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뻔한 걸 물어? 식당에 당연히 밥 먹으러 왔지.”예천우가 냉담하게 대답했다. “네, 그렇죠. 자, 안으로 들어가시죠. 오늘 맘껏 시키세요. 제가 계산하겠습니다.”예 도련님이 여자랑 식사하는데 끼는 건 아닌 듯 싶었다.사실 그는 지금 얼마나 예천우에게 접근해서 많은 얘기를 나누며 친분을 쌓고 싶은지 모른다. 이것도 아버지가 자신에게 당부하신 일이다.어떻게든 예천우에게 접근해야 한다.생각해 보면 양 회장도 공손하게 대할 수 있는 존재이니 얼마나 공포스러울까.사실 송강뿐이 아니라 소문하도 계속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송강은 이 말을 하고는 재빨리 자리를 떴다. 다음 기회를 노릴 수밖에.예천우는 머리를 저었다. 더 이상 상대하기 귀찮아서 임완유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가서 앉았다.아직 주문도 전에 임완유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 “예천우, 송강 그 송 씨 큰 도련님이 웬일로 너한테 이렇게 예의를 차리지?”그녀는 실로 너무 궁금했다.예천우가 웃더니 말했다.“급해 마. 먼저 뭐 좀 시키자.”임완유는 뭐라고 대꾸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꾹 참고 음식을 주문했다. 그러고 나서 바로 또 물었다. “이젠 됐지? 빨리 말해 줘.”“진실을 들을래? 아님 거짓을 들을래?”예천우가 물었다.“장난해? 당연히 진실이지.”“그렇다면... 그건 내 실력이 너무 끔찍해서야. 걔 처음엔 날 두려워했어. 그다음엔 나랑 편먹으려고 나한테 알랑거리는 거야.”예천우가 설명했다.“너 거짓말이라도 좀 그럴듯하게 못해?”임완유가 그를 째려보며 말했다.“음... 알았어. 사실은 카드 한 장 때문이야.”“카드?”“응. 바로 이 카드.”예천우는 바로 용등 블랙카드를 꺼내 임완유 앞에 놓았다.임완유는 멍하니 카드를 바라봤다. 어쩐지 눈에 익었다.‘지난번에 예천우가 말했었지. 양 회장이 준 용등 블랙카드라고 했던 것 같은데’그녀는 용등 블랙카드 실물은 본 적이 없지만 들어는 봤다. 총 3장뿐인 데다가 그 중 한 장은 양회장 손에 있다고 들었던 것 같다.‘그런 카드
“응, 불러와. 내가 직접 물어봐야겠어. 근데 내가 물어볼 때 너 눈치 주거나 하면 안 돼.” 임완유는 참으로 똑똑했다. “걱정 마. 안 그래.”예천우가 고개를 드니 먼 곳에서 계속 자신을 쳐다보는 송강이 보였다. 예천우는 내키지 않는대로 손을 흔들었으나 입은 열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송강이 보더니 바로 쪼르르 달려왔다. 송강 옆에 있던 여인도 그의 이런 모습에 놀라며 송 도련님이 다른 사람으로 바뀐 게 아닌가 하고 의심했다. 그게 아니라면 그가 어떻게 누군가에게 이렇게 정성스러울 수가 있단 말인가.이건 참 불가사의한 일이다. “예 도련님, 무슨 일이십니까?”송강이 알랑거리며 물었다. 송강이 굽실거리는 모습을 보고 임완유는 한심해났다. 이 사람이 예전에 그 난폭하던 송 씨 가문 큰 도련님이 맞나 싶었다. 지금은 마치 주인의 손길을 바라는 고양이와도 같았다. “별일은 아니고, 우리 집사람이 뭐 좀 물어보고 싶대. 우리 처음 충돌이 있었을 때 말이야. 그때 왜 도망갔지?”예천우는 뜸 들이지 않고 바로 물었다. 송강이 듣더니 놀라 자빠질 뻔 했다. “부담 갖지 마. 따지려는 게 아니고 우리 집사람이 그날 상황을 제대로 알고 싶사해서 그래.”“아, 그렇군요. 사실대로 말씀드려요?”“그럼. 당연히 사실대로 말해야지.”예천우가 한심한 듯 말했다.긍정적인 답을 듣자 송강은 시름이 놓였다. 임완유는 두 사람의 대화를 유심히 지켜보았다. 둘이 짠 것이 아님을 확인 후 물었다. “송 도련님......”송강이 듣더니 손사래를 쳤다. “형수님 저를 그냥 송강이라고 불러주세요. 도련님이라 부르면 제가 너무 송구스럽습니다.”“됐어, 묻는 말에 대답만 하면 돼. 호칭은 상관하지 말고.”예천우는 어이가 없었다. 이 녀석이 더 지껄이다가는 무슨 말을 할 지 모른다.“송 도련님, 제가 알고 싶은 건, 지난번 상점에서 왜 갑자기 나갔어요? 누군가의 전화를 받은 건가요?”임완유가 물었다. 송강은 어리둥절해졌다. ‘전화?’그는 예천우를 흘깃 쳐다봤
상대방이 이렇듯 깍듯이 물어보는 말에 잘 답해주니 예천우는 자신도 너무 야박하게 굴지 말자 하고 대충 한 마디 보탰다. 어차피 그에게는 사소한 일이다.“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예 도련님!”단 한 번의 기회라도 송강은 감지덕지했다. 자리로 돌아가는데 너무 흥분되어 다리마저 떨렸다. 그동안 공을 들인 게 바로 이날을 위해서였다. 이건 자신에게 보험을 들어놓은 셈이다.임완유는 고개를 저으며 송강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가 멀리 가자 한숨 쉬며 예천우를 나무랐다. “너 이렇게 덜컥 약속해버리면 어떡해. 혹시 정말 큰일이 생겨서 널 찾아오면, 그때에는 어떡하려고?”“찾아오면 도와서 해결하면 되지. 방금 봤지? 태도가 너무 좋잖아.”예천우가 대답했다. “해결? 뭘로 해결할 건데? 넌 네가 양 회장님이랑 같은 급이라도 되는 줄 알아? 