말을 듣자 그의 얼굴은 흥분으로 가득 차 있었고, 입가에 냉소를 감추고 있었다. 유은우는 즉시 휴대폰을 꺼낸 뒤 전화를 걸어 큰 소리로 화를 냈다. "나다, 소종주! 잘 들어, 지금 당장 종문의 무도 고수 100명을 소집하라! 그리고 즉시 우연 그룹을 포위하도록! 내일 아침, 나 소종주는 우연 그룹의 대문을 부수고 강우연 대표와 한지훈이 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살려달라고 빌게 만들겠다!"전화 너머, 강중의 산봉우리에 위치한 청운종 종문 안. 검은 연마복을 입은 중년의 남자는 방금 전까지 종문의 제자들에게 무예를 가르치고 있었다.밤낮으로 무술을 익히면 하늘과 땅 사이의 자연의 기운을 삼킬 수 있었고, 몸 전체의 경맥을 펼 수 있다.물론 어떤 사람들은 이른 아침에 무술을 연마하기도 했으며, 이 또한 실제로 천지간의 자연스러운 기운을 발산하는 방법이기도 했다.순간, 그는 휴대폰에 대고 정중하게 말했다."예, 소종주님, 지금 바로 준비하겠습니다!"전화를 끊은 남자는 고개를 들어 별이 빛나는 밤을 바라보았다.그의 얼굴에는 눈가부터 입가까지 칼자국이 나 있었고,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오싹하게 만들었다. 그는 청운종 제일의 무도 교도관이자 청운종 종주 휘하의 4대 고수 중 한 명으로, 청운종 흑호 장교의 칭호를 가지고 있었다. 청운종의 등급 제도는 매우 엄격했고, 용국 무종 각 문파의 위계는 매우 삼엄했다. 종주는 장문이고, 종주 아래 장교의 지위가 있었으며 각자의 직무를 수행한다. 장교 아래에는 장로이고, 장로 아래가 바로 각 당의 집사와 제자들이었다. 제자는 정식 입문 제자와 외문 제자로 나뉘었으며, 보통 세속적인 거물이나 호족의 도련님은 외문 제자의 신분으로 무종 문파에 들어가고 싶어 했다.또한 돈이 좀 있다면 입문 제자의 신분을 얻을 수도 있다. 특정한 세력과 인맥이 있는 사람이라면 종문의 객경 신분이 쥐어졌고, 종문 장로와 동등한 지위와 권리를 누리게 된다. 이때, 흑호 장교는 오싹한 한기를 내뿜으며 광
이때, 태양이 막 떠오르며 강중 전체를 밝게 비췄고, 금빛 색채가 반짝였다. 우연 그룹 건물 앞에는 청색 연마복을 입은 수백 명의 사람들이 두 다리를 벌린 채 뒷짐을 지고 있었고, 번쩍이는 눈빛을 한 채 마치 투창처럼 제자리에 꼿꼿이 서 있었다. 그들의 몸에서는 매서운 한기와 위압감이 뿜어져 나왔고, 주변을 지나가던 행인들도 그들을 멀리 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몇몇 겁이 없는 사람들은 휴대폰을 들고 몰래 동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올렸고, 순식간에 여론이 형성되었다. "미쳤다! 이 사람들 뭐야? 뭔데 이렇게 가지런하게 서 있는 거지?""청운종 사람들 아닌가? 누가 청운종을 화나게 한 거야? 청운종은 강중에서 손꼽히는 의약대종인데 말이야!""이것 좀 봐! 우연 그룹인 것 같은데…… 요즘 강중에서 잘 나가는 제약회사 아니야? 듣자 하니 최근에 돌연 강중 의약계에 나타나서 핫하다고 하던데! 게다가 외지인이 차린 회사이니……""이렇게 보니 우연 그룹이 미움을 산 게 맞네…… 끝났네 끝났어, 다른 데도 아니고 청운종에게 미움을 샀으니 말이야."이 순간, 최전선에 서 있던 사람은 당연히 검은 연마복을 입은 흑호 장교였다.그의 눈은 흐릿했고, 눈앞의 우연 그룹의 건물을 쳐다보며 매서운 한기를 내뿜었다.잠시 뒤, 검은색 고급 비즈니스 차량이 빠르게 달려왔고, 차 안에 있던 유은우는 간호사의 부축을 받으며 휠체어를 타고 다가왔다. 그는 격양된 목소리로 말했다."흑호 삼촌, 드디어 왔네!"이때 흑호 장교는 몸을 돌려 휠체어에 앉아 있는 유은우를 보았고, 즉시 안색이 바뀌며 다급하게 그의 곁으로 가서 물었다. "소종주님, 왜 이렇게 되신 겁니까? 누가 한 짓이죠? ! "그의 목소리에 우연 그룹 건물 전체가 진동했다!유은우는 청운종의 소종주가 아닌가, 그런데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얻어맞다니, 이는 청운종의 체면을 구기는 일이나 다름 없었다! 유은우는 재빨리 우연 그룹 건물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흑호 삼촌, 바로 이 우연 그룹이 한 짓이야! 이 우연
