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319화

Author: 종이워치
임완유가 또 한 번 끊어버리자 예천우는 더는 전화하지 않았다. 확실히 전화에서 설명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었다.

바로 이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유현의 전화였다.

“팀장님!”

“네. 무슨 일이세요?”

“여기 반년 넘게 연체된 외상매출금이 있는데요. 팀장님 오늘 오후 그쪽에 가서 서로 얘기하기로 일정이 잡혀있어요.”

유현이 입을 열었다.

“유현 씨가 저 대신 가줄 수 있을까요?”

“좀 곤란할 것 같아요. 상대방이 꼭 팀장님과 얘기하고 싶답니다. 아니면 이 돈을 못주겠다고 합니다.”

“뭐 그런 일이 다 있어요?”

예천우가 머리를 흔들며 말했다.

“알았어요. 제가 회사에 들를 테니 이따 만나서 얘기해요.”

“네.”

유현이 전화를 끊었다.

한 시간 후, 예천우가 회사 앞에 나타났다. 하지만 그는 영업팀 사무실에 갈 생각은 없었다. 회사에 들어가서 곧장 임완유의 사무실로 향했다.

그는 문 앞에 서서 노크했다.

“들어오세요.”

안에서 임완유의 구슬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만 약간 차가운 느낌이었다. 분명 화가 나있는 것 같았다.

예천우가 문을 열고 들어갔다.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일하느라 바쁜 임완유를 한 눈보고는 문을 닫았다.

“무슨 일이에요?”

임완유가 머리도 들지 않고 물었다.

“오해한 일.”

예천우가 웃으며 말했다.

예천우의 목소리가 들리자 임완유는 고개를 들었다.

역시나 예천우였다. 그를 보니 그녀는 순식간에 기분이 나아졌다.

이제 몇 분 지나지도 않았다. 자신이 떠난 후 예천우가 양체은과 같이 있지 않고 바로 뒤따라 나온 모양이다.

그의 이런 태도가 마음에 들었다.

그래도 입으로는 못된 말만 했다.

“무슨 오해?”

“정말 오해야!”

“아까 양체은이 말하는 거 들었잖아. 오랫동안 보지 못했다고. 걔랑 정말 뭐가 있었으면 오랫동안 만나지 않았을 리가 없잖아.”

이 말을 듣고 임완유의 표정이 좀 폈다.

사실 임완유는 좀 전에 진정되고 나서 양체은이 했던 말을 다시 생각해 봤다. 그녀의 말에서도 둘이 별로 친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용왕 귀환   제320화

    하지만 그녀는 입만 열었다 하면 이혼이란 말로 예천우의 속을 긁었다. ‘에라,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지 뭐.’예천우는 더 말하지 않고 돌아서서 문쪽으로 걸어갔다. 임완유는 멈칫했다. 어렴풋이 자신이 말을 잘못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축 처진 예천우의 뒷모습을 보며 마지못해 한 마디 했다. “예천우, 오해하지 마, 난 그저 사실을 말했을 뿐이야.”“응, 알아.”예천우는 이 한 마디를 남기고는 나가버렸다. 임완유는 안색이 좋지 않았다. 마음속 한구석이 왠지 찌릿찌릿 아파났다. 왜 아픈지 그녀도 영문을 몰랐다. 틀린 말을 한 것도 아닌데 왜 이러는 것일까.설마, 자신이 정말 그를 좋아하기라도 하는 것일까?하지만, 둘은 전혀 다른 세상 사람이다. 그는 자신과 너무나도 먼 곳에 있다. 같이 있으면 과연 행복할까?임완유의 사무실에서 나온 예천우는 영업팀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유현이 예천우가 온 것을 보고 얼른 가서 상황을 설명했다. 상대는 한 공장의 사장인데 소문에 의하면 사람이 거칠고 힘없는 사람을 괴롭히기 좋아한다고 했다. 그리고 유현은 예천우에게 최대한 몸을 사리고 만약 그쪽에서 생떼 부리고 돈을 안 내놓으면 그냥 돌아오라고 귀띔했다. 어차피 지금 사회에서 파산이면 모를까, 돈을 갚지 않고는 살 수가 없다. 영업을 하다 보면 가끔 외상매출금을 받기 어려운 상황도 있기 마련이었다. 아니면 그렇게 많은 자금난이 왜 생기겠는가.“괜찮아요. 어차피 가기로 했으니 빈손으로 돌아올 수는 없죠.”예천우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오후에 스케줄 있어요?”유현이 듣고 바로 대답했다. “회의가 있습니다. 사장님께서 소집하셨습니다. 원래는 팀장님이 참석하기로 되어있는데 사장님께 제가 대신 참석해도 되냐고 여쭤봤더니 문제없다고 하십니다.”그는 예천우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잘 됐네요. 사장님께서도 제 상황을 알고 계시나 보네요. 말리는 사람이 없으면 앞으로 제 업무를 전부 대신해도 괜찮습니다. 망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안 해도 돼요.”