양 회장님이 왜 너한테 카드를 줬는지는 모르겠는데, 카드가 있다고 해서 너한테 양 회장님의 실력이 생긴 건 아니잖아.”송 씨 가문의 세력은 말할 것도 없이 강하다. 송강이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면 그건 정말 큰 골칫덩이일 것이다. 양 회장님이라면 몰라도 예천우가 그걸 어떻게 해결한다는 말인가.“음... 네 말도 맞는 것 같아.”예천우는 더 반박하기도 좀 그래서 수긍하는 척했다.“흥, 당연히 맞는 말이지. 넌 허풍 떠는 게 버릇이 됐어. 적당히를 몰라.”임완유는 나무람하고 나서 자신이 예전에 예천우의 말을 믿지 않았던 것이 생각나서 말했다.“근데... 예전에는 미안했어. 널 오해했어. 난 줄곧 유걸이 도와준 걸로 알고 있었어.”“그리고, 네가 용등 블랙카드를 꺼내들어도 난 계속 진짜라고 믿지 않았어.”지금은 상가의 검증 없이도 그녀는 이미 이것이 바로 전설의 용등 블랙카드라는 것을 굳게 믿고 있었다. “괜찮아. 그런 상황에서 네가 믿지 못할 만도 하지.”예천우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응, 근데 앞으로는 너 용등 블랙카드를 들고 뻥치는 거 되도록 자제해. 아니면 언젠가는 큰코다쳐.”임완유가 관심 어린 말투로
요근래 양체은이 예천우를 찾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예천우가 어떤 사람인가. 동생같은 여자애들과 놀아줄 시간이 없다. 예천우는 거절해버리든지, 아니면 아예 전화를 받지 않았다.양체은은 할 수없이 씩씩거리며 직접 예천우네 집으로 찾아가려고 했다.그런데 아직 가기도 전에 여기서 만나게 될 줄이야. 양체은은 뜻밖의 만남에 너무 기뻤다.“오, 너야?”더는 피할 수 없다는 걸 안 예천우는 억지로 웃으며 인사할 수밖에 없었다. 어찌 됐든 양체은이 평소 자신에게는 잘했으니... 그에게 일이 있으면 항상 나서서 도와줬다. “왜, 내가 반갑지 않아? 요즘 어디에 숨어있었어? 코빼기조차 못 봤잖아.”양체은은 다른 사람은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요즘 바빴어.”예천우가 건성으로 대답했다.“뭐가 그리 바쁘다고... 내일 저녁 반드시 나랑 만나.”양체은은 오늘 어떻게 해서라도 예천우와 내일 저녁 약속을 잡으려고 했다.임완유는 옆에 서서 둘이 웃으며 얘기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내일 저녁 반드시 만나야 된다는 말이 그녀 귀에 거슬렸다. 그녀는 이 여자애가 예천우와 보통 사이가 아니라고 생각하던 참이었다.지난번 연회에서도 둘은 아주 친해보였다.그래서 임완유는 일부러 헛기침을 했다. 이걸로 자신의 주권을 선언한 셈이다.이때가 되어서야 양체은은 옆에 임완유가 있는 것을 보았다. 예천우도 눈치채고 급히 소개했다.“체은아, 소개할게. 이쪽은 우리 집사람 임완유야.”“알아. 임 씨 그룹 미녀 대표님.”양체은은 웃이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양체은이라고 합니다.”양체은?임완유가 놀라며 물었다. “아가씨가 양 회장님 댁 따님이세요?”그녀는 양 회장의 보배 딸 양체은에 대해서 이름만 들어봤지, 실물을 본 적은 없었다. 이 이름을 듣고 방금 전 용등 블랙카드 일, 그리고 예천우가 양 회장의 딸을 치료해준 일이 겹쳐져, 그녀는 자연스럽게 양대복의 딸을 연결시키게 되었다. “네. 그런데요?”양체은이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임완유는 듣고 나서 안색이
‘나쁜 자식, 아내가 있는데 밖에서 다른 여자를 만나다니.’‘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건가? 너무해.’예천우는 임완유가 차에 타자 쫓아가서 잡으려고 했다. 그런데 임완유가 엑셀을 얼마나 세게 밟았는지 차가 총알처럼 튀어나가는 바람에 깜짝 놀랐다. 그래도 멀리서 보니 속도가 점차 늦춰져서 별 문제는 없을 것 같았다. 양체은도 멍한 채 나지막한 소리로 물었다. “천우 오빠, 내가 뭘 잘못 말했어? 근데, 나 아무 말도 안 했는데...”“네 문제가 아니야. 나 때문이야. 내가 뭘 잘못했을 거야.”“응, 천우 오빠도 너무 걱정하지 마. 여자애들은 원래 잘 삐지거든. 언니도 금방 괜찮아질 거야.”양체은이 위로했다.“응.”“저기... 내일 저녁?”“나 정말 시간 없어.”“내가 그렇게도 싫어? 내가 뭘 잘못했는데... 그리 오랫동안 내 연락도 안 받고, 나랑 한 번 만나주는 것도 싫어?”양체은은 말하면서 눈물을 뚝뚝 떨구기 시작했다. “잠깐, 울지 마.”예천우는 여자가 우는 걸 못 본다. “나도 울기 싫은데 속상하잖아. 나 속상하다고. 천우 오빠가 날 미워하면 난 콱 죽어버릴 거야......”“그래, 그래. 알았어. 내일 저녁 나갈게. 됐지?”예천우도 어쩔 수 없었다. 한동안 연락받지도 않았던 걸 생각하니 좀 미안하기도 해서 승낙하고야 말았다. “정말? 너무 좋아! 고마워, 천우 오빠!”양체은은 너무 기쁜 나머지 예천우를 와락 껴안았다. 예천우는 저도 모르게 심장이 떨렸다. 이 계집애는 자신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모르는건가? 청순하고 예쁜 얼굴은 그렇다 치자.아담하고 귀여운 몸매인데 이렇게 볼륨있고 빵빵하기까지... 가까이에서 느껴지는 독특한 향기가 그를 취하게 만들었다. 양체은도 예천우 몸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발견하고 얼굴이 빨개졌다. 하지만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더 꼭 끌어안고 몸을 꼬며 비벼댔다.그녀는 알고 있었다. 예천우와 임완유의 혼인은 핍박에 의해서 한 거고, 곧 갈라설거라는 것도. 다행히 예천우가 정신을 차리고 아무
