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을 들은 담호영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어휴, 이게 사실이라면 우리 담씨 가문은 이 일을 속으로 삭일 수밖에 없겠군."담호영은 이내 손을 흔들며 주원우에게 말했다. "원우야, 유열을 처리하고 나와 함께 오군의 강 씨 가문으로 향한다."유열은 이 말을 듣고 매우 당황하며 말했다. "가주님, 저 유열은 가주님에게 매우 헌신적입니다. 강씨 가문을 파괴하고 싶다면 제가 최선을 다해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담호영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난 한지훈에게 사죄하러 가는 것이지, 복수하려는 게 아니다!"이 말이 나오자마자 유열은 충격에 빠졌다!부산 법무국 집행관인 담씨 가문의 가주가 직접 오군으로 가서 한지훈에게 사과를 하려 하다니.망했다, 완전히 끝장난 것이다! 이미 밤이 찾아왔고, 밤하늘에 뜬 초승달이 창문에 비치고 있다.하늘에는 수없는 별들이 매우 밝게 빛나고 있었다.담호영은 주원우와 유열을 데리고 가장 빠른 비행기를 탄 뒤 오군으로 향했다. 담호영에게 시간은 담씨 가문의 미래와 마찬가지였다. 한지훈이 불만을 품고 있다면 담씨 가문은 한순간에 5만 명의 군사들에게 무너질 수도 있다. 약 한 시간이 지난 뒤, 담호영은 오군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때, 오군 사람들은 이미 담씨 가문의 가주가 밤새 비행기를 타고 오군으로 향했다는 소식을 접했다.목적도, 시간도, 얼마나 많은 사람을 데리고 왔는지는 알 수 없었다.송호문은 한지훈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나쁜 소식을 전했고, 송호문은 매우 조급해 했지만 한지훈은 평정심을 유지한 채 위스키를 마셨다."송 집행관, 걱정하지 마. 모든 게 내 통제하에 있으니까."한지훈이 말했다.그는 강학주의 가족을 데리고 강씨 집으로 가서 좋은 구경을 보기로 결심했다. 오늘부터 강씨 가문의 가주가 바뀔 것이다. 송호문도 한지훈의 지시에 따라 강씨 집으로 향했고, 강씨 가문의 강문복은 이 순간 잠을 이룰 수 없었다.담씨 가문의 가주가 직접 찾아온 건 매우 나쁜 소식이었고, 강씨 가문이 파산 위기에 처하
말을 들은 강학주는 잠시 생각하다가 다시 앉았다.이 모습을 본 강문복은 바로 화를 냈다. "담 씨 가문 가주를 밖에서 기다리게 하다니. 담 씨 가문이 크게 화가 난다면 정말 돌이킬 수 없을 거다."말을 마친 강문복은 바로 집 앞에 나가서 담 씨 가문의 가주를 맞이했다.그러나 담호영의 첫 마디는 뜻밖에도 "한지훈 선생이 여기 계십니까?" 였다.강문복은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안에 있습니다. 거실에 있어요. 한지훈도 가주 님을 마중나오려고 했습니다, 특별히 사과도 할려고 했고요.""아닙니다!"담호영이 급히 손을 저었다. "그런 일이 아닙니다. 제가 이 밤에 오군 강 씨 가문에 온 것은 한지훈 선생에게 사과하기 위함입니다."'뭐라고?''강문복은 한동안 반응하지 못했다. '한지훈의 한마디에 담 씨 가문 가주가 정말로 수백리의 거리를 무릅쓰고 강 씨 가문에 와서 사과를 하다니.'강문복이 멍하니 있는 것을 보고 담호영은 급히 그에게 말했다. "저를 데리고 올라갈 수 있을까요? 직접 한지훈 선생에게 사과할 수 있도록요."강문복은 어쩔 수 없이 담호영을 데리고 강 씨 가문 거실로 갔다.한지훈은 거실에 앉아 있었다.그를 본 담호영은 바로 무릎을 꿇었다. "한 선생, 담 씨 가문을 이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사람을 보내 강 씨 가문을 공격했다니, 저희가 잠시 정신이 나갔던 것 같습니다."한지훈은 냉담하게 말했다. "전 당신 아들을 직접 감옥에 보낸 사람인걸요."강문복은 급히 한지훈을 밀면서 욱하지 말고 좋게좋게 이야기 하라고 눈빛을 보냈다.그러나 강문복은 담호영이 이어서 한 말 한마디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담호영이 단호하게 말했다. "그건 자업자득이죠. 선생을 원망할 수는 없어요."한지훈이 이어서 물었다. "전 유열의 모든 것도 앗아갔는 걸요."담호영은 손을 저어 주원우에게 유열을 데리고 올라오라고 명령 했다. "유열은 감히 한 선생에게 손을 댔습니다. 설령 당신이 용서한다 하더라도 저희 담 씨 가문에서 그를 용서할 수 없습
