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지. 여기는 돈이 있다고 해서 들어올 수 있는 평범한 곳은 아니야. 오늘 한번 보여줄게.”배가 뚱뚱한 그 남자는 잘난 척하는 얼굴로 말했다.예천우도 진가인의 시선을 따라 그곳으로 시선을 돌렸다.여자의 외모는 수려했다. 비록 진가인 만큼은 아니였지만, 꽤 미인에 속하는 미모였다. 특히 몸의 굴곡이 예술이었다.“진가인?”“진짜네? 밥 먹으러 온 거야?”오영은 깜짝 놀랐다.진가인의 낯빛이 살짝 어두워졌다.대학 시절 오영은 좋아하는 남자가 진가인을 쫓아다니곤 해서 불만을 품고 그녀를 여러 번 괴롭혔었다.그런데 예기치 않게 오늘 이곳에서 우연히 마주쳤고 항상 괴롭힘을 당했기 때문에 약간의 두려움이 없지 않아 있었다.“보아하니 식사하러 온 것 같지는 않고, 혹시 일자리를 찾으러 온 거 맞지?”“하지만 이렇게 이 고급스러운 곳이 너같이 가난뱅이를 받아 줄지 모르겠네?”오영은 한껏 비꼬았다.진가인에 죄책감을 느꼈던 예천우는 이런 모욕을 용납하지 않았다.“누가 일자리 찾으러 왔다고 했죠? 우리는 식사하러 온 거예요.”“당신들이 여기에 식사하러 왔다고요?”“하하, 웃겨 죽겠네. 여기가 어떤 곳인지 알고 그러시는 거예요?”“한 끼 식사가 얼만 줄 아세요?”“당신들 주제에 저 문턱을 넘을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오영은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리며 앞쪽을 가리켰다.진가인의 집안에 대해 예천우는 잘 알고 있었다. 더 이상 가난할 수 없을 정도로 생활이 쪼들렸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웃들에게 돈을 빌려야 했다.옆에 있는 남자도 평범한 옷차림이었고 몸에 값비싼 액세사리가 없어 한눈에 일반 서민이라는 것을 보아낼 수 있었다.전형적인 일반인이다.비록 예전에는 그녀도 그들과 똑같았지만, 지금은 꽤나 성장해 상황이 달라졌다.예천우가 무시당하는 것이 불쾌했던 진가인은 대뜸 반박했다.“사람을 얕보지 마. 우리 천우 오빠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야.”“천우 오빠?”“이 꼴이?”“가인아, 넌 가난한 데다 보는 눈도 엉망이구나.”오영은 콧방귀를 뀌었
오영도 고개를 끄덕였다.카운터의 직원들도 이미 출입구에서의 상황을 알고 있었지만 조금 떨어져 있었고 그들과는 상관없는 일이었다.그들은 다가오는 예천우를 보고 대뜸 말했다.“고객님, 카드를 보여주세요!”여기는 회원제를 실시하고 있었고 2억부터 시작하고 있어서 어중간히 돈 있는 분들도 엄두를 내지 못하는 곳이었다.예천우는 블랙카드를 내놓았다. 표지판으로 여기가 용등상회에 속한다는 것을 알았고 용등상회 소속이라면 블랙카드를 쓸 수 있었다.블랙카드를 본 여자는 약간 놀라며 물었다.“혹시 카드를 잘못 가져오신 건 아닌가요?”뒤에 있던 양호석이 큰 소리로 비웃었다.“여기가 어디라고 아무 쇼핑몰 카드나 들이민다고 되는 줄 알아?”“하하, 너무 웃기잖아.”오영도 콧방귀를 뀌었다.예천우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들은 이 카드에 대해 모르고 있는 눈치여서 조금 골치 아파질 것 같았다.그런데 그때 다른 한 여자가 망설이다가 말했다.“소연아, 카드 한번 보여줘.”소연이라는 여자는 의아해하며 카드를 건네줬다.여자는 자세히 살펴보더니 그것은 진짜 교육에서 이야기했던 블랙카드인 것 같았다.그저 한 번도 실물을 보지 못했을 뿐이다.머뭇거리던 그녀는 빠르게 카드를 기계에 스캔했다.‘띵-’놀랍게 정말 패스였다.깜짝 놀란 여자는 공손한 얼굴로 말했다.“안으로 모시겠습니다.”옆에 있던 소연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카드를 스캔한 여자가 낮은 소리로 언질를 줬다.“용등 블랙카드.”뭐라고?소연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미처 반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재빨리 하던 일을 제쳐놓고 두 사람을 안내했다.뒤에서 지켜보던 양호석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는 여기 상황을 잘 알고 있었고 여기는 회원이 아니라면 들어갈 수 없었다.아까 예천우가 카드를 내밀었을 때 유심히 봤고 그것은 블랙카드였다. 하지만 무늬가 다른 것이었고 여기 회원 카드는 분명 아니었다.오영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나 알았어. 저 중에 한 여자와 아는 사이라
