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녀는 입만 열었다 하면 이혼이란 말로 예천우의 속을 긁었다. ‘에라,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지 뭐.’예천우는 더 말하지 않고 돌아서서 문쪽으로 걸어갔다. 임완유는 멈칫했다. 어렴풋이 자신이 말을 잘못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축 처진 예천우의 뒷모습을 보며 마지못해 한 마디 했다. “예천우, 오해하지 마, 난 그저 사실을 말했을 뿐이야.”“응, 알아.”예천우는 이 한 마디를 남기고는 나가버렸다. 임완유는 안색이 좋지 않았다. 마음속 한구석이 왠지 찌릿찌릿 아파났다. 왜 아픈지 그녀도 영문을 몰랐다. 틀린 말을 한 것도 아닌데 왜 이러는 것일까.설마, 자신이 정말 그를 좋아하기라도 하는 것일까?하지만, 둘은 전혀 다른 세상 사람이다. 그는 자신과 너무나도 먼 곳에 있다. 같이 있으면 과연 행복할까?임완유의 사무실에서 나온 예천우는 영업팀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유현이 예천우가 온 것을 보고 얼른 가서 상황을 설명했다. 상대는 한 공장의 사장인데 소문에 의하면 사람이 거칠고 힘없는 사람을 괴롭히기 좋아한다고 했다. 그리고 유현은 예천우에게 최대한 몸을 사리고 만약 그쪽에서 생떼 부리고 돈을 안 내놓으면 그냥 돌아오라고 귀띔했다. 어차피 지금 사회에서 파산이면 모를까, 돈을 갚지 않고는 살 수가 없다. 영업을 하다 보면 가끔 외상매출금을 받기 어려운 상황도 있기 마련이었다. 아니면 그렇게 많은 자금난이 왜 생기겠는가.“괜찮아요. 어차피 가기로 했으니 빈손으로 돌아올 수는 없죠.”예천우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오후에 스케줄 있어요?”유현이 듣고 바로 대답했다. “회의가 있습니다. 사장님께서 소집하셨습니다. 원래는 팀장님이 참석하기로 되어있는데 사장님께 제가 대신 참석해도 되냐고 여쭤봤더니 문제없다고 하십니다.”그는 예천우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잘 됐네요. 사장님께서도 제 상황을 알고 계시나 보네요. 말리는 사람이 없으면 앞으로 제 업무를 전부 대신해도 괜찮습니다. 망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안 해도 돼요.”
“근데... 그분 그렇게 나쁜 사람 같지는 않던데요.”유사라는 계속 예천우를 유심히 지켜봤다. 좀 여자를 좋아하는 것 같기는 해도 하는 말이나 행동은 다 괜찮아 보였다. 정말 그런 사람인지는 먼저 지켜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장연희가 듣더니 대뜸 화내듯이 말했다. “나쁜 사람이 자기가 나쁜 놈이라고 이마에 써 붙이고 다니겠어요? 사라 씨 그 사람을 안 지 얼마나 됐다고... 그놈 입에 발린 소리에 홀딱 넘어간 건 아니죠?”“사라 씨 설마 입사 때부터 업무 가르쳐 주고 지금까지 이끌어준 김 팀장님의 말을 의심하는 거예요?”“그런 건 절대 아니에요. 김 팀장님은 저의 사수고 저에게 은인 같은 존재예요. 제가 어떻게 김 팀장님을 의심하겠어요.”“그럼요. 우리의 은인이 그놈 때문에 회사 쫓겨났는데 이렇게 그놈 편 들어줘서야 되겠어요?”장연희는 정말 화났다. 유사라는 이 말을 듣고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 “연희 씨, 제가 생각이 짧았네요.”“알았으면 됐어요. 이 일 절대 예천우가 알면 안 돼요.”장연희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유현이 걸어오며 말했다. “유사라 씨, 팀장님께서 보자고 하십니다.”유사라는 흠칫하며 물었다. “예 팀장님께서 저를 왜요?”“수금을 사라 씨랑 같이 갈 생각이신가 봐요. 팀장님보다는 사라 씨가 상대방 상황을 더 잘 아니까요.”유사라가 혹시라도 오해할 가봐 유현이 해석했다. “알았어요. 연희 씨랑 하던 일 마무리 짓고 금방 가볼게요.”“네. 빨리 끝내고 가봐요. 팀장님께서 기다리고 계세요.”유현은 별생각 없이 가버렸다. 유현이 가자 장연희가 인차 입을 열었다. “사라 씨, 봤죠? 이제 부임 1일째인데 벌써 변태 본색을 드러내네요. 첫 번째 목표로 사라 씨를 찍었나 봐요.”“네. 이제는 어떤 사람인지 잘 알았으니 걱정하지 말아요, 연희 씨. 제가 절대 그놈 마음대로 되게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 정 안되면 핑계 대고 안 가면 되죠, 뭐.”“아, 잠깐만요, 제가 려 팀장님 뜻은 어떤지 물어볼게요.”장연희는