임완유가 또 한 번 끊어버리자 예천우는 더는 전화하지 않았다. 확실히 전화에서 설명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었다. 바로 이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유현의 전화였다. “팀장님!”“네. 무슨 일이세요?”“여기 반년 넘게 연체된 외상매출금이 있는데요. 팀장님 오늘 오후 그쪽에 가서 서로 얘기하기로 일정이 잡혀있어요.”유현이 입을 열었다.“유현 씨가 저 대신 가줄 수 있을까요?”“좀 곤란할 것 같아요. 상대방이 꼭 팀장님과 얘기하고 싶답니다. 아니면 이 돈을 못주겠다고 합니다.”“뭐 그런 일이 다 있어요?”예천우가 머리를 흔들며 말했다. “알았어요. 제가 회사에 들를 테니 이따 만나서 얘기해요.”“네.”유현이 전화를 끊었다. 한 시간 후, 예천우가 회사 앞에 나타났다. 하지만 그는 영업팀 사무실에 갈 생각은 없었다. 회사에 들어가서 곧장 임완유의 사무실로 향했다.그는 문 앞에 서서 노크했다.“들어오세요.”안에서 임완유의 구슬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만 약간 차가운 느낌이었다. 분명 화가 나있는 것 같았다.예천우가 문을 열고 들어갔다.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일하느라 바쁜 임완유를 한 눈보고는 문을 닫았다. “무슨 일이에요?”임완유가 머리도 들지 않고 물었다. “오해한 일.”예천우가 웃으며 말했다. 예천우의 목소리가 들리자 임완유는 고개를 들었다. 역시나 예천우였다. 그를 보니 그녀는 순식간에 기분이 나아졌다. 이제 몇 분 지나지도 않았다. 자신이 떠난 후 예천우가 양체은과 같이 있지 않고 바로 뒤따라 나온 모양이다. 그의 이런 태도가 마음에 들었다. 그래도 입으로는 못된 말만 했다. “무슨 오해?”“정말 오해야!”“아까 양체은이 말하는 거 들었잖아. 오랫동안 보지 못했다고. 걔랑 정말 뭐가 있었으면 오랫동안 만나지 않았을 리가 없잖아.”이 말을 듣고 임완유의 표정이 좀 폈다. 사실 임완유는 좀 전에 진정되고 나서 양체은이 했던 말을 다시 생각해 봤다. 그녀의 말에서도 둘이 별로 친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입만 열었다 하면 이혼이란 말로 예천우의 속을 긁었다. ‘에라,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지 뭐.’예천우는 더 말하지 않고 돌아서서 문쪽으로 걸어갔다. 임완유는 멈칫했다. 어렴풋이 자신이 말을 잘못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축 처진 예천우의 뒷모습을 보며 마지못해 한 마디 했다. “예천우, 오해하지 마, 난 그저 사실을 말했을 뿐이야.”“응, 알아.”예천우는 이 한 마디를 남기고는 나가버렸다. 임완유는 안색이 좋지 않았다. 마음속 한구석이 왠지 찌릿찌릿 아파났다. 왜 아픈지 그녀도 영문을 몰랐다. 틀린 말을 한 것도 아닌데 왜 이러는 것일까.설마, 자신이 정말 그를 좋아하기라도 하는 것일까?하지만, 둘은 전혀 다른 세상 사람이다. 그는 자신과 너무나도 먼 곳에 있다. 같이 있으면 과연 행복할까?임완유의 사무실에서 나온 예천우는 영업팀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유현이 예천우가 온 것을 보고 얼른 가서 상황을 설명했다. 상대는 한 공장의 사장인데 소문에 의하면 사람이 거칠고 힘없는 사람을 괴롭히기 좋아한다고 했다. 그리고 유현은 예천우에게 최대한 몸을 사리고 만약 그쪽에서 생떼 부리고 돈을 안 내놓으면 그냥 돌아오라고 귀띔했다. 어차피 지금 사회에서 파산이면 모를까, 돈을 갚지 않고는 살 수가 없다. 영업을 하다 보면 가끔 외상매출금을 받기 어려운 상황도 있기 마련이었다. 아니면 그렇게 많은 자금난이 왜 생기겠는가.“괜찮아요. 어차피 가기로 했으니 빈손으로 돌아올 수는 없죠.”예천우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오후에 스케줄 있어요?”유현이 듣고 바로 대답했다. “회의가 있습니다. 사장님께서 소집하셨습니다. 원래는 팀장님이 참석하기로 되어있는데 사장님께 제가 대신 참석해도 되냐고 여쭤봤더니 문제없다고 하십니다.”그는 예천우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잘 됐네요. 사장님께서도 제 상황을 알고 계시나 보네요. 말리는 사람이 없으면 앞으로 제 업무를 전부 대신해도 괜찮습니다. 망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안 해도 돼요.”
