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요?”“산다고요?”오미희 등 몇 명은 순간 얼이 빠졌다. 그럴 리가...오미희는 황당한 나머지 주제넘는 말을 했다.“그럴 리가 없어요. 그 사람들 딱 봐도 가난뱅이인데 어떻게 별장을 사요? ”“사기꾼, 걔네들 사기꾼이에요!”“그만!”“고객은 하나님이란 말 몰라? 이게 무슨 경우 없는 소리야, 나가서 제대로 반성해!”김 사장은 그녀들의 말을 듣고 즉시 질책했다.이영 옆에 있는 분이 바로 고객이겠지? 사람을 앞에 두고 그런 말을 하다니... 잘 된일일지도 몰라. 이 젊은이 속이 좀 찔리겠군.그가 보기에도 눈앞의 청년은 별장을 덜컥 살 수 있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김 사장은 고개를 돌려 미소 지으며 말했다.“반갑습니다. 당신이 바로 이영 씨가 말한 고객분이시군요? ”“거두절미하고.”“이 별장 제가 삽니다!”예천우가 돌직구를 날렸다.“네, 아이고, 고객님, 이쪽으로 모실게요. 우리 VIP 룸에 앉아서 얘기하시죠. ”김 사장은 그 말을 듣자 웃음 가득한 얼굴로 정중하게 모셨다.“태도가 마음에 드네요. 저의 재력을 믿지는 않지만 매너는 지키시겠다? ”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저쪽은 사람을 아주 우습게 보는군요.”“저를 우습게 보는 건 괜찮아요. 저는 개가 짖든 말든 신경도 쓰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란 말이죠. 그들이 이영 씨를 몰아세우는 건 너무 한거 같은데요?”“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예 선생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잘 알아보고 예 선생께서 만족하실만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김 사장이 황급히 말했다.“허허, 사장님 여전히 저의 능력을 못 믿으시네요. ”예천우를 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며 옆에 있는 소파에 앉았다.“VIP 룸이고 뭐고 필요 없습니다. 여기서 기다리죠. 오시면 바로 계약하고 입금하죠. ”“이영 씨, 잠깐 봅시다. 물어볼 게 있어요. ”약간 떨떠름해있던 이영은 방금전의 말을 듣고 가슴이 뭉클해났다. 그녀는 예천우가 자신을 위해 이렇게 말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이영 씨,
이 말을 들은 예천우의 머릿속은 모든 것이 분명해졌다.역시 이영이 바른 말을 하다가 부정한 일을 당한 것이다!다른 사람 눈에는 병원 사건 결말이 잘 된 것으로 보이겠지만 예천우가 보기에는 아직 부족하다.그는 김 의사의 사촌 형 김 소장도 이 일에 직접 가담했다고 믿고 있다. 그렇다면 경고 처분으로 가볍게 끝날 일이 아니다. 만약 이영에게 잘 대해줬다면 예천우는 이 일을 몰랐을 것이고 더 이상 행동을 취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늘 그들이 제 발로 찾아온 셈이다.“이영 씨, 걱정 마요. 이 일은 내가 꼭 바로잡을 거예요. ”예천우가 확신에 차서 말했다. “그냥 놔두는 게 좋겠어요. 그들 세력이 엄청나요. 듣기로는 서 시장님도 그들 뒤를 봐주고 있대요. 예 신의님 의술이 뛰어나긴 하지만 그들이 지금 신의님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면 오히려 신의님을 해칠 거예요.”이영이 말했다.일개 의사라고?김 사장은 눈살을 찌푸렸다. 의사가 별장을 살 능력이 되나?방금 오미희가 했던 말도 틀린 말은 아니군. 그는 괜히 시간 낭비를 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문하가 와서 속임을 당한 것을 알면 자신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김 사장은 입이 근질거려 결국 물어보았다.“예 선생님, 정말 이 별장을 살 생각이십니까? 돈은 준비되셨나요? ”기분이 좋지 않던 예천우가 화를 냈다.“못미더우면 매도인한테 오지 말라고 하세요. 저는 바로 나가겠습니다. ”그러자 김 사장이 황급히 말했다.“아니, 저는 그냥 확인만 하려고.... 매도인이 좀 대단한 인물이라 혹시라도 차질이 생기면 제 밥줄이 끊깁니다. ”“당신 밥줄 끊기는 거랑 나랑 무슨 상관이죠?”예천우는 자신을 의심하는 태도에 화나 났다. 믿든 안 믿든, 이제 와서 그런 말을 할 필요가 있을까?김 사장은 속이 터질 것만 같았다. 그러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했다. ‘너 제발 정말로 매수해야 돼. 아니면 반드시 날 갖고 장난 친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그의 말에 더는 대꾸하고 싶지 않은