임완유한테서 차 키를 받아온 예천우는 주차장에서 자신의 차를 찾아서 올라탔다.유사라도 따라서 탔다. 다만 뒷좌석에 앉았다.예천우는 좀 의외이긴 했으나 말을 하지 않았다. 자신이 무슨 짓을 할까 봐 거리를 둔다고 생각했다.유사라는 예천우가 앞에 타라고 할 줄 알았는데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동하는 내내 말 한마디도 없었다. 목적지에 거의 도착했을 때였다.“예 팀장님, 분부하실 것 없으세요?”유사라가 끝내 먼저 입을 열었다. “없는데요. 저도 아직 뭐가 뭔지 머릿속이 복잡한 상태라 말해줄 게 없네요.”“아... 상대방의 배경조사를 하지 않았다고요? 그럼 어떤 방식으로 담판해야 할지는 알고 계시나요?”“아니요. 그런 것도 필요해요? 어떤 방식으로 갚을 건지에 대해 서로 얘기하고 자료정리만 좀 하면 되는 거 아니었어요?”“그게……”유사라는 헛웃음을 지었다. 예 팀장이 순진한 건지 뭔지 종잡을 수 없었다. 그리고 더욱 당혹스러운 것은 그와 같이 회사를 나와서부터 그는 한 번도 자신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다른 남자들처럼 음침한 눈빛으로 쳐다보지 않았을뿐더러 아예 자신을 투명인간으로 취급했다. 이건 그녀가 상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었다.。상상대로라면 그가 자신한테서 눈을 떼지 못해야 정상이다. 그리고 말로 희롱하거나해야 하는 게 아닌가.목적지가 점점 가까워지자 유사라는 결국 참지 못하고 귀띔했다.“예 팀장님, 듣기로는 상대가 만만하지 않대요. 그냥 돌아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그럴 것까지는 없지 않나요. 그리고 제가 왜 도망가요, 도망을 가더라도 사라 씨가 먼저 가야죠.”예천우가 웃으며 말했다. “유사라 씨, 이렇게 귀띔해 주는 게 거기에 무슨 함정이 있어서가 아니겠죠?”유사라는 속이 뜨끔해나서 급히 말했다. “제가 어떻게 알아요. 그리고 전 귀띔한 적 없어요. 전 그냥 오랫동안 돈을 갚지 않는사람들 치고 좋은 사람은 없다는 뜻이었어요.”“그건 그렇네요.”“그러니 꼭 조심하셔야 돼요.”“저한테 조심하라고
그와는 반대로 유사라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바짝 긴장해 있었다. 비록 려 팀장이 미리 분부해둬서 자신에게 불똥이 튀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어도 여전히 무서웠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예천우를 봤다. 의외로 예천우는 전혀 긴장한 기색이 없었고 대수롭지 않은 듯했다. 설마 그는 이 사람들이 자신을 혼내려고 온 것인 걸 모르는 건가?중간에 앉아있던, 인상이 험한 고두식도 약간 놀라며 물었다. “당신이 임 씨 그룹 새로 부임한 팀장 예천우요?”“네.”예천우는 차분한 기색이었다. 심지어 여유롭게 앞으로 가서 앉더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고 사장님, 보자고 하셔서 오기는 왔는데 돈은 준비되셨습니까?”이 말을 듣고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장내가 떠나갈 듯 웃었다. “하하하, 이 자식 진짜 웃기는 놈이네. 정말 돈 받으러 오라고 한 줄 알아?”“그러게 말입니다. 이렇게 미련한 놈은 처음 봅니다.”까까머리를 한 남자도 말했다. 유사라도 어이가 없었다. 예 팀장이 회사에서는 그렇게 큰소리를 치더니 지금 눈앞의 형세도 못 알아보는 건가?그 머리로 어떻게 회사에서 큰소리를 뻥뻥 쳤단 말인가.고두식이 손을 휘익 저었다. 다들 조용하라는 뜻이었다. 그러고는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 “예 팀장, 아직도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나?”“압니다. 귀사에 10억 외상금이 연체되고 있어서 제가 여기 받으러 왔습니다. 아주 명백한 사실이지요.”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 “하하하, 예 팀장님 이렇게 재밌는 분인 줄은 몰랐네. 돈을 갚는 건 문제없네만, 옆에 있는 계집애를 나한테 넘기게. 내가 며칠 좀 데리고 있을 테니.”고두식은 처음부터 예천우 옆에 있는 유사라를 눈여겨봤다. 꽤 마음이 동했다. 그가 수많은 여자를 만나봤지만 이처럼 예쁘고 청아한 얼음공주 스타일은 드물었다. 일부러 이런 말로 예천우를 욕보이게 하려는 속셈이었다. 그리고 예천우가 유사라를 넘긴다 해도 돈을 줄 생각은 없었다. 이 말을 듣자 유사라의 얼굴색이 변했다. 특히 고두식이 자신을
“어휴, 아무리 소리쳐 봤자 소용없어. 려 팀장이 아무 말도 안한 것도 사실이지만 려 팀장이 지금 이 자리에 있다고 해도 아가씨를 나에게 줬을 거야.”고두식이 비웃으며 말했다.려 팀장이 언질을 주지 않았다는 것은 이 여자를 신경 쓰지 않는다는 말이다.게다가, 그는 려 팀장의 부하가 아니고 려 팀장을 도와 예천우를 혼내주는 협력관계일 뿐이다. 그는 예천우를 아예 불구로 만들어 줄 생각이다. 그게 안되면 적어도 다리를 분질러버릴 생각이었다.이런 상황에서 려 팀장이 뭐라 했든 상관없었다. 고두식의 말을 듣고 유사라는 사색이 되어버렸다. 지금 이순간 그녀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오지 말 걸 하는 후회뿐이었다. 그녀는 급한 나머지 미친 듯이 소리쳤다. “예 팀장님, 자기 팀원은 아무도 못 건드리게 하겠다고 하셨잖아요! 제가 여기 온 것도 팀장님 지시잖아요, 그냥 보고만 계실 거예요?”예천우가 그녀의 말을 듣더니 슬쩍 웃으며 말했다. “사라 씨 말이 맞아요. 저의 사람은 제가 지킵니다. 근데 사라 씨는 저의 사람 맞습니까? 방금 자기 입으로 려 팀장의 사람이라고 하지 않았어요?”이 말을 들은 유사라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때 예천우가 다시 말을 돌렸다. “근데 어찌 됐든 제가 사라 씨를 데리고 온 것은 사실이니 안전하게 다시 데려가야죠.”