  • 용왕 귀환   제321화

    “근데... 그분 그렇게 나쁜 사람 같지는 않던데요.”유사라는 계속 예천우를 유심히 지켜봤다. 좀 여자를 좋아하는 것 같기는 해도 하는 말이나 행동은 다 괜찮아 보였다. 정말 그런 사람인지는 먼저 지켜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장연희가 듣더니 대뜸 화내듯이 말했다. “나쁜 사람이 자기가 나쁜 놈이라고 이마에 써 붙이고 다니겠어요? 사라 씨 그 사람을 안 지 얼마나 됐다고... 그놈 입에 발린 소리에 홀딱 넘어간 건 아니죠?”“사라 씨 설마 입사 때부터 업무 가르쳐 주고 지금까지 이끌어준 김 팀장님의 말을 의심하는 거예요?”“그런 건 절대 아니에요. 김 팀장님은 저의 사수고 저에게 은인 같은 존재예요. 제가 어떻게 김 팀장님을 의심하겠어요.”“그럼요. 우리의 은인이 그놈 때문에 회사 쫓겨났는데 이렇게 그놈 편 들어줘서야 되겠어요?”장연희는 정말 화났다. 유사라는 이 말을 듣고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 “연희 씨, 제가 생각이 짧았네요.”“알았으면 됐어요. 이 일 절대 예천우가 알면 안 돼요.”장연희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유현이 걸어오며 말했다. “유사라 씨, 팀장님께서 보자고 하십니다.”유사라는 흠칫하며 물었다. “예 팀장님께서 저를 왜요?”“수금을 사라 씨랑 같이 갈 생각이신가 봐요. 팀장님보다는 사라 씨가 상대방 상황을 더 잘 아니까요.”유사라가 혹시라도 오해할 가봐 유현이 해석했다. “알았어요. 연희 씨랑 하던 일 마무리 짓고 금방 가볼게요.”“네. 빨리 끝내고 가봐요. 팀장님께서 기다리고 계세요.”유현은 별생각 없이 가버렸다. 유현이 가자 장연희가 인차 입을 열었다. “사라 씨, 봤죠? 이제 부임 1일째인데 벌써 변태 본색을 드러내네요. 첫 번째 목표로 사라 씨를 찍었나 봐요.”“네. 이제는 어떤 사람인지 잘 알았으니 걱정하지 말아요, 연희 씨. 제가 절대 그놈 마음대로 되게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 정 안되면 핑계 대고 안 가면 되죠, 뭐.”“아, 잠깐만요, 제가 려 팀장님 뜻은 어떤지 물어볼게요.”장연희는

  • 용왕 귀환   제322화

    임완유한테서 차 키를 받아온 예천우는 주차장에서 자신의 차를 찾아서 올라탔다.유사라도 따라서 탔다. 다만 뒷좌석에 앉았다.예천우는 좀 의외이긴 했으나 말을 하지 않았다. 자신이 무슨 짓을 할까 봐 거리를 둔다고 생각했다.유사라는 예천우가 앞에 타라고 할 줄 알았는데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동하는 내내 말 한마디도 없었다. 목적지에 거의 도착했을 때였다.“예 팀장님, 분부하실 것 없으세요?”유사라가 끝내 먼저 입을 열었다. “없는데요. 저도 아직 뭐가 뭔지 머릿속이 복잡한 상태라 말해줄 게 없네요.”“아... 상대방의 배경조사를 하지 않았다고요? 그럼 어떤 방식으로 담판해야 할지는 알고 계시나요?”“아니요. 그런 것도 필요해요? 어떤 방식으로 갚을 건지에 대해 서로 얘기하고 자료정리만 좀 하면 되는 거 아니었어요?”“그게……”유사라는 헛웃음을 지었다. 예 팀장이 순진한 건지 뭔지 종잡을 수 없었다. 그리고 더욱 당혹스러운 것은 그와 같이 회사를 나와서부터 그는 한 번도 자신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다른 남자들처럼 음침한 눈빛으로 쳐다보지 않았을뿐더러 아예 자신을 투명인간으로 취급했다. 이건 그녀가 상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었다.。상상대로라면 그가 자신한테서 눈을 떼지 못해야 정상이다. 그리고 말로 희롱하거나해야 하는 게 아닌가.목적지가 점점 가까워지자 유사라는 결국 참지 못하고 귀띔했다.“예 팀장님, 듣기로는 상대가 만만하지 않대요. 그냥 돌아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그럴 것까지는 없지 않나요. 그리고 제가 왜 도망가요, 도망을 가더라도 사라 씨가 먼저 가야죠.”예천우가 웃으며 말했다. “유사라 씨, 이렇게 귀띔해 주는 게 거기에 무슨 함정이 있어서가 아니겠죠?”유사라는 속이 뜨끔해나서 급히 말했다. “제가 어떻게 알아요. 그리고 전 귀띔한 적 없어요. 전 그냥 오랫동안 돈을 갚지 않는사람들 치고 좋은 사람은 없다는 뜻이었어요.”“그건 그렇네요.”“그러니 꼭 조심하셔야 돼요.”“저한테 조심하라고