몇 개의 별들만이 어두운 밤하늘을 수놓고 있었다.미풍에 나뭇잎은 사박사박 소리를 내며 흔들렸고, 매미 울음소리는 고요한 강씨 가문 저택에서 메아리 쳤다.강문복은 담호영이 강씨 가문 마당을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다. 공포감이 어린 눈빛은 지금 이 순간의 그의 의혹과 충격을 보여주었다.'담호영이 복수가 아니라 사과하기 위해 밤새 우리 집으로 달려오다니.'부산 명문가 중의 한 가문이 오군의 한 삼류가문에게 사과했다는 건 눈앞에서 봤다고 하더라도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담씨 가문은 부산 제일의 가문이고, 그 배후에는 더욱 그들 가문을 지지해주는 전역구의 고씨 가문이 있었다. 그러나 담호영은 정말 가문의 영예를 버리고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다시 자리로 돌아간 강문복은 가시방석에 앉은 것 같았다.'한지훈이 정말 해냈어.'이때 한지훈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담씨 가문이 찾아와 사과했으니 강씨 가문의 가주 자리는 이제 주인이 바뀌어야 하는거 아닌가요?"한지훈은 강문복을 직시하며 물었다.강문복은 갑자기 무서워졌다.강학주는 고소하다는 눈빛으로 강문복을 쳐다보며 웃었다.조금 전까지 강씨 가문의 가주였던 강문복은 지금 아무 것도 아니게 됐다.그는 그 자리에서 멍하니 고개를 숙이고 눈썹을 찌푸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한편 담씨 가문 가주, 담호영이 강씨 가문에 방문했다는 소식을 들은 설해연과 강희연이 급히 돌아왔다.하인의 말을 듣고 설해연과 강희연은 담씨 가문에서 직접 찾아와 사과한 일을 알게 되였다.설해연이 급히 사정했다. "지훈아, 역시 대단하구나. 우리 집 문복 씨가 그동안 줄곧 네가 반드시 담씨 가문 사람이 직접 찾아와서 사과하게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말하면서 칭찬했어."강학주는 재밌다는 듯이 설해연을 쳐다보며 조용히 그녀가 지어낸 말을 들었다.설해연이 이어 말했다. "우리 모두 가족 성원의 일원으로서 가문이 더욱 번성하길 바란단다. 다른 사람이 짓누르는 것보다 내분이 먼저 일어나서는 되겠니?"설해연은 강문복을 밀면서 그에게 어렵게 얻은
강학주는 당연히 자기가 가주 자리를 물려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대놓고 말했다. "흥! 한지훈은 우리 집 데릴사위니까 우리 가문 사람이랑 다름이 없어. 만약 이 아이가 이 강씨 가문의 가주 자리를 원한다면 나, 강학주가 제일 먼저 찬성할 거야.""너..."강문복은 강학주가 가문의 명성은 하나도 고려하지 않고 다른 성을 가진 사람을 지지할 줄은 몰랐다. 그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지금까지 줄곧 자식이 부모님의 사업을 물려받았어. 오군 명문가중 하나로서 강씨 가문도 마찬가지였지. 강씨 어르신께선 지금 상태가 위독하셔. 침대에 누워 인사불성인 상태란 말이야. 지금 그 분께서 깨여나실 지도 미지수야. 하지만 어르신께서 전에 직접 내게 강씨 가문 가주의 자리를 맡기셨어."'오군의 세속적인 선입견은 마치 큰 산과 같아. 네가 아무리 노력해도 바꿀수 없다는 얘기란 말이야.'강문복은 세속적인 선입견으로 한지훈이 강씨 가문의 자리를 계승하는 것을 포기하게 하려고 했다."그만!"한지훈은 소리를 지르고는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 "강씨 가문 따위는 제가 놔두면 살아남겠지만 없애려고 마음만 먹으면 금방 망합니다."이 말을 들은 강문복은 식은 땀을 흘렸다. 그들에게 있어서 북양구 총사령관인 한지훈은 도저히 넘을수 없는 큰 산이었다. 만약 한지훈이 진짜로 마음을 굳게 먹고 이 강씨 가문의 가주 자리를 원한다면 강문복이 어떻게 반항한다 하더라도 그는 한지훈의 지위를 뒤흔들수 없었다.강문복, 나아가서 강씨 가문에게 있어서 한지훈은 신과 같았고 그의 말은 신의 뜻과도 같았다.한지훈이 말을 이었다. "오늘부터 강문복 씨는 강운그룹에서의 모든 직위를 취소하고 외부인으로 취급할 거고, 전 강씨 가문의 가주 자리를 계승하고 강학주 씨에게 강운그룹의 중대 사항을 관리하도록 맡길 겁니다. 그리고 강씨 가문은 오늘부로 그 성을 '한' 으로 고칠 거예요."한지훈은 당당히 강씨 가문 저택을 떠났다. 그는 이제부터 더이상 강씨 가문에 강문복이 없다고 선포했다.만약 오군의 법칙이
강문복은 혼자 거실을 벗어났다. 그의 뒷모습을 보니 금세 몇 십년을 폭삭 삭은 것 같았다.강희연과 설해연도 그의 뒤를 졸졸 따라갔다.강문복 등 세 사람은 어둠을 틈타 함께 강 씨 가문 저택을 떠났다.이튿날 날이 밝자 강운그룹은 한지훈이 이사장을 맡고 강학주가 이사장을 대리한다고 정식으로 선포했다.그동안 떠들썩했던 강 씨 가문의 권력 쟁탈전은 완전히 막을 내렸다.강학주는 승자가 되었고 강문복은 가장 큰 패배자가 되었다.원룸에 강문복 등 세 사람이 함께 있었다.설해연은 컴퓨터 옆에 앉아 해바라기씨를 까서 먹고 있었고 티비에서는 강학주 일가족이 인터뷰 하는 모습이 방송되고 있었다.기자가 물었다. "그동안 강 씨 가문 두 아들 분께서 끊임없이 싸운다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앞에서는 사이 좋은 척 하고 뒤에서는 서로 배신하는 사이라고요. 