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원문준이 향을 피운 뒤, 강씨 가문의 뒷마당으로 와서 조용히 한쪽에 앉아 차를 마셨다. "차가 맛이 좋군요, 강씨 가주님은 차를 잘 아시는 분이시네요."원문준은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찻잔을 내려놓았고, 강문복도 재빨리 덩달아 웃으며 대답했다."원 선생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제가 이렇게 쉽게 강씨 가문의 가주가 될 수 없었을 겁니다. 원 선생님께서 차가 마음에 드신다면 제가 사람을 시켜 선생님께 보내 드리겠습니다."그러자 원문준이 웃으며 대꾸했다."그럴 필요는 없습니다."곧이어, 원문준은 곧바로 요점을 말했다."저는 오늘 강 선생님과 몇 가지 일에 대해 얘기하려 왔습니다.""네, 분부를 내려 주십시오." 강문복이 매우 낮은 태도로 서둘러 말했다.그는 원문준이 없었다면 지금의 자신이 없었다는 걸 알고 있다.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강씨 가문은 이제 원씨 가문의 보잘것없는 충견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강문복은 야망이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기꺼이 할 수 있었다. 원문준은 웃으며 말했다. "분부라고 할 것도 없이, 그냥 몇 가지 작은 일입니다. 첫째로, 우리 원씨 가문은 강씨 가문을 지원하고 오군의 일류 또는 심지어 최고 수준의 가문으로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강씨 가문의 가주께서 관심이 있으신지 궁금하네요."이 말을 들은 강문복은 깜짝 놀랐고, 반응이 오기까지 한참이나 걸렸다.그러자, 그는 순간 벌떡 일어나 원문준을 향해 90도로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원 선생님, 당연히 원합니다! 원 선생님께서 원하시는 일이 무엇이든 간에, 저 강문복은 전력을 다해 기꺼이 하겠습니다! 그 일이 칼산을 오르고 불바다에 뛰어드는 일이라고 할지라도, 무조건 하겠습니다!""하하."원문준은 담담하게 미소를 지으며 강문복에게 앉으라고 손짓한 뒤 말했다. "말씀하신 것만큼 심각한 일은 아닙니다. 앞으로 제 비서가 강씨 가문과 연락을 할 겁니다. 강 선생님께서 순종하기만 한다면 우리 원씨 가문은 강씨 가문을 오군의 새로운 명문가가 될 수 있게 할 겁니다!"
강희연이 소리치자, 강문복은 고개를 저으며 어두운 표정으로 다시 자리에 앉았다."비록 원 선생님이 우리 강씨 가문을 오군의 일류 가문으로 만들어줄 수 있다고 말해도, 난 이 일이 이렇게 간단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거든. 원 선생님은 분명 뭔가를 얻기 위해 우리 강씨 가문을 이용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단 말이지."강희연은 그의 말을 듣자마자 반박했다. "아빠, 왜 그런 걸 생각하는 거야? 원 선생님이 우리를 사용해 뭘 얻고 싶어 하든 우리는 다 해줘야지! 원씨 가문의 도움을 받는 건 백 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잖아! 우리가 이용당하면 뭐 어때?"강희연의 말을 듣고 강문복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네 말이 맞다! 이용당하면 뭐 어떠냐! 강씨 가문이 일어서기만 한다면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지."같은 시각, 별장 안. 고운 그룹은 오군에서 철수를 한 뒤 약도강중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기에, 강우연은 강씨 가문에서 돌아온 후 곧장 회사로 향했다. 강학주 세 가족은 우현을 떠나는 것을 꺼려 했지만, 지금은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결국 강씨 가문은 현재 강문복이 차지하고 있었고, 그들 세 가족은 강우연과 한지훈만 따를 수밖에 없었다.별장 안, 한지훈은 마당에 있었고, 그의 앞에는 왕이개가 무릎을 꿇고 있었다. 단 이틀의 훈련 끝에 왕이개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 "사령관님, 분부를 내려 주십시오."왕이개가 정중하게 말하자, 한지훈은 지도를 꺼내 말했다. "여기가 용경에 있는 원씨 가문 저택의 위치다, 네가 나 대신 물건 하나를 훔쳐 와야겠어."왕이개는 지도를 가져와 몇 번 보더니 대답했다."예, 반드시 임무를 완수하겠습니다!"왕이개는 이 말을 한 뒤 뒤돌아서 떠나려 했고, 한지훈은 그를 불러 세우며 말했다."만약 위험에 처하면 대피하도록 해. 용경의 연락처에 연락하면 널 도와줄 거다."왕이개는 돌아서서 정중하게 "예!"라고 대답했다.곧이어 그는 별장 밖으로 나와 가슴에 지도를 숨겼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용린과 용일은 재빨리 나서려 했지만, 한지훈은 손을 들어 다가오지 말라는 신호를 보냈다.