  • 용왕 귀환   제323화

    그와는 반대로 유사라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바짝 긴장해 있었다. 비록 려 팀장이 미리 분부해둬서 자신에게 불똥이 튀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어도 여전히 무서웠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예천우를 봤다. 의외로 예천우는 전혀 긴장한 기색이 없었고 대수롭지 않은 듯했다. 설마 그는 이 사람들이 자신을 혼내려고 온 것인 걸 모르는 건가?중간에 앉아있던, 인상이 험한 고두식도 약간 놀라며 물었다. “당신이 임 씨 그룹 새로 부임한 팀장 예천우요?”“네.”예천우는 차분한 기색이었다. 심지어 여유롭게 앞으로 가서 앉더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고 사장님, 보자고 하셔서 오기는 왔는데 돈은 준비되셨습니까?”이 말을 듣고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장내가 떠나갈 듯 웃었다. “하하하, 이 자식 진짜 웃기는 놈이네. 정말 돈 받으러 오라고 한 줄 알아?”“그러게 말입니다. 이렇게 미련한 놈은 처음 봅니다.”까까머리를 한 남자도 말했다. 유사라도 어이가 없었다. 예 팀장이 회사에서는 그렇게 큰소리를 치더니 지금 눈앞의 형세도 못 알아보는 건가?그 머리로 어떻게 회사에서 큰소리를 뻥뻥 쳤단 말인가.고두식이 손을 휘익 저었다. 다들 조용하라는 뜻이었다. 그러고는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 “예 팀장, 아직도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나?”“압니다. 귀사에 10억 외상금이 연체되고 있어서 제가 여기 받으러 왔습니다. 아주 명백한 사실이지요.”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 “하하하, 예 팀장님 이렇게 재밌는 분인 줄은 몰랐네. 돈을 갚는 건 문제없네만, 옆에 있는 계집애를 나한테 넘기게. 내가 며칠 좀 데리고 있을 테니.”고두식은 처음부터 예천우 옆에 있는 유사라를 눈여겨봤다. 꽤 마음이 동했다. 그가 수많은 여자를 만나봤지만 이처럼 예쁘고 청아한 얼음공주 스타일은 드물었다. 일부러 이런 말로 예천우를 욕보이게 하려는 속셈이었다. 그리고 예천우가 유사라를 넘긴다 해도 돈을 줄 생각은 없었다. 이 말을 듣자 유사라의 얼굴색이 변했다. 특히 고두식이 자신을

  • 용왕 귀환   제324화

    “어휴, 아무리 소리쳐 봤자 소용없어. 려 팀장이 아무 말도 안한 것도 사실이지만 려 팀장이 지금 이 자리에 있다고 해도 아가씨를 나에게 줬을 거야.”고두식이 비웃으며 말했다.려 팀장이 언질을 주지 않았다는 것은 이 여자를 신경 쓰지 않는다는 말이다.게다가, 그는 려 팀장의 부하가 아니고 려 팀장을 도와 예천우를 혼내주는 협력관계일 뿐이다. 그는 예천우를 아예 불구로 만들어 줄 생각이다. 그게 안되면 적어도 다리를 분질러버릴 생각이었다.이런 상황에서 려 팀장이 뭐라 했든 상관없었다. 고두식의 말을 듣고 유사라는 사색이 되어버렸다. 지금 이순간 그녀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오지 말 걸 하는 후회뿐이었다. 그녀는 급한 나머지 미친 듯이 소리쳤다. “예 팀장님, 자기 팀원은 아무도 못 건드리게 하겠다고 하셨잖아요! 제가 여기 온 것도 팀장님 지시잖아요, 그냥 보고만 계실 거예요?”예천우가 그녀의 말을 듣더니 슬쩍 웃으며 말했다. “사라 씨 말이 맞아요. 저의 사람은 제가 지킵니다. 근데 사라 씨는 저의 사람 맞습니까? 방금 자기 입으로 려 팀장의 사람이라고 하지 않았어요?”이 말을 들은 유사라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때 예천우가 다시 말을 돌렸다. “근데 어찌 됐든 제가 사라 씨를 데리고 온 것은 사실이니 안전하게 다시 데려가야죠.”“그러니, 형씨, 이 아가씨가 싫다는데 그만 손 놓으시죠.”덕규는 멍해졌다가 금방 다시 비웃으며 말했다. “이건 구걸하는 거요?”“구걸이라니요?”“아닙니다. 형씨가 오해했나 본데 지금 저는 명령하는 겁니다.”“그리고 명령에 따르는 게 좋을 겁니다. 아니면 결과는 제가 책임 못 집니다.”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하하, 이 자식 봐라. 오늘이 지 제삿날인 줄도 모르고. 그렇게 죽고 싶으면 내가 죽여주마.” 어차피 고 사장이 예천우가 앞으로 찍소리도 못 하게 오늘 밤 죽도록 패라고 했다.말이 끝나기 바쁘게 그는 유사라의 팔을 잡았던 손을 놓고 예천우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고두식