30분 뒤. 우연 그룹은 이미 초토화됐다. 흑호 장교는 이때 한 직원의 머리에 발을 올린 뒤 짓뭉개버리며 오만한 목소리로 물었다."당신 대표와 그 사람의 남편은 어디에 있지? 당장 나오라고 해! 그렇지 않으면, 오늘 다 죽는 거다!!!"홀에 쓰러져 있던 직원들은 모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저도… 저도 모릅니다… 제발, 제발 저희를 살려주세요, 저희는 그저 직원일 뿐입니다…"직원은 필사적으로 자비를 구했고, 흑호 장교는 여전히 싸늘한 말투로 대답했다."모른다고? 이거 좋은 말로 해서는 안 되겠네!"그러자, 흑호 장교는 발을 든 뒤 거세게 바닥으로 내리꽂았다. ‘콰득’하는 소리와 함께 그 직원의 손목은 순식간에 흑호 장교의 발에 밟혀 부러졌다! "아아악! 내 손, 내 손..."직원은 고통스러워하며 비명을 질렀고,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곧장 기절하고 말았다. 그 후, 흑호 장교는 싸늘한 눈빛으로 바닥에 쓰러져 있거나, 모퉁이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직원들을 보며 큰 소리로 외쳤다."직원들을 모두 묶어서 건물 입구에 걸어놓도록! 본 장교는 강우연과 한지훈이 과연 겁쟁이처럼 끝까지 나타나지 않을 건지 지켜보겠다!""예!"제자들이 일제히 대답했다. 이때, 서은정이 멀리서 달려와 다급하게 소리쳤다."멈춰! 당장 그 손 멈추라고! 당신들 뭐야? 왜 우리 회사에 와서 소란인 거지?! 당장 나가지 않으면 경찰을 부르겠어!"서은정은 휴대폰을 꺼내 경찰에 신고하려 했다. 하지만 한 제자가 재빨리 그녀에게 달려들어 휴대폰을 낚아챘고, 그녀를 바닥에 쓰러뜨려 제압했다. 순식간에 서은정의 뺨이 부어오르며 입가에는 피가 흘렀다. 얼굴의 통증에 그녀는 온몸이 떨렸지만, 소리를 지르지 않고 고개를 들어 그녀를 향해 걸어오는 흑호 장교를 분노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며 소리쳤다."우리 대표님과 한지훈 씨가 절대 당신들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흑호 장교는 서은정의 앞에 서서 내려다보았고, 뺨을 가리고 있는 서은정을 보며 냉소했다."그래? 그럼 본 장교는
이 순간, 동방소조차 넋을 잃고 있었다. 저자가 정말 동방 오우란 말인가?! 그의 위세는 그야말로 경천동지할 수준이었다.동방 가문에서 언제 이렇게 강력한 인물이 나왔단 말이지?그가 동방 가문을 위해 싸우든 아니든, 한지훈을 죽이기만 하면 동방 가문에 엄청난 공헌이 되는 셈이었다.그러니 동방소가 진우의 외침에 귀 기울일 리 없었다.“한지훈, 이제야 내 진가를 알겠느냐! 봐라, 이것이 바로 나의 진정한 실력이다! 놀랍고 두렵지 않은가?”지금의 동방 오우는 천하를 내려다보는 태도로 냉혹한 눈빛을 한 채 한지훈을 응시하고 있었다.이것이야말로 그의 숨겨둔 패이며, 그의 가장 큰 자신감이었다.용국에서 수백 년 동안 천지 대진법을 이해한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그는 예외였다!그 덕분에 동방 오우는 화산에서 가장 중시받는 신세대 제자 중 하나가 되었던 것이다.이번 전투가 끝난 후, 그는 반드시 이름을 떨치고 강자의 정점에 설 것이라 확신했다.무적천이나 황약사도 그의 눈에는 단지 나이가 많아 허울뿐인 고루한 인물이었다. 그들이 과연 그와 겨룰 자격이 있단 말인가?!그의 재능은 아무도 따라올 수 없는 수준으로, 그의 스승이 직접 평가한 바였다.더구나 용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놓고 봐도, 스물여섯 살에 이토록 놀라운 성취를 이룬 자가 또 있을 리 없었다.