그러자 한지훈은 침착하게 자리에 앉아 화난 얼굴을 한 채 반대편에 앉아 있는 심여운을 바라보았다.심여운은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내가 총을 정말 쏠까 봐 두렵지 않은 겁니까?"그러자 한지훈은 웃으며 대답했다."심 선생님은 총을 안 쏘실 거잖아요."심여운은 찡그린 미간을 펴며 총을 치우고 물었다."왜 그렇게 생각하죠?""심 선생님은 아직 내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죠."한지훈은 자신감 넘치는 눈으로 침착하게 말했다. 짝, 짝, 짝!심여운은 손뼉을 치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역시 용국의 북양왕이시군요. 당신의 담력과 자신감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그러자 한지훈도 웃으며 말했다. "본론부터 말하겠습니다. 심 선생님, 저는 즉시 흑뢰로 가야 합니다."심여운은 테이블 위의 와인 잔을 들고 와인을 한 모금 마신 뒤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미안해요 한 선생님, 타이밍이 좋지 않네요. 최근에는 흑뢰로 들어갈 기회가 없을 것 같습니다."이 말을 들은 한지훈은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왜죠?"심여운은 손가락을 튕겼고, 그 뒤에 있던 부하가 재빨리 파일 가방을 꺼내 한지훈에게 건네주었다.심여운은 침착하게 말했다. "흑기의 정보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흑뢰는 폐쇄 관리를 시작했고, 그 누구도 섬에 들어오는 걸 금하고 있어요. 만약 한 선생님께서 섬에 들어가고 싶다면, 보름 정도는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보름이요?"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렸고, 초조한 표정으로 손에 들린 정보를 바라보았다.그는 보름씩이나 기다릴 수 없다! "섬으로 가는 다른 방법이 있나요?" 한지훈이 물었다. 방법이 없었다면, 심여운이 그를 만나러 오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을 것이다. 심여운은 한지훈을 바라보며 대답했다."역시 한 선생님을 속일 수는 없네요. 방법은 확실히 있긴 하지만, 매우 어렵습니다.""방법이 뭐죠?" 한지
"지훈아, 돌아왔구나!"류천도는 기쁜 얼굴로 문밖에서 그를 맞이했고, 한지훈을 껴안았다.한지훈도 웃으며 말했다."천도 삼촌, 이번에는 부탁드릴 게 있어서 왔어요."류천도는 고개를 끄덕이며 한지훈에게 앉으라고 손짓한 뒤 물었다. "무슨 일인데?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라면 무조건 도와야지."한지훈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천도 삼촌, 명왕이 흑뢰의 열쇠를 가지고 있는 걸 아세요?"이 말을 듣자 유천도는 얼굴빛이 어두워졌고, 정색하며 물었다. "그걸 어떻게 알았지?""심여운이 알려줬어요. 지금 흑뢰에 들어가려면, 해리스가 갖고 있는 열쇠를 얻어야 한다고요."류천도는 아무 말 없이 일어서서 뒷짐을 진 채 복도를 앞뒤로 걸어 다녔다.잠시 뒤, 그는 멈춰 서서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을 꺼냈다."명왕이 흑뢰의 열쇠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걸 얻는 건 하늘의 별 따기다. 난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권한도 없어. 그 열쇠를 얻으려면 명왕과 직접 만나야 해.""알겠어요."한지훈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그래, 그럼 내가 준비하지."류천도가 말을 마친 뒤, 산장을 떠났다. 저녁 무렵. 류천도의 산장 밖에 갑자기 많은 수의 총을 든 경호원들이 나타났고, 동시에 산장 바깥 도로에는 검은색 승용차 여러 대가 달려왔다. 차는 산장 입구에 멈췄고, 류천도는 먼저 차에서 내려 공손하게 뒷문을 열었다. 그러자 차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내렸고, 그는 명왕전의 명왕, 해리스였다!우람한 몸과 탄탄한 허리, 전형적인 서양 백인 남성의 모습을 하고 있었고, 그의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에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사람들도 감히 고개를 들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특히, 살벌한 기운으로 번쩍이는 그의 눈빛은 더욱 강렬한 느낌을 주었다. 명왕 해리스는 서부의 십이성전 중에서도 뛰어난 전투력으로 유명한 인물이었다.소문으로 그의 실력은 이미 오성 용수 급이었다!하지만 이는 단지 소문일 뿐이었고, 명왕의 진정한 실력을 겪어 본 사람은 모두 이미 죽었다. 더욱