  • 용왕 귀환   제325화

    “뒤질래?”부하들은 괄시를 받자 우르르 예천우에게로 달려들었다. 연장을 휘두르는 본새가 하나같이 흉악한 것이 한두 번 휘둘러본 솜씨가 아니었다.쿵, 쾅......유사라가 기겁한 채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는데 흉악한 무리들이 하나, 둘씩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내동댕이쳐지는 것이었다. 그들은 바닥에 쓰러져서는 일어나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들의 두목 고두식도 포함해서 말이다.고두식이 보기에도 험상궂게 생겼고 주먹도 잘 쓰는 것 같았지만 예 팀장 앞에서는 손도 써보지 못하고 바로 쓰러졌다. 이 순간 그녀는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런 장면은 영화에서나 봤었지, 현실에서 이렇게 센 사람이 정말 존재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었다. 그녀는 금세 예천우를 우러러보게 되었다. 솔직히 신기함이 더 많았다.고두식과 그의 부하들은 하나같이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믿기지 않는 듯 예천우게게 물었다.“너, 너 도대체 누구야?”“저는 임 씨 그룹 영업팀장 예천우, 예 팀장입니다. 아까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예천우가 담담하게 웃더니 말했다. “당신들이야말로 다시 소개해야 할 것 같은데요?”“무, 무슨 뜻이야?”“예를 들면 누가 시켰는지 말입니다.”예천우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게... 아무도 시키지 않았어. 우리가 그 20억을 갚지 않으려고...”고두식은 일을 끝내면 20억을 갚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자신이 전부 떠안았다.무려 20억이니 말이다.“아직 덜 맞았나 보네요. 제가 좀 더 분발해야겠네요.”예천우가 얼굴에 웃음을 띤 채 천천히 그를 향해 다가갔다.“너, 뭐, 뭐하려고?”“별거 아닙니다. 사장님 정신 차리게 제가 좀 도와주려고요. 그럼 기억도 잘 나실 거예요.”예천우는 말을 끝내고 오른손으로 그의 몸을 몇 번 살짝 찍었다.고두식은 삽시에 바늘로 찌르는 듯한 고통이 온몸을 침습하여 비명을 질러댔다. “으악, 아...... 말할게요, 전부 다 말씀드릴게요!”“벌써 기억났어요?”예천우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

  • 용왕 귀환   제326화

    예천우가 뒤이어 물었다. "그럼 려성한 팀장님과 협력한 증거가 있습니까? 통화 녹취록이나 다른 증거 말입니다.""아니, 없습니다!"예천우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고두식이 겁에 질려서 애원했다. "정말로 없습니다. 있다면 당장 건넸을 겁니다.""정말 없는 것 같긴 한데, 그쪽 때문에 내가 난감하게 됐어요." 예천우가 한숨을 내쉬었다."아, 아닙니다. 팀장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정말 잘못했습니다. 시키는 건 뭐든지 하겠습니다."고두식이 온몸을 바들바들 떨며 애원했다.옆에서 지켜보던 사람들 역시 공포에 질린 표정이었다.예천우가 다른 사람들까지 난처하게 하지 않기 위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됐습니다, 착한 내가 참죠,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 수는 없잖아요""나한테 솔직하게 털어놓았으니 마지막 기회를 주겠습니다. 이번만 봐주는 거예요.""감사합니다! 팀장님 감사합니다!"고두식은 예천우의 말에 감격스러워 하며 연신 고개를 조아렸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어떤 사람들은 예천우에 대한 호감까지 상승했다. 충분히 상대에게 원하는 것을 시킬 수 있었으나 그 기회를 포기했기 때문이다.유사라는 이 장면에 바짝 긴장되면서 가슴 한 구석이 씁쓸했다. '네가 착하다고? 고두식이 살려달라고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하는데?'"하지만 그 빚은 어떻게 할 거예요?"예천우가 물었다."갚을 겁니다, 반드시 갚을 겁니다. 집안을 탈탈 털어서라도 반드시 갚을 겁니다." 고두식은 예천우의 말에 어떤 반항도 하고 싶지 않았다."음, 그건 마음에 드네요. 하지만 오늘 있었던 일은 려 팀장에게 알리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안 그랬다간 아까 느꼈던 고통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줄 겁니다." "아닙니다, 절대 얘기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뭐라고 해야 할까요?" 고두식이 황급히 물었다. 그는 한 마디의 말실수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 고통을 다시 겪고 싶지 않았다."아주 간단합니다. 내 무술 실력이 뛰어나다고 하세요. 날 이기지 못해 돈을 갚아야 한다고, 려 팀

  • 용왕 귀환   제327화

    "했든 안 했든 상관없어요. 큰일도 아닌데, 게다가 내가 일부러 사라 씨를 그들에게 넘겼으면 날 얼마나 탓했겠어요?" 예천우가 말했다.그 일을 다시 떠올리자, 유사라는 사그라졌던 분노에 불씨가 다시 붙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녀가 자초한 일이다, 잘못한 것도 그녀이다.그녀가 고개를 저었다."탓하지 않으면 다행이고요, 사실 궁금한 게 있어요. 내가 김선 씨를 회사에서 쫓아내서 날 미워하는 거예요?" 예천우가 갑자기 물었다."내가 왜 팀장님을 싫어합니까?" 유사라의 안색이 변했다."김선 팀장의 사람이었잖아요. 두 사람 긴밀했던 사이 아니었어요?""그렇긴 해요.""그럼 그녀가 회사에서 무슨 일을 벌였는지도 알겠네요?"유사라가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팀장님이 확실히 방금 절 도운 것은 맞지만 전 팀장님 나쁜 말을 하지 말아주세요. 전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거예요." "그럴 리가요, 김선 씨가 어떻게 했는지 저도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전 그저 김선 씨가 회사에서 쫓겨난 것은 응과응보라고 말하고 싶었을 뿐이에요.""그녀를 정말 잘 알고 있다면 내가 하는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겠죠."유사라는 잠시 침묵했다, 김선이 전에 했던 일을 떠올렸다. 비록 많은 것을 알지 못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김선의 최측근은 장연희다. 그러나 유사라도 믿을만한 사람이다. 다만 유사라는 성격이 유순하고 착해 어떤 일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참, 임 대표님은 어떤 분이세요?" 예천우가 대화 주제를 돌렸다.유사라의 고개가 뻣뻣하게 굳어 있었다. "대표님은 당연히 아주 좋으신 분이에요. 회사의 개혁으로 직원들이 더 많은 기회를 잡았고 직원들의 마음도 잘 알아주셔서 저희도 대표님을 지지합니다.""그렇게 좋은 분인데 왜 반대편에 서는 겁니까?" 예천우가 다시 물었다."내가 그런 게 아니에요!" 유사라가 즉각 반박했다."하지만 김선 팀장님과 장연희가 대표님에게 반기를 든 거예요. 려 대표님과 전부 한통속이에요. 임 대