“그러니, 형씨, 이 아가씨가 싫다는데 그만 손 놓으시죠.”덕규는 멍해졌다가 금방 다시 비웃으며 말했다. “이건 구걸하는 거요?”“구걸이라니요?”“아닙니다. 형씨가 오해했나 본데 지금 저는 명령하는 겁니다.”“그리고 명령에 따르는 게 좋을 겁니다. 아니면 결과는 제가 책임 못 집니다.”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하하, 이 자식 봐라. 오늘이 지 제삿날인 줄도 모르고. 그렇게 죽고 싶으면 내가 죽여주마.” 어차피 고 사장이 예천우가 앞으로 찍소리도 못 하게 오늘 밤 죽도록 패라고 했다.말이 끝나기 바쁘게 그는 유사라의 팔을 잡았던 손을 놓고 예천우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고두식
“뒤질래?”부하들은 괄시를 받자 우르르 예천우에게로 달려들었다. 연장을 휘두르는 본새가 하나같이 흉악한 것이 한두 번 휘둘러본 솜씨가 아니었다.쿵, 쾅......유사라가 기겁한 채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는데 흉악한 무리들이 하나, 둘씩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내동댕이쳐지는 것이었다. 그들은 바닥에 쓰러져서는 일어나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들의 두목 고두식도 포함해서 말이다.고두식이 보기에도 험상궂게 생겼고 주먹도 잘 쓰는 것 같았지만 예 팀장 앞에서는 손도 써보지 못하고 바로 쓰러졌다. 이 순간 그녀는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런 장면은 영화에서나 봤었지, 현실에서 이렇게 센 사람이 정말 존재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었다. 그녀는 금세 예천우를 우러러보게 되었다. 솔직히 신기함이 더 많았다.고두식과 그의 부하들은 하나같이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믿기지 않는 듯 예천우게게 물었다.“너, 너 도대체 누구야?”“저는 임 씨 그룹 영업팀장 예천우, 예 팀장입니다. 아까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예천우가 담담하게 웃더니 말했다. “당신들이야말로 다시 소개해야 할 것 같은데요?”“무, 무슨 뜻이야?”“예를 들면 누가 시켰는지 말입니다.”예천우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게... 아무도 시키지 않았어. 우리가 그 20억을 갚지 않으려고...”고두식은 일을 끝내면 20억을 갚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자신이 전부 떠안았다.무려 20억이니 말이다.“아직 덜 맞았나 보네요. 제가 좀 더 분발해야겠네요.”예천우가 얼굴에 웃음을 띤 채 천천히 그를 향해 다가갔다.“너, 뭐, 뭐하려고?”“별거 아닙니다. 사장님 정신 차리게 제가 좀 도와주려고요. 그럼 기억도 잘 나실 거예요.”예천우는 말을 끝내고 오른손으로 그의 몸을 몇 번 살짝 찍었다.고두식은 삽시에 바늘로 찌르는 듯한 고통이 온몸을 침습하여 비명을 질러댔다. “으악, 아...... 말할게요, 전부 다 말씀드릴게요!”“벌써 기억났어요?”예천우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
예천우가 뒤이어 물었다. "그럼 려성한 팀장님과 협력한 증거가 있습니까? 통화 녹취록이나 다른 증거 말입니다.""아니, 없습니다!"예천우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고두식이 겁에 질려서 애원했다. "정말로 없습니다. 있다면 당장 건넸을 겁니다.""정말 없는 것 같긴 한데, 그쪽 때문에 내가 난감하게 됐어요." 예천우가 한숨을 내쉬었다."아, 아닙니다. 팀장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정말 잘못했습니다. 시키는 건 뭐든지 하겠습니다."고두식이 온몸을 바들바들 떨며 애원했다.옆에서 지켜보던 사람들 역시 공포에 질린 표정이었다.예천우가 다른 사람들까지 난처하게 하지 않기 위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됐습니다, 착한 내가 참죠,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 수는 없잖아요""나한테 솔직하게 털어놓았으니 마지막 기회를 주겠습니다. 이번만 봐주는 거예요.""감사합니다! 팀장님 감사합니다!"고두식은 예천우의 말에 감격스러워 하며 연신 고개를 조아렸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어떤 사람들은 예천우에 대한 호감까지 상승했다. 충분히 상대에게 원하는 것을 시킬 수 있었으나 그 기회를 포기했기 때문이다.유사라는 이 장면에 바짝 긴장되면서 가슴 한 구석이 씁쓸했다. '네가 착하다고? 고두식이 살려달라고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하는데?'"하지만 그 빚은 어떻게 할 거예요?"예천우가 물었다."갚을 겁니다, 반드시 갚을 겁니다. 집안을 탈탈 털어서라도 반드시 갚을 겁니다." 고두식은 예천우의 말에 어떤 반항도 하고 싶지 않았다."