이에 대해 강 회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예전과는 달리 정장을 입은 강학주가 입을 열었다. "겉으로만 형제이면 뭐 어떤가요, 어차피 진정한 승자는 저인걸요?"강학주는 웃는 얼굴로 말했다."퉤!"이 말을 들은 설해연은 얼굴이 일그러졌다. "잘난 척 하기는. 그냥 좋은 사위를 둔 것 뿐이잖아? 한지훈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닌 것들이. 한지훈이 아니었으면 진즉에 길바닥에 나앉았을 거야."설해연은 강희연을 보고 욕설을 퍼부었다. "강우연을 좀 봐. 그 애는 돈도 많고 권력도 있는 좋은 남편을 만났는데 너는 오 씨 가문 애를 데려온 것도 모자라 그것도 물거품이 됐잖니."강희연은 눈을 번지고는 설해연을 무시했다.티비에는 여전히 강학주 일가가 인터뷰 하는 모습이 방영되고 있었다.기자가 물었다. "서경희 여사님, 설해연 여사님께서는 여사님과 마찬가지로 명문가에 시집가셨잖아요, 여사님께서는 그 분에 대한 인상이 어떠십니까?"원래 바탕이 좋았던 서경희는 열심히 꾸민데다가 자색 치파오까지 입어 성숙된 여성의 아름다움이 잘 나타났다. 그녀는 놀란 표정으로 그 기자를 바라보며 물었다. "설해연이요? 그 사람은 누구죠? 저는
강문복은 약간 꾸민 뒤, 저녁에 원 씨 가문 집사, 원문준을 만났다.원문준은 원 씨 가문에서 지위가 비교적 높은 집사로, 전문적으로 원 씨 가문을 대신하여 한지훈의 움직임을 감시했다.원 씨 가문에서 오군을 감시하는 일은 전부 원문준이 조종한다고 말할 수 있었다.원문준은 원 씨 가문이 오군에 둔 가장 중요한 관찰자였다.원문준은 강문복을 향미 카페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저녁 6시 정각.강문복은 일찌감치 향미 카페에 와있었다. 족히 30분을 기다린 후에야 원문준이 와서 입을 열었다. "강 선생, 미안합니다. 좀 조심스럽게 행동하는게 저희 업종의 습관이라. 너무 탓하지 말아 주세요."강문복은 웃으며 말했다. "탓하다니, 그럴 리가요! 좀 조심하는 것이 좋죠. 그렇지 않으면 저희의 협력도 진행할 수 없으니까요."원문준은 강문복을 슬쩍 떠보면서 말했다. "최근 뉴스에서 줄곧 동생 분의 이야기가 방영되는 걸 보며 매우 화가 났었답니다. 강 선생께서 분명히 재물운이 더 좋으신데, 어떻게 되어서 동생 분 같은 간악한 사람한테 자리를 뺏기셨는지. 전 무척이나 강 선생을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강 선생께서 언제 제게 그럴 기회를 주실지 몰라 조급해 했어요!"강문복은 허허 소리를 내며 웃었다. "제 문제입니다. 제가 원 집사님을 오래 기다리게 했네요. 제가 오늘 특별히 원 집사님을 부른 것도 원 집사님과 더 좋은 협력을 하기 위해서입니다."원문준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침묵을 지켰다.강문복은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네, 저도 지금 방법이 없어요. 그래서 원 씨 가문의 도움을 구하고 싶습니다. 원 씨 가문이 저를 도와 강 씨 가문의 가주 자리를 차지하고 오군의 일류세가로 될 수 있도록 해준다면 전 한지훈의 목을 따는 것을 도와드리겠습니다. 어떠신가요?"이 말을 들은 원문준은 웃으며 말했다. "지금은 예전 같지 않죠. 지금 강 선생께서는 가진 것이 하나도 없지 않으십니까. 빈손으로 다 얻으려고 하시다니, 세상에 그런 좋은 일이 어디있겠습니까?"강문복은
원문준은 포기하지 않고 그에게 마지막으로 말을 남겼다. "오군의 상류 인물이 되고 싶은지, 그냥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은지 잘 생각하고 저를 찾아와요. 길을 잘못 선택하지 마시고요. 저희 원 씨 가문은 당신이 궐기할 기회이자 당신 인생의 마지막 기회입니다."말을 마친 원문준은 강문복을 홀로 남겨두고 걸음을 옮겨 향미 카페를 떠났다.강문복은 향미 카페에 틀어박혀 그 자리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그는 약물을 바라보며 눈빛이 흐려졌다.강문복은 저녁이 되어서야 그 약물이 담긴 병을 들고 향미 카페를 떠났다.향미 카페를 나온 후에 강문복은 원문준에게 메시지를 보내기로 선택했다. "시키신대로 할 테니 저에게 시간을 좀 주세요. 후에 번복 하지 마시고요."원문준이 대답했다. "당신이 모든 것을 잘해내고 강준상 씨의 지지를 얻게 되면 저희 원 씨 가문은 반드시 전력을 다해 당신이 하루 빨리 강 씨 가문의 권력을 쟁탈하기를 도울 겁니다. 물론 강 씨 가문이 오군의 일류세력으로 발돋움하는 것까지 말이죠."강문복은 밤하늘의 별빛을 바라보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한지훈, 언젠가 네 피로 이 원한을 갚을 거야.'우습게도 사람들은 누구도 아버지를 죽였다는 죄명을 가지고 싶지 않아했다.그들은 이 모든 것을 전혀 상관없는 원수의 탓으로 돌릴 지언정 자신을 살인자라고 여기려고 하지 않았다. 강문복도 그런 우스운 사람이었다....도석형은 오군의 일을 당연히 모를 수 없었다. 강중약도 가운데 큰 별장에서 전투복을 입은 남자가 용 조각이 달려있는 의자에 단정히 앉아 있었다.그가 바로 한지훈을 언제나 밟고 싶어하는 도석형이었다.그는 북양구를 떠난 후부터 강중약도의 장군이 되었다.요 몇 년 동안 그는 시시각각 한지훈을 밟기를 갈망하였지만 줄곧 방법이 없었다.한지훈은 줄곧 북양구 전역구에 머물러 있었고 그의 아래에는 용일부터 용팔까지 여덟 명의 용맹한 장군이 있었기에 줄곧 손을 댈 수 없었다. 적염왕의 지시를 받은 후, 그는 오군에서 한지훈을 죽이려 하였다.그걸 위해