그 말에 웨이터가 황급히 달려오며 말했다.“안녕하세요. 고객님, 여기 홀은 정해진 자리가 없습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제가 좋은 룸으로 안내해 드릴까요?”“룸은 됐고, 난 여기에 앉을 거예요.”양혹석은 거만하게 말했다.“하지만 여기 계신 신사 숙녀분이 먼저 오셨어요.”“어쩌라고! 난 오늘 꼭 여기에 앉고 말 거야. 난 3급인데 자리를 선택할 권리도 없다는 게 말이 돼?”3급은 단순히 돈을 충전하는 것이 아니었다. 여기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돈을 써야 했다.“매니저 어딨어? 당장 매니저 불러 와.”웨이터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양호석은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옆에 있던 오영도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진가인을 비웃었다.뭣도 아닌 것이 감히 자신과 맞서려고 하니 오늘은 기어코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하는 오영이었다.마침 근처에 있던 매니저가 상황을 알고 다가왔다. 익숙한 실루엣에 다급히 물었다.“형님. 무슨 일인데 이렇게 화를 내는 거예요?”“이 봐.”“동생,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 게 이런 쓰레기들도 들여보내고 내 자리까지 차지하게 만들어?”양호석이 화를 냈다.매니저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예천우쪽을 바라보며 물었다.“형님, 무슨 말이세요?”“이 두 사람 내가 아는데 모두 거지야. 이따위들을 들여보고 관리를 어떻게 하는 거야?”“게다가 내 자리까지 차지했잖아.”양호석은 건방을 떨었다.조금 상황 파악이 된 매니저는 양호석이 이 남녀와 갈등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들이 진짜 막무가내로 들어온 걸까?“매니저님, 이 여자는 이름이 진가인이고 며칠 전만 해도 울면서 여기저기에서 돈을 빌리러 다녔어요. 그런데, 여기에 있다는 것이 말이 돼요?”“맞아. 그리고 아까 이 남자는 검정색의 쇼핑카드를 건네는 것을 내 눈으로 똑똑히 봤어. 그런데도 카운터 안내원이 그냥 들여보냈어.”양호석이 거들었다.양호석의 목소리가 너무 큰 탓에 홀에 있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한꺼번에 끌었다.특히 방금 뒤에서 막 들어온 임선호는 이
“그리고 카운터의 안내원도 이 자식과 한통속이야. 그 여자가 마음대로 들여보냈어.”양호석이 덧붙였다.듣고 있던 매니저는 더더욱 양호석의 말을 믿게 되었다.“고객님, 회원이시면 카드를 보여주세요. 아니면 제가 다른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어요.”“하하, 나에게 다른 조치라?”“이 개똥 같은 용등 블랙은 아무 소용이 없나 보네? 나중에 양대복에게 전화해 무슨 뜻인지 따져야겠어.”예천우는 용등 블랙카드를 매니저의 얼굴에 던져버렸다.개똥 같은 용등 블랙?양대복의 이름을 아무렇지 않게 불러?이 녀석 미쳤나 보네?용등 블랙과 양대복을 아는 사람들은 모두 충격을 받았다.임선호도 조금 멈칫했다. 하지만 예천우의 과거를 생각하면 이 자식은 항상 도가 없이 날뛰고 오만하며 하늘이 무서운 줄 모르는 놈이었다.하지만 용등 블랙?그럴 릴 없잖아?매니저의 얼굴이 살짝 상기되었다. 천해시에서 이렇게 방자한 사람은 드물었다. 설마 진짜 거물인가?“용등 블랙?”“허세도 정도껏 부려야지!”양호석은 비웃었다. 부를 이룬 건 분명했지만 벼락부자여서 용등 블랙에 대해 알지 못했다.하지만 유명한 양대복에 대해선 들어 본 적 있었다.감히 천해시 갑부, 양대복의 존함을 지껄여?간땡이가 부었네?허리를 굽혀 바닥에 떨어진 카드를 주우려는 매니저의 모습을 본 오영은 앞장서 도와주며 카드를 주웠다. 그러고는 카드를 흔들며 조롱했다.“여러분 보세요. 이것이 어떻게 회원 카드냐고요.”“진가인, 네 안목이 형편없다는 걸 아직도 인정하지 못하겠어? 네 옆에 있는 놈이 어느 정도 덜떨어진 인간인지 잘 봐.”진가인의 낯빛은 어두웠다. 이런 상황을 워낙 감당하기 어려워하는 그녀인데 많은 사람들의 시선에 더욱 긴장했다.“왜? 이제야 두렵나 보지? 아까 막무가내로 들어왔을 때는 괜찮았고?”“괜찮아, 더 비참한 건 시작도 하지 않았으니까.”예천우가 차갑게 받아쳤다.“그렇게 건방 떨고 있어. 잠시후면 무릎꿇고 용서를 빌 거니까.”“용서?”“웃기지도 않아요.”오영은 박장대소