Latest chapter

  • 용왕 귀환   제1206화

    예천우는 가볍게 웃으며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 “이 여자가 먼저 나를 때리려고 했는데 제가 방어하면 안 돼요?”“맞아요! 예천우 씨가 하신 행동은 완벽한 정당방위입니다.”황인수는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단호하게 말했고 이 말을 들은 진 서장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이 친구가 괜찮군. 앞으로 잘 키우면 승진시켜도 되겠어.’“무슨 정당방위야? 난 아직 때리지도 않았는데!”김희자는 분노에 치를 떨었고 자기는 제대로 손도 못 대고 뺨을 맞았는데 이게 정당방위라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게다가 예천우는 지금 경찰에 잡혀 온 상태 아닌가? 그런데도 감히 날 때릴 수 있다니?’“하지만 김희자 씨는 분명히 손을 올렸고 예천우 씨를 공격하려 했잖습니까. 그러니 방어하는 건 당연합니다. 물론 만약 예천우 씨가 반격을 위해 지금 김희자 씨를 계속 공격한다면 그건 문제가 되겠죠.”황인수가 단호하게 말하자 김희자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며 소리쳤다.“헛소리하지 마! 이놈, 네 이름이 뭐야? 감히 이렇게 사실을 왜곡해? 내가 당장 널 혼내 줘야겠어. 당장 네 경찰 옷을 벗겨버릴까? 말까?”그러자 황인수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졌고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예천우가 말했다.“난 못 믿겠는데?”예천우가 나직이 웃으며 말했다.“그리고 김희자 씨는 황 형사의 옷을 벗길 자격이 없습니다.”그 순간 진 서장이 앞으로 나섰고 김희자를 향해 싸늘한 눈빛을 보내며 말했다.“김희자 씨, 백씨 가문이 강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경찰을 우습게 보고 멋대로 할 수 있다는 건 아닙니다.”“네가 감히 나한테 그런 식으로 말해?”김희자는 분을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너 진짜 경찰서장 계속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네?”진 서장은 피식 웃으며 코웃음을 쳤다. “경찰이 범죄자의 협박 한 마디에 벌벌 떨고 입도 못 여는 곳이라면 그런 경찰서장은 차라리 하지 않는 게 낫겠어.”“네, 네가!”김희자는 얼굴이 새빨개지며 헛구역질할

  • 용왕 귀환   제1205화

    예천우는 순간 멍해졌다. ‘이 여자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뭔가 제대로 못 알아듣겠는데? 혹시 머리에 문제라도 생긴 건가?’황인수도 잠시 굳어졌다가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김희자가 뭔가 크게 오해하고 있는 것 같은데...’하지만 그도 굳이 나서서 설명하고 싶지는 않았고 그냥 빨리 예천우를 데리고 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김희자는 예천우의 태연한 얼굴을 보자 그냥 그가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한 녀석이라 생각하며 비웃었다.“꼴을 보니 앞으로 네가 얼마나 비참한 꼴을 당할지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네!” 그녀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설마 감방에서 조금 있다가 금방 나올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럴 가능성은 꿈에도 꾸지 마. 내가 널 어떻게 만들지 알아? 안에서 넌 살아 있는 게 지옥 같을 거야. 난 널 죽는 것보다 더한 고통 속에 처박아 넣을 방법이 백 가지가 넘는다고.”예천우는 미간을 찌푸렸다가 옆에 있는 황인수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물었다.“황 형사님, 형사시죠?”황인수는 순간 당황했지만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그야 당연하죠.”“그럼 지금 저 사람이 당신 앞에서 공공연히 협박하고 위협하는 건 범죄 아닌가요?”황인수는 머릿속이 잠시 멍해졌다.‘그래 이건 명백한 협박죄지...’하지만 문제는 김희자가 경찰서장까지 대놓고 협박한 전력이 있다는 점이었다.역시나 김희자는 예천우의 말을 듣고 폭소를 터뜨렸다.“하하하! 꼬맹이, 넌 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모르는구나? 내가 경찰 앞에서 협박한다고? 이젠 웃기지도 않아. 설령 이 경찰서장이 여기 있다 하더라도 난 똑같이 말할 수 있어!”그녀의 뻔뻔한 말에 주변 경찰들의 표정이 심히 불쾌해졌다. 아무리 백씨 가문이 막강하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경찰들을 모욕하는 발언을 할 줄은 몰랐다.하지만 그들이 아무리 분노해도 어쩔 수 없었다.그 순간 마침 경찰서의 진 서장이 안에서 나오다가 이 말을 듣고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안에서 김희자와 충돌을 피하려고 최대한