음, 그건 마음에 드네요. 하지만 오늘 있었던 일은 려 팀장에게 알리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안 그랬다간 아까 느꼈던 고통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줄 겁니다." "아닙니다, 절대 얘기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뭐라고 해야 할까요?" 고두식이 황급히 물었다. 그는 한 마디의 말실수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 고통을 다시 겪고 싶지 않았다."아주 간단합니다. 내 무술 실력이 뛰어나다고 하세요. 날 이기지 못해 돈을 갚아야 한다고, 려 팀
"했든 안 했든 상관없어요. 큰일도 아닌데, 게다가 내가 일부러 사라 씨를 그들에게 넘겼으면 날 얼마나 탓했겠어요?" 예천우가 말했다.그 일을 다시 떠올리자, 유사라는 사그라졌던 분노에 불씨가 다시 붙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녀가 자초한 일이다, 잘못한 것도 그녀이다.그녀가 고개를 저었다."탓하지 않으면 다행이고요, 사실 궁금한 게 있어요. 내가 김선 씨를 회사에서 쫓아내서 날 미워하는 거예요?" 예천우가 갑자기 물었다."내가 왜 팀장님을 싫어합니까?" 유사라의 안색이 변했다."김선 팀장의 사람이었잖아요. 두 사람 긴밀했던 사이 아니었어요?""그렇긴 해요.""그럼 그녀가 회사에서 무슨 일을 벌였는지도 알겠네요?"유사라가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팀장님이 확실히 방금 절 도운 것은 맞지만 전 팀장님 나쁜 말을 하지 말아주세요. 전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거예요." "그럴 리가요, 김선 씨가 어떻게 했는지 저도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전 그저 김선 씨가 회사에서 쫓겨난 것은 응과응보라고 말하고 싶었을 뿐이에요.""그녀를 정말 잘 알고 있다면 내가 하는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겠죠."유사라는 잠시 침묵했다, 김선이 전에 했던 일을 떠올렸다. 비록 많은 것을 알지 못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김선의 최측근은 장연희다. 그러나 유사라도 믿을만한 사람이다. 다만 유사라는 성격이 유순하고 착해 어떤 일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참, 임 대표님은 어떤 분이세요?" 예천우가 대화 주제를 돌렸다.유사라의 고개가 뻣뻣하게 굳어 있었다. "대표님은 당연히 아주 좋으신 분이에요. 회사의 개혁으로 직원들이 더 많은 기회를 잡았고 직원들의 마음도 잘 알아주셔서 저희도 대표님을 지지합니다.""그렇게 좋은 분인데 왜 반대편에 서는 겁니까?" 예천우가 다시 물었다."내가 그런 게 아니에요!" 유사라가 즉각 반박했다."하지만 김선 팀장님과 장연희가 대표님에게 반기를 든 거예요. 려 대표님과 전부 한통속이에요. 임 대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다고?”도성욱은 잠시 멈칫했다. 이신향이 매일 유사라와 함께 다니는 걸 봤을 때 혹시나 여자끼리 사귀는 건가 싶었지만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자신을 속이는 거겠지 하며 냉소적으로 말했다.“나를 바보로 보냐?”“정말 아니에요.” 이신향이 급히 부인했다.도성욱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그러면 이렇게 말할게. 내 위치가 곧 올라가. 네가 나와 함께 하기로만 하면 매니저 자리 바로 네 거야. 그때 가면 돈과 지위 다 가질 수 있어.”“하지만 저는 진짜 남자를 좋아하지 않아요.”“정말 확실하냐? 넌 내가 데려온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마라. 내가 언제든지 네가 바로 나가게 할 방법은 있지.”그러자 도성욱이 성을 내며 위협했다.이신향의 얼굴이 변했다. 집에서 자신에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급하게 일자리를 찾는 거였지만 그녀는 유사라와 달리 일자리가 꼭 필요했다.하지만 이런 제안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신향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죄송하지만 확실히 말할 수 있어요.”도성욱은 화를 내며 다른 생각을 했다.‘채 총괄이 말한 것처럼 내가 이 일을 잘 처리하면 새로운 총괄의 자리는 내 것이라고 말이야.’도성욱은 곧바로 말했다.“그래. 네가 나랑 함께 있고 싶지 않다면 억지로 시키진 않을게. 하지만 한 가지 일은 반드시 처리해야 해.”“무슨 일이죠?”이신향이 물었다.“채 총괄을 만나본 적 있냐?”“네!”판매 부서의 큰 상사인 채 총괄은 이신향이 당연히 만난 사람이었고 다만 조금 음흉한 인상이라 불쾌하게 느껴졌다.“그런데 채 총괄이 유사라를 좋아하더라.”“그게...”이신향은 도성욱의 말을 듣고 바로 그 뜻을 깨달았고 급히 말했다.“유사라는 이미 남자 친구가 있어요.”“남자 친구? 나는 몰랐네.”도성욱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정말이에요. 유사라 남자 친구가 오늘 천해시에서 왔어요. 사실 그 사람을 만난 덕분에 시간이 좀 지체된 거예요.”이신향은 매우 빠르게 반응했다.“그래. 나는 그런