끝났다!진짜 용등 블랙카드였다!게다가 상대는 양대복의 이름을 아무렇지 않게 부르며 양대복을 전혀 대수롭지 않아 하는 모습은 그의 신분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그의 두 손이 덜덜 떨렸다. 그는 이마에 식은땀을 훔치며 재빨리 자리로 달려갔다.평소와 다른 매니저의 모습에 모두 멈칫했다. 그는 아마 카드의 진위 여부를 확인한 모양이다.설마 진짜 용등 블랙인가?그럴 리가 없어!용등 블랙에 대해 아는 사람은 믿을 수 없다는 눈치였다.양호석과 오영은 알지 못했기에 매니저가 시간만 낭비한다고 생각했다.확인하지 않아도 그것은 가짜다.그들은 용등 블랙이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몰랐지만 말이다.달려오는 매니저에 양호석이 투덜거렸다.“거 봐. 가짜지? 내가 말했잖아. 그런데도...”“닥쳐!”매니저는 다시 한번 양호석에게 화를 냈다. 그가 부자이고 종종 여자를 데려와 돈을 쓰지 않았다면 그도 이 정도로 예의를 차리진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그 예의가 하마터면 자신을 망칠뻔했다.양호석은 어리둥절했다. 매니저가 감히 자신에게 소리쳤다.비록 여기가 배경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자신을 깍듯하게 대하는 매니저 때문에 자신이 그보다 한 층 위라고 여겼다.심지어 매니저를 이용해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오늘 매니저가 이런 식을 나오자 너무 혼란스러울 뿐이다.그 모습을 본 오영이 발끈했다.“너야말로 닥쳐! 매니저 주제에 감히 누구한테 소리 지르는 거야! 어디 한번 잘리게 해줘?”“너희들에겐 그럴 자격 없어. 오히려 너희들이 오늘을 어떻게 넘겨야 할지부터 생각하는 게 급선무일 것 같은데?”매니저는 차갑게 대꾸하고 돌아서 예천우에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그리고 환한 미소를 장착하고 두 손으로 카드를 건네며 조심스럽게 말했다.“기분 상하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오늘 식사는 제가 대접해 드리겠습니다. 부디 넓은 아량으로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요.”이 광경에 모두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상황은
양대복을 아예 신경 쓰지 않는다면 모를까.그렇다면, 예천우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처럼 단순한 인물이 아니란 걸까?평소 할 일 없이 빈둥대고 온갖 말썽을 부리는 임선호지만 완전히 바보는 아니었다.두 사람을 따끔하게 혼 낸 매니저는 다시 예천우에게 다가와 자세를 한껏 낮추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도련님, 오늘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부디 용서해 주세요.”“이렇게 긴장한 모습을 보니 카드가 진짜인가 보네요?”예천우는 카드를 건네받으며 담담하게 물었다.“네, 당연합니다. 진짜 용등 블랙 카드입니다!”매니저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그의 말에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보아하니 이 젊은 남자의 말은 모두 사실이다.“카드가 효력이 있다는 건가?”예천우가 물었다.“네, 절대적으로 효력 있습니다.”매니저는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그럼, 양대복에게 전화를 하겠다는 말은 취소할게요.”예천우도 너무 많은 인파에 일을 크게 벌이고 싶지 않았다.“감사합니다. 도련님.”“전화는 하지 않겠지만 누군가는 교훈을 받아야지 않겠어요? 반드시 내 친구에게 사과 해야 해요.”예천우는 두 사람을 가리키며 진가인을 가리켰다.“네. 그렇게 하겠습니다.”매니저는 즉시 고개를 돌려 양호석을 바라보았다.“두 사람 들었지? 당장 무릎을 꿇고 아가씨에게 사과해!”양호석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방금 따귀를 맞아 억울한데 사과까지 하려니 내키지 않았다.오영은 납득할 수 없었다.“그럴 리 없어요. 그들은 거지인데 내가 왜 사과해야 해요? 매니저님이 틀림없이 실수 한 거예요.”“당신!”매니저는 끝내 폭발하고 말았다.두 사람 병신인가? 그가 이렇게 하는 것은 자신을 위한 것도 있었지만 그들에게도 이로운 것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은 비참하게 끝날 것이다.바로 그때, 소문하가 들어왔다. 방금 도착한 그는 예천우가 가운데 둘러싸여 있는 것은 보고 저절로 발길이 그쪽으로 향했다.며칠 전 소문하는 예천우에게 전화를 걸었고 식사를 대접하려고 했었다.