도석형이 말했다. "빨리 말해봐!"우진이 이어 말했다. "한지훈의 대군이 국경을 덮친 상황에서 저희가 그들의 적장의 머리를 따낼 수 있다면 5만 군사는 우스갯소리에 불과합니다. 이번에 강중약도에서 마침 경매가 열리니 수를 써서 한지훈을 강중약도에서 죽이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도석형이 말했다. "좋아, 아주 묘한 계책이구나!"우진이 계속 말했다. "그렇다면 장군님께서 친필로 초대장을 보내 한지훈이 강중약도에 오도록 하십시오."도석형은 급히 서재에 가서 약도 경매처에서 자신에게 준 스페셜 초대장을 들고 친필편지를 써서 사람을 보내 오군의 한지훈에게 전달하게 했다. 한편, 강 씨 가문 일을 처리한 후부터 한지훈은 줄곧 창해 1호 별장에 머물며 강우연의 곁을 지켰다.한지훈은 잃을 뻔 한 걸 다시 얻어 기분이 매우 좋은 상태였다. 강우연은 전에 하마터면 폭탄에 의해 가루가 될 뻔 했었다. 현재, 주현의 손에서 무사히 벗어난 그녀를 한지훈은 온실 안의 화초처럼 아꼈다. 혹여라도 또 사라질까 무서웠기 때문이었다. 얼마나 심각하냐면, 강우연까지 '여보, 너무 느끼해요.' 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에 한지훈은 '안 느끼하면 안되지. 여보가 이렇게 이뻐서 밖에 늑대들을 막아야 하는걸.' 이라고 대답했다. 이때, 용일이 초대장을 가져왔다. 강중약도, 도석형의 친필 초대장이었다."한 사령관, 강중약도 경매에서 나, 도석형이 당신의 오기를 기다리겠습니다. 저 대신 부인에게 안부를 물어주세요, 당신의 따님도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네요."-도석형이.편지에는 스페셜 초대장이 들어있었는데, 그 위에는 '약도 경매 스페셜 버전.' 이라고 적혀있었다.용일이 말했다. "사령관님, 도석형이 이미 저희의 5만 대군을 발견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가 장악할 수 있는 병력으로는 반드시 저희에게 대적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사령관님을 끌어들인 뒤 잡아서 저희의 군사들이 후퇴하게 만들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한지훈은 침묵했다. 그는 강우연의 견해를 물었다. "우
한편 그 시각, 동방 가문의 별장에서는 동방소와 동방 오우의 두 사람이 한 노인의 양 측에 서있었다. 그리고 노인의 맞은편에는, 우천존과 기모노를 입은 또 다른 중년 남자가 한 명 앉아있었다.그가 바로 사신이었다. 그는 부상국에서, 궁본 현일에 버금가는 신비스러운 존재였다. 게다가 이미 수십 년 전에 천신계를 돌파하여 세상 사람들이 우러러볼 수 없는 높이에 이르기도 했다. “우천존, 우리 둘 사이의 약속, 혹은 화산과 광명파 사이의 약속을 이제는 지켜야겠지?”이내 가운데에 앉은 노인이 먼저 입을 열었다. 노인은 바로 화산과 세속 사이를 지키는 장로로서, 화산과 세속의 모든 사무 결책권을 쥐고 있었다. 화산과 광명파 사이에 암암리에 체결된 계약 역시 바로 이 노인이 주도하는 것이다. “어르신, 저희 광명파가 화산을 도울 거라는 약속은 반드시 지킬 겁니다. 하지만 여기 남은 반쪽의 흑룡심을 얻어내려면 여전히 어느 정도 인내심이 필요합니다!”“게다가 저희가 얻은 정보에 따르면 피라미드에는 인왕급 강자가 한 명 더 있다고 하는데, 과연 화산이 정말 무사히 용심을 얻어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우천존은 미소를 띤 얼굴로, 남은 반쪽 용심의 행방이 적힌 종이 한 장을 건넸다. “그럼 한지훈 그 몸에 있는 두 개의 용심을, 대체 어떻게 나눌 생각인 건가?” 창안백은 눈썹을 찌푸리고는 물었다. “저희 광명파는 금룡심만 있으면 됩니다! 적룡심은 얼마든지 화산한테 넘겨줄 수 있습니다! 다만, 천생 서문의 내용에 대해서는 반드시 저희가 서로 공유를 해야 합니다!”“어르신도 아시다시피 천생 서문 없이는, 설령 용심을 쥐고 있다 하더라도 아무런 쓸모도 없고 스스로 융합의 방법을 깨달을 수도 없습니다!”우천존은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옆에서 이 말을 듣고 있던 동방 오우는 순간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우천존 님 그리고 창 씨 어르신, 제가 듣기로는 무적천도 한창 흑룡심을 융합시키고 있다고 하던데요? 그럼 차라리 그의 손에 있는 그 용심도...”그