“그럼요, 당연하죠. 소 도련님께서 어떤 분이신데요... 저쪽이 도련님의 신분을 모르고 덤빌까 봐 그러죠. ”오미희가 말했다.그녀의 말에 소문하는 눈썹을 찡그렸다. 어찌 됐든 감히 그를 속인다면 반드시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후회하게 해줄 것이다. 곧이어 그는 불쾌한 얼굴로 다가갔다.오미희는 소문하의 화난 모습을 보고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이영, 네 주제에 감히 나한테 개겨? 저 거지새끼도 김 사장더러 날 처리하라고 했지? 내가 김 사장과 어떤 관계인지도 모르고.’그렇다. 김 사장은 돈 없어 보이는 청년의 말을 무시하고 성의 없는 말만 했다.황유훈은 머리를 흔들더니 소문하의 뒤를 따라가며 말했다. “형, 잠깐만, 잘 알아보고 가자.”지난번 예천우와의 일을 겪고 나서 황유훈은 확실히 많이 성숙해졌다. 이 일로 황호건도 매우 흡족해하며 속으로 예천우에게 고마워하고 있었다.지난번 일로 그는 가장으로서의 위엄을 세웠을 뿐만 아니라, 더이상 아내와 처갓집의 제약을 받지 않게 되었고, 아들놈마저도 순순히 말을 듣게 되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들이 어른스러워졌다는 것이다. 예전처럼 경솔하고 막 나가지 않는다.황유훈은 이제 막 한 걸음 내디뎠는데 멀리 소파에 앉아있는 예천우를 발견하고 멈칫 했다.왜 하필 예천우를 여기서 만나지?아버지께서는 앞으로 예천우를 보면 공손해야 한다고 신신당부했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황유훈 자신도 예천우를 보면 트라우마 때문에 무서웠다.이영과 예천우의 대화에 정신이 팔려 있던 김 사장은 이쪽으로 걸어오는 두사람을 발견하고 냉큼 일어서서 맞이했다. “소 도련님, 황 도련님,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됐고, 사겠다는 사람이 누구예요?”오미희의 영향을 받은 소문하는 매수인의 성의에 의심이 들어 시큰둥해서 물었다. 김 사장은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이 거래가 성사되지 못하면 자신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황유훈은 소문하와 진짜 친한 사이였기에 급히 불러세웠다. “형, 잠깐만 멈춰봐. ”소문
예천우도 황유훈을 보고 멈칫했다. 이곳에서 그를 만날 거라 생각지도 못했다.그들이 이쪽으로 다가오는 것을 보고 이영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맞이했다. 황유훈과 소문하는 보통 신분이 아니라는 것을 그녀도 알고 있다.예천우는 이영을 막지 않았다. 비록 그는 상대방을 안중에도 두지 않았지만 자신이 이영을 대표할 수는 없기 때문이었다.“황 도련님!”이영이 깍듯이 인사했다.황유훈은 예천우 옆자리에 있던 사람이 일어서니 급히 머리를 끄덕이며 빠른 걸음으로 다가갔다. 이영은 소문하와도 인사했다.소문하는 이번에는 정중하게 응대하고 김사장과 함께 예천우한테로 다가갔다.“예 신의님, 여기엔 어쩐 일로 오셨어요? ”황유훈은 굽실거리며 인사했다. 최근 일들도 있었고, 특히 어젯밤에도 아버지께서 예천우를 보면 정중하게 대하라고 재차 경고했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는 사 씨 가문이 예천우에 의해 망했다고 하셨다. 그뿐이 아니라 대종사 사천수도 예신의 손에 죽었다고 하셨다.황유훈은 당시 너무 놀라 혼이 빠져나간 느낌이었다.예전 자신의 무모한 행동들을 생각해 보면 목숨이 붙어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었다. 이 광경을 보고 김 사장을 포함한 직원들 전부 놀랐다. 직원들은 종래로 황유훈이 누군가에게 이렇듯 깍듯이 대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기에 눈이 휘둥그래졌다.특히 오미희는 얼굴색마저도 변했다. 더 놀라운 것은 예천우가 거들떠보지도 않고 무뚝뚝하게 말하는 것이었다.“네가 올 수 있는데, 난들 오면 안 된다는 법이 있나? ”“아닙니다. 그냥 하는 소리예요. ”황유훈은 당황한 기색으로 물었다. “예 신의님, 제가 도와드릴 일이 있을까요? ”“없어. ”예천우는 머리를 끄덕이며 칭찬했다. “전보다 많이 성장했구나. 계속 힘내! ”이 말을 듣고 다들 어이가 없었다.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감히 황 도련님을 훈계하다니.게다가 이런 태도라면 황 도련님 뚜껑이 열리겠는데?그러나 하필이면 황유훈은 기뻐하며 대답했다.“신의님의 가르침 덕분입니다. ”김 사
