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훈은 강우연을 바라보며 잠깐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 내가 가르쳐 줄게.”잠시 후, 온병림이 병사들을 대동하고 별장으로 왔다. 그들은 주변을 겹겹이 포위한 뒤에, 신속히 시체를 정리하기 시작했다.온병림은 한지훈의 앞에서 고개도 들지 못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한 사령관님, 제 불찰입니다. 저에게 처벌을 내려주십시오. 제가 사모님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습니다.”한지훈은 온병림을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어르신 잘못이 아닙니다. 이번에 그쪽에서 보낸 인간들 실력이 너무 강해요. 아마 강중의 모든 군사를 동원해도 상대가 되지 않았을 겁니다.”온병림은 저도 모르게 식은땀을 흘리며 작은 소리로 물었다.“한 사령관, 누가 이런 짓을 했는지 알고 있나요?”한지훈은 담담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생활할 곳을 새로 찾아주시고 경호원을 붙여 주세요.”“물론이죠!”온병림은 다급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공손한 자세로 물러갔다.한지훈은 잠깐 생각에 잠겼다가 용린에게 전화를 걸었다.수화기 너머로 용린의 공손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주군, 지시하실 거라도 있으십니까?”한지훈이 말했다.“용운이랑 같이 강중으로 와. 용형이랑 용월은 계속 용경에 남아서 원씨 가문의 동향을 주시하고. 그리고 남은 3대 가문의 움직임도 알아봐.”“예, 주군! 바로 강중으로 출발하겠습니다!”용린이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답했다.안 그래도 용경 군병원에서 요양을 하면서 심심해서 미칠 지경이었다.그날 밤, 용린과 용운은 헬기를 타고 강중 공항에 착륙했다.잠시 후, 두 사람은 같이 별장으로 가서 한지훈을 만났다.“주군!”용린, 용운이 한지훈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었다.한지훈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웃으며 그들에게 물었다.“몸은 좀 어때?”용린은 사지를 쭉 뻗고는 웃으며 말했다.“아주 좋습니다.”한지훈은 피식 웃고는 그에게 말했다.“용운, 넌 사모님의 안전을 책임지고 시간 내서 호신술 좀 가르쳐 줘.”그 말을 들은 용운이 난감한 얼굴로
다음 날, 한지훈은 강우연이랑 다른 가족들과 작별인사를 했다.강우연은 대문 앞에서 한지훈의 옷깃을 정돈해 주며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조심해서 다녀와. 기다리고 있을게.”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차에 올라 강중 군용 공항으로 향했다.온병림 일행이 공항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그들은 한지훈의 차를 보자 곧장 그곳으로 다가가서 공손히 말했다.“한 사령관, 모든 준비는 끝났어요.”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온병림에게 말했다.“제가 없는 동안 강중을 잘 지키고 있어요. 오늘 오후에 1만 북양군이 강중으로 올 겁니다. 어르신의 군대와 같이 당분간 생활하게 될 거예요. 이 기회에 북양군은 어떻게 훈련하는지 잘 지켜보고 강중의 전체 군사실력을 끌어올리도록 하세요.”“알겠습니다!”온병림은 공손한 말투로 답했다.잠시 후, 한지훈은 용린과 함께 전용 헬기를 타고 서망 전쟁부로 향했다.그 시각, 용경의 천용산 저택.원천걸이 거실에 앉아 있고 한 사내가 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가주님, 남은 세 은둔 가문의 가주님들께서 4용회의 제안을 수락하고 오늘 오후에 저택에 도착하실 겁니다.”원천걸은 기분 좋은 웃음을 지으며 손뼉을 쳤다.“좋아. 당장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도록 해!”그날 오후 해질녘.원씨 가문 저택의 상공에 세 대의 개인 헬기가 착륙했다.그 뒤로 비범한 기운을 풍기는 세 사람이 헬기에서 내렸다.미리 대기하고 있던 원천걸은 다급히 앞으로 다가가서 그들과 인사를 나눈 뒤, 저택 안으로 안내했다.잠시 후 저택의 회의실.주변의 창문에 암막 커튼이 쳐지고 문 앞에는 무장한 경호원들이 보초를 섰다.회의실이 어두워서 세 가주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다.상석에 앉은 원천걸이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우리 가문에서 다섯 명의 장로가 돌아가셨습니다. 천산어록의 남은 부분도 분실했고요. 이번 일은 절대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오늘 세분을 이곳으로 모신 건 한지훈과 북양군을 토벌하기 위한 대책을 의논하기 위해서입니다.”그 말을 들은 세