명령을 받은 두 궁인은 곧바로 천자각을 빠져나갔다. “폐하, 이렇게까지 하는 게 타당하긴 할까요?”이내 종묘 장로들이 앞으로 나아가 작은 소리로 물었다. “그럼 부당하다는 거야? 흥!”국왕은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나의 용국이 어찌 두 천신계 강자에 의해 흔들릴 수가 있겠어! 설령 동방 가문이든 동방 오우든 그 누구도 우릴 위협할 수는 없어!”“용국은 예로부터 대국으로서, 절대 외부의 압박과 협박을 받을 수는 없는 거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히 나서려는 자들은 목숨 바칠 각오를 해야 할 거야! 난 절대 타협할 생각도 없거든! 그러니 얼른 내려가!”진우 일행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로 눈빛을 주고받고는, 결국 어쩔 수 없이 잇달아 천자각에서 물러났다. 한편 용경 교외의 한 별장에서는, 동방 오우가 이루루의 다리에 비스듬히 기댄 채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우천존과 사신이 직접 찾아온다고 했으니, 한지훈도 이젠 간담이 서늘해졌겠지.”이루루가 얼굴을 가리고 간드러지게 웃으며 말했다. 사실 그녀도 한때는 한지훈을 연모하고 있었지만, 당시 한지훈은 이미 최정상에 올라 그녀가 한지훈에게 접근할 자격조차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의 곁에 있는 동방 오우라는 남자는, 한지훈보다 천 배는 나아 보였다. 그녀는 내심, 내일 결전 당일이 바로 한지훈의 제삿날이라 확신했다. 동방 오우와도 같은 든든한 남자가 자신을 뒷받침하고 있으니, 그녀의 눈에서 한지훈은 이미 비할 데 없이 나약해 보였다. “그 정도는 아닐 거야. 한지훈이 며칠 전에 우천존과 이미 한 번 만난 적이 있었어. 그러니 내가 예상하기로는, 한지훈은 진작에 우천존이 올 거라고 짐작했을 것이야!”동방 오우는 침착하게 말했다. “한지훈도, 우천존이 천생 서문을 탈취하기 위해 오는 걸 알고 있다는 말이야?”이루루는 조금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당연하지. 심지어 전에 광명존은은 직접 구걸한 적도 있어. 다만 아쉽게도 광명존 이 폐물 같은 놈은, 한지훈을 설득하기는커녕 오히려 자
다들 여전히 크게 놀라 난처해하고 있을 무렵, 흑병대의 한 병사가 재빠른 걸음으로 홀에 들어와 진우에게 말했다. “사령관님, 큰일 났습니다!” 이내 보고서 하나를 진우에게 건네주었다. 보고서를 확인한 진우는 갑자기 안색이 크게 변했다. “무슨 일이야?”불안한 마음에 대장로가 앞으로 나아가 진우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물었다. “우천존이 이미 용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라탔다고 합니다! 그리고 부상국의 사신도 이미 한 시간 전에 용경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탔다고 합니다!”“우천존은 광명파의 호천 육존 중 한 명인걸 알고 있는데, 사신의 신분에 대해서는 아는 정보가 아직 없습니다! 그나저나 이 두 사람이 동시에 용국으로 달려온 건, 단지 관전을 위해서 일가요?”진우는 보고서를 손에 든 채 한참을 서성거리다가 결국 이를 악물고 말했다. “장로 여러분, 이번 일은 중대한 사항이니 제가 반드시 우선 국왕께 보고를 올릴 겁니다!”그러자 대장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나도 너를 따라 함께 갈게. 그리고 이번 한지훈과 동방 오우의 결전은 잠시 보류하는 게 좋겠어! 그렇지 않으면, 형세는 한지훈에게 매우 불리하게 될 거야!”“그럽시다!”진우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내 대장로와 함께 용각 쪽으로 빠른 걸음으로 달려갔다. 한편 국왕은 최근 유럽에서 발생한 사사건건에 관한 보고서를 보고 있었다. 전체 맥락을 훑어보면, 유럽이 아마도 한 가지 대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들이 대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이 보고서의 표면상 만으로는 전혀 실마리를 알 수가 없었다. “폐하, 진우 및 무종 대장로 그리고 세 명의 종묘 장로께서 만나 뵙고 싶다고 합니다!”그 말에 국왕은 손에 든 보고서를 내려놓고는 손을 흔들었다. “얼른 들어오라고 해!”얼마 지나지 않아 진우 일행은 잇달아 천자각으로 들어섰다. “폐하, 방금 흑병대에서 얻어낸 정보인데 우천존과 사신이 함께 비행기에 탑승하여 용국으로 오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방금 저희끼리 상의