그 광경에 임선호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소문하도 왔다. 비록 내세울 능력은 없지만 범상치 않은 아우라에 먹고 마시고 노는 것으로 유명했던 소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마침 잘됐다. 예천우는 곧 처참하게 무릎꿇을 것이다.소씨 가문은 천해시의 4대 가문 중 하나로 실력은 양씨 가문만큼은 아니지만 큰 차이는 없었다. 양씨 가문을 등에 업고 날뛰는 예천우는 이제 큰일 났다.양호석의 말을 듣고 있던 소문하는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가 말한 자리를 뺏은 두 쓰레기 놈이 설마 예천우와 옆에 앉은 여자를 말하는 건 아니겠지?소문하는 그 여자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예천우가 아끼는 사람이었다.지난번에 예천우가 그녀를 위해 200억이 넘는 별장을 구입했지만 그녀가 원하지 않자, 속임수까지 써가며 선물하려는 예천우의 모습을 봤었다.소문하가 자신에 힘을 실어주는 줄 알고 양호석은 더더욱 오만을 떨었다.“도련님, 바로 이 두 놈이에요. 특히 이 매니저가...”짝-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양호석은 볼이 너무 얼얼했다. 그는 또다시 어리둥절했다.깜짝 놀란 오영이 분노했다.“넌 또 뭔데 감히 우리 오빠를 때리는 ....”“악!”이번에는 오영이 비명을 질렀다.그녀는 양호석에게 따귀를 세게 맞았다. 좀 전에 한번 맞은 얼굴에 다시 한번 고통이 전해지자 견딜 수 없이 아팠다.그래서 비명소리가 새어나왔던 것이다.충격받은 그녀는 억울해하며 말했다.“난 지금 오빠를 돕고 있는데 왜 날 때리는 거예요?”“닥쳐!”“그게 날 도와주는 거야? 그건 날 죽이는 거라고!”양호석은 창백해진 얼굴로 소리쳤다.그리고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소문하를 바라보았다. 비록 자신이 소문하와 가깝지 않아서 그가 도와주지 않는 것은 괜찮다지만 이렇게 자신을 때리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모두 제 자리에 멍해 있었다. 상황이 갈수록 흥미진진해지고 있다.매니저도 조금 당황했다. 눈앞에 있는 소문하가 양호석과 아는 사이여서 조금 불안했고 상황이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태산을 알아보지 못했고 무지하여 선생님을 모욕했습니다.”“죄송합니다. 제발 용서해 주십시오. 한 번만 기회를 주신다면 뭐든지 하겠습니다.”그는 자신의 뺨을 때리기까지 했다.그 광경에 오영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그제야 눈앞에 젊은이가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지 가늠이 되었다.“무릎 꿇고 빌지 않고 서서 뭐 하는 거야! 스스로 뺨을 때리며 반성해.”바보처럼 옆에 서있는 오영을 보던 양호석은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나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넌 죽을 줄 알아.”오영은 겁에 질려 다리를 벌벌 떨었다. 그녀는 즉시 무릎을 꿇었고 여러 번 머리를 박은 후 양호석처럼 자신의 뺨을 세게 때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양호석이 매우 무자비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모두 몰래 고개를 저었다. 사람은 역시 겉면으로 판단하면 안 되었다.여기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고 있는 중이었다.진가인도 어리둥절했다.그녀도 소문하가 매우 부유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도 영향력 있을 줄은 몰랐고 사람들이 이렇게 겁먹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예천우가 고개를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응당 이 아가씨에게 사과해야 해요. 이 아가씨가 당신들을 용서할 의향이 있다면 기회를 주죠.”그 말에 양호석은 재빨리 시선을 돌려 진가인에게 끊임없이 사과를 했다.“죄송해요. 제가 잘못했어요. 아까는 제가 큰 실수를 했어요.”“진심으로 뉘우치고 있어요. 뭐든지 말씀만 해주신다면 꼭 만족시켜 드리겠습니다.”“제발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오영도 합세했다.“가인아, 나도 잘못했어. 내가 순간 돌아서 아무 소리나 지껄인 거야. 미안해. 제발...”짝-예천우가 오영의 따귀를 날렸다.그리고 차갑게 으르렁거렸다.“네까짓 게 감히 이름을 불러?”다른 여자가 이 정도로 훈계를 당했으면 그는 여자에게 손을 대지 않았을 거다.하지만 조금 전 진가인이 두려움에 떠는 모습을 보니 지난날 오영에게 얼마나 괴롭힘을 당