그 말이 끝나자 어두운 회의실 안에 잠깐 정적이 흘렀다.한용, 이 이름이 가지는 무게와 위압감은 이 자리에 모인 4대 가주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과거의 한용은 용국 전쟁부의 최고 위치에 있었고 한씨 가문의 가주이자 4대 은둔 가문과 동등한 권력을 가지고 있엇다.그들이 힘을 합쳐서 한용을 없애버릴 계획을 세우지 않았더라면 아마 지금의 4대 가문은 진작에 한용에게 먹히거나 그의 밑에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을 것이다.그래서 한용은 그들에게 여전히 두려운 존재였다.한용의 강함은 그들의 인지도를 벗어났기 때문이었다.만약 그 천왕급 강자가 한용이라면 4대가문은 일생일대의 위기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대체 어떤 사람이 감히 천왕과 맞설 수 있을까?4대 가문의 가주들이 힘을 합쳐도 부족했다.한참의 침묵 후에 원천걸이 싸늘한 목소리로 먼저 입을 열었다.“그자가 한용이든 아니든, 우리 원씨 가문을 적으로 돌린 이상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천왕급 강자, 만인지상의 경지에 오른 인물이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세상에 천왕급 강자가 한 명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계속 우리 가문을 건드린다면 은둔 중인 전대 장로들이 나타나서 우리를 도와줄 거예요.”남은 세 가주는 서로 시선을 교환하고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체구가 장대한 당 가주가 말했다.“원 가주가 꼭 그렇게 하셔야겠다면 저희 당씨 가문은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동씨 가문도 마찬가지예요.”두 가주의 태도 표시가 끝나자 시선은 아직 말이 없는 중년 여자에게로 돌아갔다.여자는 잠깐 침묵하다가 말했다.“다른 분들도 다 동의하셨으니까 우리도 당연히 도와야죠.”그렇게 4대가문은 회의를 통해 의견을 모았다.그 시각, 헬기에 오른 한지훈은 4대 가문이 이미 연합을 결성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그를 태운 헬기는 서망 전쟁부 상공을 날고 있었다.서망 구역에 진입하자마자 세 대의 전투기가 헬기주변을 정찰하듯 에워쌌다.그들은 헬기에 북양 총사령관이 타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곧바로 상황을 전
군사가 직접 나와서 그를 맞아주었다. 군사는 공손한 미소를 지으며 한지훈에게 고개를 숙였다.“북양 총사령관님, 우리 서망 전쟁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희 총사령관님께서는 각 구역의 훈련상황을 지휘하고 계셔서 제가 대신 마중을 나왔습니다.”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군사와 악수하며 말했다.“괜찮습니다.”군사는 한지훈을 미리 준비한 접대실로 안내했다.“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주시죠. 저희 총사령관께서 곧 도착하실 겁니다.”말을 마친 군사는 곧바로 접대실을 나가버렸다.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인 뒤에 주변을 둘러보다가 용린과 함께 자리에 앉았다.30분을 기다려도 사람이 오지 않자 성급한 용린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말했다.“주군, 장형 이 사람 일부러 텃세를 부리는 것 같습니다.”한지훈은 다 식은 찻잔을 입가로 가져가며 담담히 말했다.“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 여긴 북양이 아닌 서망이야. 남의 아지트에 왔으니 기다리라고 하면 기다려야지.”그 말을 들은 용린은 씩씩거리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그렇게 또 한 시간이 지나갔다.용린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주군, 벌써 한 시간 반을 기다렸습니다! 장형 이 인간 너무 건방진 거 아니에요? 지금 일부러 우리의 기를 죽이려고 이러는 거잖아요!”한지훈의 표정도 좋지 않았다.처음에는 장형이 바빠서 그런 거라고 좋게 생각하려고 했는데 지금 보면 일부러 만나주지 않으려고 이러는 것 같았다.‘재밌네.’“거기 누구 없어?”용린의 분노한 외침에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병사 한 명이 안으로 들어왔다.용린이 차갑게 물었다.“너희 총사령관은? 왜 아직도 안 오는 거지? 우리 여기서 한 시간 반을 기다렸어! 지금 일부러 우리를 무시하는 거야?”그 병사도 싸늘한 얼굴로 답했다.“죄송합니다만 총사령관 각하의 일정은 저희도 알지 못합니다. 조용히 기다리시지요.”말을 마친 그 병사는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접대실을 나가버렸다.“각하, 이것 보세요. 이제 보초병들까지 우리를 무시한다니까요?”