다른 사람은 더 말할 나위도 없었고, 예천우의 실력을 알고 있는 황유훈도 적지 않게 놀랐다.그는 소문하가 요즘 급히 돈이 필요해서 별장을 내놓은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지금예 신의에게 잘 보이기 위해 그냥 갖다 바친다.다시 생각해 보면 소문하의 결정이 어렴풋이 이해될 것 같기도 했다. 그래도 속으로는 소문하가 자신보다 훨씬 대담하고 결단력이 있다고 감탄했다. 어쨌든 200억이 작은 돈이 아니니 말이다. 예천우의 눈에도 놀라움이 스쳤다. 그는 소문하의 속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 담담하게 말했다. “아니요. 그럴 필요 없어요. 한 일도 없이 대가를 받는 건 아니죠. 난 공짜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예요.”김 사장과 오미희 등은 다시 한번 놀랐다. 이제서야 예천우를 깔보던 자신들이 얼마나 우스운지 알았다.“어... 그럼 이렇게 합시다. 200억은 제가 차마 받지 못하겠고, 흥정 없이 160억, 어떻습니까? 저에게 신의님과 알고 지낼 수 있는 기회를 주십시오.”소문하는 화내지 않았을뿐더러, 오히려 한발 물러섰다. 이번에는 예천우도 머리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좋아요. 그렇게 합시다!”이 말을 듣자 소문하가 기뻐서 난리였다. 흥분하는 모습이 마치 자신이 득을 본 것만 같았다. 사실상, 그는 확실히 득을 봤다. 예천우의 호감을 얻었기 때문에 콩고물이라도 받아 먹을 기회가 생긴 것이다. “서로 얘기가 다 되었으면 가서 거래 신고를 하실까요? ”김 사장이 싱글벙글하며 말했다. 소 도련님이 거래가 성사되면 상당한 수수료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었기 때문이다.“됐어. 예 신의님 성가시게 할 것 있나? ”소문하가 말했다. “사람 보내라고 할게요. ”그러더니 정말 시청에 전화를 걸어 필요한 물품들을 챙겨서 직원을 보내라고 했다. 예천우는 머리를 끄덕이며 소문하가 확실히 일 처리가 주도면밀하다고 생각했다.“소 도련님, 이 거래에서 다른 건 관여하지 않겠으나, 이영 씨의 4억 수수료는 꼭 챙겨줘야 해요.”그러자 소문하가 이영을 훑어보더니 알겠다는 듯이
오미희는 한창 후회하고 있었다. 소문하의 말을 들으니, 분명히 앞으로 이영의 업무를 지원해 줄 것이다. 예 신의가 어떤 내력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렇게나 끔찍했다. 더 두려운 것은 김 사장이 원망과 분노의 눈빛으로 이쪽을 쏘아보고 있다. 모양새를 보니 김 사장이 수수료를 챙기지 못한 분풀이를 여기에다 하려나 보다.과연 이때 김 사장이 소리쳤다. “오미희, 너희들 당장 이리 와! ”오미희네는 표정을 흐린 채 고분고분 걸어왔다. 그러고는 고개를 푹 숙이고 감히 말도 하지 못했다. “예 신의님, 아까는 얘들이 신의님을 몰라뵙고 무례하게 굴었습니다. 어떻게 처리하실건지 말씀만 하십시오. ”김 사장이 입을 열었다. 예천우는 김 사장을 쳐다보았다. 김 사장이 아까는 자신을 그다지 믿지 않았지만 어쨌든 태도는 정중하니 뭐라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여직원들은 정말로 역겨웠다.“이영 씨, 말해봐요. 어떻게 처리할까요?”예천우가 물었다.한창 흥분에 젖어있던 이영이 이 말을 듣고 잠깐 고민하더니 그녀들을 보았다.오미희는 이영이 눈길을 주자 바로 애원하는 표정으로 이영을 바라보았다. 눈빛은 제발 살려달라고 애걸하는 것만 같았다. 이영은 그녀들을 보니 마음이 약해져 주저하며 말했다. “신의님, 그래도 같이 일하는 동료들인데... 됐어요. ”“이영 씨가 결정해요. ”예천우가 말했다.“그럼... 이번 일은 따지지 않겠어요. 하지만 반드시 예 신의님께 제대로 사과하세요. 저한테 무례한 건 괜찮은데 신의님한테까지 무례하진 말았어야 했어요.”이영이 진지하게 말했다. 오미희네는 듣더니 격동하며 급히 대답했다. “그래, 그래, 고맙다. 이영아...”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예천우를 바라보며 사과했다. “예, 예 신의님, 저희들이 잘못했습니다. 아까는 죄송했습니다. ”“됐어. 이영 씨가 따지지 않겠다고 하니 이 일은 여기까지인 걸로 하지. ”예천우도 어린 여자애들과 따지고 싶지 않았다. 김 사장은 일이 원만하게 해결되자 또 말했다. “잘 봐봐, 니들이 이