“못 믿겠으면 어디 한 번 와봐. 내가 때릴 수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 보라고.”예천우의 차가운 말에 구매부 총괄은 움찔했지만 장희준은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네가 가봐. 저 자식은 널 때리지 못할 거야. 정말 손을 쓰기만 한다면 고소해 버리겠어.” 장희준은 자신만만하게 소리쳤다. “그리고 너희들, 다들 같이 가. 저 녀석이 진짜로 감히 때릴 수 있을지 보자고.”“좋아요. 그래 우리 함께 가보자고요.”구매부 총괄과 판매 부서 부장, 그리고 또 다른 장희준의 심복까지 함께 움직였다.그들이 예천우 앞에 섰으나 예천우가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자 비웃음을 터뜨렸다.“뭐야. 아까는 그렇게 잘난 척하더니 이제 와서 꼼짝도 못 하는 거야?”“팍!”“팍!”...거침없는 뺨을 때리는 소리가 연달아 회의실에 울렸다. 예천우는 말없이 움직였다.한 번, 두 번, 그리고 세 번. 그의 손바닥이 공기를 가르며 그들의 뺨을 정확히 가격했고 이어지는 강한 충격에 세 사람은 공중으로 날아갔다. 그들이 땅에 떨어질 때는 이빨과 피가 함께 바닥으로 흩어졌고 그들의 얼굴에는 고통과 충격이 뒤섞여 있었다.몇 사람들은 너도나도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바닥에 누운 채 두렵고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예천우를 쏘아보았다.“이보다 더 어이없는 요청은 처음이야. 하지만 너희들이 때리라고 해서 원해서 내가 들어준 것뿐이야.”예천우는 냉정하게 말하며 자리를 정리했다.회의실은 한순간 침묵에 휩싸였다. 사람들은 예천우의 이 대담한 행동에 숨을 죽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 젊은이가 미친 거 아냐?’양서은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두리번거렸다. ‘좀 너무 심한 거 아니야? 이런 상황이면 나도 결국 회사에서 쫓겨날 텐데 이들은 대체 어떻게 이 상황을 끝내려는 걸까.’“이런 미친 새끼!”장희준은 비틀거리며 일어섰고 얼굴에는 분노와 공포가 뒤섞여 있었다.그는 예천우를 향해 소리쳤다.‘이건 미친 짓이야. 어쩐지 공공장소에서 그렇게 사람을 때리더니... 대체 네 머
“내가 말했잖아. 지금 나 아니면 너를 구할 사람은 아무도 없어!”장희준이 자신만만하게 외치자 예천우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남궁 가문이 강력한 건 사실이지만 그들이 자신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걸 그는 잘 알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천상 그룹조차도 남궁 가문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예천우는 고개를 살짝 흔들며 담담히 말했다.“네가 이길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정말 그렇게 자신 있어?”“당연하지! 그게 아니면 뭐일 것 같아? 진짜 멍청한 새끼네. 설마 네가 이길 거라고 생각했어?”장희준은 더욱 자신만만한 태도로 임완유를 바라보며 뻔뻔하게 말했다.“그런데 말이야. 만약 임 대표가 오늘 밤 나랑 저녁 식사를 하고 사과한다면 내가 한 번쯤 기회를 줄 수도 있어.”장희준은 주변 사람들이 있는 공적인 자리에서도 전혀 거리낌 없이 위협을 가하며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건방진 자식!”장희준의 이런 파렴치한 생각 때문에 예천우는 그 자리에서 분노를 터뜨리며 앞으로 다가가 그의 뺨을 세게 후려쳤다.“팍!”회의실에 맑고도 강렬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사람들은 장희준의 위협적인 발언에 내심 고개를 저었고 쓴웃음을 지으며 예천우와 임완유를 안타깝게 여겼다.‘역시 아직 너무 젊구나. 이런 식으로 대응하면 결국 나쁜 결과를 낳을 거야.’그들은 두 사람의 패배를 예상하며 이번 일이 어떻게 끝날지 우려했다.하지만 그다음 순간, 모두의 눈앞에서 예천우가 벌컥 화를 내며 장희준의 뺨을 후려쳤다.뺨을 때리는 소리는 생각보다 더 크고 명쾌했다.장희준이 아직 거들먹거리고 있을 때 뜻밖으로 뺨을 맞았다.장희준은 미처 반응하지 못했고 그 순간 얼굴에 막심한 고통이 안겨 왔고 바로 날아가다가 바닥에 심하게 떨어졌다.그는 고통에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이미 이빨 몇 개가 나가 있었고 얼굴은 심하게 부어올랐다.“너, 너 감히 나를 때려?”멍해진 장희준은 비틀거리며 일어나더니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그래. 내가 때렸어. 어쩔 건데?”