  • 용왕 귀환   제1204화

    하지만 예천우는 전혀 거만한 기색이 없었고 오히려 매우 겸손하고 다정한 태도를 보였다.그와 반대로 김희자는 늘 거만하게 코를 치켜들고 마치 모든 사람이 자신의 부하라도 되는 듯한 태도로 무례한 말과 지시를 쏟아냈다.그녀는 경찰들을 전혀 존중하지 않았고 당장 예천우를 체포하라고 명령하면서도 지시를 바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온갖 비난과 조롱을 퍼부었다. 심지어는 그들의 상사를 끌어내리겠다는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다.다행히 서장님이 참을성이 좋았던 덕분이지 만약 황인수 자신이었다면 형사 옷을 벗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되받아쳤을 것이다.김희자의 이런 오만하고 권위적인 태도는 경찰들 사이에서도 호감이 없었다. 그녀의 막무가내식 행동에 모두가 불만이 많았다.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백씨 가문은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고 많은 고위직 인사들이 김희자를 대할 때 공손하고 예의를 차리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황인수가 서둘러 걸어가는 모습을 본 예천우는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말했다.“황 형사님, 시간은 아직 충분하니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네, 조금 걸음이 빨랐네요.”황인수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고 그는 속으로 계속 기도했다.‘제발 김희자와 부딪히는 일이 없기를... 그 여자 성격에 그랬다가는 일이 커질 텐데.’하지만 운명은 참 묘하게도 그런 상황을 꼭 만들어냈다. 바로 그때, 김희자가 안에서 나와버렸다. 그녀와 함께 나온 이는 백강호의 동생인 백도훈과 여러 명의 강력한 경호원들과 변호사들이었다.김희자는 항상 화려하고 요란한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어디를 가든 사람이 많았다.백도훈의 무공 실력 또한 상당했고 백강호 밑에서 배운 덕분에 이제 그는 화경 초급 경지의 고수였다.화경 고수는 무림에서도 상당히 뛰어난 고수로 여겨졌다.오늘 벌어진 일로 인해 김희자는 극도로 화가 나 있었고 화경 고수인 백도훈에게 예천우를 죽이라는 명령까지 내렸다.하지만 백도훈은 신중한 성격이었고 흑호와 예천우의 관계를 조사한 뒤 백강호에게 의견을 구했다.백

  • 용왕 귀환   제1203화

    “그래. 우리 형제가 힘을 합치고 성종의 세 명의 사자가 더해지면 한 명은 종사 절정의 경지고 나머지 둘은 종사 후급이니 이 세상에 적수가 없을 거야.”정우환이 흥분된 표정으로 말했다.“그렇지. 4대 종에서 영종은 조금 위협적일지 몰라도 나머지는 우리에게 상대가 안 돼.”정우찬은 자부심 넘치는 표정으로 강렬한 자신감을 드러냈다.“맞아. 하지만 외부의 누군가가 개입할까 봐 좀 걱정돼.”정우환은 그 두 명의 무서운 인물을 떠올리며 안절부절못했다.“외부라니?”“청룡이랑 용문의 옛 용왕을 말하는 거야?”정우찬이 담담하게 물었다.“그래. 두 사람은 정말로 무시무시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정우환은 그들을 떠올리며 두려움에 떨었다. 아무도 모르고 있지만 옛 용왕의 실력은 소문보다 훨씬 강했고 아마도 청룡과 동등하거나 더 강할지도 몰랐다.그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우연히 전투를 통해서였다.“걱정하지 마. 내가 아는 정보에 의하면 지금까지 그 두 사람은 용도에 머물러 있고 밖으로 나올 계획이 없대.”정우찬이 여유롭게 말했다.“그렇다면 다행이야. 제발 나타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야.”“걱정하지 마. 나타나지 않는 게 좋겠지만 만약 나타난다면 난 두 사람의 목숨을 죽일 수도 있지.”정우찬의 눈은 흥분으로 빛났다.청룡 전신과 용문의 옛 용왕을 한 번에 처치한다면 그것은 얼마나 엄청난 업적일까? 전 용국, 아니, 전 세계가 충격에 빠질 것이다.정우환은 그의 말을 듣고 놀라며 한 가지 가능성이 떠올라 경악했다. “형, 설마 어르신께서...”“맞아. 어르신은 며칠 전 마침내 육지 신선의 경지에 도달하셨어. 이 세상에 더는 적수가 없지.”정우찬은 자부심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르신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그들은 이미 불패의 위치에 있었다. 한편, 경찰서 입구 근처 안쪽 자리에서 황인수 경찰은 예천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언제든 달려가 그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예천우와 몇 번 대화를 한 적이 있다는 이유로 소장님이 그를 특별히