방금 말한 이 몇 명은 다 신분이 높은 사람이다. 사 시장까지도 포함되어 있다. 김 사장도 속으로 크게 놀랐다. 예천우의 말투는 마치 황 시장에게 업무를 배당하는 것만 같았다. 천해시 갑부라고 해도 이런 식으로 황 시장에게 분부하지 못할 것이다.이 예 신의란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황유훈은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했다. 예천우의 말이니 감히 소홀히 하지 못한다. 이따 돌아가서 하나도 빠짐없이 전달할 것이다.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시청 직원이 사무용품들을 들고 도착했다. 사인 단계에 와서 예천우는 진가인더러 사인하게 했다.진가인은 놀라서 황급히 거절했다. “아니에요, 천우 오빠, 매수인은 오빠지 내가 아니잖아요.”예천우는 어쩔 수 없이 털어놓았다. “이 집은 원래부터 너에게 주려고 사는 거야. ”“난 받을 수 없어요. 나도 돈 있어요. 나한테 14억이 있어요. 내 집 내가 마련할 수 있다고요. 그리고 이렇게 호화스러운 집은 습관이 안돼요. ”진가인이 말했다.예천우도 생각은 했었다. 만약 자신의 명의로 매수하면 진민과 진가인은 이 집에 들어가 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녀들이 편하게 살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이때, 예천우는 스승님의 말씀이 생각났다. 어쩌면 정말 앞뒤 가리지 말았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원장 어머니와 진가인도 꼭 예호영을 찾길 바랄 것이다. 소문하는 호기심에 차서 이 장면을 계속 쳐다봤다. 이 형님 참 대단해. 옆에 이런 눈부신 여신이 있는데도 방금 전 또 다른 미인을 도와줬어. 그건 분명 자기 여자로 만들겠다는 건데?“가인아, 너 오빠 믿지? ”예천우가 물었다. “당연히 믿죠! ”“그럼 네가 사인해. 나 대신 관리해 줘. 이후에 내가 필요할 때 다시 돌려줘. ”예천우가 계속해서 말했다. “난 지금 부동산을 사들이기 불편한 상황이야. ”황유훈과 소문하, 그리고 옆에 있던 사람들도 살짝 놀란 눈치였다. 이런 말도 안되는 이유를 대다니, 이 아가씨가 정말 믿는건 아니겠지?하지만 진가인은 예상외로 믿
예천우는 핸드폰을 내려놓더니 말했다. “내가 가봐야 할 일이 있어. 이쪽은 이제 끝났으니 우린 먼저 가볼게. ”“네, 형님. 살펴 가십시오. 다음엔 기회를 주시면 식사를 대접하고 싶습니다. ”소문하가 말했다. 비록 이번 기회에 더 깊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조급해서는 안 된다. 황유훈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소문하가 또 먼저 말해버려서 답답했다. “가인아, 가자. ”예천우는 더 이상 응대하지 않고 진가인을 데리고 밖으로 나나갔다. 차에 올라탄 후 그가 말했다. “가인아, 돌아가면 이모님이랑 짐 정리해서 별장에 들어가서 살아. ”“앗, 안돼요. 그 별장은 오빠 거잖아요. 우린......”“비워두는 것보단 누구라도 들어가서 사는 게 낫지. ”예천우가 그녀의 말을 가로챘다. 이때서야 진가인이 알아차리고 물었다. “오빠, 아까 거짓말이죠? 처음부터 나한테 별장을 사주고 싶었던 거죠? ”예천우는 쓴웃음을 지은 채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오빠, 왜 나한테 이렇게 잘해주는 거예요? ”진가인은 예천우를 빤히 쳐다보며 속으로 예천우가 자신을 좋아하는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드라마를 보면 재벌 남자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카드를 꺼리낌 없이 긁고 하지 않는가.예천우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넌 내 여동생과 많이 닮았어. 그래서 너한테는 잘해주고 싶어. ”“그뿐이에요? ”진가인은 약간 실망하는 표정이었다. “응, 하지만 네 말이 맞아. 별장은 너에게 주려고 산 거야. 네가 받기 싫다면 아까 그 이영 씨에게 줘. ”예천우가 말했다. “뭐? 안돼요! ”“이건 400억 짜리 별장이란 말이에요! ”“어떻게 아무에게나 덜컥 줘요! ”진가인이 다급하게 말했다. “그럼 내가 먼저 들어가서 살다가, 오빠가 언제 필요하면 내가 나갈게요. ”“그래. 그렇게 해. ”예천우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천우오빠, 또 날 갖고 장난 친 거죠? ”진가인은 그제서야 알아차렸다. “아니야, 이런 별장 따위 나한테는 아무것도 아니야.