그 어떤 위협적인 말을 들어도, 조금도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어르신, 지금 저희를 위협하는 겁니까?”어느새 진우의 눈빛에는 두 줄기의 차가운 빛이 뿜어져 나왔다. “위협?”그러자 정지룡은 진우를 아래위로 훑어보며 말했다. “이 어린놈아, 내가 널 죽이는 건 짐승을 죽이는 거랑 같은 도리인데, 내가 왜 너를 굳이 위협하겠어?”“당신들, 동방 오우의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지? 하지만 이거 하나는 명심해, 한지훈이든 장로든 그 누구도 그의 적수가 되지는 못해. 그러니 괜히 줄을 잘못 서서 나중에 후회해도 날 탓하지는 마!”“요즘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크고 작은 사건들에 대해서도, 난 더 이상 길게 말하고 싶지도 않아. 당신들 나보다 더 잘 알거라 생각해. 앞으로 이 일을 원만히 해결하려면 동방 도련님한테 의지해야 돼. 당신들이 그렇게 모시는 한지훈은 전혀 실력이 안된다고.” 정지룡의 말을 들은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얼굴빛은 순간 어두워졌다. “어르신, 그렇게 독단적으로 구는 건 좀 아닌 것 같네요!”진우가 차갑게 맞받아쳤다. 바로 그때, 정지룡이 온몸의 기세를 펼치기 시작하더니 이내 5성 용급 천왕계의 기운이 만장을 덮어 심지어 진우까지도 숨을 제대로 쉴 수 없는 압박을 받게 되었다. 이는 매우 어마무시한 위압이다. 이제 갓 5성 용급 천왕계에 진입한 강자들과 달리 정지룡은 이 경지에서 머무른 지 수십 년도 되었다. 다만 줄곧 그 한 걸음을 내디디지 않아 천신계에 발을 못 들여놓았을 뿐이었다. 그러므로 지금으로서, 그와 맞설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무적천과도 같은 강자뿐이었다. “어쩌라고?”정지룡의 얼굴에는 여전히 웃음이 가시지 않았고 그저 담담하게 말했다. “이미 5성 용급 천왕계에 발을 들여놓은 나조차도 기꺼이 동방 도련님 곁에 남아 종이 되었는데, 왜 당신들은 아직도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한 거지?”“한지훈의 손에는 대체 뭐가 있는데, 혹시 신룡전? 그깟 신룡전, 나 혼자의 힘만으로도 절반은 아작 낼 수 있어.” 미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노인이 로비로 들어섰다. 그는 바로 동방 오우의 곁을 지키던 그 노인이었다. 노인의 등장에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대장로가 일어서려는 순간, 진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 “어르신, 앉으시죠!”지금의 노인은 더 이상 동방 오우 곁에 있을 때의 그런 겸손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고, 한껏 교만한 태도를 보이며 대장로를 마주하고도 조금도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정 선생!”이내 대장로가 일어나 노인에게 손을 내밀었다. 뒤이어 나머지 몇 명의 장로들도 잇달아 일어나 노인에게 인사를 했다. 진우는 공손한 장로들의 태도에, 머릿속으로 이 노인의 내력을 가늠하기 시작했다. 무종 대장로들마저 이렇게 예우하는 이상, 노인의 신분은 결코 간단하지 않을 거라 확신했다. “다들 아직도 나를 잊지 않았군. 정말 감격스럽네!”정지룡 역시 장로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는, 미소를 지으며 의자를 찾아 앉았다. “정 선생, 확실히 이건 좀 예상 밖이야. 어떻게 정 선생의 신분으로 동방 오우 편을 들다니. 이건...”대장로는 눈을 가늘게 뜬 채 정지룡을 살펴보았다. 장로들은 비록 한지훈이 동방 오우를 격살하는 걸 동의하지는 않지만, 그들은 절대적으로 동방 가문을 지지하고, 동방 오우의 편에 서는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여전히 전반적인 점을 고려하고 있었다. 그렇게 그동안 장로들은 유럽 몇 대 가문이 저지른 일들에 대한 수많은 정보를 받아오기도 했다. 그중 하나의 정보는, 무도 학원은 필연적으로 용국의 국운을 겨냥하여 궐기하게 되는데 때가 되면 용국에게도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사실 장로들은 당연히 동방 오우와 한지훈 두 사람을 함께 보내고 싶었다. 한 편으로는 몇 대가문의 의도를 알아보기 위하여, 다른 한편으로는 무도 학원이 독재당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정지룡의 갑작스러운 등장은, 대장로들이 일말의 불안감을 느끼게 했다. 동방오우는 그들이 상상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은 인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