오직 동방 오우만이 '용국의 천재'라 불릴 자격이 있었고, 용국의 정점에 오를 사람은 그뿐이었다!“용국의 화산이 이렇게 두려운 존재였다니, 스물여섯의 젊은이가 이 정도에 이를 줄이야! 너무도 상상을 초월하는군.”사신은 두 눈을 번뜩이며 동방 오우를 주시했다.적어도 그의 기억 속에서, 부상에서는 지금껏 이렇게 천재다운 인물이 나온 적은 없었다.진법을 이 정도로 운용하는 것은 사신처럼 음양술에 능한 천신급 강자조차 놀랄 만한 일이었다.사신이 동방 오우보다 약한 것은 아니었지만, 천신 경지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그의 진법 이해력에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이러니 오륙 각국이 용국이 국운과 함께 부상
그러니 그가 동방 오우를 어떻게 이길 수 있겠는가? 한지훈이 다시 적색 드래곤 장총을 휘두른다 해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이 정도의 전투는 이미 무기나 특정 무공만으로 전세를 뒤집을 수 있는 수준을 초월한 지 오래였다.이것은 기세의 대결이었고, 동방 오우 쪽은 이미 압도적인 태세를 형성했으며 한지훈은 그저 계속 물러서며 회피할 수밖에 없었다.마치 누군가가 2천 미터 이상의 거리에서 저격수에게 계속 저격당하는 상황과 같았다. 초반 몇 발은 피할 수 있었다 하더라도, 백 발, 천 발은 어떻겠는가?단 한 발이라도 맞는다면 필멸이었다!한지훈은 회피 중에도 간혹 반격을 시도했지만, 동방 오우에게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더 이상 버티지 마라! 네 모든 저항은 무의미하다! 한지훈, 네가 고작 천급 천왕이라는 사실은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지금 오성 용급 천왕 경지에 도달했다 해도 나를 다치게 할 수는 없을 거다!”“내 손에 죽은 동급 강자만 다섯 명이 넘는데, 네놈이 무슨 수로!”동방 오우는 말을 하며 공세를 더욱 강화했다. “흐음? 결국 진법이 승패를 가르는 열쇠였군.”한지훈은 마침내 모든 것을 꿰뚫어 본 듯 말했다.지금까지는 한지훈이 동방 오우의 실력을 떠보는 데 불과했고, 이제야 그는 진정으로 본심을 드러냈다.그 순간, 한지훈의 기세가 급변하며 그의 몸 주위에 금빛 광채가 번져 나왔다.“금용의 심장!”우천존이 의자 팔걸이를 세게 치며 벌떡 일어섰다.그날, 바로 이 빛이 나타났을 때 그는 손을 뻗을 용기조차 잃어버렸었다.그 감각은 너무나도 두려웠고, 천신급의 존재인 그조차도 자신의 초라함을 느꼈던 것이다.금빛이 퍼져나가자, 한지훈은 다시금 주먹을 휘둘렀고 이번에는 동방 오우 앞에 펼쳐진 광채가 한지훈의 주먹과 격렬하게 충돌했다.“쾅!”천지를 뒤흔드는 폭음과 함께 동방 오우는 몇 걸음 물러섰다.“한지훈! 네게도 숨겨둔 패가 있었군! 좋다, 오늘은 진법으로 승부를 보자꾸나!”동방 오우는 한지훈의 진법에 놀란 기색이 없었고, 금
“이 사람은 화산 진종의 진정한 전수자군. 보아하니, 한지훈의 이번 비무는 매우 위험할 거야.”궁본 현일이 눈빛을 반짝이며 말했고, 한용은 여전히 아무 말 없이 서 있었다. 비록 마음속으로는 그도 매우 긴장했지만, 한지훈이 스스로를 넘어설 수 있을지는 바로 이번 전투에 달려 있었다!한용은 그저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사실, 많은 진법은 용국에서 이미 천 년 가까이 잊혀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여러 명산에서 기록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용국에서 진정 신비로운 것은 바로 그 몇 개의 명산인 듯했다! 그 명산들의 비밀을 밝혀내야만 천 년 전 진법이 사라진 진짜 이유와, 그때 왜 다섯 개의 용심이 모였다가 흩어진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광명파가 조사하는 것만이 아니라, 용국의 고위층들도 그 진실을 파헤치고 있었다.