별 망설임도 없이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두 사람은 곧 거실을 떠나 별장 안에 있는 넓은 공지로 갔다.주위에는 많은 명왕전 사람들이 에워싸고 있었다.용일과 용린은 한지훈 뒤에 서서 낮은 소리로 물었다. "용왕님, 명왕이란 사람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조심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혹시나 함정이라도 있을까봐 걱정됩니다."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나도 알아."한편, 명왕, 해리스는 팔짱을 끼고 제자리에 서 있었는데, 우람한 체격은 사람들에게 거대한 압박감을 주었다.반면, 그의 앞에 선 한지훈은 아무 힘도 없는 일반인 같아 보였다.이때 명왕 해리스가 선공격을 했다. 그는 번개마냥 제자리에서 순식간에 사라졌다.갑작스러운 폭발력에 그가 방금 서 있던 지면에는 무수한 균열이 생겼다.모두가 아직 반응하지 못 했을 때, 명왕 해리스의 폭발적인 힘이 담긴 주먹은 한지훈의 가슴을 향했다. 이 주먹은 어마무시한 힘이 실려있어 매우 공포스러운 폭발력을 가지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주먹에는 짙은 살기도 담겨져 있었다. 쾅!명왕의 주먹은 곧바로 한지훈이 서 있던 곳에 큰 구덩이를 만들어 냈다.동시에 흙과 돌맹이들이 사방에 뿌려졌다.한편, 원래 서 있던 곳에서 몇 걸음 물러난 한지훈의 눈빛은 매우 싸늘하게 변했다.한지훈은 아무런 망설임과 불필요한 동작 없이 명왕을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이 한방은 탱크 한 대를 박살 내기에 충분했다.쾅!하지만!많은 사람들의 놀란 눈빛 속에서 명왕 해리스는 오른팔을 들어 한지훈의 발차기를 막았다.그 순간 단단한 철판을 찬 듯한 굉음이 났다.해리스의 오른팔은 핏줄이 선명하게 드러났으며 팔뚝이 매우 굵었는데 일반인의 허벅지보다 더 굵었다.해리스의 입가에는 잔인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북양왕, 당신, 실력이 퇴보했군."말을 마친 해리스는 한지훈의 발목을 움켜쥐고, 힘껏 당겨 한지훈을 신속하게 자신의 앞으로 끌어당겼다. 동시에, 그는 한지훈의 가슴을 향해 왼쪽 주먹을 날렸다.주먹에는 짙은 살기와
옆에 있던 용린만이 한지훈과 해리스의 대전을 겨우 볼 수 있었다.용일 조차도 그들의 동작이 모호하게 보였다.그러니 일반인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들의 눈에는 눈앞의 장면이 마치 20배속으로 띄워져 있는 것 같았다.그리고 이때, 쾅 하는 소리와 함께 한 사람이 거꾸로 날아가 지면에 좁고 긴 자국을 남긴 뒤, 한쪽 무릎을 땅에 꿇고 빨갛게 된 눈으로 맞은편 남자를 주시했다.'졌어?!''명왕이 졌다고?'명왕전 사람들이 속으로 생각했다.명왕의 입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반면 한지훈은 조금도 다치지 않고 제자리에 서 있었다.사람들 속에 섞여있던 류천도도 지금 숨을 죽였다.명왕이 강한 건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그러나 그런 명왕이 지금 한지훈한테 졌다.그러니 한지훈이 도대체 얼마나 강한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이때 명왕이 입가에 묻은 피를 닦고 냉소하며 땅에서 일어서서 말했다. "역시 북양왕이군. 이미 육성에 도달한 건가?"한지훈은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꽂고 명왕을 묵묵히 바라보며 숨기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명왕은 웃으며 허리춤에서 열쇠 하나를 더듬어 한지훈에게 던졌다. "내가 졌어. 이게 바로 흑뢰의 열쇠야. 당신에게 충고해줄게 있다면 흑뢰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거야. 그곳은 진짜 지옥이야! 흑뢰에서 소식을 알아보거나 사람을 구하는 것은 승천하는 것보다 더 어려워. 그곳의 다섯 명의 사령관급 강자 중 그 누구도 약자인 사람이 없어. 내가 알기로는 흑뢰에 육성이 무려 두 명이나 있다더군.""그리고 흑기가 단순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도 알아둬. 내 명왕전이라고 해서 흑기와 비길 수 있진 않아. 조심해, 흑뢰에서 죽지 마. 나는 당신과 다시 싸우기를 기다리고 있을테니까."말을 마친 해리스는 몸을 돌려 별장을 떠났다.한지훈은 떠나가는 명왕 해리스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숙여 손에 든 고풍스러운 검은색 열쇠를 바라보며 의심이 들었다.'이게 바로 흑뢰의 열쇠라고?'
