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0화

이때, 잠옷차림을 한 고운이가 눈을 비비며 밖으로 나왔다. 소란에 깬 것 같았다.

아이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사람들의 비난을 받는 엄마를 보자 다급히 그쪽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작은 몸으로 그녀의 앞을 가로막으며 소리쳤다.

"우리 엄마 괴롭히지 마! 이 나쁜 사람들! 당신들 다 나쁜 사람이야!"

"고운아!"

강우연은 딸을 품에 꼭 끌어안고 두려운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 하나는 미친년이고 하나는 더러운 핏줄이네? 이 인간들을 우리 가문에 들이는 게 아니었어!"

"강우연, 이제 그만하고 솔직하게 털어놔! 안 그러면 저 꼬마랑 같이 짐 싸서 쫓겨날 줄알아!"

고운이는 침착하게 손을 뻗어 엄마의 눈물을 닦아주며 말했다.

"엄마, 울지 마. 아빠가 우리 지켜준다고 약속했어."

"야, 꼬마야! 너 지금 꿈 꾸니? 무능한 네 아빠가 무슨 수로 너희를 지켜줘? 그래서 너희 아빠 지금 어디 있는데? 혼자 도망갔을걸?"

설해연이 싸늘한 얼굴로 말했다.

"아니야! 우리 아빠 고운이랑 엄마를 두고 도망갔을 리 없어! 아빠가 꼭 돌아와서 지켜준다고 약속했단 말이야!"

강우연의 품을 벗어난 한고운은 설해연에게 달려가서 작은 손으로 힘껏 그녀를 밀치며 반박했다. 놀란 설해연은 다급히 뒤로 물러서다가 중심을 잃고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이 잡것이 어디서! 어쩐지 멍청한 네 아빠를 꼭 닮았네! 넌 오늘 내 손에 혼날 줄 알아!"

분노한 설해연은 일어서자마자 손을 들어 고운이의 뺨을 때렸다.

묵직한 힘에 고운이는 바닥을 구르며 쓰러졌고 입가에 피가 스며나왔다. 아이의 하얀 볼에는 뻘건 손자국이 찍혔다.

"아… 아파…."

고운이가 울음을 터뜨렸다.

"고운아!"

그 모습을 본 강우연은 바로 달려가서 아이를 품에 안았다.

"고운아, 괜찮아? 어디 안 다쳤어?"

아이의 입가에 배어난 피를 보자 강우연은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설해연을 쏘아보았다.

"당신이 뭔데 내 딸을 때려요!"

설해연은 잠깐 당황하나 싶었지만 이내 팔짱을 끼고 거만하게 말했다.

"애가 예의 없이 굴면 맞아야지! 이래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