장희준은 자신의 아첨꾼들로부터 칭찬을 듣고 기분이 좋아져 더욱 우쭐해졌다.회의실 아래쪽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놀란 표정을 보며 그는 만족감을 느꼈다.하지만 참석자들의 얼굴에는 동요와 함께 예천우와 임완유를 향한 연민이 서려 있었다.사람들은 처음에는 이번 일이 치열한 권력 다툼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었다.천상 그룹 본사에서 보낸 인물이라면 당연히 강력한 배경과 실력을 갖추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러나 정작 다툼은 시작도 하기 전에 끝난 것 같았다.“장 대표님, 이건 단순히 오해였던 것 같아요. 그냥 여기서 끝내고 회의를 계속 진행하는 게 어떨까요?”양서은은 망설이다가도 임완유와 예천우를 위해 용기를 내어 말을 꺼냈다.그녀는 어떻게든 상황을 완화하고 싶었지만 장희준은 그녀의 말을 듣자마자 표정을 굳히며 소리쳤다.“닥쳐. 양서은! 네가 뭔데 내 앞에서 입을 나불거려? 네 따위가 감히 나한테 말대꾸를 해? 내가 너를 봐줬으니 지금껏 비서 자리나마 유지한 거야. 그런데 네가 이젠 정말 선을 넘는구나.”“좋아, 오늘부로 넌 해고야. 당장 꺼져!”사실 장희준은 한때 양서은에게 접근하려 했지만 그녀가 단호히 거부하며 그를 외면하자 그때부터 그녀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하지만 양서은은 죽을 각오를 하고 장희준과 맞서자 장희준도 지나친 행동을 하지 못했다.다행스러운 건 양서은은 장희준의 비서가 아니었기에 그나마 일할 수 있었지 그렇지 않았다면 진작에 사직서를 냈을 것이다. 양서은은 자신이 좋아하는 이 직장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버텼다.오늘도 그녀는 그저 회의를 잘 마무리하려는 마음이었지만 결국 이렇게 해고당하고 말았다. 장희준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렇게 양서은을 욕하자 양서은은 눈물이 맺힌 채 조용히 자신의 물건을 정리하며 자리를 떠나려 했다.누가 봐도 이번 싸움에서 장희준은 독보적인 승리를 거둔 것 같았다. 그렇게 된 이상 양서은도 더 이상 회의실에 앉아 있을 필요가 없었다.임완유는 그녀를 보고 다급하게 말했다.“서은 씨, 상
이 상황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4대 슈퍼 가문의 자리를 차지하면 가문의 발전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고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그 자리를 잃는 일은 드물었다.예씨 가문은 계속되는 타격을 받아 힘이 약해졌다.과거의 예정환에서 지금의 예백천까지, 예씨 가문은 큰 위기를 겪어왔다.게다가 예씨 가문의 둘째, 예웅남은 이름만 좋을 뿐 실질적인 능력이 없었다.예씨 가문 내에서도 화합이 부족했고 단순히 무능한 것을 넘어 내부 갈등까지 겹치니 가문의 쇠퇴는 뻔한 일이었다.예씨 가문이 아직도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건 오직 4대 전사 중 한 명인 예백천과 전략적 관계를 유지하는 예관희의 존재 덕분이었다.이들이 없었다면 예씨 가문은 이미 오래전에 4대 슈퍼 가문에서 탈락했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상황은 남궁 가문에게 최고의 기회였고 게다가 남궁 가문은 아무도 모르는 비밀을 하나 가지고 있었다.남궁 가문은 무도를 기반으로 세운 가문이었다. 외부 사람들은 남궁 가문의 조상인 남궁철 즉 현 남궁 가문 어르신의 아버지가 이미 사망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실제로 그는 여전히 살아 있었고 현재 종사 절정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었다.만약 그가 성공한다면 수십 년을 더 살 수 있었다.이 모든 조건이 맞물리면서 남궁 가문은 가히 완벽한 상태에 이르렀다.그들은 반드시 이번 기회를 잡아 예 가문을 대신해 4대 슈퍼 가문의 자리에 올라가겠다고 결심했다.이 모든 상황에서 남궁연아는 이런 작은 문제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그러나 장희준은 남궁연아가 전화를 끊고 다른 사람과 연락하는 모습을 보자 자신감에 차 웃음을 터뜨렸다.‘남궁 가문의 셋째가 직접 나섰으니 이번 일은 무조건 해결될 거야.’남궁 가문이 천상 그룹에 일부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점과 용국의 슈퍼 가문이라는 그들의 영향력을 생각하면 천상 그룹이 남궁연아의 요청을 무시할 리 없었다.그래서 장희준은 속으로 확신했다.‘이겼어. 이번에도 내가 이겼어.’회의실 안의 사람들은 장희준의 자신
모두가 가슴속으로 매우 놀랐다.‘이제 정말 일이 커졌군. 장희준의 저런 태도를 보니 이건 임완유와 둘 중의 한 명은 회사에 못 있겠다는 뜻이겠지.’이 상황에서 회사가 누군가를 선택해야 한다면, 열에 아홉은 장희준일 가능성이 컸다.장희준은 명백히 상부에 보고하려는 태세로 보였지만 사실 그는 자신의 배경인 남궁 가문의 셋째인 남궁연아에게 전화를 걸었다.장희준이 지금껏 챙겨온 이익 중 상당 부분이 그녀를 통해 흘러 들어갔기 때문이었다.남궁연아는 단순히 남궁 가문의 일원일 뿐 아니라 뛰어난 사업 감각을 가진 인물이었고 천상 그룹에서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물론 천상 그룹의 지분 대부분은 신비로운 회장 한 사람이 차지하고 있었고 이는 엄청난 규모의 그룹에서 매우 드문 일이었다.다른 주주들은 그저 나머지 지분으로 만족해야 했고 그래도 그들이 얻는 수익은 여전히 놀라울 정도였다.“뭔 일인데?”남궁연아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최근 남궁 가문은 중요한 일로 바빴다. 그들은 현재 용국의 4대 슈퍼 가문 중 하나인 예씨 가문을 전면적으로 압박하며 그들의 자원을 빼앗으려 하고 있었다.용국 4대 슈퍼 가문은 5년마다 평가를 거쳐 자리를 유지하거나 교체된다.명목상의 보상은 없지만 이 자리에 앉게 되면 상업적 지위, 가족의 명성, 다양한 협력 기회 등 수많은 무형의 이익을 챙길 수 있었다.4대 가문의 자리를 차지하면 자연히 더 많은 협력과 이익이 따라오고 이는 가문의 영향력을 폭발적으로 키울 수 있었다.“그게... 연아 누나, 천상 그룹에 새로운 대표가 갑자기 온 건 아시죠?”“알고 있어. 너도 지난번에 보고했잖아. 위에서 너더러 임완유를 잘 돌봐주라고 하더라.”새로 온 대표에 대해 남궁연아는 거의 관심이 없었다. 바쁘다는 이유로 그녀는 천상 그룹에 거의 신경 쓰지 않았다.“네. 물론 제가 돌봐주고는 있었죠. 그런데 새로 온 대표님은 너무 오만해요! 제가 단순히 교통 체증으로 조금 늦었을 뿐인데 저를 막 몰아붙이고 아예 저를 공격하려고 하는 겁