지금 이 순간, 백일봉 위에서 한지훈은 여러 가지 공격 방법을 시도했지만, 모두 아무 소용이 없었다.아무리 교묘한 기술이라도, 그 광막에 닿기만 하면 마치 함흥차사처럼 모두 소멸되었다.“한지훈,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겠나? 너와 내 차이는 마치 하늘과 땅처럼 결코 넘을 수 없는 거리다! 아무리 어떤 수를 써봐도 날 해칠 수 없을 거야!”동방 오우는 자만에 찬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사실, 그의 말 그대로였다. 아무리 많은 수를 써도, 그가 만든 광막을 뚫지 못한다면 모든 것은 헛된 일일 뿐이다!즉, 한지훈이 아무리 모든 기술을 써도 결국 동방 오우와 비교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이제 진법의 묘미를 보여주겠다!”동방 오우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그의 말이 끝나자, 광막이 갑자기 사라지며 그의 몸이 빠르게 움직였다.그가 주먹을 내리치자, 주변의 나무들이 모두 강한 기운에 의해 뿌리째 뽑혀버렸다!이런 위세는 천인도 막기 어려울 정도였고, 거의 백일봉 주변 수 리 내 모든 것을 동방 오우가 장악하고 있었다. 하늘과 땅조차 그가 다루는 무기가 되어 주먹과 함께 쏟아져 내렸고, 이 정도 수준의 전투는 더 이상 일반적인 천왕급
그렇다면 본격적인 대전은 얼마나 장관을 이룬다는 것인가! 이때, 한지훈이 손을 휘둘러 오릉군 가시로 은빛 광선을 그리며 동방 오우를 향해 날려 보냈다. 하지만 오릉군 가시가 동방 오우와 불과 한 뼘 정도의 거리에 떨어졌을 때, 갑자기 동방 오우의 몸 아래에서 한 줄기 빛이 솟구쳐 올랐다.그것은 기벽이 아닌, 빛이었다! 이 장면에, 진우와 좌항도는 다시 한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기벽은 보이지만 닿을 수 없는 물질이다. 즉, 공기는 특수한 장비를 통해 볼 수 있는 것이며, 그 안에는 다양한 먼지와 입자들이 떠다니기 때문에 볼 수 있지만 빛은 달랐다.금속이 충돌하는 소리도 없고, 오릉군 가시가 강한 저항을 만나서 나오는 불꽃도 없었다. 오릉군 가시는 그 광막을 통과한 뒤, 순식간에 방향을 틀어 한지훈을 향해 되돌아왔다. “아니! 이럴 수가!”“이... 이건 너무 SF 같잖아?!”“이게 무슨 신선술이지?!”주변에서 이 장면을 본 사람들이 모두 경악을 금치 못하며 소리쳤다. 한지훈이 이전에 원성천과 싸울 때 모두가 그의 오릉군 가시가 얼마나 강력한지 보았지만, 지금 이 순간 오릉군 가시는 방향을 틀어 한지훈을 향해 돌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게 도대체 무슨 수단인 거지?!한지훈은 살짝 손을 휘둘러 오릉군 가시가 다시 손에 돌아오게 했다.그 후, 그의 눈빛에 뭔가 특별한 빛이 스쳤고, 동방 오우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 너는 확실히 다른 사람들과 분명히 차이가 있군!”“하하하!”한지훈의 말에 동방 오우는 고개를 들어 웃음을 터뜨렸다.그와 동시에, 한지훈의 두 번째 공격이 이미 다가왔다.이번에는 오릉군 가시가 매우 기묘한 각도로 동방 오우를 향해 날아가며, 이전처럼 눈부신 은빛 광선을 내뿜지 않고, 대신 수많은 차가운 별빛이 흩어져 떨어졌다!이것은 도청전인의 검경에서 터득한 기술로, 수많은 차가운 별빛이 비처럼 쏟아지듯 내리게 된다.하지만 이때, 다시 한번 모두가 실망하는 장면이 펼쳐졌다. 동방 오우는 뒷짐을 진 채 차가운 별