“근데... 그분 그렇게 나쁜 사람 같지는 않던데요.”유사라는 계속 예천우를 유심히 지켜봤다. 좀 여자를 좋아하는 것 같기는 해도 하는 말이나 행동은 다 괜찮아 보였다. 정말 그런 사람인지는 먼저 지켜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장연희가 듣더니 대뜸 화내듯이 말했다. “나쁜 사람이 자기가 나쁜 놈이라고 이마에 써 붙이고 다니겠어요? 사라 씨 그 사람을 안 지 얼마나 됐다고... 그놈 입에 발린 소리에 홀딱 넘어간 건 아니죠?”“사라 씨 설마 입사 때부터 업무 가르쳐 주고 지금까지 이끌어준 김 팀장님의 말을 의심하는 거예요?”“그런 건 절대 아니에요. 김 팀장님은 저의 사수고 저에게 은인 같은 존재예요. 제가 어떻게 김 팀장님을 의심하겠어요.”“그럼요. 우리의 은인이 그놈 때문에 회사 쫓겨났는데 이렇게 그놈 편 들어줘서야 되겠어요?”장연희는 정말 화났다. 유사라는 이 말을 듣고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 “연희 씨, 제가 생각이 짧았네요.”“알았으면 됐어요. 이 일 절대 예천우가 알면 안 돼요.”장연희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유현이 걸어오며 말했다. “유사라 씨, 팀장님께서 보자고 하십니다.”유사라는 흠칫하며 물었다. “예 팀장님께서 저를 왜요?”“수금을 사라 씨랑 같이 갈 생각이신가 봐요. 팀장님보다는 사라 씨가 상대방 상황을 더 잘 아니까요.”유사라가 혹시라도 오해할 가봐 유현이 해석했다. “알았어요. 연희 씨랑 하던 일 마무리 짓고 금방 가볼게요.”“네. 빨리 끝내고 가봐요. 팀장님께서 기다리고 계세요.”유현은 별생각 없이 가버렸다. 유현이 가자 장연희가 인차 입을 열었다. “사라 씨, 봤죠? 이제 부임 1일째인데 벌써 변태 본색을 드러내네요. 첫 번째 목표로 사라 씨를 찍었나 봐요.”“네. 이제는 어떤 사람인지 잘 알았으니 걱정하지 말아요, 연희 씨. 제가 절대 그놈 마음대로 되게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 정 안되면 핑계 대고 안 가면 되죠, 뭐.”“아, 잠깐만요, 제가 려 팀장님 뜻은 어떤지 물어볼게요.”장연희는
두 여자는 매우 아름답게 생겼을 뿐만 아니라 몸매도 돋보였고 피부도 하얗고 부드러웠다. 그녀들의 길고 얇은 다리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이신향과 유사라... 이 두 사람이 여기서 왜... 만약 출장을 온 거라면 둘이 이렇게 함께 아침을 먹을 곳은 아닐 텐데.’예천우는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근처에 큰 호텔은 보이지 않았다.혹시 이 작은 가게가 꽤 유명한 곳인가? 사람들이 찾아온 건가?하지만 그런 것 같지도 않았다.어쩌면 자신이 너무 집중해서 봤던 탓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을 때 이신향이 그의 시선을 알아챘다.이신향은 깜짝 놀라며 고개를 들고 기쁜 표정으로 말했다.“예 대표님!”“예 대표님?”유사라는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이신향의 시선이 가는 곳을 따라가며 깜짝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천우 씨!”하지만 기쁨에 찬 목소리와 달리 그녀는 그리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사실 그녀가 이신향과 함께 성시에 온 이유는 예천우 때문이었다.지난번 온라인 소동을 보고 유사라도 그를 응원했었지만 그녀는 목소리가 너무 작아 쉽게 묻혀버렸다.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예천우가 그리워졌고 한 번도 그와 연락할 수 없어서 마음이 답답해지기도 했다.그녀는 그를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어떤 일이 있어도 예천우의 여자가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그를 마주하게 되자 그녀는 부끄러움을 느꼈다.예천우는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자신이 앉아 있던 네 명용 테이블을 보며 말했다.“여기 왜 있는 거죠? 와서 같이 앉아서 먹어요.”이신향은 즉시 일어나서 유사라를 끌어당겼다. 사실 그녀들은 거의 다 먹었지만 곧장 그곳으로 와서 앉았다.유사라는 얼굴이 빨개지고 조금 긴장한 모습이었다.이신향은 기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천우 씨, 이렇게 만날 줄은 몰랐어요.”“그렇네요. 두 분은 여기서 아침 먹으러 오신 거죠? 출장 오신 건가요?”예천우는 의아해하며 묻자 이신향은 즉시 화가 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당연히 아니죠.”유사라도 그 일에 대해 매우 화가