그제야 용린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예, 각하.”그렇게 날이 다 어두워졌지만 한지훈은 장형의 그림자도 보지 못했다.심지어 처음 마중을 나왔던 군사도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마치 두 사람의 존재를 까맣게 잊은 듯했다.창밖을 바라보던 용린이 고개를 돌려 한지훈에게 말했다.“각하, 밖에 20명 정도 되는 순찰병이 순찰을 돌고 있습니다. 전방 100미터 떨어진 고탑에 저격수가 두 명 있고요.”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이제 움직이자!”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두 사람은 접대실을 나가서 순찰을 돌고 있는 병사들에게로 달려들었다.한지훈은 마치 맹수처럼 몸을 웅크리고 마지막 행렬의 병사에게로 달려들어 그의 입을 틀어막고 기절시켰다.그러고는 쓰러진 병사와 옷을 바꿔 입은 뒤에 아주 자연스럽게 순찰 행렬에 끼어들었다.이 모든 것이 끝나기까지 불과 2분 정도의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고 순찰병들은 아무런 소리도 듣지 못했다.용린도 그들 중 한 명과 옷을 갈아입고 순찰 대오에 잠입했다.그렇게 한지훈과 용린은 갈라져서 순찰병들을 한 명씩 제압했다.100미터 고탑 위에서 대기하던 저격수들은 뭔가 이상함을 감지하고 조준경으로 접대실 상황을 살폈다.그들이 바닥에 쓰러진 병사들을 발견하고 상부에 알리려는 순간, 뒤에서 갑자기 나타난 용린이 손으로 그들을 기절시켰다.고탑에 올라간 용린은 밑에 있는 한지훈을 향해 OK사인을 보내고는 기절한 저격수에게서 저격총을 빼앗아 신속히 주변 지형과 병사들을 확인하고 한지훈에게 알렸다.모든 준비를 마친 뒤, 그는 저격총을 챙기고 고탑에서 뛰어내려 한 자루를 한지훈에게 건네며 말했다.“각하, 이제 뭘 하면 될까요?”한지훈은 저격총을 받아서 탄약을 장전한 뒤에 어깨에 메고는 권총과 수류탄을 챙기며 차갑게 말했다.“총지휘실로 간다. 장형이 우리와의 만남을 피하고 있다면 우리가 찾아갈 수밖에!”용린은 잔뜩 흥분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저도 진작에 그러고 싶었습니다.”의논을 마친 뒤, 둘은 장비를 체크하
지휘실 내에 있던 장형이 굳은 얼굴로 소리쳤다.“밖에 무슨 일이야!”군사가 안으로 달려들어오더니 말했다.“사령관님, 밖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자들이 수비군과 격전을 벌이고 있습니다!”“정체를 알 수 없는 자? 여긴 서망 전쟁부 지휘본부야! 대체 수비를 어떻게 한 거야!”분노한 장형이 버럭버럭 고함을 질렀다.군사는 죄책감 가득한 얼굴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수비군도 바로 반격에 들어갔습니다. 아마 곧 놈들을 해치울….”쾅!말이 끝나기도 전에 지휘실 문이 요란한 소리와 함께 열렸다.곧이어 두 명의 사내가 문 앞에 나타났다.지휘실 내부에 있던 병사들이 그들을 향해 총을 겨누었다.군사도 총을 꺼내 그들을 겨냥하며 분노한 목소리로 경고했다.“누군데 감히 서망 본부 지휘실까지 쳐들어온 거야!”안개가 걷히고 한지훈과 용린이 모습을 드러냈다.“안 본지 얼마나 됐다고 내 얼굴도 못 알아보는 건가?”한지훈은 싸늘한 목소리로 비웃듯 말하며 마스크를 집어던졌다.한지훈을 알아본 군사는 굳은 얼굴로 장형의 등 뒤에 숨었다.장형은 여전히 뒷짐을 지고 싸늘한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북양 총사령관, 이렇게 미리 얘기도 없이 서망 본부에 쳐들어온 건 너무 무례한 처사 아닙니까!”그 말 한마디에 지휘실에 싸늘한 정적이 흘렀다.한지훈은 피식 웃고는 몸에 걸쳤던 군복을 벗어 던지고 싸늘한 눈빛으로 장형을 바라보며 말했다.“장형, 오랜만이네요. 형님이 나를 만나러 와주지 않으니 내가 직접 올 수밖에요. 안 그래요?”장형은 미간을 확 찌푸리며 군사를 향해 눈짓했다.“애들 다 물려!”“예!”군사가 나가서 병사를 물렸다.그 시각 전쟁부 총지휘실 근처에 수많은 병사들이 집결했다.장갑차, 탱크를 비롯한 차량들이 끊임없이 이쪽으로 모이고 있었다.서망 전쟁부 지휘실을 중심으로 반경 3km까지 병사들이 빽빽이 모여들었다.지휘실 안에서 장형은 한지훈과 마주섰다.장형이 먼저 입을 열었다.“북양왕, 이제 여기 온 목적을 말해