동방 오우가 손을 휘두르자, 백일봉 전체가 진동하며 땅에서는 우르릉거리는 거대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수많은 바위들이 이 거대한 흔들림에 의해 절벽에서 굴러떨어졌고, 이 장면에 모두가 놀란 눈으로 동방 오우를 바라보았다. 백일봉은 용경 서쪽에 위치한 진령 산맥의 가장 눈에 띄지 않는 작은 산봉우리 중 하나였다.그러나 이곳은 진령 산맥 전체와 연결되어 있었기에, 백일봉의 진동과 함께 북방의 대지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수많은 새와 짐승들이 놀라 사방으로 달아났고, 마치 하늘의 재앙이 곧 닥쳐올 것만 같았다.“이... 이것이 천지를 흔든다는 것인가? 나는 이런 존재가 신화 속에나 나올 법하다고 생각했는데, 천왕계 강자가 정말로 이런 일을 할 수 있단 말이오?!”좌항도는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망원경을 들고 멀리 내다보며, 진령 산맥 전체가 진동하고 있는 걸 목격했다. 방금 전의 구름과 안개는 단순한 환영일 수 있었지만, 천 리에 걸친 진령 산맥이 모두 흔들리는 것은 결코 환각일 수 없었다.“그래, 이제야 믿어지는군. 천왕계가 정말 이렇게 두려운 경지에 이를 수 있다니! 이제 보니 우리는 정말 우물 안 개구리였구나!”진우는 쓰라린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는 이전까지 천왕계를 기벽 같은 자연의 일부 힘을 다루는 경지로만 이해했었다.그러나 지금 그는 자신이 천왕계를 얼마나 미미하게 이해하고 있었는지 깨달았다.아마 동방 오우는 이미 삼성 천왕계에 있을 때부터 자신보다 훨씬 강했을 것이다.명산에 이르지 않으면 자신의 미미함을 알지 못하고, 명산에 들어가 고행하지 않으면 자신의 나약함을 알지 못한다는 옛말은 틀리지 않았다! 명산의 제자들과 비교하자면, 자신은 마치 연줄을 이용해 억지로 따낸 자격증 같은 존재였다.이것이 삼성 천왕계의 차이라면, 오성 천왕계는 어떻겠는가?그렇다면 천신계는 또 얼마나 큰 차이가 있을까?아무도 몇몇 명산에 단 한 명의 천왕계 강자만 있을 것이라 장담하지 못했고, 아무도 천왕계가 명산의 진정한 내력이라는 보장도 할 수 없
지금이 한여름임에도, 주변의 모든 풍경은 마치 늦가을처럼 변해 있었다.이 기술은 단순히 신묘하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했다. 그야말로 귀신이 빚어낸 솜씨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어떠나, 한지훈! 너와 나는 동갑이지만, 몇 년 전부터 나는 이미 이러한 신적 경지에 이르렀다. 그런데 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나의 발끝조차 따라올 수 없지 않느냐?”“네가 말해보아라. 내가 이렇게 자부심을 가질 이유가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느냐?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나와 같은 자리에 서 있느냔 말이지!”동방 오우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극도의 오만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그의 시선은 천하를 굽어보는 듯했고, 발아래 모든 사람들은 그저 미미한 벌레에 불과한 듯 보였다.적어도 겉보기에는 동방 오우가 이미 인간을 초월한 존재임이 분명해 보였고, 그는 사계절을 통제하고 천기를 움직이는 손길을 가진 사람이었다.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껏 아무도 그의 진정한 실력을 알지 못했다는 사실이다.심지어 흑병대조차 그의 실체를 알아내지 못하고, 그가 오성 용급 천왕계라는 사실만 알았을 뿐이다.그리고 지금, 사람들은 비로소 동방 오우가 왜 그렇게 오만했는지 깨닫기 시작했다.그는 진정으로 오만할 자격이 있었다.“그리고 또 하나 알려주지! 내가 너와 싸우려는 이유는 결코 동방 가문을 위해서가 아니다! 더군다나 사대 가문을 위해서도 아니지!”