원성희는 그 말을 듣고 지하 주차장에서의 그 장면이 떠올랐다. 얼굴이 빨개졌지만 곧 예천우의 무시무시한 실력을 생각하며 조금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예 도련님의 신공은 정말 대단하시니... 농담은 그만두세요.”“하하...” 예천우는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이제 저를 모르는 척하실 건가요?”“예 도련님, 그건 농담일 뿐이에요.”원성희는 급히 말했고 원현주는 조금 놀랐다.평소 대담하던 동생이 오늘은 얼굴이 빨개져서 이렇게 부끄러워하는 걸 보니 좀 의아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놀란 것은 동생이 예천우보고 자신을 누님이라고 부르게 된 점이었다.예천우는 웃으며 더 이상 말하지 않았고 어머니를 보면서 말했다. “엄마, 여기 할 일은 다 끝났어요. 내일 아침에 먼저 떠날게요.”“내일 아침에 떠난다고? 내일 회의에는 안 오려고?” “내일 회의는 임우빈이 참가할 거예요. 그리고 성종에선 어머니가 계시는데 제가 뭐가 필요하겠어요.”“아니 얘가... 항상 게으름만 피우고. 너야말로 원 종주님의 제자들한테 좀 배워야 해. 조금 전 대전을 끝내고는 바로 방에 가서 열심히 수련을 시작하더라.” 남궁은서는 퉁명스럽게 말했고 그 말에 원현주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제자들은 항상 열심히 수련하고 있는데... 그 결과는...”남궁은서는 자신이 말 실수를 했다는 걸 깨닫고 급히 말했다. “알겠어. 그만해. 일단 내려가서 좀 쉬어. 오늘 정말 고생 많았으니까 푹 쉬어.”“네.”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갔다. 사실 그는 어머니와 자주 같이 있어서 더 이상 여기 있을 필요가 없었다.그가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남궁은서의 얼굴에는 자랑스러움이 가득했다. 비록 아들이 육지 신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알려주었을 때도 그녀는 아들이 이렇게 강력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다. 그 사실에 그녀는 매우 기쁘고 감동했다.“이제는 정말 당신의 복수를 할 기회가 생겼어.”이렇게 많은 세월이 지나 늘 꿈꾸던 그 복수를 이제라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예천우가 떠난 후 한 시간 정도 지나자 정우환이 마침내 눈을 떴다. 그는 바로 자신의 몸에서 일어난 거대한 변화를 느끼며 그 안에 담긴 폭발적인 힘에 놀랐다.“이... 이건 너무 강해!”정우환은 감탄하며 중얼거렸다. 그는 자연스럽게 강력한 기운을 뿜어냈다. 그가 잠재력을 최고로 끌어냈을 때도 이런 느낌은 없었고 지금 이 순간이 그 어떤 때보다도 편안하고 강력했다.정우찬과 절정 노조가 곧 다가와 예천우가 한 말을 설명했다.이 모든 일이 일어난 것을 들은 정우환은 더 이상 예천우를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에게 고마운 마음이 생겼다. 예천우는 사실 은혜를 베풀어준 셈이었다.“너희 둘, 잘 들어. 앞으로는 반드시 주인님을 잘 섬겨야 해. 만약 조금이라도 주인님에게 대항하면 나도 더 이상 너희를 용서하지 않겠어. 정말로 내가 직접 너희를 처리할 거야.”“네, 절대 배신하지 않겠습니다. 주인님께 충성을 다하겠습니다.”정우찬과 정우환은 즉시 고개를 숙여 다짐했다.그들의 확고한 다짐을 들은 절정 노조는 안심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그들이 배신한다면 주인이 손을 쓰기 전에 자신이 먼저 그들을 처리할 것이다.두 사람에게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절정 노조는 곧바로 절정종의 문제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방금 떠났던 그는 다른 문파의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그때 문밖에서 장로가 들어와서 백강호가 지시한 칠색 연꽃이 도둑에게 도난당했다는 소식을 전했다.이 일은 매우 중요한 문제였기에 즉시 보고했다.정우찬은 그 말을 듣고 칠색 연꽃이 중요한 물건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원래는 그것을 손에 넣고 예천우에게 바칠 계획이었다. 그는 바로 물었다.“누가 가져갔는지 알아?”“백강호는 잘 모르겠다고 했지만 상대의 실력이 굉장히 강해 보였다고 해요. 아마 종사급 이상의 강자일 가능성도 있습니다.”절정종의 장로가 답했다.하지만 사실 백강호는 일부러 상대의 신분을 말하지 않았다. 절정종이 예천우가 용문 용왕이라는 신분을 알고 두려워할까 봐 일부러 말을 흐리게 했다.“