“너 같은 병신 새끼가 날 어떻게 하겠다고?”장희준은 비웃으며 예천우한테 도발했고 회의실에 있던 사람들은 이 광경을 멍하니 지켜봤다.‘이건 한동안 길게 끌 문제일 줄 알았는데 시작부터 이렇게 정면으로 부딪칠 줄이야. 정말 실수한 거네.’몇몇은 임완유를 보고 속으로 생각했다. ‘새로 부임한 대표가 이런 식으로 시작하는 건 너무 무모하지 않나? 아무리 장희준이 문제 있어도 첫날부터 노골적으로 부딪히려 하다니...’비록 발언은 예천우가 했지만 사람들은 이 모든 것이 임완유의 지시라고 여겼다.‘결국 새로 온 대표가 너무 급하게 행동한 거야. 이런 방식으로 오래된 고위직을 건드리면 반발만 커질 텐데.’“너를 정리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곧 알게 될 거야.”예천우는 냉소를 띠며 말한 뒤, 손에 든 자료를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그가 공개한 자료는 장희준이 자신의 지위를 악용해 받은 거액의 금전적 이득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었다.대부분의 사례는 장희준이 회사의 재정적 손해를 감수하며 자신에게 막대한 이득을 챙긴 정황을 담고 있었다.그중에서도 두 건은 특히 심각했는데 이는 회사가 2,000억 이상의 수익을 놓쳤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손해까지 본 사례였다.이 과정에서 장희준은 자신의 이익으로 약 120억 원을 챙겼다.예천우의 발표가 이어지자 함께 있던 구매부 총괄과 판매부장 한 부장의 얼굴이 점점 창백해졌다.그들은 자신들이 이 사건에 깊이 연루되어 있음을 깨닫고 공포에 질렸다.회의실 안의 다른 이들도 충격을 받았다.‘회사 내부에 문제가 있다는 건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 이건 단순한 리베이트 문제가 아니라 장희준이 아예 회사에 해를 끼치면서 자신들만 이익을 본 거잖아.’예천우는 이런 상황을 준비하며 어머니께 물었다. “엄마, 이 정도까지 심각한 건가요?”그러자 남궁은서는 담담히 대답했다.“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 천상 그룹 전체적으로 보면 이 지사만 좀 심각할 뿐 다른 곳들은 정상적인 수준이야. 어느 정도의 리베이트는 회사가 성장
예천우의 말에 회의실 분위기는 순간 얼어붙었다. 참석자들은 모두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설마 지금 당장 장희준과 싸우려는 건가? 고작 회의 시간을 지키지 않은 것 때문에 다툼이 일어나면 전혀 좋을 게 없겠는데. 누구나 차가 막힐 수 있잖아.’많은 이들은 장희준이 가진 강력한 배경과 영향력을 알기에 예천우의 태도를 무모하다고 여겼다.‘아무리 임완유의 능력이 대단하다고 해도 이런 식으로 시작하는 건 실수야. 장희준을 이렇게 대놓고 무시하면 큰 문제가 될 텐데.’게다가 사람들은 임완유가 회사에 오자마자 이런 큰 회의를 열려는 건 타당하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먼저 매개 사람들의 생각을 잘 알아간 후에 이런 회의를 여는 게 정상적인 절차였다.혹은 아예 자기가 대표가 되었다고 발표하면 되는 일이었다.임완유도 마음속으로 몹시 긴장했고 그녀는 예천우가 무슨 일을 꾸밀지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 때문에 회사에 폐를 끼치는 걸 원하지 않았고 또 예천우의 체면이 깎일까 봐 그를 말리지도 않았다.장희준과 몇몇 사람들은 잠시 멍해졌다. 그들은 워낙 임완유한테 으름장을 놓고 싶었으나 예천우라는 젊은이가 이렇게 갑자기 화를 내며 무례하게 대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들은 박우형 사건의 전말을 지켜보았기에 눈앞의 예천우가 단순히 혈기 왕성한 청년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싸움만 잘한 뿐이지 머리에 든 것이 없는 자식이네. 그 영상 증거만 없었다면 바로 죽었을 수도 있겠지. 그따위 실력으로 어쩌자는 거야?’“어차피 지각을 했으니 그냥 서 있어. 참, 너희들은 이제 앉아 있을 필요도 없어.”장희준 무리를 워낙 처리하고 싶었던 예천우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비록 회사의 안정을 위해 큰 인사 변동은 일으키지 말아야 했으나 이 몇몇 사람은 예천우가 처리해야 할 명단에 있었다.예천우가 이렇게 나오자 장희준과 몇몇 사람들은 화가 치밀어 올랐고 비아냥거리며 예천우를 바라보았다.“네 놈의 말을 듣자 하니 우리한테 의견이라도 있는 거야?”“물론이지!