이신향은 살짝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시간을 확인한 뒤 말했다.“사라 씨, 이제 곧 출근 시간이네요. 빨리 갑시다. 늦으면 안 돼요.”“아, 맞네요.”유사라는 정신을 차리고 나서 사실 떠나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이 말했다.“천우 씨, 그럼 먼저 가볼게요. 다음에... 우리 연락해도 될까요?”“당연하죠.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전화 주세요!”예천우는 백성 그룹이 백강호의 그룹이라 분명히 복잡한 회사일 거라고 생각하며 친분을 쌓았으니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면 전화로 도움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마워요. 천우 씨!”“그럼 저도 고마워요. 천우 씨.”이신향도 웃으며 대담하게 말했다. 같은 회사도 아니니 유사라가 예천우를 다정하게 부르는 걸 보니 너무 부럽다고 생각했다.자기도 예천우를 천우 씨라고 부르고 싶었다.예천우는 잠시 놀랐지만 하나의 호칭일 뿐이라 별로 신경 쓰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두 여자는 그곳을 떠났고 얼굴에 웃음이 가득한 걸 보니 기분이 확실히 좋아졌다. 다만 시간이 늦어져서 결국 조금 늦었다.“너희들 뭐 하는 거야!”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매니저인 도성욱이 다가와 찡그린 얼굴로 말했다.“회사에 온 지 며칠 안 됐는데 벌써 지각하다니.”“죄송해요. 선배님. 오늘 정말 예상치 못한 일이 있었어요. 오래된 지인을 만나서 잠시 시간이 걸렸어요.”이신향이 서둘러 설명했다.도성욱은 바로 이신향에게 회사를 소개해 준 선배였고 판매 총괄인 채 사장과 일을 함께하는 사람이었고 권한도 매우 컸다.그리고 이신향은 그곳에서 판매 팀장으로 일하며 20명 정도의 팀을 관리하고 있었고 게다가 유사라와 함께 일했기에 수입도 나쁘지 않았다.“무슨 오래된 지인이길래 일도 안 하는 거야.”도성욱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그게...”“됐어. 이번에는 내 후배니까 봐주겠어. 하지만 다음엔 절대 그런 일 없도록 해.”“알겠습니다. 선배님!”“감사합니다. 매니저님!”유사라도 바쁘게 말했다.두 사람은 대화 후 자리를 떠나려고 했고 이때
“정말 그렇죠. 이건 완전히 엉망이에요. 이렇게 가면 회사가 망하는 건 시간문제예요.”이신향이 크게 불평했다.“맞아요. 천우 씨. 임 대표님께 말해서 설득 좀 해주세요. 이렇게 가면 회사가 정말 망할 거예요.”유사라도 바쁘게 덧붙였다.“설득? 설득은 무슨. 차라리 회사가 망하는 게 나아요. 그 늙은 여자는 자기가 얼마나 틀렸는지 전혀 모르고 있어요.”“그렇지만 이 회사는 임 대표님의 피와 땀의 결과물인데요.”유사라가 말했고 이 말을 들은 이신향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예천우의 능력이라면 회사 구하는 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았다.하지만 사실 그녀는 회사가 빨리 망하길 바랐다. 그리고 그 늙은 마녀가 어떻게 후회할지 보고 싶었다.하지만 그때 예천우가 웃으며 말했다.“완유는 이미 회사에서 떠났고 주식도 남기지 않았어요. 더 이상 회사에 아무런 영향력도 없어요.”“아...”두 여자는 잠시 멈칫했다. 많은 소문이 있었지만 그녀들은 그것을 잘 믿지 않았었다.‘그럼 소문들이 다 사실이었다는 말이야?’“천우 씨, 임 대표님은 정말로 쫓겨난 거예요? 그리고 유 대표가 임 대표님을 음해했다는 것도 사실이에요?” 유사라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그럴 리 없을 거야. 천우 씨가 있으니까 그럴 리 없을 텐데.’이신향도 예천우의 능력을 알기에 이 말을 쉽게 믿지 않았다.“쫓겨난 건 아니고 그냥 완유가 스스로 물러난 거죠. 그러니까 임연 그룹의 일은 이제 완유에게 말하지 마세요.”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유은수가 원하는 대로 하게 둬야 한다는 뜻이었다.어차피 임연 그룹이 없어져도 상관없었다. 그리고 만약 임완유가 정말 신경 쓴다면 언제든지 임연 그룹을 부활시킬 수 있었다.“그래도 천우 씨의 능력이라면 유 대표를 정리하는 건 금방일 거예요.”이신향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지만 예천우는 미소를 지으며 더 이상 그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대화를 조금 더 나눈 후 바로 물었다.“지금 어디서 일하고 있어요?”“백성 그룹이요!”이신향이 대답