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널 믿을게.”이 말을 들은 절정 노조는 한숨을 내쉬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절대 주인님께서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그런데 말이야. 정우찬, 기회가 되면 예웅남한테서 고아원 화재 사건에 대해 알아봐 줘.”예천우가 지시했다.“알겠습니다.”정우찬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절대로 티를 내지 마. 예웅남이 예씨 가문의 권력을 어떻게 차지하려는지... 예웅남이 숨기고 있는 비밀들을 반드시 알아내야 해.”예천우가 말하자 정우찬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알겠습니다.”예천우는 여전히 예씨 가문에 대해 불만이 많았지만 어머니가 말한 것처럼 자신이 예씨 가문의 혈통을 잇고 있다는 점과 예 어르신도 완전히 그들을 포기한 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모든 일을 다 말핸 예천우는 정우환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정우환, 생각 잘 해봐. 정말로 내게 충성을 다할 거야?”“네.”정우환은 예의 있게 대답했다.“좋아. 그러면 내가 널 도와줄게.”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누워서 몸 상태를 좀 살펴야겠어. 네 상태가 꽤 심각하니 시간이 좀 걸릴 거야.”정우환은 그 말을 듣고 바로 누웠다.그때 예천우의 손에서 은빛 바늘 9개가 나타났다. 그 바늘은 예씨 가문의 공간 반지에서 나온 것이었고 강력하면서도 부드러운 기운을 내뿜으며 정우환의 몸에 삽입되었다.예천우는 기운을 다시 한번 모아 실질적으로 정우환의 몸을 통해 바늘을 움직였다.기운은 정우환의 여러 혈 자리를 통해 몸 안으로 흘러 들어갔고 그 과정에서 정우환의 상처가 치유되고 몸이 회복됐다.정우환은 몸 안에서 들어오는 온화한 에너지를 느꼈고 점차 몸의 상처들이 치유되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엄청난 통증이 밀려와 마치 몸이 찢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참아. 지금 네 경맥을 강화하고 있어.”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이 말을 들은 정우환은 이를 악물고 참았다. 그는 지금 자신의 실력을 조금이라도 더 키우기 위해 기회를 놓칠 수
모든 이야기를 듣고 난 예천우는 고개를 저었다. 만약 그들이 계획대로라면 절정종의 지원이 있다면 아무리 예씨 가문의 고수들이 합세해 봤자 예관희는 끝장날 상황이었다.하지만 이제 이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예천우는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어머니와 왕 어르신의 말을 들어보면 예관히는 자신한테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예관희도 예씨 가문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가 없었을 뿐이었다.“주인님, 저희는 아직 계획만 세운 상태고 실제로 움직인 건 아닙니다. 지금 바로 이 계획을 취소하라고 하시겠습니까?”“그럴 필요 없어.”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모든 건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두면 돼. 하지만 예웅남이나 예훈이 예씨 가문에 대해 뭔가 행동을 하면 미리 나한테 알려줘.”정우찬은 그 말이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즉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알겠습니다.”“예웅남이나 예훈한테 이 계획이 변화가 생겼다고 눈치채지 않게 해야 해. 도대체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보고 싶어.”예천우가 말하자 정우찬은 그 뜻을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이제 예천우는 예관희를 돕고 싶다는 의도가 있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그는 먼저 예웅남과 예훈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지켜보겠다고 다짐했다.과거 예천우가 예씨 가문을 떠난 후에도 예웅남은 여러 일을 벌였고 예천우는 그가 예씨 가문을 차지하려고 했던 의도를 의심하고 있었다.원래 예천우는 고아원에 불 질렀던 일은 누군가가 일부러 예웅남의 짓인 척하면서 예웅남에게 누명을 씌우려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니 어쩌면 정말로 예웅남이 한 짓일 수도 있었다.‘아마 어머니도 잘못 생각하셨을 수 있어.’어차피 예웅남은 줄곧 절정종의 도움을 받아왔고 심지어 예씨 가문의 가족장인 예 할아버지도 제거하려고 했다.“그리고 한 가지가 더 있어.”예천우는 절정종이 옥패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어쩌면 그들이 그 당시 비밀에 대해 알고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정우찬은 그 말을