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널 믿을게.”이 말을 들은 절정 노조는 한숨을 내쉬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절대 주인님께서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그런데 말이야. 정우찬, 기회가 되면 예웅남한테서 고아원 화재 사건에 대해 알아봐 줘.”예천우가 지시했다.“알겠습니다.”정우찬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절대로 티를 내지 마. 예웅남이 예씨 가문의 권력을 어떻게 차지하려는지... 예웅남이 숨기고 있는 비밀들을 반드시 알아내야 해.”예천우가 말하자 정우찬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알겠습니다.”예천우는 여전히 예씨 가문에 대해 불만이 많았지만 어머니가 말한 것처럼 자신이 예씨 가문의 혈통을 잇고 있다는 점과 예 어르신도 완전히 그들을 포기한 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모든 일을 다 말핸 예천우는 정우환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정우환, 생각 잘 해봐. 정말로 내게 충성을 다할 거야?”“네.”정우환은 예의 있게 대답했다.“좋아. 그러면 내가 널 도와줄게.”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누워서 몸 상태를 좀 살펴야겠어. 네 상태가 꽤 심각하니 시간이 좀 걸릴 거야.”정우환은 그 말을 듣고 바로 누웠다.그때 예천우의 손에서 은빛 바늘 9개가 나타났다. 그 바늘은 예씨 가문의 공간 반지에서 나온 것이었고 강력하면서도 부드러운 기운을 내뿜으며 정우환의 몸에 삽입되었다.예천우는 기운을 다시 한번 모아 실질적으로 정우환의 몸을 통해 바늘을 움직였다.기운은 정우환의 여러 혈 자리를 통해 몸 안으로 흘러 들어갔고 그 과정에서 정우환의 상처가 치유되고 몸이 회복됐다.정우환은 몸 안에서 들어오는 온화한 에너지를 느꼈고 점차 몸의 상처들이 치유되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엄청난 통증이 밀려와 마치 몸이 찢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참아. 지금 네 경맥을 강화하고 있어.”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이 말을 들은 정우환은 이를 악물고 참았다. 그는 지금 자신의 실력을 조금이라도 더 키우기 위해 기회를 놓칠 수
모든 이야기를 듣고 난 예천우는 고개를 저었다. 만약 그들이 계획대로라면 절정종의 지원이 있다면 아무리 예씨 가문의 고수들이 합세해 봤자 예관희는 끝장날 상황이었다.하지만 이제 이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예천우는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어머니와 왕 어르신의 말을 들어보면 예관히는 자신한테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예관희도 예씨 가문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가 없었을 뿐이었다.“주인님, 저희는 아직 계획만 세운 상태고 실제로 움직인 건 아닙니다. 지금 바로 이 계획을 취소하라고 하시겠습니까?”“그럴 필요 없어.”예천우는 고개를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모든 건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두면 돼. 하지만 예웅남이나 예훈이 예씨 가문에 대해 뭔가 행동을 하면 미리 나한테 알려줘.”정우찬은 그 말이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즉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알겠습니다.”“예웅남이나 예훈한테 이 계획이 변화가 생겼다고 눈치채지 않게 해야 해. 도대체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보고 싶어.”예천우가 말하자 정우찬은 그 뜻을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이제 예천우는 예관희를 돕고 싶다는 의도가 있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그는 먼저 예웅남과 예훈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지켜보겠다고 다짐했다.과거 예천우가 예씨 가문을 떠난 후에도 예웅남은 여러 일을 벌였고 예천우는 그가 예씨 가문을 차지하려고 했던 의도를 의심하고 있었다.원래 예천우는 고아원에 불 질렀던 일은 누군가가 일부러 예웅남의 짓인 척하면서 예웅남에게 누명을 씌우려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니 어쩌면 정말로 예웅남이 한 짓일 수도 있었다.‘아마 어머니도 잘못 생각하셨을 수 있어.’어차피 예웅남은 줄곧 절정종의 도움을 받아왔고 심지어 예씨 가문의 가족장인 예 할아버지도 제거하려고 했다.“그리고 한 가지가 더 있어.”예천우는 절정종이 옥패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어쩌면 그들이 그 당시 비밀에 대해 알고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정우찬은 그 말을