임완유는 실수라도 할까 봐 많이 걱정했다.그녀는 자신의 첫 회의를 앞두고 긴장감에 휩싸였지만 옆에 앉아 있는 예천우를 보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괜찮아. 여기서도 내가 회사를 운영한다고 생각하면 돼. 그리고 천우가 같이 온 건 내 곁에서 힘이 되어주려는 거겠지.’하지만 그녀는 예천우가 이곳에 온 진짜 이유를 알지 못했다. 그는 그녀를 돕는 것뿐만 아니라 해결해야 할 문제를 직접 처리하러 온 것이었다.몇 분이 빠르게 지나고 어느새 10시가 되었다.임완유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몇몇 고위직이 자리에 없다는 걸 눈치챘다.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회사 부대표인 장희준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장희준은 임완유가 대표로 임명되기 전까지 회사의 실질적인 책임자였다.그녀는 이 회의에 앞서 직접 장희준에게 연락해 회의 시간을 공지했었고 장희준은 참석하겠다고 분명히 답했다.하지만 정작 회의 시간이 되자 그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임완유는 내심 긴장했지만 곧 차분함을 되찾았다. ‘아마 내 능력을 과소평가하거나 일부러 시험해 보려는 거겠지. 괜찮아. 내가 능력을 보여준다면 결국 인정받게 될 거야.’그녀는 장희준의 행동이 자신을 대표로 받아들이기 힘든 감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했다.어쨌든 장희준에게도 대표가 될 기회가 있었으니 갑작스러운 인사 배정에 불만이 있을 수도 있었다.회의실에 모인 고위직들도 이 상황을 주의 깊게 관찰했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그들 역시 임완유가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 지켜보고 있었다.하지만 모두가 알았다. 이 상황은 단순히 임완유와 장희준의 대결이 아니었다.이 싸움이 길어질수록 회사에는 큰 부담이 될 것이 분명했다.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은 내심 바랐다.‘누군가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해 줬으면 좋겠어. 한 달 안에 끝나길 바라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울지도 모르지.’하지만 그런 기대는 어쩌면 절대 이뤄질 수 없는 그들만의 생각일 수도 있었다.예천우는 이런 상황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고 그의 눈에는 차가운
박우형 사건이 마무리되자 임완유는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새 직책을 준비할 수 있었다. 원래 그녀는 혼자서 조용히 가려고 했지만 예천우가 고집을 부려 결국 함께 가게 되었다.다음 날 아침 9시, 예천우와 임완유는 정시에 회사 정문에 도착했다.양서은은 이미 회사에 도착해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고 그들을 안내하며 안으로 들어갔다.그 시각, 회사에는 이미 많은 직원이 출근한 상태였다.오늘 오전 10시, 새로 임명된 대표 임완유가 회의를 열어 회사의 현황을 파악할 예정이라는 공지가 나갔기 때문이다.중간 관리자와 고위직들은 모두 참석해야 했고 지방 지사 직원만 제외되었다.회의는 경영진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지만 일반 직원들도 긴장하며 평소보다 일찍 출근했다.임완유가 회사 복도를 지나가는 동안 그녀의 아름다운 외모에 감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인터넷에 떠도는 그녀의 사진보다 실제로 더 아름답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이었다.직원들은 온라인에서 그녀의 경영 능력과 업적에 대한 이야기를 이미 접했다.뛰어난 능력과 결단력으로 회사를 성공으로 이끌었던 그녀의 경력이 공개되며 기대감이 높아졌다.이런 리더라면 회사를 성장시키고 직원들의 급여와 복지를 더 나아지게 할 것이라 믿었다.특히 임연 그룹에서 일했던 직원들이 인터뷰에서 임완유 덕분에 급여가 크게 올랐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던 것이 크게 화제가 되었다.처음엔 임완유를 오해하며 비난했던 사람들도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고 박우형의 추악한 모습이 드러나면서 태도를 바꾸었다.이제 임완유는 단순히 매력적인 외모의 리더가 아니라 뛰어난 실력을 겸비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었다.그런 기대와 달리 직원들은 기존 부대표였던 장희준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장희준은 직원들 사이에서 전혀 신뢰를 받지 못했고 심지어 혐오의 대상이었다.하지만 장희준의 배후에는 실력이 막강한 세력들이 있었다.장희준은 천상 그룹 특정 주주의 대변인이라고 알려졌고 그 주주는 용국의 유명 가문과 관련이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그의 권력은 의심할 여지 없이 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