“왜?”예천우는 미세한 음모의 냄새를 맡았다.‘단전 회복은 여태까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어.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지. 그런데 절정종이 이런 일을 한다면 분명히 무언가 의도가 있을 거야.’사실 이건 절정종의 기밀 사항이었다. 하지만 예천우가 묻자 정우찬은 바로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그러면 예훈의 단전이 회복되었다는 게 가짜라면... 결국 언젠가는 들키게 되겠지?”예천우가 물었다.이 말에 정우찬은 잠깐 심장이 뛰는 걸 느꼈고 예천우가 예훈에 대해 알아챈 걸 깨달았다. 얼굴이 창백해지며 말했다.“네. 그리고 정말 큰 위험이 있을 겁니다.”그는 계속해서 말하며 예천우에게 물었다.“주인님과 예훈은 어떤 관계인가요?”예천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제 그는 절정종이 단지 예씨 가문을 이용하고 있었음을 이해했다. 3년이라는 시간만 있으면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었고 심지어 예씨 가문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을 것이다.3년 후에 어떻게 될지 그들은 신경 쓰지 않았다.“걱정할 필요 없어. 사실 예훈은 원래 나 때문에 폐인이 된 사람이야.”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이 말을 들은 정우찬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하지만 곧 의문이 들었다. 아니 예훈이 말한 대로라면 그는 용문 용왕인 예천우 때문에 폐인이 되었다고 말했다.그리고 예웅남이 예천우를 죽이려 했다는 사실도 있었다. 그러나 절정종은 예천우를 죽이는 일이 작지 않다는 걸 알기에 미뤄왔었다.최근 예천우가 예씨 가문 예정환의 아들임을 알게 되면서 예씨 가문과의 관계도 파악하게 되었다.정우찬은 여전히 의심이 들었다.“그런데 예훈은 그가 예천우 때문에 폐인이 되었다고 했습니다.”“그럼 내가 누구인지 다시 한번 봐봐.”예천우는 그들이 이미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차렸음을 알고 본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모습은 훨씬 더 잘생기며 평소보다 더욱 훌륭한 모습이었다.절정 노조는 잠깐 멈칫했다. 그동안 예천우가 누구인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본모습을 보고 나서 멍하니 서 있었다.그는 잠시 생각했다.“너무
남궁은서는 예천우의 눈짓을 보고 일어나며 말했다.“여기서 일어난 일은 이제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렇게 먼 길 오신 분들이 많으니 잠시 여기서 쉬거나 둘러보시길 바랍니다.”“내일은 우리 5대 문파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 향후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알겠습니다.”여러 종주는 차례로 고개를 숙여 존경을 표했다.모든 이들이 자리를 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정우찬은 정우환을 데리고 돌아왔다. 정우환의 상태는 매우 심각했지만 절정종의 깊은 내공 덕분에 적어도 정신은 온전했다. 그러나 그의 몸은 매우 허약해 보였다.정우환은 형의 상태를 듣고 정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형이 말하는 내용이 믿기지 않았다. 그가 지금까지 전혀 알지 못했던 일들이었다.그중에서도 절정 노조와 정우찬이 예천우를 주인님이라 부른 것을 듣고는 이 모든 것이 뒤집어진 현실 같았다.만약 절정 노조가 직접 이 사실을 증명해 주지 않았다면 정우환은 여전히 믿지 않았을 것이다.절정 노조는 정우환을 타일렀다.“우환아, 주인님이라고 불러서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어. 주인님이 어떤 능력을 갖춘 존재인지 생각해 봐.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지 너도 알겠지?”“내가 육지 신선의 경지에 있다고 해도 주인님은 손가락만 까딱하시면 우리를 멸망하게 만들 수 있지. 그리고 주인님이 너한테 뭘 줄 수 있는지 생각해 봐. 주인님과 함께하지 않으면 몇 년을 들여서 힘을 회복한다고 해도 너는 더 이상 진보할 기회를 얻지 못할 것이야. 하지만 주인님을 따르게 되면 너도 얼마 지나지 않아 육지 신선의 경지에 이를 수도 있어. 주인님의 능력은 정말 놀라울 정도야. 주인님이 이루어낼 성과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야. 그때가 되면 우리의 실력으로는 주인님을 섬기는 것조차 자격이 없을지도 몰라.”절정 노조도 정우환을 설득하려고 큰 노력을 기울였다.사실, 형의 말을 듣고 이미 정우환은 마음이 움직였고 절정 노조의 설득이 더해지자 그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이미 길이 열려 있으니 이 길을 받아들이는 것이