두 여자는 매우 아름답게 생겼을 뿐만 아니라 몸매도 돋보였고 피부도 하얗고 부드러웠다. 그녀들의 길고 얇은 다리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이신향과 유사라... 이 두 사람이 여기서 왜... 만약 출장을 온 거라면 둘이 이렇게 함께 아침을 먹을 곳은 아닐 텐데.’예천우는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근처에 큰 호텔은 보이지 않았다.혹시 이 작은 가게가 꽤 유명한 곳인가? 사람들이 찾아온 건가?하지만 그런 것 같지도 않았다.어쩌면 자신이 너무 집중해서 봤던 탓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을 때 이신향이 그의 시선을 알아챘다.이신향은 깜짝 놀라며 고개를 들고 기쁜 표정으로 말했다.“예 대표님!”“예 대표님?”유사라는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이신향의 시선이 가는 곳을 따라가며 깜짝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천우 씨!”하지만 기쁨에 찬 목소리와 달리 그녀는 그리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사실 그녀가 이신향과 함께 성시에 온 이유는 예천우 때문이었다.지난번 온라인 소동을 보고 유사라도 그를 응원했었지만 그녀는 목소리가 너무 작아 쉽게 묻혀버렸다.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예천우가 그리워졌고 한 번도 그와 연락할 수 없어서 마음이 답답해지기도 했다.그녀는 그를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어떤 일이 있어도 예천우의 여자가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그를 마주하게 되자 그녀는 부끄러움을 느꼈다.예천우는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자신이 앉아 있던 네 명용 테이블을 보며 말했다.“여기 왜 있는 거죠? 와서 같이 앉아서 먹어요.”이신향은 즉시 일어나서 유사라를 끌어당겼다. 사실 그녀들은 거의 다 먹었지만 곧장 그곳으로 와서 앉았다.유사라는 얼굴이 빨개지고 조금 긴장한 모습이었다.이신향은 기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천우 씨, 이렇게 만날 줄은 몰랐어요.”“그렇네요. 두 분은 여기서 아침 먹으러 오신 거죠? 출장 오신 건가요?”예천우는 의아해하며 묻자 이신향은 즉시 화가 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당연히 아니죠.”유사라도 그 일에 대해 매우 화가
원성희는 그 말을 듣고 지하 주차장에서의 그 장면이 떠올랐다. 얼굴이 빨개졌지만 곧 예천우의 무시무시한 실력을 생각하며 조금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예 도련님의 신공은 정말 대단하시니... 농담은 그만두세요.”“하하...” 예천우는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이제 저를 모르는 척하실 건가요?”“예 도련님, 그건 농담일 뿐이에요.”원성희는 급히 말했고 원현주는 조금 놀랐다.평소 대담하던 동생이 오늘은 얼굴이 빨개져서 이렇게 부끄러워하는 걸 보니 좀 의아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놀란 것은 동생이 예천우보고 자신을 누님이라고 부르게 된 점이었다.예천우는 웃으며 더 이상 말하지 않았고 어머니를 보면서 말했다. “엄마, 여기 할 일은 다 끝났어요. 내일 아침에 먼저 떠날게요.”“내일 아침에 떠난다고? 내일 회의에는 안 오려고?” “내일 회의는 임우빈이 참가할 거예요. 그리고 성종에선 어머니가 계시는데 제가 뭐가 필요하겠어요.”“아니 얘가... 항상 게으름만 피우고. 너야말로 원 종주님의 제자들한테 좀 배워야 해. 조금 전 대전을 끝내고는 바로 방에 가서 열심히 수련을 시작하더라.” 남궁은서는 퉁명스럽게 말했고 그 말에 원현주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제자들은 항상 열심히 수련하고 있는데... 그 결과는...”남궁은서는 자신이 말 실수를 했다는 걸 깨닫고 급히 말했다. “알겠어. 그만해. 일단 내려가서 좀 쉬어. 오늘 정말 고생 많았으니까 푹 쉬어.”“네.”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갔다. 사실 그는 어머니와 자주 같이 있어서 더 이상 여기 있을 필요가 없었다.그가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남궁은서의 얼굴에는 자랑스러움이 가득했다. 비록 아들이 육지 신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알려주었을 때도 그녀는 아들이 이렇게 강력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다. 그 사실에 그녀는 매우 기쁘고 감동했다.“이제는 정말 당신의 복수를 할 기회가 생겼어.”이렇게 많은 세월이 지나 늘 꿈꾸던 그 복수를 이제라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예천우가 떠난 후 한 시간 정도 지나자 정우환이 마침내 눈을 떴다. 그는 바로 자신의 몸에서 일어난 거대한 변화를 느끼며 그 안에 담긴 폭발적인 힘에 놀랐다.