한지훈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내가 뭘 봤다고 생각하십니까?”장형은 잠깐 침묵하다가 큰소리로 웃으며 말했다.“한 사령관은 농담도 잘하시는군요. 안으로 들어가서 얘기하죠.”잠시 후, 한지훈과 장형은 회의실에서 마주앉았다.장형은 찻잔을 들며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한 사령관, 폐하께서 정말 우리 서망 전쟁부가 반란을 일으킬 거라고 생각하십니까?”한지훈은 눈썹을 꿈틀하고는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밀보에 의하면 그렇다고 합니다. 어쩌면 적국의 스파이들이 퍼뜨린 헛소문일 수도 있겠지요. 폐하와 서망 본부를 이간질하려고요.”그 말을 들은 장형은 씩씩거리며 책상을 쾅쾅 쳤다.“적국 세력이 분명합니다! 나쁜 자식들! 감히 우리 서망구를 모함하다니! 내가 이끄는 서망 전쟁부는 용국을 위해 평생 피와 땀을 흘리기로 맹세했습니다. 우린 한 번도 나라를 배신할 생각이 없었어요. 한 사령관, 돌아가서 폐하께 꼭 전해주세요. 무슨 일이 있어도 서망부는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킬 거라고요!”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물론이죠. 서망구 전사들이 나라를 위해 흘린 피와 땀은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장 사령관의 공로가 크다는 걸 폐하께서도 알고 계시고요. 다른 일 없으면 이만 가보겠습니다.”“며칠 더 있다 가사지 그러세요? 나랑 같이 서망구를 둘러보는 건 어떻습니까?”장형이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한지훈은 고개를 저었다.“그럴 필요 없습니다. 저는 장 사령관을 믿겠습니다.”말을 마친 한지훈은 자리에서 일어나 장형과 작별 인사를 하고 헬기를 타고 서망구를 벗어났다.장형은 멀리 날아가는 헬기를 바라보며 싸늘한 얼굴로 군사에게 말했다.“당장 3국의 장군에게 연락해서 꼭 상의할 일이 있다고 전해!”“예, 사령관님!”그 시각, 헬기에 탄 한지훈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각하, 무슨 고민이라도 있으십니까?”용린이 물었다.한지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그에게 되물었다.“장형이라는 사람을 어떻게 생각해? 정말 나라를 배신할 사람 같아?”용린은
한지훈이 웃으며 말했다.“아주 잘했어.”칭찬을 받은 강우연의 입가에 미소가 진해졌다.그녀는 간단히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은 뒤에 한지훈에게 말했다.“여보, 오늘 비즈니스 파티가 있는데 꼭 참석해야 할 것 같아요. 나랑 같이 가요.”“그래? 그렇게 중요한 파티야?”“네. 우리가 강중에 온지 얼마 안 됐잖아요. 이번 기회에 인맥을 넓혀두면 좋을 것 같아요.”강우연은 어느새 검은 드레스로 갈아입고 연한 화장을 한 뒤에 다이아몬드 귀걸이를 귀에 착용했다.한지훈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아내를 바라보았다.운동을 시작한 뒤로 그녀는 분위기마저 확 달라져 있었다.머리를 틀어올려 매끄러운 목선과 등라인을 강조하고 한 손에 잡힐 것 같은 매끈한 허리는 남자의 욕구를 자극했다.한지훈은 다가가서 아름다운 그녀를 품에 안고 입을 맞추며 말했다.“당신 오늘 너무 예쁜걸?”강우연은 새침하게 그를 흘겨보고는 등을 떠밀었다.“장난치지 말고 어서 옷이나 갈아입어요.”한지훈은 아쉬운 표정으로 의상실로 가서 정장을 갈아입었다.준비가 끝난 뒤, 강우연은 한지훈의 팔짱을 끼고 별장을 나와 밴에 올라탔다.그들을 태운 차는 강중의 로얄 패밀리 호텔 앞에서 멈추었다.오늘 파티에 입장할 자격을 가진 사람들은 유명 기업가와 실력을 인정 받은 엘리트들이었다. 강우연은 한지훈과 함께 홀에 입장한 후에 구석진 곳을 찾아 자리에 앉았다.강우연의 외모가 너무 튀어서인지 적지 않은 젊은 청년들과 기업가들이 다가와서 먼저 그녀에게 인사를 건넸다.그리고 잠시 후, 홀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입구를 향해 달려갔다.“여보, 우리도 가보죠.”강우연이 말했다.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녀와 함께 입구 쪽으로 향했다.잠시 후, 호화 외제차가 앞에서 멈추더니 준수한 외모의 젊은 남자가 차에서 내렸다. 그의 뒤로는 험악한 인상의 경호원들이 따르고 있었다.오늘의 주최자 강중 이강 그룹의 왕 회장은 다급히 달려가서 아부 섞인 웃음을 지으며 남자에게 인사를 건넸다.“소종주님, 드디어 오
이 순간, 동방소조차 넋을 잃고 있었다. 저자가 정말 동방 오우란 말인가?! 그의 위세는 그야말로 경천동지할 수준이었다.동방 가문에서 언제 이렇게 강력한 인물이 나왔단 말이지?그가 동방 가문을 위해 싸우든 아니든, 한지훈을 죽이기만 하면 동방 가문에 엄청난 공헌이 되는 셈이었다.그러니 동방소가 진우의 외침에 귀 기울일 리 없었다.“한지훈, 이제야 내 진가를 알겠느냐! 봐라, 이것이 바로 나의 진정한 실력이다! 놀랍고 두렵지 않은가?”지금의 동방 오우는 천하를 내려다보는 태도로 냉혹한 눈빛을 한 채 한지훈을 응시하고 있었다.이것이야말로 그의 숨겨둔 패이며, 그의 가장 큰 자신감이었다.용국에서 수백 년 동안 천지 대진법을 이해한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그는 예외였다!그 덕분에 동방 오우는 화산에서 가장 중시받는 신세대 제자 중 하나가 되었던 것이다.