한지훈은 심여운을 바라보며 물었다.“심 선생님은 관심이 많은가 봅니다?”심여운이 웃으며 대답했다.“아, 오해하지 마세요. 우리가 가려는 곳이 그만큼 위험한 곳이지 않습니까. 그곳에는 총사령관 급이 되는 인물이 통솔하고 있고 수많은 전신급 강자들이 지키고 있다고 들었어요.”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심 선생의 안전은 제가 지켜드리겠습니다. 그래도 시름이 안 놓이면 이따가 섬에 들어가지 않으셔도 됩니다.”“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심여운이 웃으며 말했다.다음 날.심여운은 바루크에게 연락하여 바다로 나가겠다는 뜻을 표했다.미리 부두에 도착해서 대기하고 있던 바루크는 한지훈을 보자 반가운 얼굴로 인사했다.“한 총사령관, 오랜만입니다. 그때 헤어진 이후로 계속 뵙고 싶었습니다.”한지훈도 예의 바른 미소로 호응해 주었다.간단한 인사가 오간 뒤, 그들 일행은 배에 올랐다.이번 바다 행은 생각보다 순조로웠다.몇 시간 후, 그들은 흑뢰가 있는 섬 근처까지 도달했다.한지훈은 갑판에 서서 뾰족한 초석에 둘러싸인 섬을 잠깐 바라보았다.섬 주변은 좁은 부두를 제외하고 족히 10미터가 넘는 검은색 성벽으로 겹겹이 둘러싸여 있었다.멀리서 보기에도 숨이 막히는 장관이었다.부두를 제외한 성벽 근처에는 아찔한 전기망이 쳐져 있었기에 등반조차 불가능한 구조였다.잠시 후, 그들을 태운 배가 부두에 멈추고 일행은 배에서 내렸다.바루크는 배 위에서 한지훈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한 총사령관, 저는 여기서 기다리겠습니다. 기한은 3일, 3일이 지나면 무조건 부두로 나오셔야 합니다. 기한이 지나면 저는 선원들을 데리고 여기를 떠날 것입니다. 이건 흑뢰의 원칙이에요.”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인 뒤에 이끼가 가득 낀 낡은 계단을 밟으며 배에서 내렸다.대략 3백 미터쯤 가니 드디어 흑뢰의 유일한 출입구 앞에 도착했다.한 사람만 출입할 수 있는 좁은 출입구 앞에 건장한 체구에 거뭇거뭇한 피부의 사내가 비수를 든 채, 싸늘함을 사
그의 뒤에 지키고 서 있던 용병들도 총을 둘고 싸늘한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심여운의 얼굴이 분노로 시뻘겋게 물들었다. 하지만 대놓고 불만을 표출할 수 도 없었기에 난감한 얼굴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물었다.“한 선생, 어떻게 할까요?”한지훈은 한치 주저도 없이 답했다.“제가 들어가겠습니다.”“사령관님!”“안 됩니다, 각하!”“절대 안 됩니다. 내부에 무슨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도 모르는데 무조건 저희는 사령관님의 신변을 지켜야 합니다.”용일과 용린이 다급히 말했다.하지만 한지훈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그들의 어깨를 다독이며 미소를 지었다.“걱정 마. 내가 알아서 잘 대처할 수 있어. 너희는 밖에서 대기하고 있어. 3일이 지났는데도 내가 나오지 않으면 돌아가서 전에 계획했던 대로 진행하면 돼.”“예, 알겠습니다!”용린과 용일은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멀어지는 한지훈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철문이 다시 닫히고 용린과 용일은 경계 태세를 취하고 문밖에 똑바로 섰다.문지기는 싸늘한 눈빛으로 용일을 노려보다가 손가락으로 목을 긋는 시늉을 했다.그 모습을 본 용일은 미간을 확 찌푸리며 주먹을 움켜쥐었다.옆에 있던 용린이 그를 말렸다.“일 복잡하게 만들지 마.”용일은 그제야 분을 참으며 묵묵히 주먹을 내려놓았다.사내는 가소롭다는 듯이 피식 웃더니 땅에 드러누워 일광욕을 즐겼다.그 시각, 거대한 성벽의 안쪽.한지훈은 총을 든 용병들과 함께 긴 통로를 걷고 있었다.그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원시우림이었다.흑뢰는 원시우림의 바깥을 성벽으로 들러 지어진 곳이었다.이곳은 완전한 야생이 살아 숨쉬는 곳이었다.주변에서 야수들이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길가에는 야수에게 물어 뜯겨 죽은 해골들이 즐비했다.해골들의 팔과 발에는 철녹이 가득 낀 족쇄가 채워져 있었다.이곳에 갇힌 죄수들은 원시우림에서 자유자재로 돌아다니다가 죽었단 말인가?한지훈이 인상을 찌푸리고 있자 앞에서 걷던 사내가 유
안드레는 항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는 한지훈과는 전혀 승산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끝까지 완강하게 반항한다면, 한지훈은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유럽 전체는 슬픔에 빠지게 됐고, 수많은 사람들은 안드레의 안쓰러운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유럽을 지킬 사람도 없게 됐다. “한 선생님, 안드레 님께서는 이미 자결을 통하여 사죄하셨으니 이제라도 제발...”쿠러는 검을 찔려 죽은 안드레의 마지막 모습에,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안돼! 적어도 4분의 3의 목숨은 내놔야 돼!”이내 한지훈이 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자, 곧바로 별빛이 쏟아졌다. 은빛 별빛에 비친 모든 무도 사람들은 순간 잿더미로 변한 채 공기 속에서 흩어지게 됐다. 마치 그들은 이 세상에 한 번도 나타난 적 없는 것처럼. 