  • 용왕 귀환   제1202화

    “물론 가능합니다. 언제든 환영이에요! 아니면 제가 조금 있다가 직접 갈까요?”예천우가 물었다. “그게 제일 좋겠네요. 제가 사람들을 입구에 대기시켜 두겠습니다.”왕 총독이 서둘러 답했다.“알겠습니다.”예천우는 전화를 끊고 바로 출발하려고 준비했다. 그런데 그 순간 그의 귀에 한층 사랑스럽고 매혹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련님!”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선우서림이었다.그녀의 목소리는 지나가는 남성조차 돌아보게 할 만큼 매혹적이었고 선우서림을 본 남성들은 그녀의 미모에 넋을 잃어 전봇대에 부딪힐 정도였다.“정말 우연이네. 막 도련님한테 전화하려던 참에 여기서 만났네.”선우서림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고 그녀의 미소는 그녀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했다.비록 그녀가 예전에 예천우가 머물 대형 아파트에 자기 방도 하나 남겨놨다고 했지만 그녀는 열쇠나 지문을 남기지 않았다. 그녀는 그곳이 예천우와 임완유 만을 위한 공간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무슨 일이야?”예천우는 마음의 동요를 억누르며 물었다. “딱히 일이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냥 도련님이 보고 싶었어.”선우서림은 사람을 홀릴 정도로 매혹적인 눈빛으로 대답했다.“농담하지 마.”예천우는 그녀의 농담에 마음이 미세하게 흔들리며 이마에 땀이 날 뻔했다. ‘이 여자는 정말 너무 매력적이야.’“농담 아니라니까요. 주인님은 유리를 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선우서림은 한 발 더 다가섰고, 그녀의 몸은 거의 예천우와 닿을 뻔했다.“됐어. 난 바빠. 딱히 볼 일 없는 거면 먼저 가볼게.”예천우는 얼른 상황을 정리하려고 했다.‘서림은 지난번 사건 이후로 점점 더 대담해지고 있어.’“잠깐만요. 사실 볼 일이 있어요.”“뭔데?”“사모님께서 전하라고 하셨어. 내일 우리가 성종 대회에 참석하러 출발해야 하는데 준비는 다 된 거야?”선우서림은 살짝 장난스러운 톤으로 물었다.“준비는 네가 다 하는 거잖아. 난 몸만 가면 되는 거 아니야?”예천우는 성종 대회와 관련된 건 별로

  • 용왕 귀환   제1201화

    유은수가 더 깊이 생각할 틈도 없이 경찰들이 곧바로 대표실 문 앞에 도착했다. 문을 두드린 후 들어온 경찰은 자기 신분을 제시하며 말했다.“유은수 씨, 당신은...”그 말을 듣는 순간 유은수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고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어, 어떻게 된 일이...’‘설마 완유가 나를 경찰에 신고한 건가? 날 잡으라고 한 거라고? 어떻게 딸이라는 사람이 이런 짓을 할 수 있어? 내가 엄마인데 이렇게 잔인하고 천인공노할 짓을 하다니.’그녀는 겁에 질려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을 정도로 떨었다.하지만 유은수는 사건의 실체를 전혀 알지 못했다. 이런 종류의 사건은 그녀에게 생소한 일이었다. 사실 이런 규모의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어쩌면 당연했다.비록 수갑은 채우지는 않았지만 회사 내에서 경찰에 의해 연행된 사실은 금세 큰 화제가 되었다. 회사 직원들은 곧 유은수가 저지른 일에 대해 알게 되었다.“온라인에서 우리 임 대표님을 험담하던 사람이 그게 유 대표님이라던데?”이 사실이 알려지자 회사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 평소 유은수를 좋게 보지 않았던 이들도 그녀가 이런 짓을 했을 줄은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었다.특히, 임완유를 충직하게 따르던 직원들과 오래된 직원인 하문은 이 사실을 듣고 얼굴이 창백해졌다.‘이런 사람 밑에서 일해서 내가 뭐가 되겠어?’그녀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임완유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임완유는 전화를 받지 않자 하문은 얼굴에 쓴웃음을 지었다.‘아마도 임 대표님은 유 대표님이 화를 내실까 봐 전화기를 끄고 있었던 거겠지.’사실, 임완유는 어머니의 전화를 받고 싶지 않아 휴대폰을 무음으로 설정해 두었을 뿐이었다.‘차라리 이렇게 안 보는 게 속 편해.’임완유는 어머니와의 대화를 떠올리며 복잡한 마음으로 앉아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양서은은 미안한 마음에 말을 건넸다.“임 대표님, 죄송해요. 다 제 탓이에요. 제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면...” 임완유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런 얘기 할 필요 없어요. 서은씨가

  • 용왕 귀환   제1200화

    이 상황에 임완유는 조금 갈등을 느꼈다. 결국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비법을 정말로 주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화장품의 재료 비법을 자신이 마음대로 결정 지어라는 말은 예천우가 했지만 임완유는 그의 속마음을 잘 이해했다. 사실 예천우는 비법을 지금이 아닌 진실이 밝혀진 후에 주기를 바랐을 것이다.유은수는 임완유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 같다고 생각하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완유야, 제발 정신 좀 차려. 임씨 가문을 위해서도 한 번 더 생각해 봐.”“엄마, 그게 무슨 뜻이죠?”“별것 아니야. 그냥 내 추측일 뿐이야. 천우 말이야, 정말 대단한 인물이야. 그런데 비법을 이렇게 꼭 쥐고 놓지 않는 거 보면 일부러 그런 거 아니겠어?”“난 그렇게 생각해. 천우가 일부러 너를 막고 있는 거야. 네가 지금 설령 회사에 남아 있더라도 언제든지 비법을 손에 쥐고 너랑 거래할 것 같아.”유은수의 말에 임완유는 갑자기 화가 치밀었다. 사실 비법을 줄지 말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 말 한마디에 그녀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엄마 말대로라면 천우는 분명히 저에게 비법을 주지 않겠죠. 그럼 저를 찾아서 뭐 하겠다는 거죠?”“그게...”유은수는 잠시 말을 잃었다. 사실 자신이 말한 대로라면 지금은 예천우에게 의존하는 것 외에 아무런 방법도 없다는 걸 알았다.‘내가 괜한 말을 했어. 왜 이렇게 어리석은 거야.’그제야 그녀는 다급히 말했다.“웬만해서는 주지 않겠지만 네가 미인계를 쓰면 통할지도 몰라. 어차피 너희는 이미 다시 사귀고 있잖아. 임씨 가문을 위해서라도 조금만 노력해 봐.”“미안하지만 엄마, 난 그런 걸 잘 못해요.”임완유는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정말 비법을 원하는 거라면 엄마가 직접 천우에게 전화해서 달라고 하세요! 왜 제가 그런 짓을 해야 하는 거죠?”임완유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엄마는 정말 너무해. 천우가 얼마나 엄마를 위해 좋은 마음으로 애쓰고 있는지 알면서... 진실이 드러나지 않은