“이... 이건 너무 강해!”정우환은 감탄하며 중얼거렸다. 그는 자연스럽게 강력한 기운을 뿜어냈다. 그가 잠재력을 최고로 끌어냈을 때도 이런 느낌은 없었고 지금 이 순간이 그 어떤 때보다도 편안하고 강력했다.정우찬과 절정 노조가 곧 다가와 예천우가 한 말을 설명했다.이 모든 일이 일어난 것을 들은 정우환은 더 이상 예천우를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에게 고마운 마음이 생겼다. 예천우는 사실 은혜를 베풀어준 셈이었다.“너희 둘, 잘 들어. 앞으로는 반드시 주인님을 잘 섬겨야 해. 만약 조금이라도 주인님에게 대항하면 나도 더 이상 너희를 용서하지 않겠어. 정말로 내가 직접 너희를 처리할 거야.”“네, 절대 배신하지 않겠습니다. 주인님께 충성을 다하겠습니다.”정우찬과 정우환은 즉시 고개를 숙여 다짐했다.그들의 확고한 다짐을 들은 절정 노조는 안심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그들이 배신한다면 주인이 손을 쓰기 전에 자신이 먼저 그들을 처리할 것이다.두 사람에게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절정 노조는 곧바로 절정종의 문제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방금 떠났던 그는 다른 문파의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그때 문밖에서 장로가 들어와서 백강호가 지시한 칠색 연꽃이 도둑에게 도난당했다는 소식을 전했다.이 일은 매우 중요한 문제였기에 즉시 보고했다.정우찬은 그 말을 듣고 칠색 연꽃이 중요한 물건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원래는 그것을 손에 넣고 예천우에게 바칠 계획이었다. 그는 바로 물었다.“누가 가져갔는지 알아?”“백강호는 잘 모르겠다고 했지만 상대의 실력이 굉장히 강해 보였다고 해요. 아마 종사급 이상의 강자일 가능성도 있습니다.”절정종의 장로가 답했다.하지만 사실 백강호는 일부러 상대의 신분을 말하지 않았다. 절정종이 예천우가 용문 용왕이라는 신분을 알고 두려워할까 봐 일부러 말을 흐리게 했다.“
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널 믿을게.”이 말을 들은 절정 노조는 한숨을 내쉬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절대 주인님께서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그런데 말이야. 정우찬, 기회가 되면 예웅남한테서 고아원 화재 사건에 대해 알아봐 줘.”예천우가 지시했다.“알겠습니다.”정우찬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절대로 티를 내지 마. 예웅남이 예씨 가문의 권력을 어떻게 차지하려는지... 예웅남이 숨기고 있는 비밀들을 반드시 알아내야 해.”예천우가 말하자 정우찬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알겠습니다.”예천우는 여전히 예씨 가문에 대해 불만이 많았지만 어머니가 말한 것처럼 자신이 예씨 가문의 혈통을 잇고 있다는 점과 예 어르신도 완전히 그들을 포기한 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모든 일을 다 말핸 예천우는 정우환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정우환, 생각 잘 해봐. 정말로 내게 충성을 다할 거야?”“네.”정우환은 예의 있게 대답했다.“좋아. 그러면 내가 널 도와줄게.”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누워서 몸 상태를 좀 살펴야겠어. 네 상태가 꽤 심각하니 시간이 좀 걸릴 거야.”정우환은 그 말을 듣고 바로 누웠다.그때 예천우의 손에서 은빛 바늘 9개가 나타났다. 그 바늘은 예씨 가문의 공간 반지에서 나온 것이었고 강력하면서도 부드러운 기운을 내뿜으며 정우환의 몸에 삽입되었다.예천우는 기운을 다시 한번 모아 실질적으로 정우환의 몸을 통해 바늘을 움직였다.기운은 정우환의 여러 혈 자리를 통해 몸 안으로 흘러 들어갔고 그 과정에서 정우환의 상처가 치유되고 몸이 회복됐다.정우환은 몸 안에서 들어오는 온화한 에너지를 느꼈고 점차 몸의 상처들이 치유되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엄청난 통증이 밀려와 마치 몸이 찢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참아. 지금 네 경맥을 강화하고 있어.”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이 말을 들은 정우환은 이를 악물고 참았다. 그는 지금 자신의 실력을 조금이라도 더 키우기 위해 기회를 놓칠 수