이 외에도, 부상국에서 여러 해 동안 은거해 온 천신계 강자인 궁본 현일 또한 내일 정오에 용경에 도착하여 직접 대결을 관전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유럽 러셀로렌 가문의 은세 강자들도 특별히 용국으로 달려와 이 광세의 결전을 직접 보기로 하였다. 그야말로 전 세계가 떠들썩하게 되었다. 백 년 동안 모습을 감추고 있던 천신 강자들도 드디어 나타나다니. 이 소식을 접한 진우의 안색은 더욱 보기 흉해졌다. 얼핏 보아도 상황이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은 것 같은데, 4대 가문은 대체 무슨 속셈을 하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동방 가문, 대체 얼마나 더 많은 수를 두고 있는 거야!”답답한 나머지 진우는 탁자를 탁하고 내리쳤다. “보고 올립니다. 무종 대장로님께서 만나 뵙고 싶다고 하십니다!”바로 이때 흑병대의 한 병사가 진우에게 다가와 낮은 소리로 보고하였다. 이 시점에 무종의 대장로가 자신을 만나러 오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가늠이 가지 않았다. 진우는 눈알을 몇 번 굴리다가는 일단 대답했다. “들여보내!”얼마 지나지 않아 무종 대장로 및 종묘 장로가 함께 진우의 사무실로 들어섰다. “이렇게나 대단하신 장로 분들께서 직접 여기까지 찾아오신 건, 혹시 한지훈과 동방 오우의 대결을 위해서 오신 건가요?”진우는 고개를 돌려 장로들을 바라보았다. “맞아!”무종 대장로가 먼저 입을 열었다. “한지훈과 동방 오우는 모두 우리 용국의 인재들이지. 사실 오늘 오후, 그 두 사람이 곧 결전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솔직히 말해서 꽤 충격을 받긴 했어.” “맞아. 게다가 두 사람은 모두 우리 용국의 엘리트잖아. 어느 사람이 죽든 우리 용국에게 있어서는 큰 손실이 될 거야!”“대세는 끊임없이 변하고 있는 상황에, 용국은 더 이상 귀한 인재를 잃을 수는 없어!”무종 장로들뿐만 아니라 몇몇 종묘 장로들까지도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진우는 그들의 뜻을 알아 들었다. 그들 역시 방금 흑병대 병사가 말했던 것처럼, 두 마리의 호랑이가 서로 다투는 것을 바라지는
한지훈 또한 멀어져 가는 동방 오우의 뒷모습을 보며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확실히 그는 뭔가 일반적인 강자들과는 달라 보였다. 동방 오우에게서는 절대적인 자신감을 보아낼 수 있긴 했지만, 결코 그런 극도의 광기는 아니었다. 내적의 강함이 묻어나는 자신감을 지닌 사람이었다. 한지훈이 전에 상대했던 사람들과는 달랐다. 아마도 이것이 바로 화산의 제자와 일반 무종 사람들의 차이점인 것 같다. 최소한 시야와 식견에 큰 차이가 있는 듯했다. 사실 이전에 한지훈 또한 5대 명산의 위명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 게다가 도청 전인과도 같은 거물조차도 5대 명산에 대한 경외심이 컸다. “화산은 5대 명산 중에서 그저 중류에 미칠 뿐이긴 하지만, 동방 오우 이 사람의 기운은 매우 남다르고 위험한 것 같아!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런 기세가 있는 것 같아!”진우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반면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을 뿐이다. 사실 그는 그 기세의 근원을 완전히 느낄 수 있었다. 그건 바로 진법이었다. 이것이야말로 5대 명산 사람들과 일반 무종 제자들의 가장 큰 차이점일 것이다. 그들은 무예를 익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진법까지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현시대에는 더 이상 진법이 전승되고 있지는 않았다. “지훈 씨, 이번 대결은 더더욱 조심해야 해. 동방 오우 이 사람, 절대 무시할 수는 없어!”진우는 심각한 표정을 한 채 입을 열었다. 그 말에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 곁에 있던 한 사무원에게 말했다. “실례하지만, 저를 도와 강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표를 환불해 주세요. 제가 곧 국왕을 만나러 가야 되거든요!”일이 이미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데, 국왕에게 보고를 올리지 않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네!”곧이어 한지훈과 진우 두 사람은 함께 진우의 차에 탔다. 그렇게 차는 곧장 천자각 방향으로 달려갔다. 천자각에 도착하자마자, 한지훈은 우선 유회원을 생포한 일에 대하여 국왕에게 보고를 올렸다. “그 누구도 이 유 선생이, 광명존이