“왜?”예천우는 미세한 음모의 냄새를 맡았다.‘단전 회복은 여태까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어.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지. 그런데 절정종이 이런 일을 한다면 분명히 무언가 의도가 있을 거야.’사실 이건 절정종의 기밀 사항이었다. 하지만 예천우가 묻자 정우찬은 바로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그러면 예훈의 단전이 회복되었다는 게 가짜라면... 결국 언젠가는 들키게 되겠지?”예천우가 물었다.이 말에 정우찬은 잠깐 심장이 뛰는 걸 느꼈고 예천우가 예훈에 대해 알아챈 걸 깨달았다. 얼굴이 창백해지며 말했다.“네. 그리고 정말 큰 위험이 있을 겁니다.”그는 계속해서 말하며 예천우에게 물었다.“주인님과 예훈은 어떤 관계인가요?”예천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제 그는 절정종이 단지 예씨 가문을 이용하고 있었음을 이해했다. 3년이라는 시간만 있으면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었고 심지어 예씨 가문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을 것이다.3년 후에 어떻게 될지 그들은 신경 쓰지 않았다.“걱정할 필요 없어. 사실 예훈은 원래 나 때문에 폐인이 된 사람이야.”예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이 말을 들은 정우찬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하지만 곧 의문이 들었다. 아니 예훈이 말한 대로라면 그는 용문 용왕인 예천우 때문에 폐인이 되었다고 말했다.그리고 예웅남이 예천우를 죽이려 했다는 사실도 있었다. 그러나 절정종은 예천우를 죽이는 일이 작지 않다는 걸 알기에 미뤄왔었다.최근 예천우가 예씨 가문 예정환의 아들임을 알게 되면서 예씨 가문과의 관계도 파악하게 되었다.정우찬은 여전히 의심이 들었다.“그런데 예훈은 그가 예천우 때문에 폐인이 되었다고 했습니다.”“그럼 내가 누구인지 다시 한번 봐봐.”예천우는 그들이 이미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차렸음을 알고 본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모습은 훨씬 더 잘생기며 평소보다 더욱 훌륭한 모습이었다.절정 노조는 잠깐 멈칫했다. 그동안 예천우가 누구인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본모습을 보고 나서 멍하니 서 있었다.그는 잠시 생각했다.“너무
남궁은서는 예천우의 눈짓을 보고 일어나며 말했다.“여기서 일어난 일은 이제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렇게 먼 길 오신 분들이 많으니 잠시 여기서 쉬거나 둘러보시길 바랍니다.”“내일은 우리 5대 문파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 향후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알겠습니다.”여러 종주는 차례로 고개를 숙여 존경을 표했다.모든 이들이 자리를 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정우찬은 정우환을 데리고 돌아왔다. 정우환의 상태는 매우 심각했지만 절정종의 깊은 내공 덕분에 적어도 정신은 온전했다. 그러나 그의 몸은 매우 허약해 보였다.정우환은 형의 상태를 듣고 정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형이 말하는 내용이 믿기지 않았다. 그가 지금까지 전혀 알지 못했던 일들이었다.그중에서도 절정 노조와 정우찬이 예천우를 주인님이라 부른 것을 듣고는 이 모든 것이 뒤집어진 현실 같았다.만약 절정 노조가 직접 이 사실을 증명해 주지 않았다면 정우환은 여전히 믿지 않았을 것이다.절정 노조는 정우환을 타일렀다.“우환아, 주인님이라고 불러서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어. 주인님이 어떤 능력을 갖춘 존재인지 생각해 봐.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지 너도 알겠지?”“내가 육지 신선의 경지에 있다고 해도 주인님은 손가락만 까딱하시면 우리를 멸망하게 만들 수 있지. 그리고 주인님이 너한테 뭘 줄 수 있는지 생각해 봐. 주인님과 함께하지 않으면 몇 년을 들여서 힘을 회복한다고 해도 너는 더 이상 진보할 기회를 얻지 못할 것이야. 하지만 주인님을 따르게 되면 너도 얼마 지나지 않아 육지 신선의 경지에 이를 수도 있어. 주인님의 능력은 정말 놀라울 정도야. 주인님이 이루어낼 성과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야. 그때가 되면 우리의 실력으로는 주인님을 섬기는 것조차 자격이 없을지도 몰라.”절정 노조도 정우환을 설득하려고 큰 노력을 기울였다.사실, 형의 말을 듣고 이미 정우환은 마음이 움직였고 절정 노조의 설득이 더해지자 그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이미 길이 열려 있으니 이 길을 받아들이는 것이
모두가 그 광경을 멍하니 지켜보았다. 예천우의 신기한 손놀림을 보며 모두의 눈엔 놀라움이 가득했다.단 1분도 채 안 되는 시간 동안에 예천우는 오른손을 거두었고 그의 모습은 여전히 우아하고 바람처럼 가볍고 평온했다. 마치 아무런 힘도 들지 않는 듯했다.절정 노조는 정우찬의 상태가 점점 나아지는 것을 보며 기뻐하며 급히 말했다.“주인님,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모두가 이 말을 들으며 다시 한번 놀랐다. 절정 노조는 육지 신선의 경지에 다다른 세계적 고수였다. 그런 고수가 이렇게 주인님이라 부르며 복종하는 모습은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이제 예천우는 양박군에 이어 정우찬과 정우환 두 형제까지 부하로 받아들인 셈이었다.“그럴 필요 없어. 하지만 이 두 사람보고 꼭 조심하라고 해. 