이번 전투가 끝난 후, 그는 반드시 이름을 떨치고 강자의 정점에 설 것이라 확신했다.무적천이나 황약사도 그의 눈에는 단지 나이가 많아 허울뿐인 고루한 인물이었다. 그들이 과연 그와 겨룰 자격이 있단 말인가?!그의 재능은 아무도 따라올 수 없는 수준으로, 그의 스승이 직접 평가한 바였다.더구나 용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놓고 봐도, 스물여섯 살에 이토록 놀라운 성취를 이룬 자가 또 있을 리 없었다.오직 동방 오우만이 '용국의 천재'라 불릴 자격이 있었고, 용국의 정점에 오를 사람은 그뿐이었다!“용국의 화산이 이렇게 두려운 존재였다니, 스물여섯의 젊은이가 이 정도에 이를 줄이야! 너무도 상상을 초월하는군.”사신은 두 눈을 번뜩이며 동방 오우를 주시했다.적어도 그의 기억 속에서, 부상에서는 지금껏 이렇게 천재다운 인물이 나온 적은 없었다.진법을 이 정도로 운용하는 것은 사신처럼 음양술에 능한 천신급 강자조차 놀랄 만한 일이었다.사신이 동방 오우보다 약한 것은 아니었지만, 천신 경지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그의 진법 이해력에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이러니 오륙 각국이 용국이 국운과 함께 부상
그러니 그가 동방 오우를 어떻게 이길 수 있겠는가? 한지훈이 다시 적색 드래곤 장총을 휘두른다 해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이 정도의 전투는 이미 무기나 특정 무공만으로 전세를 뒤집을 수 있는 수준을 초월한 지 오래였다.이것은 기세의 대결이었고, 동방 오우 쪽은 이미 압도적인 태세를 형성했으며 한지훈은 그저 계속 물러서며 회피할 수밖에 없었다.마치 누군가가 2천 미터 이상의 거리에서 저격수에게 계속 저격당하는 상황과 같았다. 초반 몇 발은 피할 수 있었다 하더라도, 백 발, 천 발은 어떻겠는가?단 한 발이라도 맞는다면 필멸이었다!한지훈은 회피 중에도 간혹 반격을 시도했지만, 동방 오우에게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더 이상 버티지 마라! 네 모든 저항은 무의미하다! 한지훈, 네가 고작 천급 천왕이라는 사실은 말할 것도 없고, 설령 지금 오성 용급 천왕 경지에 도달했다 해도 나를 다치게 할 수는 없을 거다!”“내 손에 죽은 동급 강자만 다섯 명이 넘는데, 네놈이 무슨 수로!”동방 오우는 말을 하며 공세를 더욱 강화했다. “흐음? 결국 진법이 승패를 가르는 열쇠였군.”한지훈은 마침내 모든 것을 꿰뚫어 본 듯 말했다.지금까지는 한지훈이 동방 오우의 실력을 떠보는 데 불과했고, 이제야 그는 진정으로 본심을 드러냈다.그 순간, 한지훈의 기세가 급변하며 그의 몸 주위에 금빛 광채가 번져 나왔다.“금용의 심장!”우천존이 의자 팔걸이를 세게 치며 벌떡 일어섰다.그날, 바로 이 빛이 나타났을 때 그는 손을 뻗을 용기조차 잃어버렸었다.그 감각은 너무나도 두려웠고, 천신급의 존재인 그조차도 자신의 초라함을 느꼈던 것이다.금빛이 퍼져나가자, 한지훈은 다시금 주먹을 휘둘렀고 이번에는 동방 오우 앞에 펼쳐진 광채가 한지훈의 주먹과 격렬하게 충돌했다.“쾅!”천지를 뒤흔드는 폭음과 함께 동방 오우는 몇 걸음 물러섰다.“한지훈! 네게도 숨겨둔 패가 있었군! 좋다, 오늘은 진법으로 승부를 보자꾸나!”동방 오우는 한지훈의 진법에 놀란 기색이 없었고, 금
“이 사람은 화산 진종의 진정한 전수자군. 보아하니, 한지훈의 이번 비무는 매우 위험할 거야.”궁본 현일이 눈빛을 반짝이며 말했고, 한용은 여전히 아무 말 없이 서 있었다. 비록 마음속으로는 그도 매우 긴장했지만, 한지훈이 스스로를 넘어설 수 있을지는 바로 이번 전투에 달려 있었다!한용은 그저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사실, 많은 진법은 용국에서 이미 천 년 가까이 잊혀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여러 명산에서 기록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용국에서 진정 신비로운 것은 바로 그 몇 개의 명산인 듯했다! 그 명산들의 비밀을 밝혀내야만 천 년 전 진법이 사라진 진짜 이유와, 그때 왜 다섯 개의 용심이 모였다가 흩어진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광명파가 조사하는 것만이 아니라, 용국의 고위층들도 그 진실을 파헤치고 있었다.지금 이 순간, 백일봉 위에서 한지훈은 여러 가지 공격 방법을 시도했지만, 모두 아무 소용이 없었다.아무리 교묘한 기술이라도, 그 광막에 닿기만 하면 마치 함흥차사처럼 모두 소멸되었다.“한지훈,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겠나? 너와 내 차이는 마치 하늘과 땅처럼 결코 넘을 수 없는 거리다! 아무리 어떤 수를 써봐도 날 해칠 수 없을 거야!”동방 오우는 자만에 찬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사실, 그의 말 그대로였다. 