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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화

사람들의 시선을 따라가 보니 정장을 입은 사내가 정중히 떠나는 차를 향해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었다.

그녀들에게는 정말 익숙한 얼굴이었다. BMW 해성동 매장 점장 전일주였다.

"다들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아까 그 가난뱅이가 무슨 수로 BMW를 사?"

서예지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싸늘하게 말했다.

"그렇긴 하네. 옷차림을 보니 전혀 돈이 있어 보이지 않았는데 애 데리고 마실 나왔다가 차 구경하러 온 사람이 분명해. 그 인간이 BMW를 구매했으면 내가 손에 장을 지진다!"

다른 직원도 서예지의 말에 맞장구를 치자 매장 안에서 다시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하지만 이어진 상황에 그들 모두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고운이를 안은 한지훈이 차에서 내리더니 전일주 점장과 몇 마디 나누고 이쪽을 바라보았다. 그는 유리창에 매달린 여직원을 향해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

그 순간 서예지를 포함한 여직원들은 머리 속이 하얘졌다.

"세상에나! 저 사람 맞네!"

"어떻게 저게 가능하지? 가난뱅이 아니었어? 무슨 돈으로 최신형 외제차를 산 거야? 저거 최고급 옵션이잖아? 2억 정도 할 텐데?"

"내가 뭘 놓친 거지? 저 사람 E클래스 보려고 온 거였잖아. 그런데 손님을 무시하다니!"

사람들은 저마다 한탄을 금치 못했고 서예지는 후회막급이었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주저앉아 울고 싶었다.

"예지 언니, 저 사람 언니가 내쫓은 사람 아니야? 가서 사과라도 하는 게 좋지 않을까?"

누군가의 무심한 한마디에 사람들의 이목이 다시 서예지에게로 쏠렸다.

서예지는 수치심에 이를 갈고는 씩씩거리며 긴 다리를 끌고 한지훈에게 다가갔다.

"이 차 그쪽이 산 거 맞아요?"

한지훈은 인상을 찌푸리며 아직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자신을 노려보는 서예지를 바라봤다.

"뭐 문제 있나요?"

서예지는 수치심에 발끈하며 화를 냈다.

"믿기지 않아서 그래요! 당신 같은 가난뱅이가 무슨 돈이 있어서 이렇게 비싼 차를 사요? 당신 이거… 할부로 긁은 거죠?"

한지훈이 냉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되물었다.

"저기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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