만약 누군가 나한테 해가 될 일을 한다면 난 가차 없이 행동할 것입니다.”예천우는 차분하게 말했다.“주인님,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그럴 일 없을 겁니다. 만약 그런 일이 생기면 제가 첫 번째로 두 사람을 처리하겠습니다.”절정 노조는 재빠르게 대답했고 예천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오늘 여기에서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해 감사드리며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께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오늘 이 일에 관한 모든 것은 철저히 비밀로 해주세요. 어떤 일도 외부에 누설되면 안 됩니다.”“모두 들었지? 만약 누군가 주인님의 명령을 어기면 내가 직접 찾아가서 반드시 처리할 거야.”절정 노조는 즉시 말하며 경고했다. 예천우가 큰 도움을 준 만큼 그만큼 충성스럽게 일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뭔 소리야? 내가 걱정하는 건 바로 너희 절정종의 사람들이야.”예천우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여기서 절정종과 화간종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내 편이야. 화간종은 총 네 명뿐이니 내가 잘 말해두면 문제없을 것이다. 문제는 절정종 사람들이지. 그렇다고 해도 사실 절정종은 이미 무너졌으니 남아 있는 사람도 많지 않네.”하지만 절정 노조는 즉시 대답했다.“주인님,
절정 노조는 수백 년을 살아온 고수였다. 예천우를 주인님으로 인정한 후 그는 바로 예천우의 생각을 깨닫고 급히 말했다.“정우찬, 왜 멍하니 서 있어? 빨리 무릎 꿇어.”정우찬은 잠시 멈칫했다가 이내 그 뜻을 이해했고 그는 얼굴이 살짝 변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절정종은 이제 예천우의 통제 아래 있을 것이다.그뿐만 아니라 그가 꿈꾸던 육지 신선의 경지라니. 이건 그의 이루지 못한 꿈이었는데 이를 얻을 기회가 왔다는 생각에 마음이 굳어졌다.정우찬은 즉시 한쪽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여 전주님께서 우리 두 형제를 도와주실 수 있다면 그 후로 우리의 목숨도 오직 전주님의 명에 따르겠습니다. 명령만 하시면 절대 거역하지 않겠습니다.”이 말을 듣고 모두가 예천우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과연 그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했다.만약 여 전주의 말대로라면 정우찬과 정우환은 불행 중 다행이 될 것이다.예천우는 잠시 정우찬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고 여유롭게 말했다.“다시 한번 잘 생각해 봐. 나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것은 성종에게 복귀하는 것과는 다른 일이야. 일단 너희가 나에게 충성을 맹세하면 너희 생명은 내 손에 달리지. 내가 무엇을 시키든 반드시 실행해야 해. 만약 배신한다면 너희는 비참한 끝을 맞을 것이야. 너희도 내 능력을 알고 있겠지?”정우찬은 당연히 예천우의 능력을 알고 있었다. 그가 육지 신선의 경지에 오르기 전에 이미 여 전주에게 적수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그러나 그가 꿈꾸던 육지 신선의 경지에 도달하는 기회는 그렇게 쉽게 찾아오지 않기에 정우찬은 마음을 굳히고 말했다.“네. 확실히 알겠습니다. 여 전주님, 저와 제 형제를 받아주십시오.”“좋아.”예천우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너희의 충성심을 받아들일게. 정우환은 원하면 언제든 나를 찾아오면 돼.”“알겠습니다. 주인님!”정우찬은 존경의 말을 더하며 고개를 숙였다. 절정 노조가 예천우를 주인님이라고 부르자 자신도 그에 맞춰 주인님이라고 부르기 시
모두가 하나씩 존경의 태도로 남궁은서를 칭찬하는 모습을 보며 정우찬의 얼굴은 매우 침울해졌다.자신의 계획대로라면 이 모든 것이 자신에게 돌아와야 했지만 예상과는 너무나 다른 결과가 나왔다.그러나 남궁은서의 자세를 보면서 남궁은서가 지금 자신의 전성기 때보다도 훨씬 더 강력한 실력을 지니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는 남궁은서는 신분과 지위 모두에서 성종을 이끌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드디어 깨달았다.여 전주가 그렇게 강력한 실력을 갖추고도 자리를 내어주기로 결심한 걸 보니 자신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던 걸까.이런 생각에 정우찬은 마음을 조금 놓게 되었다.그러나 그 순간 정우찬은 절정 노조로부터 들려온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주인님?’그 말을 듣고 정우찬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사실 뒤에 나온 말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주인님이라는 단어가 그냥 나올 수 있는 게 아닌데... 정우찬의 얼굴에는 수치심이 스쳤다.남궁은서를 비롯한 모든 사람은 그 말에 깜짝 놀랐다.절정 노조가 그처럼 말하는 걸 보고 그가 이미 완전히 복종한 걸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예천우한테 완전하게 복종하면서 주인님이라 부를 줄은 몰랐다.절정 노조는 정우찬의 놀란 표정과 다른 사람들의 이질적인 반응을 느꼈다.