모든 이야기를 듣고 난 예천우는 고개를 저었다. 만약 그들이 계획대로라면 절정종의 지원이 있다면 아무리 예씨 가문의 고수들이 합세해 봤자 예관희는 끝장날 상황이었다.하지만 이제 이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예천우는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어머니와 왕 어르신의 말을 들어보면 예관히는 자신한테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예관희도 예씨 가문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가 없었을 뿐이었다.“주인님, 저희는 아직 계획만 세운 상태고 실제로 움직인 건 아닙니다. 지금 바로 이 계획을 취소하라고 하시겠습니까?”“그럴 필요 없어.”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모든 건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두면 돼. 하지만 예웅남이나 예훈이 예씨 가문에 대해 뭔가 행동을 하면 미리 나한테 알려줘.”정우찬은 그 말이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즉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알겠습니다.”“예웅남이나 예훈한테 이 계획이 변화가 생겼다고 눈치채지 않게 해야 해. 도대체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보고 싶어.”예천우가 말하자 정우찬은 그 뜻을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이제 예천우는 예관희를 돕고 싶다는 의도가 있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그는 먼저 예웅남과 예훈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지켜보겠다고 다짐했다.과거 예천우가 예씨 가문을 떠난 후에도 예웅남은 여러 일을 벌였고 예천우는 그가 예씨 가문을 차지하려고 했던 의도를 의심하고 있었다.원래 예천우는 고아원에 불 질렀던 일은 누군가가 일부러 예웅남의 짓인 척하면서 예웅남에게 누명을 씌우려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니 어쩌면 정말로 예웅남이 한 짓일 수도 있었다.‘아마 어머니도 잘못 생각하셨을 수 있어.’어차피 예웅남은 줄곧 절정종의 도움을 받아왔고 심지어 예씨 가문의 가족장인 예 할아버지도 제거하려고 했다.“그리고 한 가지가 더 있어.”예천우는 절정종이 옥패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어쩌면 그들이 그 당시 비밀에 대해 알고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정우찬은 그 말을
“왜?”예천우는 미세한 음모의 냄새를 맡았다.‘단전 회복은 여태까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어.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지. 그런데 절정종이 이런 일을 한다면 분명히 무언가 의도가 있을 거야.’사실 이건 절정종의 기밀 사항이었다. 하지만 예천우가 묻자 정우찬은 바로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그러면 예훈의 단전이 회복되었다는 게 가짜라면... 결국 언젠가는 들키게 되겠지?”예천우가 물었다.이 말에 정우찬은 잠깐 심장이 뛰는 걸 느꼈고 예천우가 예훈에 대해 알아챈 걸 깨달았다. 얼굴이 창백해지며 말했다.“네. 그리고 정말 큰 위험이 있을 겁니다.”그는 계속해서 말하며 예천우에게 물었다.“주인님과 예훈은 어떤 관계인가요?”예천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제 그는 절정종이 단지 예씨 가문을 이용하고 있었음을 이해했다. 3년이라는 시간만 있으면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었고 심지어 예씨 가문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을 것이다.3년 후에 어떻게 될지 그들은 신경 쓰지 않았다.“걱정할 필요 없어. 사실 예훈은 원래 나 때문에 폐인이 된 사람이야.”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이 말을 들은 정우찬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하지만 곧 의문이 들었다. 아니 예훈이 말한 대로라면 그는 용문 용왕인 예천우 때문에 폐인이 되었다고 말했다.그리고 예웅남이 예천우를 죽이려 했다는 사실도 있었다. 그러나 절정종은 예천우를 죽이는 일이 작지 않다는 걸 알기에 미뤄왔었다.최근 예천우가 예씨 가문 예정환의 아들임을 알게 되면서 예씨 가문과의 관계도 파악하게 되었다.정우찬은 여전히 의심이 들었다.“그런데 예훈은 그가 예천우 때문에 폐인이 되었다고 했습니다.”“그럼 내가 누구인지 다시 한번 봐봐.”예천우는 그들이 이미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차렸음을 알고 본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모습은 훨씬 더 잘생기며 평소보다 더욱 훌륭한 모습이었다.절정 노조는 잠깐 멈칫했다. 그동안 예천우가 누구인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본모습을 보고 나서 멍하니 서 있었다.그는 잠시 생각했다.“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