  • 용왕 귀환   제1199화

    양대복은 머릿속에서 빠르게 계산하며 상황을 정확히 분석했다.‘만약 용왕님이 진짜로 우리가 임씨 가문을 계속 도와달라고 하셨다면 알아서 하라는 대신에 분명히 하던 대로 하라고 말씀하셨을 거야. 그런데 그렇지 않고 알아서 하라고 하셨으니 분명히 도와주지 말라는 의미겠지.’하지만 예천우와 임완유의 관계를 생각해 보니 예천우는 직접적으로 그렇게 말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이런 간접적인 방식으로 의도를 전달한 것이라 생각했다. 심지어 예천우는 임씨 가문을 조금 혼내주기를 원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아직 양대복의 추측일 뿐 확실한 사실이 아니었기에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함부로 임씨 가문에 압박을 가할 수는 없었다. 만약 예천우와 임씨 가문 사람들 사이가 다시 좋아졌는데 압박을 가한 걸로 들통나면 그 책임은 자신에게 돌아올 테니까 말이다.하지만 양대복은 임연 그룹을 해치는 대신에 더 이상 도와주지 않으면 큰 잘못이 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양대복은 곧바로 명령을 내렸다. 임씨 가문에 대한 모든 지원을 중단하고 제공하던 모든 자원을 철회하도록 했다.양대복의 명령이 내려지자 많은 사람들이 그의 행동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이미 양대복의 태도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었기에 곧바로 그의 결정을 따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영향이 바로 나타나지는 않았다. 결국 그들은 임씨 가문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주지 않았으니까 말이다.이 사실을 모르고 있는 유은수는 임연 그룹에 닥칠 위기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두 시간이 넘게 기다린 그녀는 시간이 다 된 것 같았다. 지금쯤이면 임완유는 예천우와 떨어져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전화를 걸었다.임완유는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완유야, 천우 아직 옆에 있어?”임완유는 잠시 놀랐다. 유은수는 예천우가 여전히 옆에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 그녀는 사실대로 대답했다.“아니요.”“좋아, 잘 됐어.”천우가 없다는 사실에 안도한 유은수는 다급하게

  • 용왕 귀환   제1198화

    용국에서는 앞으로 이런 행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왜 그렇게 말하냐면 내 엄마는 굉장히 세속적이고 아주 이기적이고 자신만 생각하는 사람이야. 하지만 이 일은 정말 도저히 이해가 안 돼.”임완유는 참지 못하고 반박했다. 그녀는 예천우가 말하는 것을 다 믿고 싶었지만 이 사건만큼은 정말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그럴지도 모르지만 결과는 곧 알게 될 거야. 이 일이 공개된 게 첫 번째 단계일 뿐이고 그다음엔 너희 엄마가 조사를 받을 거야. 심지어 감옥에 갈 수도 있어.”“뭐라고!”임완유는 깜짝 놀라며 걱정스레 물었다.“뭐라고? 감옥에 간다고? 이건...”“조급해하지 마!”예천우는 급하게 그녀를 진정시키며 말했다.“정상적으로 보면 감옥에 갈 수도 있지만 만약 네 엄마가 피해자의 용서를 받고 적절한 보상을 하면 문제없이 해결될 수 있어.”“네 말뜻은... 내가 엄마를 용서하면 괜찮다는 거야?”“응. 이미 확인했어. 처음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상당히 관대하게 처리될 거고 용서만 받으면 된대.”“하지만 그 전제 조건은 네 엄마가 모든 일을 인정하고 과정과 절차를 스스로 밝히는 거야. 그다음에야 양해서에 네가 서명하는 거지.”예천우는 차근차근 설명했다.“그러니까 네 엄마가 했는지 아닌지는 곧 밝혀질 거야. 만약 네 엄마가 아니라면 절대로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 거야. 또 상위 기관에서 관련 증거도 확인할 수 있을 거야. 증인과 물증은 절대 가짜일 리 없어.”“알겠어.”임완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엄마가 자신을 속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임완유가 조금 우울해 보이자 예천우는 그녀의 기분을 살피며 한참을 함께 있었다. 결국 임완유가 그를 내보낼 때까지 예천우는 먼저 회사를 떠나지 않았다.“괜찮아. 난 계속 일해야 해.”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섰고 떠나면서 덧붙였다.“루루 화장품 재료의 비법은 필요하면 언제든지 너희 엄마에게 줄 수 있어.”‘어찌 됐든 임연 그룹은 임 어르신의 평생 노력이 있는 회사니까.”예천우가 떠난 지 얼마 되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