곧이어 한지훈은 한 손을 짊어진 채, 곧장 북쪽으로 향하여 영륜으로 향했다. 지금 이 순간 전 세계는 고요해졌다. 안드레가 자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재앙을 면하지 못했다. “아이고! 한때 2차 대전 정세까지 좌우하던 안드레가 한지훈 앞에서 자결까지 하며 사죄했는데도 용서를 받지 못했다니!”“한지훈 이 놈, 이번 기회에, 전 세계로 하여금 용국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끔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이번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만 해도, 이미 수만 명이 넘어!”“그게 뭐 어때서? 그러게 누가 그들로 하여금 다른 나라들을 멸망시킬 의도를 보이라고 했어!”인터넷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역외에 세력이 전혀 없는 일부 작은 나라들은, 이번 사건을 더욱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나라에 역외 강자가 없어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 상황이, 자신들의 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이젠 한지훈이 영륜으로 가려 할 거야!”“영륜은 비록 작은
안드레는 생각했다. 지난번에 공해상에서 한지훈으로부터 미움을 사거나 용국 묘당으로부터 미움을 산 상황에 한지훈은 그저 무릎을 꿇고 절하는 것만을 요구했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스스로 무릎을 꿇으면 한지훈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일단 유럽 다른 역외 강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그는 오늘의 모든 것을 되찾을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저 멀리서 무릎을 꿇고 절하는 안드레의 모습에 한지훈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안드레, 그때랑 지금의 상황은 정말 달라. 그날, 너희들이 저지른 과실은 단지 용국의 명예만을 손상시켰을 뿐이야!” “하지만 오늘의 너희들은 감히 우리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하고 있지!”“내 눈에는, 네가 아무리 절을 해도 우리 용국 백성들의 목숨과는 비교할 수 없어!”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에, 유럽 전역 백성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안드레는 완전히 멍해졌다. 사실 그와 한지훈은 같은 일성 준 천신계 강자였다. 자신이 방금 보인 절은, 한지훈의 수원을 적어도 5년은 증가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한지훈에게 있어서 좋은 점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자신의 절이, 한 푼의 가치도 없다니? “한지훈! 너 사람을 그렇게 너무 업신여기지 마! 이번에 너에게 패배한 것은 단지 이곳에 처음으로 돌아온 역외 강자들일뿐이고, 앞으로 다른 역외 강자들도 계속해서 돌아올 거라는 거 명심해!”“안드레 선생님께서는 우리 유럽의 대표로서, 이미 매우 성실하고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넌 대체 뭘 또 어떻게 하려는 거야!”“어떻게 하냐고?”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 유럽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전부 죽이려 하는데, 고작 절 한번 하는 거로 본인 마음 편안하게 하려는 거면 그게 맞는 것 같아?”“이 세상에 그렇게 쉬운 도리가 어디 있어! 차라리 내가 너희 유럽에 500개의 핵무기를 던지고 나중에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할까?”한지훈은 비웃음을 띤 얼굴로 아래쪽에 있는 쿠러를 바라보았
당시 미육과 연합하여 용국을 지원하자는 제안을 건넸을 때, 아무도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어주지 않았다. 그러니 이 상황에 그는 절대 나서며 말리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드레의 단호한 거절에 유럽 전체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됐다. “용국이랑 연락 닿았어? 뭐라고 해?”고위층 간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다른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저희가 줄곧 최선을 다해 연락하고 있긴 한데, 용국 측은 그저 용각이 용국 국왕에게 보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용각 측은 줄곧 응답이 없습니다!”중년 남자는 겨우 용기를 내어 대답했다. “뭐라고!”그 얘기에 고위층 간부는 책상 위를 탁하고 세게 내리쳤다. “그 놈들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인종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거 아니야? 국왕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감히 한지훈이 유럽에서 우리를 학살하게끔 방임한 건지!”