이 말에 동방소와 원상용 등은 깜짝 놀라며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특히 동방소는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놀란 표정을 지었다.동방 오우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지?!동방 오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동방소와 원상용을 내려다보며 말했다.“나는 화산 진종의 직계 제자로, 사대 가문 따위가 함부로 부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내 눈에, 동방 가문은 물론이고 사대 가문 또한 하찮게 보일 뿐! 내가 너와 싸우려는 이유는 단 하나, 나 동방 오우가 너의 피로 내 검을 제사 지내기 위해서다!”“오늘부로, 나 동방 오우가 용국의 최고 존재가 될
한지훈의 말이 끝나자, 그는 한 걸음 내디뎌 몸을 순식간에 공중으로 띄워 백일봉의 꼭대기에 올랐다.동방 오우도 백장산 벼랑을 올려다보며 경멸적인 미소를 지었고, 곧 천천히 몸을 날려 정상으로 올라갔다. 한지훈과 달리, 동방 오우는 거의 바람에 날려 올라간 듯 천천히 떠오르며, 마치 신선과 같은 자태를 보였다.이 놀라운 장면에 아래에 있던 사람들은 탄성을 터뜨렸다. 이것이야말로 기적이지 않은가!“말도 안 돼! 저건......마치 바람에 밀려 올라간 것 같잖아?”“바람에 밀려간 게 아니라, 저건 날아간 거지!”“후, 역시 동방 오우가 한 수 위로군!”사람들은 저마다 의견을 내며 수군거렸고, 이들의 말소리를 들은 동방 오우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한지훈, 죽기 전에 이 찬란한 세상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바라보도록 해라. 이것이 네가 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마지막 순간이 될 것이다. 너 같은 놈은 정말 말할 가치도 없다!”“하지만, 네놈도 거의 백 년 동안 젊은 세대들 중 뛰어난 인물인 건 인정하지. 이렇게 어린 나이에 이미 세상을 뒤흔들고 군림할 정도의 위세를 가졌으니, 널 죽이는 것은 내 명예를 깎는 일도 아닐 테야.”동방 오우는 한 손을 뒤로 한 채 깔보는 듯한 태도로 소리쳤다. 그는 자신의 목소리에 진법을 더해 수십 리 밖까지 전달되게 했고, 그의 목소리는 산 아래뿐 아니라, 용경 전체에 울려 퍼졌다.용각과 무종의 여러 장로들은 이 소리를 듣고 얼굴을 일그러뜨렸다.몇몇 종묘의 장로들은 분노에 치를 떨며 탁자를 두드리고 말했다. “동방 오우, 저 오만한 놈! 자신이 정말 뭐라도 되는 줄 아는군! 만약 계속해서 이렇게 오만하게 굴었다간, 우리가 합심해서라도 그를 없애 버려야 할 것입니다!”이 시각, 백일봉 꼭대기에 서 있던 한지훈은 평온한 시선으로 동방 오우를 바라보며 말했다.“자신감이 대단한 듯하군.”동방 오우는 오만하게 한지훈을 내려다보며, 자신의 기세를 순식간에 사성 천급 천왕계까지 끌어올렸다!주변
“한용 아닌가!”“한용이라고?!”“정말 한용인가?!”모든 시선이 한용에게 쏠렸고, 대다수의 눈빛에는 경악이 담겨 있었다.몇십 년 전, 용경에서는 한용이 이미 사망했다는 소문이 돌았다.그런데 지금, 비록 나이가 들어 보이기는 했지만 한용이 살아 있는 모습으로, 그것도 천하를 내려다보는 듯한 태도로 나타났으니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하하하! 오늘 사람들이 잘 모였군그래!”한지훈은 우천존과 사신 쪽을 의미심장하게 쳐다보았다.“한용!”우천존은 불꽃이 튀는 듯한 눈빛으로 한용을 노려보았다.“우천존, 흥분하지 마시오. 오늘은 두 후배의 비무를 관전하기 위해 온 자리 아니겠소? 우리 같은 늙은이들이 나설 일은 아닙니다. 게다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우리가 나서기라도 한다면, 무고한 이들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지 않겠소.”