모두가 그 광경을 멍하니 지켜보았다. 예천우의 신기한 손놀림을 보며 모두의 눈엔 놀라움이 가득했다.단 1분도 채 안 되는 시간 동안에 예천우는 오른손을 거두었고 그의 모습은 여전히 우아하고 바람처럼 가볍고 평온했다. 마치 아무런 힘도 들지 않는 듯했다.절정 노조는 정우찬의 상태가 점점 나아지는 것을 보며 기뻐하며 급히 말했다.“주인님,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모두가 이 말을 들으며 다시 한번 놀랐다. 절정 노조는 육지 신선의 경지에 다다른 세계적 고수였다. 그런 고수가 이렇게 주인님이라 부르며 복종하는 모습은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이제 예천우는 양박군에 이어 정우찬과 정우환 두 형제까지 부하로 받아들인 셈이었다.“그럴 필요 없어. 하지만 이 두 사람보고 꼭 조심하라고 해. 만약 누군가 나한테 해가 될 일을 한다면 난 가차 없이 행동할 것입니다.”예천우는 차분하게 말했다.“주인님,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그럴 일 없을 겁니다. 만약 그런 일이 생기면 제가 첫 번째로 두 사람을 처리하겠습니다.”절정 노조는 재빠르게 대답했고 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오늘 여기에서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해 감사드리며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께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오늘 이 일에 관한 모든 것은 철저히 비밀로 해주세요. 어떤 일도 외부에 누설되면 안 됩니다.”“모두 들었지? 만약 누군가 주인님의 명령을 어기면 내가 직접 찾아가서 반드시 처리할 거야.”절정 노조는 즉시 말하며 경고했다. 예천우가 큰 도움을 준 만큼 그만큼 충성스럽게 일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뭔 소리야? 내가 걱정하는 건 바로 너희 절정종의 사람들이야.”예천우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여기서 절정종과 화간종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내 편이야. 화간종은 총 네 명뿐이니 내가 잘 말해두면 문제없을 것이다. 문제는 절정종 사람들이지. 그렇다고 해도 사실 절정종은 이미 무너졌으니 남아 있는 사람도 많지 않네.”하지만 절정 노조는 즉시 대답했다.“주인님,
절정 노조는 수백 년을 살아온 고수였다. 예천우를 주인님으로 인정한 후 그는 바로 예천우의 생각을 깨닫고 급히 말했다.“정우찬, 왜 멍하니 서 있어? 빨리 무릎 꿇어.”정우찬은 잠시 멈칫했다가 이내 그 뜻을 이해했고 그는 얼굴이 살짝 변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절정종은 이제 예천우의 통제 아래 있을 것이다.그뿐만 아니라 그가 꿈꾸던 육지 신선의 경지라니. 이건 그의 이루지 못한 꿈이었는데 이를 얻을 기회가 왔다는 생각에 마음이 굳어졌다.정우찬은 즉시 한쪽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여 전주님께서 우리 두 형제를 도와주실 수 있다면 그 후로 우리의 목숨도 오직 전주님의 명에 따르겠습니다. 명령만 하시면 절대 거역하지 않겠습니다.”이 말을 듣고 모두가 예천우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과연 그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했다.만약 여 전주의 말대로라면 정우찬과 정우환은 불행 중 다행이 될 것이다.예천우는 잠시 정우찬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고 여유롭게 말했다.“다시 한번 잘 생각해 봐. 나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것은 성종에게 복귀하는 것과는 다른 일이야. 일단 너희가 나에게 충성을 맹세하면 너희 생명은 내 손에 달리지. 내가 무엇을 시키든 반드시 실행해야 해. 만약 배신한다면 너희는 비참한 끝을 맞을 것이야. 너희도 내 능력을 알고 있겠지?”정우찬은 당연히 예천우의 능력을 알고 있었다. 그가 육지 신선의 경지에 오르기 전에 이미 여 전주에게 적수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그가 꿈꾸던 육지 신선의 경지에 도달하는 기회는 그렇게 쉽게 찾아오지 않기에 정우찬은 마음을 굳히고 말했다.“네. 확실히 알겠습니다. 여 전주님, 저와 제 형제를 받아주십시오.”“좋아.”예천우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너희의 충성심을 받아들일게. 정우환은 원하면 언제든 나를 찾아오면 돼.”“알겠습니다. 주인님!”정우찬은 존경의 말을 더하며 고개를 숙였다. 절정 노조가 예천우를 주인님이라고 부르자 자신도 그에 맞춰 주인님이라고 부르기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