아무리 많은 수를 써도, 그가 만든 광막을 뚫지 못한다면 모든 것은 헛된 일일 뿐이다!즉, 한지훈이 아무리 모든 기술을 써도 결국 동방 오우와 비교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이제 진법의 묘미를 보여주겠다!”동방 오우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그의 말이 끝나자, 광막이 갑자기 사라지며 그의 몸이 빠르게 움직였다.그가 주먹을 내리치자, 주변의 나무들이 모두 강한 기운에 의해 뿌리째 뽑혀버렸다!이런 위세는 천인도 막기 어려울 정도였고, 거의 백일봉 주변 수 리 내 모든 것을 동방 오우가 장악하고 있었다. 하늘과 땅조차 그가 다루는 무기가 되어 주먹과 함께 쏟아져 내렸고, 이 정도 수준의 전투는 더 이상 일반적인 천왕급
그렇다면 본격적인 대전은 얼마나 장관을 이룬다는 것인가! 이때, 한지훈이 손을 휘둘러 오릉군 가시로 은빛 광선을 그리며 동방 오우를 향해 날려 보냈다. 하지만 오릉군 가시가 동방 오우와 불과 한 뼘 정도의 거리에 떨어졌을 때, 갑자기 동방 오우의 몸 아래에서 한 줄기 빛이 솟구쳐 올랐다.그것은 기벽이 아닌, 빛이었다! 이 장면에, 진우와 좌항도는 다시 한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기벽은 보이지만 닿을 수 없는 물질이다. 즉, 공기는 특수한 장비를 통해 볼 수 있는 것이며, 그 안에는 다양한 먼지와 입자들이 떠다니기 때문에 볼 수 있지만 빛은 달랐다.금속이 충돌하는 소리도 없고, 오릉군 가시가 강한 저항을 만나서 나오는 불꽃도 없었다. 오릉군 가시는 그 광막을 통과한 뒤, 순식간에 방향을 틀어 한지훈을 향해 되돌아왔다. “아니! 이럴 수가!”“이... 이건 너무 SF 같잖아?!”“이게 무슨 신선술이지?!”주변에서 이 장면을 본 사람들이 모두 경악을 금치 못하며 소리쳤다. 한지훈이 이전에 원성천과 싸울 때 모두가 그의 오릉군 가시가 얼마나 강력한지 보았지만, 지금 이 순간 오릉군 가시는 방향을 틀어 한지훈을 향해 돌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게 도대체 무슨 수단인 거지?!한지훈은 살짝 손을 휘둘러 오릉군 가시가 다시 손에 돌아오게 했다.그 후, 그의 눈빛에 뭔가 특별한 빛이 스쳤고, 동방 오우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 너는 확실히 다른 사람들과 분명히 차이가 있군!”“하하하!”한지훈의 말에 동방 오우는 고개를 들어 웃음을 터뜨렸다.그와 동시에, 한지훈의 두 번째 공격이 이미 다가왔다.이번에는 오릉군 가시가 매우 기묘한 각도로 동방 오우를 향해 날아가며, 이전처럼 눈부신 은빛 광선을 내뿜지 않고, 대신 수많은 차가운 별빛이 흩어져 떨어졌다!이것은 도청전인의 검경에서 터득한 기술로, 수많은 차가운 별빛이 비처럼 쏟아지듯 내리게 된다.하지만 이때, 다시 한번 모두가 실망하는 장면이 펼쳐졌다. 동방 오우는 뒷짐을 진 채 차가운 별
동방 오우가 손을 휘두르자, 백일봉 전체가 진동하며 땅에서는 우르릉거리는 거대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수많은 바위들이 이 거대한 흔들림에 의해 절벽에서 굴러떨어졌고, 이 장면에 모두가 놀란 눈으로 동방 오우를 바라보았다. 백일봉은 용경 서쪽에 위치한 진령 산맥의 가장 눈에 띄지 않는 작은 산봉우리 중 하나였다.그러나 이곳은 진령 산맥 전체와 연결되어 있었기에, 백일봉의 진동과 함께 북방의 대지 전체가 흔들리는 듯했다. 수많은 새와 짐승들이 놀라 사방으로 달아났고, 마치 하늘의 재앙이 곧 닥쳐올 것만 같았다.“이... 이것이 천지를 흔든다는 것인가? 나는 이런 존재가 신화 속에나 나올 법하다고 생각했는데, 천왕계 강자가 정말로 이런 일을 할 수 있단 말이오?!”좌항도는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망원경을 들고 멀리 내다보며, 진령 산맥 전체가 진동하고 있는 걸 목격했다. 방금 전의 구름과 안개는 단순한 환영일 수 있었지만, 천 리에 걸친 진령 산맥이 모두 흔들리는 것은 결코 환각일 수 없었다.“그래, 이제야 믿어지는군. 천왕계가 정말 이렇게 두려운 경지에 이를 수 있다니! 이제 보니 우리는 정말 우물 안 개구리였구나!”진우는 쓰라린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는 이전까지 천왕계를 기벽 같은 자연의 일부 힘을 다루는 경지로만 이해했었다.그러나 지금 그는 자신이 천왕계를 얼마나 미미하게 이해하고 있었는지 깨달았다.아마 동방 오우는 이미 삼성 천왕계에 있을 때부터 자신보다 훨씬 강했을 것이다.명산에 이르지 않으면 자신의 미미함을 알지 못하고, 명산에 들어가 고행하지 않으면 자신의 나약함을 알지 못한다는 옛말은 틀리지 않았다! 명산의 제자들과 비교하자면, 자신은 마치 연줄을 이용해 억지로 따낸 자격증 같은 존재였다.이것이 삼성 천왕계의 차이라면, 오성 천왕계는 어떻겠는가?그렇다면 천신계는 또 얼마나 큰 차이가 있을까?아무도 몇몇 명산에 단 한 명의 천왕계 강자만 있을 것이라 장담하지 못했고, 아무도 천왕계가 명산의 진정한 내력이라는 보장도 할 수 없