그러나 그는 이유를 알지 못한 채 그 모든 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며 차분히 말했다.“주인님의 능력은 천지를 넘어서시니 내가 이렇게 부르는 것이 전혀 이상할 게 없잖아?”그 말을 들은 모두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그래... 뭐 정상이라고 하면 정상이겠지.’예천우는 웃으며 답했다.“절정 노조, 말해봐. 무슨 일이야?”절정 노조가 이렇게 예의 있게 말해주는 이상 도울 수 있으면 돕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그러자 절정 노조는 급히 대답했다.“정우찬과 정우환 두 형제에 대한 일이에요. 두 사람이 예전에 잘못해서 주인님을 모욕했어요. 하지만 두 사람은 재능이 뛰어나고 수련 능력도 매우 높습니다. 만약 몸이 회복된다면, 훗날 육지 신선의 경지에 이를
남궁은서는 예천우의 말을 듣고 살짝 한숨을 쉬었다. 생각해 보니 예천우의 성격상 이런 큰일을 맡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건 사실이었다.원래는 양박군이 괜찮은 후보였는데 그의 실력은 충분하지만 이렇게 큰 종파를 다루는 경험이 부족해서 적합하지 않을 수 있었다.남궁은서는 남궁청휘가 임종 때 유언을 떠올리며 자신에게 기회가 오면 성종을 발전시키고 좋은 방향으로 이끌라는 부탁을 받은 기억이 떠올랐다. 이젠 예천우가 그 자리에 앉을 때까지 자신이 대신해야 할 것 같았다.“어쩔 수 없군. 네가 원할 때까지 내가 대신 맡을게.”남궁은서는 속으로 결심을 다지며 말했고 예천우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다시 말을 이었다.“다들 궁금할 수 있겠지만 영종의 종주는 사실 이전 성종 종주님의 딸이었습니다. 영종 종주님의 실력은 다들 보셨죠? 분명히 종사 절정의 경지를 찍은 실력자입니다. 신분과 실력 모두 이번 성종 종주 자리에 적합한 분이시죠. 이의가 없으시죠?”그러자 모두가 잠시 멈칫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예천우라는 대단한 존재가 이렇게 말하는 이상 누구도 반대할 수 없었다.양박군은 예천우의 신분을 알고 있었기에 바로 말했다.“귀왕종은 아무 이의 없이 남궁 종주님을 지지합니다!”정우찬은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고 오늘 일어난 모든 일들은 그가 가진 자존심과 자신감을 완전히 깨버렸고 이제 그는 아무 힘도 없는 듯 한없이 무기력해졌다.“정우찬, 왜 이렇게 멍하니 서 있어?”정우찬이 아무 말 없이 서 있는 것을 본 절정 노조는 바로 큰 소리로 말했다.“절정종도 남궁 종주님을 지지합니다!”정우찬은 이 말을 듣고 더욱 쓰라린 마음을 느꼈다. 자신이 그토록 자랑스럽게 여겼던 절정종도 이미 예천우에게 복종해 버렸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수라전, 귀왕종, 절정종, 영종은 이미 모두 지지 선언을 마쳤고 이제 남은 건 화간종이었다.원현주는 이제 모든 것이 명확해졌음을 느꼈고 남궁은서와 예천우 사이에 거래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에 더욱 확신이 들었다.“화
모든 일이 해결되었음을 확인한 예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자. 오늘 우리가 나눈 대화는 절대 외부에 누설되지 않게 해. 알겠나?”“예. 주인님.”절정 노조는 고개를 숙여 존경을 담아 대답했지만 대답을 마친 후 잠시 머뭇거렸다. ‘주인님? 내가 왜 이런 말을 했을까?’하지만 곧 자신이 처한 상황을 떠올리며 생각했다.‘내 목숨이 저 사람의 손에 달려 있는데 뭐라고 불러도 상관없지.’예천우 역시 잠시 깜짝 놀랐다가 다른 사람의 말은 어쩔 수 없지 않나 싶었다. 일이 해결되었으니 그는 오른손을 휘둘러 주변의 장벽을 제거했다.예천우와 절정 노조가 사라진 뒤 약 20분 정도가 흘렀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기다림에 지쳐 조금 초조해졌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아무 이상이 없자 그들은 또다시 혹시나 변수가 생길까 두려워해서 쉽게 자리를 떠날 수 없었다.“사모님, 도련님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거 아니겠죠?”선우서림이 걱정스레 속삭였다.“그럴 리 없을 거야.”남궁은서도 마음속으로 불안감을 느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예천우의 실력은 절정 노조보다 훨씬 강해 보였다. 그런데도 절정 노조는 그처럼 오랜 시간을 살아온 괴물이라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조심해야 할 것 같았다.“그래도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5분만 더 기다리자. 안 되면 우리가 직접 들어가 봐야겠어.”선우서림은 고개를 끄덕이며 여전히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원현주는 잠시 망설이다가 물었다.“남궁 종주님, 여 전주님은 당신과 어떤 관계인가요?”남궁은서는 잠시 멈칫했다가 그제야 고개를 흔들며 답했다.“물론 관계가 있습니다. 이번 행동은 전부 여 전주가 설계한 거니까요.”원현주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궁금한 건 그게 아니었지만 남궁은서는 의도적으로 대답을 회피한 것 같았다.‘이런... 또 뭐가 숨겨져 있는 건가?’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묻지 않기로 결심했다. 이 세상에 정말 사람의 모습을 바꿀 방법이 있을까?변장하는 것은 가능할지 몰라도 신체 구조를 완전히 바꾸는 것은 거