“용서 못해! 절대 용서할 수 없어!”그는 거의 울부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 나도 이 상황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쿠로, 이젠 너의 그 잘못된 선택의 대가를 치를 때가 됐어. 당초 한지훈이 유럽을 찾아왔을 때, 내가 너희들더러 더 이상 용국을 건드리지 말라고 충고했었지!”“적어도 태세가 조금이라도 좋아진 후에 다시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았겠건만, 너희들은 기어코 내 말을 듣지도 않았어! 결국 한지훈은 지금 유럽으로 달려가고 있고!”“너희들이 그렇게 자랑하던 역외 강자들은 뭐 하고 있어? 그렇게 입버릇처럼 떠벌리던 그 동맹국들은?”바로 그때 안드레가 들이닥쳤다. 안드레를 보자마자 쿠러의 표정은 마침내 좀 가라앉았다. “안드레, 지금 오직 너만이 세계 무도 연맹에 연락을 나눌 수 있어. 우리나라는 이젠 완전히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됐는데 더 이상 좌시할 수는 없잖아.”쿠러는 급히 반갑게 맞이하며 본론부터 꺼냈다. 그러나 안드레는 쓴웃음만 보였다. “사실 이미 세 시간 전에 연락하긴 했어. 그들의 뜻은, 이번
유 씨 어르신과 양 씨 어르신의 침착함에 비해, 상황은 계속하여 들끓었다. 사실 천신급 강자가 이렇게 강한 다른 나라들에 침투해 마구 살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 몇 개 대도시까지 전부 도살되었다. 이 소식에 전 세계는 크게 놀랐다. 그제야 사람들은, 용국이 수천 년 동안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것만큼 더 이상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나 용국에 정복된 많은 나라들은 더욱 깊이 새기게 됐다. 감히 자신보다 강한 자를 공격하려는 자는, 언젠다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거라고. 현재 수많은 나라 원수들은, 모두 세계 무도 연맹이 한지훈을 제재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 방법이야말로 그들의 나라를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계 무도 연맹도 유독 평온한 태도를 보이며 모든 일을 묵인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육과 부상 천신계 강자들이 잇달아 참사하고 난 후, 세계 무도 연맹은 더 이상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이 상황에 전 세계는 침묵에 빠지게 됐다. 필경 세계 무도 연맹은, 천도 맹약이 세속에 파견한 하나의 꼭두각시일 뿐이었다. 그러나 천도맹약이 역외 강자들을 돌아오게끔 만들어,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한 의도는 이미 드러나게 됐다. 이 상황에 세계 무도 연맹이 소리를 내어 한지훈을 경고하게 되면, 정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겠는가? 지금 이 순간, 용국의 해체를 꿈꾸던 국가 원수들은 하나같이 깊은 후회에 빠졌다.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결코 용국 해체 계획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곧이어, 한지훈이 부상 강자와 미육 강자들을 잇달아 참살하는 영상은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미친 듯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을 목격한 네티즌들은 그저 말문이 막혔다. 자신들의 나라가 이젠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에. 적지 않은 부상 젊은이들은 이 뉴스를 통해, 교토에서 발생한 모든 것을 알게 된 후 바로 스크린을 껐다. 그들 역시 이 모
그러나 노인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늘에는 순간 괴상한 빛줄기가 나타났다. “안돼!”노인은 큰 소리를 내며 어떻게든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빛이 지나치는 곳마다, 사람이고 가축이고 모두 사라지게 됐고 땅 위에는 피만 흐를 뿐이었다. 노인은 더 이상 망설일 겨를도 없이, 급히 손을 들어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가 막아내기도 전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보임과 동시에 번쩍하여 노인의 등 뒤를 노렸다. 이내 금빛이 반짝이는 장총 한 자루가 노인을 찔렀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노인이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적색 사냥용 장총에 맞는 순간을 목격하게 됐다. 그렇게 노인은 시체가 되어 바로 쓰러졌다. 방금 한지훈이 보인 일격은 매우 간단해 보이긴 하지만, 그 안에는 원의 오의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노인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이었다. 결국 노인은 반항할 기회조차 없이 총에 찔려 죽게 됐다. 