지금이 한여름임에도, 주변의 모든 풍경은 마치 늦가을처럼 변해 있었다.이 기술은 단순히 신묘하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했다. 그야말로 귀신이 빚어낸 솜씨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어떠나, 한지훈! 너와 나는 동갑이지만, 몇 년 전부터 나는 이미 이러한 신적 경지에 이르렀다. 그런데 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나의 발끝조차 따라올 수 없지 않느냐?”“네가 말해보아라. 내가 이렇게 자부심을 가질 이유가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느냐?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나와 같은 자리에 서 있느냔 말이지!”동방 오우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극도의 오만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그의 시선은 천하를 굽어보는 듯했고, 발아래 모든 사람들은 그저 미미한 벌레에 불과한 듯 보였다.적어도 겉보기에는 동방 오우가 이미 인간을 초월한 존재임이 분명해 보였고, 그는 사계절을 통제하고 천기를 움직이는 손길을 가진 사람이었다.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껏 아무도 그의 진정한 실력을 알지 못했다는 사실이다.심지어 흑병대조차 그의 실체를 알아내지 못하고, 그가 오성 용급 천왕계라는 사실만 알았을 뿐이다.그리고 지금, 사람들은 비로소 동방 오우가 왜 그렇게 오만했는지 깨닫기 시작했다.그는 진정으로 오만할 자격이 있었다.“그리고 또 하나 알려주지! 내가 너와 싸우려는 이유는 결코 동방 가문을 위해서가 아니다! 더군다나 사대 가문을 위해서도 아니지!”이 말에 동방소와 원상용 등은 깜짝 놀라며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특히 동방소는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놀란 표정을 지었다.동방 오우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지?!동방 오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동방소와 원상용을 내려다보며 말했다.“나는 화산 진종의 직계 제자로, 사대 가문 따위가 함부로 부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내 눈에, 동방 가문은 물론이고 사대 가문 또한 하찮게 보일 뿐! 내가 너와 싸우려는 이유는 단 하나, 나 동방 오우가 너의 피로 내 검을 제사 지내기 위해서다!”“오늘부로, 나 동방 오우가 용국의 최고 존재가 될
한지훈의 말이 끝나자, 그는 한 걸음 내디뎌 몸을 순식간에 공중으로 띄워 백일봉의 꼭대기에 올랐다.동방 오우도 백장산 벼랑을 올려다보며 경멸적인 미소를 지었고, 곧 천천히 몸을 날려 정상으로 올라갔다. 한지훈과 달리, 동방 오우는 거의 바람에 날려 올라간 듯 천천히 떠오르며, 마치 신선과 같은 자태를 보였다.이 놀라운 장면에 아래에 있던 사람들은 탄성을 터뜨렸다. 이것이야말로 기적이지 않은가!“말도 안 돼! 저건......마치 바람에 밀려 올라간 것 같잖아?”“바람에 밀려간 게 아니라, 저건 날아간 거지!”“후, 역시 동방 오우가 한 수 위로군!”사람들은 저마다 의견을 내며 수군거렸고, 이들의 말소리를 들은 동방 오우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한지훈, 죽기 전에 이 찬란한 세상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바라보도록 해라. 이것이 네가 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마지막 순간이 될 것이다. 너 같은 놈은 정말 말할 가치도 없다!”“하지만, 네놈도 거의 백 년 동안 젊은 세대들 중 뛰어난 인물인 건 인정하지. 이렇게 어린 나이에 이미 세상을 뒤흔들고 군림할 정도의 위세를 가졌으니, 널 죽이는 것은 내 명예를 깎는 일도 아닐 테야.”동방 오우는 한 손을 뒤로 한 채 깔보는 듯한 태도로 소리쳤다. 그는 자신의 목소리에 진법을 더해 수십 리 밖까지 전달되게 했고, 그의 목소리는 산 아래뿐 아니라, 용경 전체에 울려 퍼졌다.용각과 무종의 여러 장로들은 이 소리를 듣고 얼굴을 일그러뜨렸다.몇몇 종묘의 장로들은 분노에 치를 떨며 탁자를 두드리고 말했다. “동방 오우, 저 오만한 놈! 자신이 정말 뭐라도 되는 줄 아는군! 만약 계속해서 이렇게 오만하게 굴었다간, 우리가 합심해서라도 그를 없애 버려야 할 것입니다!”이 시각, 백일봉 꼭대기에 서 있던 한지훈은 평온한 시선으로 동방 오우를 바라보며 말했다.“자신감이 대단한 듯하군.”동방 오우는 오만하게 한지훈을 내려다보며, 자신의 기세를 순식간에 사성 천급 천왕계까지 끌어올렸다!주변