궁본 현일이 자리에서 일어나 온화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하지만 그의 눈빛에는 분명히 살기가 스며 있었다!“쳇...”동방소는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올 줄 몰랐다는 듯, 불안한 눈길로 우천존 일행을 바라보았다. 이 순간, 우천존과 사신의 안색도 매우 어두웠다. 궁본 현일은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으며, 그는 한용의 편에 서겠다는 의사를 내비쳤기에, 2 대 2의 상황에서 그들은 승산이 없었다.동방 오우가 당당히 일어서더니, 차갑게 맞은편을 응시했다.한지훈 측의 위세가 아무리 크더라도, 그는 자신이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그는 어린 시절부터 화산에서 자라며 수많은 고난과 고통을 겪었다.그가 맞아서 부러진 회초리만 해도 백 개가 넘었고, 오늘 한지훈은 반드시 그의 발 아래 밟히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그는 동방 가문을 위해서, 더욱이 사대 가문을 위해서가 아닌 오직 자신의 앞날을 위해 이 자리에 섰다.그의 몸에서 분노와 위엄이 뒤섞인 기운이 뿜어져 나왔고, 그 순간 하늘에는 먹구름이 몰려들어 이곳 하늘을 뒤덮었다. 한지훈은 느릿느릿 백일봉의 공터로 걸어 나와, 동방 오우를 조용히
“저 사람은 누구길래 저렇게 성대하게 나타나는 거요?!”좌항도는 아래쪽에 있는 차량 행렬을 바라보며 말했고, 심지어 공중에는 헬리콥터까지 따라다니며 경호를 맡고 있었다.경호원만 해도 백 명이 넘는 듯했으며, 산 정상으로 향하는 모습은 꽤 위압적이었다.“러셀로란 가문의 2순위 후계자이니, 저자는 결코 쉬운 인물이 아니오. 오륙 최대 암흑 조직의 수장이자, 그의 손아귀 안에는 몇 개의 다국적 기업도 있소!”진우가 눈을 가늘게 뜨며 좌항도에게 설명했다.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또 다른 차량 행렬이 천천히 멈췄고, 차에서 키가 크고 체격이 좋은 백인 남자가 나왔다. 그를 본 순간, 진우는 미간을 찌푸려지며 말했다.“저 사람은 왜 온 거지?!”“저 사람은…”좌항도도 중년 남자를 힐끗 보았다. “세계 최대 킬러 조직인 암전의 창립자이자 수장인 빅터가 아니오! 저 사람은 정말 전설적인 인물이오. 열 살에 몇 차례나 탈옥에 성공했고, 열다섯 살에는 천왕계 강자의 고수를 쓰러뜨렸소. 지금은 몇 안 되는 삼성 천왕계 경지의 암살자이기도 하오!”“게다가, 세계에서 가장 큰 킬러 조직의 창립자이기도 하지요!”말을 마친 진우는 이를 악물었다. 동방 가문의 인맥이 이렇게나 넓었다니!그때, 산을 걸어 올라오는 두 사람이 주변 강자들의 시선을 모두 끌었고 심지어 몇몇은 자리에서 일어나 깊이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우천존! 사신!”진우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일으켰다. 아무리 대단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화려하게 등장해도 이는 허울에 불과했지만, 진정한 강자는 격식을 차릴 필요 없이 등장만으로 엄청난 분위기를 내뿜었다! 우천존과 시신은 길을 따라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마치 산책을 나온 듯 긴장감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하지만 그들이 백일봉 근처에 다다랐을 때 우천존은 좌항도 일행 쪽을 한 번 바라봤고, 그 눈빛에는 잠시 후 상대방을 모조리 저세상으로 보내줄 거라는 각오가 담겨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전통복 차림의 부상 사람 무리도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