뒤이어 한지훈이 손을 살짝 들자, 하늘에는 황금 노을이 뒤덮였고 무수한 살기가 이집트의 수도를 뒤덮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집트의 수도 전체는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무종 고수든 일반 백성이든 무차별적으로 말살되었다. “너... 대체 왜 백성들까지 학살하는 거야!”한지훈이 한창 손을 쓰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한지훈에게로 날아왔다. “너희 이집트 강자들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학살하려고 한 이상, 나야 당연히 용국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도리를 따져야지!”이내 한지훈이 다시 손을 흔들자, 몇 개의 도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잿더미가 되었다. 그리고 방금 나타난 노인은, 몇 리 밖으로 도망가기도 전에 눈썹이 뚫리게 되었다. 그렇게 또 한 명의 천신계 강자가 죽게 되었다. 이 상황에 중년 남자는 그저 주먹을 꽉 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리 화가 난다 하더라도 한지훈이 멀리 떠날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여러 나라들이 도살되면서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한편
중년 남자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하늘에서는 갑자기 비할 데 없이 눈부신 은빛이 번쩍였고 온 하늘은 그 은빛에 휩싸였다. 은빛을 보아낸 중년 남자는 깜짝 놀랐다. 이내 급히 의자에서 일어나 밖을 향해 소리쳤다. “얼른! 모두 전쟁 준비 태세로 들어가!"”그러나 그의 목소리가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주위는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그저 눈앞에는 흰 빛이 지나가는 것만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사람이든 강철로 만든 무기든, 순식간에 잿더미가 되어 공기 속으로 흩어지게 된 것이다. 곧이어 긴 머리의 남자가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것 같은 그 기운은,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충격에 빠지게 만들었다. 중년 남자는 하늘에 떠오른 누군가의 그림자를 발견하고는 저도 모르게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었다. 바로 이때, 엄청나게 강한 기운이 다시 중년 남자의 뒤에서 느껴졌다. “누구야!”이는 한지훈에게 던지는 질문이었다. “북양 왕, 한지훈!”한지훈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북양 왕, 여기는 엄연히 이집트의 수도인데 잘못 알고 찾아온 거 아니야? 천신계 강자라면 세속에 들어설 수는 있지만, 마음대로 살계를 열 수는 없지!” “우리 이집트의 수도까지 와서 뭘 하려는 거야!”이내 하늘에서는 한 노인이 느릿느릿한 발걸음으로 한지훈을 맞이했다. 한지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노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 살계를 열면 안 된다는 거야? 그럼 너희 이집트 역외 강자들은 부상과 연합하여 우리 용국을 도살하려 했는데, 그건 어떻게 설명할 거야?”설마 고위층들은 맘대로 불을 질러도 되고, 백성들은 불을 지르지 못한다는 거야? 그런 말도 안 되는 게 어딨어! “흥! 그건 역외 강자들이 내린 결정이야. 네가 이미 이렇게까지 희생하며 용국을 지키려 한 이상 본분만 지켜! 당장 용국으로 돌아가고, 더 이상 다른 나라들과 갈등을 일으키지 마!”“너희 땅을 지키는 게 바로 네가 마땅히 해야 할 직책이야!”노인은 한지훈을 안중에 두지도
그의 쓴웃음과 함께, 부상이 수십 년 동안 세웠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다. “가주님, 아직 저희에게는 숨겨진 핵무기가 두 개 더 있지 않습니까? 제가 봤을 때...”“뭐? 핵무기?”그 말에 직전 가주는 저도 모르게 탁자를 내리쳤다. 상대는 천신계 고수인데 핵무기로 상대한다고? 핵무기가 제대로 날아가 폭파하기도 전에, 부상에 있는 자신의 가문이 먼저 불똥을 맞을까 봐 두려웠다. “어리석은 놈! 그놈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나 해?”“천신계 강자 수법조차도 맘대로 되돌릴 수 있어. 만약 핵무기를 그놈에게 던진다면, 그건 그저 부상에 더 큰 공포를 조성할 뿐이야!” 직전 가주는 가문을 장악한 지 여러 해가 되었고, 또한 부상의 국권도 직전 가문이 손에 넣고 있었다. 그렇기에 요 몇 년 동안 겪은 풍파들에 대해 그는 모르는 게 없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그는 정말 두려웠다. 한지훈 한 사람만으로 이미 부상을 피로 물들였는데, 만약 또다시 심기를 건드리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그는 감히 생각하지도 못했고, 생각하려 하지도 않았다. 비록 스스로도 20대 청년 때문에 간담이 서늘해지는 걸 인정하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게다가 부상의 고수들 중, 한지훈의 손에서 죽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최신 정보에 따르면, 미육 쪽의 최고의 고수들도 방금 한지훈의 손에 죽게 됐고, 미육 전체의 사상자 수는 수천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건 얼마나 무서운 복수인가? 