“네가 뭔데 감히 북양 왕을 건드려? 정말 죽고 싶어서 환장한 거야?”“그나저나 한 선생, 우리 동방 가문 사람을 죽인 것에 대해서는 사과해야 되지 않을까?”동방 오우의 시선은 다시 한지훈에게로 향했다. 그의 표정에는 약간의 살기 또한 띠고 있었다. “그 누구든지, 감히 우리 파룡군을 헐뜯으려 한다면 단 하나의 말로밖에 없어. 그것은 바로 죽음이야!”한지훈이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래, 역시... 한지훈, 넌 과연 미친놈이었어. 그럼 어쩔 수 없지, 내가 특별히 직접 나서서 널 나락으로 보내주마!”“솔직히 난 하찮은 놈들을 직접 상대하는 성격이 아닌데, 너 하나만큼은 직접 내 손으로 처단하고 싶네!”동방 오우는 한 손을 짊어지고는 오만한 표정을 한 채 말했다. 그는 자신의 실력에 대해 매우 자신만만해하고 있었다. “그래? 그럼 네 말은 이 자리에서 날 아작 내겠다는 거네?”한지훈은 여전히 차가운 눈빛으로 동방 오우를 바라보았다. 그는 사실 동방 오우에게서 강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최소 5성 용급 천왕계의 강자이다. 만약 그들 두 사람이 여기에서 전투를 벌이게 된다면, 틀림없이 무고한 사람마저 피해를 입을게 뻔했다. “당연히 이곳에서 승부를 보자는 건 아니지. 화산에도 화산 만의 규칙이 있어. 무고한 사람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되거든. 이건 사문의 훈계이기도 해. 그럼 이렇게 하자, 내일 너랑 나 경교 백일봉에서 붙는 건 어때?”동방 오우는 담담하게 제안을 했다. 결전을 앞둔 사람치고는 긴장감이 조금도 없었다. “그래!”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차가운 눈빛으로 동방 오우를 바라보았다. 갑작스러운 도전장에 진우조차도 멍해졌다. 5대 명산의 위세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비록 동방 오우는 천신 경계를 돌파하지는 못했지만, 필경 명산이기에 다를 수 있는 수법이 매우 많았다. 그러나 한지훈은 상대의 실력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기꺼이 도전장을 받아들였다. “지훈 씨, 심사 숙고하고 결정해…”
바로 이때, 한 검은색 벤틀리 승용차가 천천히 들어섰다. 승용차가 멈춘 후 차문이 천천히 열렸고, 이내 기세가 드높은 한 젊은이가 차에서 내렸다. 뒤이어 한 아릿 다운 여자가 선글라스를 장착한 채 남자의 뒤를 따라 차에서 내렸다. 주위의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그 여자에게로 쏠리게 됐다. 이 여자는 바로, 현재 가장 인기 있는 톱스타 중 한 명인 이루루였다. 이루루는 차에서 내린 뒤 동방 오우의 팔을 잡고는, 차가운 눈빛으로 양령아를 흘깃 보았다. “어머, 양 씨 집안 아가씨 아니야? 어쩜 공교롭게 이렇게 만나게 되네!”이루루는 시큰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게, 공교롭네!”양령아는 그런 이루루와 눈빛을 주고받으며 마찬가지로 조금도 물러설 기색이 없었다. 사실 이루루와 양령아 두 사람은 유치원 시절부터 같은 반에 있었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두 사람은 끝없이 서로를 비교해 왔다. 처음에는 옷을, 나중에는 얼굴을, 그리고 남자친구까지 비교하기도 했다. 이루루는 말 그대로 모든 것을 양령아와 겨루고 있었다. 그러나 그 후 양 씨 어르신이 용각에 입성하게 되자마자, 이루루의 모든 교만은 단번에 언급할 가치도 없게 되었다. 절대적인 권력 앞에서 그녀가 그렇게 중요시 여기던 물질적 조건들은 모두 우스갯소리가 되어버렸다. 특히 그 후 양령아가 흑병대에 가입하여 훈련을 받고 사령관 경지의 고수로 된 후, 두 사람은 더 이상 비교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그 와중에도 이 씨 집안과 양 씨 집안은 여전히 1년에 한 번씩 두 집안의 모임을 갖고는 한다. 그러나 그들의 이야기 초점은 항상 이루루의 연예 사업에서, 양령아의 벼슬 길까지 옮겨가군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극명해지는 차이에, 이루루는 줄곧 원한을 품게 있었다. 한편 동방 오우 역시 한지훈을 훑어보고, 이내 시선을 동방영에게로 옮겼다. “어떻게 된 일이야?”그는 바닥에 널브러진 십여 구의 시체를 보고는 얼굴을 찌푸렸다. 비록 죽은 이들은 모두 동방영의 수행원이고 그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