“한용 아닌가!”“한용이라고?!”“정말 한용인가?!”모든 시선이 한용에게 쏠렸고, 대다수의 눈빛에는 경악이 담겨 있었다.몇십 년 전, 용경에서는 한용이 이미 사망했다는 소문이 돌았다.그런데 지금, 비록 나이가 들어 보이기는 했지만 한용이 살아 있는 모습으로, 그것도 천하를 내려다보는 듯한 태도로 나타났으니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하하하! 오늘 사람들이 잘 모였군그래!”한지훈은 우천존과 사신 쪽을 의미심장하게 쳐다보았다.“한용!”우천존은 불꽃이 튀는 듯한 눈빛으로 한용을 노려보았다.“우천존, 흥분하지 마시오. 오늘은 두 후배의 비무를 관전하기 위해 온 자리 아니겠소? 우리 같은 늙은이들이 나설 일은 아닙니다. 게다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우리가 나서기라도 한다면, 무고한 이들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지 않겠소.”궁본 현일이 자리에서 일어나 온화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하지만 그의 눈빛에는 분명히 살기가 스며 있었다!“쳇...”동방소는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올 줄 몰랐다는 듯, 불안한 눈길로 우천존 일행을 바라보았다. 이 순간, 우천존과 사신의 안색도 매우 어두웠다. 궁본 현일은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으며, 그는 한용의 편에 서겠다는 의사를 내비쳤기에, 2 대 2의 상황에서 그들은 승산이 없었다.동방 오우가 당당히 일어서더니, 차갑게 맞은편을 응시했다.한지훈 측의 위세가 아무리 크더라도, 그는 자신이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그는 어린 시절부터 화산에서 자라며 수많은 고난과 고통을 겪었다.그가 맞아서 부러진 회초리만 해도 백 개가 넘었고, 오늘 한지훈은 반드시 그의 발 아래 밟히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그는 동방 가문을 위해서, 더욱이 사대 가문을 위해서가 아닌 오직 자신의 앞날을 위해 이 자리에 섰다.그의 몸에서 분노와 위엄이 뒤섞인 기운이 뿜어져 나왔고, 그 순간 하늘에는 먹구름이 몰려들어 이곳 하늘을 뒤덮었다. 한지훈은 느릿느릿 백일봉의 공터로 걸어 나와, 동방 오우를 조용히
“저 사람은 누구길래 저렇게 성대하게 나타나는 거요?!”좌항도는 아래쪽에 있는 차량 행렬을 바라보며 말했고, 심지어 공중에는 헬리콥터까지 따라다니며 경호를 맡고 있었다.경호원만 해도 백 명이 넘는 듯했으며, 산 정상으로 향하는 모습은 꽤 위압적이었다.“러셀로란 가문의 2순위 후계자이니, 저자는 결코 쉬운 인물이 아니오. 오륙 최대 암흑 조직의 수장이자, 그의 손아귀 안에는 몇 개의 다국적 기업도 있소!”진우가 눈을 가늘게 뜨며 좌항도에게 설명했다.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또 다른 차량 행렬이 천천히 멈췄고, 차에서 키가 크고 체격이 좋은 백인 남자가 나왔다. 그를 본 순간, 진우는 미간을 찌푸려지며 말했다.“저 사람은 왜 온 거지?!”“저 사람은…”좌항도도 중년 남자를 힐끗 보았다. “세계 최대 킬러 조직인 암전의 창립자이자 수장인 빅터가 아니오! 저 사람은 정말 전설적인 인물이오. 열 살에 몇 차례나 탈옥에 성공했고, 열다섯 살에는 천왕계 강자의 고수를 쓰러뜨렸소. 지금은 몇 안 되는 삼성 천왕계 경지의 암살자이기도 하오!”“게다가, 세계에서 가장 큰 킬러 조직의 창립자이기도 하지요!”말을 마친 진우는 이를 악물었다. 동방 가문의 인맥이 이렇게나 넓었다니!그때, 산을 걸어 올라오는 두 사람이 주변 강자들의 시선을 모두 끌었고 심지어 몇몇은 자리에서 일어나 깊이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우천존! 사신!”진우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일으켰다. 아무리 대단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화려하게 등장해도 이는 허울에 불과했지만, 진정한 강자는 격식을 차릴 필요 없이 등장만으로 엄청난 분위기를 내뿜었다! 우천존과 시신은 길을 따라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마치 산책을 나온 듯 긴장감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하지만 그들이 백일봉 근처에 다다랐을 때 우천존은 좌항도 일행 쪽을 한 번 바라봤고, 그 눈빛에는 잠시 후 상대방을 모조리 저세상으로 보내줄 거라는 각오가 담겨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전통복 차림의 부상 사람 무리도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