이 상황에 누가 감히 용국을 건드리고 한지훈을 건드리려 하겠는가? “가주님, 저희가 유럽 혹은 비육과 손을 잡는 건 어떤가요? 전 세계 고수들이 모두 한 곳에 모이게 되면 한지훈도 더 이상 피하기 어려울 거라 확신합니다!” 이때 직전 가문의 중요한 구성원 한 명이 입을 열었다. “유렵? 연합하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해? 절대적인 실력 앞에서 우린 그저 땅강아지일 뿐이야. 우린 그저 역외 다른 강자들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어!”“아마 때가 되면...”그는 잠시 멈칫
순간 유럽 전체는 공포에 휩싸이게 됐다. 전에 역외 강자들이 돌아오기 전에도, 한지훈 홀로 유럽 4대 천신계 강자들을 도살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의 유럽은 다른 열국 역외 강자들과 손을 맞잡고, 함께 용국을 멸망시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사실을 한지훈이 전혀 모를 리는 없었다. 그렇기에 한지훈의 보복이 유럽 전역을 피바다로 만들 수도 있었다. 그 시각, 유럽 평범한 일가족의 한 노인은 이 소식을 접하고는 하늘을 우러러보며 깊은 탄식을 금치 못했다. 가족들은 떨리는 그의 손을 보아냈다. 다른 한편, 이들보다도 가장 먼저 소식을 접한 영륜 역시 같은 반응이었다. 그중에서도 한궁에 있던 한 백발노인의 표정은 극도로 어두웠다. “당장 가서 하드레이를 모셔와! 그렇지 않으면 우리 영륜이 아예 지구에서 사라질 수도 있어!”“캐럴 선생님, 제가 보기엔 이 소식의 신빙성이 너무 낮습니다. 그리고 설령 한지훈이 정말 그 역외 강자들을 죽였다 하더라도, 설마 그가 감히 국제 분쟁을 일으킬 수가 있겠습니까?”“그래서 전 굳이 하드레이 선생을 모셔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옆에 있던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한 중년 남자가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 “뭐? 국제 분쟁? 흥! 넌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나 본데, 연합국들은 이번에 용국 전체를 멸하려고 하는 거야! 네가 알긴 뭘 알아!”“만약 하드레이가 이곳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한지훈은 단 한 시간 안에 얼마든지 영륜을 불바다로 만들 수도 있었을 거야!”백발의 노인은 이미 단단히 화가 났다. “하지만 하드레이 선생께서는 앞으로 3년 안에는 그 누구도 그의 청수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잖아요. 이 상황에 저희가 요청하는 건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게다가 한지훈이 뭐가 대단합니까. 하드레이 선생은 이미 삼성 지급 천신계 강자이고, 일단 하드레이 선생의 이름만 대기만 하면 한지훈은 아마 놀라서 도망갈 것입니다.”중년 남자는 여전히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하드레이는 확실히 유럽에
그 순간, 부상 전체는 들끓게 됐다. 거의 모든 국민들이, TV 생중계를 통해 이 피 비린내 나는 장면을 보게 됐다. 무려 부상의 수많은 고위층, 그리고 무종 고수들이 잇달아 운명하게 된 것이다. 한편 직전 가문에는 나쁜 소식들만이 눈덩이처럼 굴러오게 됐다. 소식을 접한 직전 가문 가주의 표정은 극도로 어두웠다. 부상의 모든 고수들이, 모두 한 사람으로부터 죽임을 당하게 됐다. 심지어 근 30년 간 자취를 감춘 고수조차도 눈 깜짝할 사이에 격파당했다. 그렇게 짧디 짧은 몇 시간 내에 부상 각지 고수들은 거의 전부 살해되었다. 게다가 국주의 황궁조차도 순식간에 평지로 옮겨지게 됐다. 그래도 다행인 건, 국주는 그 무렵 지하실에서 하인들과 밀정을 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부상의 정신적 우상인 국주조차도 참살당했을 것이다. 한편, 각국 역외에서 돌아온 강자들이 용경에서 한지훈 한 사람에 의해 전부 격살당했다는 소식이 아주 빠르게 퍼지게 됐다. 이 순간, 세계 각지는 모두 지옥과도 같은 적막에 빠지게 됐다. 그 시각 미육의 한 우림 속에서는, 하늘을 찌를 듯한 큰 나무 아래 수수한 옷차림의 노인이 앉아 있었다. 사실 이 우림은 미육의 금지 구역이었다. 그 이유는, 노인이 줄곧 이곳에서 자연의 힘을 깨닫고 있었기에 일단 이 구역에 들어서는 모든 사람들을 침입자로 간주하여 격살하고 있었다. 노인은 어느새 천신계의 천기가 온몸을 감싸며, 자신에게도 드디어 본질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리고 그의 머리 위에는, 오색구름 덩어리가 모여 있었는데 이는 마치 그가 곧 새로운 길을 개척할 거라는 것을 의미하는 듯했다. 바로 이때, 흰색 두루마기를 입은 한 중년 남자가 빠른 걸음으로 노인에게 다가와 당황한 표정으로 보고했다. “선생님, 큰 일 났어요. 저희 미육 역외 강자들이, 용국의 한지훈이라는 사람의 손에 죽게 됐다고 합니다!”남자는 말하면서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았다. 그의 뒤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따랐는데,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